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61화 (161/397)

< -- 161 회 -- >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아마 DS 알파가 정말 그런 효능이 있다면 설사 백만 원을 줘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고 봐야 했다. DS X 효과에 비해서는 좀 더 절실하다는 의미였다.

그는 물론 이세종 박사가 실험에 빠져서 정확히 DS 알파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자 굳이 그를 이해시키려 하지 않았다.

차라리 모르고 계속 실험에  빠져 있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갔다.

9장 DS X 수출

조민우는 이미 지금 하는 DS 알파 실험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자 아예 다른 일을 제처 두고 여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의치 않았다.

특히 정성일 부장이 계속 늘어나는 주문량 때문에 계속 보고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알아서 하세요.”

“네? 뭘 알아서 합니까?”

“알아서 주문량 맞추라고요.”

“하아, 사장님, 지금 저랑 농담하자는 겁니까?!”

움찔.

그도 DS 알파 실험 기구를 붙잡고, 실험용 쥐에서 계속 먹이려고 행동을 멈추어야 했다.

“휴우,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들어서 너무 경황이 없습니다.”

정성일 부장은 내심 언짢았다. 그렇다고 해도 우선은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이세종 박사부터 일단 처리했다.

“이 박사님은 계속 하던 일을 하시죠.”

“아? 네.”

그리고 곧 다시 조민우를 쳐다보았다.

“물론 사장님이 지금 이 DS 알파 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분명히 하고 있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사장님은 그 실험용 쥐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DS의 현황을 분석해서, 앞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조민우는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곧 바로 실험실을 나서야 했다. 물론 정성일 부장은 그제야 만족했는지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사장님이 정말 실무자 옆에서 붙어서 열심히 하시려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엄연히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습니까? 사장님은 사장님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실험용 쥐랑 같이 노는 것은 누가 뭐래도 사장님이 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

그는 힐끗 한 번 정성일 부장을 째려봐주었지만 얼음 같은 그의 얼굴을 보고는 양손을 든 채 절레절레 흔들었다.

항복 선언이었다.

***

DS 유전 공학 연구소 사장실.

조민우는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곧 바로 자신의 의자에 앉고는 정성일 부장에게 손짓했다.

“네, 말해보세요.”

“일단 소소한 것은 제가 보고서를 올렸으니, 그것을 보시면 될 겁니다. 지난 회의 때 보고 한 내용의 연속이니, 아마 알아보기 쉬울 겁니다.”

그는 힐끗 자신의 책상에 놓인 파일철 몇 개 중에 가장 위에 있는 한 개를 가져와서 잠깐 열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큰 변화가 없군요.”

“네, 따라서 지금 당장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현재 일본하고, 대만 쪽의 바이어들이 계속 접촉을 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하고, 대만요?”

정성일 부장 역시 이 점에 대해서 애매한 표정이었다.

“네, 그들이 DS X 수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같은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국내 시범적으로 판매를 한 후에 결정할 생각입니다.”

“끄응, 그건 힘들어요. 지금도 계속 불량이 늘어나서 물량이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은 부장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그 이야기를 꼭 하고 싶은데, 정말 DS X 생산을 늘릴 방법이 정말 없는 겁니까?”

조민우는 지난 DS X 양산 설비를 제작하면서 삽질(?)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내 지난 아픈 기억이 주르르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지금은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급한 경우에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는 안색을 험악하게 바꾸었다. 바로 자신이 지금부터 이전처럼 다시 그 DS X 수 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린 것이다.

“휴우, 안 됩니다!”

정성일 부장은 의외로 포기하지 않았다.

“아뇨, 자꾸 그렇게 고집을 피우시면 어떻게 합니까? 사장님이 분명히 급한 경우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 와서 두 말하실 겁니까?”

“.......”

조민우는 골머리가 아픈 머리를 양 손으로 이마를 받친 후에 아예 모른 척 외면 해버렸다. 그런데 정성일 부장 고집도 대답했다.

“지금은 우리 DS에 있어서 아주 귀중한 시기입니다. 가능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본을 많이 마련해둬야 앞으로 DS 도약기에 투자를 할 수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사장님이 고생한다는 것은 저도 어림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우리 DS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시작 된 잔소리.

무리 십 분을 지나도, 이십 분을 넘어가도 그치지 않았다.

“전 사장님이 틀림없이 할 수가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민우도 이십오 분을 경과하자 결국 다시 항복하고야 말았다.

“아 좋아요, 알았으니, 그 이야기는 그만 합시다. 그래서 정확히 추가 물량이 얼마 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까?”

“양 측 바이어에 이야기를 했지만 이천 개 정도 충분할 겁니다. 대만에 500개, 일본에 1,500개 물량이 됩니다.”

“한 달에 추가 생산해야 할 총 DS X 물량 말인가요?”

“네.”

조민우도 이제는 DS X 노가다 일을 해방된 지가 오래였기에 하루 생산 물량이 가물가물했다. 다만 2,000개 정도라면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 생산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 2,000개라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 다만 그렇게 하면 또 시간을 많이 빼앗길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말 저 일하기가 싫었다.

취미로 한다?

아니면 재미로 한다?

이런 정도라면 상관이 없다.

하루에 그저 저 물량을 생산하면서 아르바이트 비용 번다고 생각하면 나름 재미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다만 저걸 취미가 아니라, 일로, 그것도 매일 생산해보면 정신적인 혹사가 생각보다 상당했던 것이다.

조민우가 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지금 얼마든지 윤택한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거기에 여가도 충분했다. 간간히 DS 직원을 틈틈이 구박하면서 일을 하는 재미도 솔솔 했다. 다소 번거롭기는 하지만 대학 생활도 짬짬이 가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주 가끔이지만 나름 즐거운 섹스 생활도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만약 저 일을 하게 된다면.......

‘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 돼. 그렇다면 그만한 댓가를 받아야겠지!’

그는 썩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한 채 툴툴거렸다.

“좋아요. 그렇다고 하죠. 그런데 그 쪽에서 가격을 얼마에 매입하게다고 합니까?”

“가격요? 당연히 지금 국내에 판매하는 가격이죠.”

“그건 곤란합니다. 일본이나, 대만 쪽에는 개당 20만원, 아니 40만원에 판매하겠다고 하세요. 만약 그 가격에 매입하겠다면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하시란 말입니다.”

“네? 개, 개당 40만원에요?”

그는 물을 무려 40만원에 팔겠다고 하는 주제에 아주 뻔뻔한 얼굴로 당당하게 소리쳤다.

“싫으면 말라고 하세요!”

“.......”

정성일 부장은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항의를 하려다가 조민우의 꽉 다문 옹고집스러운 입술을 보고는 입을 다물어야 했다.

‘끄응, 사장님이 이 문제에 관해서는 완전히 결론을 내렸군. 이러면 내가 아무리 설득해봐야 소용이 없어.’

조민우와 알고, 지낸 지가 벌써 만 3년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그의 성격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이내 한 가지를 떠올리자 골치가 아팠다.

‘쯧쯧, 물 한 병에 40만원(?)에 구입하라고 하면 상대가 뭐라고 할까? 나 같으면 욕설을 퍼 붓을 지도 모르겠군.’

***

다까다는 한국 내에 패밀리 마트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팀장이다. 그는 특히 1990년에 한국에 지사를 세울 때부터 한국으로  혁혁한 공적을 세운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단 육년 만에 평사원에서 부장으로 초고속으로 승진했으며, 패밀리 마트 한국 지사 내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패밀리 마트에 들어가는 물품 선정 시에는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패밀리 마트 내에서 최연소 이사까지 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니 달아야겠지!’

이사라면 자신이 생각해도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 기에는 더욱 의지를 키웠다. 그렇다고 무모한 시도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런 그에게도 DS X와 같은 소재는 정말 흥미로운 것이다.

‘성기능 장애 개선에 영향을 주는 물이라니!’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뿐이다.

실제로는 이 보다 더욱 많은 기능이 있었다. 따라서 이런 DS X는 단순히 판매 그 자체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꽤 있었다.

‘아마 패밀리 마트 내에서 DS X를 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도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해.’

확신이었다.

***

어떻게 보면 다까다 혼자 하는 생각일 수도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 정도에서 끝내고, 계속 검토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까다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이런 추측만으로 일을 끝내는 사람은 아니었다.

“부장님, 예상 매출 보고서입니다.”

“오, 김 과장, 수고했어요.”

“천만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예의 바르게 고개 숙이는 김미숙 과장은 비록 한국일 출신이지만 오히려 일본인보다 더욱 격식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직원이었다.

거기에 일처리 역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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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DS X 판매 시에 영향을 끼칠 판매물품

-고객 수 : 지금 예측으로 대략 15-25%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됨.

->주로 30-40대 여성이 DS X에 대해서 강박관념을 가질 정도로 집착하는 성향이 강함. 따라서 이 유입 인구가 적지 않을 것임.

->정력이 점점 감퇴되는 40대 남성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DS X는 제2의 인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능을 가짐.

->10-20대 역시 DS X와 효과 일부와 관련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이 됨.

.......

.......

결론 : DS X는 의약품이 아니기에 저 물품을 패밀리 마트에 넣는 것에 아무리 문제의 소지가 없고, 더욱이 그 성분 자체가 물이라서 부작용 역시 해당 사항이 없으며, 의약품 자체는 판매할 수가 없는 점에 관계가 없습니다. 이런 점을 기반으로 늘어날 수 있는 패밀리 마트 고객 숫자를 감안하면, 전체 한국 패밀리 마트 매출 신장은 대략 25-40% 가까운 매출이 예상이 됩니다. 따라서 DS X를 설사 100만원에 구입해도 일정 수량 내에서는 이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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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까다는 보고서 마지막 내용을 확인한 채 양손을 부드럽게 비비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꽤만 만족스러울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습관이었다.

‘이거 보고서가 정말 훌륭하군.’

단순하게 설명 형식으로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패밀리 마트 내에서 나가는 매출 대비 기준으로 해서 상세하게 분석되어 있는 보고서였다. 단순하게 그냥 참고만 할 수준은 넘어선 것이다.

다만 그도 형식적으로 상대측과 만남에서 제안 받은 초도 물량을 떠올리자 인상이 절로 찌푸렸다.

‘겨우 1,500개였지? 그렇다면 10만원으로 잡아도 15억 뿐인가?’

이것이 문제였다.

숫자가 너무 작았다.

일단 지금 일본 내수 시장을 따지기 이전에 한국 내부 시장만 해도 감당이 안 될 숫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짜증스럽기만 했다.

‘도대체 그 DS 놈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 아니 물건을 대량으로, 그것도 어음이 아니라 현금으로 매입을 해주겠다고 해도 안 된다고 하니!’

사람 환장할 노릇이었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되는 업체였다.

다만 자신의 한 가지 제안에 결국 고민을 해보았다고 하고는 일단 일차 만남을 끝냈지만.......

‘일단 가격을 더 올려줘야 내놓은 것이 분명할 것 같기는 해. 그런데 무조건 가격을 올리면 우리 입장에서도 수익이 너무 작아져. 뭔가 방법이 필요해.’

다까다는 이 때문에 고민을 다시 거듭해야 했는데, 그래도 계속 제 자리에서 겉돌기만 하자 마냥 답답하기만 했다.

전화가 걸려온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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