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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66화 (266/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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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비밀입니다!’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싸늘했다. 그 말하시면 사망입니다! 이런 차가운 느낌.

그가 아무리 막나간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눈치를 보고는 슬쩍 말을 바꾸었다.

“특급........흐음, 음, 보지요, 그러니까, 그게 일테면 DS 시리즈 반응을 체크하다보면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가 있어요. 그런 것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보면 될 겁니다.”

“좋습니다. 그건 그렇다고 하죠. 그런데 로봇을 어떻게 만듭니까? 아니 만들었다고 하죠. 그거 생산은 어떻게 하고요?”

“그건 정성일 부장님이 알아서 하셔야죠.”

“?”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로봇을 어떻게 만들고, 생산하란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봐서는 다른 답변은 먹히지 않아 보였다.

조민우가 다른 것은 몰라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탓이다.

‘골치 아프게 되었군.’

***

DS 팀장 회의실.

“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아니 정 부장님, 도대체 말을 되는 소리를 해야 우리들도 행동으로 옮길 것 아닙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로봇을 어떻게 만들라는 겁니까?”

“아니 설사 로봇을 만들었다고 하죠. 그 움직임은 어떻게 하고요?”

“이건 우리 능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니 로봇에 대해서 이제까지 일을 했다면 그대로 그나마 이해라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로봇에 대해서 아는 것이 뭐가 있습니까? 정말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뭐라고 말 좀 해보십시오.”

팀장들의 항의는 그야말로 빗발쳤다.

이건 아니라는 무조건적인 반대.

바로 그것이었다.

정성일 부장도 묵묵히 들었지만 이번에는 이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았다.

이런 일도 하지 못한다면 조민우가 할 일은 너무도 분명했다.

“자네들 평생 동안 농사나 짓고 살 생각인가?”

싸늘.

분위기가 이내 꽁꽁 얼어붙었다.

정말 농사는 이제 그만이었다.

딱히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나이에는 아니었다. 나름 자신의 경험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그건 아닙니다!”

“좋아, 그러면 서로 한 번 고민을 해보자. 자네들 말대로 우리 기반 기술이 없어. 하지만 꼭 우리가 처음부터 다 할 필요는 없지.”

“혹시 다른 업체를 인수하자는 말입니까?”

“그렇지. 자네들도 아는 업체가 있지 않은가?”

“로봇이라.......소니의 아이보 말입니까?”

“그렇지. 일단 소니의 아이보 사업부를 인수해서 큰 방향을 잡는 거지. 그런 다음에 기술 확보와 동시에 나노 생산 기술을 얻으면 되지 않겠나?”

“그건......그럴 듯 하군요.”

“좋아,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하지.”

딱 결론을 내렸다.

뭐라고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다들 포기했다.

농사는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

‘특히 말똥은 아니야!’

***

정성일 부장은 곧 조민우를 찾아서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의견을 내놓았다.

“흐음, 아이보 사업부를 인수하자는 말입니까?”

“네, 그러면 그들이 기존에 해 놓은 로봇 관련 기반 기술을 전부 얻을 수가 있습니다. 비록 대형(?)이기는 하지만 생산 노하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생산 기술은 따로 병행해서 추진하자는 말이군요.”

“그런 셈입니다.”

“흐음.”

조민우도 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해봐야 했다.

무조건 허락을 할 수는 없었다. 그도 막상 제안을 하기는 했지만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고민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아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자신은 사장.

일단 한 이야기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지키는 중요했다.

다만 비용이 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소니 측에서 그 사업부를 팔려고 할지가 문제이고, 설마 판다고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건 제가 소니 측에 알아본 결과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쪽에서는 그 사업부 때문에 골치이니까요.”

“돈이 안 되나 보죠?”

“네.”

“좋습니다. 그러면 한 번 진행을 해보세요.”

이렇게 결정은 내려졌다. 정성일 부장은 곧 소니 측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문의했다.

***

아이보.

바로 소니가 애완 로봇의 제품명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로 동작하고, 머리와 몸체 길이는 무려 273cm 정도가 되는 거대로봇(?)이다.

나노 로봇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강아지 모양을 했는데, 감정이나, 본능, 학습, 성장 기능을 갖는 자율 모두가 특징이다. 리모컨 조작에 의한 게임 모드나, 동작 표현하는 성능 모두 역시 있다.

기능적인 면만 놓고 보면 다른 전자 기술에 비해서 진일보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문제는 소니 사정이 좋지가 않다는 것에 있다. 비용 삭감과, 조직 개혁을 진행 중인 그들은 아이보 제조 중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었다.

비록 과거 99년 이래 15만대 이상 판매되기는 했지만 현재 소니는 유례없는 긴축 경영을 하고 있었는데, 로봇 역시 그 대상이었다.

특히 이 아이보 책임자인 크리스티 소장은 이 때문에 요즘 괴롭기 짝이 없었다.

‘핵심 사업인 가전,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핵심이라고? 채산성이 높고 전략적인 성장을 할 수 었는 사업은 모두 포기한다고? 빌어먹을 놈들,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결론이었다.

2,000달러 정도의 아이보는 소비자용 제품이리가 보다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더욱이 이를 모방한 저가 짝퉁 제품이 대량으로 유통되어서 문제였다.

이 때문에 판매가 타격을 받았으니, 그런 면을 고려하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보에 들어간 여러 가지 독자적인 기술, 특히 OS는 소니의 기술과, 연구 개발 시설에서 탄생한 선진 로봇 기술이 이대로 사장될 상태에 있었다.

다만 속상하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니 본사 임의 회의를 통해서 연락이 내려왔다.

곧 바로 회의에 참석했는데.......

“네? 무슨 말입니까? 사업부를 매각하겠다니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소니 재정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이제까지 어렵게 기술 개발에 몰입한 것은 알지만 지금 당장에는 돈이 된다면 팔아야 할 입장입니다.”

그냥 하는 말은 아니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그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 중에 하나가 소니이다. 지금은 회사가 살기 위해서 군살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돈이 된다고 생각되는 이 시점에서 매각을 하는 것이 옳았다.

“도대체 그 업체가 어디입니까?”

“DS 네.”

***

크리스티 소장은 인수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계속 가야할지 말이다.

더욱이 DS 본사는 한국.

그곳으로 가야하는 것이 불편하기만 했다.

그것은 다른 밑에 팀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휴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 DS에서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번 그 쪽을 믿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한국 사장이지 않습니까? 그 사람의 어떻게 믿고 그런 이야기를 합니까?”

“요즘 국적을 따지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그리고 DS SXD를 먹어 본 분들이라면 알 것 아닙니까? DS가 얼마 대단한 회사인지요.”

“하긴.......”

DS SXD라는 말에 부정적으로 흘렀던 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런 중에 나온 한 의견.

“제 친구 중에 나가이라는 녀석이 있는데, 그 놈이 오히려 DS 쪽에 입사해서 일을 하고 있어요. 들어보니, 대우는 나쁘지 않는 것 같아요. 딱히 국적 차별 따위는 크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조용.

순간 이들의 얼굴에는 그제야 갈등이 어렸다.

쭉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그렇게 썩 나쁘지는 않았다.

크리스티 역시 이런 분위기를 묵묵히 지켜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러면 각자 알아서 선택하면 될 것 같군요.”

“소장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저요? 아이보가 제 자식입니다.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될 수는 없죠.”

“........”

다들 그제야 묘한 표정을 한 채 그를 쳐다보았다. 주변 상황이야 어쨌든 중요한 것이 뭐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바로 자신이 이제까지 흘린 피와 땀이 담겨 있는 아이보.

그것이 보다 중요했다.

‘한국이라.......’

***

정성일 부장은 자신이 한 제안에 대해서 소니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은 생각보다 달랐다.

그들은 당장에라도 매각을 할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바로 매각 대금이었다.

바로 조민우에게 질문했다.

“그 쪽에서는 어느 정도 가격을 염두에 두시는 겁니까?”

조민우는 평소처럼 깐깐하게 나갔다.

“우리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을 하시고요. 지금 봐서는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더욱이 소니 역시 반쯤 포기한 상태이니, 1억 달러?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1억 달러에요? 하지만 좀.......”

“싫으면 포기하라고 하세요.”

“끄응, 알겠습니다.”

***

정성일 부장은 곧 일본 측으로 가서 소니 측 임원들과 만나서 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민우와는 달리 막 나가는 그가 아니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서 풀었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1억 달러입니다.”

“?”

소니 임원 반응이 가관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분위기에 곧 바로 ‘조민우’의 이름을 걸고 넘어졌다.

“저희 ‘조민우’ 사장님이 1억 달러에서 조금이라도 많거나, 적으면(?) 그냥 포기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협상은 어려울 듯합니다.”

“허어, 하지만 이 사업에 들어간 비용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그런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뭐 싫다면 어쩔 수가 없죠.”

이렇게 흘러가자 잠깐의 언성이 오고갔다.

그런데 답답한 것은 소니이지, DS가 아니었다.

사업을 접게 되면 1억 달러는 고사하고, 그 반도 챙기기 어려운 상황.

어쩔 수 없이 허락하고야 말았다.

“알겠습니다.”

***

DS 본사 회의실.

조민우는 곧 정성일 부장을 통해서 인수가 끝난 사실에 대해서 쾌재를 불렀다.

“우와,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천만에요. 전부 사장님 덕분입니다.”

“아, 혹시나 해서 하는 질문이지만 그 쪽 연구원들은 어떻게 하기로 했답니까?”

“일단 중요한 연구원들은 전부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밑에 연구원 중에는 이탈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뭐 그건 상관없죠. 일단 그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일할 수 있는 로봇 사업부 건물과, 연구 시설을 준비하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

지시에 따라서 기존에 있는 건물 중에서 남는 건물은 곧 로봇 사업부 직원들에게 할당이 되었다. 물론 중요한 생산 설비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 되었다.

가벼운 일은 아니지만 보안을 위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이들은 이미 아픔을 겪은 사람들. 아마 쉽게 배신하지는 않을 거야. 배신할 놈들은 이미 다 떠났을 테니까.’

조민우는 굳이 그들을 보지 않더라도 자신이 직접 경험한 뼈아픈 사실이기에 확신했다. 그는 곧 이어서 일본에서 건너온 크리스티 소장 일행을 기꺼이 반겨주었다.

“고생들이 많았죠?”

“아닙니다. 사장님 덕분에 다시 일을 할 수가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만족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일단 푹 쉬시면서 기존에 연구 결과에 대해서 보고를 좀 올려주세요. 제가 로봇 쪽은 전혀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아이보 사업을 계속하실 겁니까? 이미 이 사업은 적자가........”

“그건 아닙니다.”

“네? 무,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바로 아이보를 통해서 얻은 경험과, 기술들입니다. 그것을 다른 로봇 사업 쪽으로 돌릴 생각입니다.”

“헉? 그래요? 무슨 사업을 구상하고 계신 겁니까?”

“그건 추후 나중에 이야기 드리죠. 중요한 것은 지금 아이보에 대한 마무리가 중요해요. 이미 아이보 사업을 통해서 얻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 아닙니까?”

“그건 그렇죠.”

“바로 그것이죠. 그 기반 기술을 얻으려고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면서 인수하게 된 것이니까요. 그건 여러분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로봇 사업부 관련된 일을 착착 진행시켜 나갔다. 그는 물론 크리스티 소장을 통해서 기존의 아이보에서 얻은 기술과, 경험에 대한 보고도 받을 수가 있었다.

실로 흥미로운 기술과 경험이었다.

‘생각보다는 어렵군.’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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