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15 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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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숙은 어떻게 보면 소위 말하는 SKY 대학에 관심이 많은 여인이었다.
그녀는 특히 자신의 자녀 교육에 정말 극성이었다.
어느 정도이냐 하면 자녀 고등학교 교육비에 대략 2,000만원 정도 사용했다.
물론 그만큼 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그녀 친구들 역시 끼리끼리 통한다고 의견을 교류하면서 비용에 관계없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대학 입시나, 그 결과에 대해서 항상 주시했다.
이런 그녀가 DS 부설 연구소에 대한 이야기를 놓칠 리는 없었다.
‘어머, 정말 괜찮네.’
하지만 문제는 허가였다.
지금 봐서는 졸업해도 졸업장이 없었다.
결국 대학 졸업증을 받을 수가 없다는 의미였다.
이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이런저런 갈등을 해보았지만 누구보다 한국 사회의 폐쇄성을 잘 알았다. 졸업장이 없으면 다른 어떤 일도 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취업을 막론했다.
아니 취업이야 자신의 남편 직업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문제는 정작 다른 곳에 있었다.
‘괜찮은 혼처 구하기가 어려워.’
이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그래서 일단 DS 부설 연구소는 포기했다.
이건 자신만의 의견이 아니었다.
대다수 자신의 친구들 역시 비슷했다. 그리고 사람 마음은 비슷하다 거의 대부분이 이런 자신의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곧 이어서 터진 한 사건.
-DS 부설 연구소, 조민우 사장 노화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다.
그리고 곧 이어진 다른 사건.
-DS 부설 연구소, 조민우 사장 노화 메커니즘 사이언스 지 탑면을 장식하다.
여기까지만 해도 다시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그리고 곧 이어서 나온 다른 논문 역시 무시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전부 노화 관련된 내용의 논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곧 발표된 또 하나의 소식.
-DS 부설 연구소, MIT와 자매결연을 맺다!
처음에는 다들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뜬금없는 MIT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런 세계적인 대학과 서로 제휴를 했다는 것이 마냥 이상하게만 보였다.
‘돈민우가 돈을 또 먹였나?’
이런 정도의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세부 기사를 통해서 알려진 몇 가지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특히 한 구절은 말이다.
“......와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닙니다. DS 부설 연구소에서 졸업장을 받으면 그것은 곧 MIT 졸업장을 정식을 받은 것과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즉 한국인은 굳이 미국 MIT로 유학 갈 필요 없이, 국내에서 간단히 졸업까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겁니다.”
이 내용과 더불어서 이어진 다음 내용도 의미심장했다.
“......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DS 부설 연구소의 교수진 모두가 이미 MIT에서 교수를 하던 이들입니다. 여기에 DS에서 최근 투자한 자본만 해도 무려 3,000억. 이런 것만 감안해도 DS 부설 연구소가 이미 세계 초일류의 대학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내용은 정말 믿기가 어려웠다.
“!”
최미숙 역시 입을 살짝 벌린 채 경악했다.
MIT라니.
자신도 할 수만 있다면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미국은 워낙 거리가 멀고,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서 자신이 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나름 노력을 해보기는 했지만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한국에 있는 서울대에 보내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자식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런데 굳이 미국에 가지 않고도 MIT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녀는 당연히 DS 부설 연구소 서버에 들어가서 입학 요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바로 자식에게 준비를 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거기에 나와 있는 요강은 정말 간단했다.
1. 한국 대학 시험에 결격 사유가 없는 이.
2. 입학 시험 없음.
3. 수능 성적 배제.
4. 내신 배제.
5. 심층 면접을 통해서 입학시킴.
바로 이런 내용이었다.
그녀도 이렇게 되자 곤혹스러웠다. 뭘 하고 싶어도 당장에 평가 기준이 모호 하자 대안을 강구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식을 위해서 절대로 DS 부설 연구소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
최미숙 저택.
“흐음, 당신 말은 잘 알겠어. 그래서 나 보고 어쩌라는 이야기지?”
“당신은 그래도 법무부 장관이잖아요? 그 정도면 그 조민우인가, 쥐민우인가에 말을 해줄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고 시험 문제를 가르쳐 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입할 할 수 있는 지 말에요.”
정찬환 장관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건 아냐.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가야지. 그런 편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
“당신, 정말 그럴 거에요? 지금 자식의 100년 미래가 걸려 있는 일에 그 따위 벽창호 같은 소리를 할 거에요?!”
찔끔.
아무리 법무부 장관이라고 해도 이런 와이프의 압박에는 대책이 없었다.
더욱이 이것도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식적인 학대 수준에 이르면 말이다.
쫑알쫑알.
바가지를 박박 끌어내는데, 한 일주일 정도 씹히고 나자 생각이 바뀌었다.
‘하긴 뭐 그냥 단순히 안부 전화 정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
DS 사장 집무실.
조민우는 비서를 통해서 들어온 상대 신분을 알고는 어이가 없었다.
“법무부 장관? 아니 그 양반이 왜 저에게 전화를 한답니까?”
“그게 뭔가 긴히 할 말이 있다고.......”
“끄응, 알겠습니다. 바로 바꿔 주세요.”
곧 바로 전화기를 통해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전 지금 법무부 장관을 하고 있는 정찬환이라고 합니다.>
<네, 장관님, 저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법조계 쇄신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장관님의 모습. 잘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이렇게 시작은 좋았다.
그런데.
곧 이어진 이야기는.
<네? DS 부설 연구소 입시 요강요?>
<하아, 죽겠습니다. 와이프가 계속 괴롭히는 데, 피가 마를 지경입니다. 제가 무슨 시험 내용을 가르쳐 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사람을 뽑는 지 명확한 기준을 말해달라는 것입니다.>
기준?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었다.
조민우는 지금 애들을 어떻게 뽑느냐 보다는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로 교수들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관심이 있었다.
교육은 그 다음 문제였다.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없는 법.
결국 입시 요강을 지금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상대 눈치도 만만치 않았다.
<설마 입시 요강이 전혀 없는 겁니까?>
<그, 그럴 리가요. 당연히 있죠.>
<그러면 그걸 좀 부탁합니다. 제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것이 좋다고, 제가 조 사장님에게 이런 일로 도움을 얻으며 다 가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아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좀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한 후에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오, 그래요? 그러면 좀 부탁합니다.>
***
조민우는 이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그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곧 이어서 계속 전화가 온다는 것이 문제였다.
<환경부 장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국방부 장관에거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성 그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현한 그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
......
이렇게 시작된 전화 연락.
그야말로 전화기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아무리 그가 요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이런 전화에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받으면 하는 이야기 동일했다.
시간이 더해갈수록 분위기는 끔찍했다.
‘이거 뭔가 대책이 필요해.’
***
조민우도 처음과는 달리 심각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중에 느낀 몇 가지 사실이 있었다.
바로 대학 정원에 관해서였다.
너무 소수 정원으로 사람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면 같이 공부하는 것이다.
바로 어울려서 같이 살아가는 것.
그런데 달랑 30, 50명만 받아서는 곤란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이 숫자를 늘리면서 대학 재정에서 빠지는 돈이 만만치가 않았다. DS에서 계속 DS 부설 연구소로 놓을 퍼붓는 것도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건 좀 문제야. 결국 복지 혜택이 가장 큰 문제인 건가?’
물론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 다음은 바로 대학 교수들에 대한 투자 역시 난감한 것이다. 지금은 DS가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DS 부설 연구소에 투자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건 순수 연구소일 때는 가능하다. 그런데 무조건 입학한 애들에게 무료로 해주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단적인 예로 만약 대학 정원을 1,000명만 잡아도, 한 사람당 들어가는 유지비용만 해도 대략 2억 정도로 잡으면, 무려 2,000억이었다.
여기에 각 교수 연구실, 설비에 다시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 역시 못해서 2,000억을 잡으면 무려 4,000억 소요가 된다.
매년 이 돈이 DS 부설 연구소에 들어간다면 상당히 무리한 일이었다.
‘이건 아니야.’
***
조민우는 본의 아니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DS 대학 설립을 통해서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되지 점점 고민을 깊이 해보았다.
자연스럽게 국내 고등학교 과정에 있어서 문제 역시도 검토했다. 심지어 기존 대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다행한 것은.
‘교육부와 무관하다는 거야.’
그래서 더욱 정책 결정하기가 수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있었다.
‘기부 입학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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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입학제.
쉽게 말해서 일정 이상의 돈을 지불한 경우에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이다. 그 돈으로 다른 형편이 안 되는 애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
하지만 지금 대한미국 대학에서는 채용되지 않는 제대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론의 반대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조민우는 이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슬그머니 카더라 통신 방법을 이용해서 슬쩍 정보를 흘렸다.
그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500명으로 모집 인원을 늘리데, 기부 입학제 정원 역시 100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부 입학금 액수를 100억으로 정했다.
여기에 나머지 400명은 전액 장학금은 기본이었고, 일단 차량 역시 중형 세단으로 올렸다. 그리고 기본 급료 역시 연봉 6,000으로 맞추었다.
여기에 다시 학과 성적을 반영해서 다시 인센티브제를 추가했다. 즉 공부만 열심히 하면 1억도 벌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그 이상도 가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2억 시가 가치의 DS 아파트가 제공. 다만 이 경우에는 DS에서 최소 2년 이상 일을 해야 소유권을 얻을 수가 있었다.
더욱이 본인 연구 개발비로 2억이 기본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뭘 하던지 간에 자신이 쓸 수 있는 한 해 예상이었다.
그리고 이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DS 대학 내부에 있는 모든 편의 시설은 전부 무료였다. 하다 못해서 밥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콘돔(?)까지 전부 말이다.
심지어 생필품 역시 무료였다.
만약 이 과정 중에 결혼하게 되면 다시 추가 금액이 나왔다.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였다.
이런 소문이 들자 당연히 대한민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
교육부.
콰앙.
“쥐민우 이 개 새끼가 완전히 미쳤구나!”
조용.
하지만 여기에 호응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입만 다물고 있었다.
그런 중에 김응구 제 1차관이 결국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사실 DS 부설 연구소는 대학이 아닙니다. 사 기업 연구소일 따름입니다. 본인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막상 말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면 이대로 두고 보라고?”
“그게 좀......”
“웃기는 소리 좀 하지 마. 이건 정말 안 되는 이야기야. 대한민국 교육의 근간을 뒤 흔드는 가장 악랄한 수단이야!”
“.......”
여기에 대해서 다들 붕어처럼 입만 뻐꿈거렸다.
동의하기에도 좀 그랬고, 동의 안하기에는 더욱 난감한 면이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고경운 기획조정실 실장이 입을 열었다.
“차라리 언론에 그런 식으로 비공개 인터뷰 식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어떨까요? 분명히 반발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공감입니다. 지금 당장은 DS 부설 연구소를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론의 힘이라면 좀 다를 겁니다. 특히 지금 당장 기존에 고생하는 학부모들이라면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을 겁니다.”
“좋아. 그렇게 하지.”
***
중성 일보는 편집장은 이런 내용을 교육부에서 받고 나서는 아예 정해진 인터뷰 내용을 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이런 골치 아픈 일은 딱 질색이라니까!’
딱 봐서는 언론 조장인데, 굳이 자신이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곧 바로 그냥 공표해버렸다.
-DS는 자신의 부설 연구소를 내세우서 대한미국 교육 백년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인터뷰 내용.
조목조목 조민우를 비난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학부모들 역시 찬성했다. 그녀도 굳이 있는 놈 자식이 대를 이어가면서 쉽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기부 입학제를 하겠다는 조민우를 화형에 처하자!
-백년 교육 대계를 흔드는 조민우를 총살에 처하자!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곧 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교육부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학부들이 전부 다 들고 일어난 것이다.
그들 중에는 의외로 기부 입학제를 찬성하는 이들이 적지가 않았다.
아니 꽤 많았다.
-이 개같은 년들아, 너희들은 돈이 많으니, 그 딴 소리를 하는 거지. 왜 조민우 같은 분이 나서서 교육 혁신을 하려는 것을 막는 거야?
-너희 같은 년들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이 이 개판인 거야!
불붙기 시작한 싸움은 그야말로 단순히 혈전이 아니라 상대를 죽여야 하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원래는 이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달리면서 오히려 여론이 이원화가 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결국 이 일을 만든 교육부는 겁먹은 쥐새끼처럼 조용히 꼬리를 말고는 숨을 죽였다.
***
“......”
조민우는 물론 교육부처럼 그럴 수가 없었다. 그는 이 이원화 여론의 포화 중앙에 있는 입장이라서 더욱 그러한 면이 있었다.
그는 거의 매일 매일 신문 지상, 특히 유독 탑면을 통해서 올라오는 기사를 보는 것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끄응, 골치 아프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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