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8 회 -- >
따라서 지금 마법 결과는 어떻게 보면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나온 일시적인 것이라고 봐야 했다.
조민우는 여기서 자신의 마법 파괴력을 키우려면 이런 과정에 완성도를 높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취소.)
곧 마법 주문을 캔슬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불 마법 과정을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쭉 떠올려 보았다.
바로 마법 발현 과정을 돌이켜본 것이다.
마나소를 가지고, 허공중에 산소를 발화시켜서 불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발화 과정이었다.
다만 신기한 것은 산소가 무엇과 결합해서 타느냐 하는 점이었다.
그도 과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결과를 찾지 못했는데, 지금은 여유를 많이 가진 상황이라서 쉽게 돌아볼 수가 있었다.
‘현재로써는 산소와 결합하는 물질이 마나소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다른 성분과 결합할 수조차 없으니, 그렇게 봐야겠지. 만약 어떤 물질에 결합한다면 좀 다른 일이겠지만.......’
이런 추측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마나소가 더욱 많아져서 불길이 강해졌다고 봐야 했다.
그리고 그 마나소의 양이 불의 세기와 관련이 있다고 봐야 했다. 즉 마나소의 양이 바로 불의 세기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조민우는 여기까지 고민을 하고서야 자신의 어떤 능력이 늘어났는지 금방 알 수가 있었다.
‘결국 내 능력은 마나소를 다루는 능력이 늘어났다고 봐야 되겠군.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하겠지. 내가 이제까지 한 일은 전부 마나소를 다루는 일이었잖아? 심지어 지금 개발 중인 DX 알파 역시 마찬가지야. 따라서 아무래도 마나소에 대한 감이 더욱 늘어났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지금 내 마법 경지에 영향을 미쳤을 거야!’
자연스럽게 이어진 추론.
그 다음 과정은 보다 쉬웠다. 결국 마법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마나소를 정신력으로 제어해서 그것을 가공하는 한 방법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이 생겨난 것이다.
그것은 생물 세포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성 기능 장애 개선도 말이 되겠지. 아마 세포 중에 일시적인 흥분을 통해서 막혀 있는 성기능 자체를 일부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거야.’
이것이 첫 번째 나온 결론이었다.
‘물론 이것만이 다가 아니겠지. 다크의 환골탈태는 어떻게 보면 이런 세포 흥분의 극한이라고 보면 될 거야. 결국 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세포가 변이를 거듭한 것이고, 마나소와 반응하기 가장 좋은 상태로 된 것이라고 봐야 할 거야.’
조민우는 여기까지 결론을 내리자 곧 한 가지 사실을 더 깨달을 수가 있었다. 바로 DS 알파의 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키가 커진다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가 있겠지. 변이를 일으키기에는 마나소가 부족할 것이고, 세포 흥분에 비해서는 마나소가 많다고 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변이를 거듭하는 중간 단계, 바로 단기 발육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해!’
추론이었지만 확신이었다. 만약 이런 흐름을 따라간다면 기존에 자신이 한 모든 것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은 곧 바로 그 자신이 하고 있는 불 마법에도 영향을 미쳤다.
불이라는 것은 결국 산소와 물체의 결합을 통해서 생성이 되는 것을 말했다. 다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 일정 이상의 온도가 유지되어야 가능하다.
그건 물론 정상 상태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만약 이런 온도 상태를 낮출 수가 있다면 굳이 높은 온도는 필요가 없었다.
‘마나소가 그 효과를 발휘한다고 봐야 해.’
그는 여기까지 확신을 가지자 다시 머릿속에 마나소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린 후에 대기 중의 산소와의 결합을 시키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았다.
대기 중에 존재하는 산소는 무한히 많았다.
마나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가지 성분은 마치 회오리치듯이 꼬이면서 활활 타오른다는 심상을 그린 것이다.
(불.)
화르르르르.
순간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바로 붉은 빛깔이 들어가 있는 불이 아니라, 오렌지 빛깔의 맑은 그윽한 불꽃이었다.
마치 실험실 전체를 환하게 밝히면서 타오르는 불꽃은 이전의 마법 불 결과와는 너무도 달랐다.
신비로웠다.
마치 영혼이 타오르는 불빛 같았다.
찬연하게 빛을 밝히면 타오르는 불꽃.
그것은 마치 인세의 것이 아닌 듯 보였다.
조민우 조차 자신이 만든 마법 불꽃을 멍하니 올려다보면서 빠져 들어가서 잠깐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겨우 주먹 크기에 불과한 불덩어리지만 시선을 도저히 돌리게 어렵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역시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치이익.
실험실 한 복판에는 이미 마법 불 때문에 실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가 있었는데, 그 중에 두꺼운 강판의 일부가 녹기 시작한 것이다.
주르르.
녹아내린 강판은 마치 흘러 내려가는 개천의 물처럼 주르르 내려가서 낮은 곳에 고이기 시작했다.
촤아악.
그런 중에 불꽃에 주변에서 마치 안개처럼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수증기는 이것이 단순히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조민우 역시 자신이 만든 마법 불에 의해서 녹아내린 주물에서 피어오르는 열기 때문에 땀을 흘리면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나야 했다.
다만 그는 마치 불을 수십 년 동안 다룬 장인의 눈빛을 한 채 물끄러미 이 마법 불을 지켜보면서 생각에 잠겨야 했다.
‘으음, 이런 상황은 정말 생각도 못했군. 난 불 마법은 결과가 모두 동일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가 지금 만든 불은 이전에 사용한 마법 불과는 천양지차였다.
이전 마법 불이 위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벼운 화상을 일으킬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틀렸다.
이 마법 불은 아마 한 방 정면에서 맞았다가는 보통 사람이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총기류 같은 것은 그 열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녹아내린 것이 분명했다.
만약 다크 같은 경우에게 사용하면 설사 그 마법 불에 맞아도 그다지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다만 다크 같은 경우에는 치명상은 아니라고,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충격이 누적된다면 그 다음이 생명이 위험할 것이 분명할 터.
조민우는 다크와의 가상 격투를 다시 한 번 머릿속에 그려보고는 그 결과를 느끼자 그제야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드디어 이 다크 놈에게 꿀릴 필요가 없게 되었군.’
다만 지금 이 대로는 곤란 했다.
자신의 마법 불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다룰 수준은 되어야 했다.
곧 바로 손짓을 위로 해보았다.
화르르르.
휘이익.
마법 불은 곧 허공으로 떠오른 채 자신의 주변을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그다지 무리가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다만 마법 불의 온도가 워낙에 무시무시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지금 딱 봐서는 천도는 가볍게 넘어가서 대략 천오백 정도 되어 보이는 온도였다.
‘그렇지 않고야 저 강철판이 저렇게 쉽게 녹아내릴 이유는 없겠지.’
조민우는 뒤 늦게 이런 사실을 깨닫자 긴장을 해야 야 했다.
마치 1,500도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있는 그런 느낌.
따스하다는 느낌보다는 섬뜩하다는 기분이 더 강했다.
다만 신기한 것은 그렇게까지 열기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곧 바뀌어야 했다. 마법 불이 회전 하는 중에 실험실 한 쪽에 실험 도구가 담겨 있는 장비 한 쪽을 살짝 스친 것이다.
화르르르.
순간 마법 불은 기세를 올리면서 그 위세를 떨쳤는데, 순간적으로 불기운이 다시 실험실 전체에 뒤 덥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비 일부가 살짝 녹으면서 밑으로 줄줄 흘러내린 것이었다.
그 역시 마치 자신이 자신의 살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몸을 움찔 떨면서 잠깐 멈추어야 했다.
‘제, 제길 이건 정말 무섭군.’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는 마법 불의 세기였다.
제어자체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취소.)
조민우는 곧 바로 마법 주문을 취소해버리고는 흘러내리는 땀을 닦은 후에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불은 역시 아니야!
자연스럽게 다른 마법으로 바꾸었다.
바로.
(바람.)
위이잉.
마치 벌 떼 수백 마리가 우는 소리와 더불어서 허공에 생겨난 바람 구는 그 형상이 마법 불과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틀린 것이 있다면 그 속도가 틀렸다.
바람 구 내부에서 휘몰아치는 바람은 마치 모든 것을 일순간 날려버릴 것처럼 맹렬하기 짝이 없었다.
조민우는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느끼고는 실험실 한 쪽에 순수한 파괴력 실험을 위한 통짜 강철판을 향해서 손을 내저었다.
휘이잉.
날아가는 것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그 결과마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콰아앙.
마치 수류탄이 터진 것과는 같은 굉렬한 폭음 소리와 더불어서 그 두꺼운 강철판에 마치 축구공 반 정도 크기로 움푹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
실로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만약 사람이라면 사지가 통째로 날아갈 위력이었다.
“.......”
조민우조차 입을 딱 벌리고는 이 엄청난 위력에 진저리를 치면서 입을 다물어야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마법 상식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위력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실험실 한 쪽에 놓인 소파에 떡 하니 앉은 채 이 결과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했다.
너무도 급격한 자신의 변화 때문이었다.
차라리 마나 서클이 올라서 이런 변화가 생겼다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결과는 그렇지가 않았던 것이다.
변화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전에 비해서는 마치 환골탈태에 가까운 위력을 발휘했으니, 스스로가 잘 믿기지가 않았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는 결국 이 문제의 원인은 파악하기 위해서 마법 실험을 중단하고는 다시 고민을 해봐야 했다.
***
다음 날.
조민우는 의외로 시간이 흘러도 답이 쉽게 나오지 않자 계속 좌정한 채 상념에 잠겨야만 했다.
다만 그도 굶으면서 이런 일을 할 수가 없기에 DS 연전 연구소 내부에 있는 식당에 가서 간단하게 요기를 해야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왕뚜껑 하나에, 공기 밥을 넣어서 이리저리 말아서 후르르 먹은 것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과거 부도 후에 컵라면만으로 살았던 적이 있기에 그렇게까지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다소 썰렁한 식당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워낙에 연구원 숫자가 작아서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일한다고 바쁘겠지. 아니면 퇴근을 했던지.’
그는 피식 웃으면서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세 사람의 연구원에 대해서는 그다지 간섭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자신의 경험으로 비추어봐서 독촉해서 나온 연구결과는 그다지 돈이 되지 않다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아서였다.
‘차라리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좋지. 그렇게 나온 결과는 오히려 큰돈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조민우는 이런 상념과 더불어서 좀 더 연구원 채용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했다. 다만 그는 이런 상념을 곧 떨쳐버리고는 자신에 있는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했다.
뭔가 있지 않고서는 그런 일이 발생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도대체 그게 뭘까?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급격한 변화를 거듭한 것일까? 더욱이 지금 내 마나 서클, 아니 마나 환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이잖아?’
그는 여기까지 고민을 하고는 조용히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거듭해보았다.
답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이다.
물론 답은 쉽게 나오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