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6 회 -- >
***
CIA 한국 지부.
알렌은 지금까지 설명을 다 듣고 나서도 아직 믿기지가 않았다. 겨우 개 한 마리 때문에 카일 팀장을 비롯한 이들이 다들 겁에 질려 있는 것이 말이다.
더욱이 자신이 아는 카일은 결코 개 한 마리에 겁을 집을 먹을 이가 아니었다.
“카일 팀장, 그게 정말인가?”
“휴우, 지금도 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툭 타온 그놈만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요. 생각을 해보십시오. 단순 점프력 높이만 해도 무려 4m는 그냥 너머 가고, 치타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방향을 전환을 합니다. 거기에 이놈의 발톱은 기관단총을 단숨에 박살내고, 저희 작전 차량 커버를 종이장처럼 찢어냈습니다. 그게 과연 개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으음.”
그도 그제야 안색을 굳힌 채 신음 소리를 토했다.
그냥 쉽게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지금 결과만 놓고 보면 완전히 돌연변이 괴물이었다.
아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자네 말은 조민우가 돌연변이 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말인가?”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일반적인 개, 아니 생물이라고 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그놈을 생포하는 것이 우선이겠군.”
“네? 그, 그놈을 생포한다고요? 총알도 통하지 않는 놈을 말입니까? 아니 뭐로 그놈을 잡으려고 한다는 말입니까?”
“그거야 마취약을 사용하면 되지?”
카일 팀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건 알렌 부장님이 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놈은 단순히 개가 아닙니다. 지켜보고 있으면 생각하는 것이 눈에 보여요. 공격할 때도 약한 부분을 먼저 노린 후에 차분하게 접근해 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그 부분부터 공략 후에 나머지 더 강한 부분을 노립니다. 그건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지능까지 갖춘 놈입니다. 그런데 마취제를 사용한다고요? 아마 그 전에 찢겨서 죽어버릴 겁니다.”
“.......”
알렌도 이런 비아냥거린 이야기를 듣자 입을 다물었다. 설마 상대가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자네 생각은?”
“일단 생포? 그런 생각은 포기하시고요. 만약 하려면 사살이 최선입니다. 그런데 그 놈을 사살하려면 어지간한 병력으로는 안 됩니다. 적어도 중대급, 아니 대대급 이상이 되어야 하고, 바주카포를 비롯한 첨단화기를 전부 동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군의 지원 역시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자네 DS 내부에서 그런 일을 벌일 수도 없지만 벌였다가는 그냥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면 현재로는 방법이 없습니다.”
“으음.”
그는 그제야 카일 팀장을 보면서 신음 소리를 토했다.
지금까지 묵묵히 들을 때만 해도 몰랐지만 새삼 상대의 태도에서 다크란 놈의 능력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렇게까지 무서운 놈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방법이 없을까?’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여기가 전쟁터라면 다른 문제이겠다.
그런데 지금처럼 한국 내, 특히 DS 대학이 설립되어서 한창 말이 많은 DS 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6장 초조민우(?)
조민우도 일단 다크가 놈들을 막아선 것 때문에 무사히 넘기기는 했지만 자신을 습격했던 놈들 때문에 꽤나 고민스러웠다.
지금 봐서는 자신이 노린 것이 분명했다.
거기에 총이나, 기관단총까지 구비했다면 보통 단체가 아니었다.
‘국정원 수준에 준하는 단체야.’
그렇다면 그들이 노리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DS의 핵심 기밀.
자신이 아예 강철로 밀봉해버린 그 시스템일 것이다.
지금이야 다크가 격퇴하기는 했지만 계속 지금과 같은 습격이 있다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놈들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았다.
결국 방법이 있다면 다크 숫자를 늘리는 경우인데, 그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환골탈태의 부작용이 문제야. 만약 다른 개나, 아니면 다른 생물 경우에는 아예 죽어버릴 수도 있어.’
결국 고민을 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자신을 습격한 이들.
그들 역시 다크에게 뜨거운 맛을 보았다.
아마 분명히 그 때문에 고민할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들이 다시 습격했을 경우에 다크를 처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고민이었다.
‘아마 쉽지는 않겠지.’
결국 이 때문에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야 하나라고 생각까지 했다.
다만 여기서 다크 숫자를 한두 마리 늘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까 하는 그런 대안도 떠올랐다.
그런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
***
새끼 다크.
그는 어미 다크에 비해서 지능지수가 더 뛰어났다.
비록 말을 할 수 없지만 조민우가 이제까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말도 배웠다.
그래서 어진간한 말은 전부 알아들었다. 다만 지금 자신은 본능적으로 아직 변이전이라서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실제 CIA습격이 있는 날도 이 때문에 조용히 지냈다.
하지만 그는 그 날 이후부터는 불안했다.
왠지 앞으로 좋지 않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이 때문인지 강하고자 하는 의지가 점점 더 강해졌다.
원칙대로라면 아직 변이 기간이 남았다.
그런데 상황이 바뀐 것이다.
-강해지고 싶다. 절대의 힘을 얻고 싶다!
이것이 새끼 다크의 간절한 바람.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자 변화가 생겨났다.
우드득.
콰드득.
탈태를 시작한 것이다.
환골탈태와 비슷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가 않았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기본적인 근골자체 어느 수준의 이상을 가진 상황.
환골탈태라고 보다는 자란다고 하는 것이 좋았다.
어린 시절의 털이 자연스럽게 빠져 나왔다.
그리고 곧 자라난 것은 질기면서 강인한 털이었다.
그것은 칼로도 쉽게 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질겼다.
심지어 총알에 대해서는 갑옷과 같은 역할했다.
그리고 근골이 점점 바뀌어갔다.
어린 시절의 연약한 뼈와, 근육이 강인하면서 더욱 질겨졌다.
이런 변화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다음은 놀랍게도 내장기관까지 바뀌었다.
강철처럼 질기면서 더욱 탄력적으로 바뀌어간 것이다.
쉽게 지치지도 않으면서 외피를 받쳐줄 정도로 막강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신체기관으로 바뀌어간 것이었다.
그것은 아예 새로운 진화라고 부를 정도로 놀라운 변화였다.
그리고 곧 그 변화는 멈추었다.
새끼 다크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힐끗 쳐다보았다.
눈처럼 새하얀 털이 자신의 전신을 고루고루 감싸고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자신의 몸에 있는 근육은 이전 새끼때와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
특히 무서운 것은.
스르르.
자신의 발톱.
그것은 달빛에 반사되자 섬뜩한 광채를 번뜩이고 있었다.
그리고 위력 역시 간단하지가 않았다.
가볍게 발톱을 휘저었다.
스각.
우리 옆에 있는 강철 기둥 하나가 마치 두부처럼 잘려서 툭 떨어져 내렸다.
새끼 다크, 아니 이제는 화이트라고 해야 할 이놈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덩치는 그렇게 크지가 않았다.
겨우 고양이 크기의 2배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몸에 풍겨 나오는 기세는 전혀 달랐다.
놀랍게도 다크 보다는 더욱 강렬한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드디어 힘을 손에 넣었는가?’
그는 그제야 자신의 능력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이내 잠에 골아 떨어졌다.
‘피곤하군.’
***
조민우는 다크를 비롯한 새끼들에게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음식을 주지 않았다.
그는 아침 식사 시간이 되면 이놈들이 먹을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러면 알아서 각자 그릇을 물고는 전부 자신의 우리로 돌아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 따라 다크 이놈이 늦게 나타나는 것을 보자 한 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아직도 부상이 좀 더 나을 것 같은데, 괜찮을 까 모르겠네.’
잠깐 일어나서 음식을 가져다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뭔가 힐끗한 물체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파악!
너무 빨라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감이 있었다.
흠칫.
조민우는 깜짝 놀라서 주변을 살피다가 곧 자신의 맞은 편 자리에 나타난 새하얀 털을 가진 놈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뭐, 뭐야?’
마치 마법을 사용한 것처럼 나타난 놈.
자신이 만약 보지 않았다면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빠르기였다.
다만 하는 짓을 보자.......
“너 설마 새끼 다크?”
웃기는 것은 이놈의 반응이었다.
발톱 하나를 내밀고는 곧 좌우로 흔든 것이다.
까딱까닥.
“.......”
그는 굳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딱 분위기만 봐도 항상 분위기만 잡고 돌아다니는 그 새끼 녀석이 맞았다.
그런데 그렇다면 오히려 더 이상했다.
‘커졌잖아? 아니, 가만 그 정도가 아냐, 이건 뭔가 좀 다른데......가만 마나 양이......어, 엄청나잖아?’
단순히 엄청나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오히려 자신이 가진 마나양 보다는 훨씬 많았다.
비록 제대로 사용하지는 못해서 그렇지 자신 역시 비정상적인 마나양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믿기가 어려웠다.
이건 마치.......
“초 다크?”
놀라운 것은 이놈의 반응이었다.
끄덕끄덕.
긍정한 것이다.
“.......”
그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도대체가.......’
***
조민우와 다크는 둘 다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자신의 앞에서 대굴대굴 구르고 있는 초다크를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 이상한 것이 많았다.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까앙!
스윽.
망치로 머리를 후려 패도 꼭 무슨 파리에 물린 것과 같은 반응 때문이었다.
초다크는 힐끗 한 번망치를 째려본 후에 그냥 있지 않았다.
가볍게 허공으로 뛰어올라서 그 망치에 발톱 질을 한 것이다.
휘이익.
스걱.
퉁.
망치는 정확히는 두 조각이 나서 실내 바닥에 뚝 떨어졌다.
초다크는 꽤나 그것이 만족스러운 다시 바닥에 몸을 돌돌 말아서는 눈을 감았다.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준 후에의 여유였다.
“.......”
조민우는 망치가 마치 레이저로 절단 난 것과 같은 단면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아니 그는 소름이 오싹 돋았다.
만약 저것을 자신에 휘둘렀다가는 막을 자신이 없었다.
자신만 그럴까 싶어서 다크를 힐끗 쳐다보았다.
놀라운 것은 다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놈 역시 자신의 새끼 때문에 긴장해 있었다. 바로 제어하지 않는 힘을 가진 초다크가 불안했던 것이다.
만약 저놈이 혼자 발광이라도 하면 그것은 다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지금 봐서는 어지간한 것으로 아예 상처조차 입히기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그는 보다 못하고는 힐끗 다크를 째려봤다.
(야아, 저 놈 어떻게 된 거야?)
도리도리.
모른다는 표시.
사실 궁금한 것은 다크가 더 했다.
자신도 저 나이 때는 저 정도가 아니었다.
저건 막말로 완전히 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조민우는 결국 고민을 하다가 이놈의 세포라도 떼 내서 한 번 검사라도 해봐야 하겠다고 마음먹고는 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리고 칼로 살짝 피부 끝 부분만을 오려 내려고 했는데.......
찰칵.
휘이익.
스걱.
초다크가 가볍게 휘두른 손짓에 자신이 들고 있는 칼과, 용기가 조각조각 난 것을 보고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아니다. 크흠, 아, 안하자.”
찰칵.
초다크는 다시 발톱 하나를 내밀어서 자신의 목을 살짝 그은 시늉을 했다.
-까불면 사망이야!
“.......”
그는 하는 짓만 보면 정말 귀여운 놈인데, 그 의미는 너무 섬뜩한 행동에 결국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도 손을 대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지만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라면 이놈이 의외로 시키는 대로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너무 지나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자신이 가진 힘을 함부로 남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거실에서 대굴대굴 구르면서 장난치는 모습만 보면 여전히 어리다는 것이다.
***
조민우도 처음에는 초다크의 변화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도 곧 이 변화 원인에 대해서 한 가지 추측은 가능했다.
‘그 놈들이 습격하고 나서 변화가 생겼어. 설마 위기 때문에 그런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했다.
그는 이런 생각이 들자 초다크를 옆에 두고 면밀히 관찰했다. 물론 칼을 대지는 못하지만 이리저리 만져보는 것까지는 상관이 없었다.
의외로 이런 스킨 쉽을 놈이 좋아했다.
그는 그런 중의 놈의 변화에 대해서 세세하게 살필 수가 있었다.
바로 근골의 변화였다.
‘세상에 완전히 달라졌어!’
처음에는 이런 현상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 추측이 가능했다.
‘다크가 환골탈태를 한 번 했지? 그 녀석을 통해서 태어나서 이미 몸이 태어날 때부터 환골탈태와 비슷했어. 그런데 거기서 다시 변이를 한 거야. 결국 두 번의 변화를 겼었다는 이야기지.’
하지만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초다크도 변화를 했다면 나 역시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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