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5 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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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소장은 조민우에게서 지시를 받자 굳이 망설이지 않았다.
기존에 하던 DS 팔에 대한 연구 진행에 매달렸다.
물론 기존에 아이보 작업 시에 이 관절 부분을 담당했던 팀 전원을 호출해서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접근했다.
“어떤가?”
스즈키 차장은 갑작스러운 상대의 이런 반응에 다소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곧 바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용한 금속은 일종의 저가 탄소나노튜브였습니다. 그 때문에 총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견딘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4만 마력의 파워가 순간적으로 들어온다면 아마 망가질 겁니다.”
“기존에 사용한 재질로는 안 된다는 말이군.”
“네, 따라서 일차적으로 이 문제가 먼저 해결 되어야 합니다.”
곧 이어서 이런 내용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었다.
답은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이 안건은 곧 바로 조민우에게 보고가 되었다.
조민우가 곧 여기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자 아주 간단하게 한 가지 제안했다.
“그것은 DS 마나 코어 본체에서 사용하는 DS 튜브로 대체하면 됩니다. 그 다음 문제로 바로 넘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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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소장 역시 이렇게 쉽게 시작부터 간단하게 넘어가자 다시 팀원들을 소집해서 이 방안을 설명해주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보인 반응은 아주 간단했다.
“놀랍군요.”
그리고 태도를 바꾸었다.
지금까지는 조민우가 무슨 장난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세를 달리한 것이다.
철에 비해서 수백 배의 강도를 자랑하는 DS 튜브, 거기에 소형 발전기에 맞먹는 성능을 가진 DS 마나 코어가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기존처럼 소극적으로 움직일 이유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제 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었다.
“이거 그렇다면 기존의 아이보 관절을 그대로 수정해서 적용하면서 사람 손과 비슷하게 수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건 코아시 과장의 의견이었다.
스즈키 차장은 역시 경험 많은 전문가답게 곧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식으로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네. 더욱이 사람 관절은 너무 복잡해. 근육과, 골격을 전부 어느 정도 맞추어 넣으면 안정성도 문제가 되어서 일정이 늘어질 거야. 그건 바람직하지가 않아.”
크리스티 소장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건 스즈키 차장의 의견이 옳아. 기존의 아이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쓸데없이 복잡해졌잖아. 그러니 양산시에도 골치 아팠고. 이에 비해서 DS 전투모기는 구조적으로 너무 간단해서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어. 비록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팔리는 것이 많이 팔렸어. 이런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바로 이전의 경험을 통해서 배운 바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들 수긍했다.
확실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곧 협의 내용은 순탄하게 진행이 되었다.
이렇게 흘러간 내용은 별 다른 것이 없었다.
기존의 아이보 관절에서 사람과 비슷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뺀다는 취지였다.
더욱이 모터나, 파워 역시 마찬가지였다.
너무 작은 파워 때문에 복잡해진 기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테면 모터 하나가 낼 수 있는 파워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좀 더 강렬한 힘을 내려면 여러 개의 모터를 병렬로 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때문에 힘의 전달에 따른 관절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이것은 양산성의 문제를 일으켰다.
아니 이것만이 아니었다.
이런 복잡성은 주 CPU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니 동작할 때 이것저것 잡다한 신호가 많이 들어가서 오히려 쓸데없이 메모리 용량만 늘이는 경우에 빠졌다.
이제는 이런 부분이 필요가 없었다.
이런 부분들을 전부 다 추려냈다.
그렇게 해서 딱 필요한 관절, 핵심적인 모터, 정확한 신호 체계에 필요한 센스만을 남겨 두었다.
그 결과는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
휘이잉.
타악.
스르르.
기계 팔이 계란 하나를 잡아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은 겉으로 봐서는 놀라웠다.
그런데 너무 불안불안했다.
조민우 역시 이 모습을 보고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다소 실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결과를 보고 나름 기대를 했는데, 역시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친 것 때문이다.
크리스티 소장과 스즈키 차장 역시 이런 조민우 분위기에 곤혹스러웠다.
‘이거 사장님이 단단히 실망한 눈치인 걸.’
그는 곧 입을 열었다.
“물론 이게 어렵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아마 제어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더욱이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CPU라서 연산능력도 떨어지겠죠.”
“네, 사실은 그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적각적인 응답을 처리하려면 CPU 성능이 뛰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CPU로는 그런 작업이 어렵습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괜히 발끈했다.
“설마 저보고 CPU까지 만들라는 이야기입니까?”
“그, 그건 아닙니다.”
“아뇨, 뭐 충분히 이해는 해요. 그럴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CPU는 좀 다른 문제에요. 그건 기반 공정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가 당장에 할 수는 없어요. 돈이 문제가 아닌 겁니다. 설마 저보고 반도체 회사를 입수하라는 말씀은 아니겠죠?”
“물론입니다.”
그는 이렇게 일축하고는 끝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지금 저 관절을 처리하려면 빠른 CPU가 필요한 것은 또한 사실이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했다.
***
조민우도 CPU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머리를 많이 굴렸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답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소한 자신의 기술로는 어려웠다.
‘그렇다면 다시 기업 인수를 해야 하나?’
막상 고민을 하고 나서야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지 웃음이 나왔다.
이건 막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였다.
하지만 한 편으로 그런 생각도 들었다.
차라리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점이다.
결국 이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그러다가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있었다.
‘모토롤라가 본사 사옥을 팔았다고? 그렇다면 한다면 지금 이 회사도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고민을 하다가 곧 바로 정성일 부장을 불러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나누었다.
“네? 무, 무슨 말씀입니까? 설마 모토롤러를 인수하겠다는 말입니까?”
“아뇨, 그건 아닙니다. 제가 미치지 않고야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죠. 어디까지나 모토롤러 내에 있는 CPU 사업부만 인수하겠다는 말입니다.”
정 부장도 어지간히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내색은 하지 않았다. 괜히 여기서 조민우 자극해봐야 똥고집만 부린다는 것을 안 탓이다.
적당한 선에서 설득을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주로 통신 계열 칩이지 않습니까? 그게 지금 우리 DS 전투모기에 효과적이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상관이 없어요. 일단 반도체 공정 자체를 얻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실 려고요?”
“고민을 해봐야죠. 좀 더 나은 CPU를 만들어내도록 말이죠.”
“하지만 그건 전혀 분야가......”
“아, 정 부장님 의견은 잘 알겠어요. 물론 이번 인수 때문에 돈 좀 깨질 겁니다. 적어도 8천억 이상은 족히 들어갈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모토롤러는 그야말로 망해가는 분위기에요. 집 팔고, 땅 팔고 있는 것만 봐도 살려고 아둥아둥해요. 이럴 때야 말로 기회인 겁니다.”
“.......”
그는 딱 이 말을 듣자 걍 포기하고야 말았다. 말하는 투로 봐서는 헐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가진 것이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한 편으로 사실이었다.
지금 세계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모토롤러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 극단적으로 망해서가는 것이 맞았다.
이럴 때 5천 억 정도의 현금을 주면 덥석 미끼를 물건이 맞았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
10장 DS 팔
모토롤러는 누구나 알다시피 세계적인 다국적인 기업이다.
그냥 잘 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잘나간다.
한국 대기업 수준과 놓고 보면 비교하면 안 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이건 한참 때의 이야기. 지금은 오성(?)에게 스트레이트를 맞고는 나가 떨어져서 상태가 아주 좋지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은 적자 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리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
CPU 사업부는 불행히도 이것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경우였다. 그럭저럭 수익은 나지만 미래 사업으로 보기에는 좀 문제가 있었다.
조민우가 모토롤러 한국 지사를 방문한 것은 이 때쯤이었다.
그리고 그가 한 제안은 아주 간단했다.
“다음 주까지 일시불로 6억 달러 드리겠습니다. CPU 사업부를 저희에게 넘기세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결국 지사장은 시간을 끌었다.
“바로 본사 측에 알아보겠습니다.”
“기다리죠.”
***
조민우는 이렇게 떡밥을 던진 후에 느긋하게 기다렸다.
다급한 것은 모토롤러이지 자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불과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모토롤러 본사에서 부회장이 방한 것이다.
그는 곧 바로 다른 수행원을 데리고 대구에 있는 DS 본사로 찾았다.
“6억 달러로는 좀 곤란합니다. 저희 내부 설비와, 특허를 전부 넘기는 일이니까요.”
“7억 달러 드리죠. 그것도 빳빳한 달러로요. 아마 다음 주면 당신들 구좌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하, 하지만.......”
그는 써는 김에 팍팍 썼다.
“9억 달러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노라고 하시면 도시바 측과 협상하겠습니다.”
“하하하, 제가 언제 싫다고 했습니까? 그 가격이면 본사 측에서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단 설비를 전부 DS 군 쪽으로 이전한 후에 실제로 테스트까지 해주셔야 합니다.”
“그, 그건 알겠습니다.”
이렇게 아주 간단하게 협상이 타결되었다.
물론 이 때문에 DS 내부의 유동 현금을 얼마 남기지 않고, 탈탈 턴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모토롤러의 행동은 생각보다 단호했다.
그들은 계약 체결과 동시에 선금이 들어오자 곧 바로 장비 이전을 시작했다.
비록 항공기를 사용해서 하는 것이라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기는 했지만 지금은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잘못하면 모토롤로 전체가 휘청 일 일이었다.
9억 달러 정도라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감원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었다.
따라서 이전 절차는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놀라운 것은 기술자들의 반응.
그들 과반수 이상이 다른 외국 인텔이나 이런 쪽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DS가 있는 DS 군으로 같이 이전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너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 괜찮은 일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물론 그만 둔 이들 역시 적지가 않았다.
무려 과반수이상이 불안을 느끼고는 일을 그만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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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우는 모토롤러의 이전을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기분이 나름 좋았다. 그는 솔직히 배가 부른 그런 느낌을 받았다.
비록 돈이야 좀 깨지기는 했지만 CPU 제조 기술과, 그 CPU 설계 도면을 얻었다는 점에서 만족했다.
다만 크리스티 소장을 비롯한 이들은 이런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저 혀를 내두를 따름이었다.
‘설마 정말 모토롤러의 CPU 사업부를 인수하다니.’
이건 정말 아니었다.
DS 전투모기에 들어가는 제어 장치 때문에 CPU 사업부를 인수한 것은 그야말로 배보다 배털(?)이 더 큰 경우였다.
정성일 부장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지 고장난 자동차 엔진처럼 털털 거렸다.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장님은 이미 이렇게 진행하셨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크흠, 너무 그러지 마시고요. 어차피 CPU 제조 사업부가 하나 있으면 나쁘지 않죠.”
“하아 그걸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저거 인수 때문에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우리 DS 내부의 유동 현금을 탈탈 털었습니다. 향후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문제요? 무슨 문제요? 우리 회사에 무슨 부채라도 있습니까?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있으면 있는대로 돈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
정성일 부장도 항의를 할까 하다가 결국에는 손을 들고야 말았다. 뭐 이렇게 나오는데, 자신도 정말 할 말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 때문에 한 사람이 더 DS 가족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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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본사 회의실.
“아론이라고 합니다.”
조민우는 기꺼운 상태로 미소 지었다.
“저는 조민우라고 하고, 이쪽부터 저희 회사 부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성일 부장, 로봇 사업부에 크리스티 소장, 그리고 기타 등등입니다.”
기타 등등에 해당하는 이들은 발끈했지만 곧 먼저 나서서 자신들을 소개했다.
아론 소장은 이런 분위기에 만족한 얼굴을 했다.
이미 그도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서 알아보았지만 꽤 만족했다.
‘스코트 교수님 말이 맞았군. 확실히 잘 알아보고 회사에서 남은 것이 잘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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