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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곧 이어서 DS 대학 건물에 있던 사람들마저 우르르 몰려나오면서 DS 능선을 본 것이다.
곧 이어서 들린 소란.
“헐? 저게 도대체 뭐야? 전쟁이라고 난 거야?”
“그건 아닌 것 같아. 저 정도로 DS 능선을 완전히 박살 낼 수는 없잖아?”
“어라? 저기 뭐야? 사장님 실험동이 왜 저 모양이 된 거지?”
“설마 사장님이 저렇게 만든 건가?”
“헤에, 정말?”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
조민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분명히 저 DS 능선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경찰이나, 심지어 군부대에서 떼 거지로 몰려올 것이 분명했다.
‘보자, 뭐라고 해야 하나?’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다가 떠올린 것은.......
‘좋아, 방법이 생각났어!’
7장 오리발
조민우가 일으킨 사고는 결코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일단 DS 전 지역을 넘어서서 대구 지역 일부가 크게 뒤 흔들리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었다.
당연히 각 관련 단체에서 차를 몰고 왔다. 일단 가장 먼저 들이닥친 것은 역시 방사능 오염을 걱정한 국방 과학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근처 관할 군부대였다.
특히 DS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XX 사단에서 무려 1,000명의 병사들이 완전 무장을 하고서 나타난 것이었다.
그 지휘자는 김형욱 대령.
그는 우선적으로 도착하기가 무섭게 DS 전 지역에 봉쇄명령부터 내렸다. 도로는 철저히 차단하고, 완전히 대구 지역하고 분리를 시켰다.
그리고 차분하게 방사능 오염에 대한 보고부터 받았다.
“이상이 없습니다.”
“조금도 이상한 것이 없습니까?”
“네.”
“그렇다면 이제 이곳 주인을 만나는 것이 순서군요.”
***
조민우는 이미 군대가 올 지, 아니면 뭐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부에서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 생각하고는 철저하게 준비했다.
뭐 대단한 준비는 아니었다. 지금 일어난 사고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현장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그는 딱 김 대령이 다른 장교들을 이끌고 나타나자 세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국방부에 납품하고 있는 DS 전투 모기의 문제점을 개량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내려왔습니다. 위기감을 느끼자 곧 바로 실험실에 빠져나갔는데, 곧 이어서 일어난 현장이 딱 이것입니다.”
여기까지 설명하고는 차분하게 실험실 곳곳을 일일이 회의할 때 사용하는 포인터를 가지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이 외벽은 보안을 위해서 특수하게 만든 강철로 만든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물질이 녹아버릴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설명을 여기까지 한 후에 다시 포인터를 가지고 DS 능선 방향으로 향했다.
“그리고 보다시피 전 능성이 저 모양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상식으로 지구상에 어떤 무기도 이렇게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 지역 전체를 날려버리려면 방법은 많죠. 하지만 딱 이렇게 정해진 부분만 부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주 발전된 무기임에 틀림없습니다.”
조민우는 여기까지 단숨에 설명한 후에 힐끗 김 대령을 위시한 장교들을 한 번 쳐다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단순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봐서는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즉 우주선이 저 DS 능선에 착륙한 후에 뭔가 작업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우주선에 내린 외계인이 바로 이 건물에 침투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이 바로 제가 한 실험물을 강제로 탈취해 가려고 했던 겁니다.”
조용.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이들은 다들 침묵을 지켰다.
뻔히 보이는 거짓말인데, 막상 반박하려니, 증거가 없었다.
의외로 상황이 잘 맞아 들어갔다. 더욱이 이 근처에 오면서 들은 목격자의 판단과 일치하는 면(?)이 꽤 있었다.
다만 ‘우주선 드립’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 대령이 참다못하고 한 마디 했다.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네.”
그는 피식 웃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사장님 말만 믿고 판단 내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곳을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입니다. 그건 양해를 부탁합니다.”
보통 범인이라면 반대를 해야 할 일.
하지만 조민우는 그렇지가 않았다.
“기꺼이, 아 그리고 요청만 하십시오. 저희 DS에서 완벽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으음, 좋습니다.”
그는 이 대답을 끝으로 휘익 하고 몸을 돌려서는 다른 장교와 같이 계단을 따라서 내려가 버렸다.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팀장들은 뒤 늦게 이 사태를 알고 후다닥 왔다가 이 대회를 듣고는 곧 조민우 옆으로 다가갔다.
“사장님, 정말 저들이 믿을까요?”
“믿다니요? 그러면 제가 시방 거짓말 했다는 말입니까?”
“그런 말이 아니라.......”
조민우는 툴툴거렸다.
“아, 정 부장님에게 정말 실망입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 말해준 것뿐입니다. 이건 마치 죄인을 취조하는 분위기 아닙니까?”
“........”
정 부장은 자신의 사장이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계속 사실을 질문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 눈에 훤히 들어왔다.
결국 일단 그의 거짓말을 인정해주었다.
“좋습니다. 그런데 저들을 그냥 방치하실 겁니까? 혹시라도.......”
“무슨 말씀이시죠? 당연히 군대에서 하는 일인데, 도와드려야죠.”
“네?”
“가서 대구 시내 호텔에 연락해서 뷔페나 준비를 해주세요. 군인들이 고생하지 않습니까?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이를 때 도움을 줘야죠.”
“끄응, 알겠습니다.”
그는 결국 두 손 들고야 말았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에휴, 모르겠다.’
***
DS 사장 실험실 건물 입구.
“대령님, 정말 조 사장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김 대령은 피식 웃었다.
“그걸 말이라고 해?”
“아니 그러면 왜 그냥 넘어가신 겁니까?”
“증거가 없잖아.”
“네?”
“저기 건물 보고도 몰라? 저건 그냥 녹아버렸잖아. 뭔가 괴이한 무기를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저 모양이 된 거야. 저기 DS 능선 역시 마찬가지고.”
“그러면 어쩌실 생각입니까?”
“고민해봐야지. 일단 여기 투입된 경찰들도 있을 테니, 그들의 조사를 지켜보고, 일단 우리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
“국방부 연구원들 말입니까? 하지만 이상이 없다고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거야 방사능 조사만 한 거지. 저기 DS 능선에서는 다시 조사를 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거야. 일단 지켜보는 것으로 하지.”
“알겠습니다.”
그 때였다.
DS 건물 입구 쪽에서 소란이 일어난 것은.
“이봐요, 당신들 너무 한 것 아니에요? 군인이라면 나라를 위해서 싸워야지. 왜 우리 기자들을 몰 살게 하는 겁니까?”
“이곳은 통제구역입니다.”
“통제구역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지금 DS 능선에 외계 우주선이 불시착했다는 소리 때문에 한국 전체가 발칵 뒤집혔으니까.”
“그건 아닙니다.”
“흥, 이봐, 당신이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손바닥을 하늘을 속일 수는 없어. 이미 저 DS 능선에 우주선이 내려앉은 것을 촬영한 동영상이 올라가 있다고!”
“그건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곳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옥신각신.
시끌시끌.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대령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곳에서 조사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임시 천막으로 가서는 DS 능선에서 일어난 조사를 계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조사해도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 보다는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통해서 다운 받은 우주선이 오히려 더 신빙성이 있었다. 분명히 아니라고 확신했는데, 자꾸 그런 증거가 나타나기만 하자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분명히 조민우 사장하고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
조민우는 생각보다 시끌시끌한 반응에 다소 긴장했지만 계속해서 오리발을 내밀었다.
“최선을 다해서 협조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중에도 갖은 술수를 다 부렸다.
“이것은 저희가 장병들의 노고를 위해서 준비한 호텔 뷔페입니다.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조 사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장교나, 연구원에 대해서는 접대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으로 오늘 저녁은 시원하게 노시기 바랍니다. 저희 DS 연구 단지 근교에 보면 마침 새롭게 생긴 0.1%라는 가게가 있는 데, 거기 수질이 짱입니다.”
물론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이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했다.
“전 오로지 진실만을 말할 뿐입니다.”
그리고 수사를 나온 경찰들에게는.......
“요즘 많이 힘드시죠? 제가 알기로 DS 연구 단지 근처에 괜찮은 아파트 한 동이 들어설 겁니다. 아마 거기 가격도 곧 폭등하겠지요? 으음, 그런데 마침 제가 그 건축업자와 압니다. 아마 현금 6천 정도만 있으면 은행 대출 끌어안고 구입이 가능해요. 구입만 하면 대략 2억은 단숨에 법니다. 그래서.......”
여기까지면 충분했다.
형사 역시도 방긋 미소 지었다.
“최선을 다해서 조사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만 봐서는 단순한 우주선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판단이 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저기 일어난 폭발은 그 DS 능선에 남아 있는 일부 천연가스 때문에 일어난 사고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오, 훌륭하십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몰려온 기자들에게는........
“제가 우리 한국 언론이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 중요한 기술적인 발명을 하게 되면 여러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부르겠습니다.”
이렇게 처리했다.
결국 이 때문에 이곳 DS 능선을 조사하러 온 이들끼리 서로 막 자기 의견이 옳다고 막 우기면서 조사 결과는 점점 산으로 흘러갔다.
특히 우주선이 지구를 정복하기 위한 전초기지라는 기사는 그야말로 결정타였다.
다들 뭔가 있어서 관심을 가지는 이들 역시 하나 둘씩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건 군부대나, 형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부적으로 뇌물을 받은 이들과, 아닌 이들이 피터지게 싸우면서 도저히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더니, 결국 흐지부지 끝이 나버렸다.
그는 친절하게 이들이 철수하는 곳에 가서 환영인사까지 해주었다.
“그 동안 수고들 하셨습니다.”
***
DS 본사 임원 회의실.
조민우는 그제야 수건으로 이마에 땀을 닦으면서 툴툴거렸다.
“아이고, 참 먹고 살기 힘드네요.”
“.......”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이들은 다들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딱 한 마디로 일축했다.
“원래 남을 속이려면 자신부터 거짓말인지 모르게 거짓말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사장님, 그건 알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아, 그거요.”
그는 딱 여기까지하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 참석한 이들은 전부 믿을만한 사람이었다.
다만 그렇다고 쉽게 설명하려니, 그게 또 골치였다.
‘사실 나도 모르잖아?’
너무 주변 대처만 정신없이 하다가 원인 파악을 못한 것이다.
결국 일단 아는 대로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실 소형 미사일을 개발........”
정성일 부장이 바로 끼어들었다.
“서, 설마 정말 미사일을 개발하신 겁니까? 분명히 안하다고 했지 않습니까?”
“사람 말 좀 하죠.”
“죄송합니다.”
“원래는 개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소형 미사일 이야기가 나와서 그냥 호기심으로 관심을 좀 가졌어요. 바로 니트로글리세린이죠. 그래서 이것을 가지고 연구를 좀 했습니다.”
조용.
그제야 다들 눈치를 챈 것인지 입을 다물었다.
모두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들이 알기로 저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킨 사고는 이제까지 한 번도 없는 탓이었다.
조민우 역시 이런 분위기에 만족하고는 그냥 자신이 실험한 내용을 털어놓았다. 물론 중요한 것은 살짝 빼버렸다.
“그렇게 정제한 니트로글리세린 화합물을 가지고 바로 실험을 한 겁니다. 그런데 그만 실수로 그것이 폭발하고 만 거죠.”
“그, 그러면 그 결과가 DS 능선에 크레이터까지 생겼다는 말입니까?”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당시에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서 일단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결국 사장님도 그 폭발.........”
정성일 부장이 말을 흐리자 참다못한 다른 소명석 부장이 말을 받았다.
“.......원인을 모른다는 말씀이군요.”
“걸쵸.”
“........”
다들 안색을 잔뜩 구긴 채 조민우를 째려봤다.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가 결국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정말 사장님은........’
어쨌든 DS 능성 크레이터 사고는 이렇게 어물 쩡 넘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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