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4 회: 새로운 마법 16권 -- >
***
그녀와의 시간은 꽤 좋았다.
의외로 분위기도 잘 맞출 줄 아는 여자였다.
“그날 밤 너무 좋았어요.”
“사실 민우씨를 많이 생각했어요.”
“그냥 민우씨가 너무 많이 생각났어요.”
이렇게 나오는데 매정하게 뚝 끊을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광역시장이 바꾸면 또 엄한 놈이 내려오겠지?’
그건 정말 사양이었다.
조민우도 결국에는 적당히 타협하는 것을 선택했다.
의도적인지 아닌 지, 그녀는 술을 계속 마셨다.
결국 너무 많고 나서 나온 반응은.
쿵.
기절해버렸다.
그는 딱히 내킨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데리고 나섰다.
그리고 근처 모델에 가서 한 게임 뛰었다.
“허억, 하악, 아흑!”
“으음.”
운동하고 난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요즘 들어서 제대로 몸을 풀지 않아서 쌓인 것을 풀자 개운했다.
‘가끔은 즐길 필요도 있겠어.’
다만 그녀와 같이 하루 밤을 보내지는 않았다.
메모를 남겼다.
-우리 앞으로 잘해 봐요.
***
다음 날 의외로 바로 전화가 왔다.
바로 송지원 그녀였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앞으로 DS와 잘 협조해서 원하는 것은 제가 다 해드릴게요. 혹시나 도움이 필요한 것 있으면 바로 연락을 주세요. 아 문제가 된 그 세무 서류는 착오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문제는 깨끗하게 끝났습니다.
-굿!
조민우도 이제는 더 이상 송지원와 거리를 둘 이유는 없었다. 연인은 아니라, 섹스 파트너 정도로 알아도 괜찮은 것 같았다.
상대 역시 겉으로 꽤 화끈 했다.
귀찮게 자신의 옆에 달라붙지 않았다.
그는 덕분에 곧 GS 광역시장 때문에 잠깐 중지한 원래 일에 대해서 고민했다.
‘처음은 그냥 기름을 파는 거였고, 원래는 실업자 때문에 시작했지?’
일단 기름은 부족하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 DS 광역시를 꾸려나갈 만 했다.
수출?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미 DS 시리즈를 통해서 한 번 당해본 경험도 있고, 굳이 불필요하게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 보다는 지금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행복을 좀 더 지켜주고 싶었다.
조민우는 결국 이런 관점에서 DS 광역시를 한 번 쭉 바라보았다.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대다수 일은 너무 걸리는 것이 많아서 패스했다.
아니면 이미 했던 일이 대부분이었다. DS 전자 부품 시리즈는 어차피 꾸준한 수익이 나서 더 이상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오로지 생각한 것은 DS 광역시민의 행복이었다.
그들이 즐거워할 만한 일이 무엇일까?
그냥 돈을 준다고 해서 즐거워할까?
그렇지는 않았다.
보람이란 것은 결국 자신의 일에서 나온다.
그들에게 좀 더 자신의 긍지를 느낄만한 일이 필요했다.
그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결국 일을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군. 마치 미국의 뉴딜 정책처럼........’
***
뉴딜 정책은 미국의 루주벨트 대통령이 대공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추진한 일련의 경제 정책이다.
1929년에 발생한 경제 대공항으로 미국이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이른 바 ‘검은 화요일’에 주식이 폭락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산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했으면, 실업률은 무려 25%로 껑충 뛰어올랐다.
미국은 1932년 국민 총생산이 지난 3년에 비해서 56% 수준으로 추락했다.
민주당 루즈벨트 대통령은 바로 이런 대공황을 타게 하기 위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은행 및 통화를 국가가 통제했고, 은행을 정부 감독 하에 두어서 금과, 은을 회수했다.
대신에 정부가 통화를 발행했다.
파산 직전에 회사, 개인에게 신용대출과, 보조금을 교부해서 구제했다.
농업조정법을 통과시켜서 농민들의 생산을 조정, 절감하면서 농민의 불이익을 메워 나갔다.
TVA를 설립한 후에 데네시 계곡에 댐을 건하여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일으켜서 실업자 문제를 했다.
사회복지정책으로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실업보험과, 최저임금제를 실시하여 사회 복지를 도모했다.
여기에 케인스 학파 주장을 받아들여서 정부 지출을 늘렸다.
노사 관계에서는 농도자의 단결권과, 단체 교섭권을 인정하고,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을 정하여 노동자를 보호하였다.
조민우가 고려한 것이 바로 이 뉴딜 정책을 이용한 방안이었다.
‘바로 DS 뉴딜 정책을 하는 거야!’
물론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정성일 부장을 불러 와요!
***
정성일 부장은 요즘 들어서 늘어나는 주름살을 보자 심란했다.
이게 왜 생겼는지는 스스로가 잘 알았다.
조민우의 막가파 정책.
그냥 그 뒤를 따르면서 매일 뒤치닥거리를 하다 보니, 힘들어서 생긴 결과였다.
딱히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냥 다소 좀 우울했다.
‘사장님도 빨리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는데.......’
소명석 영업 부장이 지나가다가 마침 이 모습을 보았다.
“정 부장, 왜 그래요?”
“아, 아닙니다.”
“혹시 만년 부장이라서 그런 겁니까?”
“하하하, 아니에요. 부장이라도 뭐 하는 일이 다르니, 전 만족합니다.”
“정 부장님은 참 사람이 좋아요. 저라면 도저히 참지 못했을 텐데........”
“뭘 말입니까?”
“사장님이죠. 사람 좋은 것은 알지만 밑에 사람 입장은 너무 생각하지 않는다니까.”
순간 옆에 있던 다른 이들 역시 다들 한 마디씩 툴툴거렸다.
“제가 원하는 소원은 정상적인 회사처럼 일을 할 수가 있으면 해요. 요즘은 매일 기름만 만지는 데, 아주 환장하겠습니다.”
“그래도 소똥보다는 나은 점이 있죠.”
“전 반대입니다. 석유 기름을 만지는 것도 꽤 재미가 있더라고요.”
“헐 정말이야?”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어떤 일을 맡겨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의외로 이런 주장이 많았다.
다들 조민우가 하도 멋대로 일을 벌리다보니, 다들 그런가 하는 분위기였다.
마침 조민우 비서가 나타났다.
-정 부장님, 사장님이 찾으세요.
‘무슨 일이지?’
불안한 표정을 한 채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비서의 뒤를 따랐다.
***
침을 튀겨 가면서 나온 설명.
대략 10분에 걸쳐서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너무 황당해서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사장님, 지금 미쳤습니까?’ 라는 말까지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런 소리해서 좋을 꼴을 보지 못할 듯 보였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조민우의 눈빛이었다.
열의에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은 과거 사업이 시작할 때 그 열정이었다.
정성일 부장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알겠습니다.”
“네? 알다니, 뭘 알아요? 좋은 계획 없냐고요.”
“차라리, 이번에는 회사 통해서 공지를 내려 보는 것이 어떨까요? 다들 한 마디씩 할 것 같은데?”
“그거 괜찮은 방법이군요.”
이렇게 해서 DS 뉴딜 정책에 대한 것은 자신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DS 직원들을 통해서 공론에 붙이는 것으로 결정 났다.
***
유봉덕 과장은 다른 직원과는 달리 지금 회사 일에 꽤 만족했다. 그도 비록 자꾸 일이 바뀌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할만 했다. 힘들기는 하지만 가끔은 보람도 느꼈다. 특히 과거 DS SX를 통해서 많은 이들이 건강을 찾는 기억을 떠올릴 때면 지금도 그 때 기분을 그대로 느꼈다.
그가 사내 공지를 본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DS 뉴딜 정책이 될 만한 안건에 대해서 의견을 제출하세요.
“흐음.”
아마 다른 직원들은 이걸 보면 패닉에 빠졌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은 달랐다.
이제까지 조민우가 한 일의 흐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
막 대충 일을 하는 것 같아도 아니었다.
아니 그런 일 중에 삽질도 있었다.
그런데 잘 보면 하나로 통하는 것이 있었다.
‘로봇이 아닐까?’
바로 DS 장갑이었다.
사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게 꼭 전투용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어차피 대형 삽을 들고, 삽질하면 되잖아?’
그렇게 기준을 잡자 과연 이 DS 장갑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생각보다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었다.
‘땅 개간은 어떨까?’
곧 바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서 한 번 제출해보았다.
-DS 장갑을 개량해서 DS 광역시 주변의 황무지를 개간하는 일은 어떨까요?
***
조민우는 DS 사내 공지를 통해서 직원들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가 이제까지 경험만 바에 따르면 좋은 의견을 낸 경우는 흔치가 않았다.
정확히는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차이가 컸다.
보통 직원들은 일상적인 면만 봐서 그 이상의 생각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달랐다.
‘땅 개간이라.......’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좀 다른 관점(?)에서 이 개간이라는 문제를 바라보았다. 곧 바로 DS 광역시 주변이 나와 있는 지도를 꺼내어서 한 번 확인 해보았다.
산지가 무려 75%가 넘었다.
25%가 바로 그 산지에 둘러싸여 있는 분지였다.
바로 DS 광역시 위치한 곳이었다.
지도를 보고 나서야 참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려 75%의 땅을 개간해서 평지로 만들어서 다른 용도로 쓴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 보였다.
‘괜찮은 걸?’
***
송지원 DS 광역시장은 요즘 들어서 신바람이 났다.
그녀도 어차피 이곳에 내려온 이상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녀가 바라는 것은 딴 것에 있었다.
‘보자, 오늘은 결과가.......아, 또 실패네.’
이상했다.
조민우와 벌써 섹스를 한 횟수만 해도 12 번을 넘어갔다. 더욱이 절정에 오를 때 자궁 속에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영혼을 느꼈다.
분명히 임신을 해야 했다.
아니라면 뭔가 문제가 있었다.
‘내가 불임일까? 아니면 조 사장님일까?’
알 수는 없었다.
다만 지금이라도 빨리 애를 가졌으면 했다. 딱히 돈을 원한 것은 아니다. 그냥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랑 단 둘이서 적당히 먹고 살고 정도면 되었다.
‘한 500평 부지에, 헬스장도 있고, 거기에 실내 수영장에, 집에 가정부는 한 다섯 명?’
생각하는 것만으로 흐뭇했다.
전화가 온 것은 바로 그 무렵이었다.
바로 조민우였다.
물론 그 내용은 다소 생뚱맞았다.
<네? DS 광역시 산지 지형을 전부 매입하고 싶다고요? 하, 하지만 그건 평수가 어마어마할 텐데요? 아무리 가격이 작다고 해도........>
대답은 역시.
<괜찮아요. 돈만 충분히 지불하면 될 텐데요?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린벨트인데, 그 부분은 힘 좀 쓰 주세요.>
<도대체 그 땅을 가지고 뭘 할 생각에요? 그건 전부 산악지라서 어떻게 개간하고 말고가.......>
<그건 제가 알아서 합니다. 제가 부탁드린 것만 알아봐 주세요!>
<하아, 알았어요.>
그녀는 결국 이 상황에 대해서 정부쪽에 보고했다.
처음에 나온 반응은.
“........”
침묵이었다.
기타 부타 말이 없었다.
이런 경우는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이례로 전례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는 듯 보였다.
그리고 연락이 뜸했다.
몇 번 전화를 해봐도 결론은 비슷했다.
-검토 중입니다.
일주일 후.
“사실 그 땅은 정말 쓸데가 없습니다. 대부분 쓸 만한 땅은 어차피 대구나, 그 인접 지역에 있는 상황이라서 이번 안건은 특별히 통과되었습니다. 땅값은 현 시가에 +10% 가격으로 해서 DS 쪽에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알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도대체 그 엄청난 산악지를 가지고 뭘 할 생각이랍니까?”
“비밀이래요.”
“흐음, 그럴 것 같더군요. 알겠습니다. 나머지 그린벨트 관련한 부분 역시 서류를 보냈으니, 확인해보시고 원하는 대로 진행 하세요. 아 그리고 조민우 사장님에게 한 가지 사실은 필히 말해주세요.”
“뭐죠?”
“우리 정부가 지난 일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이번 일은 특별히 허락하는 것이니, 앞으로 지난 일에 대해서 없던 것으로 했으면 한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어요.”
이 상황은 곧 DS의 조민우에게 통보가 되었다.
그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콜!”
6장 DS 뉴딜 정책
크리스티 소장은 요즘 들어서 꽤 심란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로봇 사업부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간간히 DSP에 대한 주문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지속성은 없었다.
별로 바람직한 결과는 아니었다.
그것은 DS 전투모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상하게 해외에서 매입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정치적인 압박을 넣은 것처럼 보였다.
‘설마 아직도 UN에서 견제를 하는 것일까?’
아니 정확히는 아마 미국으로 보였다.
그는 때문에 요즘 들어서 가면 갈수록 DS 내부에서 얼굴을 들기가 어려웠다.
조민우가 방문한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결국 DSP를 개조해서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DS 건설로봇을 만들라는 말씀이시군요.”
“네, 이왕이면 DSP에 결합해서 보다 쉽게 땅을 파고, 개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일테면 팔에 거대한 포크 레인을 달아서 양 팔로 직관적인 공사를 가능하도록 하면 됩니다.”
쭉 나온 이야기.
별 다른 것이 없었다.
DSP에서 개발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전투 장비를 싹 다 빼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른 결합 부품은 기존 중장비의 기능을 갖춘 부분을 그대로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정하라는 지시였다.
묵묵히 듣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사장님, 다 좋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뭘 할 생각입니까?”
“땅 개간이죠.”
“네?”
그는 바로 테이블 앞에 지도를 쫙 폈다. 곧 바로 붉은 색 형광펜으로 DS 광역시 나머지 산악지형을 붉은 마크로 쭉 표시했다.
쫘아악.
“바로 이 지형 전체를 전부 개간해서 평지로 만들 겁니다!”
“........”
그는 멘붕에 빠져서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뭐라고 질문할까 하다가 포기해버렸다.
이건 말이 통할 내용이 아니었다.
바로 조민우 눈빛에 떠올라 있는 강한 열정이었다.
‘하아, 정말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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