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5 회 -- >
그는 실로 감동의 눈물마저 흘리면서 성취욕(?)에 활활 불타서는 미친 듯이 그녀에게 몰입해갔다.
***
김억수가 결국 절정에 오른 것은 무려 한 시간이 지나고, 거기서 다시 이십 분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아, 아파, 그, 그만 좀 해!”
“미, 미안해.”
“아니 괜찮아. 차라리 이게 나아.”
그녀도 일단 고통에 대한 것을 정리하고 나자 조금 전에 있었던 섹스를 떠올리고는 황홀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후와, 자기 오늘 왜 그래? 완전히 미친 변강쇠 저리가 갈라할 정도였어!”
“크크크, 내가 자기 위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지!”
“치이, 그래? 진작 그렇게 좀 했어야 할 것 아냐. 매일 만났다하면 그냥 혼자만 찍 하고 나면 난 어떻게 해?!!!”
평소라면 안색이 굳어질 말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그녀의 나신을 가볍게 애무하면서 툴툴거릴 뿐이었다.
“그만 좀 해!”
하지만 내심은 전혀 달랐다.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제까지 쌓인 스트레스가 전부 다 풀렸다.
곧 한 가지가 떠올랐다.
‘돈이 안 아까워!’
***
김억수는 다음 날이 밝자 곧 시간까지 확인하면서 편의점이 오픈되기를 기다렸다.
이제는 성능까지 확신했다.
비록 가격이 좀 많이 비싸기는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었다.
‘혹시 모르니, 비축분을 좀 구입하는 것이 좋겠어.’
자신의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았다.
남아 있는 돈은 대략 1,000만원.
그걸 전부 구입할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300만 원 정도로 잡았다.
목표 수량은 30병.
125mL 물을 10만원씩 주고 사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미치지 않고야 그럴 수는 없겠지. 다만 나 같은 경우가 있다면 다른 문제이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딱 시간이 되자 곧 바로 편의점을 향해서 달려갔다.
마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문을 열고 있었다.
“혹시 DS SX 들어왔습니까?”
“.......”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눈살까지 찌푸렸다. 지금 자신은 문을 열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옆으로 와서 하는 소리가 가당치도 않았다.
더욱이 어제 했던 말은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었다.
“헐? 가격이 십만 원인 데도라고 하신 분 맞으시죠?”
“크흠, 아니 왜 지난 일을 가지고 그래요.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분명히 오늘 물량 들어온다고 했죠?”
“없어요.”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오늘 들어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본사에서 물량이 전부 소지되었다고 공지가 왔습니다. 아마 좀 기다려야 할 겁니다.”
“얼마 정도요?”
“한 달 요!”
“.......”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아니 무슨 물을 파는 주제에 이럴 수는 없었다.
물을 생산하는 데, 무슨 설비가 장비가 있을 리도 없다.
오히려 뭔가 다른 물질을 넣어서 만들었다고 의심이 갔다. 그렇다면 물량을 무지막지하게 공급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런 단순 물을 무려 10만원씩 구입하겠다는 데, 물량이 없다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금 상황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단순 물, 그것도 겨우 한 병에 125mL를 넣어서 파는 강도 같은 놈들이 재고가 없다는 말을 했다는 말입니까?”
“아하, 저도 그건 공감에요. 그런데 정말 재고가 없다고 합니다. 본사 측에서 업체를 계속 독촉하는 중인데, 많이 늦어질 거랍니다.”
속이 부글부글 끌었지만 혹시나 해서 소리쳤다.
“서, 설마 가격이 여기서 더 오르는 것은 아니겠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김억수는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그냥 포기할 수 없었다.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딱 봐서는 아예 물량이 거의 없어 보였다.
그는 결국 머리를 굴리다가 이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다.
곧 회사로 전화 걸었다.
<저기 팀장님,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좀 쉬었으면 합니다.>
<뭐야? 또 쉰다고? 자네 연차 너무 자주 내는 것 아냐?>
<죄, 죄송합니다.>
<자꾸 그 따위로 나오면 정말 곤란해. 회사 때려치우고 싶은 거야? 지난 달 자네 실적도 개판이잖아? 내가 아무리 자네를 챙겨주려고 해도 이래서는 곤란해. 자네 설마 이번에도 진급 누락 당하고 싶나?>
<이번 만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해서 겨우 년차를 냈다.
다소 짜증스럽기는 했지만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
확신을 가진 채 곧 바로 차량을 몰고는 주변 편의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분명히 남아 있는 물량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죄송합니다. 이미 다 팔렸습니다.”
놀랍게도 이것은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 있는 그 많은 편의점이 몽땅 소진이 되어버렸다.
“.......”
‘기가 차는 군. 125mL에 10만원씩 팔았는데, 재고가 없어서 더 팔수가 없다니.’
세상 참 특이한 경우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
일단 자신이 사는 동네가 없다는 것을 알자 곧 바로 범위를 넓혔다. 사람 많은 곳은 거의 없다고 확신하자 오히려 외곽을 초점으로 해서 그 쪽을 파기 시작했다.
다행히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
“네, 남은 것이 있기는 합니다.”
“몇 개죠?”
“다섯 개입니다.”
“다 주세요.”
이 편의점은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그러면 50만원이나 되는데요? 설마 물병 다섯 개를 50만원씩 주고 사겠다는 말입니까?”
바로 자신이 보인 반응대로였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빨리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허어, 참, 알겠습니다. 뭐 손님이 원하시니 그렇게 하죠.”
***
김억수는 이런 식으로 해서 서울, 경기 지역 전체를 돌면서 샅샅이 물량을 매입해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서인지 구하기는 쉽지는 않았다.
다만 끈질긴 인내 덕분에 자신의 목표에 달성할 수는 있었다.
그런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물량을 구할 정도라면 찾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나머지 700만원치도 구입한 후에 차라리 인터넷 판매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확신이 섰다.
굳이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결국 하루 전체, 아니 내일 새벽 6시까지 할애해서 미친 듯이 물량 확보에 나섰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돈 전부를 들여서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천만 원 치의 분량이었다.
‘100개군.’
***
김억수는 다른 사람과는 달랐다. 그는 일단 물량 확보에 성공하자 그 다음 날에 인터넷을 통해서 DS SX 판매에 대한 게시물을 올려놓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정 팔리지 않으면 자신이 사용하면 그 뿐이었다.
솔직히 여유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통장에 한 푼도 없이 살 수는 없었다.
다만 그 결과가 사실 궁금했다.
자신만 과연 그렇게 DS SX가 절실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반응은 역시 예상대로였다.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달린 댓글이 무려 1,000개를 넘어간 것이다.
실로 엄청난 반응이었다.
일단 반응을 보자 원래는 12만원에 판매하려는 생각을 바꾸었다.
이 정도 수요라면 없어서 못 파는 상황.
20만원에 팔아도 충분해 보였다.
아니 남자가 겨우 그 정도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무려 30만원으로 가격 공고를 슬쩍 넣어보았다.
물론 이번에는 비난과, 욕설이 장난 아니었다.
“이 개 같은 새끼야, 너가 그러고 인간이야? 뻔히 편의점에 10만원씩 파는 상황이야. 뭐? 30만원이라고? 이런 병신 좃 같은 새끼야!”
“접시물에 빠져 죽어!”
하지만 이런 공격성 멘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놀랍게도 이 가격에 구입하려는 이들이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숫자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단숨에 70병을 팔아치웠다.
남은 수익은 무려 1,400만원.
눈 깜짝 할 사이에 벌어들인 수익이었다.
자신이 사용하려고 남겨 두었던 30병을 팔까 갈등이 생겼다.
하지만 곧 이를 악물었다.
‘지금 분위기 봐서는 앞으로 더 구하기가 어려워. 그러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 분명해!’
확신했다.
***
김억수는 인터넷 판매를 통해서 공돈 1,400만원을 번 후에 희희낙락했다. 하지만 그도 곧 자신의 입장을 떠올리자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바로 회사 일 때문이었다.
고민을 하다가 선심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피 같은 DS SX이기는 하지만.......
“이거 한 번 드셔 보시겠습니까?”
팀장은 자신이 슬그머니 책상에 올려놓은 DS SX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침에 회사에 나오자마자 하는 태도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 앞에 놓인 물병(?) 상표를 확인하고는 눈빛을 반짝였다.
“DS SX?”
“네, 특히 정력에 좋다고 소문이 아주 자자합니다. 아마 한 번 사용.......”
“됐네. 이 선물 잘 받지!”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년차를 낸 것은 사실 이것을 구입하려고,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좀 그렇게 되었습니다.”
“수고했네.”
“?”
그는 갑자기 한 대기후에서 온대기후로 바뀌어버린 팀장의 태도에 의아했다. 다만 팀장이 슬그머니 DS SX를 가방에 넣는 것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이미 알고 있었군.’
***
김억수는 의외로 두둑하게 돈도 벌고, 애인과 뜨거운 사랑도 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그는 얼마 있지 않아서 곧 회사에 뜬 승진 공고 란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어? 내, 내가 대리로 승진했어?’
이건 정말 예상 밖이었다.
그리고 이유는 곧 알 수가 있었다.
팀장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한 채 말을 해준 것이다.
“자네 덕분에 와이프와 이혼까지 할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었네. 정말 고마웠어. 그 답례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
그는 이 결과에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세상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리다니 말이다.
자신이 진급 누락이 된 것만 해도 벌써 2년째였다.
앞으로 미래가 암담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풀려버린 것이다.
‘DS SX가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었어!’
이런 상황이 되자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곧 바로 편의점으로 달려가서는 다시 물량 확보에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한 걸음 늦었다.
“죄송합니다. 이미 예약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서 4달은 기다려야 할 겁니다.”
이건 단순히 그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편의점이 있는 대한민국 전역에 전부 해당되었다.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수십만 명의 조루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이 혜택을 본 것이다. 더욱이 물량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전부가 이 효과에 대해서 인터넷에 올렸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자 DS SX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수요가 공급을 극단적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8장 L 그룹의 흉계
조민우는 물론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폭리(?)를 취해서 가능하면 오히려 판매량을 줄이려고 했다.
그렇지 않고 계속 소비가 원하는 대로 찍어내다가는 자신이 먼저 마나 고갈에 앞서서 생명력 고갈로 고사될 상황이었다.
돈이 많으면 좋았다.
그렇다고 노가다 식(?)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벌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그렇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무조건 방치할 수는 없었다.
일단 양산에 대한 대안을 계속 검토하면서 찾아 들어갔다.
다만 곧 이런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자 안색을 딱딱하게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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