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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물론 따가운 시선도 시선이지만 이미지 때문에라도 슬그머니 수영장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조용히 두 사람에게 손짓해서 그것을 빠져 나갔다.
***
거실.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대략 평수만 해도 무려 50평이 넓었다. 한 쪽에 있는 계단도 계단이지만, 다른 구석에는 소형 엘리베이트가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역시 거실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고아스러운 분위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건물 내장재는 전부 고가 아파트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정성일 부장은 물론 이런 거실 내부를 돌아보면서 감탄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크게 반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조민우는 그렇지 않아도 여자 문제 때문에 주제를 돌리기 위해서 슬그머니 말을 돌렸다.
“너무 사치 같죠?”
“아뇨,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장님이라면 마땅히 이 정도 저택을 소유한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흐음, 그래요?”
“네, 단적인 예로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장님이 땅만 죽으라고 사 모으는 것에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아니 그건 왜요?”
“땅값이 올랐습니다.”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에 눈빛을 반짝였다.
“호오, 얼마 정도요?”
“지금 얼추 들리는 바로는 대략 300% 가까이 올랐습니다.”
“!”
그는 깜짝 놀랐다.
설마 300%라고 할지는 몰랐던 것이다.
‘가만 내가 대충 구입한 땅 가격만 해도 대략 5,000억 정도 되잖아? 그, 그렇다면 1조 5천억이나 된다는 말이야?’
그렇다면 정말 대박이었다.
더욱이 지금 봐서는.
“더욱이 이게 고정된 가격이 아닙니다. DS 대학 설립 후에 DS 군 주변에 건물이 계속 늘어나면서 점차 이 주변 DS 땅값이 계속 들썩이고 있어요. 그 때문에 저희가 소유하지 않는 주변 땅 매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땅값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죠. 지금 봐서는 거의 1,000%가지는 오른다는 것이 이 주변 부동산 업자들의 결론입니다.”
조민우도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 그렇다면.......5조?”
“그런 셈이죠. 사실 이런 이야기를 미리 해두려고 한 건데, 요즘 사장님이 DS 제약 정상화 때문에 정신이 없는 터라, 알리지 않았습니다. 괜히 쓸데없는 사실을 알아봐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을 감안하면 겨우 이 정도 땅에, 요 정도 저택 구입한 것을 가지고 사장님에게 뭐라고 할 DS 직원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거 칭찬이죠?”
“물론입니다.”
“.......”
나가이는 두 사람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다가 결국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그가 원한 것은 DS가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에 대한 것이었다.
결코 복덕방에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참 묘했다. 더욱이 벌어들이는 예상 수익이 무려 5조라는 말에는 묘한 시선을 조민우를 쳐다만 보았다.
‘이미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 정도까지 괴짜인 줄은 몰랐군. 어쩌면 내가 DS 시리즈를 분석할 수 없던 이유도 그 때문이지 모르겠어.’
이것이 그의 생각.
결국 여기까지 올 때까지 긴가민가했던 의문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조민우 옆에서 한 번 그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한 번 해보자.’
***
조민우는 일단 기본적인 이야기로 주제를 살짝 바꾼 후에 곧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 이놈의 강아지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쌍심지를 한 채 돌아다니는 한 여인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바로 이희정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언제 들어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거실 테이블 한 쪽에 숨어 있는 화이트를 바로 찾아냈다는 점이다.
잡기가 무섭게 양 손을 똘똘 말아들고는 바둥거리는 화이트를 잡고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너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어떻게 하는 짓이 꼭 너희 주인 닮았냐? 인석아, 아무리 강아지라도 기품은 있어야 하는 거야. 또 다시 바람이 나서 이 강아지, 저 강아지, 집적되면 내가 다리를 부러 트릴 줄 알아!”
곧 이어서 나타난 최현주 역시 그냥 있지 않았다.
“휴우, 화이트야, 실망이다. 난 그래도 너를 정말 멋진 놈으로 봤어. 수 강아지라면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 거야? 도대체 그게 뭐하는 짓이니? 아니 암 강아지를 주렁주렁 몰고 다녀서 어쩔 생각인데? 너 설마 너희 주인처럼 강아지 하렘(?)이라도 꾸리려는 거야?!”
“.......”
화이트는 뜬금없는 잔소리로 양 손으로 귀를 막고는 시치미를 뚝 뗐다.
그런데 차마 도망갈 수가 없었다.
도망가면 무슨 문제가 있는 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밥이 문제야!)
이 뜬금없이 나타난 여자들은 교묘하게 자신의 밥을 가지고 협박을 한 것이다.
그러니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
정말 치사한 여자애들이었다.
***
“........”
조민우를 비롯한 두 사람은 이 광경을 힐긋 쳐다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그제야 겉보기가 좋아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지금 조민우 옆에 있는 여자들이 창녀가 아니라는 것이다.
엄연히 시기와, 질투심을 가진 이들.
더욱이 초미인이니, 아마 그것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아마 조용조용히 있지는 않을 터.
그런 현실을 느끼자 새삼 놀라운 시선으로 조민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조민우는 어깨에 힘을 떡 하니 넣고는 당당한 어조로 소리쳤다.
“제가 한 정력(?)하죠!”
듣기에 따라서 묘한 목소리.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덕분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평소라면 그도 지금 뜬금없이 집으로 처 들어온 정성일 부장에게 한 마디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일단 그가 내민 프로필을 쭉 한 번 읽어보았다.
그리고 딱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호오, 이건 정말 놀랍잖아? 이 정도 분석 자료라면 우리가 직접 이용해도 되겠어.’
물론 나가이를 지금 당장 믿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 맡길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좋아요. 어떻게 보면 특채가 되는데, 우리 DS에 입사를 허락하죠.”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 DS는 전통적으로 수습 기간이 깁니다. 따라서 그런 점은 좀 이해를 해주셔야 합니다.”
“수습요? 그 기간이 얼마 정도나 됩니까?”
“2년!”
“........”
나가이는 묘한 표정을 한 채 입을 다물었다. 정확히 자신이 입사 허락이 된 건지, 아닌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힐끗 정성일 부장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이미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휴우, 어쩔 수가 없나? 일단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지.’
“알겠습니다.”
그는 나가이 입사를 허락하고 나서는 곧 바로 그의 보고서를 세밀하게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았다.
처음에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기존에 자신이 했던 결과에 따른 성분 분석이 아주 정교한 장치를 통해서 명확하게 나와 있었던 것이다.
‘가만 이것만 분석해도 얻는 것이 꽤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이거 좀 문제인 걸, 저 친구가 이 정도 분석을 했다면 다른 회사 역시 그냥 있지 않을 텐데.......’
***
L 그룹 화학 DS 연구팀.
김영민 과장은 근 1년 가까이 자신이 연구해온 DS SX 결과가 아무런 성과가 없자 미칠 것만 같았다.
분명히 보일 듯 말 듯 한 결과인데, 답이 나오지 않은 것이 말이다.
차라리 전혀 모르면 상관이 없다.
아예 모르니, 포기하던지 다른 방안을 선택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제 거의 다왔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조금만 더 찾으면 되는데.......’
하지만 결과가 그렇지가 못했다.
L 화학 내부에 있는 모든 첨단 설비를 전부 다 동원해도 말이다. 뭔가 실마리를 찾으면 그나마 라도 노력을 해볼 텐데, 그렇지가 못했다.
자신의 앞에 놓인 특이한 전자 현미경 사진.
그것을 본채로 이런저런 깊은 상념에 잠겼다.
그러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에 빠져 들어갔다.
깊은 잠이었다.
그리고 곧 자신은 이상한 공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분자와, 분자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자신이 익히 아는 상식에서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일반적인 물질이 대다수가 이런 기본적인 형태를 따르니까 말이다.
천천히 그 주변을 돌아보았다.
딱히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하염없이 걸으면서 주변을 보고 또 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 된 것 하나.
분자와 분자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존재했다.
그것이 보통 결합이라고 한다.
그 결합 사이.
그것을 이어주는 연결 부위가 부풀어 올라 있었다.
‘저게 뭐지?’
천천히 그곳을 향해서 분자 고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곧 그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기이한 안개가 피어올라 있었다.
바로 분자와 분자 사이의 연결을 묶어주는 그 사이에 말이다.
놀라운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원칙적으로 분자 사이의 연결은 너무 단단해서 끊어질 수가 없었다. 그 결합을 유지하는 막대한 에너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연결 고리가 느슨해 있었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생물 내부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였다.
‘가, 가만 설마 저게 혹시 효소처럼 분자 사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냐?’
물론 그 정체는 바로 자신들이 계속 추적하는 그것이었다.
그는 순간 잔뜩 긴장한 채 안개를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는 곧 그 안개가 점점 형상을 갖추더니, 곧 징그러운 이빨이 만들어진 것을 보았다. 그놈은 잔뜩 입을 벌리고는 자신을 향해서 덤벼들었다.
와드득.
“크아악!”
***
벌떡.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하지만 김민영 과장은 조금 전에 꿈속에서 봤던 그 광경을 아직도 있지 않고 있었다.
‘효, 효소였어. 생물 효소와는 달리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물질 효소야!’
물론 여기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열 에너지였다. 일단 물질 분자로 작용하는 그 놈이 있다고 가정하면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그 물질로 되어 있는, 아니 어떤 형식으로 관련이 있는 놈이라면 분명히 기존 물질에 비해서 에너지가 높아야 했다.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열에너지로 측정하면 돼!’
***
L 화학 열에너지 측정실.
김영민 과장은 물론 미소 에너지라 작은 양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최창민 부장에게 요청해서 DS SX를 무려 1,000 병이나 구입했다.
물론 잔소리를 좀 듣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확실합니다!”
“좋아, 아니면 자네 연봉에서 까겠어!”
이런 소리를 들어가면서 실험을 계속했다.
물론 비교 시료는 테스트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 동일한 물을 그대로 사용했다. 여기에 샘플 시료는 다시 2개를 추가로 놔두었다.
이 상태에서 3가지 시료를 가지고 평균 온도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비교 시료에서 나온 온도는.
5.21, 5.11도였다.
그리고 DS SX를 모아서 만든 시료를 측정한 온도는.
‘15.23도?’
놀랍게도 온도가 달랐던 것이다.
그는 그 결과를 보고서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설마 그렇다면 분자 효소로 작용하면 자연스럽게 온도를 끌어올린다는 말인가? 그리고 그것이 생물 세포나, 동물 세포에 작용하게 되면.......돌연변이를 일으켜?’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실로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리고 DS 시리즈가 단순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응용만할 수 있다면.......
‘신 물질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
(새로운 마법 11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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