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5 회 -- >
곧 바로 집 저택에서 가리킨 부위는 조민우가 거취하고 있는 서재와, 안방이었다.
“여기 들어가서 일단 자료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다음 이 쪽 구석에 있는 개인 실험실이야. 지금까지 탐색 결과에 따르면 이 안에도 뭔가 있다고 했어. 그 다음에 만약 자료가 없다면 지금 보고 있는 이 폐쇠 공간에 작업 들어간다. 다만 이것은 최악의 경우에 한해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민우 사장의 컴퓨터와, 서재야. 분명히 그곳에 필요한 정보들이 있을 거야. 알겠나?”
“네.”
“좋아, 이제부터 장비 확인에 들어간다!”
딱 말과 동시에 각 요원들이 자신에게 할당되어 있는 전투복과, 거기에 달려 있는 장비 확인에 들어갔다.
야간 투시경은 기본이었다.
적외선 장치에, 심지어 수류탄, 거기에 실탄까지 모든 확인을 끝냈다. 한 쪽에는 기관총을 들고 있는 이들마저 있었다.
보다 못한 한 요원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 기관단총은 도대체 뭐죠? 설마 저것으로 조민우 사장을 공격하겠다는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카일 팀장은 순간 머뭇거렸다.
사실 이 부분은 말하기 좀 곤란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팀원들의 눈빛에 가득한 의혹을 보자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휴우, 굳이 물어보니, 이야기를 해주지. 사실 이 DS 관련해서는 초창기에 이곳을 습격한 이들이 있었다.”
“초창기라면.......설마 이곳에 건물들이 들어서기 전에 말입니까?”
“그래, 그놈들은 불법으로 소총까지 밀반입한 놈들이었어. 물론 한국 시장에 풀려는 것이 아니라, 중간 교역로로 이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야기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다들 보다 못해서 결국 한 마디 했다.
“그래서요?”
“팀장님, 좀 답답하게 말을 끌지 말고, 핵심을 좀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유언비어든, 아니던 판단은 우리가 하는 것 아닙니까? 일단 도움이 될 만한 정보면 바로 이야기 해주셔야죠.”
이렇게 나오자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신이 그들의 감옥에서 석방(?)을 조건으로 얻은 정보를 구구절절 털어놓았다. 내용은 다소 길었지만 그 요지는 아주 간단했다.
“거대 개(?)라고요?”
“사실 나도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이놈들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했어. 그런데 한 놈이 그놈에게 당한 자신의 팔뚝을 보여주거든. 그 팔이 보면 근육이 뭉텅 뜯겨져 나가 있었어. 그건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었어.”
꿀꺽.
그제야 준비를 하던 CIA 요원들은 안색을 딱딱하게 굳혔다. 다들 농담 삼아서 생각했는데, 장난이라면 자신의 팀장이 저런 말을 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곧 자신들이 지금 무장하고 있는 장비들이 그 개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했지만.......
‘차량 표면을 뜯어 정도로 강한 힘과, 날카로움이라면 당하면 한 방에 훅 간다!’
***
끼익.
카일 팀장이 차량이 멈추자 곧 위장까지 한 요원들에게 손짓했다. 그들은 각각 차량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숫자는 무려 8명.
더욱이 개개인이 어느 정도 미국에서 실전까지 거쳤고, CIA에 있으면서 다양한 작전을 한 요 최정예 요원.
그냥 봐도 든든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앞을 전진하면서 불안하기만 했다.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개 때문일까?’
카일 팀장은 이내 이를 악물었다.
이번 작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 DS의 조민우 사장이 벌이고 있는 짓은 그야말로 세계 농산물 시장에 대혼란을 야기하고 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그 비밀을 찾아야 했다.
그는 때문에 과거 어떤 작전보다 더욱 신중하게 조민우 저택을 향해서 다가갔다.
더욱이 DS 강에는 수림이 형성 되어서 위장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DS 강을 건너서 능성을 딸라 올라가는 지역 역시 과거에 비해서는 나무가 많이 자라 있었다.
천천히 뒤 쪽으로 이런저런 수신호를 보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문득 이런 자신과, 수하들의 모습을 간간히 보면서 실소가 절로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과거 이라크 전쟁 시에는 이 정도까지 긴장하지는 않았는데.......’
자신의 처지가 참 묘했다.
개 한 마리를 걱정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그는 미처 한 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자신들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작전에 임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의 움직임은 귀신을 방불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
다크는 최근 들어서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 주변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특히 소음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DS 대학이 건립되면서 갑자기 사람이 늘어나면서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끔 보면 너무 심한 소리를 만드는 이들은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한 방에 훅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조민우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결국 참아야 했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았다. 특히 다른 개와는 달리 이미 탈태를 거듭하면서 계속 발전을 거듭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능력이 활성화가 되었다. 그 중에 특히 청력이 가장 심하게 발전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면 대략 1km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리는 어느 정도 잡아챌 수가 있다. 다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위험이 되는 기척이나, 느낌 같은 것은 귀신같이 알아낼 수가 있다.
바로 살기 때문이었다.
카일 일행은 나름 철저하게 준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크가 그들의 흔적을 느낀 것은 차량으로 DS 능성 쪽에 도착했을 무렵이었다.
쫑긋.
그렇지 않아도 다크는 요즘 욕구불만이 가득했다. 그런데 자신을 향한 기분 나쁜 살기를 느끼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것은 다크 내부에 잠들어 있는 기운마저 깨웠다.
번쩍.
무시무시한 광채가 조민우 정원 전체를 환하게 밝혔다.
***
조민우 요즘 들어서 한창 앞으로 일 때문에 고민을 하던 찰나에 섬뜩한 광채가 베란다 유리를 통해서 번쩍이자 깜짝 놀랐다. 그는 혹시 자신이 잘못 봤나 싶었지만 광채는 여전했다
후다닥 베란다 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보았다.
다크의 눈빛이 귀화와 같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모습을.
“.......”
그도 처음에는 저놈이 드디어 미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다크는 적어도 중학교 1학년 머리 보다 더욱 뛰어난 놈이었다. 저렇게 혼자 발광하는 것이 아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크는 이런 자신을 보고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저택 한 쪽 허공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뛰어올랐다.
파악.
무려 3m 높이의 담벼락을 도약도 없이 그대로 뛰어올라서 올라선 것이다.
“.......”
조민우는 힐끗 그런 모습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가 이내 말을 걸려고 했다.
“자, 잠깐.......”
파악.
하지만 다크 이놈의 동작이 먼저였다. 곧 바로 사라진 것이다.
물론 웃기는 것은 곧 한 힐끗한 물체가 자신의 품속으로 날아왔다.
탁.
잡아챘다.
그 놈이었다.
늘 귀찮게 하는 어리 다크 놈.
잠깐 이놈을 째려봤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곧 바로 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총소리가 들린 것은 바로 그 순간.
타타탕.
타타앙.
마치 전쟁터에서 들을 수 있는 총 소리였다.
그냥 엽총 탄과는 분명히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곧 이어서 들린 비명 소리.
실로 밤하늘을 처절하게 울리는 소리였다.
“으악!”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급한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막, 막아!”
그리고 곧 이어서 들린 소리는 더했다.
투투투투.
투투투투.
바로 기관단총 소리였다.
이건 딱히 목표를 정하고 쏘는 것이 아니었다.
무작위로 마구잡이로 갈기는 소리였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 것은 다음 순간에 벌어졌다.
휘이익.
‘휘이익?’
콰아아앙!
‘허걱?!’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강력한 폭발 소리가 터진 것이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투투투투!
폭탄 소리와, 기관총 소리가 서로 섞여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
그는 화들짝 놀라서 정신없이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불타고 있는 수림과, 그리고 매캐한 화약 냄새만이 가득했다.
다크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놈이 어디로 간 거야?’
하지만 그가 곧 발견한 것은 사람의 피였다.
사방에는 피가 퍼져있었다.
누군가 큰 부상을 입은 것이 틀림 없었다.
***
조민우는 곧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마나에 집중했다. 지금처럼 무지막지한 기운을 남발하고 있는 다크라면 분명히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DS 능선 쪽이야.’
곧 바로 DS 능선 쪽으로 빠르게 질주했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마나를 바로 끌어올렸다.
비록 바쁜 상황에서 여전히 꾸준한 수련을 해서인지 그다지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DS 능선에 도착해서 본 것은 다크 뿐이었다.
이놈은 전신이 엉망이었다. 시커멓게 그을려 있는 털도 그렇지만, 이곳저곳 상처가 나 있었다. 바로 총탄 자극이었다.
놀라운 것은 관통상은 없었다.
그저 외피에 상처를 입은 것뿐이었다.
그 때문인지 다크 상태는 정말 좋지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부상 때문이 아니었다.
분노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 분노를 아낌없이 표현했다.
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
DS 산자락을 넘어서 울려 퍼지는 포효 소리는 DS군을 넘어서 저 멀리 퍼져 가고 있었다. 그 소리에 담겨 있는 가공한 살기는 보통 사람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이놈이 화가 단단히 났군.’
그는 힐끗 다크 앞에 놓인 총 한 자루를 뒤늦게 발견하자 천천히 그것을 주어서 확인하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총기에는 증거가 될 만한 것이 없었다.
결국 다크가 향한 시선으로 쪽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어떤 놈들인지?’
***
차량은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몰골이 영 엉망이었다.
차량 차체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뒤 트렁크는 깊숙한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안쓰러운 것은 차량 안에 탑승한 이들의 상태였다.
부들부들.
덜덜덜덜.
다들 공포에 질려서 몸을 떨고 있었다.
조금 전에 그 광경을 떠올리고는 몸서리를 쳤다.
어떻게 된 괴물인지 총알도 먹히지가 않았다.
아니 심지어 수류탄 역시 마찬가지였다.
속도는 얼마나 빠른 지 눈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 가공한 힘을 기관단총을 단숨에 두 조각 내버렸다.
자신들이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카일 팀장 역시 반쯤 이성을 잃다가 있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건 개가 아니라, 완전히 괴물이었어!’
그 때 들린 소리.
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
DS 군 전체가 울러펴지는 끔찍한 소리.
도저히 개가 포효하는 소리로는 볼 수가 없었다.
“.......”
그는 결국 SF 영화에서나 겪을 수 있는 조금 전에 겪었던 그 흉험한 공포를 떨치기기 위해서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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