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7 회: 새로운 마법 16권 -- >
7장 동아시아의 변화
모든 일이 그렇지만 그냥 막연하게 개발하는 것과 납품을 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이다.
아무래도 상업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그 일의 효력이 커진다.
국방부에 납품이 정해지자 회사 분위기는 달랐다.
물론 DSPs를 무조건 무료로 공급할 수는 없었다.
기본적인 재료비와, 인건비를 요구했다.
“그건 처음과 다르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조민우 왈.
“무게만 해도 무려 10t입니다. 그게 전부 강철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특수 물질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그냥 일반적인 물질이 아니라, 우리 DS 계열사에서 제조하는 겁니다. 최소한 인건비하고, 재료비는 받아야 합니다.”
“얼마 정도면 됩니까?”
“두당 10억.”
“좋습니다.”
사실 이건 정말 거절할 상황은 아니었다.
더욱이 10억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1,000대면 겨우 1조다.
10,000대면 10조다.
10조 정도면 차세대 전투기 10대 정도 매입하고 나면 부족한 액수다.
무려 만대 구입하는 비용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
조민우는 물론 이왕이면 한국 국방력 강화를 위한 일이다.
그냥 기존 모형대로 보급할 수는 없었다.
크리스티 소장과 이 부분에 대해서 협의를 해봤는데,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외장만 입혀서 최소한 철갑탄에 어느 정도 버틸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3t 정도 무게가 더 늘어났다.
디자인은 기존의 모델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결국 DS 뉴딜 정책을 위해서 추가로 생산되는 모델 역시 이 국방부 모델로 다 바꾸었다.
정식 명칭은 바로 DSPs-A1 모델이었다.
바로 최초로 일반 군용으로 사용되는 보급형 기동 모델이었다.
DSP는 어떻게 보면 너무 고가의 장비라서 일반화가 어렵다.
하지만 이 DSPs-A1 모델은 일반 병사에게조차 보급할 수 있다면 측면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
김학수 병장은 너무 피곤에서 몸을 비비 꼬았다.
그런데 옆에서 계속 누군가 소근 거렸다.
-아 씨발, 깨우지 말라고 하잖아!
버럭 소리치자 깜짝 놀란 듯 보였다.
다만 그래도 놈은 계속 귀찮게 했다.
-김 병장님, 지금 일조 점호 시간입니다. 다들 나와 있으니, 빨리 좀........
-아, 정말 짜증나네.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겨우 일어났다.
사물함에서 전투복을 꺼내어서 입었다.
정말 귀찮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미적미적 거렸다.
후임병은 안절부절 못하는 듯 계속 발발 떨었다. 그는 짜증나서 한 마디 하려다가 곧 포기하고는 어기적거리면서 내무반을 나섰다.
***
연병장에는 이미 병사들이 전부 다 나와 있었다.
일조 사령 역시 험악한 인상을 한 채 분위기 잡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말년 병장.
이제 한 달 후면 제대하는 사람이다.
자신과는 알 바가 아니었다.
미적미적 거리면서 뒤에 가서 줄을 섰다.
그런데 연병장 바로 옆에 쭉 늘어서 있는 천막을 보고는 어리둥절했다.
‘저건 또 뭐야?’
마침 일조 사령이 입을 열었다.
“이것으로 오늘 일조 점호는 마친다. 이미 봐서 알겠지만 오늘부터는 저기 보이는 DSPs-A1 탑승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는 11:00에 다시 연병장에 모인다. 알았나?!”
“네, 알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다들 시선을 전부 천막 쪽에 가 있었다.
문제는 그 앞에 쭉 늘어서 있는 놈들.
다들 총으로 무장한 채 경계를 쓰고 있어서 옆으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김학수 병장도 처음에는 알지 못했지만 식사 후에 다시 연병장에 도착해서 곧 정체를 알았다.
“로, 로봇?!”
그만 놀란 것은 아니었다.
다들 입을 딱 벌린 채 이 괴이한 로봇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직 전방 초소에는 제대로 테스트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뒤 늦게 안 것이다.
물론 곧 여기에 대해서 조교를 통해서 소개가 있었다.
-지금 제군들이 보고 있는 것은 한국 국방력 강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 부대에 보급되기 시작한 DSPs-A1 모델이다. 이 모델의 제원은 높이는 3.5m, 무게는 13t에 달한다. 여기 외장갑을 보면 알겠지만 이건 철갑탄의 공격에도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말과 동시에 손짓하자 곧 M60 유탄 발사기를 든 병사가 다섯 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곧 바로 사격 자세를 취하더니 제일 앞 쪽에 있는 DSPs-A1에 발포했다.
퍼어엉.
콰아아앙. 콰와아앙!
순식간에 폭발음이 터지자 모여 있던 장병들은 기겁한 채 엎드렸다.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결과는 멀쩡했다.
놈은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자 이제 알겠지? 이놈 한 대만 있으면 북괴의 탱크 기갑 사단 정도는 찜쪄먹을 수가 있다. 이제 대충 관심이 생기나?”
“네, 그렇습니다!”
관심 정도가 아니었다.
다들 후끈 달아올랐다.
그리고 곧 DSPs-A1 조종법 훈련이 시작되었다.
그 역시 바로 지원했다.
‘제대를 늦추는 한이 있어도 네 놈은 타고 만다!’
***
북한 초소 한 쪽에는 무려 100여명의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다들 눈빛을 반짝이면서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다들 알겠지만 이번 작전은 바로 남조선 아 새끼들의 경계가 얼마나 허접한 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애 새끼들이 만만하다고 쏴죽이면 곤란해. 겁만 주면 된다!
-네, 알겠습니다.
-좋아, 출발.
북괴 장교 선임병이 선두에 선 채 이들은 곧 바로 휴전선을 향해서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물론 중간에 파 놓은 땅굴을 이용했다.
그야말로 철책 바로 코앞에까지 나온 것이었다.
시간은 이제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다들 음흉한 미소를 한 채 철책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 때였다.
쿠웅.
‘쿠웅?’
다들 깜짝 놀라서 이동을 멈추었다.
이해하기 힘든 소리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입을 딱 벌렸다.
어둠속에서 뭔가 거대한 놈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한 대가 아니었다.
무려 열 대였다.
그 놈들은 무려 10m나 되는 거대한 강철 방망이를 든 채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리만 해도 장난이 아니었다.
쿵. 쿵. 쿵.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뒤 흔들렸다.
그런 중에 제일 앞에 가는 물체가 휘청였다.
잘못 발을 밞은 듯싶었다.
순간 균형을 잃으면서 실수로 강철 막대를 휘둘렀다.
부아아아아앙.
모골이 섬뜩해지는 소리와 더불어서 철책 30m가 마치 종이처럼 통째로 찢겨나갔다.
콰지지지잉.
물론 그 강철 막대의 끝은 아슬아슬하게 그들이 숨어 있는 바로 눈앞에서 멈추었다.
꿀꺽.
마른 침을 절로 삼켰다.
그제야 물체를 알아보았다.
‘로, 로봇?’
대략 3.5m 가까운 거대한 강철 로봇이었다.
놈은 넘어진 것에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은 듯 곧 몸을 일으켰다.
쿠웅. 쿠웅.
옆에 있던 다른 두 놈이 와서 부축해주었다.
그제야 10기의 DSPs-A1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높이가 무려 3.5m, 무게만 해도 무려 13t의 강철 로봇이었다.
그 위세는 사뭇 무서웠다. 아마 저 10기만 자신들 쪽으로 치고 들어와도 사단 하나는 순식간에 공중분해 될 것이 분명했다.
‘비, 비겁한, 남조선 아 새끼들!’
내심 욕설을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지켜보는 것이 우선.
놈들은 무너진 철책을 보자 바로 옆에 있는 철책을 힘으로 잡아당긴 후에 꽈배기처럼 비비 꼬았다.
콰지지직.
실로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탱크도 지금 봐서는 놈에게는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의 위세였다.
다만 곧 그 작업이 끝나자 조용히 초소를 따라서 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이제 겨우.......”
쿠웅.
다시 멀리서 소리가 들렸다.
그는 설마 했다.
하지만 곧 다시 나타난 10기의 DSPs-A1.
조금 전에 그 놈들은 아니었다.
무려 20기였다.
완전히 미친놈들이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손으로 땀을 닦아내고는 곧 임무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런데 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쿠웅. 쿠웅. 쿠웅.
이번에는 꽤 많은 소리였다. 설마해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곧 언덕을 엄어서 줄을 지어서 쭉 행군하는 놈들이 있었다.
무려 20기, 아니 30기, 40기에서 계속 늘어났다.
그 숫자는 무려 100기였다. 100기의 DSPs-A1가 쭉 일렬을 따라서 앞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놈들이 들고 있는 총.
바로 K2였다.
로봇은 정말 짱인데, 옆에 들고 있는 총은 무슨 장난감처럼 보였다. 딱 봐도 너무 다급하게 보급되어서 뭔가 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다만 그들은 아니었다.
“........”
그는 그 광경을 보고는 뭔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물러나야 할 때였다.
‘일단 상부에 보고하자.’
***
과거에 북괴가 좀 극단적인 폐쇄적인 정책을 취했다.
다만 요즘은 좀 다르다.
어느 정도 서로 대화가 좀 된다.
밑에 소대에서 발견한 이 놀라운 사실은 곧 보고 라인을 따라서 제일 위에까지 보고가 되었다.
그들은 곧 협의를 했다.
결론을 아주 간단했다.
-당장에 남조선 괴당이 지금 하는 짓을 만천하에 다 알려!
이렇게 해서 DSPs-A1에 대한 것이 정식으로 남조선.
아니 정확히는 전 세계에 알려졌다.
특히 DSPs-A1의 제원과 수량에 대해서 다소 부풀려졌다.
당연히 난리가 났다.
***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안다. 한국에서 사격 연습할 때 실탄 숫자까지 미군에 보고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즉 한국군은 미국의 예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DSPs-A1와 같은 전투 병기가 휴전선에 투입되었다?
그냥 있을 일은 아니었다.
미국 대사는 곧 바로 한국 청와대로 달려가서는 이 상황에 대해서 맹비난했다.
청와대 국방부 담당자 왈.
“그건 어디까지나 건설 작업용입니다.”
“지, 지금 그 말을 믿으란 소리요? 한 기면 사단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전력을 가진 병기요. 그 총 몇 기의 숫자가 실전 배치되었는지도 우리 미국에 말하지 않았지 않소?!”
“허어, 참 정말 갑갑합니다. 그러면 포크 레인을 각 부대에 배치하는 것까지 미국에 일일이 전부 다 보고해야 합니까?!”
의외로 막 나가는 국방부 관료였다.
미국 대사는 황당해서 멍하니 잠깐 서 있었다.
도대체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저,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올 겁니까?”
“좋습니다. 그러면 직접 보여드리도록 하죠.”
***
끼익.
차량에서 내려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아마도 지금은 훈련 장소로 가는 듯 보였다.
불과 1km 정도 가지 않아서 곧 한 곳에서 멈추었다.
쿠웅. 쿠웅. 쿠웅.
무려 50기의 강철 로봇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무려 5m의 삽과, 곡굉이였다.
콰아앙.
곡굉이가 움직일 때 마다 산 능선 하나가 없어지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그냥 주먹으로 나무를 그대로 후려치는 놈들도 있었다.
콰지직.
“보셨습니까? 저건 어디까지나 건설 로봇입니다. 북한 애들이 야밤에 잘못보고 착각한 겁니다.”
미국 대사는 힐끗 자신을 따라온 주한미국 장교 한 사람을 돌아보았다.
그 역시 기가 찬 표정이었다.
“정말 기가 차는 군요. 아, 좋습니다. 그렇다고 하죠. 그러면 지금 저 정체불명의 로봇을 몇 대나 실전 배치한 겁니까?”
“실전 배치? 아, 정말 답답하군요. 뭐 숫자를 물으니, 대답은 해드리죠. 아마 오늘까지 보급 받은 숫자가 대략 6,000대 정도 될 겁니다. 주로 휴전선을 따라가면서 다 배치했고, 해안 경계 쪽으로도 좀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 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이 다 공사용입니다.”
“........”
그는 입을 다물고는 이 황당한 한국 국방부 관료를 씹을 먹을 듯이 째려봤다.
‘도대체 이 새끼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그는 계속 말해봐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곧 바로 미국 백악관에도 이 중요한 사실을 바로 보고 했다.
***
미국 백악관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특히 DSPs-A1은 보고된 약식 내용에 따라서 그 상세한 제원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나와 있는 몇 가지 내용은 사뭇 위협적이었다.
“한국 애들이 완전히 미쳤습니다.”
“도대체 이놈들이 왜 이러는 것일까?”
“가만 이거 설마 DS에서 혹시 공급 받은 것 아닐까요?”
그제야 다들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이미 CIA를 통해서 DS 뉴딜 정책,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사에 대한 것도 보고를 받았다.
물론 DSPs에 대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당시에는 그냥 건설용 로봇으로 쉽게 생각했다.
실제로 장갑도 없었고, 딱히 전투용이라는 의미도 없었다. DSP에 비하면 이건 아예 새발의 피 정도라서 너무 과소평가했다.
즉 그들 역시 이 중요한 DSP를 보급형으로 만들어서 일반 병사에게까지 보급할 지는 상상도 못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이상하군요. 아무리 이 장비가 허접하다고 해도 최소한 한 기에 300억은 달라고 했을 텐데, 한국 국방부에서 이 많은 물량을 어떻게 보급 받았을까요?”
다행히 거기에 대해서는 이가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최근 조사를 끝낸 보고서를 받은 CIA 국장이었다.
“조민우 사장이 한국 국방부 측에는 대당 10억씩 해서 공급했다고 합니다.”
“!”
다들 깜짝 놀라서 입을 살짝 벌렸다.
미처 간과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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