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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320화 (320/397)

< -- 320 회: 새로운 마법 14권 -- >

그렇게 봐야 했다.

실제로 국방부를 통해서 연락이 왔다. 아직은 물론 DS 장갑에 대해서 자세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아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분명한 요구였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는 끝냈다.

물론 이런 태도가 냉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었다.

DS 장갑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 DS 장갑 역시 아주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일반 군대를 상대한다면 모르지만 돌연변이 괴물을 상대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였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했다.

‘실전이겠지?’

고민을 하다가 떠올린 것은 아주 간단했다.

‘화이트군.’

***

지하 DS 장갑 실험실.

얼마 전에 DS 장갑 실험 중에 파괴당한 경험이 있는 탓에 아래 새롭게 만들어진 장소였다.

사방은 아예 강괴로 만들어져 있어서 꽉꽉 채워진 건물이었다.

따라서 구멍이 나고 말고가 아니었다.

‘찌그러지겠지?’

한 쪽에는 권오익 병장이 벌써 DS 장갑을 탄 채로 몸을 풀고 있었다. 가볍게 양 손을 움직이는 것을 시작으로 발차기 역시 훈련을 거듭하고 있었다.

쿠쿵.

완전히 마음을 단단히 먹은 상황이었다.

지켜보고 있는 조민우를 비롯한 다른 이들 역시 이런 모습에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물론 2.5m 높이의 DS 장갑이 몸을 움직이는 장면은 놀라웠다.

그리고 역동적인 면이 있었다.

하지만 정성일 부장은 슬그머니 질문했다.

“그런데 무슨 실험을 하시려는 겁니까?”

“그 돌연변이 괴물 때문입니다.”

“네? 돌연변이 괴물요?”

“혹시라도 한국에도 나타날 수가 있어요. 만약을 대비해서 준비를 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명확한 전투력을 알아야지 만약을 대비할 수가 있습니다.”

“하긴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의 말은 꽤나 의미심장했다.

옆에 조용히 서 있는 다른 DS 연대 장교나, 국방부에서 파견 나와 있는 이들 역시 흥미를 가진 채 힐끗 권오익 병장을 쳐다보기만 했다.

물론 곧 나온 질문.

“그런데 누가 상대입니까?”

“저 놈이죠!”

딱 한 마디 말.

곧 일행의 시선은 실험 격투장으로 향했다.

***

권오익 병장도 이번에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이미 조민우과 한 번 싸워봤기에 그가 가진 능력을 어느 정도 느낀 탓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좋아도 피하기만 하면 될 거야.’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최근에 아예 빠른 물체를 피하는 훈련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쉽지가 않았지만 지금은 할 만 했다.

더욱이 이미 군에 말뚝까지 박기로 마음을 먹고, 신청가지 해놓았다. 허락까지도 받은 상황이라서 나머지 급할 것은 없었다.

지금은 이 DS 장갑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했다.

이미 다른 이들에 비해서 한 걸음 앞서 나간 것 때문에 거의 자신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바. 곧 창설될 DS 장갑 사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그 정도라면 제대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그런 차에 곧 자신의 앞에 뭔가 나타났다.

걸어서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천정에서 뭔가 떨어졌다.

탁.

가벼운 소리.

그리고 작았다.

‘강아지?’

물론 강아지는 아니었다.

큰 개보다는 작고, 작은 개보다는 큰 어중간 놈이었다.

다만 그는 황당해서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봐서는 주먹을 후려칠 필요도 없었다.

엄지손가락을 툭 치면 뻗어버릴 놈이었다.

힐끗 조민우가 있는 쪽을 바라보면서 신호를 넣었다.

-지금 저보고 어쩌란 거죠? 설마 저보고 이 DS 장갑을 탄 채로 저 강아지를 상대하란 말입니까?

조민우가 보다 못해서 한 마디 해주었다.

-그 녀석 이기면, 제가 인센티브를 따로 2천만 원 드리죠.

-.......

잠깐 말이 없었다.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곧 이어서 나온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농담이시죠?

-여기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 연대의 연대장님도 있고요. 당연히 거짓이 아닙니다.

조용.

다시 침묵이 감돌았다.

권오익 병장은 힐끗 강아지, 아니 화이트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앞에서 놀랍게도 거만한 태도로 조용히 서 있었다.

겨우 주먹 크기도 안 되는 놈의 태도치고는 가관이었다.

하지만 공사 구분은 분명히 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화이트를 향해서 다가가서는 손가락하나를 쭉 내밀었다.

그것으로 화이트를 툭 쳤다.

태앵.

‘태앵?’

괴이한 소리.

그럴 수가 없었다. 자신의 애 장갑이라면 최소한 이놈이 거의 10m 정도는 날아가야 했다. 이런 반응은 말이 되지 않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가볍게 손바닥을 벌려서 천천히 휘 젖었다.

제발 심하게 다치지 않기를 기원했다.

그 때였다.

화이트가 순간적으로 달리면서 지면을 강하게 차고는 위로 올라가서는 가슴 부위를 강하게 후려쳤다. 물론 고사리 같은 앞발을 사용했는데.......

그 결과는 전혀 달랐다.

실험실 전체가 뒤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울렸다.

콰아앙.

DS 장갑은 충격을 받고는 뒤로 주춤 몇 걸음 물러났다.

화이트가 다시 지면으로 내려갔다가 이번에는 양 발목을 교대로 쳤다.

콰아앙.

콰아앙.

무시무시한 충격.

얼마나 강력한 충격을 받았는지 DS 장갑은 주춤하면서 뒤로 휘청였다.

화이트는 그 상태에서 DS 장갑이 타고 있는 조종사가 있는 부위를 이번에는 전력을 기울여서 다시 한 번 어깨를 사용해서 들이 박았다.

콰지지직.

지독한 충격과 더불어서 무려 10t이나 나가는 DS 장갑이 허공을 살짝 떠올랐다.

화이트는 그 상태에서 다시 위로 튀어 올랐다가 어깨를 내리 찍었다.

쩌어엉.

콰드득.

DS 장갑은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는 지면과 강하게 부딪친 후에 그대로 뻗어버렸다.

조용.

침묵이 감돌았다.

***

실험실 안.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입을 딱 벌린 채 이 황당한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실로 꿈에서조차 상상을 못한 광경이었다.

그들은 누구보다 DS 장갑의 재원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무게만 봐도 저런 식으로 반응이 나올 수는 없었다.

그나마 같은 DS 장갑을 탄 장갑병이라면 이해라도 간다.

그런데 강아지(?)가 저런 위세를 발휘하다니.

다들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건 조민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화이트의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저 정도인지는 몰랐다.

‘이거 앞으로는 좀 조심해야겠어. 진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저 놈이 날 뛰는 날이면........’

답이 보이지 않았다.

“사, 사장님, 도대체 저게 뭡니까?”

그는 힐끗 정성일 부장을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다들 이들의 시선이다. 다들 괴이한 표정을 한 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는 결국 한 마디 해주었다.

“집 지키는 개에요.”

“그, 그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입니다. 일단 지켜나 봅시다.”

딱 그의 말.

곧 DS 장갑이 몸을 일으켰다.

***

권오익 병장은 온 몸에 저리저리한 충격에 아직도 정신 멍했다. 분명히 DS 장갑은 사용자를 보호해주는 것이 맞았다.

실제로 웬만한 충격에서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저 놈의 강아지는 달랐다.

놈이 충격을 줄 때 마다 DS 장갑 전체가 은은한 진동을 일으켰다.

그것이 누적되자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

‘빌어먹을, 이거 조심해야겠어. 보통 강아지가 아니잖아? 설마 초소형 DS 장갑을 탄 놈인가?’

그제야 단단히 마음먹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이 놈, 나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마!!!”

그리고 시작된 사람과, 집견의 혈투.

아니 일방적인 구타.

콰아앙.

콰아앙.

사실 이건 이미 예정 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권오익 병장이 힘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불행히도 화이트는 크기가 너무 작았다.

그리고 너무 빨랐다.

거기에 파워까지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공격해도 소용이 없었다.

화이트는 공격이 올 때마다 요령껏 피했다.

그리고 틈이 보이면 무지막지하게 달려들었다.

콰아앙.

더욱이 상대는 사람처럼 툭 하면 망가지는 물건이 아니었다. 손맛이 의외로 쫄깃쫄깃했다. 화이트는 아예 독하게 마음먹고는 죽으라고 DS 장갑을 두둘겨 패기 시작했다.

콰아앙.

콰아앙.

결국 그 충격을 받고는 실험 벽에 튕겨버리는 권오익 병장.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분노했다.

“으아아악, 이 개새끼가!”

그리고 다시 죽으라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소용이 없었다.

화이트는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니면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팼다.

콰아앙.

그렇게 시작된 구타.

대략 15분을 넘기자 결국 권오익 병장은 누적된 충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는 지면에 퍼져버렸다.

콰앙.

조용.

“........”

이 허탈한 상황에 거대한 침묵이 감돌았다.

***

조민우는 이 모습을 보고 나서는 힐끗 김형욱 대령을 비롯한 군부대 장교들을 쳐다보았다.

“무슨 문제가 있는 지 아시겠죠?”

“휴우, 답답하군요. 설마 저런 한계가 있었다니.”

“네, 일반적인 군인이나, 재래식 무기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됩니다. 탱크? 이런 것은 바짝 붙어서 주먹으로 후려치면 됩니다. 그런데 저처럼 빠르고 강한 힘을 가진 존재라면 문제가 됩니다. 특히 돌연변이 괴물은 아마 저 상태로 붙었다가는 저 꼴을 당하고 말 겁니다.”

“잘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조민우의 뜻을 안 것이고.

곧 바로 다른 의문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입니까?”

“아뇨,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계속하면 될 테니까요.”

“호오, 방법이 있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죠. 참, 지금 훈련하는 다른 DS 장갑 병들은 어때요?”

“현재까지 20명 정도를 뽑았고, 권오익 병장 정도 수준은 됩니다.”

“좋군요. 그들 모두를 투입하는 것으로 하죠.”

“네? 정확히 무슨 일에 말입니까?”

“실전이죠.”

***

쿵쿵.

김이명 상병은 커다란 소리와 더불어서 뒤 쪽에 쭉 늘어선 DS 장갑병을 보고를 혀를 내둘렀다.

‘정말 대단하다!’

무려 20대였다.

20대의 장갑병이 쭉 병렬로 줄을 지어서 서 있는 모습은 실로 위용이 대단했다. 연병장에 모여 있는 다른 병사들 역시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다들 넋을 잃을 채 DS 장갑병을 쳐다보기만 했다.

물론 거기에 타고 있는 이들은 자부심으로 가득해 있었다.

다만 한 가지가 좀 아쉬웠다.

“김 상병님, 도대체 저건 뭡니까?”

“응? 뭐 말야?”

“저기 DS 장갑 옆에 들고 있는 통짜 쇠 덩어리 말입니다. 제가 잘못보지 않았다면 거대 삽 같은데, 설마 정말 삽은 아니겠죠?”

다들 귀를 쫑끗 했다.

서 있는 포즈는 짱인데, 들고 있는 삽이 영 눈에 거슬렸다. 실제로 DS 장갑병 역시 창피한 지 삽을 뒤로 돌린 채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김형욱 대령을 비롯한 다른 장교 들이 단상 위에 나타난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물론 조민우를 비롯해서 DS 임원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조민우에게 살짝 눈을 준 후에 곧 밑에 있는 장병, 특히 DS 장갑병을 쳐다보았다.

“지금부터 제군들이 할 일은 바로 저기 보이는 능선, 바로 DS 능선에 터널을 뚫는 작업이다. 정확히는 산자락을 따라서 길을 내서 그 뒤에 새로 생긴 DS 도로와 연결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곳은 산지가 험악하고, 바위가 많아서 유의해야 한다. 그 작업은 바로 저기 있는 DS 장갑병이 맡는다. 하지만 DS 장갑이 하지 못하는 일은 제군들이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조용.

다들 입을 여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생뚱맞은 표정을 한 채 연대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들은 공상 과학 영화에나 나오는 DS 장갑병에게 삽을 준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터널 공사를 한다는 말에 다들 허탈해 있었다.

보다 못한 몇 몇의 장병들이 속삭였다.

“야아, 오늘 만우절이야?”

“그건 아닌데.......”

“그러면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연대장님이 술 채신 거야?”

“아마도.......”

김형욱 대령도 무안한 지 곧 바로 일축했다.

“모두 출발!!!”

지시에는 움직이는 이들이 없었다.

그런데 곧 장교들이 내려가자 상황은 달랐다.

그제야 다들 열을 맞추어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런 모습을 보다가 결국에는 힐끗 조민우를 쳐다보았다.

“하아, 사장님, 꼭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당연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누가 뭐래도 훈련에는 삽질이 최고인 겁니다!”

“........”

김형욱 대령은 물론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그런데 사실 꽤나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기도 했다.

군대에서 실제로 거의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진리인 탓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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