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293화 (29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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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혼란

조민우는 경찰청장의 요청을 받아서 전투모기를 전국에 풀면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작업 역시 무슨 대단한 전략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 보다는 오히려 간단한 원리로 시작했다. 즉 한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하나하나 바닥다지기를 하면서 그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처음에 선택지가 된 것은 역시 서울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해서 무려 60만 마리의 전투모기가 퍼져나간 것이다. 물론 너무 많은 숫자라서 낮이 아니라, 밤을 주로 이용했다.

색깔을 위장모드로 살짝 바꾸면 도저히 인식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어두운 저녁 아홉시.

이 시간에 서울 전역에 무려 60만 마리의 전투모기가 풀린 것이다.

“으아악!”

곳곳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바로 조직 폭력배와, 도둑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명 소리였다.

보는 족족 BB 탄, 이번에는 좀 더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개량이 된 탄(?)을 사용해서 마구잡이로 공격한 것이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많은 조폭들은 이 전투모기와 같이 움직이는 경찰에 하나둘씩 포박이 되었다.

“이 개새끼들아, 너희들이 사람이냐? 우리 조폭도 좀 살자!”

하지만 이 보다 더 많은 이들은 이미 대구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한 경험을 들어서인지 곧 바로 퇴각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은거지를 뒤로 남겨두고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물러난 것이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전투모기가 없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전투모기는 곧 이런 그들의 경로를 따라서 다음 지역으로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바로 중부 지방이었다.

전투모기는 느긋했다.

어차피 배터리는 충분했기에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이미 지나쳐 온 지역이라도 다시 수십 차례의 확인사살을 거듭하면서 한반도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서울의 조직폭력배는 전력의 열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퇴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중부 지역에 있던 범죄자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들 역시 이미 후퇴하기 시작한 이들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그런 중에는 전투모기는 포기하지 않았다.

“개 같은 새끼들, 완전히 조폭 등골을 빼 먹는구나!”

욕설도 하고, 심지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까지 냈다.

-조직 폭력배의 인권을 보장하라.

이런 내용이었다.

다행히 이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물론 기존에 처리하던 헌법 소원의 가장 제일 밑에 말이다.

언제 다룰지 기약도 없었다.

범죄자들은 이런 부패 정부(?)를 비난하면서 후퇴를 거듭해야 했다.

그들은 물론 낙동강을 지나면서 잠깐 협의를 가지기도 했다. 낙동강을 최후로 보루로 해서 한 번 싸워보자는 의견이었다.

“해 봅시다. 그깟 모기 충분히 이길 수가 있습니다. 엽총으로 무장해서 일거에 공격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분위기였다.

이때만 해도 가능할 것 같았다.

전국에서 모인 범죄자의 수는 무려 7천 명을 넘어선 까닭이다.

조직 폭력배뿐만 아니라, 일반 도둑이나, 강간, 사기, 살인 협의를 받는 이들을 죄다 합친 숫자였다.

그들은 결국 낙동강 전선을 배수진으로 해서 전투모기를 기다렸고, 도착한 것을 보자 곧 사력을 다해서 총을 쏘기기 시작했다.

타타탕.

과거 6.25 시전의 그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엄청난 반격이었다. 엽총 총탄 세례가 얼마나 엄청난 지 마치 전쟁을 일어난 것과도 같았다.

“성공이다!!!”

그리고 소리쳤다.

그런데 곧 이어서 먼지가 가라앉으면서 드러난 상황.

뭔가 좀 이상했다.

그들은 괴이한 표정을 한 채 곧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알아챘다.

전투모기 앞 쪽에서 타원형으로 길쭉한 물체가 감싸고 있는 것을 말이다.

“저, 저게 뭐야?”

답은 곧 전투모기가 보여주었다. 둥근 물체는 쭈르르 밀려서 한 쪽으로 접히더니, 곧 그 형상이 드러난 것이다.

바로 날개였다.

즉 보호막으로 변신할 수 있는 날개였던 것이다.

기존에 총에 취약한 점을 보완한 전투모기 버전 2.0이었던 것이다.

“.......”

다들 이 광경을 보고는 맥이 탁 풀렸다.

하지만 전투모기는 곧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무렵 60만 마리가 동시에 내려오면 모습.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지만 범죄자들에게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들은 곧 총을 들고는 각자 차량에 탑승한 후에 다시 후퇴를 해야 했다.

“남쪽으로 간다!”

***

물론 이런 대 격전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전투모기의 뒤를 따라서 내려가고 있는 경찰청의 경찰들이었다.

“저거 저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위에서 그냥 두라고 하니, 뭔가 이유가 있겠지. 우리는 그냥 시키는 대로라면 될 뿐이야.”

간단한 대화.

하지만 그들도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조금 전의 그 놀라운 광경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기만 했다.

‘보호막까지 가진 전투모기라니.’

***

전투모기의 남하는 계속 되었다.

그것도 밑으로 가면서 오히려 속도를 더 낮추었다.

이 덕분에 중간에 다른 지역으로 세거나, 숨으려고 했던 범죄자들은 기겁을 하고는 다시 도망치는 조폭 무리와 합류했다.

물론 남부지방에 있던 범죄자들 역시 곧 이 무리에 합류했다.

그것은 실로 보기 드물 정도로 놀라운 모습이었다.

점점 늘어나서 무려 만 명이 넘는 범죄자들이 각자 차량을 몰고 밑으로 후퇴하는 모습이 말이다.

놀라운 것은 경찰들의 반응.

그들은 의외로 그들이 도망갈 통로를 열어주었다.

고양이를 물기 전에 쥐구멍을 열어둔 것이다.

덕분에 그들은 수월하게 후퇴를 거듭해서 결국에는 부산까지 이를 수가 있었다.

부산은 이미 공포에 질려 있었다.

무려 백만 마리의 전투모기가 몰려온다는 소문이 돈 것이었다.

특히 대구 출신의 범죄자들은 이미 전투모기라면 학을 떠는 상황.

그들은 전투모기가 자신들을 학살하기 위해서 내려온다고 지례 겁을 먹고는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었다.

그런 차에서 다시 만 명이 넘는 범죄자들이 부산에 내려오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바로 일본 밀항선에 오른 것이었다.

“반드시 돌아온다!”

***

“.......”

DS 전투모기 60만 마리는 부산 항구 앞바닥에 뜬 채로 수십 척의 밀항선에 타고는 일본으로 떠나는 범죄자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더 이상의 명령이 내려오지 않은 까닭이다.

경찰청장을 비롯한 고위 경찰들이 나타난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물론 그들의 뒤에는 수천 명의 경찰과, 주변 군부대의 군인들까지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는 멀리 사라져 가는 이들을 보고는 당혹스러웠다.

이곳에서 그들을 죄다 생포하려는 계획이 털어진 것이다.

힐끗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왜 저들이 그냥 밀항선에 타는 것을 방치한 거지?’

의문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누가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저들을 다 생포해봐야 감옥에 넣어야 했는데, 그러면 세금이 더 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운이 좋은 놈들이군!”

이 말만 남기고는 곧 뒤돌아섰다.

***

조민우는 물론 이들이 내려다보이는 한 건물 위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정성일 부장은 다소 당황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사장님 때문에 저들이 무사히 밀항선을 타버렸는데요.”

“아뇨, 그렇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저들을 생포하려고 했다면 사상자가 엄청났을 겁니다. 차라리 이렇게 해결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저도 뒤 늦게 안 것이지만 실수한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 범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아마 그렇게 강제하면 오히려 다른 문제가 더 생길 겁니다. 이 일은 여기서 끝내서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청장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건 감수해야죠. 그래도 제 뜻은 바뀐 것은 없습니다. 저들도 이제는 삶터를 찾았고, 이곳도 평화를 찾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된 거죠.”

“알겠습니다.”

***

야꾸자가 일본의 밤을 지배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들은 특히 조직 폭력배라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과거 전국 시대에 있는 무사 계급의 이념을 가진 자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그들의 결집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내려온 탓에 어느 정도 위계질서도 있었다.

이런 야꾸자 내부의 기원 때문에 서로 알력 다툼이 일어나도 큰 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보다는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서 서로 암투를 벌이는 것에 더 혈안이 되어 있었다.

경찰, 정치, 금융, 경제인과 서로 결합되어서 온갖 부정과 불법을 다 질렀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부는 천문학적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이 지하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어느 정도 암묵적인 룰을 지켰다.

하지만 고향에서 쫓겨난 무려 일만 이천 명의 알짜배기 한국 조직 폭력배들은 달랐다.

그들은 당장에 생존해야 했다.

이런 그들에게 야꾸자는 아주 먹음직한 먹이였다.

둘의 전쟁이 시작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크아악!”

“모두 없애라!”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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