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321화 (321/397)

< -- 321 회: 새로운 마법 14권 -- >

***

김이명 상병을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쪽 바위에 떡 하니 엉덩이를 걸친 채 닦았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더워 미칠 지경이었다.

옆에 있던 후임병 한 놈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김 상병님, 물 좀 드릴까요?”

“됐어.”

“그, 그래요.”

“너 자꾸 말을 더듬을래? 그렇지 않아도 짜증스러워 미치겠는데.”

“죄송합니다.”

“아, 참, 김 상병님, 왜 엄한 애를 괴롭히고 그러십니까?”

“보고도 몰라? 힘들어서 그래. 누구는 편한 로봇에 앉아서 재미를 보는데, 누구는 이런 삽자루 들고 삽질하게 생겼잖아.”

그의 말 대로였다.

DS 능선 한 쪽에는 무려 10대의 DS 장갑을 입은 병장들이 무려 3.3m 초대형 삽을 든 채 삽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부우우.

콰지직.

휘리리.

워낙에 그 크기가 커서 마치 포크 레인이 작업하는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물론 그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바위를 단숨에 으스러트렸다.

그리고 파고 든 깊이는 무려 2m. 한 번 삽질을 통해서 판 흙은 쭉 한 쪽에 늘어서 있는 트럭에 대략 1/5 정도 가득 차는 분량이었다.

다섯 명의 DS 장갑병이 한 번씩만 삽질해도 트럭 짐차가 가득 찼다.

***

부르릉.

군용 트럭 한 대는 곧 바로 흙을 가득 싣고는 한 쪽으로 빠져나갔다.

물론 곧 이어서 대기하고 있던 트럭 무려 40대 중에서 한 대가 그 다음으로 들어왔다.

“.......”

권오익 병장도 이 광경을 보고는 허탈해서 잠깐 삽질을 멈추었다.

그가 멈추자 다른 DS 장갑병 역시 마찬가지였다.

곧 다들 가슴 쪽에 해치를 열었다.

치이익.

보호액이 밑으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얼굴이 드러났다.

다들 헬멧을 벗었다.

그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니 완전히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와, 쌍, 정말 못해 먹겠네. 야아, 모두 잠깐 쉬워!!!”

멈칫.

그제야 아직 움직이고 있던 DS 장갑병들도 동작을 멈추었다.

무려 3주에 걸친 강행군.

하지만 작업양은 요원했다. DS 능성은 뒤 쪽으로 산자락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 곳에 터널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마 대규모 건설 장비에, 수천 명의 건설 인부를 동원해도 아마 지금 자신들이 한 작업을 하려면 족히 5개월은 걸릴 정도였다.

권오익 병장을 비롯한 이들은 이제는 익숙한 솜씨로 DS 장갑에서 빠져나왔다. 곧 후임병 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물을 주었다.

그들은 그것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몸에 막 부었다.

치이익.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쩌릿쩌릿할 정도로 시원했다.

하지만 DS 장갑병의 몰골은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

김 상병 역시 이 모습을 보고 나서는 혀를 툴툴거렸다.

“휴우, 저것도 못할 짓이군.”

“들어보니, 에어컨이 없다 네요. 거기에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요.”

“환기가? 아니 왜?”

“방수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 때문에 탑승자를 완전히 죽는 거죠. 거기에 습기가 생각보다는 많이 차서 방출도 잘 안되고요.”

“끌끌, 역시 울 나라 엔지니어의 한계야. 아니 저런 놀라운 장비를 만들면 뭐해? 안에 들어가 있는 운전병 복지 따위는 신경도 안 쓰잖아?”

“그래도 나름 애를 쓰겠죠.”

“무슨 말이야?”

“저기 지켜보고 있는 분들 말인데요, 조민우 사장님 아닙니까?”

그제야 다들 시선을 돌려서 DS 능선 한 쪽을 쳐다보았다.

마침 조민우를 비롯한 이들은 DS 장갑병의 놀라운 삽질 결과를 보고 있다가 곧 바로 사라졌다. 따가운 눈총 탓이다.

***

조민우는 곧 바로 DS 본사로 다른 일행과 동행하면서 조금 전에 봤던 장면을 떠올렸다.

정말 대단했다.

그런데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장기전은 생각을 못했어.’

정성일 부장 역시 옆에 있다가 툴툴거렸다.

“한 반 나절만 질질 끌면, 안에 있는 운전병부터 먼저 퍼지겠습니다.”

“지금 그걸 제 탓이라고 말하는 겁니까?”

날이 꽤 서 있는 말.

그는 슬쩍 시선을 피해서 옆에 있는 김형욱 대령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크흠, 글쎄요. 조 사장님에게 뭐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요. 사실 저런 부분은 누구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더욱이 조금 전에 보니, 이젠 삽질이 어느 정도 자세가 나오더군요. 처음에 비해서 월등했습니다.”

“대령님, 말씀은 그 삽질이 훈련에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삽질이 자연스럽게 되었으니, 아마 공격 동작 역시 그렇게 발전하지 않을까요?”

“그건 직접 보면 되겠죠.”

“호오, 그렇군요.”

***

DS 지하 격투실.

기존에 공사를 하는 이들은 그대로 두었지만 권오익 병장을 비롯한 DS 장갑병 몇 사람은 다시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곧 이어서 시작된 격투.

곧 바로 달려들면서 주먹과, 발을 사용했다.

부아앙.

이전 같았다면 일격을 허용했을 일격.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양 손이 마치 자신의 팔을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동작했다.

콰아앙.

하지만 그건 공격하는 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곧 바로 슬격이 올라왔다.

과거라면 아예 그 공격을 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먼저 무릎을 처 올려서 막았다.

콰아앙.

두 장갑병은 큰 충격을 받고는 움찔 몸을 떨었다.

권오익 병장을 그 상태에서 몸을 빙글 돌리면서 돌려차기에 들어갔다.

부아앙.

DS 마나코어의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해서 제대로 들어가 동작이었다.

그리고 공격의 의외성마저 있었다.

도저히 사람이라도 피하기 어려울 절묘한 동작.

하지만 김철웅 병장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절묘하게 허리를 뒤로 누운 상태에서 뒤 걸음 하다가 곧 바로 튀어 올랐다.

파악.

그 상태에서 다시 오른 팔꿈치를 사용해서 상대의 얼굴을 가격했다.

휘이익.

하지만 권오익 병장은 절묘한 보법(?)을 사용해서 그 공격을 손을 잡으면서 옆으로 돌았다. 두 장갑병은 이렇게 되자 서로를 강하게 밀면서 그 탄력으로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가 지면에 내려섰다.

쿠웅.

쿠웅.

조용.

보고 있던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이들은 다들 입을 살짝 벌린 채 이 놀라운 격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온 탄식.

“대, 대단합니다.”

실로 엄청난 발전이었다.

처음에 그 어설픈 동작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는 유연하면서 절묘한 동작까지 가능했다.

조민우는 이런 광경을 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한 몇 달 정도만 더 고생하면 자리를 잡을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답하는 이들은 없었다.

차라리 이렇게 제대로 수련을 거친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물론 한 사람이 포기하지 않았다.

“저기 사장님, 그런데 안에 들어가 있는 운전병을 위한 에어컨이나, 다른 기타 설비들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건 고민 좀 해봐야죠.”

6장 캘리포니아 대참사

군사적으로 미국은 한국과 동맹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히 몇 마디 말로 표현할 정도가 아니었다.

한국에서 하는 모든 군사적인 활동은 미국에서 감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S 전투모기 역시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으로 판매가 되었다.

그리고 DS 장갑에 대한 사실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확실하게 정보가 넘어갔다.

당연히 미국 국방부는 한국에 항의했다.

“당신들 너무 한 것 아닙니까? 뻔히 지금 우리 자국 사정 알면서 이제까지 입을 다물었습니까?”

물론 한국 국방부 역시 반박했다.

“그 DS 장갑은 아직 정식으로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어디까지나 테스트 중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한국 국방부를 압박했다.

물론 한국 국방부 역시 그냥 조용히 있지는 않았다.

그들은 결국 조민우를 지속적으로 압박, 아니 설득, 아니 싹싹 빌면서 애원했다.

“조 사장님, 제발 부탁 좀 들어주십시오. 아주 정말 힘들어 죽겠습니다.”

조민우는 물론 이런 요구에 부드럽게 거절했다.

“조금만 기다려 봐요.”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었다.

***

결국 참다못한 한미 지휘관 중에 한 사람이 직접 찾아왔다.

“지금 우리 미국은 그 돌연변이 괴물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희생당한 숫자만 해도 무려 500명이 넘습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라도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 역시 이런 부탁에는 강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

“곧 될 겁니다.”

하지만 그 ‘곧’은 생각보다 오래 갔다.

무려 2개월이 지나도.

3개월이 다시 지나서.

4개월이 흘러도 대답은 동일했다.

아니 표현을 살짝 바뀌었다.

“금방 될 겁니다.”

결국 다시 미국 정부마저 나섰다.

그들은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갖은 술수를 다 사용했다.

심지어 김형욱 대령을 살살 꼬득였다.

하지만 조민우의 대답은.

“아, 정말 좀만 기다려 봐요!”

이렇게 늘어진 시간.

다시 2달이 더 지나갔다.

물론 그런 중에 한 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대당 2조만 준다면 아마 일정을 당기는 것이 가능할 지도........

***

미국은 물론 지금 처참 지경이었다.

주로 뉴욕을 중심으로 해서 주변은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돌연변이의 공세가 점점 미국 전 지역에서, 그것도 이제는 노골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니 정도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케나다 쪽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었다.

바로 멕시코 지역에서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제야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미국에 국한된 문제라서 다들 바다 건너 불구경하는 정도로 지켜보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가 않았다.

결국 UN에서 이 의제가 다루어졌다.

“당장 UN 평화군을 파견해야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로 끝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잘못하면 아시아나, 유럽 쪽으로 번져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전에 반드시 미국 내에서 종결을 지어야 합니다.”

“전장을 좁히는 것이 현재로는 최선입니다. 만약 전 세계로 번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무슨 말입니까? 무슨 일이라뇨?”

“지금 돌연변이의 크기가 점점 커져 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대략 2.5m 내외였는데, 그 크기가 무려 3m를 넘어가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곧 4m 돌연변이 나올 겁니다!”

쿠쿵.

UN 안전 보장 이사국의 대리인들의 안색은 검게 변해버렸다.

실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만약 거기에 개체 수까지 늘어난다면 그건 정말 악몽이었다.

결국 이 때문에 문제의 본질적인 이야기로 들어갔고.

곧 이어서 미국에 대한 질책이 솟아졌다.

“아니 당신들은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몰랐다고요? CIA가 무슨 병신이에요? 그런 소리를 하면 우리가 네, 알겠습니다. 하게요?”

“설마 의도적으로 그 인체 실험을 방치한 것 아닙니까? 그것을 군대에서 사용해먹으려고요?”

“아,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다른 이사국의 공격은 장난이 아니었다. 대다수가 미국에서 저 실험을 그대로 방치한 것 때문에 생긴 것을 느낀 탓이다.

물론 이런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은 저 돌연변이를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나온 화살은 이번에 바로 한국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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