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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300화 (300/397)

< -- 300 회 -- >

***

“호오, 특이한 친구네요.”

“네, 사장님, 대다수는 저희가 지켜본다는 것을 잘 모르는데, 몇 몇 친구는 좀 달라요. 계속해서 감시 카메라가 있는 쪽을 확인합니다.”

조민우는 볼을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경우에는 따로 명단을 체크해서 조심들 하세요. 아마도 말년 병장이라서 그런지 감이 뛰어난 것 같으니까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정성일 부장은 영 탐탁치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단 두 달 만에 완벽하게 DS 연대 내부 감시 시스템을 설치한 조민우의 능력 보다는 이런 일을 끝까지 강해한 그의 집요함에 혀를 내둘렀다.

‘끄응,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업하시면 아마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남았을 텐데........’

하지만 택도 없는 이야기였다.

요즘 들어서 조민우는 이상하게 기업 성장 시키는 일을 방치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DS SXD와 같은 경우에는 매출이 정체 상황에 있었다.

아니 이것만 아니었다.

다른 DS 시리즈 제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물량을 축소시키면서 가격만 살짝 올린 채 계속 제 자리를 멤 돌고 있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DS 로봇 사업부의 성장이 눈부셨다. 비록 일본에 대한 DS 전투모기 판매는 정지되었지만 국방부 쪽으로 추가 납품을 받은 것 때문이었다.

그 규모가 무려 5,000억이었다.

웃기는 것은 국방부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었다.

국민들의 여론에 떠 밀려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것이었다.

조민우 역시 이런 국민들의 요청에 아낌없이 화답을 해주었다.

불과 5,000억이었지만 그는 무려 5만 마리의 DS 전투모기를 국방부에 공급한 것이다.

정성일 부장도 이런 내역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요즘 들어서 보면 특별히 하는 일도 없고, 표 나게 영업하는 것도 없는데, DS가 별 탈 없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만은 없었다.

“사장님, 이제는 좀 기존에 DS에서 하던 일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조민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네? 무슨 말씀이죠? 지금 하고 있잖아요?”

“네?”

“흐음, 지금 DS 연대 말이에요. 거기에 하는 일이 바로 다음 일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은 아시죠?”

“그거야 당연히........”

“자 생각을 해봅시다. 지금 우리 DS는 이제 겨우 외부에 자료를 오픈하면서 국방부나, 다른 정치적인 외압에서 일단 해방이 되었어요. 따라서 이제부터는 국방부가 아니라, 우리 군대의 무력을 키우는 일도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만약 미국으로 그런 무기들이 넘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건 힘들어요.”

“네?”

조민우는 음흉한 미소를 한 채 한 마디 해주었다.

“감시 테이프를 인터넷에 오픈해서 전 세계에 다 까발리면 되니까요.”

“.......”

그는 결국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아니 뭐 그런 식으로 막 나가면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달가워하지 않을 터.

그것이 결코 좋을 리는 없었다.

“사장님, 만약 정부에서 지금 하는 도로나 이런 것을 중단하면 어쩌려고 그러시는 겁니까?”

“그건 절대로 그렇게 못해요. 너무 많이 알려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향후에는 충분히 그럴 수가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시는 겁니까?”

“정부에서 엎드려서 빌 정도로 강력한 놈을 만들어 내면 되니까요.”

“......”

그는 결국 두 손을 들고야 말았다. 조민우 고집은 이미 익히 잘 알고 있는 바, 제발 이상한 짓만 안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

조민우는 정성일 부장에게 엄포를 터트렸다. 그런데 그가 한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제까지는 어떻게 보면 정부 눈치 때문에 그 자신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꽤 있었다.

가장 좋은 안이 바로 국방력 강화였다.

딱히 북한 때문은 아니었다.

이 보다는 중국이나, 일본을 염려한 것이 가장 컸다.

아니 정확히는 이제까지 힘이 없어서 설움을 받은 그런 나라의 모습.

그것이 보기가 싫었다.

하지만 그가 이제까지 이런 노력을 할 수가 없었던 이유는 물론 있다. 바로 부패에 찌들어 있는 위정자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번 일을 계기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료의 공개야.’

바로 만천하에 자료를 공개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여기에 대한 대안은 있었다.

“네? 무, 무슨 말씀입니까?”

“지금부터 DS 전투모기 200만 마리를 추가로 생산하면 됩니다. 아주 간단해요.”

“하지만 국방부에서 분명히 문제를 걸 텐데요?”

“그건 전혀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그 쪽에 납품할 전투모기를 미리 생산해서 검토를 하는 것이라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래봐야 5만 마리뿐이지 않습니까? 무려 200만 마리를 그 때문에 생산한다면 믿지 않을 겁니다.”

“아, 그러면 이렇게 대답을 하세요. 만약 이 일을 방해하면 향후 납기가 1년이 될지, 100년이 될지 장담은 못한다고요.”

“끄응, 알겠습니다.”

***

방위 사업청 회의실.

모여 있는 이들의 안색은 다들 좋지가 않았다.

도대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특히 조필수 청장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이미 김군일 준잔 스캔들로 인해서 방위 사업청의 입지는 바닥을 헤매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DS 전투모기를 무려 200만 마리나 더 추가 생산하겠다는 조민우 심보를 알 수가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방해하면 납품 일정을 100년으로 연기하겠다고? 하아,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합니까?”

대답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완전히 깽판이었다.

그런데 겁이 정말 나는 것은 조민우 이 자가 무슨 짓을 할지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김군일 준장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한국 정치, 경제, 군까지 여러 권력자를 엮어서 감옥에 집어넣은 상황에서 말이다.

문제는 이것을 거절할 경우였다.

“만약 반대한다면 무슨 짓을 할 것 같습니까?”

“언론에 흘리지 않을까요? 국방부에서 알력을 넣어서 생산을 방해한다고? 그리고 나서는 향후 납기 일정으로 협박해서 돈을 늦게 준다고 말이죠.”

조용.

다들 안색을 잔뜩 찌푸린 채 입을 다물었다.

아니 그냥 있지 않았다.

“우와, 정말 우리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속이 타들어가서 미치겠어요. 이 조민우란 자는 손을 좀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 안 되면 김형우 대령에게 훈련을 명분 삼아서 좀 협박을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대로는 정말 안 됩니다.”

“아, 좋아요. 그건 그렇다고 합시다. 지금 이 일을 어떻게 할 거야 말입니다.”

“휴우, 지금은 일단 통과시키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어차피 남은 DS 감시모기는 우리 쪽에 납품할 것도 아니니, 손해 볼 것은 없는 셈입니다.”

“하긴 그렇게 보면 DS 쪽에 오히려 재고가 남는 상황이니, 차라리 잘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분위기는 의외로 다시 바뀌었다.

물론 이런 중에 한 장교는 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정말 이상합니다. 우리 쪽에 납품하는 물량 제외하면 지금 DS 내부에 추가로 200만 대가 더 보강이 됩니다. 그러면 전체 DS 전투모기 숫자는 무려 400만 대가 됩니다. 도대체 그것으로 뭘 할 생각인 거죠?”

“.......”

다들 그제야 상황을 깨닫고는 입을 다물었다.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400만 마리의 전투모기가 하늘을 수놓은 광경을 말이다. 더욱이 그들의 몸에 DS 기관총이나, 박격폭을 장착한 경우에는 공포 그 자체였다.

‘설마 조민우 이 자가 미국과 전쟁이라도 할 생각인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협의를 거듭해도 반대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무력이 강하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이건 허락하는 것으로 하죠.”

***

조민우는 국방부에서 생산 허락을 받고 나서는 곧 DS 전투무기 생산을 진행시켰다.

하지만 그는 이런 중에 곧 바로 이제는 나노 로봇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주변 정리가 끝났고, 나머지는 소소한 일이라고 판단한 까닭이다. 더욱이 400만 마리를 생산하고 나서는 굳이 DS 전투모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는 것도 컸다.

다만 이 일은 한국 국방력 강화라는 문제에 결부시켜서 고민했다.

즉 DS 나노 로봇을 개발하면서 나오는 연구 결과를 바로 다른 전투무기에 응용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해야 할까? 아니 어떤 형태의 로봇을 만들어야 할까?’

쉽지는 않았지만 이전처럼 맨땅에 삽질하는 것은 아니라서 생각보다 아이디어는 많이 떠올랐다.

‘보자 차라리 이번 기회에 아예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볼까?’

7장 신규 아이템

조민우는 일단 목표를 터미네이터라고 크게 잡아 보았다. 이제까지 경험도 많고, 하니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쭉 한 번 확인 해보았다.

아니 일단 큰 기본부터 잡아보았다.

팔, 다리, 관절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부분을 다 고려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고 접근했고, 나름 쉽게 가능할 것이라 보았다. 그런데 딱 팔에 관한 고민을 하다가 막혀버렸다.

손의 관절 하나하나 확인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전기적인 신호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더욱이 이게 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팔, 어깨로 쭉 이어져서 두뇌까지 갔다.

여기까지 고민하고 나서는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었다.

각 관절에 모터와, 전기적인 특성을 다 고려하게 되면 너무 복잡했다.

일단 신호를 받는 것도 간단하지 않았지만, 보내는 것은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기에 하체의 움직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합적인 신호를 받아서 뇌가 이것을 다 통솔해야 한다는 점.

거기에 다시 생각까지 해야 했다.

‘이 길은 아니야.’

***

조민우는 곧 터미네이터에 대한 계획을 깔끔하게 접었다. 그는 이 결과를 고민한 후에 결국 자신이 전투모기를 개발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구조가 간단해.’

따라서 쉽게 설계가 가능했다.

더욱이 그 때문에 자신의 마법적인 능력을 보다 쉽게 적용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는 너무 복잡했다.

도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보다는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뭘 해도 다 걸렸다.

그러다가 떠올린 것은 아이보.

이것 역시 너무 복잡해서 소니에서 실패한 놈이었다.

결국 자신이 지금 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도 분명했다.

‘어렵구나.’

***

조민우는 계획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판단하자 깔끔하게 포기했다.

그는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을 한 채 지금 진행하는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고는 잠깐 쉬기로 마음먹었다.

정성일 부장은 물론 그냥 있지 않았다.

“앞으로 어쩔 생각입니까?”

“고민 중에요.”

“네? 뭔가 고민 하시는 것 같던데.......”

“그 길은 아니었습니다.”

“흐음.”

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한 채 머쓱한 표정을 한 조민우를 째려봤다.

딱 봐서는 대안이 없어 보였다.

조민우가 원래 일을 하다가 대안이 없는 경우에는 취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힐끗 정성일 부장이 자꾸 째려보자 한 마디 정도는 남겼다.

“열심히 일한 저는 좀 쉽겠습니다.”

“........”

그는 기괴한 표정을 한 채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어차피 가끔은 자기 멋대로 이기는 하지만 오늘은 특히 더 심했다.

‘뭐 사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좋게 생각했다.

***

조민우는 휴식을 마음먹고는 오랜 만에 회사를 이른 시간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불과 1km를 가지 않아서 주춤 했다.

자신의 앞에 놓인 놀라운 광경 때문이었다.

양 도로 주변에는 쫙 늘어서 있는 엄청난 숫자의 건물들.

그리고 그 양 도로를 지나가는 수 백 명의 젊은이들이 보였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지금 얼핏 봐서는 천명이 넘었다.

그는 잠깐 멍한 표정을 한 채 이 놀라운 변화를 한 번 쳐다보고는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그제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정말 너무 일만 했어.’

해도 해도 너무 한 것이 맞았다.

이렇게 DS 중앙로를 나온 것은 무려 3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보통은 DS 본사 바로 옆에 있는 저택이나, 그것도 아니면 차량을 이용해서 바로 볼 일은 보는 까닭이다.

거의 이 DS 중앙로 쪽은 오지를 않았다.

물론 DS 대학 역시 말할 것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한 사람이 떠올랐다.

‘현주는 잘 지내나 모르겠군.’

곧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야.>

<응.>

<잠깐 볼까?>

<오카이.>

이게 다였다.

조민우도 잠깐 전화를 보고는 맹한 표정을 했다.

하지만 곧 한 가지 사실을 알고는 아차 했다.

‘참 장소를 말하지 않았잖아?’

다행히 문자가 왔다.

-어디로 가면 돼?

-DS 중앙로.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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