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60화 (260/397)

< -- 260 회 -- >

11장 입시 혼란(?)

조민우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 곧 앉았다.

일단 지켜보기만 했다.

심포지엄은 곧 시작되었지만 상황은 생각처럼 좋지가 않았다. 반발하는 이들은 쌍욕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니 최시현 교수가 나와서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어도 먹히지가 않았다.

아니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김구일 교수를 비롯한 일파들은 무조건 자기주장만 늘어놓았다.

“이봐, 최 교수 다시 말하는데, 그렇게 하면 당신은 잘 나갈 것 아냐. 그러면 다른 전기과 교수들은 어떻게 해? 당신 밑에서 시다바리나 하라고? 지금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거잖아!”

삿대질까지 하면서 비난을 막 퍼부었다.

그런데 이건 그만이 해당되지 않았다.

지금 이 심포지엄 결과대로 흘러가면 당장에 대학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교수들은 이 김구일 교수의 뒤에서 엄호를 거듭한 것이다.

“나 죽어도 당신 밑에서 일하는 것은 싫어.”

“저 새끼가, 교육부 장관에게 돈을 좀 받았나 봐.”

“아니지, 저건 전부 그 악랄한 조민우 그 새끼가 배후에서 조정 했다고 봐야 해.”

“맞아, 이 모든 것이 그 조민우 새끼 때문이잖아?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킨다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서 세계적으로 효시가 되고 있는 한국 대학 계에 개판을 만들어 놓았어.”

“도대체 이런 사실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거요!!!”

처음에는 지켜보던 교수들도 이내 이들의 선동에 따라갔다.

“옳소!”

“이건 아닙니다.”

“조민우를 화형에 처합시다.”

“화형? 무슨 소리입니다. 그 새끼는 총살을 시켜야 해요.”

“씨발 그 새끼 하나 때문에 도대체 이게 뭡니까? 우리 좀 서로 의견을 적절하게 나누어서 잘 좀 해보시다. 그 새끼 하나 없다고 해도 우리 한국 대학 죽지 않아요.”

“이봐요, 교육부 장관, 당신은 우리들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분명히 더 똑똑한 놈들이 막 치고 올라온 거유. 그러면 교육부도 물갈이 되는 것은 필연지사.”

“우리가 죽으면 당시도 죽는다는 말입니다!”

이미 시작할 때부터 예상한 일이지만 분위기는 실로 격렬했다.

***

“.......”

조민우도 묵묵히 지켜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나! 라는 의문을 가졌다. 자신이 한 행동 때문에 이들이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았다.

엄밀히 말해서 자신의 계획은 전혀 잘못되지가 않았다. 그 결과는 이미 경한대를 통해서 충분히 증명이 되었다.

굳이 자신이 이들을 도와줄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보면 자신이 지금 여기 와 있는 것이 이상하게 우습기만 했다.

다만 저들 입장에서는 달랐다.

그의 노력이 저들에게는 오히려 밥그릇을 빼앗아 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칼을 빼든 처지.

여기서 그냥 꼬리를 말고 물러날 수는 없었다.

묵묵히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당장에 떠오른 것은 설득이었다.

그런데 먹힐 것 같지가 않았다.

딱 저들의 밥그릇을 침해하기 때문에 생긴 상황. 차라리 그것은 저들에게 기름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설득과는 전혀 다른 대안이 말이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은 강하게 나가는 것이다.

‘차라리 협박을 하는 것이 어떨까?’

확신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이런 경험은 없는 탓이다.

다만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이렇게 하기로 독하게 마음을 먹고는 일단 기회를 노렸다.

바로 자신이 나설 시기를.

곧 회의가 진행되어 가는 중에 자신의 이름이 나왔다.

-다음은 지금 협의하고 있는 ‘선택과 집중’ 대한 안을 내놓은 조민우 사장님의 설명이 있겠습니다.

조용.

하지만 아무도 박수치는 이들은 없었다.

다들 총만 있다면 당장에 쏴죽이고 싶은 분위기.

바로 그것이었다.

***

조민우는 천천히 단상으로 올라가면서 이런 분위기를 느끼자 오히려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처음에 가졌던 불편한 마음?

그런 것은 생각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는 당당한 자세로 단 앞에 섰다. 그리고 옆에서 마침 프로젝트를 조작하고 있는 한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 파일을 준 후에 화면에 뜨자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지금 보고 있는 프로젝트 파일 중에서, 가만, 으음, 여기서,.......,잠깐만요.”

그에게 잠깐 키보드를 받은 후에 당장에 불필요한 파일, 즉 설득과 관련되는 부분은 모조리 삭제 처리를 해버렸다.

“자 이대로 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

조민우는 일단 기본적인 처리를 하면서도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만 무시해버렸다. 그는 오히려 느긋한 표정을 한 채 다시 단위에 올랐다.

물론 기본적인 것은 지켰다.

“조민우입니다!”

딱 이 한 마디.

이게 다였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들은 그저 멍하니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분위기에도 개의치 않았다.

곧 프로젝트 화면이 뜨자 그 화면을 쳐다본 것이다.

“자 이것이 바로 조금 전에 최 교수님이 언급한 DS 전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미 설명을 들어서 이해를 하시겠지만 이 기술이 아마 상용화가 되면서 응용이 되면 기존에전기 제품에는 큰 변화가 생길 겁니다.”

“?”

다들 의아한 표정.

그냥 올라가자마자 한 설명이 밑도 끝도 없었던 것이다.

앞부분에 소개, 개요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목차에 대한 것도 전혀 없었다.

도대체 뭘 설명하려고 하는 지도 없었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조민우는 이런 분위기에 오히려 만족했다.

그리고 곧 자신의 뜻한 바대로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 다음 페이지에 나와 있지만 1년 안에 기존 전기 제품의 매출이 대략 10% 정도 축소가 됩니다. 2년 이 지나면 30%, 3년이 흐르면 대략 60%까지 타격을 받게 될 겁니다. 이것은 곧 전기 산업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그 말은 전기 산업 관련 인원이 대폭 축소된다는 이야기인 거죠. 아마 전기 쪽 관련이 있는 대 기업의 고용이 지금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무려 60%까지 줄어들게 될 겁니다. 그러면 전기 공학 관련 학과는 전부 통폐합되거나, 사라지겠지요?”

조용.

순간 심포지엄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하지만 반박을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DS 밸리 설명을 통해서 DS 경한대의 발전사항에 대해서 언급이 있는 탓이다.

특히 DS 경한대가 DS의 도움을 얻은 것에 대한 설명도 같이 있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3년 안에 경한대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금 이 설명은 딱 그것과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그것도 수치를 통해서 정확하게 말이다.

***

조민우는 물론 이런 분위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곧 이어서 반발하는 이들을 강하게 압박할 폭탄선언을 연속으로 터트렸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DS 전기에 관한 설명만 했습니다. 불행히도 이 기술은 단순히 DS 전기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뒤에서 쭉 설명하겠지만 총 12가지 핵심 전략 기술이 있어요. 아마 이 기술을 전부 다 공개하게 되면 기존의 대학 학과는 아마 폐지나, 인원 축소가 불가피할 겁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한 후에.

폭발하기 직전인 김구일 일파를 쳐다보았다.

“자 그렇게 되면 여러분끼리 싸우고 말고가 없겠지요? 어차피 대학생이 없으면 여러분들은 그만 둬야 할 겁니다. 물론 그 대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느냐? 그건 아닙니다. 저희 DS 대학에서 각 지역마다 특성화 분교를 설치할 생각입니다.”

딱 이 말과는 동시에 포인트로 뒷 페이지에 쭉 쭉 나오는 기술들 하나하나를 지적했다.

“그리고 이 기술로 특성화된 분교를 설립할 생각입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기존의 대학은 싹 죽어버리겠지요? 네,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DS 대학의 10년 핵심 과제입니다.”

여기까지 설명하자 교수들의 안색이 다들 좋지가 않았다.

딱딱하게 굳어있는 얼굴들.

다들 그제야 조민우의 악랄한 실체를 파악한 모습들이었다.

조민우도 딱히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설명이 먹혀들어가는 것에 만족했다.

다만 쥐도 궁지에 물면, 사자 코 털을 물 수도 있는 법.

살짝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저는 여러분이 싹 다 죽어버리면 오히려 편해요. 그러면 판을 새로 짤 수가 있으니까요. 다만 세상을 혼자 살 수는 없겠지요? 제가 한국 대학 씨를 말려 버리면 그것도 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차에 고민을 하는 중이었는데, 마침 교육부 측에서 요청이 들어온 겁니다.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좀 타협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교수가 그제야 이성을 차리고는 말을 더듬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할 생각입니까?”

“물론입니다. 다만 여러분이 그 일을 대신할 거야. 아니면 저희 DS 분교에서 할 거야 선택만 남은 셈입니다. 사실 전 이 심포지엄에 나오는 것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냥 정리하는 것이 속편하거든요.”

공포 분위기.

이제는 협박이었다.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그는 이런 결과에 만족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충격에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최 교수와, 교육부 장관, 경한대 총장에게 윙크를 한 후에 조용히 사라졌다.

물론 그가 사라진 후에도 입을 여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폭풍처럼 나타나서 자신들을 협박한 그 강렬한 조민우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한 탓이다.

***

교육부 장관은 그제야 조민우의 의도를 눈치 채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이 선택과 집중에서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조민우 사장입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하면 전 세계에서 돈을 갈퀴로 긁어모을 수가 있어요. 그 이권을 우리에게 나눠준 겁니다. 네? 이런 말을 솔직히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마 심하게 반대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 분에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적당한 선에서 양보를 하겠다는 겁니다.”

김구일 교수는 지금까지 설명을 들으면서 수차례에 걸쳐서 안색을 바꾸었다.

그만큼 분노한 것이다.

하지만 터트릴 수가 없었다.

자신은 말이지만 조민우는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일단 상대의 카드를 알아보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이건 너무 차이가 심했다.

붙어서 이기고 말고가 아니었다.

‘조민우 사장 주장대로라면 나도 견뎌봐야 겨우 3-4년이야.’

그러면 화낼 이유가 없었다.

다른 대안을 강구해야 했다.

차라리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타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교육부 장관, 당신 정말 약속할 수 있습니까?”

“서명이라도 하지요.”

“하아, 전 모르겠습니다.”

그는 결국 머리를 잡고는 풀썩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제야 회의는 일사천리로 풀려가기 시작했다.

지금 이 회의는 단순히 학술회의가 아니라, 자신의 이권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논쟁이다. 결코 쉽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다.

***

청와대 국무회의실.

“흐음.”

한 마디 탄식.

하지만 입을 여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올라온 교육부 장관의 보고 안이 문제였다. 이런 안이 현실적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 다들 믿기지가 않는 표정이었다.

보다 못한 한 장관이 나섰다.

“교육부 장관님, 정말 이대로 진행할 생각입니까? 각 대학에서 반말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각 대학 총장들이 원하는 겁니다.”

“.......”

걍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그제야 다른 장관들도 분위기를 눈치 채고는 슬그머니 한 쪽을 쳐다만 볼 따름이었다.

“좋습니다. 이 안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반발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건 각 대학 교수들이 적절하게 손을 쓰기로 했습니다. 아마 반대하는 이들은 제가 알기로 3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허어, 참 놀라워요.”

결국 탄식하고야 말았다.

지금 이 ‘선택과 집중’에 보고 있으면 가슴이 절로 떨릴 정도였다. 그만큼 강한 폭발력을 가졌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 장관의 생각은 달랐다.

“학부모들의 반발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아, 절대로 반발할 리가 없을 겁니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DS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 비율이 무려 98%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 대학 개정안에 따르면 각 대학의 수준이 DS 대학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각 특성화된 분야만큼은 DS 대학에 비해서 오히려 수준이 높습니다. 그건 DS 대학 측에서도 각 대학에 넘긴 분야에 대해서는 연구를 하지 않기로 했으니, 문제가 될 리가 없습니다.”

여기까지 설명한 후에 잠깐 냉수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학부모 중에서 누가 조민우 사장에게 돌을 던지겠습니까?”

그는 잠깐 다른 장관의 분위기를 살폈다.

더 이상 반발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대로 진행하세요. 다만 세세한 것 중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은 공개 공청회를 통해서 바로 잡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곧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다.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대한민국 건국 이례 처음으로 한국 대학 구조 조정에 들어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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