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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다는 것.
바로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조민우가 누구이고, 그의 성격이 뭐든지 관계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조민우가 지금부터 자신이 모셔야 할 사장이라는 것이다.
최창일 팀장은 결국 기존 이관 받은 자료를 토대로 정리를 거듭하면서 남아 있는 팀원을 다독거리는 일부터 해야 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다지 어렵지가 않았다.
“휴우, 다들 조민우 사장, 조민우 사장 하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어. 이렇게 화끈하게 푸시다니.”
“그러게 말이야. 나도 이제는 더 못 참고, 이직할까 고민했는데, 운이 좋았어.”
“하긴 그게 맞는 것 같아. 조민우 사장님이라면 반드시 우리 회사를 정상화시키실 거야!”
이런 분위기였다.
그는 이 때문에 이런 이들에게 자신이 정리한 일을 분류해서 나누어주었다. 그들에게도 자신의 일을 일부 맡긴 것이다.
차장 직급에서야 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 경우에는 오히려 그들을 그만큼 대우해주었다.
마치 조민우가 자신에게 한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이런 과정 중에서 기존 자신의 회사 자료도 있었지만 상대 회사 자료에 대한 것도 있었다. 거기에는 DS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자료를 조사하는 중에 한 보고서를 본 것은 단지 우연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그 역시 과거 DS 현황 분석이라는 보고서 작성 때 자료 일부 작업을 한 적이 있는 탓이다.
바로 DS의 경영 효율에 대한 것이다.
-굳이 왜 DS SX같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DS SX 농도를 희석시킨 후에, 우리 회사 박카스와 같은 맛 성분을 넣어서 파는 것이 이익 면에서 더욱 유리이다.
바로 이 구절.
당시 회의 중에도 아쉬워했던 부분이었다.
최창일 부장은 이 부분에 관한 것은 따로 취합해서 아예 보고서를 하나 만들었다.
기존에는 DS SX를 공급 받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달랐다. 거기에 박카스 라인까지 있었다. 여기에 원액 들어가는 자리에 DS SX를 넣기만 하면 되었다.
‘나머지는 적정 농도이겠지.’
그런데 당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대략 기존 DS SX 한 병으로 만들 수 있는 숫자는 무려 10,000병 정도였다.
그만큼 농도가 진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렇게 희석시킨 것은 그다지 효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장복하면 좀 다른 문제였다. 꾸준하게 복용하게 되면 신진대사가 좋아질 뿐 아닐, 노화를 비롯해서 성병에도 큰 효력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DS SX 농도가 너무 진해서 효력이 별로 없는 이들에게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즉 DS SX가 도움이 되는 사람을 100 기준으로 잡으면 DS SXD는 무려 10,000 정도 된다는 의미이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은 DS SX구매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점이 바로 DS SX 판매의 한계였다.
‘물론 우리가 이런 사실을 경쟁사에 알려줄 필요는 없었지.’
조용히 폐기된 보고서(?)였다.
지금은 달랐다.
‘반드시 보고해야 할 내용이지.’
***
조민우는 일단 DS 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에 내부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그도 다만 워낙에 많은 이들이 그만둬서 문제가 될 직원들을 추리는 고민을 하지 않아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환영했다. 이미 과거 사업을 하면서 한 번 된통 당하고 나서는 어지간히 검증을 하지 않고는 사람을 믿지 않았다.
더욱이 자신이 손수 키운 회사도 아니고, 전혀 모르는 회사였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다.
‘거기에 이미 한 번 홍역을 겪은 회사이니, 내부적인 문제 역시 많았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었다.
전부 다 그만둔 탓이다.
다만 첫 업무 보고를 듣는 자리에 참석한 팀장 숫자가 작다는 점이다.
‘흐음, 다섯 명이라.’
정말 썰렁했다.
아마 보통 기업가라면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가 않았다. 한 번 부도의 아픔을 겪고 나서 다시 재기한 후에 이런 문제 역시 고민하지 않았다.
이 보다는 남은 이들에 대한 확인에 더욱 집중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의 업무를 보고 하는 태도는 나쁘지 않았다.
“제가 한 것은 기존의 박카스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서 기존 식스 시그마 방식을 개선한, +식스 시그마 방식에 대해서 계속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 내용은.......(중략)입니다.”
지루하면서도 답답한 내용이었다.
딱 털이 잡혀 있는 모습은 대기업 직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관심이 가는 내용은 아니었다.
자신이 굳이 저런 것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불량률 향상에 대한 결과만 알면 되었다.
‘그건 직접 생산 현황을 통해서 확인하면 되겠지.’
***
여기까지는 요식적인 절차였다.
하지만 조민우도 보고를 듣는 중에 한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DS SX 개선안에 대한 연구라.......’
정말 뜬금없었다.
바로 자신의 회사에서 할 일을 다른 제약 회사에서 연구했다는 것이 말이다.
그도 묵묵히 보고를 들으면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한 편으로 크게 충격 받았다.
‘우리가 그렇게 생각 없이 일을 한 건가?’
사실 생각 없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막 운영했다. 다만 워낙에 기술적인 우위에서 차이가 나서 버티는 것뿐이었다. 후발업체가 치고 들어가고 싶어도 알 수가 없으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내용은 바로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지금까지 설명을 했습니다. 요컨대 제가 설명하고자 한 것은 물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품이라는 것은 굳이 좋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농도를 희석시킨 후에 2,000원 정도 가격에서 판매를 하게 되면 무려 10,000 병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2천만 원이군요.”
“네, 기존 DS SX 한 병에 10만 원 정도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좀 더 올려서 판 것도 기억을 합니다만.......그렇다고 해도 지금 저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보다는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즉 기존 매출액이 만약 3,000억 정도라면, 단순 논리적인 계산으로 200배, 즉 60조 시장이 열리게 됩니다.”
쿠쿵.
조민우도 딱 이 말을 듣고는 해머로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아 물론 국내에서 전부 저 물량을 소화할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해외 시장까지 다 고려한다면 저 정도 시장이 현실성이 있었다.
60조.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저 DS SXD 같은 경우에는 가격 저항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범용적인 효과 역시 DS SX보다 훨씬 좋았다.
상품적인 가치만 놓고 보면 DS SXD가 정답이었다.
‘이거야 원.......내가 동화제약 인수 후에 원래 하고자 했던 것은 DS ACW16잖아?’
하지만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차라리 저게 맞았다.
일단 회사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말이다.
“잠깐만요.”
“네?”
“아, 다른 회의는 잠깐 중지하시고요. 일단 이 안건만 오늘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죠.”
“무슨 말씀이신지?”
“DS SXD 말입니다. 저 제품을 양산하는 것으로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말입니까?”
조민우는 피식 웃었다.
“아니, 최창일 팀장님이 지금 스스로 저것이 합리적이다! 라고 제안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알았으니, 하자!고 하는 건데, 그게 이상해요?”
“........”
그는 물론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자신이 발표한 보고서는 어디까지나 단순히 실험과, 이론적인 결과를 토대로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조민우는 그렇게 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바로 진행 들어가기에는 리스크가.......”
그는 곧 바로 손을 들어서 그의 입을 막았다.
“그런 이야기는 필요 없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보고서만 봐서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생산 중에 적지 않는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건 최 팀장님을 위시해서 여기 다른 팀장님들이 서로 협조해서 이 일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딱 부러진 이야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런 태도가 아니었다.
이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를 한 것이다.
이런 지시에 반박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더욱이 사장 지시라면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결과를 기다리죠. 제가 원하는 것은 바로 DS 에스엑스디입니다!”
***
최창일 팀장은 지시를 받을 때만 해도 얼떨떨했다. 거기에 그는 이제까지 자신이 팀장도 아니었기에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 편치가 않았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일단 업무 지시를, 그것도 사장에게 직접 받자 일단 진행을 시켰다.
더욱이 이미 박카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 생산 라인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은 바. 그것을 통대로 해서 기본적인 원액만 DS SX로 바꾼다는 생각했다.
원액은 물론 DS 측에서 공급을 받았다.
그것을 기존 박카스 라인 중에서 하나를 따로 빼서 검토에 들어갔다.
역시나 예상한 대로 문제가 생겼다.
“농도가 예측한 것보다 더 진합니다.”
“그래? 이상하네.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 않은가?”
“아마도 DS 측에서 의도적으로 농도를 올린 것 같습니다.”
“고객 때문이겠군.”
“그렇겠지요. 워낙에 가격이 고가이다 보니, 그런 점에 대해서 아주 민감했을 겁니다.”
“다른 문제는 없나?”
“맛이 문제입니다.”
“응? 맛이라니?”
“두 가지를 섞게 되면 박카스 원액이 주는 향이 적용되지 않아서 그 나머지 성분 맛만 납니다. 그게 좀 그렇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건 좀 고민을 해봐야 할 듯합니다. 기존에 작업한 것은 전부 박카스 원액에 맞춰진 겁니다. 그러니 기존에 했던 실험 역시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좋네, 다만 일정을 가능한 당겨야 돼.”
“알겠습니다.”
이런 문제.
이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단순히 원액만 바뀐 것뿐이었지만 생산 라인에서 줄줄이 엮여 나오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었다. 기존에 있던 것에서 수정해서 문제를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다.
쉽지는 않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자 하나 둘씩 문제는 해결되어갔다.
더욱이 이들 역시 지금 하는 일이 조민우 사장 취임 후에 처음 하는 지시사항이라서 긴장했다. 이번 일이 잘 끝나야 앞으로 서로 편한 탓이다.
‘실수하면 초장부터 찍힌다.’
그건 정말 최악의 경우에 회사를 그만 둬야 했다.
결국 기존 생산 라인 직원들은 거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진행시켰다.
10장 DS 에스엑스디
조민우는 작업지시를 내려놓고는 일절 DS제약 내부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았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지금처럼 이런저런 일로 회사 분위기가 산만한 경우는 내부적인 불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외부에서 강한 압박을 주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했다.
‘그래야 똘똘 뭉치겠지?’
결과는 자신의 예상대로였다.
자신이 취임하고 나서 다소 불안할 수도 있는 회사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다들 갑자기 떨어진 일을 처리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이 일에 달라붙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은 더욱 빨라졌다.
그리고 곧 이어서 결과가 나왔다.
탁.
“이게 DS SXD라는말이군요.”
“네, 맛은 기존의 박카스와 거의 비슷합니다. 어떻게 보면 박카스의 차기 제품의 성격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호오, 그건 정말 나쁘지 않군요.”
“네, 아마 기존에 저희 제품을 즐겨 찾은 고객들은 최소한 이 DS SXD를 한 번씩은 맛을 볼 겁니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아닙니다. 저희는 해야 할 바를 다한 것뿐입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 정도로 하죠. 이 제품은 바로 판매를 시작해주세요.”
“네.”
***
DS SX.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물건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고가였다.
한 두 병정도 구입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것을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봐야했다. 처음에 그렇게 열광하던 이들 조차 한 3개월 구매하고 나서는 질려 버렸다.
-돈민우 이 새끼, 내가 DS 제품을 구입하면 성을 간다.
실제로 이런 현상 때문에 매출이 줄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 월 매출이 겨우 600억 까지 떨어진 것도 그런 이유 중에 하나였다. 한 창 때에 비해서 무려 50% 이하로 매출이 격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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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좀 주시와요~~
(없는 분 추천, 코멘트 부탁여~)
앞 부분 1회차부터 줄 간격 띄우기 계속 수정 중!
정주행 하실 분은 고고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