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0 회: 새로운 마법 16권 -- >
***
조일수는 올해 서강대 철학과 졸업 재수생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군 기간을 빼고 나면 대학을 무려 6년 동안 다니고 있다.
한 해는 학비 때문에 쉬어야 했다.
일단 돈을 벌어서 그럭저럭 지금은 버틸 만 했다.
다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이제는 졸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아직도 취업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오늘도 대학 취업 게시판 앞을 얼쩡거리면서 한 숨을 내쉬었다.
‘하아, 사람을 안 뽑아.’
예전부터 경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갑자기 더욱 심해졌다.
그러면서 아예 대기업에서 채용을 동결시켰다.
과거 DS에서 한창 시작한 벤처 열기.
그것도 DS가 UN에 제지를 받은 후에 점점 쇠락의 길을 걸었다. DS에서 손을 떼자 기존에 책임지지 않는 벤처라는 말은 온데 간데, 없어 졌다.
정부는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반기는 듯 일절 DS에 진행한 일에 대해서 손을 대지 않았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 것이다.
중소기업이 그나마 뽑기는 하지만 선뜻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제는 중소기업이라도 지원해야 할까? 고민해보지만 역시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암담하군.’
***
서강대 중앙 도서관.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는 발길은 무겁기만 했다.
곧 있으면 추석.
고향에 내려가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 옆 휴게실이 마침 시끌시끌했다.
무려 30명 가까이 모여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런 일은 생소해서 귀를 기울였다.
-야아, 너 김희창 소식 모르지? 그 자식 이번에 DS 시로 내려가서 완전히 대박을 쳤다더라.
-DS 시? 아니 거기 내려가서 뭘 어떻게 했기에?
-원래 그놈은 요즘 취업이 안 되니, 괜찮은 중소기업을 검토하고 있었어. 그 중에 화학 회사 중에 하나인데, 특수한 옷 재질 개발하는 회사걸랑. 그 회사에 마침 들어갔데. 그리고 그 회사가 DS 시로 이전 결정했는데, 그 당시에 직원 중에 반 이상이 다 이직했어. 놈은 물론 아니었지.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정말 드라마틱했다.
회사가 DS로 이전 발표한 후에 과반수이상의 직원이 그만뒀다.
그런데 그 직원 중에는 의외로 팀장급이 꽤 있었다.
아예 연구 인력이 모자란 상황이 되었다.
그는 이 기회를 절묘하게 이용했다. 바로 DS 시로 이전과 동시에 기존에 팀장이 하던 연구를 전부 위임 받아서 자신이 진행했다.
이미 어느 정도 결과가 나와 있는 연구물이었다.
당연히 답은 곧 나왔다.
더욱이 DS 시에서 석유 공급 가격을 50%, 심지어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의 경우에 무려 60% 가격을 할인해서 공급했다.
그러니 업체 입장에서는 기술만 있다면 일단 60% 가격을 줄일 수가 있다.
일단 원가 경쟁력을 가진다.
거기에 신기술까지 있다면 그건 더할 나위가 없다.
그 기술이 적용된 옷 질감은 최고급 원단에 비해서 오히려 더 나았다.
특히 가장 큰 장점은 방수였다.
여기에 먼지까지 잘 묻지 않았다.
당연히 대박을 쳤다.
아니 초대박이었다.
DS 시에 내려간 지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아서 50억 대의 매출 규모를 가진 회사가 무려 500억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그 다음에는 어느 정도 알려지고 나서는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간다.
짝퉁이 나와도 원가 경쟁 자체에서 경쟁이 되지 않았다.
더욱이 기술력은 아예 비교가 되지 않았다.
단 삼 개월 만에 1,000억 대까지 회사가 성장했다.
-그리고 어떻게 된 지 알아? 스톡옵션 20만주에, 이번에 연구소 소장으로 진급했어!
“........”
충격에 입을 다물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맛 본 그 느낌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슬쩍 다가갔다.
하지만 벌써 숫자는 무려 200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사람 틈바구니 속에서 질문을 못하고 그냥 계속 듣기만 했다.
‘DS 시라.........’
***
DS는 꽤 유명한 회사였다.
한 때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군림할 것이라 기대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UN의 압박은 치명타였다.
그리고 각국의 이상하리만치 치열한 알력.
아무리 기업이 대단하다고 해도 아예 팔리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 더욱이 각국 정부에서 노골적으로 DS 제품 금지를 시키는 데, 매출이 늘 리가 없었다.
서서히 매출이 격감에 격감을 거듭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겨우 8억 달러 정도까지 매출이 줄어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은 있으니, 버티기는 할 터였다.
하지만 사업은 돈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신뢰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니지만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비슷한 상황이었다.
최근에 석유 이슈 때문에 잠깐 관심을 가졌지만 가짜라는 것이 판단나자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랐다.
곧 바로 DS에 대해서 조사해 보았다.
아니 그냥 인터넷으로 보지만 않았다.
친구 몇 놈과 같이 DS로 향했다.
***
“!”
처음 DS시 진입로를 벗어나서 들어가는 진입 목에서 본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쭉쭉 뻗어있는 이십 층 건물.
그리고 그 뒤편으로 쭉 나 있는 다양한 용도의 건물.
택배 회사를 비롯해서 없는 것이 없었다. 특히 그 교통로는 이사짐을 가득 실은 화물 트럭으로 대형 주차장으로 화해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 보인 것만 해도 수백 대가 넘었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이곳으로 이사를 하는 숫자는 엄청나다는 의미였다.
다들 마치 시골에서 갓 상경한 시골총각처럼 멍하니 이 모습을 쳐다보기만 했다.
‘여, 여기가 정말 대구 맞아?’
믿기지가 않았다.
***
DS 시 안으로 들어서자 이제는 할 말을 잃었다.
마치 서울의 강남을 그대로 이전한 듯 한 모습이었다.
수십 층짜리 건물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도대체 뭔가 싶어서 보았다.
천성, UH, 수한, 쭉 이어지는 기업 상호.
대다수가 처음 보는 기업들이었다.
“........”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멍하니 지켜만 볼 따름이었다.
그리고 뭔가 느꼈다.
‘차라리 이곳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볼만한 장소였다.
다만 망설여지는 것은 다들 서울에서 사는데, 자신만 혼자 이렇게 시골로 내려오는 것이다. 물
론 옆에 친구들이 있었지만........
“나 결심했어. 이곳에 정착하겠어!”
다들 대답하는 이들은 없었다.
거의 비슷비슷했다.
***
일단 다들 마음을 굳히자 잠깐 머물 장소로 집을 알아보았다.
대략 35평정도 되어 보이는 오피스텔이었다. 서울에서는 적어도 1억 이상은 줘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고, 현대식 건물이었다.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걱정되었다.
“이건 좀 비쌀 것 같은데.......”
하지만 복덕방 아저씨 왈.
“여기 집세가 월 20만원입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네? 저, 정말입니까?”
“다만 한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뭐죠?”
“신원 조회!”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무슨 집구하는 데 신원 조회까지 합니까?”
“아, 뭔가 착각하시는 군요. 이 집은 원래 1억 2천 정도합니다. 방세만 해도 대략 120만 원 정도 나와요. 그런데 20만원 받는 것은 나머지 100만원을 DS에서 보조금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그만한 것을 요구하겠죠. 그 조건이 바로 신원이 확실한 사람입니다. 아니면 120만원을 주시면 됩니다. 8,000에 40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거의 없죠.”
“놀랍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한시적입니다. 1년 정도만 적용되고, 그 다음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합니다.”
“휴우, 알겠습니다.”
곧 바로 돈을 지불하고, 신원조회에 들어갔다.
결과는 역시 패스.
***
조일수는 일단 머물 장소를 구하자 곧 직장을 알아보는데 주력했다.
다만 그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했다.
벌써 대학을 6년이나 다녔다.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더욱이 지금은 불경기.
과연 취업이나 될까 궁금했다.
일단 대기업을 살펴봤는데, 아직까지 들어온 기업은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더욱이 자신의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중견기업을 찾아보았다.
마침 한 기업이 눈에 뜨였다.
혜성 기업이었는데, 마침 영업 신입직을 찾고 있었다.
곧 바로 그 회사에게 이력서를 보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이력서를 쓴 것만 해도 거의 천통이 넘어간다.
다른 회사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
다음 날 아침 10시경.
일어나서 다시 다른 회사를 알아보려는 중이었는데, 마침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혜성 인사팀에 김민한이라고 합니다.>
<아? 네? 말씀하시죠.>
<서류 전형에 합격하셨고요. 면접을 좀 봤으면 하는데, 언제 가능할까요?>
<네? 벌써요?>
<하하하, 워낙에 프로필이 좋으시니까요. 저희 사장님이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시간은.......>
<혹시 오늘 가능하겠습니까?>
<오늘요? 안 될 것은 없지만.......몇 시에 가면 될까요?>
<지금.>
***
정말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는 기분이었다.
얼떨떨한 심정으로 양복을 입고는 회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일반 면접과는 달랐다.
회사 관리자 몇 사람이 편한 복장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간 곳은 휴게실이었다.
잠깐의 이야기가 있었고, 다들 수긍한 듯 보였다.
그리고 들은 내용은 좀 파격적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면접 결과만 봐서는 우리 회사에서 채용하고 싶어요. 혹시 연봉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으세요?”
“그건.......”
정말 당혹스러웠다.
이건 뭔 그냥 쭉쭉 앞으로 가기만 했다.
보다 못한 옆에 있던 인사 팀장이 나섰다.
“지금 봐서는 연봉 3,500 만원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3, 3,500 만원요?”
중견 회사에서 초짜 신입에게 3,500 만원을 준다?
그건 말이 안 되었다.
대기업이라도 저 정도 주는 기업은 드물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자신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말해주었다.
“어차피 알 내용이니, 뭐 쉽게 이야기 드리죠. 이곳 DS 시에서는 기업에서 직원 채용하는 것을 장려합니다. 그래서 신규 인원이 늘어나면, 전기 요금을 비롯해서 각종 간접비를 그 직원 채용 수의 두 배만큼 할인 해줍니다. 그런데 이건 통상적인 말이고, 실제로 거의 네 배 정도 됩니다. 그래서 그 월급이 많아진 겁니다. 다만 실적에 따라서 인상분은 좀 더 파격적으로 뛸 겁니다.”
딱 여기까지 한 직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최근에 입사한 한 직원은 6개월만 성과를 인정받아서 연봉이 5천으로 뛰었습니다.”
“하, 하지만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 아닌가요?”
“아뇨, 성과에 따라서 다릅니다. 이건 역시 DS 시의 요청인데........사실 합리적인 경영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혜택이 많이 따릅니다. 그렇게 하면 기존의 간접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가 있죠.”
“........”
나는 충격으로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미국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미국이라도 이 정도일까?
그렇지는 않을 터였다.
“저, 정말 이상하군요.”
하지만 이 말에 다들 방긋 미소를 한 채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하하하, DS 사장님에게 고맙다고 하면 될 겁니다. 다 그 분이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니까요. 뭐 다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으니, 다들 따라가는 거죠.”
“알겠습니다.”
회사 입사는 당연히 오케이였다.
그리고 시작된 회사 생활.
자신이 상상한 그런 일반적인 회사와는 많이 달랐다.
딱히 무슨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 취직한 것에 만족하고는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추석에는 무슨 선물을 가지고 갈까?’
불과 한 달 전에는 생각도 못한 생각이었다.
순간 가슴이 복 받혀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DS의 조민우 사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런 중에 한 가지 떠오른 생각.
자신은 꽤 만족했다.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결국 자신의 경험담을 대학 게시판에도, 자신이 아는 친목 동호회, 심지어 취업 게시판에도 올렸다.
이 이야기는 곧 돌고 돌았다.
실업자가 백만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한국이다.
대한민국의 실업자란 실업자는 전부 DS 시로 몰려갔다.
인구가 늘자 다른 기반 시설 역시 팽창하기 시작했다.
단숨에 백만을 넘어서서 이백 만을 통과하더니, 삼백 만을 뛰어넘었다.
결국 정부에서 이 상황에 대해서 보고를 받았고, 곧 바로 결론을 내렸다.
-DS 시를 DS 광역시로 승격시킨다.
일곱 번째 광역시의 탄생이었다.
너무 쉽게 가서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의 말 못할 이유(?)가 있었다.
4장 뒤통수
사람이 그런 것이 있다.
친구는 많이 만들고, 적은 줄여 나가란 말이다.
특히 능력이 있는 이들을 적으로 만들면 그건 두고두고 후환이 된다.
정부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들도 처음에는 조민우를 밀어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반감을 가진 이들이 늘어났다.
그래도 조민우를 밀어주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바로 UN의 태도 변화였다.
갑자기 DS에 대한 알력을 넣었다.
그리고 나서는 세계 강대국은 모두 DS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정부 역시 압박을 받았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니 이런 분위기를 틈타서 노골적으로 DS를 박해한 이들도 생겨났다.
그 숫자가 꽤 많았다.
정부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사회적인 혼란을 의식한 나머지 그냥 방치했다.
암묵적인 허락이었다.
이제까지 DS에서 해준 일.
그것을 감안하면 제대로 상대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다만 만약을 대비해서 DS에 대해서 철저하게 견제를 했다.
하지만 DS는 그런 상황에서도 부활했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에 비할 바 없을 정도로 견실하게 다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제는 앞 날이 문제였다.
손을 대기에는 너무 여론(?)이 좋지가 않았다.
============================ 작품 후기 ============================
쿠폰 좀~~~~~~~~~~~~~~~~~~~~~~~
완결까지 갑니다.
그런데 참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은 듯 하네요.
대종사는 프리미어리그 쓰러 고고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