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9 회 -- >
물론 원인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워낙에 이것저것 잡다하게 먹어서 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결과였다.
각 과일의 복용 후의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일단 이 문제는 기존에 있는 연구원들에게 다들 분담해서 맡겼다.
다들 여기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있었다.
“사장님, 정말 너무 한 것 아냐? 아니 개발자에게 사과 작물 관리를 맡기다니.”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조금만 생각해보면 얼마든 다른 일도 많은 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니까.”
“휴우, 자네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거야. 난 지금부터 거름을 분류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소똥이나, 말똥을 한 번 맡아보면 그런 소리가 안 나오지.”
이런 분위기.
하지만 보고 있던 한 사람은 이들과는 좀 달랐다.
“그러면 회사 그만두고 싶어요?”
“아니!!!”
“돈은 억대로 받으면서 무슨 쓸데없는 소리들 해요, 가서 일이나 합시다. 쓸데없는 노가리까지 말고요.”
이런 상황이었다.
회사 일은 자연스럽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농부도, 그것을 관리하는 직원 역시 말이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보안 문제였다.
‘일단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할까?’
***
조민우는 최근 들어서 과수 농작물로 일을 더 벌인 후에 이전 벼농사처럼 막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괜히 더 일을 키우다가 지난번처럼 외부의 압박 받는 것을 두려워 한 탓이다.
이 보다는 오히려 효과를 좀 더 줄여서 지속적인 양산성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그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DS 물의 양을 줄이면 그 효과가 반으로 준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해서 효과를 좀 더 줄이는 것으로 한 번 가보죠.”
“네? 그러면 효능이 줄 텐데요?”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DS SX의 대체품을 찾지 못해서 서두른 감이 있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하면서 좀 더 주변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특히 지력 소진 문제는 면밀하게 검토하기 바랍니다. 괜히 DS R1의 효능이 너무 심각하게 두드러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DS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조절을 한 후에 그 다음에는 보안 문제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도 솔직히 어떤 사람이라도 믿기는 어려웠다.
이미 배신을 당해본 까닭이다.
그 보다는 차라리 다크가 더 믿음직했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놈 혼자서는 도저히 힘들 것 같다는 말이야.’
하지만 외의의 상황이 곧 벌어졌다.
“우와, 애들 진짜 귀엽다. 다크야, 이거 전부 내가 낳은 새끼 맞아?”
다크가 어깨를 으쓱한 채 힐끗 한 쪽에서 몸조리하고 있는 다른 개(?)를 보았다. 비록 일반 품종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것이 참으로 고마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돌려서 벌써 아장아장 걷고 있는 놈들을 보았다.
아니 심지어 몇 놈은 아예 당당하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상하네, 원래 어린 시절에 저렇게 빨리 성장했나?)
그렇지는 않았다.
태어난 지 불과 일주일도 채 안 된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고양이 반 정도로 자란 놈들은 도저히 정상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특히 한 놈은 아예 털까지 나 있었다.
마치 호랑이같이 검게 회오리치는 문양을 한 이놈은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다.
그 장난기가 많은 최현주조차 저놈한테는 귀찮게 굴지 않았다.
오랜 만에 이곳에 와서 어색한 것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다가가기 힘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다른 새끼들 역시 저놈에게는 주눅이 들었다.
완전히 기가 죽은 것이다.
다크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곤혹스럽기만 했다.
***
“.......”
조민우 역시 뒤 늦게 나타나서는 오랜 만에 보는 최현주에게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난 것처럼 아는 척을 하려다가 이놈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아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눈에 얼추 보이는 숫자만 해도 무려 12마리였다.
보통 개라고 해도 버거울 숫자.
그런데 그게 다크의 새끼라면 좀 달랐다.
특히 흑색 털을 하고 있는 놈은 정말 달랐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이었다.
이놈이 천천히 일어나서는 자신의 발목에 와서는 슬쩍 머리를 툭툭 부디 치면서 아는 척을 한 것이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단순에 무릎을 치고 허공으로 튀어 올라서는 자신의 어깨에 올라탔다.
파악.
“.......”
멍하니 이 녀석을 쳐다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아니 피고하고 싶어도 그럴 틈이 없었다.
놀랍게도 과거 변이 이전의 다크 움직임과 비슷했다.
상상을 초월한 놈이었다.
힐끗 다크를 째려보았다.
(이놈 뭐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는 다크.
복잡한 표정을 한 채 새끼를 쳐다보기만 할 따름이었다.
자신이 낳은 새끼들이지만 너무도 이상했던 것이다.
다만 다른 놈들은 그나마 정상적이었다.
비록 생후 일주 일만에 당당하게 돌아다니는 놈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물끄러미 이런 모습을 쳐다보다가 힐끗 자신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상하게 좋아했다.
까르릉.
‘특이한 놈이군. 뭐 이 정도 숫자라면 보안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
“응? 이게 뭐야?”
“오빠에게 전라고 학과 사무원 언니가 그랬어요.”
조민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렇게 오랜 만에 본 최현주와 이야기하기도 전에 좋지 않은 연락을 받은 것만 같은 상황이 말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좋지가 않았다.
“어? 다음 학기에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이라고?”
“그거 아마 우리 대학에 졸업 기한이 있잖아요? 오빠는 계속 휴학을 남발한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다음 학기에 복학해야 그 연한을 맞출 수가 있거든요.”
“어떻게 알아?”
“사무원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래요.”
“끄응, 알았다.”
“그러면 전 이만 가 볼게요. 대학에서 봐요.”
“그래.”
***
조민우는 결국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서 알아보았다.
지금 워낙에 바빠서 다시 대학에 들어가기는 좀 곤란한 상황인 탓이다.
하지만 대학 측의 반응은 의외로 완고했다.
-다음 학기에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입니다!
이런저런 잔 머리를 굴려보았다.
심지어 대학 측에 기부금도 고려했다.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대학 측은 의외로 완강하게 버틴 것이다.
-안 됩니다!
그런 모습은 한 편으로 의아할 정도였다.
‘도대체 이치들이 왜 이러는 거지?’
***
조민우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일단 지금 진행 중인 기존 사업에 대해서 적절하게 조치를 취해서 검토를 계속 해보았다.
‘일단 DS R1 효과는 30% 정도로 낮추는 것이 좋겠어.’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다른 이들이 노릴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병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꽤 오랜 기간을 가지고 복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그렇게 튀지는 않았다.
특효 치료제 정도의 의미였다.
‘이 정도면 되겠지.’
다만 벌어들이는 수익은 다시 몇 번에 걸쳐서 한 번 쭉 확인해보았다.
대다수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워낙에 독특한 효과가 있어서 다른 어떤 대체품도 여기에 비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좋아, 더 이상은 걱정 안 해도 되겠어.’
4장 재 복학
대학을 다니면서 휴학을 내는 것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다. 보통 군대나, 아니면 다른 개인적인 사유로 휴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휴학과 복학을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제적당할 정도까지 가는 경우는 흔치가 않았다.
조민우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복학 때문에 과 사무실을 찾았는데, 곧 바로 한 가지 충고부터 먼저 들었다.
-이번 학기부터 한 번이라도 휴학하시면 무조건 제적입니다!
“.......”
나름 협박에 기분이 나쁠 만도 할 것이다.
아니 지난 사업 실패 후에 있었던 복학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유롭게 넘겼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정확했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만 해도 대략 3,000억이 넘는 상황.
이제는 굳이 대학을 다닐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상징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더욱이 시기라도 것도 문제였다.
‘지금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이 시기에 배울 기회는 없겠지.’
조민우도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 지난 일을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 한 편으로 돈보다는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지금처럼 돈에 대해서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더욱이 한 사람의 태도 역시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우와, 오빠 복학했구나!”
바로 최현주였다.
이전에는 그래도 거리를 두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자신을 보기가 무섭게 팔짱을 하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은근히 자신의 가슴을 자극하는 행동에 있어서, 가볍게 속삭이면서 귓속말을 하는 것까지 말이다.
간간히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물론 비난은 자신을 향해서 날아왔다.
“휴우, 결국 저렇게 되는 구나!”
“난 이해가 안 돼. 왜 민우 선배와 같은 남자에게 매달리는 말이야. 현주라면 쫓아다니는 후배도 있잖아? 쌈박한 애들이랑 사귀면 더 나을 텐데........”
“그건 나도 공감이다.”
“여자 마음은 가끔 보면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있어.”
“뭔데?”
“조민우 선배가 신입 여대생 킬러라는 사실이야!”
“.......”
‘어이구, 이놈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죽여야 하나, 살려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
조민우의 소문은 그다지 좋지 않게 났다. 아무래도 복학생 주제에, 그것도 군대까지 갔다가 휴학을 몇 번이나 해서 나이가 이제는 아저씨 소리를 들을 나이에 이제 갓 입학했다가 겨우 2학년에 올라가는 뽀송뽀송한 신입생을 유혹한 것이 말이다.
하지만 말이 신기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이었다.
바로 신입 여대생 킬러!
처음에는 장난삼아 한 말이었지만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올해 들어온 애들 중에 의외로 이 때문에 조민우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딱히 남자로써가 아니라, 호기심 때문이었다.
바로 이희정이 그런 경우였다. 그녀는 최현주보다 오히려 더욱 늘씬한 몸매와, 탱클탱클한 가슴을 자랑하는 초 미녀였다.
하지만 이런 면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성격이었다.
최현주는 너무 장난기가 많아서 가벼운 보이는 스타일이라면 그녀는 귀여우면서 애교가 만점인 여인이라고 봐야 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최현주의 후배라는 점. 더욱이 과거에 자신이 사랑하는, 아니 좋아하던 남자를 빼앗긴 아픈 경험이 있다는 점.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호오, 현주 언니가 사귀는 남자라!’
지난 일은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제는 복수만이 남아 있었다. 더욱이 최현주가 사람, 아니 남자 보는 눈은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았다.
‘아마 기본은 하겠지?’
하지만 그녀도 곧 조민우의 신상에 대한 소문을 이리저리 듣고는 의아하기만 했다.
‘이상하네, 사업한 것은 이해가 돼. 그런데 지금은 망했잖아? 사업 망한 선배에게 왜 저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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