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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02화 (202/397)

< -- 202 회 -- >

***

여자가 세상에서 싫어하는 것은 많았다.

바퀴 벌레도 그런 종류의 하나이다.

옆에 오는 것만 해도 싫어한다.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몇 가지가 더 있다면 집요하게 달라붙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그것이 말이 되었던, 아니면 행동이 되었던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럴 때면 의례히 하는 일이 바로 수다이다.

“카아!”

단숨에 들이 킨 소주 맛은 평소 때와는 너무도 달랐다.

그녀는 그래서 자신 앞에 놓인 닭다리 안주를 잡고는 통째로 뜯어먹었다.

우걱우걱.

보기에는 영 아닌 모습이지만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마주하고 있는 민현진은 아니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 조민우와 소원해진 입장에서 말이다.

“그만 좀 해.”

“우걱, 내가, 우거, 지금 그만하게 생겼어? 어떻게 잉크 자국도 마르지 않는 애들 따 먹어? 세상에 그럴 수가 있는 거야? 내가 아는 어떤 남자 새끼도 그런 놈은 없었어.”

“그거야 돈이 없으니, 그렇겠지.”

꿀꺽.

최현주는 억척이 없는 디 단숨에 먹던 닭다리를 통째로 삼켰다.

그리고 항의했다.

“현진아, 너 지금 농담하는 거야? 진담하는 거야? 야아, 그리고 너도 민우 오빠 좋아하잖아? 그런데 그런 소리가 지금 입에서 나와?”

“휴우.”

민현진은 일단 한숨부터 먼저 내쉬었다.

속상한 것만 치면 솔직히 그녀가 더욱 심했다.

이제까지 밀고 당기고 하다가 오히려 기회를 놓친 경우인 탓이다.

더욱이 딱 봐서 최현주 역시 상황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오빠가 돈이 너무 많아. 그것도 유산으로 받은 것도 아니잖아? 자기가 직접 번 돈이니, 당연히 여자가 따를 수밖에 없겠지.’

이런 상념이 잠깐 머릿속에 계속 가득했다.

곧 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올해 DS 예상 매출액이 얼마인지 들어봤어?”

“DS 매출? 아니, 그건 왜?”

“올해만 약 4,500억 정도 예상이 된다고 해.”

“헐? 4,500억이라고?”

최현주는 입을 살짝 벌렸다. 그녀도 최근 들어서 학과 시험 때문에 DS에 대해서 등한시 하는 중에 최근 진행되고 있는 DS R1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불과 몇 달 만에 진행된 결과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당연히 믿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민현진은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 놓인 날개 한 조각을 입에 살짝 먹고는 곧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았다.

“솔직히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DS라는 회사에서 돈 들어가는 뭐가 있어? 기껏 해봐야 인건비하고, 새로운 신축한 건물이 다잖아? 그거 다 합쳐봐야 불과 500억이면 떡을 쳐. 거기에 무슨 영업을 하냐? 아니면 마케팅을 해? 아니면 연구 개발 같은 것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잖아?”

이어서 나오는 이야기.

전부 DS 관련된 매출에 관한 것이다.

전부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DS만큼 돈이 들지 않는 회사도 없었다.

그녀는 곧 이런 이야기를 다 한 후에 마무리를 해주었다.

“그렇게 보면 남는 순이익이 무려 4,000억 규모야. 상상이나 되?”

4,000억.

실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단순히 현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벌어들이고 있는 DS 시리즈 제품이 문제였다.

이건 그냥 가만 놔두어도 매출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인 것이다.

“거기에 후발업체가 따라오기나 할 수 있을까? DS SX같은 것은 세계적인 제약 업체에서도 두 손을 들었다고 할 정도야. 이제 그냥 있기만 해도 억만 장자 대열에 들어가. 그게 민우 오빠야.”

조용.

최현주는 그제야 너무 흥분해서 중요한 사실을 깜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현실.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아니 그 정도만이면 말은 안 해. 오빠가 지금 나이가 이제 겨우 이십대 중반이잖아?

그렇다면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있어? 몸 건강 하지, 돈 많지, 그러면 어떤 여자가 싫어하겠어? 아마 치마 두른 애들이라면 누구라도 환장한 걸?”

좀 극단적인 말이지만 또한 사실이었다.

최현주는 그제야 고개를 푹 숙였다.

생각보다 상황은 심각했다.

그리고 다음 말은 결론이었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내가 듣기로 돈 많은 남자들은 나이가 육십을 넘어도 첩을 5-6명이나 데리고 잘 살아. 그런데 민우 오빠가 뭔가 그런 사람들에게 부족해?”

이 한 마디와 더불어서 자신도 답답한 지 소주 한 잔을 걸쳤다.

탁.

“개도 그런 경우라고 봐야 해.”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건 아냐.”

“뭐? 무슨 소리야?”

“희정이는 민우 오빠에 대해서 아직 잘 몰라. 그냥 내가 사귄다고 생각하니, 가로 채려는 의도가 강했지. 그냥 사고치고 나서 고민한 거지.”

“헐, 그게 정말이야?”

그녀는 어차피 이렇게 된 김에 술술 다 불었다.

지난 연애 사까지 몽땅 말이다.

민현진은 묵묵히 다 듣고 나서는 결국 한 마디하고야 말았다.

“우와, 너 정말 징하다. 넌 남의 애인 가로챈 주제에 자신의 남자는 남에게 빼앗기기 싫다고?”

“에휴.”

하지만 민현진은 더 이상 깨지 않았다. 그녀는 이 보다 오히려 머리 속으로 주판만 열심히 두들겼다. 그녀도 조민우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이유가 사실은 최현주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바뀐 것이다.

‘그, 그렇다면 먼저 먹는 게 임자란 거잖아?’

물론 최현주는 눈치가 빨랐다.

“너, 또 이상한 생각하는 거지?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우리 오빠 건드리면 그냥 안 둘 거야. 아무리 너라도 마찬가지야!”

“그건 희정이에게 말해야 하는 것 아냐?”

“그건.......”

민현진은 다시 최현주가 발끈하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매듭을 지어주었다.

“물론 너도 양 다리 걸치는 놈팽이 싫겠지.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하잖아? 민우 오빠는 경우가 좀 틀려. 그러니 너 혼자 민우 오빠를 다 먹으려고 하면 안 돼.”

“너, 너, 너, 그, 그걸 말이라고 해?!!!”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자꾸 그런 식으로 오빠에게 피곤하게 행동하면 민우 오빠도 지겨워서 도망 칠 걸?”

쿠쿵.

미처 생각 못한 일이었다.

자신 역시 실제로 그런 경험이 많았다. 아 물론 지금까지 자신은 가해자이고, 피해자는 대다수 남자였지만 말이다.

지금은 그것과는 반대였다.

‘어떻게 하지?’

***

민현진도 돌아가는 상황을 몰랐지만 이런 조민우 현실을 알게 되자 머리를 굴렸다. 이제는 그야말로 자유 경쟁이었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 먼저 먹는 것이 임자였다.

그녀는 이내 독한 마음을 먹고는 조민우를 찾았다.

다행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마침 중앙 도서관에서 영계(?)란 노닥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티내지 않았다.

“어머, 오빠, 여기 웬일이에요?”

조민우는 이미 최현주, 이희정 때문에 골머리를 앎고 잇는 중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당연히 공부하러 왔지.”

“어머, 잘 됐어요. 저도 마침 자료 찾으러 왔거든요.”

하지만 이희정이 그냥 있지 않았다.

“언니, 좀 그렇다. 오빠는 나랑 정식으로 사귀.”

“어? 그래? 축하한다. 그런데, 어쩌지. 난 이미 민우 오빠랑 꽤 깊은 관계일 걸?”

“네? 무, 무슨 소리?”

“아, 모르고 있구나. 민우 오빠랑 난 서로 같이 잔 사이야. 이 정도면 답이 되겠어?”

“.......”

이희정은 설마 한 표정으로 조민우를 째려봤다.

한 명은 이해가 되었다.

아니 사실 그것 때문에 조민우에게 접근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봐서는 한 두 명이 아니었다. 그녀가 아무리 남의 애인을 가로챘지만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오빠, 정말이에요?”

조민우는 물론 아주 당당하면서 꿋꿋하게 대답해주었다.

“응.”

“노, 농담이죠?”

“아냐, 횟수로만 쳐다 벌써 한 30회는 넘었는걸.”

일종의 거짓말인데.......

사실은 떨어져 주세요!라는 의미였다.

이희정이 이런 의도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녀는 분한 듯 흥분했다.

하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득의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민현진의 얼굴을 본 것이다.

그리고 금방 알아챘다.

‘치, 얄팍한 술수 쓰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이 조민우 오빠가 문제였다. 도대체 뭔 놈의 여자를 이렇게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지 말이다. 사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지나치게 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조민우가 자신에게 피곤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하아.”

결국 한 숨만 푹푹 쉴 따름이었다.

조민우는 의도적으로 민현진을 끌어들여서 이희정을 두들린 결과가 나쁘지 않자 그제야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냉정하게 이제 호적에 잉크도 마른지 않는 여자애를 울릴 수는 없었다. 차라리 다른 세력(?)을 동원해서 치고 박고 싸우는 것이 더 매력적이었다.

그런 의민에서 보면 민현진이 딱 제격이었다.

더욱이 싫어하지도 않는 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슬쩍 그녀의 허리를 당겼다.

“어머!”

의도적인 살짝 소리까지 내는 그녀.

이희정은 당연히 발끈했다.

아니 그녀는 지지 않았다.

곧 반대편에서 조민우 폼에 꼭 안겨서는 보고 있는 책을 가리키면서 입을 연 것이다.

“오빠, 그냥 하던 일이나 마저 하자. 이 한자나 마저 봐줘.”

“.......”

“.......”

두 사람은 의외로 냉정한 이희정의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면 웬만한 여자는 화를 낸 후에 도망가기 마련인 까닭이다.

이희정은 생각보다 자기 고집이 강했지만 쉽게 포기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이다.

‘만만치가 않아.’

***

조민우는 딱히 양 다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다다익선이라고 해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환상에 불과한 일이다.

여자의 질투는 상상을 초월한 탓이다. 더욱이 괜히 건드려서 오뉴월의 된서리를 맞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다만 자발적으로 몰려온 이들을 내 쫓을 정도로 냉정한 것은 아니었다.

뭐 그래서 그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 중에 하나이지만 말이다.

다만 그 미모가 미스코리아 본선에 넘어서 진, 선, 미가 될 정도의 여인이라면 좀 다른 문제였다. 아니 자신들이 넘겨도 주변에서 다르게 본다는 것이다.

“우와, 짱이다!”

“지금 예술이다.”

“난, 제일 중앙에 제가 제일 좋아. 각선미가 제일 잘 빠진 것 같아.”

“그래? 난 우측에 있는 애가 좋아. 건강미가 넘쳐서 말이야.”

“나 좌측에 있는 애가 마음에 드는데, 왠지 대화하기가 너무 편할 것 같아. 여자는 외모는 한 달이면 금방 질려. 하지만 재는 그렇지 않을 것 같거든.”

그런데 이것은 그들이 이상한 일만은 아니었다.

확실히 세 여인은 저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이희정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순수하면서도 청순한 면이 강했다. 최현주는 물론 말괄량이 같이 명랑하면서 붙침성이 없는 면이 있었다. 이에 비해서 민현진은 무던하면서 대화하기가 편한 오피스 우먼 느낌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세 여인은 각자가 가진 개성이 서로 어울러져서인지 같이 있으면 그야말로 그 묘한 매력이 배가 되었다.

물론 중앙에 있는 조민우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꼭 동물원 원숭이 구경거리가 된 것이 말이다. 더욱 웃기는 것은 자신은 지나가던 대학생 시선에서 외면 당하다는 점이다.

다들 말을 하면 자신은 마치 세상에 없는 것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그게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내가 왜 이러지? 여자 자랑을 못해서 안달이 놈처럼!’

***

과 독서실.

웅성웅성.

시끌시끌.

오가는 이들은 다들 한 번씩 꼭 보는 자리가 있었다.

바로 조민우와, 여인들이 앉아 있는 자리였다. 더욱이 세 명의 꽃다운 초 미녀와 어울려서 같이 있는 모습을 말이다.

아니 그냥 같이 있기만 하다면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뻔히 보이는 자리에서 한 사람은 왼쪽에서 자신의 유방을 들이대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우측에서 가슴을 들이대고 있었다.

여기까지라면 그나마 이해라도 된다.

한 여인은 뒤에서 목을 껴않은 채 세 사람이 하는 일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비단 같은 머리 결이 축 늘어져서 조민우 얼굴 반쪽을 덥고 있는 상황. 세 여인의 체향은 각각 저마다 독특했는데, 그것이 서로 조민우에게 섞여서 흘러들어갔다.

조민우는 자신이 책을 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향기에 취해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자신을 쳐다보는 놈들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괜히 도서관에 왔군.’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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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분 추천, 코멘트 부탁여~)

사실 절대 마법사도 이렇게 가려고 했죠.

고향 드립이 그거였는데,.....

폭풍 선삭에 gg 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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