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2 회 -- >
조민우도 자신이 보통 사람이었다면 총알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그렇지가 않았다.
비록 초인에 가까운 능력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어느 수준 이상의 무술 고수라고 봐야 했다. 따라서 최소한 총기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능동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어야 했다.
결과는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법은 총알에 그다지 저항력이 없었던 것이다.
‘어쩔 수가 없겠지. 워낙에 빠른 속도로 날아오기에 바람 마법 정도는 막을 수가 없다고 해야 되겠지. 하긴 무술 고수도 총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마법을 가진 그의 입장에서는 정말 뭔가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한국이라서 이 정도에서 끝난 거라고 봐야 했다.
총기 휴대가 자유로운 나라라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조민우는 이 때문에 쉬면서 이 점에 대해서 고민을 계속해봐야 했다.
‘어떻게 하면 총알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을까? 비록 바람 마법이 총탄에 깨지기는 했지만 좀 더 고민을 해보면, 뭔가 대안이 나올 것도 같았어.’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리고 곧 그의 기억 속에서 탄알이 날아오는 순간에 바람 마법이 깨진 장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당시에는 너무 화급해서 넘긴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 장면을 하나하나 복기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 기억만 봐도 어느 정도는 총알에 대해서 저항력이 있었어. 다만 약하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 가만 그렇다면 저항력을 키우면 되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놈들하고 싸울 때 마법보다 좀 더 질기고, 강하다면 분명히 총탄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느냐 하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막연해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자연스럽게 방탄에 대한 이야기를 고민하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총알이 먹히지 않는 방탄복이야. 방탄복은 어떻게 보면 총알을 막을 수가 있는 옷이잖아? 그렇다면 결국 방탄복 원리를 고민해서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조민우가 최종적으로 이런 방향을 잡자 방탄복의 원리를 한 번 떠올려 보았다. 그가 알고 있는 방탄복 기본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특수하게 제작된 섬유로 만들어진 얇은 옷을 여러 겹으로 겹쳐서 총알의 힘을 흡수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마법을 방탄복처럼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가 되잖아?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나를 방탄복처럼 질기게 서로 엮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잖아?’
그건 확실히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펼친 마법도 얼마 전에 겨우 습득한 것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다만 그의 생각은 여기까지였다.
타악.
차량 밖에서 뭔가 지면에 내려서는 희미한 소리가 들린 것이다.
‘응? 이 소리는 다크?’
“어? 너 벌써 왔냐?”
다크는 차량 밖에 도착해서는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딱 봐서는 그놈을 놓친 것으로 보였는데.......
조민우도 설마 했다.
“혹시 그 놈들이 반대편 산자락으로 빠져나가 거기서 차량으로 다시 이동한 거야?”
‘눈치가 정말 빠른 인간이군!’
끄덕끄덕.
다크는 놀랍게도 곧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제야 상황을 깨닫고는 대충 그 위치가 어디 쯤 인지 가늠해 보았다.
‘빌어먹을 고속도로군. 어떻게 해서라도 놈들을 추적해야 했는데, 이렇게 되다니!’
6장 의심
조민우는 어떻게 해서라도 최두한 일행의 흔적을 쫓으려고 했다. 다만 그도 상대가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도망친 후에 다시 다른 차량을 얻어 타고 고속도로로 도망쳐 버리자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크를 이용해서 어떻게라도 추적을 했을 텐데, 아쉬웠다.
다만 그는 곧 자신의 회사로 돌아가는 중에 그들의 습격에 대한 것을 떠올리고는 안색을 굳혔다.
단순한 습격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준비가 철저했던 것이었다.
‘그 일본 놈도 문제지만, 더 큰 관건은 총이라고 봐야 해. 이 미친놈들이 도대체 어떻게 한국에 총을 가지고 들어온 것일까? 더욱이 그 총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었잖아?’
조민우는 여기에 대한 의문을 곧 자신의 집무실로 도착한 후에 머릿속에 떠오른 대략적인 총기 모습을 떠올린 후에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곧 나온 결론.
‘AK47?’
뜻밖의 기종이었다.
비록 너무 다급한 상황이라서 제대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총기는 생각보다 더욱 심각했다. 도저히 한국에서 조직 폭력배가 사용할 총이 아니었던 것이다.
만약 AK47로 조직 폭력배가 무장하는 일이 생긴다면 한국 전체가 발칵 뒤집힐 일이었다.
‘그렇지는 않겠지. 그놈들도 완전히 바보가 아니라고 봐야 할 테니, 지금 봐서는 한국에서 사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해.’
***
조민우 역시 이 문제 때문에 차분하게 생각을 하고는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심해야 했다. 다만 곧 출근해서 정신없이 자신의 사무실로 처 들어온 한 사람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사, 사장님, 그거 들었습니까?”
“무슨 일요?”
“이 근처에서 총 소리가 있었다는 거요!”
“아, 그렇지 않아도 저도 들었죠. 어떤 강도 놈들이 경찰하고 쫓기는 중에 잠깐 총을 사용했나 보더군요.”
“하, 하지만 그런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경비원에게 듣기로는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격렬했다고 하던데요?”
뜨끔.
조민우는 내심 가슴이 찔끔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 형사들 역시 그 상황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봐야 되겠지. 그리고 그건 경비원 역시 마찬가지야. 물론 흔적이 좀.......일단 그것부터 치워야 되겠군!’
그는 물론 이런 내심을 숨기고는 당당하게 소리쳤다.
“정말 별일 아닐 겁니다. 만약 그게 심각한 사고였다면 당장에 경찰이 이곳을 방문하지 않았겠습니까?”
그 때 들린 정문 키폰 소리.
삐익.
-사장님, 여기 형사 두 분이 와 있습니다. 잠깐 확인할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할까요?
-그, 그래요?
-네, 일단 사장님을 뵙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제가 들은 것을 다 이야기해줘도 그럴 수가 없다고 하네요. 일단 오늘 출근해서 총 소리를 들은 직원은 모두 모아달라고 합니다.
-끄응, 알았어요. 올려 보내요.
-네.
***
조민우는 곧 경비원의 안내를 받아서 자신의 집무실에 도착한 두 사람을 볼 수가 있었다.
‘어라? 저 사람은?’
물론 반응은 상대측에서 먼저 나왔는데, 바로 일전에 만난 적이 있던 김태수 형사였다.
“여어, 이거 반갑습니다. 설마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 그, 그러게 말입니다.”
그도 간단하게 대답은 했지만 힐끗 동반한 다른 경찰 한 명이 묘한 표정을 한 채 집무실을 이리저리 돌아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자신이 무슨 범죄에 가담한 이로 보는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설마 이거 설마 나에 대해서 눈치라도 챈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는 없을 텐데?’
김태수 형사는 물론 생각보다 눈치가 빨랐다.
“크흠, 저희가 무슨 일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총탄 소리가 들린 것과 가장 가까운 곳이 이곳이라서 말입니다.”
조민우는 그제야 안도했다.
“아, 총알 소리요?”
“네, 일단 상부에 보고를 해놓았는데, 언론 쪽에는 최대한 비밀로 하는 상황입니다. 이미 여기 DS 직원이 신고한 내용은 따로 취합해서 관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용은 간단했다. DS 근처에서 총알 소리가 난 것이 외부로 알려져서 좋은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한국 전체에 난리가 날 것이 분명했다. 당연히 군대에서 위기 상황으로 간주하고, 이곳 전체를 샅샅이 뒤질 것이 분명했다.
‘하긴 그렇게 되면 확실히 신경이 쓰이겠군. 그리고 그런 혼란은 경찰도 원하는 것이 아니겠지. 솔직히 이 자만 아니었다면 몰랐을 상황이잖아? 어차피 우리 경비 직원이 신고한 것은 나중에 착오라고 잡아떼면 될 문제지.’
“그렇다는 이야기는.......”
“네, 일단 이 DS 회사 다른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좀 시켜주셨으면 합니다. 괜히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저희 쪽에서도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은근한 협박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조민우 역시 이미 사업 중에 이런저런 경험이 많았기에 기분이 나빴지만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원한 바였다.
“으음, 알겠습니다. 어차피 분란이 일어나봐야 좋을 것이 없겠지요. 그건 제가 따로 회사 직원들에게 철저히 관리를 시키겠습니다.”
김태수 형사도 그제야 상황이 마음에 안도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직원 숫자가 몇 명 정도 됩니까?”
“대략 30명 안 팍 입니다. 따라서 형사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걱정 안하셔도 될 겁니다. 회사 직원 내부 통제는 쉽게 됩니까요.”
“그렇다면 그 문제는 그 정도로 하죠. 그 다음 질문인데, 혹시 총 소리 관련해서 아는 바가 있습니까? 아니면 그 위치라든지요.”
“총 소리 관련해서라.......”
조민우는 순간 말을 머뭇거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고심을 해봐야 했다.
그제야 아차 한 것이다.
‘제길 그 쪽에 나 있는 증거를 처리한다는 것을 깜빡 했구나. 만약 다른 사람이 보면 상관이 없겠지만 경찰이 보면 문제의 소지가 있잖아?’
그런데 지금은 좀 늦었다.
바로 김태수 형사가 이렇게 빨리 행동을 옮길지 몰랐던 것이다. 지금 딱 봐서는 두 경찰이 주변을 조사할 것이 분명한 눈치였다.
아니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분명히 다른 경찰들 역시 이곳 주변을 샅샅이 뒤질 것이 분명해서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의심을 사기보다는 오히려 먼저 털어놓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었다.
‘어차피 내 흔적은 그렇게 많지가 않지. 그리고 그곳은 내가 항상 산책을 하는 곳이니, 발자국이 남아 있어도 상관이 없잖아? 설마 이치들이 미국 CSI처럼 과학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따라 오시죠. 제 추측인데, 아마 저도 DS 산자락에서 총 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요.”
DS 산자락 특이한 이름?
절로 고개가 갸웃했다.
“DS 산자락?”
“하하하, 따라오시면 알게 될 겁니다.”
***
자칭 DS 산자락.
조민우는 자신이 먼저 앞서서 마치 산책하는 것처럼 범행 현장으로 자신이 나서서 이들을 안내했다. 이미 자신이 그곳에서 처절하게 싸운 곳인데, 못 찾을 리가 없었다.
“어? 자, 잠깐만요.”
김태수 형사는 현장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눈치를 채고는 곧 바로 사건 현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는 곧 바로 저 멀리서 수색을 시작하려는 다른 경찰들에게 소리쳤다.
-야아, 여기로 인원 보내!
-네!
곧 이어서 그들이 있는 범행 현장을 향해서 열 명의 경찰들이 장비를 가지고 와르르 몰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역시 이런 현장을 보면서 뒤로 물러나서는 묘한 표정을 하고는 지켜보기만 했다. 의외로 자신에게는 그다지 질문이 없었다.
AK47은 쉽게 말해서 전쟁터에서 사용되는 군용 총인데, 일반인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김태수 형사는 기본적인 확인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 바로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혹시 여기에 대해서 아는 바가 있습니까? 회사에서 무슨 일이 본 것이라도?”
조민우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자신의 건물을 손짓으로 가리키면서 시치미를 뚝 뗐다.
“저기 건물 보시면, 이쪽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창 자체가 비스듬하게 놓여 있어서 아예 작정하지 않고서야 알 수가 없습니다. 총 소리가 나자 겁부터 집어먹고 신고부터 했을 정도이니, 더 알 수가 없죠.”
“흐음, 그래요? 혹시라도 뭐 다른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까?”
은근히 말을 하면서 묘한 눈초리로 조민우의 이모저모를 살피는 김태수 형사였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가 싶었는데, 대화를 나눌수록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이성적으로 든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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