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8 회 -- >
7장 DS 안티 아녹스
조민우 역시 모르기는 매 한 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꾸 주변에서 간섭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는 않았다.
특히 교육부 같은 경우는 질색이었다.
이놈의 정치하는 놈.
다 거기서 거기였다.
서로 자기 밥 그릇 챙기려는 놈들뿐이다.
결국 한 놈을 봐주면, 다른 놈이 달려든다.
다른 놈을 봐주면, 그 다음 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것은 사양이었다.
이게 마냥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유보를 시켜주는 선에서 끝냈다.
“추후 제가 통보 드리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아니 저희가 계속 연락드리겠습니다.”
대답 해주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엄포.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정도에서 끝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이제 DS 대학에 대한 방향을 잡자 굳이 자신의 대학에 대해서 매달릴 이유는 없었다.
‘자퇴를 해야겠군.’
***
GS 경한 대학과 사무실.
“이게 뭐죠?”
“대학 그만두려고요.”
“네? 무, 무슨 말이에요?”
“그 쪽에서 친절하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 번만 더 휴학계 내면 그만둔다고.”
“하,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예외가 있거든요. 학장님을 통해서 총장님의 허락을 얻으시면 가능해요.”
상대는 의외로 당황한 눈치.
조민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여기서 끝내는 것이 맞다 봅니다. 저는 어차피 하고자하는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향해서 달려가는 중이니까요.”
딱 부러진 대답.
과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가 조민우를 힐끗 쳐다볼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서류를 넘기고는 곧 당당한 걸음으로 과 사무실을 나섰다.
한 편으로 속이 시원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좀 거시기한 것이 있었다.
‘엄마가 알면 난리 나겠지?’
그 전에 뭔가 다른 대안을 취해야 했다.
***
조민우는 과 사무실을 나선 후에 경한대를 한 번 쭉 돌아보았다.
기분이 참 묘했다. 자퇴서를 내기는 했지만 아직도 현실인지 가슴에 와 닿지가 않았다. 자퇴서에 서명을 받기 위해서 돌아다닌 중에 본 지도 교수나, 학장의 얼굴이 새삼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을 만류하던 모습도.
지금에 와서 느낀 것이지만 자신을 꽤나 걱정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굳힌 마당에 잊어버려야 할 일이었다.
다만 그런 중에도 경한대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서 유심히 주변을 살폈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알 수가 없는 곳이었다.
그런 중에 만난 사람은 의외로 동문 후배 중에 한 명인 정석민이었다.
“어, 선배님, 오랜 만입니다.”
“그래, 거의 1년 말인 걸?”
“참 이번에 다시 복학했다면서요.”
“복학? 아니 사실 대학 그만뒀다.”
“네?!”
눈까지 크게 치켜뜨면서 화들짝 놀라는 정식민.
정말 뜬금없었다.
일단 일 년 전에 복학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놀라워했다.
그런데 다시 휴학하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번에 다시 재 복학하자 도통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자퇴서라고?
“저, 정말입니까?”
과거 자신에게 뺀질거린 분위기와는 너무도 달랐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그냥 적성에 안 맞아서 그만 둔 것이니까.”
“하, 하지만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일단 졸업을 하셔야죠. 제가 알기로 졸업하려면 방법은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삐닥 거린 놈의 반응치고는 정말 의외였다. 자신이 대학을 그만둔다는 말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예상 밖이었다.
‘하긴 미우나, 고우나 동문 선후배겠지?’
문득 지난 앙금은 이 정도에서 잊어버리는 것이 맞았다.
“야아, 너무 그렇게 걱정 하지 마. 다 생각이 있어서 그만 둔 것이니까.”
“선배님, 정말 이건 아닙니다. 혹시 자퇴서 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다시 가서 취소를 요청하세요. 그 정도는 해결될 겁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쯧쯧, 괜찮다니까. 걱정 마. 내 앞 가림은 내가 알아서 해.”
하지만 상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의외로 끈질기게 매달리면서 설득하려 한 것이다.
조민우는 결국 자신의 생각을 말해줘야 했다.
“사실 나 대학 설립한다. 그리고 그 대학을 다니면서 편하게 졸업장을 받을 생각이야.”
“네?!”
정석민은 입까지 딱 벌린 채 경악했다.
도대체 자신의 선배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시 이야기가 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손을 흔들고 나서는 조용히 떠났다.
“나중에 보자. 혹시라도 동문회하면 나도 연락해. 거긴 나갈 테니.”
“서, 선배님......”
하지만 그도 결국 포기하고야 말았다. 이미 조민우 선배의 태도는 단단히 굳어 있다는 것을 느낀 탓이다.
다만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학 설립이라니. 자신이 알기로 사업이 부도가 나서 쫄딱 망한 후에 다시 대학 복학한 것이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대학을 설립한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민우 선배님이 미친 것 아냐?’
***
조민우는 미치지 않았다. 그는 일단 자신의 신상 정리를 가능하면 빨리 간단하게 정리하고 나서는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처음에 고민한 것은 역시 자칭 DS 대학에 대한 것이다.
물론 원래 목적은 순수한 개인적인 의도에서였다.
바로 자신의 대학 졸업장을 받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투자비용이 너무 많아.’
개인적인 생각만으로 보기에는 너무 좀 아니었다.
무려 2,000억에 가까운 돈.
아니 거기에 추가적으로 대학 건물 축조, 연구 설비까지 감안하면 말이다. 결국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일단 자금부터 충당해야 했다.
좀 무리가 따르기는 했지만........
“네, 가능하면 지금 땅을 모두 사용해서 DS R1를 생산하란 말입니까?”
“저도 좀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된다면 다른 노는 부지를 더 활용하면 됩니다.”
이창수 이장은 평소와는 달리 좀 심하게 반발했다.
“사장님도 그런 식으로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 알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DS R1를 생산한 땅이 완전히 황무지가 될 겁니다.”
“그건 다른 대안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허어, 일단 원인을 찾고, 차분하게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마땅한 일처리 방법입니다. 그 정도는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조민우도 과거라면 반발할 지적이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부드러운 미소와 더불어서 설득했다.
“물론 어르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전 DS라는 배에 타고 있는 식구들을 전부 챙겨야 합니다. 거기에는 어른신이나, 가족 역시 포함됩니다. 피치 못하게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흐음, 좋습니다. 이번 한 번만은 사장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기는 문제는 빨리 원인 규명을 부탁합니다.”
“네.”
조민우는 다소 불편했지만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성일 부장도 딱 저런 이창수 이장의 태도와 비슷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짜증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거의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자신의 첫 사업이 망한 것도 그런 이유가 강했다.
‘그렇게 둘 수는 없겠지.’
일단 서둘렀지만 지금은 자금이 들어오기만 하면 빠르게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 검토하기로 마음먹었다.
***
조민우 생각은 다소 서두른 감이 있었다.
하지만 단기에 DS R1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또한 사실이었다. 집중해서 DS R1 재배를 진행시키자 생산량은 빠르게 늘어났다.
이미 늘어난 부지까지 포함해서 생산된 양은 무려 10만 포대.
한 포대에 60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6,000억이었다.
거기에 DS 과실 역시 생산을 독촉했다.
“생산을 좀 서둘러 주세요.”
다만 이것은 DS R1에 비해서 매출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4,000억 정도의 물량 재배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곧 바로 시장에 뿌렸다. 아니 현금 확보를 위해서 단순히 국내 시장만으로 끝내지 않았다. 일본이나, 대만, 중국 쪽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쪽은 특별하게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이전에 비해서 좀 더 비싸게 팔아먹었다.
그 가격은 대략 1.5배.
결국 이런 것 저런 것 감안하면 무려 1조 3천억 물량이었다.
물론 이 금액이 한 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DS 내부에 있는 현금 보유고만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제는 숨을 돌려도 될 정도였다.
‘휴우, 다행이군.’
***
조민우는 물론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자금의 여유를 가진 후에도 소비자의 강렬한 요구가 계속되는 것을 묵살했다. 괜히 일을 크게 키웠다가 문제를 더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취한 제스처는 아주 간단했다.
-회사 내부 사장으로 공급을 더 하지 못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지금 상황에서 적당한 분량을 계속 푸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는 이런 중에 그제야 자신이 하려고 한 DS 대학에 다시 집중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금 사정이 원활해지자 본론으로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곧 한 가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지금까지 DS 대학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일단 DS 대학을 설립하는 것보다는 들어간 비용만큼 뽑아야 하지 않을까?’
일테면 투자를 했지만 손해 볼 수 없다는 심리였다.
대학 졸업장?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DS 대학 자체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으려면 그만한 결과가 꼭 필요했다.
그것이 생각보다는 더욱 중요했다. 결국 지금 있는 교수들이 알아서 뭔가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냥 손만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다면.......방법이 있지. 더욱이 마나에 대해서 모를 테니, 연구 결과가 나와도 딱 중요한 부분에서 막힐 거야!’
***
스코트 교수가 DS 대학에 온 것은 이곳에서 뼈를 묻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일시적인 변덕이라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2-3년 정도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좀 쉬고 갈 생각이었다.
그런 중에 물론 두둑이 돈도 챙기고.
그렇다고 해서 그냥 그 돈만 받고 도망칠 생각은 없었다. 최소한 이곳에서 일을 하는 이상은 결과를 내놓으려고 생각했다.
때문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연구 설비나, 자료에 대해서 차분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것은 DS를 통해서 즉각 구매를 요청했다.
그리고 DS는 이런 요구에 대해서 바로 반응을 보여주었다.
‘허어, 정말 부지런한 친구들이야!’
그런 중에 흥미를 가진 것은 바로 직업 농부들이었다.
자신도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지켜보았는데, 그 결과를 알자 그럴 수가 없었다.
“연봉이 2억이라고?”
“네.”
“.......”
‘이상하네.’
당연히 의문을 느꼈다.
결국 이 때문에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지켜보았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통도를 통해서 들리는 이야기가 있었다.
“DS R1이 노화를 방지한다네!”
처음 이런 이야기는 그저 웃었다. 그런데 곧 이어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때거지로 몰려온 여인들의 모습은 놀랍기만 했다.
“시중에서 파는 DS R1을 믿을 수가 없어서 웃돈을 더 주고 구입하러 이곳까지 왔다니!”
“자네 저 여인들 얼굴 보고 하는 소리야? 반질반질하잖아? 저건 DS R1를 장복해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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