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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51화 (251/397)

< -- 251 회 -- >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지금 경한대 분위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말이었다.

그 역시 묵묵히 이희정에게 설명을 들으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자신이 한 일 때문에 괜히 엄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즉 경한대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해도.

그 안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재학생의 경우에는 실로 억울했다.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경우이군.’

그는 쓸쓸한 표정한 채 힐끗 중앙 도서관을 돌아보기 위해서 천천히 걸었다.

***

김동민은 요즘 들어서 심각했다.

남들이 박사 과정을 밞는 것처럼 자신 역시 그대로 갔다.

석사 병역 특례 보다는 박사 특례를 생각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작년 까지만 해도 자신이 있는 교수 연구실에는 기업체 외주가 꽤 많이 들어왔다.

무려 30억이 넘을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사상 최대였다.

따라서 자신 역시 이것을 은근히 기대했다.

이 정도 투자 금액이면 꽤 굵직한 프로젝트가 배당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올해 들어오면서, 즉 자신이 박사 과정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프로젝트가 점점 줄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봄을 지나서 여름이 다가갈 무렵에는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지금은 거기에서 다시 반 토막이 났다.

겨우 7억.

이게 다였다.

결국 연구실에 사람은 많고, 프로젝트는 적은 상황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연차가 딸리는 자신은 뒤로 쭈르르 밀렸다.

자신은 겨우 중소기업의 8천만 원 프로젝트를 담당해야 했다.

그것도 혼자 먹는 것이 아니었다.

석사를 무려 3명이나 데리고 말이다.

‘악몽이군!’

끔찍했다.

이대로는 연구 실적은 커녕 연구논문이나 제대로 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아니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학비 역시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연구 금액이 줄어들면서 자신에게 배당된 금액 자체가 줄었다.

작년 동일 기준으로 치면 거의 300-400만원씩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처참지경이었다.

당연히 교수에게 항의했다.

“교수님, 이건 정말 문제 있는 것 아닙니까? 설마 이대로 계속 방치할 겁니까?”

“휴우, 동민아, 미안하다. 사정이 그러면 내가 다른 교수 연구실 소개시켜줄 께.”

“아뇨,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좀 더 노력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교수님이 자꾸 뛰어다니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습니까?”

“소용없어.”

“네? 무슨 말입니까? 해보지 않고 그런 소리를 다하시다니요?”

“기업체에서 다른 쪽으로 이미 프로젝트를 전부 돌렸어. 그러니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 봐도 별로 의미가 없지.”

“다른 쪽이라뇨?”

“DS 대학. 업체에서 전부 그 쪽으로 전환했어.”

“네? 하지만 거긴 공학 쪽하고는 거리가 있을 텐데요?”

“새로 신설했다고 하더군. 그것도 빵빵한 노벨상 수상자 한 명을 더 추가했다네. 혹시 들어 봤는지 모르겠어. 알페르포 교수라고?”

“알페르포 교수요?”

“이종접합구조 이론에 바탕을 둔 반도체 레이저야. 바로 그 때문에 광섬유 통신을 가능하게 만든 분이지. 솔직히 나도 지금 당장 DS 대학 가서 강의를 듣고 싶을 정도야!”

“.......”

그도 이런 이야기를 듣자 도저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이런 식이 되어버리니, 아예 경한대 내부에 있는 연구실 전체가 침체에 빠져 버렸다.

그것은 단순히 이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경한대가 가장 크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공대였다.

그런데 바로 이 경한대의 심장인 공대가 힘을 잃어버리자 대학 전체의 활력에 악영향을 주었다.

항상 밝고 쾌활한 분위기가 넘치던 캠퍼스는 그야말로 좀비의 소굴로 변화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이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이대로 계속 버티는 것은 가능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였다.

뭔가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하지만 문제는 군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민을 하다가 선택한 것은 아주 간단했다.

‘차라리 석사 병역 특례로 걍 회사에 들어갈까?’

이렇게 판단을 내리자 굳이 망설이지 않았다.

일단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챙겼다.

대표적인 것이 토익 성적.

문제는 자신이 영어에 쥐약이라는 점이다.

그는 결국 하루 일과가 끝나면 토익서적을 들고는 중앙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건 그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휴우, 진민아, 미치겠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말이다. 왜 우리가 이렇게 힘들어 해야 하는 거야?”

“그거야 DS 때문이지.”

“그런가? 우와, 정말 그 놈의 DS, 진짜 지겹도록 듣고 또 들어.”

“어쩌겠냐? 우리 같은 피라미 엔지니어야 미래가 뻔하잖아? 그냥 조용히 시키는 대로 살아야지.”

완전히 반쯤 포기한 태도.

나름 꿈을 꾸었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리에 갑자기 영어가 잘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죽으라고 공부해도 그건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이 때문에 같이 낀 녀석도 하나가 있었다.

바로 올해 4학년 졸업 예정인 강성민.

그 역시 이 두 사람 사이에 같이 끼었다.

“야아, 학부 주제에, 감히 어디 석사 노는 데, 물을 흐리는 거야?”

“석사 지랄 옆차기 하네. 닥치고 책이나 봐.”

이런 분위기.

그런데 그게 잘 될 리가 없었다.

쓸쓸 밤이 늦어지자 한 사람이 마침 의견을 내놓았다.

“기분도 꿀꿀하고, 영어 알파벳은 아예 머리에 안 들어오는데, 오늘 술이나 한 잔 땡길까?”

“그래. 술이나 먹자.”

“맞다, 먹다가 죽을 떼깔 보기도 좋다고 하잖아.”

이렇게 죽이 맞은 놈들.

이들은 곧 바로 중앙 도서관 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이들이 본 것은, 아니 마주한 것은 바로 조민우.

물론 그 혼자는 아니었다.

이희정하고 같이 였다.

그녀는 마침 날이 어두워지자 슬쩍 그 핑계를 대고는 완전히 조민우 품에 고양이처럼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야들야들한 피부만 봐도 딱 신입생이라는 감이 들어올 정도였다.

세 사람은 자리에 우뚝 멈추고는 조민우를 보고는 변화무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차마 욕설을 퍼붓지는 않았다.

“여어, 조 사장, 요즘 신수가 좋수다!”

조민우는 오랜 만에 만남 세 놈들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새삼 지난 복학하면서 수강신청 할 때 저 놈들이 옆에 와서 얼쩡거린 기억을 떠올렸다.

‘덕분에 엉뚱한 강의를 신청했지!’

내심 이를 갈렸지만 일단 지난 일은 지난 일이라 생각했다.

“내가 원래 한 신수하잖아? 그냥 그런 가하고 생각해.”

“호호, 이거 참, 뭔가 있는 걸?”

“헛소리 말고, 너희들은 여기서 뭐하냐? 지금 한창 연구실에 털어 박혀서 일해야 하는 시기 아냐?”

순간 석사 두 사람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강성민이 이 모습을 보다가 이죽거렸다.

“박사 그만 둔다네.”

“뭐? 아니 왜? 너희들 병역 특례 아냐?”

“그래서 석사 특례로 들어간다네.”

딱 여기까지.

이 정도면 충분했다.

술 먹는 분위기로 말이다.

더욱이 신입 여대생 한 명 까지 끼여 있는 바.

이들은 곧 바로 뜻이 맛이 맞아서 경한대 입구 쪽에 있는 한 호프집으로 향했다.

***

쿨하게 살자 호프집.

“자자, 건배!”

차앙.

일단 들어오기가 무섭게 술부터 마셨다.

아니 그냥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내리 연속으로 다섯 잔을 걸쳤다.

탁.

그제야 다들 안색이 살짝 붉어졌다.

술 때문에 이제 좀 마음이 풀렸다.

자연스럽게 한 사람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누구시죠?”

“전 오빠 애인요!”

“컥!”

순간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특히 이희정의 나이가 이제 겨우 민증에 잉크가 살짝 마른 나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광분의 분위기였다.

“조 사장, 정말 너무 한다!”

“우와, 세상에 이건 정말 아니다!”

“도대체 인생을 왜 그렇게 사는 거야?”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곧 이어서 나온 이야기는 신세 한탄.

“휴우, 정말 세상 참 살기 어려워. 아니 난 남들 하는 것처럼 다 했어. 그런데 왜 하필이면 내 때에 와서 그 지랄 같은 DS가 튀어나온 거야!”

“빌어먹을, 그 DS 사장 목은 반드시 내가 따고야 말 거다!”

“야아, 목만 따면 되냐? 껍질을 벗겨야지.”

“자식들, 도대체 뭐하는 소리야? 숙녀 앞에서!”

하지만 이희정의 말이 가관이었다.

“다들 소심하시네요. 전 바주카포로 DS 날려버릴 거에요!”

“.......”

조민우도 다른 놈들이야 그렇다고 이해를 했다.

한데 이희정이 이런 이야기를 하자 힐끗 째려봤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시선을 돌린 지가 오래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과연 잘 하고 있는 지 말이다.

‘그거 아닌 것 같군.’

그렇다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바로 대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들이 두런두런 거리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주변에 대한 배려일까?’

지금까지는 회사 부도 후에 오히려 위축되었다.

자신 몸뚱아리 챙기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이제 자신 몸 하나 챙기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에 대한 고려가 너무 없었다.

‘보자, 그러면 뭘부터 해야 할까?’

7장 DS 밸리(?)

이희정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속이 다 시원했다. 조민우에게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쌓인 것이 너무 많았는데, 그것을 다 푼 것이다.

더욱이 여기에 술까지 들어갔다.

아니 의도적으로 막 마셔댔다.

물론 조민우 친구들이 있어서 눈치가 보였지만 오히려 대 환영이었다.

이제는 공개적인 연인으로 눈도장까지 찍은 마당.

굳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술이 채서 해롱해롱했다.

헤어질 때 보란 듯이 소리치기까지 했다.

-오빠, 나 오늘 밤 같이 보내고 싶어!

조민우는 급 당황하고는 후다닥 친구들과 헤어졌다.

그리고 간 곳은 집이 아니었다.

근처 모텔.

시설은 나쁘지 않았다.

들어가기가 무섭게 옷을 훌훌 벗어던졌다.

그리고 조민우를 따 먹기 시작했다.

물론 약간의 저항은 있었다.

“희정아, 제발 좀 이러지 마.”

하지만 가볍게 눌러주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 목소리를 쑥 들어갔다.

그리고 예상한 그 둔통이 왔다.

꼭 임신을 했을 때 느끼는 그 통증.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약간의 쾌락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단순히 섹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냥 넣고 있으면 너무 좋았다.

생각 같아서는 평생 이러고 있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는 없었다.

흥분이 좀 가라앉으면 말라버리는 탓이다.

“따가워.”

이 상대가 되자 곧 결함은 풀어졌다.

그리고 조용히 조민우 품에 안긴 채 이곳저곳을 주물럭주물럭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의 물건에도 손이 갔다.

심술이 나서 살짝 깨물어보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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