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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듣자마자 화부터 치밀어 올랐다.
아마 보통 때라면 그냥 참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 일이라니요? 무슨 뜻으로 하는 말입니까? 제가 무슨 국가 호구인지 아세요? 그딴 식으로 말을 할 수가 있는 겁니까? 우리 DS는 60만 마리 전투모기를 운용하는 것이 그냥 한 푼도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쩌렁쩌렁한 소리.
감정이 복 받혀서 나온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묵묵히 참으면서 나름 국가를 배려해서 한 상황에 정치적인 압박을 가하자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김일환 비서실장은 아차 했다.
미처 조민우 나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젠장 맞을 나이가 조금만 더 많아도 생각이 많아서 먹혀들어갈 텐데, 너무 얕잡아 봤어.’
고민을 하다가 슬그머니 사과했다.
“아, 미안합니다., 그건 아무래도 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잘못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진정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지금 제가 한 일을 핑계로 잡아서 어떻게 해서라도 공짜로 부려먹으려는 술수 아닙니까?!”
“그, 그건.......”
“야아, 당장 나가!!!”
“?”
그는 처음에 잘못 들어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상대가 나올지는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조민우는 그냥 장난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곧 바로 자신의 특이 마나 고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순간 바람도 없는 실내에서 무시무시한 압력이 몰아쳤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그의 기백에서 나오는 섬뜩한 압박.
그것은 상대의 정식을 압박한 것이다.
그는 섬뜩한 압력을 받자 화들짝 놀라서 뒤로 주춤 물러났다.
조민우는 딱 이 순간을 노려서 지면을 밝으면서 주문을 나직이 외웠다.
(발 바람 마법!)
실로 오랜 만에 펼쳐 보는 마법.
하지만 순간적으로 발밑에 얇은 공기층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지면의 충격으로 주었다.
콰아앙.
와드득.
지면이 무려 10cm 와르르 파고들었다.
심지어 조민우 집무실 전체가 충격을 받고는 와르르 흔들렸다.
김일환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행을 이 엄청난 기세에 기겁을 하고는 후다닥 도망쳤다.
“.......”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다른 이들은 입을 딱 벌린 채 조민우를 쳐다보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가장 크게 놀라운 것은 바로 조민우의 위세였다. 이제까지 파리 한 마리 잡지 못할 만큼 유약한 그의 태도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막부막적의 위세였다.
조민우는 물론 곧 감정이 가라앉자 자신이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휴우, 죄송합니다. 너무 분노해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어요.”
“그, 그건 아닙니다. 저 같아도 솔직히 화가 났으니까요. 다만......”
그는 의외로 정성일 부장이 이해를 한 표정이자 고개를 갸웃했다.
“네? 다만 뭐죠?”
정성일 부장은 힐끗 턱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지면은 폭삭 주저 않아 있었다.
지금 봐서는 아래층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무래도 건물 수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화를 내는 것도 좋고, 분노한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비서실장을 패도 저는 그다지 반대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속이 후련할 것 같아요. 다만 회사 기물 파손을 좀 자제를 해주셨으면 해서요.”
“끄응, 알았습니다.”
***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김일환 비서실장을 쫓아 보냈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가 그렇다고 일본까지 가서 무려 10만으로 늘어난 한조연의 앞을 막아서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다.
다행히 김일환 비서실장은 얼마 있지 않아서 다시 찾아왔다.
“조 사장님, 이거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이제까지 조 사장님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애쓴 것을 감안하면 면목이 없습니다. 부디 높은 덕을 가지신 조 사장님이 너그러운 아량으로 소인을 용서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러는 거다.
그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하게 번민했다.
그냥 받아들이자니, 영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거절하지니, 그것도 아니었다.
본의 아니게 한조연을 만든 것에 대해서 염려가 된 것이다.
“좋아요. 그건 그렇다고 하죠. 그래서 저보고 어쩌란 말입니까? 이제 와서 일본으로 쫓아내고 나서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감옥에 들어가라고 그들을 회유하란 말입니까?”
“그건.......아니군요.”
“제안을 해보세요.”
하지만 그는 제안하려 여기 온 것이 아니었다.
조민우에게 결과를 원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봐서는 그런 식으로 말했다가는 아예 주먹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
고민을 해보았다.
“뭔가 좀 서로 타협점을 찾으면 되지 않을 까요?”
“무슨 뜻입니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근거지일 겁니다. 그러면 기존에 자신들의 근거지 다시 허락할 셈입니까?”
“끄응, 그건 아닙니다.”
“그러면요? 아니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도대체 뭐 때문에 여기 나타난 겁니까? 최소한 뭔가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닙니까!”
“죄,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일단 조 사장님이 좀 해결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저희 정부도 일본 정부와 타협해서 적당한 선에서 그만한 반대급부를 내놓지요.”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좋아요. 일단 한 번 고민해보죠.”
***
조민우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서는 한조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니 그냥 생각만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 지도까지 내놓고 연구했다.
‘큐슈라, 여기 일본 남단을 말하는 군. 생각보다는 꽤 크잖아?’
꽤 정도가 아니었다.
남한의 거의 반 정도의 크기였다.
그 넓이를 보자 조민우의 번민은 더욱 심해만 갔다.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그들은 지금 일본으로 건너간 이상 다시 한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더욱이 지금 일본이 원하는 것은 큐슈에서 일어나는 혼란 때문이지, 그들 자체가 일본으로 와 있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이 조용히 침묵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잖아?’
여기까지 고민을 하고 나서야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어차피 그들은 DS 전투모기가 두려워서 도망간 상황이었다.
‘다시 그들을 DS 전투모기로 압박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이전과 동일하게는 곤란해. 좀 더 효과를 주면 확실하겠지. 분명히 겁을 잔뜩 집어 먹을 거야. 거기에 야마구찌 이 자들도 마찬가지야. 양 조직을 강렬하게 압박한다면 조용해지지 않을까?’
이런 고민이었다.
그렇게 되자 곧 기발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곧 바로 크리스티 소장을 호출했다.
“지금 당장 공장을 최대한으로 해서 돌리면 가능한 DS 전투모기 숫자는 얼마 정도까지 생산할 수 있습니까?”
“지금 당장요? 글쎄요. 그건 확실히 뭐라고 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아마 추측만 하면 대략.......100만 마리 정도는 가능할 겁니다.”
“그 숫자에서 40만 마리를 더 추가하면 안 됩니까?”
“140만 마리요? 그건 좀.......”
“대신에 인센티브는 따로 주죠. 약간 수당 역시 주간 수당에 비해서 200% 정도로 하고요.”
“.......힘들지만 아무 그 정도라면 직원들도 하려고 할 겁니다.‘
“좋아요. 그러면 바로 제작을 진행해주세요. 아 그리고 DS 박격포 역시 장착을 해주시고요.”
“네? 1, 140 만 마리 전체에 말입니까?”
“아뇨, 그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일종의 과시용으로 사용할 것이니, 핵심이 되는 전투 모기에만 설치를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무려 140만 마리의 전투모기 제작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이 정도면 DS에 자금 사정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엄청났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아주 간단했다.
정부를 보증(?)으로 해서 은행에서 돈을 대출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국방부 측에서 요청해서 이지스 함 두 대를 아예 대여 받았다.
무려 140만 마리의 DS 전투모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제작이 되었다. 이미 로봇 사업부에서는 이미 경험이 꽤 있어서인지 이런 생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
구마모도 현
규슈의 중앙부에 위치해 후쿠오카 현, 오이타 현, 미야자키 현, 가고시마 현과 경계를 접하는 곳이다.
동부 지역에는 아소 산이나, 규슈 산지의 산들이 솟아있으면, 서부에는 구마모토 평야가 있다.
그 사이에는 오도 반도가 아마쿠사 제도에 연결되는 곳이다.
이곳은 수자원을 지하수만으로 충당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지역이기도 했다.
한조연이 이곳에 거점으로 마련한 것은 나머지 큐슈지역에 대한 병합과 아울러서 큐슈 전역에 대한 지배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최근 한조연의 임시 두목으로 오른 김충일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다른 간부들과 협의를 거듭했다.
“그렇다면 이제 막바지 단계라는 말이군요.”
“네, 그렇게 보시면 될 겁니다. 이 보다는 오히려 야마구찌 애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들은 아무래도 단순히 야꾸자라고 보다는 일본 정치가들과 깊은 관련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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