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351화 (351/397)

< -- 351 회: 새로운 마법 15권 -- >

‘일단 이 방향으로 고민해 보자.’

***

석유는 천연에서 액체 상태로 산출되는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미세한 바다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본다.

정제하지 않는 석유를 원유라고 하면, 이를 정하여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제조한다.

바로 각종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 자원이며, 동시에 공업 원료로 사용한다.

조민우가 주안점으로 본 것은 바로 미세한 바다 유기물이다.

결국 나무와 같은 물질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 역시 액체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물질은 전부 없어진다.

그리고 엄청난 압력과, 온도의 영향을 오랜 동안 받으면서 변했다고 보았다.

즉 이런 상황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는 여기서 DS 유리를 어떻게 이것과 연결시킬 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나름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되어야 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이번 일 역시 쉽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다.

‘좀 어려운 걸?’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달렸다.

***

일주일 후.

고민만 하다가 답이 나오지 않자 실제로 바다 유기물을 구해서 온도와, 압력을 한 번 가해보았다.

화르르.

남는 것은 재뿐이었다.

석유하고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조민우는 될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유심히 실험하고, 또 실험했다.

‘난 할 수 있어!’

***

이주일 후.

답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해도 뭔가 좀 실마리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전혀 나오지 않자 당혹스러웠다.

뭘 하려고 해도 다른 대안이 보이지도 않았다.

결국 이 때문에 머리를 연기 나도록 굴렸다.

하지만 자신을 믿었다.

DS SXD를 비롯해서 DS 다이오드까지 불가능에 도전한 자신이었다. 이 정도 석유쯤이야 간단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반드시 되어야 했다.

자신이기에 이 일은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죽으라고 이 일에 매달렸다.

***

삼주 후.

실패, 실패, 실패, 실패, 또 실패였다.

아무리 해도 무조건 실패만 나올 뿐이었다.

답이 나오지가 않았다.

어떻게 해도 결과는 딱 정해져 있었다.

결과가 생각보다는 좀 이상했다.

‘이상하네, 왜 답이 나오지 않지?’

***

사주 후.

포기였다.

석유를 만드는 일은 다른 일과는 너무 많이 달랐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결국 다시 몇 번 확인을 위해서 손을 대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지!’

***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자신이 그런 경우였다.

되도 않는 일에 계속 매달려도 답은 나오지를 않았다.

피곤하고도, 또 피곤했다.

그런 중에 마침 TV를 보다가 이상한 것을 보았다.

화면 뒤편으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건물 전체가 완전히 불로 뒤 덮혀 있었다.

-지금 보시고 있는 것은 바로 석유 정제 장치 중에 하나가 폭발한 현장입니다. 오늘 사고로 기술자 20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부상자는 현재까지 10명 정도입니다. 그들 중에 2사람은 지금 위독한 상황입니다. 오늘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목격자 중에 한 사람은 괴이한 소년 한 명이 이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지금 조사 중인데, 아마 곧 밝혀질........

그 때였다.

갑자기 뒤 쪽 화면에 다시 섬뜩한 화광이 하늘로 충천하면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앙!

실로 엄청난 폭발이었다.

폭발로 인한 먼지 구름이 무려 50m 높이까지 치솟아 있었다.

뉴스에서는 아나운서가 당황한 표정을 한 채 겨우 겨우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갑작스러운 사건.

생 난리였다.

뒤 쪽에서는 갑작스러운 폭발로 피해 있던 이들이 다들 뛰어나와서는 혹시라도 있을 사상자 확인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다.

조민우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옆에 나타난 화이트는 달랐다.

놈은 평소와는 달리 이를 드러내면서 적의감을 보이고 있었다.

“크르릉!”

그는 깜짝 놀라서 쳐다보았다.

잘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화이트가 이렇게까지 분노한 적은 그렇게 흔치가 않았다.

있다고 하면 지난 돌연번이 사태 때였다.

‘설마?’

하지만 곧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어차피 지난 소탕 작전에서 돌연변이는 완벽하게 제거하고 없어진 상황이었다. 만에 하나라도 있다고 해도 지금 미국에 있는 DSP면 충분히 제거할 수가 있는 상황이었다.

곧 바로 잊어버렸다.

***

조민우도 나름 큰 기대를 하고 준비한 석유 개발 계획이 틀어지자 고민이었다. 그는 이 때문에 너무 심란해서 결국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정 부장이었다.

평소에는 회사를 결근해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사장님, 접니다.>

<네? 웬일이에요?>

<오늘은 출근 안하실 겁니까?>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휴우, 벌써 4주째 회사를 빼 먹었지 않습니까? 최소한 1주에 한 번 정도는 얼굴을 보이셔야죠. 그렇게 걍 집에 짱 박힌 채 회사 일은 나 몰라라 하면 어떻게 합니까?>

구박, 구박, 구박.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평소라면 웃어넘길 일.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래서 계속 틱틱틱 거렸다.

정성일 부장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설마 하는 일이 잘 안 된 겁니까?>

<네.>

<허어, 놀랍네요. 사장님이 이처럼 실패한 경우는 꽤 드문데.......>

<그 말이 영 이상하네요. 절 놀리는 것은 아니겠죠?>

<아, 그건 아닙니다. 다만 이 정도면 보통 결과가 나와서 말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계속 검토를 하실 겁니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애매한 대답이었다.

그리고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었다.

정성일 부장도 고민을 하다가 뭔가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사장님도 슬럼프인가?’

다만 한 가지 궁금했다. 과연 조민우가 이제까지 했던 일 중에는 막히는 것이 없었는데, 딱 여기서 걸린 결과가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석유 만드는 일요.>

정성일 부장은 평소와는 달리 경악해서 소리쳤다.

<네? 저, 정말요? 그, 그러면 인공 석유를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실패했다고요!>

<그, 그렇군요. 맞아요. 그렇게 말씀하셨죠. 알겠습니다. 그러면 일 진행하시고요. 혹시라도 변동 사항이 있으면 바로 연락 부탁합니다.>

삭 바뀐 태도.

실로 신기하기만 했다.

<알았어요.>

***

조민우도 일단 전화를 끊고 나서는 잠깐 휴식을 취했다. 어차피 지금 봐서는 일이 제대로 풀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이런저런 상념을 하면서 며칠 정도 시간을 조용히 보냈다.

그러다보면 뭔가 떠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다.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산책 삼아서 저택을 나섰다.

물론 화이트 녀석은 알아서 쫄쫄 잘 따라왔다.

***

DS 시는 이제 어느 듯 완전히 과거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아예 개발 도시처럼 쫙 닥이 도로는 보고만 있어도 속이 다 후련했다. 도로 곳곳에 세워진 빌딩은 대다수가 20층 건물이었다.

도대체 뭘 하는 건물인지 의아해서 올려다보았다.

DS 자동차 보험, DS 은행, DS 부동산, DS 경찰, DS 생명 보험, DS 자동차, DS 전기, DS 전자, DS 기계 등이 붙어 있었다.

전부 DS 계열사처럼 보였다.

하지만 잘 보면 그건 아니었다.

‘DS’를 슬쩍 따온 것에 불과했다.

그는 힐끗 잠깐 쳐다보다가 천천히 인도를 따라서 걸었다.

정말 좋아진 것은 사실이었다.

곳곳에 보이는 다양한 가게 있었다.

바로 DS 화장품, DS VIPS, DS 피자, DS 분식점 끝도 없었다.

가게 내부는 정말 깔끔하고 보기 좋았다.

DS 시민의 얼굴에도 행복감이 가득해 있었다.

활기차고 좋아 보이는 모습이지만 뭔가 좀 빠진 듯 보였다.

‘그게 뭘까?’

고민해 봐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

DS 시는 중심 도시를 중심으로 계획 도시 형태로 설계가 되어 있었다. 다만 DS 본사 쪽으로 갈수록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남아 있던 옛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

특히 이창수 이장의 집은 일반적인 형태의 현대식 건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과거의 향취가 남아 있는 한옥 집이었다.

그 앞에는 마루 하나가 떡 있어서 변해가는 DS 시의 모습과는 좀 달라보였다.

하지만 조민우는 이상하게 그것이 마음 편했다.

곧 천천히 가서 앉았다.

마음이 푸근했다.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기분이 상쾌하기만 했다.

이창수 이장이 마침 손주와 함께 나왔다가 이 모습을 보았다.

“사, 사장님!”

조민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그의 손을 잡아 주었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제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좀 편하게 했으면 합니다.”

“하, 하지만 제가 어떻게.......”

“그러지 마시고요. 참 그리고 보니, 농부 연봉제로 계속 우리 회사에 일을 하셨죠? 지금도 계속 그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창수 이장은 쓸쓸한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내저었다.

“아닙니다. 사실 DS SXD 생산이 금지되면서 저희 쪽은 기존에 하던 일을 모두 올 스톱한 상태입니다.”

“허어, 그러면 지금은요? 설마 회사에서 잘렸다는 말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회사에서는 다른 일을 권유하더군요. 그걸 수긍한 사람들은 시작했고, 아닌 이들은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런.......”

“아, 절대로 회사에 대해서 불만은 없습니다. 돈은 충분히 벌었고, 이제는 쉬고 싶으니까요. 더욱이 이제는 농사일만 집중하려고요.”

“농사일이라........”

그는 문득 지난 일이 떠올랐다.

DS SXD를 만들고 나서 그것으로 DS 농산물 시리즈를 만들던 기억이었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에는 정말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

그 당시에 벌어들인 돈이 DS의 기본 자산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다만 시대가 흘러가면서 변해버린 이창수 이장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DS SXD는 아니었다.

‘돌연변이를 또 만들 수가 없으니.’

그렇다면 뭔가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잠깐 농사짓는 것 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조민우는 어차피 지금 해야 할 일도 없고, 딱 막혀 버린 상황이라서 그냥 생각 없이 이창수 이장의 뒤를 따랐다.

***

DS 농사 연구소.

안에는 이미 근 백여 명의 노인이 한창 농사를 짓고 있었다.

불과 500m 앞에는 최첨단 건물이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는데, 바로 코앞에서는 농사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조민우는 이창수 이장을 동행해서 이곳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얼굴에는 의외로 즐거움이 가득했다.

아마 지금 일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지난 시절에 비해서 더욱 행복해하고 있었다.

“이상하죠? 하지만 역시 농부는 순수하게 농사일을 할 때가 좋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의 돈은 우리에게 사치입니다.”

“정말 알 수가 없네요.”

“사장님도 한 번 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해보시고 나면 좀 달라 질 겁니다.”

“좋습니다.”

***

농사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뇌고 힘들다.

조민우 역시 대충은 짐작한 일이지만 막상 직접 해보고 나서야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농사를 하는 중에 한 쪽에서 자라고 있는 수풀을 보자 감회가 새로웠다.

이렇게 자신이 심은 씨앗.

그것이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문득 생각이 여기서 다시 변했다.

바로 그렇게 해서 나온 벼가 자연적인 현상에 따라서 수백 만년에 걸쳐서 고온과, 고압을 받을 때 나오는 것이 바로 석유였다.

‘가만 그렇다면 수백 만년에 걸친 시간이 흐르도록 하면 어떨까? 물론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면 죽어버리겠지. 하지만 죽어있는 물질이라면 상관이 없잖아? 더욱이 타임머신이라기보다는 순수하게 시간을 빨리 돌리는 장비라고 생각하면 될 것도 같은데........’

타이머신 자체는 지금 기술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생명이 없는 물체에 시간을 돌리는 것은 꼭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DS 상대성 이론이다.

사실 특별한 이론은 아니었다.

그저 상대성 이론을 DS 기준에 맞추어서 변경한다 정도의 의미였다.

바로 DS 유리 내부에서 이와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점이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움직이는 물체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느려진다.

그것을 응용하는 방식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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