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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03화 (203/397)

< -- 203 회 -- >

물론 이것은 조민우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하지만 세 여인의 경우는 겉으로야 어쩔 수 없이 경쟁하지만 내심은 좀 달랐다.

특히 이희정의 경우는 말이다.

5장 DS 대학 설립

이희정은 욱한 감정 때문에 조민우와 사고를 쳤지만 그다지 기분은 좋지가 않았다. 그녀도 조민우의 밝은 면만 보려고 했지만 막상 그렇지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매일 여자랑 희희덕 거리는 모습이었다.

그것이 좋을 리가 없었다.

지금 딱 봐서는 여자 등 처먹는 족제비류에 불과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을 쫓아다니는 남자 중에 그런 놈팽이를 많이 보았기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소중한 처녀를 가져간 남자를 이제 와서 차기도 그랬다.

요즘 여자들이 처녀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지만 자신은 달랐다.

미우나, 고우나 조민우는 이제 자신의 남자였다.

하지만 그 때문에 더욱 속상했다.

이건 자신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희정아, 너 요즘 복학생 선배랑 사귄다면서?”

“그건 어디서 들었어?”

“소문? 과내에 파다하더라. 심지어 너 그 오빠랑 같이 잤다는 이야기까지 돌던데? 아니 그런 정도가 아냐, 그룹 섹스까지 했다고 하더라!”

“다, 닥쳐!”

그녀는 당혹해서 심하게 소리쳤다.

친구가 쫄아서 슬그머니 물러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도 막상 이런 일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봐서는 그런 상황이 생겨도 하등 이상해보이지 않았다.

‘설마 내가 현주 언니와 같이 민우 오빠랑 섹스하는 일이 생기지야 않겠지?’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자신이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차라리 그냥 여기서 민우 오빠 포기할까?’

갈등이 생겼다.

지금 자신이라면 얼마든지 좋은 남자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지금도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놈들이 있었다.

“현철아, 그만 좀 해! 나 사귀는 남자 있다고 했잖아!”

“난 절대로 포기할 수 없어!”

어디서 주워들은 멘트를 사용하는데, 존나 짜증만 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일단 조민우 선배에 대해서 천천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때문에 항상 조민우가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서 같이 있었다.

그래야 딴 짓할 때 확인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그것도 웃기는 군. 이미 여자 두 명이나 더 있는 마당에 이제야 여자랑 바람난다고 확인하는 것도 이상하잖아?’

맥이 다 빠지는 일이었다.

다만 이런 중에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두 여인의 태도였다.

분명히 자신과 조건이 동일했다.

그런데도 죽으라고 조민우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수상했다.

‘도대체 민우 오빠에게 무슨 매력이 있다고 그러는 것일까?’

그녀가 이런 상황이기에 조민우의 행동에 대해서 유심히 살폈고, 곧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본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정장을 한 직장인이었다.

더욱이 나이도 적지가 않았다.

‘우와, 울 아빠랑 비슷하겠는 걸?’

하지만 그 다음 광경이 더욱 놀라웠다.

조민우에 향해서 곧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가서는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뭔가 보여주었다.

조민우는 다소 피곤한 표정을 한 채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물론 멀어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 봐서는 꼭 직장 상사가, 부하를 잔소리하는 모습이었는데.......

‘거꾸로 된 거 아냐?’

뭔가 좀 이상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조민우에게는 생각보다는 뭔가 있다는 것을.

‘도대체 그게 뭐지?’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면서 조민우는 일단 패스하고, 괴이한 한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아니다 다를까 볼 일을 끝냈는지 그 직장인은 주차장 쪽으로 가고 있었다.

‘기회다!’

***

정성일 부장은 보고를 전부 자신에게 몽땅 떠넘긴 후에 아예 핸드폰 전원마저 꺼버린 조민우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그도 이제까지 조민우가 한 실적을 감안해서 일단 참았다.

다만 지금 당면해 있는 문제 중에서 중요한 안건은 그냥 둘 수가 없어서 여기 대학까지 찾아 왔는데.......

“아, 좀 알아서 하시라고 했지 않습니까?”

“500억 신규 투자안을 제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말씀입니까?”

“당연하죠. 제가 분명히 규모에 상관없이 한 번 해보라고 했지 않습니까? 이번에 한 번 경험을 쌓아 보시라고요.”

뭉클.

사실 이런 이야기를 듣자 가슴 한 구석이 찡했다.

그만큼 자신을 믿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책임감이 있다면 무책임하게 진행할 수는 없었다. 결국 다시 이 문제에 대해서 조목조목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DS 과실이 늘어나면서 추가로 해야 할 공사 면전은 무려 100만 평입니다. 더욱이 이 공사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가져간다면 그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따라서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농장 내부에는 따로 시설물을 설치해서.......”

“오케이!”

“.......”

그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곧 조민우가 서명을 슥슥 하는 것을 보고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저 지켜만 볼 뿐이었다.

그리고 곧 손을 흔들리면서 사라지는 조민우의 뒷모습도 말이다.

물론 한 마디를 들을 수가 있었다.

“100억 이하 프로젝트는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그런 잡다한 것 들고 오면 앞으로 계속해서 연봉에서 까겠습니다.”

“.......”

그도 이제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돌아서면서도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했다.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그것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조민우의 장점이었다.

한 번 뽑은 직원은 끝까지 믿고 맡기는 점.

‘물론 그 때문에 배신을 당했지만........’

자신을 막아서는 이가 나타난 것은 바로 이 순간.

“저기요.”

“네?”

정성일 부장은 의아한 표정을 한 채 시선을 들었다가 입을 살짝 벌렸다가 다물었다. 상대의 놀라운 미모에 눈을 돌리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한 편으로 의아했다.

‘누구지?’

“저기 조민우 오빠랑 혹시 아는 사이 맞죠?”

“그렇기는 합니다만.......”

“잠깐 시간을 내주세요!”

“그건......”

하지만 이미 늦었다.

***

이희정은 일단 자기 기준으로 반쯤 허락을 구했다고 멋대로 판단하자 곧 그의 손을 잡고는 대학 정문 쪽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바로 커피숍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조목조목 조민우에 대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민우 오빠와 무슨 관계죠? 아니 무슨 일을 하는 분이시죠? 나이도 많으신 것 같은데? 설마 민우 오빠가 협박 당한 것은 아니겠죠?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딱 한 마디로 일축해주었다.

“저희 회사 사장님입니다.”

그녀는 거짓말하지 않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네?!”

정성일 부장도 무슨 사정인지는 몰랐지만 굳이 숨길지 않았다. 그는 조민우에 대한 아주 필요한 것만 추려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DS란 회사의 사장님이시죠. 회사 매출이야 대충 들었으니, 알 테고, 으음 보자 또 뭔가 있을까요? 제가 알기로 아직 미혼이고, 으음, 집에는 개(?)로 추정되는 애완동물 하나 키우고 있죠. 그리고.......”

“자, 잠깐만요. D, DS라뇨? 혹시 DS SX를 파는 그 DS말인가요?”

“네.”

“!”

이희정은 그제야 입을 딱 벌렸다. 설마 뭔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조민우에게 이런 일이 있는지는 몰랐던 것이다.

‘어쩐지 그 여시 언니가 집요하게 매달린다고 했어!’

정성일 부장은 그제야 대충 설명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자 피식 웃었다.

“혹시 다른 질문은?”

“아, 아뇨, 감사합니다.”

그녀는 이 말만 남기고는 후다닥 사라졌다.

굳이 더 이상 물어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DS라면 올해 매출만 무려 4,500억에, 순이익 규모만 4,000억 가까이 된다는 최고의 벤처회사잖아?’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그녀 역시 간간히 보는 언론 기사에서 본 제목이 새삼 떠올랐던 것이다.

‘은거한 대상, 조민우 사장, 세계를 향해서 기지개를 펴다!’

***

“지금 보는 내용은 바로 FET의 동작의 대한 설명이다. 바로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말한다. 트랜지스터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고, 동작 원리는 아예 다르다. 일반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증폭시키는 데 비해서 FET는 바로 전압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진공관에 가까운 동작을 보이기는 하는데, 신호 증폭뿐만 아니라 전력 증폭용 대형 파워 FET도 다양하게 있다. 내부 구조에 따라서 V-FET, MOSET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작은 신호 증폭용으로 사용되는 앰프 속에는 ‘FET 입력형’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것은 앰프의 입력 초기 단계에 FET가 사용되는 타입이다. 또한 증폭용 말고도 스위치를 작동하게........”

쭉 이어지는 강의.

그냥 책을 보고 쭉쭉 읽는 것과 비슷했다.

비록 필기를 하는 이들이 있기는 했지만 다들 졸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니 심지어 턱을 받치고 자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교수는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설명에만 만족한 모습이었다.

조민우 역시 묵묵히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그다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강의를 듣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자신이 이렇게 강의를 들어야 하는 지도 답답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대학 측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이면 다른 프로젝트 하나를 검토하고도 남겠다!’

차라리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세상 사람을 위해서도 바람직했다.

특히 DS R1의 효과 때문에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자신의 아까운 시간만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졸업을 안 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졸업은 해야 했다.

이것이 문제였다.

‘졸업장만 결국 필요하다는 말이잖아? 뭔가 다른 대안이 없을까? 물론 나쁜 것은 아냐. 하지만 내 시간이 너무 아까워.’

***

조민우는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기분이 꿀꿀하기만 했다. 다만 그도 이희정이 곧 강의실 입구에서 딱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자 그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희정이구나!”

“치이!”

“응? 왜 그래?”

하지만 굳이 말이 필요 없었다.

이희정은 슬그머니 양 손으로 자신의 우측 팔에 매달린 채로 자신의 가슴으로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그윽한 눈빛을 한 채 자신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랑보다는 오히려 존경에 가까웠다.

그녀는 그제야 이 생뚱맞은 복학생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 남자인지 깨달은 것이다.

‘5,000억 자산을 소유한 기업 오너가 이렇게 보통 대학생과 차이가 없다니.’

그 흔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도 없었다.

정말 놀랍기만 한 조민우였다.

그녀는 그리고 두 여인이 왜 자존심까지 포기해가면서 조민우에게 매달리는 이유를 확실히 느꼈다.

“나 오빠 사랑하는 것 알지?”

조민우는 옛날 같으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껴안으면서 머리를 이리저리 엉클었다.

“웃기는 소리 말고, 갑자기 왜 그래? 뭔가 중요한 비밀이라도 안 것처럼 말이야.”

“치아, 아냐!”

말과 동시에 살짝 조민우의 입술을 찾았다.

키가 거의 비슷해서인지, 아니 자신의 키가 커서인지 키스는 그다지 어렵지가 않았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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