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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건 당연히 사장님에게 감사의 표시로 한 말입니다.”
“사실 DS SX는 가격이 너무 고가였습니다. DS가 지금까지 비난을 받은 것도 그런 일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서민을 위한 DS SXD를 출시하셨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한 마디씩 쭉 하는 DS 제약 관리자들.
입가의 미소가 가득했다.
정성일 부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특히 인수한 회사가 단숨에 초대박 하나를 놓자 마음을 놓은 표정이었다.
‘운이 좋았어.’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었다.
기존에 DS SX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다만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 정책이 발목을 잡았을 따름이었다.
그러니 회사가 커나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그런 문제 일부가 해결된 것이었다.
조민우 역시 자신이 성희롱(?) 당한 것에는 불만이었지만 이런 분위기에 꽤나 만족했다.
“이번 DS SXD 결과는 저 역시 꽤만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이 아이디어를 낸 최창일 부장에게 말입니다. 사실 지금 시기는 우리 측에서 인수한 후라서 회사가 한창 혼란한 시기라 좀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 좀 마음을 들었습니다.”
그의 이 말.
회의실 분위기는 단숨에 최창일 부장에게로 쏠렸다.
“아, 아닙니다. 저는 당연히 해야 할 바를 한 것뿐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지금까지 어려운 시간을 잘 견디면서 묵묵히 남았던 그 인내의 덕을 본 겁니다. 마땅히 나와야 할 결과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보상은 추가로 진행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보상’이라는 말에 다들 눈빛이 살짝 변했다.
다들 놀란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 곧 부러워했다.
그리고 자신도 노력하면 저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최창일 부장은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할 따름이었다.
‘휴우, 이제 살았구나.’
***
최창일 부장은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대박을 치자 이제는 자신이 부장이라는 직책에 대해서 그렇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부장님, 축하드립니다.”
“이제는 완전히 부장 직위가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참 좋아요.”
“그러게 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좀 불안했었어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혹시라도 우리 팀이 해체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듬직합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져요.”
“하하하, 다들 고마워. 하지만 이건 다 자네들이 날 믿고 따라와 주 덕분이야.”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로 부족한 자신을 이렇게까지 따라와 준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도 며칠 후에 곧 통장으로 받은 급여 통장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얼마 지? 좀 많은 것 같은데?’
처음에는 의아함.
곧 다시 확인한 결과에는 놀라움을 드러냈다.
‘뭐, 뭐야? 2, 2억이라고?’
인센티브.
아니 특별 상여금으로 들어온 금액은 무려 2억이었다.
곧 바로 관리 팀으로 가서 확인한 결과는.
“그건 팀장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나간 금액입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언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네? 당연하죠. 최근에 하실 그 실적 때문입니다. 저 역시 진심으로 축합니다.”
“하, 하지만.......”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자신이 한 일의 결과는 스스로가 잘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려 2억씩이나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조민우의 포상.
그것은 실로 상상을 뛰어 넘었다.
기존에 알던 그 동화제약과는 너무도 달랐다.
***
그 날 저녁.
최창일 팀장은 집에 가는 동안에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이제까지 자신이 했던 그 급료가 허무하기만 했다.
딱 한 번의 일에 대한 성과가 자신이 이제까지 한 모든 수익보다 더 컸던 것이다.
그리고 와이프는 이런 그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여보, 당신 또 무슨 일이 있어요? 그 일은 잘 끝났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 당신, 그건 아냐. 그 일은 잘 끝났어.”
“그러면요?”
다소 다독거리는 그녀.
평소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천천히 설명을 해주었다.
설명을 다 듣고 난 그녀의 반응.
“2, 2억이라고요? 인센티브가요?”
“응, 알아보니, 다른 직원들도 받기는 했는데,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겨우 3천 정도였어. 그러니 내가 제일 많이 받은 거지.”
“우와, 당신 짱에요.”
“하하하,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냐.”
“아뇨, 꼭 그렇게 생각할 수만은 없었죠. 저도 DS SXD를 잔뜩 구입해 놓았는데, 이건 정말 획기적인 것 맞아요. 저도 이제는 성민우라고 하는 걸요.”
“끄응, 당신마저 그러면 어떻게 해?”
“치이, 저도 알아요.”
하지만 분위기는 이내 화기애애해졌다.
그것은 부부 사이에 탄력을 자연스럽게 불어넣었다.
“저기 여보 오늘 우리 일찍 자요.”
“벌써? 지금 8시 밖에 안 되었는데.......”
“아, 이이가 정말 눈치가 이렇게 없어요.”
살짝 화를 내면서 얼굴을 붉히는 그녀.
살짝 흥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결혼 생활을 지금까지 하면서 이런 그녀의 반응은 많이 본 적이 없기에 놀랐다. 하지만 계속 그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 어어~~”
그녀가 아예 한 손으로 그를 잡고는 침실로 끌고 들어간 것이다.
“당신 오늘 따라 정말 멋져요. 그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낸 것을 보면 오늘만큼은 제가 특별 보너스를 주고 싶어요.”
“그, 그래?”
하지만 곧 침실 안에 들어가자 들린 소리.
그건 좀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다, 당신 뭐하는 거야? 거, 거기는 더럽단 말이야, 그리고 난 거기가, 으음, 하지, 크윽, 제발 너무 간지럽다는.......
하지만 이내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침실에서는 곧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졌다.
“아흑!”
후끈한 분위기.
평소와는 너무도 달랐다.
***
로손 편의점은 일본에서 패밀리 마트, 세븐 일레본을 포함해서 3대 편의점의 하나로 손꼽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일이 없었다.
그들은 기존에 늘 해왔던 대로 했다.
비록 중견 편의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신의 영역을 계속 공략하는 것을 봤지만 그다지 신경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
이미 이제까지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 탓이다.
하지만 도큐한즈 같은 곳의 공격은 사뭇 매서웠다.
그 때문이 이들 역시 과거와는 달리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썼다.
기존과는 달리 필요한 곳에 한해서는 나름 공격적인 수단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최근 들어서 패밀리 마트가 치고 나면서 공격적인 경영 때문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다.
벌써 이 때문에 작년 대비 매출이 무려 10%나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대로는 곤란해.’
결국 이 문제 때문에 로손 편의점 본사에서는 때 아닌 회의가 계속 되었다.
“이건 정말 그냥 둘 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놈은 업계 관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놈들입니다. 뻔히 들어가서 영업하는 바로 정면에 매장을 새로 허가를 내 주겠다는 것은 아예 선전포고나 다름없습니다.”
“더욱이 DS SX를 아예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각 매장에 전시해서 교묘하게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수단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그건 저도 공감입니다. 업계 대부분이 DS SX에 대해서 반감을 표시하고 서로 불매 운동을 한 마당에 이제 와서 혼자 먹겠다는 심보를 그냥 둘 수 없습니다.”
이런 회의 내용.
늘 평소에 있어 왔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곧 튀어 나온 이야기는 다른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DS SXD에 관한 내용이었다.
“한국 청량제 시장의 거의 독보적인 박카스 보다 오히려 단기 시장 반응만 월등히 좋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이 제품을 우리 일본 쪽으로 수입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만?”
“아니 그러면 이제까지 해온 정책을 바꾸자는 말입니까?”
“지금까지는 정부 힘을 이용해서 막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DS SXD는 좀 다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냈고, 청량제 인허가를 모두 받은 제품입니다. 결국에는 이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한일 무역에도 악 영향을 줄 테니까요. 따라서 그럴 바에는 과감히 선수를 치는 방향으로 했으면 합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패밀리 마트 이놈들이 저러는 것도 전부 기존에 납품받은 DS SX 때문 아닙니까? 이대로 가면 별로 좋을 것이 없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그냥 있을 수는 없습니다.”
“좋아요. 토요가와 이사가 이번 일에 대해서 한 번 알아봐주세요. 가능하면 바로 수입을 진행하는 것으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
토요가와 이사는 생각보다 야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DS SXD를 수입을 적극추진 한 것도 이런 맥락과 같았다.
그리고 그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곧 바로 조민우 사장에게 흥미로운 제안은 하나를 내놓은 것이다.
“3개월 동안 5,000만병을 수입하겠다고요?”
“네, 개당 가격은 3,000원 정도로 할까 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귀사에서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1,500억이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기존에 DS 시리즈가 잘 팔리기는 했지만 단기에 이 정도 물량이 오고 간 적은 없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이미 저희 회사는 DS에서 기존에 한 실적에 대해서 충분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안을 해도 저희 역시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딱히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 반대할 수는 없었다.
그도 얼떨결에 그냥 허락하고야 말았다.
“좋습니다. 비록 일본 측에서 얼마 전까지 한 행동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쪽에서 그렇게 하겠다는데,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결정입니다.”
이렇게 결정이 나 버렸다.
그도 물론 지난 일만 생각하면 수출하는 것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사업은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감정적인 대립을 통해서 이미 손해를 꽤 본 경험이 있는 탓이다.
‘일일이 지난 일을 들추면 결국 그것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지.’
그런 일은 결코 다시 경험할 수는 없었다.
***
곧 DS SXD는 단 2달 만에 일본 전국에 로손 편의점을 통해서 풀렸다.
처음에는 다들 의아한 반응이었다.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이지?”
하지만 곧 몇 몇 쓰 본 사용자의 반응.
“아, 거기에 쓰는 물건이었구나.”
그리고 확신을 가진 이들의 반응.
“200병 주세요!”
그야말로 날개돋힌 듯이 팔린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DS SXD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그것은 한국에서 반응 보다 오히려 더 좋았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의 늪에서 모든 희망을 잃었던 일본인.
그들은 그나마 섹스(?)에서 위안을 찾은 것이다.
***
패밀리 마트는 이미 초기에 DS 시리즈 수입을 해서 재미를 단단히 보았다.
아니 그들은 DS 시리즈가 수입이 불허가된 상태에서 기존의 남은 제품을 터무니없는 폭리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아무래도 고객들이 비싸기는 하지만 자신의 마트에 오면 특이한 제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발걸음이 더 많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라간 것이다.
그건 DS 시리즈가 팔리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도 곧 로손에서 DSX를 어마어마한 물량을 수입해서 일본 전국에 판매 개시를 한 것을 알게 되자 깜짝 놀랐다.
정확히는 매출 격감 때문이었다.
단 2개월 동안에 무려 20%나 매출이 떨어진 것이다.
그것은 회사 사상 최악의 매출 부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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