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65화 (265/397)

< -- 265 회 -- >

2장 차기 사업

조민우는 차기 사업에 대한 고민을 계속 거듭했지만 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이 일 저 일 소일하면서 가볍게 시간을 때웠다.

너무 서두르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아는 까닭이다.

자연스럽게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것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신을 습격했던 자들.

그들이 조용히 침묵한 것에 대해서 말이다.

‘이상하군. 왜 도발을 하지 않는 것일까?’

물론 지금 DS 규모가 점점 커져가면서 건물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황은 너무 이상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요즘은 회사 주변을 산책하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상하게 눈의 뜨이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이상했다.

그런 중에 이상한 낌새를 흘리는 놈이 있기는 있었다.

바로 화이트였다.

꼭 범죄자가 범죄 현장을 꺼리는 그 모습.

딱 그런 행동을 보였다.

곧 바로 이놈을 잡아서 자신의 얼굴에 바짝 붙이고는 질문했다.

“너 혹시 내막을 아는 거야?”

도리도리.

모른다고는 내색.

웃기는 것은 자신이 분명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들여다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수상한 걸?’

조민우는 결국 화이트를 째려보면서 심문을 시작했다.

“너, 자꾸 그러면 앞으로 국물도 없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너도 굶으면 문제가 될 걸?”

하지만 이 놈 반응이 우스웠다.

“까르릉.”

애교를 피웠다.

자신의 팔에 복슬복슬한 털을 비비면서 말이다.

평소라면 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자존심 빼며 남는 것은 흰 털 뿐인 녀석이니까.

그는 검지손가락으로 이놈의 코를 톡톡 치면서 구박했다.

“자자, 그러지 말고, 이실직고해서 광명 찾는 것이 어떠냐?”

“크르릉?”

모른 척 시미치미를 뚝 떼는 놈.

그는 그제야 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욱이 지금까지 이 화이트 놈을 지켜본 결과에 따르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너 설마 그 놈들을 습격한 거야?”

도리도리.

아니다는 표시.

사실 이것이 진실이었다.

습격한 적은 없었다.

조민우는 혹시나 해서 찍어보았다.

“너 설마 그 놈들의 아지트를 쳐들어 간 것은 아니겠지?”

뜨끔.

화이트는 깜짝 놀랐다.

아니 도대체 저런 사실을 어떻게 추측할 수 있는 지 말이다.

하지만 빠르게 다시 고개를 내저었다.

도리도리.

“.......”

그는 그제야 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히 뭔가 있어. 설마 그렇다면 이놈이 이곳에서 헛짓거리 하는 놈들을 쫓아가서 아지트까지 몽당 박살 낸 거야?’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봤던 그 화면.

뜬금없는 총성이 났던 바로 그 건물.

“서, 설마 그게 네 놈 짓이었어?”

“.......”

화이트는 순간 입을 다물어버렸다. 아무리 말을, 아니 부인해도 믿지 않는 상대의 태도에 질린 것이다. 물론 자신이 저지르기는 했지만.......

이렇게 되자 걍 힘을 빼고는 축 퍼졌다.

맘대로 생각하라는 행동인데.......

조민우는 순간 이놈의 행동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은지 몸통을 잠깐 빠른 속도로 아래위로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휘이잉.

얼마나 빠른 지 화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옆에서 쪼르르 따라가던 다른 다크 새끼들은 화들짝 놀라서는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자신들의 두목은 주인을 닮아서 성격이 얼마나 개지랄같은 지 아는 까닭이다.

아니 얼마 전에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불안불안 했다.

(저거 괜찮을까?)

(상관없어. 두목이 이상하게 주인에게 약하잖아.)

(하긴 그렇겠다.)

(더욱이 요즘 주인도 장난 아니지. 저번에 수련하는 것 못 봤어? 완전히 몸짱이더군. 아무리 두목 발톱이 날카로워도 상대가 안 될 거야.)

(그런가?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이지.)

괜히 심술이 나서 두목이 자신들을 괴롭힐까 염려한 것이다.

그런데 이건 일부 사실이었다.

조민우 역시 다른 다크 새끼들을 힐끗 살피고는 동작을 멈추었다.

화이트는 헤롱헤롱해 있었다.

“그 참, 말만 좀 통해도 좋을 텐데.......”

그냥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화이트를 괴롭혀 봐야 답이 나오지 않자 주먹을 들이 밀었다.

“너 혹시라도 큰 사고 치면 그냥 안 둔다!”

끄덕끄덕.

행동은 참 잘하는 놈이었다.

그도 재미가 없자 그냥 이놈을 걍 품에 안고는 DS 능선 위에서 힐끗 DS 군을 내려 보았다.

한 쪽에는 DS 강이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다른 한 쪽에는 한창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있었다.

건물 모양은.......

‘괴상한 건물이군. 저건 어느 나라의 디자인을 가져온 것일까?’

알 수가 없었다.

자신도 DS 대학에 손을 뗀 지는 오래였다. 더욱이 이제 시간만 지나면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처리라서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도 강의는 한 번 정도는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은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일은 잘 풀리지 않고, 기분 전환 삼아서 한 번 자신의 소속된 연구실에 가서 막 들을 수 있는 강의 하나를 찾아보았다.

‘호오, 나노 공학이라.......’

***

DS 대학은 근본적으로 여러 개의 교수 분과를 중심으로 분리되어 있다. 즉 DS 대학에서 사람을 뽑을 수도 있지만 각 교수 분과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이원화가 되어 있다.

따라서 여기 입학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각 교수마다 원하는 학생 기준이 전부 다 달랐다.

어떤 교수는 수학을, 어떤 교수는 물리를, 어떤 교수는 생물을, 어떤 교수는 문학적인 자질을 중시해서 서로 다 달랐다.

그리고 이들이 입학한 후에 걷는 과정 자체가 남달랐다.

전부 딱 주어진 영역만 깊이 파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전부 이렇게 협소하게만 자신의 전문성을 파지는 않았다.

바로 교양 과목이 있다.

그리고 DS 대학은 이 교양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주로 초청 강연 형식으로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해서 여러 가지 강연을 했다.

오늘 자리에 나온 있는 MIT 대학에서 석좌 교수로 있는 밀만 교수였다.

“.......지금까지 설명을 했지만 기존의 전자 산업은 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그렇지가 않을 겁니다. 바로 나노 공학, 즉 사람의 피 속으로 들어가서 움직일 수가 있는 제품도 개발이 될 겁니다. 다만 이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초소형 전자제품이라......’

문득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크기는 작다고 해도 제조는 제조였다.

거기에 동작을 해야 하니, 프로그램도 들어간다.

그렇게 보면 그냥 전자 제품과 큰 차이는 없었다.

‘좀(?) 작은 전자 부품이잖아? 이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

정성일 부장은 요즘 들어서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비록 자신의 직급은 여전히 부장이었

지만 김민우가 드디어 자신들의 열망인 제조 쪽으로 관심을 가진 탓이다.

비록 적절한 안건을 내놓지 못해서 구박을 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만 그렇다고 그냥 물러날 수는 없었다.

“좋은 생각들이 없나?”

“휴우, 있기는 있죠. 문제는 DS 밸리에서 죄다 다 쓸어갔지 않습니까? 그나마 있던 것은 다른 대학에 전부 줘 버렸고요.”

“하긴 그건 좀 그렇지. 사장님도 그런 면은 정말 좀 고쳤으면 좋겠는데.......”

“요즘 보면 저희들은 회사에서 완전히 천덕꾸러기 그 자체입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어. 사장님 말씀대로 미리 어느 정도 안을 만들어야 했어.”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기존에 일을 계속 했다면 이런 상황이 부딪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희 원래 하던 경험에서 농사로 바꾸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쉽게 되지가 않죠.”

불만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는 곧 손을 들어서 이들을 다독거렸다.

“좋아, 그 정도로 하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

“그건 그렇죠.”

“좋아, 그러면 의견을 한 번 내보라고.”

딱 시작하자.

그제야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경운기가 어떨까요?”

“탈곡기도 나쁘지 않죠.”

“흐음, 저는 아예 경탈기를 만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기톱이 있으면 도움이 많을 될 것 같은데.......”

전부 죄다 이런 이야기였다.

다들 사고자체가 농사와 고정이 된 것이다.

‘이것 참 갑갑하군.’

비서가 찾은 것은 바로 이 순간.

-사장님이 찾으십니다.

***

DS 본사 회의실.

조민우는 곧 자리를 착석한 이들을 한 번 쭉 돌아보면서 분위기부터 살폈다. 혹시라도 뭔가 다른 좋은 제안이 있을지 궁금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의견을 내놓는 이는 없었다.

물론 확인은 필수였다.

“혹시 좋은 제안 없습니까?”

“아직까지 계속 검토 중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하나 의견을 내놓죠.”

“네? 벌써 생각나신 겁니까?”

“당연하죠. 명색이 사장 아닙니까? 제가 여러분을 챙겨야죠.”

감동했다.

“사, 사장님.......”

그런데.

“아, 자 본론으로 넘어가죠. 제가 염두에 둔 것은 바로 나노 로봇입니다.”

“네?!”

다들 화들짝 놀랐다.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무슨 나노 로봇?

그냥 로봇도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말이다.

정성일 부장은 곧 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사장님, 그런데 저희 기술로는 좀 어렵습니다. 솔직히 큰 로봇도 못 만드는 상황 아닙니까?”

“그건 지금부터 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기반 기술이 너무 없습니다. 그걸 지금부터 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그건 상관없죠. 설마 저희 DS에서 그 정도 자본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기는 하지만.......”

정성일 부장은 망설였다.

그가 그러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이렇게 늘어지는 프로젝트는 가다가 중단될 확률이 아주 높았다. 그러면 오히려 안하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문제가 될 만한 연구는 신입에게 줘서 흐지부지되면 중지시켜 버리잖아? 사장님이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

조민우는 이런 그의 표정을 살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게 많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DS 시리즈를 위해서 꼭 필요 한 것입니다.”

“무슨 말씀이시죠? DS 시리즈와 나노 로봇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이죠?”

“그건.......”

그는 그제야 아차 했다.

‘마나 연구 때문에 나노 로봇을 개발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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