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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 정도였어?’
조민우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도 이미 정성일 부장을 통해서 보고를 받았지만 지금 상황은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국가에 소속되어 있는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것은 말에 하나라도 쉽지가 않은 탓이다.
그 이야기는 아주 간단했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
“좋습니다. 결국 뭘 해주겠다는 말입니까?”
“사장님이 원하는 것은 가능하면 처리를 해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추가 도로 공사를 한다고 해도 들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장에 특혜 의혹으로 문제가 될 텐데요?”
“그러면 그 일은 저희 대구시에서 아예 신문을 통해서 공표를 내죠.”
“으음, 일단 알겠습니다. 그러면 과정을 지켜보고 나서 저희 측에서 요청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한 후에 이제까지 검토를 해던 사항 몇 까지는 그에게 전해주었다.
“이 항목들은 아마 그대로 시행할 생각입니다. 이건 단순히 우리 DS 이익과는 무관해서 크게 문제가 알 될 겁니다.”
“네, 그 부분은 제가 검토해보면 곧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대구 시장은 이렇게 어느 정도 타협을 한 후에 곧 바로 DS 건물을 나섰다.
하지만 그는 불필요하게 DS 측에 연락해서 다시 조율을 하지 않았다. 조민우가 제안한 상황이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대구 지방 신문 기자를 통해서 솔직하게 다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전부 폭로해버렸다.
***
최일수는 소위 말하는 백수이다. 그는 졸업과 동시에 백수가 된 경우인데,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나머지 취업까지 못하게 된 후로 아예 대학 도서관으로 갈수조차도 없었다.
그는 때문에 요즘 들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는 곳이 바로 PC 방이었다.
이곳에 가서 오전에는 리니지를 한 후에 점심은 컵 라면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나서는 오후에는 다시 판타크래프트를 즐긴다.
특히 요즘 들어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판타크래프트는 벌써 10년이 훨씬 지난 게임이지만 질리지가 않았다.
‘정말 잘 만들었어.’
그의 생각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었다.
리니지도 나름 좋은 평가를 받는 장수게임이지만 판타크래프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실시간 게임의 효시라고 불리는 이 게임은 출시할 때도 많은 시선을 끌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고정 매니아층을 근간으로 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는 때문에 이 게임을 할 때는 모든 세상일을 다 잊어버리고 이 일에만 매달렸다.
나머지 힘든 일 따위는 알 바가 아니었다.
부모님에게 한 편으로 미안하지만 그 기억 역시 잊어버렸다.
너무 고통스러운 탓이다.
그가 그런 중에 한 신문 기사를 본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보고 싶어서 본 것이 아니라, 필요한 텍본 파일을 서칭하려는 중에 포털 상단에 뜬 기사 제목 때문이었다.
-대구시는 대구 발전을 위해서 향후 DS와 제휴하다!
이 제목이었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시선이 갔다.
보통 정치성 기사라면 그냥 무시할 것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경우는 좀 달랐다.
그래서 기사 내용을 확인했는데.......
여기에 나와 있는 내용 중에 놀라운 항목 몇 가지가 있었다.
-DS와 제휴해서 가장 먼저 시작하려고 진행하는 것은 바로 취업자를 위한 취업 대학의 설립입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재학생의 모든 생활비를 분담하게 됩니다. 다만 요건은 이렇게 해서 사용된 비용은 향후 취업한 후에 급료 일부에서 빼게 됩니다. 즉 자신이 정말 하겠다는 의미만 있으면 얼마든지 취업을 할 수가 있고, 노력에 따라서 돈을 많이 벌수가 있습니다. 그 과정은.......
이런 식으로 나와 있는 항목.
대다수가 구체 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었다.
막연하게 할 것이다! 라는 내용은 없었다.
그 옆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DS 밸리 관련 회사들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다만 그 노력 여하에 따라서 초기에 받는 급료 자체가 많이 달랐다.
즉 여기에 어설프게 생각하면 아예 제일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있었다. 자신이 노력 여하에 따라서 취업을 할 수 있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몇 번에 걸쳐서 이 기사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곧 PC 방을 나섰다.
‘DS 취업 대학이 지금 건설 중이라고 했으니, 두 달 정도 있으면 되겠군.’
희망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구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실직자가 있었다.
전국에서 실업률이 제일 높을 것을 감안하면 당연했다.
하지만 이것은 수치 놀음.
실제로 실업률은 단순히 생각하는 것보다 월등히 높았다. 때문에 이 실업자가 기사를 보고나서는 마지막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도 취업을 할 수가 있어!’
그것은 실로 강렬한 욕망이었다.
***
김구식 의원은 야당 의원 중에 대구를 기반으로 한 이들 중에 하나이다. 그 역시 최근에 들어서 기사로 나온 대구와, DS 제휴기사를 보았다.
당연히 이 기사를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애들이 미쳤구나!’
아무리 대구 경제가 몰락했고, 힘들다고 해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정치와 경제의 유착이다.
쉽게 말해서 정부 산하 단체와, 기업체의 밀월관계이다. 이 대구 직할시와, DS의 관계 역시 바로 그런 경우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나이든 이들 중에서는 이런 일에 대해서 치를 뜨는 이들이 많았다.
그는 이들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다음 선거가 걱정이 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건수을 잡은 것이다.
곧 바로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야당 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렇게 해서 모인 숫자는 모두 10명.
이들은 곧 바로 공동 시국서를 냈다.
-지금 한국 경제의 부패는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구시와, DS의 최근 제휴 발표는 그 부패가 얼마나 깊이 썩어 있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땅히 그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대구시에 유착관계를 제휴한 DS에 대해서는 그 비리 관계를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그 항목으로는........
이런 내용은 흔히 하는 내용이었다.
조금 잘못되어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았다.
실제로 DS와 대구시의 제휴는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당장에 대구시에서 진행하는 건설 프로젝트 하나만 넘겨도 DS는 그 혜택을 보는 까닭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 소식을 접한 이들, 특히 백수나, 실업자의 경우에는 말이다.
그들은 눈이 빠지라고 DS 취업 대학 완공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차에 일(?)이 생기면 향하 DS에서 추진하는 모든 일은 허사가 되어버린다.
그러면 자신들은 마지막 희망은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이다.
‘이 개새끼들, 도저히 못 참겠다!’
그들은 결국 인터넷 모임을 통해서 일단 사람들을 모았다.
그렇게 모인 숫자는 무려 5,000명.
그것도 거의 건장한 남자들이었다. 이들은 곧 바로 얼굴에 마스크를 하고, 손에는 야구방망이와, 식칼(?)을 들었다.
이미 인생 밑바닥까지 갔던 이들.
사실 죽지 못해서 사는 이들이었다.
곧 바로 몰려간 것은 시국서를 낸 국회의원의 사무실이었다.
물론 전체 팀을 분할했다.
“각 팀은 이 백수 십적을 처단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겁니다. 그 놈들이 일하고는 사무실, 그리고 저택을 싹 다 태워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
김구식 의원은 느긋한 표정을 한 채 오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술을 걸치면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옆에는 비서를 가장한 접대부 한 사람씩을 데리고 말이다.
“하하하, 이거 정말 일이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에 대구시장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어요.”
“그 친구가 제대로 미친 거죠. 지금 시국이 어떤 날인데, 겨우 그 DS의 조민우를 믿고 이런 짓을 저지른다는 말입니까?”
하지만.
“크, 큰일 났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야구방망이와, 식칼을 들고 몰려오고 있습니다. 아, 아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 이봐, 기, 김 비서!”
하지만 그는 이미 내빼고 없었다.
비상계단을 통해서 사라진 것이다.
그 때였다.
“차창.”
유리창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곧 바로 그들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거기에는 무려 500명, 아니 계속 소식을 들려 몰려들면서 합류한 폭도들이 마스크를 한 채 화염병을 던지고 있었다.
일층과, 이층에 들어간 불은 이내 붙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크, 큰일 났다!’
그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후다닥 뛰었다.
다행히 엘리베이트는 동작했다.
곧 바로 지하실 주차장 쪽으로 몰았다.
하지만 이미 지하실 내부는 텅텅 비고 없었다.
누가 이미 알렸는지 전부 다 도망가고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새끼들, 아니 나에게 먼저 알려야지!’
그는 내심 불통을 터트리면서 곧 차량을 몰았다.
물론 주차장 입구 쪽에 있던 청년 몇 사람이 달려들어서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콰자직.
“허걱!”
깜짝 놀라서 고개를 숙였다.
그런 중에 들리는 소리.
-김구식 의원을 찾아, 그 새끼들을 잡아서 화형을 처해버려야 해!
섬뜩한 광기에 가득한 소리였다.
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폭도들은 완전히 미쳐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주변에는 절대로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이 있는 관련 건물만을 불태울 뿐이었다.
화르르.
이미 1,2,3층에 불이 붙어서 그 불길은 위층으로 타고 올라가면서 훨훨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식은땀을 주르르 흘리면서 한숨을 내쉬웠다.
‘휴우, 이제 살았다.’
***
김구식 의원 저택.
화르르르.
김구식은 나름 무사히 빠져 나온 것에 만족했지만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200평의 자식의 저택이 완전히 화염에 싸여 있는 것을 보고는 풀썩 무릎을 끌고야 말았다.
이건 단순한 화재가 아니었다.
아예 기름을 제대로 뿌려서 불을 몽땅 태운 것이다.
그는 이 광경을 멍하니 보면서 넋을 잃고야말았다.
그 때였다.
-어라? 저 새끼는 김구식이잖아?
이게 시작이었다.
폭도들은 곧 우르르 달려와서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너, 이 개새끼, 오늘 잘 만났다. 어디 죽어봐라!”
빠악.
빠악.
“크악!”
끝도 없어 이어지는 구타.
그는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
‘도,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야?’
***
-안녕하세요. 뉴스 속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최근에 대구시와 DS의 제휴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시국 성명서를 낸 김구식 의원을 비롯한 10명의 국회의원은 모두 저마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들은 특히 자신의 사무실, 저택, 심지어 다른 일간친척의 집까지 몽땅 불에 타버린 상황입니다. 특히 방화에 의한 화재라 보험금 처리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즉 알거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세한 상황은 현장에 있는.........
바로 이 기사였다.
그리고 곧 화면에 나온 장면.
바로 화마에 휩싸여서 활활 타고 있는 8층 건물이었다. 그리고 곧 이어서 나온 장면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 있는 각 의원들의 호화 저택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장면은 바로 병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어떤 이는 오늘 내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곧 나온 기사의 설명.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은 바로 오늘 무려 7,000명의 폭도들에 의해서 잿더미가 된 10명의 의원들의 비참한 모습입니다. 이들은 대구시가 최근에 DS를 통해서 제휴한 프로젝트에 따라서 당장에서 수혜를 보게 되는 실업자들에 의해서 이런 참혹한 참사를 겪고 말았습니다. 아직까지 그 사태를 일으킨 범인은 한 사람도(?) 체포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이들은 당분간 의원직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궐 선거가 실시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런 내용이었다.
“........”
조민우도 일단 추이를 보기 위해서 요즘은 조용히 집에서 짱 박혀서 화이트와 장난치다가 이 화면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도 극단적인 탓이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채 계속 TV 화면을 보았는데, 놀라운 것은 그 많은 범인이 누구도 체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나운서의 마지막 말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랜 만에 조민우 집에 놀러왔다가 저녁 식사 준비를 끝낸 최현주 역시 이 광경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우와, 활활 타는 구나!”
“뭐야? 그 말투는.”
“치이, 저놈들은 좀 혼나야 해요. 보고도 몰라요? 자기 욕심 때문에 저런 짓을 한 것을. 오빠가 무슨 자기 욕심 챙기려고 한 것이 아니잖아요? 대구 시민이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 저 짓을 하니 천벌을 받은 거죠.”
“하지만.......”
“오빠, 미안해 할 필요가 없어요. 대구 시장도 그런 것을 감안해서 당당하게 나선 거에요. 지금 저기 보면 경찰들이 전혀 관여하지 않잖아요. 저게 민심이라고요.”
“그렇다고 법을 어겨서까지 저러면 나로는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만 그 법을 이용해서 자기 사익을 착복하는 저들은 어떻게 하고요? 과거 조선시대로 치면 탐관오리나 마찬가지라고요.”
“그래, 알았어.”
그도 간단하게 대답은 했지만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이렇게까지 대구 시민들의 반응이 극단적일지는 몰랐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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