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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14화 (21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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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조차 의혹이 갔다.

물론 다니엘 총장 역시 눈치는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논문이 워낙에 뛰어나서 최소한 박사 정도는 생각하는 바람에.......”

“사장님을 놀리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비록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대학을 자퇴했지만 능력만큼은 박사 이상입니다.”

이런 아부.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나온 이야기였다.

조민우 역시 일방적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죠.”

일단 이렇게 끊어주었다.

어차피 자신이 굳이 MIT와 싸울 수는 없었다. 문득 대화하는 중에 느낀 것이지만 뒤 늦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가만 제니퍼가 어떻게 스코트 교수와 같은 이들을 꼬득인 것일까? 난 당연히 합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MIT 교수가 여기까지 올 이유는 없었다.

그건 초등학생이라도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그제야 왜 MIT 학장이 이 먼 한국까지 온 것인지 깨닫고는 일단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물론 곧 나온 이야기는 하소연이었다.

“물론 우리 대학 측에서 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대학 교수를 무려 60명이나 빼가버리면 어떻게 하십니까?”

“아니, 그것도 넘어가죠. 제가 굳이 사장님이 만든 논문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정황만 놓고 보면 좀 이상한 부분이.......”

물론 이런 말은 말꼬리를 흐렸다.

조민우 눈치가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곧 이어서 나온 이야기는 전부 이런 방향이었다.

주로 조민우, 넌 네가 지난달에 한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이런 투 말이다.

조민우도 묵묵히 듣는 중에 다소 발끈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내심 캥기는 것이 있자 무조건 그를 비난할 수만은 없었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죠. 그래서 제가 뭘 해드리면 됩니까?”

“그건........”

“설마 교수들 보고 강제로 돌아가라고 하라는 말은 아니겠죠?”

“그랬으면 좋겠.......”

그는 손을 들어서 그의 입을 막은 후에 곧 바로 옆에 있는 정 부장에게 소리쳤다.

“스코트 교수님을 좀 부탁합니다.”

“네, 사장님.”

***

스코트 교수도 사악한 음모를 꾸려서 이간질을 한 것은 사실이어서 나름 찔리는 것이 아주 많았다. 몇 가지는 사실 불법적인 것이라서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도 있었다.

다만 MIT 측에서 대놓고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그를 위한 이곳에 있는 교수들의 인맥을 타고 MIT에 대해서 부정적인 소문이 나면 좋을 것이 없었다.

그건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도 MIT 총장이 한국에까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듣자 놀라운 따름이었다.

‘이거 골치인 걸?’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교수들은 다들 꽤 만족했다.

일단 가장 크게 좋아한 것은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였다.

이곳에는 누구도 터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조민우조차 그 흔한 연구 논문에 대한 이야기조차 없었다.

‘아니 아예 까먹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 오히려 미안해서라도 다들 일을 하는 분위기였다. 최소한 논문 한 편 정도는 그래도 발표를 해야 최면이 선 탓이다.

아니 최소한 받는 급료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웃긴 것은 뭐야 하면 그런 중에 투자금 집행 내역으로 받은 돈이 무려 두 자리 숫자였다.

결국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일을 혼자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각자 사람을 불러 모았다.

덕분에 이 DS 부설 연구소는 생긴 지 불과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서 연구원만 무려 300명으로 늘어나버렸다.

아직 이곳에 들어온 한국 고딩이 하나도 없으니, 교수대 학생의 비가 300:0이라는 터무니없는 결과마저 나왔다.

그런데도 잘 굴러갔다.

스코트 교수는 조민우 사장 호출을 받아서 통로를 걸으면서 한창 연구에 빠져 있는 교수들의 모습에서 확신했다.

더욱이 누구 하나 서로 터치하는 이들이 없어서 자유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거기에 자금 역시 풍부했다.

비록 MIT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해도 자기 임의대로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었다.

‘이제 와서 나라고 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으니.’

결국 이런 마음을 한 상황이라서 MIT 총장을 봤을 때도 함부로 하기는 어려웠다.

“허어, 다니엘 총장을 이곳에서 보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

다니엘 초장은 처음에 다른 사람인지 알고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과 마지막으로 대면했을 때 이 새끼, 저 새끼 하던 양반인 탓이다.

다만 그는 MIT를 꾸려가는 총장.

딱 봐서는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는 피식 웃었다.

“하하하,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스코트 교수님을 뵙게 되어서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둘 다 참 말은 고운데, 주고받는 눈빛은 전혀 아니었다.

조민우도 이제는 눈치가 있어서인지 그냥 두지 않았다.

“자자, 그러지들 마시고요. 우리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죠!”

그냥 한 말이었는데.......

다니엘 총장은 반사적으로 내심을 드러냈다.

“솔직히 스코트 교수님이 우리 교수들을 수작을 부려서 몽땅 데려가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노벨상을 받은 분이라지만 너무한 것 아닙니까?”

“이봐, 다니엘 총장, 당신은 뭐 잘할 것도 있다고 그래? 아니 기존에 투자를 받은 교수 자금을 이용해서 다른 교수들 뒷구멍을 메운 것은 잊어버린 거야? 그건 양아치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아니, 씨발, 우와, 정말 미치겠데. 스코트 교수님,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그건 대학 내부적으로 복잡한 사정이 있다고 했지 않습니까?”

“복잡한 사정? 그 더러운 정치 술수를 내가 모른다고 생각해? 그 때문에 그만 둔 교수가 무려 10명이야. 여기 있는 교수를 빼왔다고? 지랄 개소리 하지 마, 어차피 다 떠날 교수들이었어!!!”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

God Damn!

Fuck You!

욕설이 난무하고, 목소리는 고고성을 올렸다.

처음에는 참 좋았는데.......

가면 갈수록 망가지는 모습이었다.

“........”

조민우는 이마를 지끈지끈 누르면서 이 두 사람 처우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딱 봐서는 자신이 지저분한 사람에 빠져다는 것을 눈치 챘다.

다만 한 가지 만큼은 걸고 넘어갔다.

“좋습니다. 뭐 그렇다고 하죠. 그런데 이제 와서 이 한국에까지 와서 뭘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겠습니까? 설마 제가 쓴 논문 권리를 MIT 대학 소유라고 억지를 펴는 것은 아니겠죠?”

“그건.......”

‘맞습니다!’라고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배가 아파서 여기까지 왔다는 말도 말이다.

스코트 교수가 MIT에 있었다면 노화 논문도 자신의 대학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러면 또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것도 말이다.

그는 물론 이런 점도 걸고 넘어졌다.

“그 노화 논문 말입니다. 설마 스코트 교수님이 쓴 것을 제가 차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죠?”

“제가 보기에는.......”

“이봐요, 다니엘 총장님, 저희 DS에서 최근에 나온 제품 보셨어요? 그 제품의 기본 원리 중에 포함된 것이 바로 이 노화 논문입니다. 다만 제가 전혀 몰라서 그것을 발표하지 못한 것뿐입니다. 다행히 스코트 교수님이 이곳에서 오자 그런 이론적인 부분에 도움을 얻어서 하게 된 겁니다.”

“.......”

그는 그제야 입을 다물고는 힐끗 스코트 교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가 곧 고개를 끄덕인 것도 말이다.

서로 아웅다웅 해도 자존심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인정했다.

결국 그는 노화 논문이 정말 조민우가 발표했다는 것을 깨닫자 힐끗 그를 쳐다보았다.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세상이 넓다는 것을.

“저, 정말 놀랍군요!”

10장 MIT 대학의 제안

다니엘 총장 역시 무조건 나고 편파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그였다면 MIT 총장 따위는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어느 정도 현실을 인정하자 그제야 좀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는 물론 조민우의 배려 덕분에 DS 본사 근처에 있는 DS 아파트(?)에 숙식을 거주하면서 이런저런 주변을 돌아보았다.

“호오, 경치가 참 좋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느낀 것이지만 이곳은 너무 조용합니다. 마치 주변에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한 답변은 지나가던 한 노인이 말해주었다.

그것도 능숙한 영어로 말이다.

“그거야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조민우 사장님이 이 근처 2천만 평의 땅을 모조리 구입했으니까. 처음에 있던 사람들도 DS 입사한 이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들 떠난 겁니다.”

다소 익숙한 영어에 놀랐지만 의문이 더 앞섰다.

“헐? 2천만 평을 전부 말입니까?”

“그렇지요. 아니 제가 알기로 최근에 더 매입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모르지. 하여간에 저 산 능성부터 시작해서 눈에 보이는 땅이란 땅은 죄다 DS에서 매입했어요. 다시 말해서 이 땅에 허락 없이 들어오면 사유지 침입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소음이 날 리가 없지요!”

“정말 놀랍군요.”

다니엘 총장은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일단 조민우의 황당무비한 처세에 일단 감탄했고, 한 농부의 본토식 영어에 감탄했다.

“그런데 어르신은 영어를 참 잘 하십니다.”

“저요? 소시적에 영어를 좀 했지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 보면 의외로 네이트브 수준의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그렇군요.”

다니엘 총장은 곧 사라지는 평범하다 못해서 익숙한 농부의 뒤 모습을 보고는 DS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 뭔가 심상치 않는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다.

더욱이 이곳 부지는 너무 좋았다.

연구하기에는 말이다.

‘어쩌면 스코트 교수가 그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것일 수도 있지.’

물론 그만의 착각이었다.

***

조민우도 일단 다니엘 총장을 방치했지만 꽤 신경이 쓰였다. 굳이 문제 따위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한 일주일 조용히 지내던 그가 다시 자신을 방문한 것이었다.

“이번 일은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네?”

“다만 한 가지 조건만 들어주신다면 말입니다.”

“조건이라뇨? 그게 뭐죠? 먹는 겁니까? 우걱우걱.”

“.......”

다니엘 총장은 기가 차서 입을 다물자.

조민우는 그제야 헛기침을 하면서 툴툴거렸다.

“크흠, 농담입니다. 조건이 뭡니까?”

“DS 부설 연구소는 일종의 대학 성격을 가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저희 대학과 자매결연을 어떨까 싶습니다. 정확히는 아예 서로 자유롭게 교수나, 학생을 서로 오갈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물론 학점 역시 양 단체에서 얻은 것을 서로 인정해줍니다. 특히 DS에서 졸업장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저희 MIT 졸업장과 동일한 효과를 주는 거죠.”

일테면 상호교류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류와는 좀 달랐다.

아예 서로 대학 시스템을 같이 공유 하는 경우였다.

DS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큰 이익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 역시 다소 고민을 해보았지만 무조건 이런 제안을 배척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지금은 아직 공인받은 기관이 아닌 것도 크게 작용했다.

‘MIT 정도라면 나쁘지 않잖아?’

“좋습니다.”

다니엘 총장은 썩은 감자 먹은 표정(?)을 하고 있는 스코트 교수를 힐끗 쳐다본 후에 방긋 미소 지었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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