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5 회: 새로운 마법 16권 -- >
결국 고민하다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도대체 누가 저 땅을 개간하실 겁니까?”
“그건 개간할 사람을 모집해야죠.”
“장비는 어쩔 생각입니까?”
“DS 블도져, DS 포크 레인 등을 개발하는 거죠. 사실 간단한 겁니다.”
“하, 하지만.......”
“아, 이번 일은 제가 무조건 진행합니다. 그러니 그냥 따라 오세요.”
***
크리스티 소장은 입을 살짝 벌린 채 자신의 앞에 놓인 설계 도면을 보았다.
그냥 펜으로 쭉쭉 그어 놓은 그림이었다.
별 것 없었다.
기존에 DSP 즉 DS 장갑을 사용해서 수정해 놓은 방식이었다.
다만 그 구조가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
“사장님, 이건 좀........”
“쓸데없는 소리 마시고요. 이번에는 무조건 합니다. 아셨죠? 다시 말하지만 장인 정신 따위는 버리세요. 그리고 이건 전투 무기가 아닙니다. 완벽할 필요가 없어요. 어디까지나 인간의 근육을 최소 100배 정도만 강화시키고, 어지간한 충격에 죽지 않을 정도면 됩니다. 그러면 기존에 DSP에 적용된 복잡한 장비는 다 빼버릴 수가 있겠죠? 대신에 양산을 빨리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쭉 이어지는 내용.
그런 식이라면 문제될 것은 없었다.
지금 봐서는 그냥 사람이 타고 움직일 수만 있으면 되었다.
그 역시 기존 생산 라인에서 모두 다 빼버리면 생산 공정이 단축될 뿐 아니라, 납기 역시 빨라지는 것은 짐작했다.
다만 그걸 왜 하는 냐 하는 점인데.......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세요!”
“끄응, 알겠습니다.”
***
아는 사람은 알지만 DSP는 전략 병기에 가깝다.
이거 단가가 무려 10억 달러에 가까운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미국이 기존에 구입한 DSP로 복제품을 만들 수 없어서 못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 내부에 들어가는 장비나, 부품이 너무 어려운 것이 많았다.
가장 큰 것은 역시 DS 코어 였다.
다른 것과는 달리 이건 아예 복제품을 만들 수가 없었다.
아니 실제로 분해한 적이 있었다.
그 덕분에 건물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그 이후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DSP에 대한 관심을 껐다.
대신에 한 것은 바로 UN를 통한 암묵적인 규제였다.
결국에는 DSP 때문에 DS가 압박을 받았다.
그만큼 DSP는 복잡하다.
그런데 여기서 불필요한 것을 몽땅 뺀다면 생산하기도 쉽고, 구조도 간단하다.
더욱이 워낙에 DS 코어의 파워가 엄청나기에 DS 포크레인이나, DS 블도져와 같은 중장비를 적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쿠웅.
무려 5m에 가까운 거대한 DS 포크 레인 하나가 지면에 박히는 모습은 압도 그 자체였다.
다른 한 쪽에서는 DS 건설로봇이 밑에 있는 불도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철컥. 철컥.
곧 불도져 형상의 모양이 서로 결합이 되었다.
곧 다음에는 마치 불도져처럼 앞으로 움직였다.
콰르릉. 콰르릉.
그 숫자가 무려 10대였다.
일렬로 무려 수십 톤의 DS 블도져가 움직이는 모습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서 다시 10대의 DS 포크레인이 따라붙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다양한 DS 중장비들이 줄을 지어서 지나가고 있었다.
한 쪽에 테스트로 만들어 놓은 건물 쪽으로 다가간 이들은 불과 30초를 넘기지 않아서 단숨에 건물 전체를 무너트렸다.
콰르릉. 콰르릉.
물론 건물 바위 덩어리가 지면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 바위가 DS 포크레인을 그대로 맞추었다.
쿠우웅.
하지만 DS 포크레인은 가볍게 몸은 흔든 후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
콰르릉, 쿠우웅, 콰아앙. 쿠르릉.
부수고, 가루로 만들고, 땅을 파고, 완전히 건물 전체 초토화 시켜버렸다.
그 작업이 끝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짝짝짝!
한 쪽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박수치는 사람은 역시나 조민우.
“.......”
정성일 부장을 비롯해서 다른 임원들은 입을 다문 채 멍하니 이 얼 척이 없는 광경을 지켜보기만 했다.
처음에는 의도를 잘 몰랐다.
그런데 보고 나서야 알았다.
마치 개간을 전투로 알고 일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정성일 부장이 바로 질문했다.
“사장님, 일단 뜻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도대체 저런 DS 중장비 운전을 누구에게 맡길 생각입니까?”
“그건 아주 간단해요.”
“도대체 누구 말입니까? 설마 실업자를 채용해서 한다는 의견은 안 됩니다.”
“아뇨. 그 보다 더 적임자가 있죠.”
“누구 말입니까?”
“군대!”
***
국방부 회의실.
최형민 준장은 힐끗 눈치만 살폈다.
다들 안색이 좋지가 않았다.
자신이 이 회의를 제안했지만 안절부절 못했다.
‘조민우 사장 제안을 무시해야 했어.’
정말 후회스러운 일이었다.
DSP 국방부 납입과, DS 전투모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꽤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조민우 제안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좀 말이 안 되었다.
지금 자신의 주적은 북한.
그런 상황에서 무려 10만 이상의 현역을 동원해서 건설 공사를 한다?
좀 말이 안 되었다.
물론 조민우가 이 대안으로 내놓은 안건이 있었다.
바로 DSPs라는 보병 전투 장갑이었다.
공사는 하는 부대에 한해서만큼은 이 DSPs를 무료로 10대씩 대여해주기로 했다. 그 정도면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사실 전력만 놓고 보면 마냥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이걸 국방부, 아니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생각할 지가 문제였다.
흥미로운 것은 곧 이어진 회의 내용이었다.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솔직히 딱히 나쁜 의견은 아닙니다. DSPs를 동원해서 각 예하 사단에 대여라고 해도 실전 배치를 해놓으면 전력적인 면만 놓고 보면 월등합니다. 일단 만 이상의 전투를 가지니까요. 거의 모든 사단에서 기갑 사단을 다 배치한 것이 되니까요.”
“저도 DSPs를 잠깐 봤습니다. 북한의 탱크 정도는 가볍게 찜쪄먹을 수준이더군요. 비록 DSP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정도면 북한의 가슴을 서늘할 정도는 됩니다.”
의외로 대다수 이들은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이유는 물론 있다.
사실 국방부는 DS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얻었다.
군 첨단화 관련해서 이만큼 진행된 것도 따지고 보면 조민우 탓이 컸다.
결국 의견은 아주 간단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이 의견은 정부쪽에 토스하는 것으로 합시다.”
“좋은 결론입니다.”
***
“이미 밝혔지만 이 계획은 어디까지나 우리 국방력의 강화와, 새로운 건설 공사를 통해서 일자리를 마련하자는 두 가지 취지에서 진행되는 일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우려하는 국방력의 약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각 예하 사단에 DSPs를 빠진 인원 대비 감안해서 적정수준까지 배치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현역 역시 현업에서 일을 하면서 거기에 해당하는 급료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건 더 나아가서 한국 경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DS 사업을 통해서 국가 경제 활성화, 실업자 축소에도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딱 이 한 마디.
모여 있던 기자들은 다들 입을 살짝 벌렸다.
이미 국방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있다는 이야기에 이곳에 왔다.
그런데 설마 이런 일일 줄은 미처 예상 못한 것이었다.
“자, 장관님, 그, 그러면 청와대에서 다 허락을 받은 겁니까?”
“그거야 당연합니다. 이미 모든 점에 대해서 검토를 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하등 손해 볼 것이 없어요.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DS겠죠.”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
곧 회의실은 시끌시끌했다.
다들 꽤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물론 기자들 중에서는 곧 반론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정권에서 4대강 공사를 진행했다가 환경 파괴를 일삼은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이 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산을 깎아서 농지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정말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건 조민우 사장님이 알아서 한다고 했습니다. 최소한 자연 파괴를 줄이고, 가능하면 효율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이 대답에 대해서는 그냥 있지 않았다. 이미 지난 정권에서 저질러 놓은 막대한 공공 부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악착같이 물고 늘어졌다.
바로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흥청망청 쓴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거기에 또한 각 건설업체의 단합도 있었다.
국방부 장관은 여기에 대해서 딱 한 마디로 일축했다.
“DS 뉴딜 사업에서 우리 정부의 지원은 1원 한 푼도 없습니다. 그러면 됩니까?!”
조용.
그제야 다들 침묵을 지키고 말았다.
결국 남은 것은 환경파괴.
하지만 그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땅은 전부 사람이 살 수 있는 지형이 아니었다. 심지어 산행하기에도 적합한 지형이 아니었다.
전부 버려진 황무지에 불과했다.
결국 조민우 사장의 DS 뉴딜 정책은 황무지 전체를 깎아서 옥토를 만들겠다는 황당무계한 계획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세금이 한 푼도 안 든다?
자신들이 나서서 반대할 일은 아니었다.
‘도대체 조민우 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
김철웅 원사는 자신의 뒤를 따라온 근 백여 명의 현역 병사를 힐끗 한 번 돌아보았다. 다들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정말 이런 일이 다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은 듯 보였다.
그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다가 결국 한 놈을 걸고 넘었다.
“이봐, 김 병장, 도대체 뭐가 그리 불만이 많아.”
“솔직히 좀 그렇죠. 이제 좀 있으면 저희들은 제대입니다. 지금보세요. 전부 병장에, 말년 상병 아닙니까? 일, 이병은 하나도 없어요.”
“그거야 이미 말했잖아. 이 일은 짠밥이 중요하다고.”
“김 원사님, 우와, 진짜 DSPs에 대해서 무슨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입니까? 저희들이라고 해서 뭐가 다른 지 모르겠습니다.”
“자네들은 대한민국 육군 병장이잖아!”
“.......”
그는 항의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놈의 육군 병장.
누가 되면 장성이라도 되는 준 안다.
이제 곧 전역을 얼마 안 남겨 놓았는데, 답답하기만 했다.
그는 그런 중에도 계속 걸어갔다.
곧 한 DS 건물 내의 한 거대한 창고 앞에 멈추어 섰다.
-부대 정지.
착.
곧 따라오던 현역병은 멈추어 섰다.
***
“!”
다들 문이 열리고 나서 그 안을 들여다보고는 입을 딱 벌렸다.
쭉 일렬로 늘어서 있는 DSPs.
그 숫자가 얼마가 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옆에서 본 건물 넓이만 해도 거의 0.7km, 3km를 넘어갔다.
즉 이 거대한 창고 안에 DSPs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였다.
믿을 수가 없었다.
“도, 도대체 이 엄청난 물량은 뭡니까?”
김철웅 원사 역시 이미 와 봤던 곳이지만 다시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거야 현역병 10만 명이 탈 DSPs이니까. 이거 말고도 옆에는 DS 중장비가 쭉 있지. 자네들이 할 것은 먼저 산악 지형으로 들어가서 필요하다면 화약을 이용해서 파괴시키는 일이야.”
이렇게 시작된 임무.
다들 들으면서 들을수록 황당하기만 했다.
***
쿠웅. 쿠웅.
묵직한 느낌이었다.
다소 불편하지만 오히려 조종이 편했다.
그냥 안에 탑승한 후에 자신의 팔, 다리를 움직이면 알아서 DSPs가 동작했다.
높이만 해도 개량이라서 무려 3.5m에 달한다.
거기에 체중은 무려 10t을 넘어간다.
그 거대한 몸체가 움직일 때 마다 짜릿짜릿했다.
그냥 자신의 애마를 타는 그 기분.
나쁘지 않았다.
힘이 넘쳐 올랐다.
“나는 DSPs다!”
콰앙.
하지만 뒤통수에 강한 충격을 받고는 지면에 그대로 퍼져버렸다.
바로 김철웅 원사가 자신의 DSP를 타고 다시 옆으로 나타나 있었다.
-제군들!
-네, 원사님!
-우리는 지금 장난하러 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바로 결사의 항전을 위해서 여기에 와 있다. 가자, 싸우자. 우리의 적을 무찌르다!
썰렁.
다들 입을 다문 채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 역시 무안한 지 곧 소리쳤다.
-부대 좌측 제1열부터 전진!
-전진!
쿠웅. 쿠웅. 쿠웅.
줄을 지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DSPs 건설로봇.
10열로 쭉쭉 나아가고 있었다.
건물은 그 충격으로 계속 흔들렸다.
***
콰르릉.
쿠르릉.
눈앞에 펼쳐진 것은 바로 산자락을 깎고 부수고 있었다.
바로 DS 중장비 무려 오백 대가 동원된 모습이었다.
바위가 나오면 그냥 주먹으로 후려처서 부수어 버린다.
콰아앙.
필요하다면 그 옆에 있는 DS 포크레인이 움직였다.
콰지직. 쿠우웅.
그 다음은 바로 뒤 쪽에 있는 다른 DS 중장비가 움직였다.
무려 500대의 DS 중장비가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SF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어, 엄청나구나!’
***
“하하하, 좋죠?”
호탕하고 웃고 있는 모습.
보고 있으면 참으로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
하지만 물론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벌써 허가와 동시에 현역병이 들어오자 제대로 훈련도 안 된 이들을 모조리 DS 중장비에 밀어 넣어서 강행군을 시켜버린 조민우를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사장님이 드디어 미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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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벼락 좀 맞아 봤으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