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5 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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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민은 원래 대학원도 생각했지만 이 보다는 취업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그는 특히 오성에 들어가기 위해서 TOEIC에 목을 맸다.
다른 두 친구 역시 비슷했다.
하지만 이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억지로 했다.
공부를 할수록 성적이 좀 좋아졌다.
이제는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 성적까지는 나왔다.
‘780 정도면 문제가 없겠지.’
어차피 자신은 전공이 더 중요했다.
영어는 그냥 온-오프 형식으로 간단하게 통과할 수준만 되면 되었다.
여기까지만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일단 입사 원서를 작성에서 각 대기업에 보내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이 무렵.
갑자기 DS 밸리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 때만 해도 새로운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조미우를 통해서 들은 바가 있기에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상황은 곧 바뀌었다.
김동민 이놈이 나타나서 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야야, 애들아, 너희들 들었냐? 우리 고등학교 동기 중에 화학과 간 놈이 있걸랑. 그 놈이
이번에 DS 형광등을 개발하고 나서 인센티브를 부려 1,500만원이나 받았대!”
“?”
그는 황당한 표정을 한 채 무시했다.
그건 옆에 있는 박진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영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
오히려 화가 치밀었다.
“너도 민우 닮아 가냐? 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할 것 아냐? 개가 무슨 제주로 1,500만원을 받아.”
“아, 이 답답한 놈들, 제발 정신 좀 차려.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 하겠냐?”
“좋아, 그러면 증거를 보여 봐!”
“따라와 봐.”
그는 당당한 표정을 한 채 두 사람을 동반해서 DS 밸리 쪽으로 갔다.
***
DS 밸리.
초창기에는 조립식 건물에 임시로 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과시적인 결과가 나온 기업들은 그럴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DS 형광등을 개발한 회사 역시 이런 범주에 들어갔다.
아니 그들은 DS 밸리 한 쪽 터에 얼마 전에 완공된 건물에 1차로 들어갔다.
건물 층수는 무려 7층 건물.
옆에 달려 있는 간판에는 굵고 선명한 글씨로 ‘DS 산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동민이 애들을 데리고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건물 앞이었다.
물론 바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아직도 한 참 공사 중이었다.
지반 다지기 공사를 하는 곳도 있었고.
쿠르르.
막 기초 공사를 끝내고 건물을 올리는 곳 있었다.
찰캉.
그리고 어느 정도 건물이 올라가서 미장 공사를 하는 곳 있었다.
-야야야, 거기 조심 들 해야지. 조심해! 지금 잘못하면 떨어지잖아? 아무리 일이 많이 밀려도 할 것은 제대로 해야지!
-우와, 미치겠습니다. 아니 지금 제가 서두르지 않게 생겼습니까? 이달까지 끝내야 할 공사만 해도 무려 5곳이라는 말입니다!
-좀만 가다려 보게. 회사에 곧 사람 충원해서 보내준다고 했으니까.
-경험 없는 초짜들은 사양입니다.
-그래도 경력직이니, 넘 걱정 마.
시끌시끌한 분위기.
모든 곳에서도 활력이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것은 DS 산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건물 입구 안으로 들어서자 마침 영업 사업과, 바이어간의 치열한 설전이 진행 중이었다.
-아, 제발 너무 하십니다. 도대체 왜 돈을 17% 더 주겠다는데, 안 된다고 하십니까?
-말씀을 드렸지 않습니까? 자재가 없습니다. 있어야 보급을 하든 말든 할 것 아닙니까?
-아니 이해가 안 됩니다. 도대체 자제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실제로 그래요.
“.......”
김동민 일행은 이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어느 한 사람 놀고 있는 이들이 없었다. 다들 일이 끝나면 다시 전화를 걸어서 다음 약속을 잡는다고 정신이 없었다.
겨우 일이 끝난 이들은 한숨을 돌리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다가 곧 다른 상급자의 호출을 받고는 튀어 올라갔다.
실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어라? 너 동민이잖아?”
뒤를 돌아보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김삼식.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놈이다.
성적이 딸려서 화학과를 진학했었는데.......
“아, 그래, 나다. 잠깐 이야기 좀 하면 안 되냐?”
“이야기? 잠깐만.......”
그는 우선 수첩에 적혀 있는 자신의 일정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곧 시간 역시 체크했다.
대략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지금은 될 것 같아. 저기로 가서 이야기하자.”
한 쪽에는 고객 응접실이 있었다.
그곳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꽤나 세련미가 돋보이는 디자인.
김동민 일행은 곧 그 자리에 앉고는 힐끗 김삼식의 입만 쳐다보았다.
그는 과거와는 달리 좀 변해 있었다.
고3 때만 해도 어벙하면서 다소 소심한 면이 있었다.
과묵하면서도 묵묵히 시키는 일만 하는 그런 스탈.
딱 범생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벼운 세미 정장을 한 채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중에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신감이었다.
어떤 일이라도 할 수가 있는 그런 느낌.
갑자기 걸려온 전화.
<아? 사장님? 네? 지금 바로 튀어오라고요? 우와, 사장님, 진짜 너무 하시네요. 그렇게 막 부려 먹으시면 급료는 손톱만큼만.......네? 이번에 올려주겠다고요. 헤에, 주식요? 무슨 주식에요? 비상장 주식요? 겨우 십만 주라고요. 흐음......알겠습니다. 바로 올라가죠.>
이렇게 전화를 끓었다.
김동민은 걱정이 되어서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야아, 지금 올라가야 하는 거야?”
“올라가긴 쥐뿔이다. 지금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야. 나도 좀 쉬자.”
“그렇게 바빠?”
“우와, 말도 마라. 별의 별 일을 다 해. 바이어 접대, 영업 대리점 방문, 공장 시찰, 거기에 해외 지사 설립까지 내가 관여해야 해. 야아, 이거 말이 되는 거야? 지금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전혀 못하고 있어!”
“.......”
딱 이 말을 듣자 세 사람은 꿍한 표정을 한 채 입을 다물었다.
욕하는 것 같은데, 한 꺼플만 살짝 벗겨보면 자기 자랑이었다.
그런데 부러웠다.
사실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었다.
딱 정해진 일만 한다.
‘그러다가 제대로 승진 못하면 그만 둬야겠지.’
그게 비참한 자신들의 미래. 그런데 자신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한 친구는 이런 자신의 미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말 좀 해봐.”
“어라? 무슨 말이야? 너희들 지금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할 때가 아니지. 우리 경한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냐?”
“듣기야 했지. 하지만 과거에도 이런 일은 몇 번 있었잖아. 보통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니, 그렇게 생각한 거지. 걍 무시하고 공부만 했지.”
“야아, 이번에는 좀 달라. 여기 걸려 있는 판돈이 얼마인줄 알아? 열심히 해서 먼저 잡는 놈이 임자인 거다. 나는 남 밑에 있지. 내 친구 중에 한 놈은 아예 자신이 사업 시작했어. 지금 매출만 보면 1,500억인가? 그런 소리를 하더라고.”
세 사람은 여기까지 듣고는 더 이상 들은 맛이 나지 않았다.
아니 그들은 결국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삼식아, 고맙다.”
***
김동민 일행은 곧 바로 DS 산업에서 빠져나와서는 경한대 본관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자신들이 알기로 DS 밸리 관련된 게시는 그 쪽에 나오는 것으로 들은 까닭이다.
물론 그곳에 도착해서 본 것은.
-죄송합니다. DS 밸리 일은 너무 과중한 업무 양으로 인해서 아예 건물을 이전했습니다. 지금 신축이 다 된 DS 밸리 본관 쪽으로 가시면 그곳에 자세한 안내 사항이 나와 있습니다.
바로 이 게시물이었다.
그들은 결국 다시 발품을 팔아서 DS 밸리 본관 건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DS 밸리 본관 건물.
위치는 대략 경한대 공동 강의실 뒤 쪽으로 조금 더 떨어진 곳이었다. 높이는 무려 3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었다.
거기에 외관은 현대식 디자인으로 세력미가 돋보였다.
아니 이런 정도가 아니었다.
바로 옆에부터 있는 두 동의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신 만의 독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멍하니 이 건물을 올려다보았는데,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이렇게 높은 건물이 언제 소리 소문 없이 만들어졌는지 믿기지가 않았다.
도대체 자신들이 중앙 도서관에서 입사 준비를 하는 동안에 이런 상전벽해가 펼쳐져 있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김동민 일행은 곧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마침 어여쁜 안내양이 이었는데, 그녀의 도움을 얻어서 간 곳은 바로 2층에 있는 DS 밸리 신규 사업실이었다.
각 칸막이 별로 되어 있는 내부는 마치 은행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들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자라에 앉았다.
그러자 상담원 두터운 책자와 카탈로그 책자를 주었다.
“여기 있는 것은 기존 DS 밸리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기업에 대한 소개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학고 싶은 사업에 대한 기획서는 위에 있는 서류에 기입하면 됩니다. 필요한 자료는 5층에 가면 저희 DS 밸리 서버에 접속해서 찾을 수가 있을 겁니다. 혹시 질문?”
“어, 없습니다.”
짝짝짝.
“자자, 그러면 빨리 빨리 움직이죠. 여기서 이렇게 얼쩡거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가서 빨리 일이나 하세요!!”
세 사람은 이 말을 듣기가 무섭게 책자를 읽으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토익?
그런 것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받은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사진 몇 개를 통해서 이 DS 밸리에서 성공하게 되면 버는 돈이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달 DS 밸리 자산 순위 :
01위 1,200억 XXX
02위 1,100억 XXX
.......
.......
.......
22위 300억 김삼식
“!”
‘3, 300억이라고? 나쁜 새끼, 혼자만 먹다니!’
이들은 물론 그냥 있지 않았다.
일단 방향과, 그 결과를 알게 되자 미친 듯이 여기에 매달렸다.
취업?
그런 것은 관심 밖이었다.
자신이 처시하기에 따라서 1,000억이 눈앞에 보였다.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이들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경한대 전체 재학생이 이 DS 밸리에 광분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실패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계속 속속 신규 아이템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전 경한대에서는 전혀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한 편으로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예기치 못한 변화이기도 했다.
***
경한대 회의실.
“하하하, 이거 정말 속이 다 후련합니다.”
입을 연 교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경한대는 그야말로 이전에도 활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것은 경한대 사상 최고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경한대 총장 역시 이런 분위기에 웃음을 환한 미소했다.
“하하하, 이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 중에 한 분이라도 빠졌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곧 시선을 돌렸다.
“김명훈 학장님 덕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민우 사장을 설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이러 쿵 저렁 쿵 해도 조민우는 우리 경한대 출신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한 명의 학생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알았다면 전 그걸로 만족합니다.”
여기까지 말을 한 후에 다른 공대 학장들의 얼굴을 한 번 쭉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깐 지난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다.
바로 조민우가 사업을 시작할 때의 모습이었다.
정성일 부장을 소개시켜 준 것.
그리고 그를 통해서 알게 모르게 도와준 것.
심지어 회사가 부도나자 재기할 수 있도록 은근히 뒤에서 배려해 준 것이다.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묵묵히 한 사람을 지켜보면서 도와준 것.
그것 하나가 지금의 경한대를 잊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런 사실을 가감 없이 말해주었다.
“지난 이야기이지만.......(중략)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자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한 사람의 재학생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여기 나와 있는 자산 순위만 봐도 알 수가 있어요. 이 중에서 이전 커리큘럼 성적만으로는 주목을 받는 이들은 한 사람도 없어요. 그건 그만큼 우리 경한 커리큘럼에 문제가 많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반영해서 각 교수님에게 저마다 나름 노력할 수 있을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겁니다. 물론 지금 그렇게 되고 있지만 의식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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