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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372화 (372/397)

< -- 372 회: 새로운 마법 17권 -- >

9장 정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을 하기 앞서서 수신이 먼저다. 지금 DS 뉴딜 정책에 따라서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 일이 우선이었다.

조민우는 최소한 그렇게 생각했다. 다만 그도 이제까지 육체관계를 한 것이 있으니, 다소 좀 망설이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깔끔한 마무리는 필요했다.

원래는 최현주를 통해서 선을 그으려고 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인 자신이 나서야 했다.

그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민현진이었다.

애는 특이하게 자주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다만 가끔 와서 눈도장을 찍는다.

특히 화이트를 꽤 좋아해서 집안에 들어오면 항상 화이트부터 찾는다.

찾기만 하면 쪼르르 달려가서는 놈을 냉큼 끌어안는다.

“와우, 귀여워. 화이트야, 나 보고 싶었지?”

도리도리.

화이트는 완강한 거절을 표시했다.

싫다는 행동이 노골적이었다.

차마 내 입장을 생각해서 무력행사는 하지 않지만 정말 부담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민현진은 전혀 눈치가 없는 듯 보였다.

곧 바로 놈을 양손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다만 무게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거실 바닥에 벌렁 나뒹굴었다.

우당탕.

“아야!”

혼자 아파하는 소리를 낸다.

화이트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탄 채 떠꺼운 눈초리로 보다가 슬그머니 거실에 내려섰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 내 뒤 쪽으로 와서는 조용히 웅크렸다.

처리 해달라는 뜻이었다.

“.......”

조민우는 힐끗 이놈을 째려보다가 민현진을 다시 보았다.

그녀도 이제는 눈치를 챈 듯 보였지만 오히려 느긋한 표정을 한 채 당당하게 상의를 벗고 나서는 샤워실로 들어가 버렸다.

쏴아악.

아예 자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몸(?)으로 때우려고 했다.

난감한 일이었다.

‘휴우, 쉽지가 않군.’

***

민현진은 샤워하는 중에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조민우 행동이 평소와는 너무 많이 달랐다.

혹시라도 무슨 잘못을 했나 싶어서 고민을 해보았다.

역시 특별한 것은 없었다.

결국 그녀는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서 샤워나 했다.

골치 아픈 것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했다.

샤워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복장은 핫팬티 차림이었다.

허벅지 선이 노골적으로 보였다.

물론 노팬티라서 사타구니 사이로 검은 것이 힐끗 드러났다.

이 정도면 완벽했다.

그녀는 슬쩍 조민우 소파 옆에 가서는 앉으면서 은근히 그의 어깨에 기댔다.

“오빠,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조민우는 여전히 달랐다.

“할 말이 있어.”

“하지 말아 주세요.”

“우리 그만 헤어지자.”

벌떡.

그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주섬주섬 주변을 챙기더니 안방 쪽으로 가버렸다.

***

잠깐 고요한 침묵이 감돌았다.

뭔가 일어나기 직전의 분위기였다.

그리고 곧 소리가 들렸다.

-으흐흐흐흑!

하지만 이 소리는 곧 바뀌었다.

-으아아아앙!

곧 이어서 다시 바뀌었다.

-이 개 새끼가, 재미를 재미대로 보고 뭐 헤어지자고!

원독에 가득한 소리였다.

섬뜩하다 못해서 한기마저 오싹했다.

조민우는 난감한 표정을 한 채 주변을 보다가 마침 화이트를 보았다. 놈은 한심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더니,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베란다 쪽으로 가서는 훌쩍 몸을 던져서 사라졌다.

정말 눈치가 빠른 놈이었다.

‘대단한 놈이야.’

그나저나 난감했다.

이미 짐작은 했지만 반응이 골치였다.

고민하다가 선택한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베란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훌쩍 몸을 날렸다.

화이트처럼 도주(?)한 것이었다.

***

민현진은 울고 또 울었다. 그녀는 분한 것도 있지만 너무 억울했다. 도대체 지금 상황이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설마 해서 밖으로 나가보았다.

텅텅 비어 있었다.

심지어 화이트 이놈도 없었다.

평소에 딱 이 시간에는 거실에 있는 녀석인데, 잽싸게 도망쳤다.

주인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결국 소파에 풀썩 앉았다.

문득 조민우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녀가 아는 조민우는 결코 입이 가벼운 남자가 아니었다.

이건 절대로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성희롱으로 고소나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

조민우는 바보가 아니다. 그는 무려 매출만 해도 연간 50조에 이르는 대기업을 이끄는 총수이다. 비록 최근에 와서 그 매출이 격감했다고 해도 그건 변치가 않은 사실이다.

따라서 회사에는 법무팀이 있다.

윤명우가 바로 법무팀에 팀장이다.

그는 단순히 일반인이 아니라, 로펌에서 다년간 일을 한 변호사이다. 따라서 단순히 이론적인 법지식이 아니라, 실무적인 내용을 꽤 많이 알고 있다.

당연히 여기에는 성관계에 대한 것도 있다.

“흐음, 그러면 지금까지 서로 육체관계를 나눈 애인과 헤어지는 중에 상대가 소송을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까?”

“그렇죠.”

“그건 쉬운 방법, 무던한 방법, 그리고 어려운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먼저 듣고 싶습니까?”

“.......”

그는 눈살을 살짝 찌푸린 이놈 윤명우 팀장을 째려봤다.

과거 드림스카이 시절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될 때 합류는 아니었지만 회사 법무 관련 일을 맡아주었다.

나름 믿을만한 친구였다.

다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고 판단해서인지, 아니면 최근 로펌에서 그만 두고 갈 데가 없어서인지 이쪽으로 합류했다.

말하는 것 봐서는 전자인 듯 보였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탄식했다.

“솔직히 사귄다고 보다는 육체관계에 있는 여인이 다섯 명이 있어요. 그들 중에 한 명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혼 관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뭐가 중요해요?”

“초이스의 문제죠.”

결국 그는 우선 어려운 방법에 대해서 질문해 보았다.

그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법대로 하는 겁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사장님도 꽤 큰 타격을 받을 수가 있어요. 이쪽 계통 판사는 의외로 고직식한 면이 있어요.”

다음은 무던한 방법에 대해서 질문했는데........

“이건 한 마디로 적당히 사법부 담당 판사를 선임하는 이들을 찾아서 인사를 하는 정도입니다. 아 물론 떡값 정도는 줘야죠. 한 20억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정도하면 적당한 선에서 위자료 주고 끝낼 수가 있습니다.”

꽤나 흥미로운 대답이었다.

“그러면 마지막 쉬운 방법은 뭐죠?”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 쪽이 원하는 대로 판결을 내려줄 판사를 선임하는 일입니다. 대략 40억 정도만 쓰면 됩니다. 그러면 무죄 판결과 더불어서 이 일은 조용히 묻힐 겁니다.”

“........”

그는 놀란 표정을 한 채 윤명수 팀장을 잠깐 멍하니 쳐다보았다.

설마 이런 답변을 들을 줄 몰랐다.

하지만 역시 윤 팀장은 좀 다른 바가 있었다.

“하하하, 그냥 해본 소리입니다. 하지만 공공연한 비밀인 것도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재벌그룹 회장들은 원래 쉬운 방식을 사용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하냐구요?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대학시절부터 투자를 해요. 장학금 외에 월 기본적으로 300에서 500만원 사이를 돈을 투자하죠. 이미 그 때부터 자기들 사람인 거죠. 특히 유능한 놈들은 아예 그 때로 서로 계약을 맺어놓습니다. 한 달에 버는 돈만 해도 천만원은 쉽게 넘어가니까요.”

“정말 놀랍군요.”

“네, 그 정도만 아시면 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고요. 원하시는 대로 즐기면 됩니다. 적당히 즐기다가 필요 없으면 조용히 처리하면 깔끔합니다.”

“알았으니, 그 정도로 해요.”

“네.”

말을 그렇게 했지만 내심은 그제야 좀 안도했다.

괜히 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새삼 마무리하는 것을 고민하다 보니, 여자에게 물건을 함부로 놀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조민우는 일단 민현진에 대한 처리를 끝내놓고는 만약의 사태까지 어느 정도 염두에 둔 채로 기다렸다.

지금이야 분노하겠지만 가능하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런 중에도 DS 뉴딜 정책에 대한 보고를 계속해서 들었다.

“현재까지는 DS 뉴딜 공사 예정에 따라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DS 석유는 이미 오펙과 협의한 대로 적당히 가격을 5% 이내 낮게 책정했습니다. 대신에 그 쪽에서 매입하는 석유 가격에 대해서는 지금 오펙 원가 대비 –20% 정도로 하는 것으로 본 협의대로 진행 중입니다.”

“DSPs-A1 생산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생산이 순조롭습니다. 지난달까지 최종적으로 국방부에 출하한 물량은 대략 1천대 물량입니다. 그리고 우리 DS 뉴딜 공사에 신규 투입한 물량은 기존 물량까지 합쳐서 대략 7천대 정도 됩니다. 그 덕분에 중간 중간에 생긴 바위 문제는 쉽게 해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7천대라.......좀 적네요. 올해 안으로 수량을 5만대까지 늘이는 것으로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건 지금 저희 쪽으로 들어오는 돈이 중간에 자꾸 늘어져서 생긴 문제입니다. 그 부분은 계속 쪼고 있습니다.”

“돈이 늦어지다니요?”

“요즘 한국 내수 경제가 좋지 않은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죠. 아직도 금융 혼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니까요.”

“네, 그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일어난 동양 그룹 사고 때문에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시중의 돈 흐름이 서서히 경직되고 있습니다. 이미 제2금융권조차 상황이 조차 않아서 도산할 위험성까지 있습니다.”

“그만큼 심각합니까?”

“이번에 동양그룹에 사기당한 투자자 금액만 해도 무려 2조입니다. 더욱이 그 대다수가 개인 투자자입니다. 그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 다른 개인 투자자들은 다른 우량 증권을 통해서 매입한 CP를 모두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올해 회사채 만기가 오는 기업들이 다들 돈을 구한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저희들도 피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

그는 뜻밖의 이야기에 입을 다물었다.

전혀 예상도 못한 문제였다.

아니 한 편으로 의아하기만 했다.

이런 식으로 상황이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쉽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질문을 했는데, 거기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금 한국 경제 사정은 정말 좋지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제2 IMF가 올 수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도 충분히 대비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조민우는 힐끗 정성일 부장을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저는 금시초문인데요?”

하지만 정성일 부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한국 경제와 관련이 있을 뿐입니다.”

“무슨 말이죠?”

이제까지 대답을 하고 있던 성의준 재무부장이 다시 나섰다.

“사실 우리 DS의 수익 구조는 내수 시장과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현재 내수 시장에 판매하던 기존의 DS 제품은 전부 판매 금지가 된 상황이고, 거의가 수출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 수출도 군수무기가 대부분입니다. 억지로 있다고 하면 일방적입니다. 계속 한국 경제에 퍼주기만 했으니까요. 받은 것은 거의 없죠. 그 덕분에 DS 광역시 역시 호황을 누렸고요. 따라서 한국 경제가 부도나도 오히려 쌍수를 치면 박수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들어갈 돈이 줄어드니까요.”

“.......”

그는 냉혹한 상대방의 대답에 입을 다물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생각할지는 몰랐다.

하지만 한 편으로 이해했다.

사실 자신이 DS 내부 직원을 등한신 한 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막 퍼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정작 DS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냉혹하다 못해서 사늘하기만 했다.

조민우야 사장이니 그런 사실을 잘 모른다.

하지만 재무팀장을 위시해서 나머지 이들은 좀 달랐다.

제대로 뒤통수 맞고 나서는 자신과 관련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 좋아하지 않았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DS 뉴딜 정책으로 벌어들인 돈을 막 퍼주기만 하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런 내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정성일 부장은 한 쪽에서 그냥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이제까지는 쉬쉬 했지만 이제는 덮어둘 일이 아니었다.

‘사장님이 어떻게 하실까?’

이미 자신의 DS를 외면한 채 외부에만 신경을 쓰던 조민우. 그 덕분에 일어난 DS 내부의 변화에 대해서 그가 어떻게 할지 궁금하기만 했다.

하지만 조민우는 의외로 여기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했다.

“좋습니다. 까짓 거 이번에 한 번 팍팍 씁시다. 다음 달에 인센티브와, 상여금 형식으로 1,000%를 주기로 하죠.”

“?”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나머지 임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너무 뜬금없어서 황당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저, 정말 그렇게 하실 겁니까?”

“원래 쌓인 것은 풀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돈은 나누면 더 많이 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옛 어르신이 한 말은 다 맞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바로 통보를 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뜬금없는 인센티브 폭탄은 이렇게 해서 갑자기 직원들에게 회사 공지를 통해서 나갔다.

-이달 임금에 1,000% 인센티브, 상여금이 지불 됩니다!

***

어떤 사람이라도 그렇다. 대체적으로 기존에 쭉 가져온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있으면 이 범주에 대해서 생각했다.

조민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회사 매출을 위해서 나름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직원들에게 인색한 것도 또한 진실이다.

DS 직원들은 대다수가 조민우의 이런 면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다. 다만 기본 대우 자체가 워낙에 다른 회사에 비해서 좋은 탓에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DS 뉴딜 정책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았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그 갈등은 점점 심해갔다.

정성일 부장이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격화되어 있던 상황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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