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34 회: 새로운 마법 15권 -- >
2장 신형 DSP 장갑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았다.
어떤 일을 막론하고 쉬운 일이 없다. 회사를 다니는 일조차도 미래가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더 안정된다고 말한다.
물론 계속 회사에 붙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퇴직하고 나면 다른 일을 해야 했다.
보통 그렇게 해서 하는 일은 자영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이 1년을 견디지 못하고 망하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렇게 보면 공무원 신분인 직업 군인 역시 썩 나쁘지는 않다. 다만 힘든 훈련과, 퇴직 후에 다른 일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군대 말뚝을 받아서 하사가 된 권오익 병장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DS 장갑을 보자 딱 저거다! 라고 판단했다.
저 놈의 조종술만 익히면 그 희소가치 때문에 돈 좀 만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차라리 사회에 나가서 깨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불행히도 그 결과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죽으라고 조종술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제는 이 DS 장갑을 자신만이 다를 수 있으니, 돈과, 명예가 같이 따라올 것이라 보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아니었다.
-조종 불합격.
이런 된서리를 맞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모든 일에 회의가 밀려왔다.
그런데 당장에 군대를 그만 둘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때문에 죽으라고 다시 이 조종술에 매달렸다.
이번에 실패하면 끝이다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다른 보직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일은 미래가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이 DS 장갑이 자신의 미래였다.
조종하고, 또 조종했다.
주변도 잊고, 나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자 뭔가 좀 다른 세상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알아챘다.
자신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는 것을.
허공을 점프할 때는 DS 장갑 자체가 가지는 무게와, 조종사와 불일치 때문에 그렇게 빠른 동작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했다.
파아악.
마치 치타가 먹이를 노릴 때처럼 빠른 스피드로 허공을 뛰어오른 것이다.
상대는 순간 자신이 사라져버리자 어리둥절했다.
그 순간에 상대의 어깨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콰아앙.
그 위력은 이전에 비해서 수십 배. 충격은 받은 DS 장갑병은 곧 허공을 붕 떠올라다가 한 쪽 벽면에 부딪쳤다.
콰아앙.
철퍼덕.
그리고 비틀비틀 거리면서 겨우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하하하하!”
통쾌하게 웃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장교들의 얼굴에 떠오른 경이도 보았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이 기분은 누리고만 싶었다.
‘성공이다!’
***
보통 불가능 해 보이는 일도 극복하는 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어떤 일이라도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는 탓이다.
권오익 하사가 어느 정도 돌파구를 찾자 다른 김철웅 하사나, 조인환 하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 역시 말년 병장에서 군대에 말뚝은 받은 이들.
말년 병장의 그 대단한 경험(?)이 어디가지 않았다.
두 사람 역시 죽으라고 조종하고 또 조종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두 사람 역시 한계를 극복했다.
곧 이어진 대련.
발차기 동작은 단순한 동작만 담겨 있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 자신의 지독한 집념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방어하는 이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말년 병장의 오기가 담겨 있었다.
콰아앙.
쩌어엉.
붙었다가 떨어졌다! 를 반복하는 순간에 생기는 충돌로 인한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세 사람의 DS 장갑병이 드디어 탄생한 것이다.
물론 다른 장갑병 역시 나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 세 사람과는 현격한 차이를 줄이지는 못했다.
이상하게 단순한 DS 장갑이 가지는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그런 중에도 미국과 계약에 의해서 20대 DS 장갑이 미국으로 넘어갔다.
당연히 이들 역시 그 비행기에 탑승했다.
***
휘이잉. 콰르릉. 덜덜덜.
군용 비행기라서 승차감은 정말 개판이었다.
당장에라도 추락할 것만 같았다.
권오익 하사는 더욱이 비행기라면 태어나서 처음이기에 다소 불편했다.
“휴우, 왜 이런 고물 비행기로 가는지 모르겠어. 배를 이용해도 충분하잖아.”
김철웅 하사는 혀를 끌끌 찼다.
“쯧쯧, 배로 가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지나 알아?”
“그래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잖아. 막말로 이 비행기가 추락하게 되면........”
덜덜덜.
기이잉.
순간 비행기는 심하게 요동치면서 떨렸다.
비행기 짐칸에 있는 화물이 단단히 고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강한 충격에 허공으로 둥실 떠올라다가 내려앉는 녀석도 있었다.
비행기는 지금 당장이라도 추락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난기류가 지나쳤는지 진동이 사라졌다.
한 쪽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조인환 하사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야아, 권 하사, 제발 재수 없는 소리 좀 그만 해!”
“아, 미, 미안해. 난 정말 비행기가 추락할 지는.......”
드드득. 기이잉. 콰드득.
순간 비행기의 요동은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동체 전체가 마치 충격에 못 이겨서 부서질 것처럼 심하게 요동쳤다.
더욱이 그 충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묶여 있는 화물 하나가 옆 화물과 그대로 충돌했다.
콰아앙. 위이잉. 크르르.
순간 비행기 요동을 격렬해지면서 기울기가 비스듬하게 누웠다. 그리고 그 기울기는 점점 심해지면서 한 쪽으로 완벽하게 쏠려서 옆으로 빙 돌았다.
하지만 곧 이어서 다시 균형을 잡았다.
“.......”
권오익 하사는 입을 다문 채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았다.
하지만 그는 순간 이상하게 오기가 생겨났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지금 이........”
비행기 기내에 있는 방송을 통해서 비행기 안이 쩌렁쩌렁 울릴 소리가 들렸다.
-닥쳐!!!
“........”
그는 결국 입을 다물고야 말았다.
두 사람은 아예 상종을 하지 않았다.
권오익 하사는 자신에 대한 이들이 반응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만 그도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을 원칙 않았기에 일단 참았다.
덕분에(?) 비행기는 별 탈 없이 잘도 날아갔다.
***
캘리포니아 근처의 한 지역 임시 미국 기지.
기지 주변에는 실탄으로 무장한 미군들이 섬뜩한 눈빛을 번뜩이면서 경계 근무에 이하고 있었다.
곳곳에는 기관총을 비롯해서 소형 바주카포까지 구비한 이들이 주변을 지켜보고 있었다.
기지 한 쪽에 있는 세 대의 레이더는 하늘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었다.
다른 한 쪽에는 계속 전투기, 헬기가 오르내리고 있었다.
기이익. 투투투.
착륙한 전투기에는 곧 여러 명의 엔지니어들이 달라붙으면서 미사일과, 기관총 총알 장착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마치 전투를 나갔다가 돌아온 것인 양 살벌했다.
실제로 한 아파치 헬기는 한 면이 완전히 일그러진 채로 복귀했다.
마치 뭔가에 강하게 맞은 모양.
그런데 아슬아슬했다.
조금만 더 옆으로 심하게 충돌을 받았다면 연료통이 폭발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 안에는 피투성이가 된 장교 몇 사람이 바로 의무병에서 실려서 한 곳으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헬기에는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의 얼굴에는 결사의 각오가 있었다.
물론 몇 몇 이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있었다.
자신도 죽을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건 완전히 전쟁 분위기잖아?’
권오익 병장 일행은 새삼 이 분위기에 안색을 딱딱하게 굳혔다. 자신을 동행한 다른 한국 장교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DS의 요청을 받아서 이곳에 DS 장갑을 이송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한지는 몰랐다.
‘이상하네. 이미 돌연변이에 대한 마무리는 끝났다고 들었는데......’
한 장교가 장교와, 병사 수십 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누가 책임자입니까?”
“저입니다. 임원식 대위라고 합니다.”
“저는 카일 대령입니다. 지금 DSP 장갑을 좀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네, 따라오시죠.”
***
카일 대령 일행은 천천히 임원식 대위를 따라서 군용 비행기 짐칸에서 DS 장갑이 들어가 있는 박스를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워낙에 무게가 많이 나가서인지 내릴 때 살짝 충격을 받아도 큰 소리가 났다.
쿠웅. 콰앙.
“야 새끼들아, 조심해. 이게 얼마인지나 알아? 너희들 백 만년을 일해도 갚을 수가 없는 거야!!”
독기가 가득한 소리.
하지만 누구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묵묵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곧 이어서 몇 대의 군용 비행기가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추가 DS 장갑을 실은 비행기였다.
그는 이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기다렸다. 다만 그 자신이 원한 것은 과연 이 DS 장갑을 자신들의 조종사들이 제대로 다룰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일단 그것을 빨리 알기 위해서라도 끼어들었다.
“잠깐, 일단 한 기만 먼저 봤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임원식 대위는 곧 장 권오익 하사에게 다가가서 소리쳤다.
“권 하사, 한 번 보여드리게!”
“네.”
권오익 하사는 지시를 받자 곧 DS 장갑 쪽으로 다가가서는 상자 입구에 달려 있는 버튼을 몇 개를 누르기 시작했다.
삐. 삐. 삐.
그리고 뒤로 물러났다.
치이익.
순간 새하얀 연기와 더불어서 상자 입구가 열리면서 천천히 드러나는 것이 있었다.
바로 DS 장갑이었다.
그런데 DSP와는 구조가 좀 달라보였다.
좀 더 얇아지고, 형태가 길어져 있었다.
날렵하게 보여서 좋기는 하지만 충격에 강할 지는 의문이었다.
카일 대령은 천천히 다가가서는 질문했다.
“이상하군요. 왜 이런 디자인이죠? 제가 알기로 조민우 사장님이 가져온 DSP는 이런 모양이 아니었습니다만?”
“아, 이것은 기존 모델의 문제점을 개선한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사장님 타고 계신 것은 DSP v1.0 구형 모델입니다. 이 신형 모델 DSP v1.5는 두께를 줄이는 대신에, 강도를 더 올렸습니다. 외부 충격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거의 14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철갑탄이라고 해도 이 DSP 외장갑에 충격을 주기 어려울 겁니다. 더욱이 무게는 오히려 1.5t으로 가벼워졌습니다. 그 때문에 시가전에서 좀 더 유연한 동작이 가능합니다.”
“흐음.”
그도 입을 다물었다.
뒤에서 곧 몇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 것이 빠를 겁니다.”
“아? 조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하하, 인사는 나중에 하고 먼저 결과를 한 번 보죠.”
“네, 알겠습니다. 이봐, 권 하사, 부탁하지.”
“네.”
권오익 하사는 힐끗 조민우를 한 번 쳐다본 후에 곧 천천히 DS 장갑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것을 한 번 올려다가 보고는 소리쳤다.
“열려라 DSP!”
찰칵. 위이잉.
소리와 더불어서 DSP의 조종석 문이 열린 후에 그 안에서 접는 계단이 천천히 내려왔다.
그는 천천히 그 계단을 밝고 안으로 들어섰다. 상의는 벗어서 옆에 있는 다른 동료에게 던져준 후에 천천히 돌아섰다.
곧 자동으로 계단이 접히면서 그의 몸은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DSP 곳곳에서 둥그런 물체들이 튀어나와서는 권오익 하사의 조종복에 있는 구멍과 바로 연결이 되었다.
휘이잉. 철컥.
위이잉. 철컥.
잠시 어이없는 암호에 피식 웃고 있던 조민우는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심 감탄했다.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르군. 아마 보호액을 통해서 들어오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아예 고정을 시켰나 보군.’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이미 돌연변이를 상대하면 DSD를 통해서 얻은 정보는 전부 한국의 DS에 넘어갔다. 그 정보를 토대로 드러나 몇 가지는 철저히 분석이 되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조종사의 안전이었다.
특히 충격이 전달되어서 조종사가 사망하는 일을 막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일다.
지금 업그레이드 DSP 장갑은 그런 점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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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3분 후에 철혈 독보행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