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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323화 (323/397)

< -- 323 회: 새로운 마법 14권 -- >

하지만 자신도 이유가 있었다.

지금 판단으로 DS 장갑은 문제가 너무 많았다.

잘못해서 고장이라도 나서 미국 측에 보안 기술이 넘어갈 수도 있다.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복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를 자초할 이유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좋아요. 하지만 여러분은 한 가지 이해를 못하는 것이 있어요.”

“도대체 뭘 모른다는 말입니까? 우리 미국 시민의 희생이 지금 얼마나 큰 지 아십니까? 이번 캘리포니아 참사로 죽은 사람 수가 무려 1,000명이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방치만 하고 있을 겁니까?”

조민우는 눈살을 찌푸린 채 입을 다물었다.

무슨 의도로 저런 말을 하는 지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말해주었다.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지금 DS 장갑으로는 그 돌연변이를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흥, 그걸 조 사장님이 해보지 않고 어떻게 장담하는 겁니까?”

“동작이 너무 느립니다.”

“하지만 DS 장갑 숫자를 키우면 간단히 됩니다. 수백 명의 DS 장갑 병이 몰려가면 아무리 그 돌연변이가 빨라도 제거할 수가 있습니다.”

“그 돈은 누가 내고요?”

“설마 세계 평화를 위하는 마당에 돈을 아끼겠다는 말입니까? 그건 마땅히.......”

“대당 20억 달러입니다!”

“그런 터무니없는 제안이 말이 됩니까? 도대체 그 안에 뭐가 있다고 그런 가격이 나온다는 말입니까? 정말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이렇게 시작된 원색적인 비난.

장난 아니었다.

옆에 있던 다른 한국군 장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들 눈에 핏발을 올린 채 열나게 씹어댔다.

하지만 조민우는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리고 한 마디로 일축했다.

“안 되는 것 안 됩니다.”

물론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조 사장, 정말 해보자는 겁니까?”

“야아, 추방해!”

결국 그가 강제로 다른 경비원을 동원해서 밖으로 쫓아 보내서야 겨우 싸움이  끝이 났다.

***

정성일 부장은 지금까지 벌써 몇 년에 걸쳐서 조민우를 옆에서 지켜봐왔다. 아무런 이유 없이 저런 고집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는 분위기가 잠잠 해지자 조심스럽게 다독 거렸다.

“사장님, 조금은 양보하는 것이 어떨까요? 한 두 대 정도 시범으로........”

“그건 안 됩니다.”

“네? 하지만 지금 미국의 피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뉴스를 보면 캘리포니아 도심 한 곳은 완전히 아마게돈 입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 두게 방치 할 수는 없습니다.”

“휴우, 답답하군요. 다시 말하지만 지금 DS 장갑으로 돌연변이 붙여봐야 무조건 깨집니다.”

크리스티 소장이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정 부장님, 사장님 말씀이 사실입니다. 지금 DS 장갑은 운동 능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물론 일반 병사들이 착용한 격투하는 것만 봐서는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돌연변이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다릅니다.”

“아니, 그걸 어떻게 확신합니까? 실제로 싸워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크리스티 소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테이프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대로 만약 보냈다가는 오히려 사상자 숫자만 늘이는 꼴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만약 그런 중에 DS 장갑이 부서진 경우입니다.”

조민우는 단호하게 일축했다.

“미국 애들은 얼씨구나하고, 그것을 받아서 복사 연구에 들어갈 겁니다. 물론 그들이 그런다고 해서 쉽게 그걸 연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을 모티브로 해서 얼마든지 새로운 형태의 전투 병기를 만들어 낼 겁니다. 이제까지 미국 애들이 그렇게 해왔다는 것을 알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

그를 비롯한 나머지 임원들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세계 평화만 생각하다가 미처 간과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미국의 호전성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민주주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들은 속된 말로 해서 전쟁무기를 전 세계 각국에 평화유지라는 목적으로 천문학적인 규모로 팔아치웠다.

그것도 첨단 병기가 아니라, 항상 뒤 떨어지는 무기이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지금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정성일 부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설사 미국 정치하는 애들 몇 명이 그렇다고 해도 선량한 시민들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 겁니까?”

“그건 좀 고민해보죠.”

그는 이렇게 일축하고는 회의를 끝냈다.

더 이상 말을 해봐야 결론이 나오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대안이 필요해.’

***

조민우는 물론 계속해서 한미 연합 사령부에서 나온 이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의 각료 압력에도 계속 시달렸다.

그는 끈질기게 거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좋지가 않았다.

돌연변이 피해는 미국 전역으로 점점 확장 되어갔다.

물론 미국 정부에서는 모든 화력을 동원해서 돌연변이와 싸웠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일단 돌연변이를 한 곳에 잡아두면 폭격을 해서 제거할 수가 있다.

불행히도 그렇지가 못했다.

이들 역시 하나하나 제거되어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자 서서히 지능적으로 움직여 나갔다. 외부로 나가서 폭격물의 타켓이 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다.

덕분에 미국 지하철 이용 인원은 급격하게 줄어들어갔다. 그렇게 되자 미국 교통 체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만 갔다.

그런 중에 드디어 UN 평화 유지군이 미국에 도착했다.

이미 전 세계인이 이 괴이한 돌연변이에 대해서 위기를 느꼈기에 평화 유지군에는 전 세계 각 군의 병력들이 모두 참여했다.

무려 5만 명에 이른 대 파병이었다.

그만큼 큰 위기를 느꼈다.

조민우는 이런 소식을 뉴스로 시시각각 듣자 무조건 거절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미국 애들이 정치하는 것을 안다고 해도 거절하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 왕따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골치네, 이걸 어떻게 하지?’

대안이 없었다.

그런 중에 옆에서 요즘은 TV를 같이 보는 화이트 녀석이 있었다.

하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툴툴거렸다.

“화이트야, 넌 혹시 방법이 없겠냐?”

그런데 놈은 앞발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뭐야? 너 지금 널 보내달라는 거야?”

끄덕끄덕.

수긍한 놈.

“........”

조민우는 가소로운 표정을 한 채 놈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 정도만 되어도 돌연변이를 상대할 수가 있어. 이 녀석이라면.......충분히 가능하잖아.’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너 설마 미국에 가서 깽판 치는 것은 아니겠지?”

도리도리.

아니라는 표시.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그 말은 어떻게 믿어?”

짜릿.

째려보는 놈.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의심은 존나 많아요!)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가 놈의 허리를 잡고는 허공에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저리 살피다가 놈과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정말 내 말 잘 들을 거야?”

끄덕끄덕.

참 얌전한 대답이었다.

놀라운 것은 평소와도 전혀 달랐다.

“흐음.”

그는 결국 고민을 거듭했다.

‘확실히 이 녀석이라면 충분히 가능은 한데.......더욱이 지금 이대로 계속 한국 정부의 요청을 버팅기는 것은 곤란해. 뭔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해.’

“좋아. 하지만 너 사고 치면 내가 장담하지만 태평양 바다 한 복판에 수장 시켜 버릴 거다. 알겠어?”

“.......”

화이트는 하도 기가 차서 입을 다물었다.

아 뭔 놈의 의심은 이렇게까지 많은 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 한 번 해보자.”

***

조민우는 곧 바로 크리스티 소장을 만나서 화이트가 탈 수 있는 DS 장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처음에는 기겁했다.

“농담이시죠? 이 DS 장갑에 들어가는 원자재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 모델에는 여러 가지 장비가 들어가서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나온 가격만 해도 무려 50억이 넘습니다. 설마 그걸 강아지 전용으로 만들라고요? 그 전체 비용만 하면 아마 100억은 족히 넘어갈 겁니다.”

쿠오오!

그 때 울린 DS 군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포호 소리.

화이트가 단단히 열 받은 표정이었다.

“.......”

크리스티 소장은 잔뜩 겁을 집어 먹고는 입을 다물었다. 겉모양만 봐서는 귀여운 강아지였지만 속은 완전히 달랐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탁탁 쳤다.

“제가 장담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어차피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안되요. 잘못하다가는 우리 DS가 전 세계 국가에서 왕따 당합니다. 그러니 빨리 진행을 해주세요.”

“휴우, 알겠습니다. 몇 대 정도로 생산할까요?”

그는 힐끗 화이트 옆에 나타난 검은 색 두 놈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3대입니다.”

***

사람과, 개는 틀리다.

하지만 크리스티 소장이 원래 처음에 한 것은 바로 아이보였다. 지금 작업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아이보를 개량해서 만든 것에 불과했다.

결국 그와, 로봇 사업부가 이제까지 주도적으로 경험을 쌓은 것은 강아지였다. 따라서 모양이 강아지로 바뀌자 오히려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예상은 틀렸다.

오히려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일이 진행이 되어갔다.

기존에 DSP(DS People) 장갑은 이것저것 가공도 있었고,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DSD(DS Dog) 장갑은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문제가 적게 발생했다.

더욱이 여기에는 기존의 아이보를 하면서 얻었던 노하우까지 전부 들어갔다. 따라서 관절의 움직임이나, 동작 같은 것은 기존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동력 전달 메커니즘 역시 그 완성도가 올라갔다.

조민우도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할 정도였다.

“이거 사람과, 개 차별하는 것은 아니겠죠?”

“크흠, 그건 아닙니다.”

“뭐 소장님이 설마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 제 눈에 결과만 봐서는 그렇게 보이니, 걱정입니다.”

“죄송합니다. DSP 장갑에 대해서도 신경을 더 쓰겠습니다.”

“좀 서둘러 주세요. 저 녀석들은 뭐라고 해도 강아지에요. 강아지가 전 세계 평화를 구한다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네.”

그냥 한 이야기였다.

사실 누구도 화이트가 돌연변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 한미 연합 사령부나, 한국 정부에서 강하게 항의했다.

“조 사장, 당신 미쳤어?”

하지만 조민우도 여기에 대해서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면 전 손 떼겠어!”

이렇게 되자 이 계획(?)은 시끌시끌하게 진행이 되어갔다.

***

삼 개월 후.

DSD 장갑 외형은 기존의 DSP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모양 그 형태만 놓고 보면 아이보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민우 역시 이런 모습을 보고는 혀를 끌끌 찼다.

“쯧쯧, 디자인이 영 꽝입니다. 뾰대가 영 안 나오는 군요.”

크리스티 소장을 위시한 로봇 사업부 팀장은 발끈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없었습니다. 3개월 만에 이렇게 만든 것만 해도 기적입니다.”

“하긴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는 말이 끝나자 힐끗 한 쪽에서 멍하니 DSD를 보고 있는 화이트를 보았다.

놈은 완전히 뿅 간 얼굴이었다.

‘이놈이 왜 이러지?’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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