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8 회: 새로운 마법 16권 -- >
결국 이야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지금 상황을 잘 보면 자신들이 얻는 것이 꽤 있었다.
물론 DS를 압박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은 별로 없었다.
있다고 해봐야 DS가 좀 타격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지금 조민우가 하는 짓 봐서는 석유를 해외에 팔아먹고 있었다.
그 상황조차 뭔가 좀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다만 조사를 하고 싶어도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이런 저런 결론 끝에 나온 것은 차라리 DS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의견이었다.
“이번 일은 그냥 묵인하는 것으로 하죠. 어차피 기존 DSP 전략 병기에 비하면 지금 모델은 그저 단순한 철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솔직히 F35를 이용해서 폭격하면 간단하게 없앨 수도 있습니다. 대신에 이것을 좀 더 부추겨서 조민우에게 더 만들게끔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마 일본, 중국, 북한이 그냥 있지 않을 겁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대안은 몇 가지 없습니다. 선제 타격의 개념, 바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사용하는 방안일 겁니다.”
쉽게 말해서 무기 장사를 하자는 이야기였다.
“좋은 생각입니다.”
이렇게 결론이 나자 이 사실은 곧 바로 한국 정부를 통해서 국방부에 전해졌다.
-DSP 시리즈에 한해서만큼은 단순한 건설 로봇이기에 생산을 허락하겠음.
***
아는 사람들은 잘 아는 사실이지만 미국은 한국과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
동맹국이라는 수준을 뛰어 넘어서 전략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도와준다. 특히 첨단 전쟁 무기는 아주 기본이다.
대신에 이 대가로 한국 군대 작전권에 대해서 미국이 가지고 있다. 결국 미국에서 DSPs-A1에 대해서 태클을 걸면 문제가 된다.
즉 생산을 중단하고, 기존에 있는 물량조차 따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일은 없었다.
미국이 하려면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번 일은 좀 달랐다.
그들은 놀랍게도 DSPs-A1 공식적인 허가를 내놓았다.
국방부 역시 이런 점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도대체 이놈들이 왜 이러는 걸까요?”
“아마 최근에 대통령님이 새로 취임하면서 미국 지지하는 애들 다 잘라 낸 것 때문에 쫄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을 거야.”
무수한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굳이 더 확대되고 말 것도 없었다.
조용히 결론이 났다.
또한 이 사실은 자연스럽게 DS에 공식적으로 전달이 되었다.
-DSPs-A1 납품 일정을 서둘러 주십시오.
***
조민우 역시 바보는 아니었다. 그가 비로 DSPs-A1를 국방부에 납품하기는 했지만 다소 걱정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분명히 미국 애들이 어떤 식으로 던 지 간섭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걸 몰라서 국방부에 납품했다?
그건 아니었다.
그런 상황을 잘만 활용하면 얻는 것이 꽤 있다.
그런데 그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상황은 좀 난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일단 명분을 얻었다는 측면에서 좋아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아주 간단했다.
DSPs-A1 생산을 위한 자본이었다. 국방부에 판매 물량이 아니라, DS 뉴딜 정책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네? 300억 달러 물량의 석유를 해외 팔라고요? 지금 원유 가격에 80%로 해서 말입니까?”
“아마 그 정도면 좀 무리가 될 겁니다. 지금 DS 석유 생산기 역시 그냥 막 석유를 찍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미리 계약을 하는 것도 있지만 중동에서 계속 석유를 매입한 물량도 있으니, 어느 정도 맞출 수는 있을 겁니다.”
“하, 하지만........”
“일단 진행하세요. 어차피 이건 미국에서도 다 암묵적으로 승인한 일입니다.”
“도대체 그렇게 해서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생각입니까?”
“DSPs-A1 생산이죠.”
“하지만 국방부에 보급할 양이라고 해봐야 지금 회사 자산으로 충분합니다. 더욱이 이미 계약금은 선불로 받았지 않습니까?”
“좀 많이 생산할 거니까요.”
“도대체 몇 대를 생산하시려는 겁니까?”
“이백만 대!”
“.......”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다른 DS 임원들은 다들 충격으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은 결국 몇 번에 걸쳐서 항의했다.
하지만 마이동풍이었다.
“시키는 대로 하세요!”
***
오펙, 석유수출구기구(OPEC,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는 60년에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가 바그다드에서 창설한 국제기구다.
이 회원국은 총 12개국이다.
바로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앙골라 등이다.
원래는 목표는 회원국들의 석유정책 조정을 통해서 상호 이익을 확보하고, 국제석유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즉 국제 생산 카르텔을 형성한다.
최고 의살결정기구인 총회를 비롯해서 이사회, 사무국, 경제 의원회, 각료급 감시 위원회 등으로 구성된다.
총회는 연 2회 정기 회의를 통해서 개최가 된다.
사무국은 원래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했으니, 지금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이전하였다.
현재 사무초장은 리비아 출신의 압달라였다. 그는 최근 들어서 점점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 때문에 피곤하기 짝이 없었다.
자꾸 한 쪽에서 계속 총싸움을 벌이자 중동 지역에 서서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렇지 않아도 석유 시세가 자꾸 주춤하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차에 곧 이사회 호출을 받자 의아했다.
근 3년 동안에 이런 일을 한 번도 없었기에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들었다.
‘시리아 때문인가? 아니면 이란 때문인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이사회에 참여했는데.......
실로 흥미로운, 아니 깜짝 놀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한국에서 80달러에 석유를 팔고 있다니요?”
“아 한국 정부가 파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DS의 조민우란 자입니다.”
곧 이어서 DS와, 조민우의 사진과, 이력에 대한 설명이 쭉 이어졌다.
오늘 회의에 참여한 각국 책임자들은 다들 멍하니 이 내용을 보기만 했다.
당췌 돌아가는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 가만 그러면 한국에서 석유 채굴에 성공했다는 말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불과 지난 달, 아니 지난주에만 해도 DS에서 무려 20억 달러에 해당하는 석유를 주문했으니까요. 이미 계약금까지 받았으니, 그건 아니죠.”
조용.
그제야 다들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 좀 이상했다.
수입하는 석유양은 겨우 20억 달러(?), 그런데 판매하겠다고 한 물량은 무려 300억 달러 물량이다.
무려 15배의 차이였다.
누가 봐도 좀 이상했다.
만약 한국이 산유국이라면 이건 가볍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었다.
“혹시 얼마 정도의 물량이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십니까?”
“아뇨, 모릅니다.”
“그러면 정확히 어디에서 채굴을 하는 겁니까?”
“그것도 모릅니다.”
“그런데 DS에서 석유 채굴에 정말 성공한 겁니까?”
“사실 그것 역시 분명치 않습니다.”
답답한 한 이사가 나섰다.
“그러면 도대체 아는 것이 뭡니까? 지금 바쁜 우리들을 불러 놓고 지금 자랑하는 겁니까?”
“아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지금 DS에서는 300억 달러 물량의 석유가 있고, 그 가격을 겨우 80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대로 두면 우리 역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뭔가 대안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제야 다들 이해한 듯 한 얼굴이었다.
결국 대안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 오펙에서 적임자를 파견해서 조민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하죠.
***
마야사는 옥스퍼드 대학에 지금 다니는 중인데, 오펙에는 잠깐 일을 하게 되었다.
돈이 없어서?
그건 아니었다.
그녀는 사실 이집트 왕가 출신으로 자신이 지금 물려받은 재산으로 얼마든지 화려하게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실력으로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했다. 그 다음은 홀로 승승장구했다.
굳이 부모의 돈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꿈을 펼치고 싶었다.
오펙에 잠깐 들어간 것은 당연히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석유와 관련된 세계 금융의 흐름을 알고 싶은 것이 컸다.
그녀가 DS 관련 일을 맡게 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 혼자 한국의 DS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동행 몇 사람과 같이 동행했다.
그들 중에는 계속 자신을 치근거리는 놈이 있었는데, 정말 짜증스러웠다.
“제가 분명히 말했죠? 귀찮게 하지 말라고!”
딱 자신의 신분 때문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자신의 미모 때문이었다.
얼마 전에 미스월드에 한 번 그냥 재미 삼아서 나갔다가 본선에 그만 덜컥 합격하자 과감히 포기할 정도로 빼어난 미인이었다.
정확히는 부친보다는 영국계인 모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무려 173의 키에, 겨우 48kg, 다소 메마른 체격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볼륨감이 있는 쪽에는 더욱 포인트가 들어간 특이한 체형이었다.
그래서 파리가 더 꼬였다.
“이봐, 마야사, 내말만 잘 들으면, 넌 평생 회의호식하면서 살 수가 있어. 더 넓은 궁전에,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얻을 수가 있어. 더욱이 내 아름다운 몸매 역시 가꿀 수가 있어.”
정형적인 유혹 멘트.
하지만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병신아, 아가리 닥쳐!”
“.......”
그는 다소 충격을 받고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여자에게 차여 보기는 근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더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애가 꽤 고집이 있는 걸?’
***
마야사는 속상했지만 놈에 대한 것을 신경을 끈 채 DS에 대한 프로필이나 보고 또 보았다. 그녀 역시 곧 DS의 괴이한 석유 정책에 대해서 의아하기만 했다.
그건 정말 이상했다.
그녀는 때문에 이 의문을 가진 채 곧 조민우를 만나서 어떻게 그를 설득 시켜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가 DS 본사 사옥에서 비서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는........
“지금 사장님은 자리에 안 계십니다.”
“네? 그러면 어디에 가면 볼 수가 있나요? 저희는 오펙에서 나온 파견 조사단입니다. 사장님과 긴밀하게 협의를 좀 나눴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지금은 알 수가 없어요.”
“답답하네요.”
“휴우, 솔직하게 말씀 드리죠. 지금 사장님이 어디에 계신 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냥 조용해질 때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잠적했어요.”
“........”
그녀는 이 황당한 대답에 맥이 탁 빠졌다. 오스트리아에서 여기까지 쉬지도 않고 날아왔는데, 정작 본인은 없다고 한다.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는 물론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옆에서 자신을 추근거리던 그가 옆으로 다가왔다.
“저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별로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뭐죠?”
“그 방법은........”
***
쏴아악.
더 없이 맑은 물이 빠르게 밑으로 쭉 내려가고 있었다.
세 대의 낚시가 쭉 강 위에 놓여 있었다.
정성일 부장은 그야말로 뜬금없이 이 낚시터에 온 것이 마냥 갑갑하기만 했다.
“사장님, 도대체 여기에 언제까지 있을 겁니까?”
조민우는 느긋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허어, 정 부장님, 이 세상은 바로 이 낚시 바늘 안에 있습니다. 저는 세상을 낚으려는 것입니다. 겨우 이런 낚시 외형에 빠져서 그 내막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말은 참 좋았는데.......
옆에서 막 소리가 들렸다.
-사, 사장님, 물었습니다.
“어? 정말요?”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곧 낚시대를 잡아당기면서 낚시에 푹 빠져 들어갔다.
“.......”
정성일 부장은 이런 상황이 골치가 아픈 지 관자놀을 툭툭 쳤다. 그는 정말 자신이 왜 저런 괴짜 사장을 모시고 있는 지 스스로가 회의감이 들었다.
‘휴우........’
하지만 옆에서 곧 조민우의 소리.
-어? 정 부장님, 미끼를 물었어요!
그는 깜짝 놀라서 낚시대를 잡았다.
결국 그 역시 낚시에 푹 빠져들어갔다.
***
아마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을 많이 경험한다.
그런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처 주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특히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는 일은 그야말로 빼 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하지만 이런 일 중에서 먹거리로 칠 때 빼 놓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금방 낚은 고기를 삶아서 만든 매운탕이었다.
부글부글.
김이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비록 야외용 간이 가스렌지이기는 화력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다들 침을 삼키면서 그릇 안을 보았다.
그 안에는 먹음직한 고기가 쭉 늘어서 있었다.
오늘은 특별한 라면 3개를 같이 넣어 놓았다.
쫄깃해 보이는 면발을 보자 다들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조민우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는 접시에 라면을 들어서 한 번 쭉 먹어 보았다.
후르르.
“카아, 좋다.”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나머지 일행 역시 그냥 있지 않았다.
다들 우르르 몰려와서는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거기에 소주 한 잔을 돌렸다.
목이 탁 하고 쏘는 그 맛.
“카아!”
지금 이 순간이면 더할 나위가 없었다.
조민우는 힐끗 소주 맛에 푹 취해 있는 정성일 부장을 보고는 툴툴거렸다.
“정 부장님, 어때요? 좋죠?”
“네.”
“그러니 앞으로 자꾸 잔소리 하지 마세요. 그러면 앞으로 정 부장님은 빼 놓고 올 겁니다.”
따끔한 일침이었다.
정 부장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끄응,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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