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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뜬금없이 공문이 온 것이다.
김한식 사장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물론 직원 중에 한 사람은 다행히 이 상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DS의 조민우 사장님이 의도적으로 이런 공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미치지 않고야 그럴 수가 없잖아?”
“하지만 제가 아는 조카 하나가 DS 밸리에서 하는 일을 들어보면 조민우 사장이 원래 좀 그런 면이 있다고 합니다. 일테면 사회 헌납과 비슷한데, 의도적으로 돈을 외부에 뿌리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 일은 우리 건설 회사를 도와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란 말이야?”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정말 믿기지가 않는 군.”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DS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심지어 DS에 세무조사를 하는 순간에 정권이 바뀐다는 말이 돌겠습니까? 다 그래서 그런 거죠.”
“알았네. 그러면 자네가 한 번 알아봐. 뭐 정 분위기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공사를 해야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여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구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곧 이 공사에 가졌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곧 바로 실무자를 보내서 공사에 대한 상황을 문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
외형적으로 정부가 공사가 맞았다.
다만 그 투자에 관한 것은 바로 DS였다. 다소 생뚱맞게 생각했지만 곧 이런 저런 확실치 않는 소문을 통해서 나돈 소문.
-바로 그 주변의 땅은 모두 DS 소유다!
이런 이야기였다.
그제야 다들 공감했다.
그리고 굳이 조민우에 대해서 부동사 투기라고 비난하는 이들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간접자본을 이용해서 건설 업체에서 일거리를 준 탓이다.
그리고 곧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
쿠르르르.
콰르르르.
무슨 전쟁이라도 난 것과 같은 이 엄청난 소리.
전쟁은 아니었다.
바로 DS 군 중심을 관통하는 거대한 도로의 건설 작업에 동원되는 장비들이었다. 이미 이곳 DS에서 살아온 토박이들은 그저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만 볼 따름이었다.
이미 DS 군 내부의 변화는 있어왔다.
특히 DS 대학 설립 이후에 가속화가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에 생기는 변화는 그런 변화와는 또 달랐다. DS 군 전체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발전을 거듭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가 싶던 이들도 이제는 좀 우려가 되었다.
“이거 정말 괜찮을지 모르겠어. 요즘은 자고 일어나기가 무섭다니까.”
“휴우, 아니 글쎄, 시방, 내가 이 근처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말이 돼. 도대체 하루에 건물이 얼마나 생겨나는 거유!”
“내가 며칠 전에 서울에 좀 갔다 왔어. 그런데 거기도 이렇게 요란을 떨지 않더라고. 도대체 이놈의 지역은 완전히 귀신 소굴이라니까!”
보도 있던 한 사람은 달랐다.
“아 그 사람들, 좋으면 좋다고 그래. 집값이 올라서 다들 뒤에서 돈만 헤아리고 있는 사람들이 왜 그 모양들이야?”
“크흠, 누가 싫다고 했는가?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하여간에 사람들도 참, 조민우 사장님이 챙겨주면 감사히 먹겠습니다하고 그냥 먹어. 이리저리 잔 머리 굴리지 말고.”
이런 분위기의 연속이었다.
말은 하지 않아서 그렇지 대다수는 좋아하는 편이었다.
이 DS 지역 토박이들은 대다수가 이미 갑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을 번 탓이다.
가장 적은 자산가가 겨우 30억 정도였으니, 나머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
이렇게 해서 시작된 공사.
DS 중심 도로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진행이 되었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여기에 달려든 공사 업체 수만 해도 무려 60개 업체였다.
더욱이 그들은 이 일에 대한 태도가 좀 달랐다.
땅 한 쪽 옆에는 헤치 라이트 등 몇 개가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바로 야간 공사를 위해서 준비 해놓은 등이었다.
곧 준비된 포크레인을 땅을 바로 파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그리고 곧 그 앞 쪽으로 건설인부들이 움직이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다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일만 하는 분위기였다.
마침 자기가 맡은 부분을 끝내고 쉬러 들어가던 건설 인부들이 이 모습을 보자 그냥 있지 않았다.
“이봐, 자네들, 아직까지 일을 하는가? 아니 잠을 자고 해야 할 것 아냐?”
“아, 우리는 2교대조입니다. 1교대는 이미 들어가서 쉬고 있어요.”
“헐? 정말인가? 그러면 야간작업인가?”
“네, 저희들은 3교대로 해서 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저희만이 아닙니다. 지금 저 쪽 앞에서 공사하는 이들은 다 동일하게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봐, 그러다가 몸을 축 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런데 어쩔 수가 없죠. 들어보니, 이 공사가 바로 DS의 조민우 사장이 자기 사비(?)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마 건설이 늦어지면 손해가 더 심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헐? 그게 정말인가?”
“네, 그래서 이곳 DS 중앙 도로만큼은 기존 건설 납기를 최대한 단축시켜서 일을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라? 그 쪽은 못 들었습니다, 아 맞아요. 하고 싶은 업체만 한다고 했으니.”
“이런 씨발, 그런 이야기를 미리 이야기를 해줘야지. 우리는 몰랐잖아?”
“하하하, 가서 사장님에게 한 번 문의해보세요!”
이 말이 다였다.
물론 이들은 곧 바로 건설 사장에게서 전화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항의했다.
그런데 사장 왈.
“그건 자네들이 싫어할 것 같아서 아예 말을 하지 않았네. 하자고 하면 자네들 착취라고 뭐라고 하면서 또 난동 피울 것 아닌가?”
“아니, 우리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요. 그건 사장님이 우리 직원들을 이용해먹으려고 하니, 그런 거죠!”
“끄응, 정말 까다롭게 구는 군.”
“이번 일은 우리 역시 다른 업체와 동일하게 해주세요.”
“알겠네. 그러면 자네가 3개 교대를 나누어서 바로 작업 시켜.”
이런 상황이었다.
따라서 건설 작업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DS 군 전체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실로 엄청나게 빠른 공사 결과였다.
조민우 역시 이런 결과를 곧 보고는 놀라워했다.
“정말 엄청나군요. 이렇게 빨리 이 공사를 완성하다니.”
“하하하, 사장님의 열의에 반했다고 하면 될 겁니다. 건설 인부들 역시 여기 길이 뚫려야 사장님에게 그만큼 더 혜택이 갈 테니까요.”
“휴우, 전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아닙니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지요. 일단 이 DS 중앙도로 중심으로 해서는 필요한 지하터널이나 나머지 자잘한 작업 마무리를 진행하고 있으니, 이제 사장님이 원하는 대로 하시면 될 겁니다.”
“알겠어요.”
***
모든 경제는 길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길이 있으면 사람이 오고가게 된다.
그 길이 편할수록 지나가는 사람은 많아지게 된다.
DS 군 내부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도로는 바로 이런 의미가 있었다.
처음에는 물류 쪽의 차량이 전부 고속도를 통해서 대구를 지나쳤다.
그런데 이 DS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쪽을 통해서 대구나, 부산 쪽으로 바로 갈 수가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그 거리를 무려 30분 가까이 단축시킬 수가 있으니, 말할 것도 없었다.
당연히 이곳을 통행하는 차량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바로 이 주변에 사람이 몰리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비록 DS 주변 지역은 전부 조민우 소유였지만 그 나머지 지역은 아니었다.
그 쪽에 땅을 구입하는 것만 해도 돈이 되었다. 따라서 이 지역으로 막대한 돈이 갑자기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땅값은 하늘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겨우 2배 올랐나 싶었는데, 곧 바로 5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리고 이 숫자가 계속해서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사이에 7배까지 뛰어올랐다.
물론 DS 지역은 좀 달랐다.
***
조민우가 의도한 것은 DS 군 지역의 활성화를 통해서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DS 중앙 도로가 생각보다 더욱 빨리 개통되고 나서는 그 변화가 곧 바로 시작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되어 있는 탓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구잡이로 늘어나기 시작한 아파트, 민가, 주유소 등이었다.
통제를 하지 못하니, 이건 그야말로 하루자고 일어나면 주유소 하나가 생기는 그런 상황이었다.
정성일 부장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결국 이 문제를 가지고 조민우를 찾아왔다.
“사장님, 이건 좀 너무 심한 변화입니다. 지금 DS 군 지역이 엉망진창입니다.”
“그건.......제가 어떻게 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니 그러면 누가 이 일을 관할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DS 군수겠죠.”
“그러면 사장님이 나서서 어떻게 하셔야죠. 지금 막 말로 개나, 소나 집을 막 짓고 있어요. 완전히 사람들이 다들 미쳤다니까요.”
“너무 그렇게 다급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그냥 그런가 하고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급작스러운 발전에 대한 휴우증이죠. 어차피 DS 지역을 제외하고는 쉽게 늘어나지 않아요.”
“그러면 이대로 방치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냥 이대로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괜히 끼어들었다가는 오히려 문제가 만듭니다. 만약 그들이 우리 DS를 상대로 민원을 올린다고 해보세요. 그건 쉽게 처리할 문제가 아닙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
정성일 부장도 화가 나서 심하게 말을 했지만 조민우 말에 수긍했다.
자신들이 나서서 어떻게 할 상황은 아니었다.
지금은 그저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게 또한 쉽지는 않았다.
특히 오늘 퇴근 시간 후에 차량을 타고 집으로 가는 중에 원래는 황무지였던 DS 도로 옆에 새로 생긴 편의점 한 곳을 보자 어처구니가 없어서 차량을 세웠다.
끼익.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오십대 초반의 부분가 일을 하고 있었다.
특히 남자가 자신의 가슴에 있는 DS 뺏지를 보더니 불쑥 질문했다.
“DS 직원인가 보죠?”
“네.”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안을 한 번 쭉 돌아보면서 물건을 살폈다.
편의점 내부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런 곳에서 편의점을 세운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기 장사가 됩니까? 이곳은 DS 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을 텐데요?”
“하하하,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을 지나가는 차량이 몇 대인지 모르니,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겁니다. 오늘 매상만 해도 무려 40만원을 넘었어요.”
“헐? 정말입니까?”
주인아저씨는 사람 좋은 미소를 한 채 호통하게 웃었다.
“하하하, 물론입니다. 저희가 대여점을 무려 10년이나 했는데, 지금은 망해가는 분위기라는 것을 확신하자 바로 팔고 이쪽으로 왔어요. 물론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이곳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이 주변에도 곧 건물이 많이 들어설 겁니다.”
“하지만 여기는 DS 군에 들어가는 지역이 아닌데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희는 생각 같아서 이 지역이 전부 DS 군에 편입되었으면 합니다.”
“휴우, 그렇군요. 그러면 집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집은 여기서 한 10km 떨어진 곳에 얻었습니다. 거기도 아예 새로 지었지요. 돈이 그다지 많이 들지가 않았어요. 아직 여기 땅값까지는 괜찮으니까요.”
“참,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민우 사장님이 지금처럼만 해주십시오. 저희가 원하는 것은 그게 다입니다.”
정성일 부장은 잠깐 들린 편의점에서 들은 이야기에 꽤나 깊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들이 벌일 일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지는 몰랐다.
아니 정확히는 조민우가 한 일이다.
‘사장님이 이런 의도로 도로 공사를 시작한 것일까?’
***
정성일 부장도 다음날 오전에는 반차를 잠깐 낸 후에 DS 주변 지역을 한 번 돌아보고 나서는 곧 오후에 출근하자 조민우를 찾았다. 이 상황에 대해서 좀 더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사장님, 저들을 그냥 방치해둘 생각입니까?”
조민우 역시 그렇지 않아도 머리 아프기는 매 한 가지였다.
자신이 DS 지역에 활력을 넣기 위해서 만든 일이기는 하지만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른 면이 있었다. 변화가 DS 지역뿐만이 아니라, 그 인접 군 지역으로 퍼져가는 문제였다.
덕분에 이 지역에 너무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이 보이자 당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야.’
사실 이건 자신이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DS 군수가 해야 할 문제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DS 군수를 통해서 일을 하면 일이 쉽게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공무원의 단점이다.
바로 느린 일처리.
그런데 자신이 가서 DS 군수에게 항의를 한다고 해서 될 문제도 더욱 아니었다.
물론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아마 그러면 공무원들의 반발이 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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