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57화 (25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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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굳이 놀라고 말 이유는 없었다.

곧 그들이 집무실 안으로 나타난 탓이다.

***

“조 사장님, 우리가 여기 와서 조 사장님을 깨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느 정도 형평성을 유지해야 할 것 아닙니까? 아니 누구는 무려 20조에 가까운 자금은 부어버리고, 누구도 아예 방치하면 그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다.”

“물론 압니다. 저희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요. 현실에 안도했기에 이런 꼴을 당한 것 알고 있습니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못 한 망정, 서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죠.”

“뛰어난 교수들을 영입하지 못한 것도 한 이유이겠죠.”

“거기에 기존 분별력 없는 고교 입시제도 역시 문제인 것은 압니다.”

“뛰어난 교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간질한 것도 많지요.”

물론 여기에는 태클 거는 총장들이 있었다.

“어라? 그런 일도 있었습니까?”

“크흠,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저희 뜻대로 바꿀 수가 없어요. 학부모들이 난리를 칩니다.”

“하아, 그런 상황에서 지금 조민우 사장님이 한 것을 보세요. 완전히 폭탄을 던진 것 아닙니까?”

“요즘요, 서울대? 쳐다보지도 않아요. 지금 서울 대치동에는요. 아예 경한대만을 목표로 하는 입시학원이 따로 생겼습니다.”

“우리 카이스트 역시 갑갑할 따름입니다. 나름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해외 교수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하지만 바로 코앞에 회사까지 차려놓고, 일을 하는 대학과 어떻게 비교가 됩니까?”

“코 옆에는 노벨학 교수들까지 불러 놓고 주기적으로 초청 강연을 다하고.”

“하아, 아니 거기 자산 순위는 왜 항상 올리는 겁니까? 위화감이라는 말을 모르시는 겁니까? 그거 올려서 다른 대학 기죽일 있습니까?!”

하염없는 잔소리.

전부 조민우에 대한 비난이었다.

경한대 총장은 한 쪽에 찌그러져 있었다.

바로 교육부 장관에게 한 소리 들은 것이 분명했다.

“.......”

조민우는 힐끗 정성일 부장과 눈빛을 교환하면서 이 상황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했다.

무슨 소리 하는지는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관여할 바는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관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만 그도 계속 입만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도와주고 싶어도 제가 힘이 없어요.”

교육부 장관은 딱 이 말을 듣자 곧 바로 소리쳤다.

“조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는 슬쩍 시선을 들었다.

“크흠,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다만 한국 대학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만 해주면 됩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한 번 검토를 해보고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10장 선택과 집중

조민우는 이렇게 급한 불을 꺼 놓고 나서는 다시 다른 일을 일단 재처 두었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다소 강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굳이 다른 대학에 가서 직접 보지 않아도 그 대학 사정은 이미 경한대를 통해서 알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쯧쯧, 대학이 죽어가고 있겠지?’

결국 곧 바로 다른 대학에 대해서 쭉 한 번 검토하기 시작했다.

자료는 물론.

“여기 있습니다. 저희 대학의 자산 현황, 교수 숫자, 논문 발표 숫자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옆에서 이렇게 착착 알아서 가져다주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 당장은 돈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DS 밸리 로열티 수익만 해도 무시 못해. 아마 올해까지만 해도 대략 3,000억 이상은 보장이 돼. 아마 내년이면 더 올라가겠지.’

이게 올해 예상 순이익이다.

이 수익 규모만 커져가도 굳이 다른 제품을 팔 이유가 없을 정도였다.

어느 정도 이런 면을 보고 그들의 제안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충분한 이익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타협을 잘 봐야 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DS 밸리는 이제 경한대와 서로 연동이 되어 있었다.

다른 대학이 치고 들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되겠군.’

***

조민우는 어느 정도 DS 경한대와의 차이점을 알게 되자 좀 더 다른 관점에서 고민했다. 물론 여러 가지 자료를 참조했다.

근간이 된 것은 역시 스탠포드 대학 모델.

그렇게 보면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미국 대학의 특성화군.’

각 대학마다 잘하는 것이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이 정말 공학을 좋아한다면 가는 곳이 바로 MIT이다. 만약 법학을 좋아한다면 최고의 선택은 역시 하버드 대학이다. 그리고 음악을 원한다면 쥴리아드가 있다.

각각의 대학마다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지금 한국 대학은 백화점식으로 늘어놓기만 했지 경쟁력이 별로였다.

‘이게 문제군.’

그는 한국 대학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알게 되자 이 부분에 집중했다. 그래서 각 대학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을 쭉 한 번씩 나누어 보았다.

기계공학이면 기계공학.

전자공학이면 전자공학.

지질공학이면 지질공학.

천체공학이면 천재공학.

우주공학이면 우주공학.

반도체공학이면 반도체공학.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분류를 하자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것은 DS 밸리였다.

처음에는 미처 간과한 사실이었는데, 이곳에 문제는 바로 한국 대학이 저지른 실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없는 것이 없었다.

생물, 화학, 전자, 기계, 심지어 음악까지 말이다.

그래서 고만고만한 결과는 나왔다.

그런데 과연 향후 10년 이상 지속할까라는 질문에는.

‘힘들 것 같군.’

기업 생존에 의문이 생겼다.

너무 서두르면서 생긴 문제였다.

조민우는 이런 사실을 발견하게 되자 오히려 교육부의 제안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했다. 그 자신도 이제는 DS 밸리에는 손을 떼려고 했는데, 지금 봐서는 그 결과는 좋아 보이지가 않았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DS 밸리를 다시 묵묵히 관찰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경한대가 가는 방향은 주로 전자, 생물, 화학 중심으로 대학으로 말이다.

기계를 비롯한 다른 분야는 전부 다른 대학으로 돌렸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점에 대해서 다시 고민했다.

자금을 전부 전국 대학에 분산시키기에는 난감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재학생이 잡일을 한다는 것은 인력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은 연구 중심으로,

그리고 그것은 바로 서로 산업체와 연계가 되도록

큰 골격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생산은 DS 밸리에 초점을 두자. 그러면 기업체들이 결국에는 이곳으로 모일 거야.’

사실 지금이 그렇게 되어 이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바로 이것이었다. 즉 대학은 기본적으로 연구 중심으로 가는 것은 기존 대학이 추구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각 대학에서 투자하게 될 전략적인 전공은 따로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각 대학이 골고루 발전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근간 하에서 다양한 전공을 두어서 창의성을 높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택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각 대학의 핵심 전공이었다.

‘나쁘지 않아!’

다만 이런 대한미국 대학에 대한 큰 틀을 짜고 난 후에 과연 이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인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에라, 모르겠다. 내가 알 바는 아니지.’

***

조민우는 곧 대한미국 대학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다 끝낸 후에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각 팀장을 불러서 1차적으로 협의를 시작했다.

“......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대학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이 정해지면 그 대학에는 딱 거기에 맞추어서 자본과, 인력을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겁니다. 물론 저희 DS 대학은 이런 기준에 맞추어서 각 대학을 지원하게 되는 거죠.”

“.......”

조용.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여는 이들은 없었다.

다들 검은색 금붕어처럼 입만 뻐꿈뻐꿈 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이야기를 DS 회의실에서 들어야 하는 지가 불만들이었다.

정성일 부장이 답답해서 한 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사장님, 저도 대충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걸 사장님이 하는 것도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전혀 관계가 없는 저희가 왜 이런 안에 대해서 들어야 하는 겁니까?”

조민우는 힐끗 그를 한 번 째려 봐 준 후에 간단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챙길 것은 챙겨야 하니까요.”

“네?”

“정 부장님은 설마 제가 이 일을 공짜로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건 아니군요.”

“이 일을 통해서 얻는 것이 꽤 있어요.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뛰어난 인력입니다. 더욱이 여기 각 부분의 원천기술들에 대한 통제가 쉽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저희가 하고, 얼마든지 다른 대학에 하부 일을 넘길 수가 있어요. 그러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가 있죠.”

“.......”

이번에는 놀람의 침묵.

다들 서로 쳐다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자신들의 사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정말 대단하셔!’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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