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21화 (221/397)

< -- 221 회 -- >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과거라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랐다.

지금은 DS 대학 때문에 한국 대학 전체 이미지가 문제가 될 소지지가 있었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 사안은 뭔가 대안이 필요합니다. 지금 현직 입시 지도를 하는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다들 현재 대학 진학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전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DS 대학 진학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봐야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텐데?”

“물론 알죠. 하지만 서울대 역시 신입생 정원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닙니다. 차라리 서울대 보다는 오히려 DS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훨 낫습니다.”

딱 이 한 마디 말.

그런데 반론을 제시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 DS 대학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혜택은 일반 대기업보다는 나았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입학하기만 하는 여러 가지 장학금 역시 만만치 않았다.

DS가 벌어들이는 이익이 이와 관련이 있었다.

심지어 DS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직접적으로 관련도 있었다.

그런 일을 하다보면 돈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오로지 연구만 하는 되는 일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금 DS 대학 커리큘럼은 마치 일반 연구소에 취업한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들어가면 강의실에 앉아서 편하게 교수에게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것은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공부 자체가 실무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학습 효과가 극대화가 됩니다. 그러니 다른 일반 대학이 따라갈 수가 없지요.”

조용.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이건 잘못하면 한국 대학 전체에 파급을 줄 중요한 사안이었다.

지금이야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문제가 되지 않을 뿐.

만약 그 교육을 제대로 이수한 이가 폭탄 몇 개를 터트리면 기존 대학, 즉 교육부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곧 지금 관행처럼 되어온 고교 교육 전체에 파급효과를 줄 것이 분명했다.

이주민 교육부 장관은 안색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다가 결국에는 한 마디 하고야 말았다.

“전국 대학 총장에게 이 안건 관련해서 회의 소집 연락하게.”

“알겠습니다.”

그는 곧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들을 한 번 살펴본 후에 눈을 살짝 감았다. 이대로 그냥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생각해보았다.

물론 별 일 아닌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만약 제대로 교육부 무용론이 나오면 타격이 심대했다.

심지어 자신은 하차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잘못하다가는 교육부 사상 최악의 장관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럴 수는 없지.’

***

경한대 총장은 요즘 들어서 한 가지 일 때문에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바로 조민우 사태였다.

그도 사실 처음에는 잘 몰랐던 사실이었다.

단순히 전자과 대학생 하나로만 보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 전자과 재학생이 자퇴서를 낸 것을 보았다. 보통 자신도 결제하면서 그냥 한 번 힐긋 본 것으로 끝이었다.

그리고는 잊었다.

한 명 정도 없어진다고 해서 자신의 대학에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었다.

문제는 그 자퇴생의 정체였다.

‘설마 DS를 설립한 조민우 사장이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곧 몇 가지 확인을 해보았다.

그런 중에 알게 된 것은 너무 잦은 휴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번에 다시 복학하게 된 경우였다. 그런데 이 경우는 여러 가지 정상 참작이 가능했다.

자기 사업을 해서 한창 잘나가다가 낙마한 경우였다.

그리고 다시 재기하기 위한 발판으로 복학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바로 DS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따라서 이런 학생은 대학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베풀어서 밀어줘야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재학생이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것이 곧 대학 발전과 직결된다.

실제로 스탠포드 대학의 실리콘 밸리가 그런 좋은 사례이다.

‘그런데 아예 내 쫓아버렸다니!’

속이 얼마나 탄 지 옆에 놓인 냉수부터 마셨다.

꿀꺽꿀꺽.

목이 사한 느낌에 그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면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 다른 총장들이 알면 비웃음거리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런데.

곧 비서를 통해서 올라온 한 가지 내용.

-교육부 장관님, 전국 대합 총장님에 회의를 소집하셨습니다.

‘무슨 일이지?’

***

교육부 대회의실.

경한대 총장은 연락을 받기가 무섭게 곧 바로 도착해서는 이미 이곳에 와 있는 안면이 있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모인 겁니까?”

“제가 듣기로는 DS 사태 때문이라는 이야기 있더군요.”

“DS 사태라.......”

“그 조민우란 친구 말입니다. 그 친구가 설립한 DS 대학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아마 회의를 소집한 것 같아요.”

경한대 총장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에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뭔 지 알 수가 없습니까?”

“제가 들은 바로는 DS 대학 신입생 분포 때문에 그럴 겁니다. 그 쪽 DS 대학에 감사팀으로 내려간 친구들 이야기로는 원래 성적대로 했다면 한국 고교생은 채 0.1% 안되었다고 합니다.”

“헐? 정말입니까?”

“네, 창피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조민우 사장이 막 우겨서 10%라고 정해서 국내 고등학생을 받기는 했습니다만.......사실 걱정이 되죠. 들어보니, 들어가는 순간부터 경쟁이 장난 아닙니다. 어중간하게 공부했다가는 아예 졸업 자체가 안 되더군요.”

“.......”

그는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하지만 차마 조민우가 경한대 출신이었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그냥 모른 척하자!’

***

교육부 내에는 대학지원실이 있는데, 이들이 하는 업무 중에 하나가 대학선진화관이다.

보통은 대한교육에 관한 기본정책이나, 자율화, 대학 교원의 인사제도 개선, 행정제제, 국립대학 설치, 대학 병원 운영 등에 관한 일을 전담하고 있다.

따라서 구자운 실장은 DS 대학에 대해서 꽤 깊이까지 연구했다. 그는 심지어 DS 감사실까지 직접 내려가서 DS 대학 내부에 있는 커리큘럼을 실제적으로 경험까지 했다.

하지만 그가 이 DS 대학에 대해서 말하기 앞서서 논하는 것은 당연히 그 설립자인 조민우 사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조민우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지, 실제로 나이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화두를 끊었다.

그리고 곧 나온 이야기는 역시 그의 개인적인 이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대다수 이들은 지금 DS 기업, 이나 DS 대학의 선진화된 시설을 보고는 그가 유학파, 즉 아이비리그 하버드 대학을 나왔다고 지례 짐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가 다닌 대학은 바로 대구 경한대입니다.”

조용.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모인 전국 대학 총장이나,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실무자들 역시 물끄러미 경한대 총장을 쳐다보았다.

아니 그냥 본 것은 아니었다.

거기에는 실로 많은 의문이 담겨 있었다.

“.......”

경한대 총장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면서 입을 다물었다.

아직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분란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구자운 실장의 목소리가 다소 싸늘해졌다.

“사실 경학대에서 조민우 사장이 계속 진학했다면 지금 DS 사태는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조민우 사장도 모교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습니다. 초창기에 시작한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크게 좌절을 경험했지만 다시 대학에 복학한 후에 안정을 찾았습니다.”

여기까지 하고 나서는 잠깐 텀을 두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다시 목소리가 바뀌었다.

“그런데 경한대에서 공부하는 중에 결국 다시 재기를 성공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DS의 설립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여러분이 언론을 통해서 아는 그대로입니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딱 4글자로 모든 것을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여기가지 하고는 힐끗 경한대 총장을 째려봤다.

“이 때까지만 해도 조민우 사장은 그다지 현 대학 시스템에 대해서 불만이 없었습니다. 대학을 잘 다녔죠.  즉 그대로 뒀다면 차라리 경한대에 투자해서 태학을 키우려고 했을 겁니다. 그렇게만 되었어도 다른 대학 역시 도움을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했을 겁니다. 그런데.......그렇지가 못했지요.”

잠깐 다시 침묵을 지킨 후에.

“다만 사업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저히 대학을 다닐 여건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휴학을 선택했는데.......경한대 측에서 학사 규정을 내세워서 다시 강제 복학을 선택하게 한 겁니다. 이렇게 되자 조민우 사장도 고민한 거죠. 자신이 이대로 시간 낭비를 해야 할까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고,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택한 것이 바로 DS 대학 설립입니다!”

쿠쿵.

순간 총장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요즘 들어서 제일 싫어하는 놈이 있다면 정치하는 놈들 빼고는 조민우 사장이었다.

이놈이 만든 DS 대학 때문에 알게 모르게 대학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만들이 돌았다.

그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 대학의 정체성 의문이었다.

그건 실로 심각한 문제였다. 이전에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던 이들이 이제는 회의를 하면서 DS대학에 관심을 가졌다.

‘아니 심지어 DS 대학으로 편입한 놈들이 있었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총장인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총장들은 다들 자신의 앞에 놓인 냉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생각할수록 이가 갈리는 일이었다.

편입으로 토낀 놈들이 대다수가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들이었다. 그들은 향후 자신의 대학을 빛낼 수 있는 자질이 유력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이유를 잘 몰랐다.

지금에서야 그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다들 경한대 총장을 째려보는 분위기.

경한대 총장이 결국 한 마디 했다.

“크흠, 사실 그 당시에는 저희도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분위기은 이내 좋지가 않았다.

“아니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대학 다니면서 회사까지 설립한 뛰어난 인재에 대해서 몰랐다니요? 도대체 그 경한대는 재학생 관리를 하기는 하는 겁니까?”

이건 그나마 양호했다.

은근히 들리는 소리.

-병신 새끼!

-저런 새끼 때문에 죄 없는 우리들이 욕먹잖아!

-요즘 사는 낙이 없어요. 아니 집에 가면 애들이 뭐라고 하는 짓 압니까? 아버지, 그 대학은 곧 망하는 거에요? 이런 소리를 한다니까요.

“.......”

그는 이런 이야기를 듣자 결국 걍 입을 다물고 말았다. 더 애길해 봐야 자기 욕만 먹는 다는 것을 아는 탓이다.

구자운 실장은 그제야 속이 좀 편해졌는지 목소리를 다시 낮추었다.

“그래서 사실 잘 보면 조민우 사장이 하는 DS 대학 정책이 의도성이 많습니다. 즉 자체적으로 수립한 정책 대다수가 우리 기존 대학 시스템과 대립합니다. 그 이야기는 DS 대학이 성장할수록 우리 대학들은 더욱 침체하게 될 겁니다. 다르게 보면 한국 대학 무용론이 제기 되는 셈입니다. 더욱이 이런 문제는 자칫하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대학 설립을 자극할 수도 있어요.”

조용.

그제야 다들 안색이 좋지가 않았다.

이 말은 지금 한국 대학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자신들의 생존과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자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회의는 계속해서 공회전을 할 뿐이었다.

‘짜증나는 군!’

4장 농산물 자유화(?)

조민우는 물론 한국 대학 전체를 붕괴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는 이 보다 자신의 학사 학위를 따는 것이 우선이었다.

실제로 입학과 동시에 그 자신은 기본적인 과정 자체를 일단 패스했다. 원칙대로라면 대학에 들어가서 한창 교수 시다발이를 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바로 자신의 집무실에서 향후 DS의 향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흐음, DS AA1 이달 매출이 대략 700억 정도라고요?”

“네, 아직은 판로가 단순히 인터넷 판매 중심이라서 아직은 그 정도입니다. 그건 다른 DS R1이나, DS 과실 역시 비슷합니다. 다만 전체 매출은 거의 2,300억 정도 됩니다.”

“이달만 그런 것이겠죠?”

“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 승인 요청을 해놓았는데, 아직 보류 중인 탓입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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