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52화 (252/397)

< -- 252 회 -- >

콰악.

“아악!”

처절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다음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술이 확 올라오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이내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런 중에 조민우가 깊은 생각에 빠진 것을 보았다.

‘아마 친구들 이야기 때문에 충격 받았나 보네. 하긴 저게 오빠의 매력이지.......’

따뜻한 조민우의 감정을 느끼면서 이내 밝은 미소를 한 채 곧 깊은 잠속으로 들어갔다.

***

조민우는 꼭지(?)에 이빨 자국이 나 있는 것을 보고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다독거렸다. 조금만 더 강했으면 잘렸을 지도 몰랐다.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갑자기 왜 물고 그래!’

하지만 그는 이내 이희정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면서 그 촉감을 즐겼다.

잠에 빠진 이희정도 그것이 좋았는지, 생선 먹고 포만감을 느낀 고양이 같은 얼굴을 한 채 자신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미소가 절로 나왔다.

비록 얼떨결에 알게 된 사이였지만 이제는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이희정은 자신이 좋아서 관계를 한 몇 아 되는 여자.

오히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보통 여자라고 해도 아껴주고 싶었다.

하물면 미스유니버스에 나가도 최소한 본상 입상은 가능한 초미인.

감정이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다만 어린 나이 때문에 계속 감정 기복이 오락가락 해서 걱정이 될 따름이었다.

‘하긴 저번 수영장 사고 후에 연락이 통 없었어.’

생각해보면 참 미안한 일.

지금까지는 쉽게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상대한 대한 연민.

그리고 이것은 곧 경한대에 대한 상념으로 바뀌었다.

‘일단 대학의 평판이 중요해. 가능하면 좀 더 획기적인 그런 일이 있어야해. 어떤 방법이 좋을까?’

처음에는 대학 투자를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 식으로는 활력이 살아남지 않다고 보았다.

지금 당장 경한대에 모멘텀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떠올린 것은 바로 대학이라는 개념이었다.

상아탑.

지식을 탐구하고 노력하는 곳.

그런데 어느 듯 취업 학원으로 전락해 있었다.

그 이유는 물론 아주 간단했다.

‘돈이 안 되는 지식이기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돈이 되는 지식을 만들어 내는 방향 전환을 시키면 어떨까? 하는 포인터로 접근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역시 공모전이었다.

물론 단순 소설 공모전과 같이 제한된 범위는 아니었다.

‘좀 더 극적인 면이 필요해.’

***

조민우는 일단 방향을 잡자 이쪽으로만 계속 파 해치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중에 수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소프트웨어, 소설, 음악, 미술과 같은 다양한 활동이었다.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기존 경한대 재학생 수준으로는 당장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기업과, 대학을 연계시키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나쁘지 않았다.

아니 기발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그 다음 수순으로 넘어갔다.

좀 더 현실적이면서 효율적인 방안이 필요했다.

자본?

그건 자신이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최근 발표한 DS WW을 통한 순이익은 솔직히 굳이 자기 회사 혼자 먹기에 부담스러운 정도로 시장이 꽤 컸다.

지금이야 단순히 국내 시장, 그것도 세탁기에만 한 정되어 있지만 현재 진행되는 것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미 해외 수출, 그리고 다른 업체들과의 타협 역시 진행이 되는 중이었다.

‘그런 업체 중에 고르면 되겠군.’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곧 이어서 들어간 것은 그 다음 수순이었다.

이런 업체와, 경한 대학을 연계시키는 것은 어렵지가 않았다.

다만 동기가 필요했다.

‘기술이겠지? 일종의 벤처자금인데, 그 정도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이 꽤 있을 거야. 그들과 경한대를 연계할 수 있다면.......나쁘지 않군.’

여기까지 추론하고 나서는 떠올린 것은 바로 골드 소프트 김민우 사장의 모교인 스탠포드 대학과 실리콘 밸리였다.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모텔 컴퓨터로 인터넷으로 쭉 서칭 해 보았다.

기존에 김민우 사장의 이력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말하는 것이다.

바로 스탠포드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시작한 그의 놀라운 거보.

그것을 하나하나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거군.’

그리고 자신이 지금 구상한 계획 이름을 하나로 정했다.

‘DS 밸리라고 정하자!’

***

경한대 본관 회의실.

각 단대 학장을 비롯해서 공대 학장이 전부 자리해 있었다. 특이하게 이 자리에는 김명훈 전자과 학장가지 자리해 있었다.

바로 조민우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자신이 중간에 끼어서 진행한 일이기에 원래 참여하기 회의였지만 권한이 강해진 탓이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은 달랐다.

‘이거 조민우 그 친구 덕을 톡톡히 보는 군.’

하지만 그도 도대체 조민우가 왜 이런 회의를 소집했는지 의아했다. 자신이 총장의 부탁을 받아서 조민우를 찾아간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것은 불과 며칠 전.

설마 그 사이에 무슨 해결책을 찾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말 알 수가 없군.’

그건 다른 교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명훈 교수, 혹시 조민우 그 친구가 무슨 제안을 할 것인지 아는 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네라면 좀 들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너무 섣부르게 판단한 겁니다. 저라고 해서 조민우 사장과 안면이 있는 정도이지, 그렇게까지 대단한 건 아닙니다.”

“쯧, 그렇다면 알겠네.”

꽤나 실망한 눈치.

하지만 그는 굳이 조민우와의 과거 일을 이들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일종의 조커로 계속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 조민우가 총장과 가볍게 담소하면 안으로 들어섰다.

***

조민우는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경한대 교수 위원회 위원들과, 각 공대 학장을 한 번 돌아보고는 기분이 참으로 묘했다.

불과 작년 까지만 해도 부도난 회사의 사장으로 다시 복학한 후에 늦깎기 복학생으로 천박꾸러미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들에게서 은근한 기대를 받고 있었다.

‘사람 일이란 참 알 수가 없어.’

잠깐 기분 좋은 상념에 입을 다물고는 생각에 잠겼다.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다들 조민우 눈치를 살핀다고 말들이 없었다.

아니 시간이 흘러도 변화가 없자 전전긍긍했다.

혹시라도 무슨 다른 일 때문에 기분이 상해나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국 참았다.

시간이 흐르면 대답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다들 초조한 표정을 한 채 서로 눈치만 살폈다.

보다 못한 김명훈 교수가 나섰다.

“크흠, 조민우 사장,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깜짝.

조민우는 그제야 화들짝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는 문득 자신이 시간을 끌면서 당혹해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슬그머니 본론으로 들어갔다.

“크흠, 저도 요 며칠 한 번 경한대를 돌아보면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었어요.”

“그, 그러면 전혀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아뇨, 그런 말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랬고요. 곧 이어서 괜찮은 아이디어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아, 그래서?”

“일단 제가 답변을 하기에 앞서 알고 싶은 것이 하나가 있어요. 저희 경한대 뒤 쪽에 보면 농지가 있는데, 그 땅은 누구 땅입니까?”

“아무리 우리 대학 소유라고 보면 될 거네. 전부는 아니지만.......”

“흐음, 그 땅을 저에게 전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건.......”

다들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물론 곧 그냥 입만 다물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땅은 그곳에 사는 시민까지 합치면 무려 5백만 평이 넘어. 설마 그걸 전부 다 매입하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전부 맞습니다.”

“끄응, 아니 자네가 돈이 많으니, 그렇다고 하지. 도대체 그 땅을 매입해서 뭘 하려고 하는 건가?”

“저도 남는 것이 있어야죠.”

“아.......”

“지금 하려는 계획이 잘만 되면 경한대는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사회 봉사가가 아닙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할 지도 모르는 일을 하는데, 좀 얻는 것은 있어야겠죠.”

“으음. 그건.......일단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면 안 될까?”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의견을 말하지요. 으음, 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에 저희 회사에서 DS ww라는 제품을 개발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채용한 제품이 바로 DS SW입니다. 아마 들어 보셨죠?”

“아, 그 오성에서 나온 세탁기 말인가?”

“네, 지금 반응이 나쁘지 않죠. 사실 그 때문에 많은 업체와 지금 협의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들 업체 중에는 괜찮은 업체도 꽤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들에게는 자본과, 인재가 없죠.”

여기까지 오자 감은 잡은 교수들도 있었다.

“호, 혹시 산학 협력 단지를 만들겠다는 말인가?”

“비슷합니다. 일종의 벤처 캐피털이죠. 지금 제가 생각하는 규모는 대략 1조 정도입니다. 물론 한 번에 이 돈을 퍼 붓을 수는 없습니다. 기존 DS ww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전부 이쪽으로 돌릴 생각이니까요.”

쿠쿵.

모여 있는 교수들은 이내 입을 딱 벌렸다.

설마 이런 식으로 제안할지는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왜 경한대 뒤편의 부지를 욕심내는 지도 깨달았다.

“그곳에 벤처 캐피털 연구단지를 설립할 생각이군.”

“그건 아닙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인가?”

“연구 단지라기보다는 오히려 작은 신도시를 감안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네. 도대체 그곳에 뭘 만들 생각인 건가?”

그는 잠깐 머뭇거렸다.

자신이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말하기가 쑥스러웠다.

사실 공개적으로 외부에 밝힐 때는 다른 이름으로 바꿀 생각까지 한 마당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요구하자 그냥 입만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DS 밸리.”

“......”

경한대 교수들은 그제야 입을 다물고는 조민우의 둔한 작명센스에 혀를 찼다.

이제까지 그가 한 모든 건물, 대학, 제품 이름에 일관성을 가진 것은 알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설마 투자를 하면서까지 저럴지는 몰랐다.

문제는 무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다가 DS 경한대가 되는 것은 아닐 런지.......’

***

조민우가 한 제안은 여러 가지 면에서 현실성이 아주 놓았다. 일단 지금 당장에 뛰어들 기업 수만 해도 무려 30개가 넘었다.

거기에 기술은 이미 DS 대학을 비롯한 경한대 내부에서도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제조나, 자본이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워낙에 벤처 자본 규모가 꽤 커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통과는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땅이었다.

경한대 측에서 여기에 제동을 건 것이다.

“오백만 평 전부는 곤란하네.”

“네? 무슨 말씀이신지?”

“410만평 까지는 줄 수가 있네.”

“아, 그거요.”

딱 듣는 것만으로 눈치 챘다.

시세 차익을 노리겠다는 술수.

그저 귀엽기만 했다.

다만 한 가지 점이 문제였다.

“대신에 평단 8만 원 정도로 했으면 합니다.”

지금 시세는 경한대 자체가 막고 있는 부지라서 그렇게 높지가 않아서 대략 10만 원 정도. 즉 2만 원 정도가 저렴했다.

“뭐, 그 정도라면 좋네.”

여기까지 결정이 되자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농지가 좀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했다. 그곳에 사는 이들은 아직 DS 밸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까닭이다.

아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물론 땅을 구입할 때 몇 가지 신경을 썼다.

바로 교통 때문이었다.

특히 경한대와 가까운 부지 쪽은 가능하면 매입을 자제했다.

나중에 관리하기가 골치 아픈 탓이다.

의도적으로 완전히 분리시켜서 땅을 매입한 것이다.

대금은 무려 3,200억.

물론 여러 가지 문제가 좀 있었는데, 이것 역시 그렇게 어렵지가 않았다. 일단 경한대 총장이 가지고 있는 인맥을 통해서 쉽게 가능했다.

그는 물론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아낌없이 공개했다.

-DS 조민우 사장 또 다시 410만평 부지를 매입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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