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77 회: 새로운 마법 17권 -- >
따라서 그는 생각을 좀 바꾸었다.
이 보고서를 들고는 곧 바로 위의 상급자인 삼촌을 찾아갔다.
“호오, 철중아, 그러면 네 말은 이 아파트를 미리 우리가 매입하자는 이야기야?”
“물론이죠. 미리 이 건물 전체를 매입해 둔다면 나중에 틀림없이 돈이 될 겁니다. 조민우 회장이 지금 하는 정책을 봐서는 절대로 손해를 안 볼 겁니다. 여기 건물 내부 사진을 보세요. 이 정도 자재라면 그야말로 최고의 건물입니다.”
“좋아. 내가 한 번 알아보마.”
“네.”
***
일 진행은 생각보다 쉽게 진행이 되었다.
아는 이들은 잘 알지만 공공기관의 요직은 이미 혈족으로 다 채워진지가 오래였다.
그들을 통해서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허가?
문제가 없었다.
-그건 그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건설 확인 상황?
그것 역시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하하하, 문제없습니다.
자재 확인?
-네? 자재요? 새삼스러운 이야기를 하시는 군요. 겉으로 봐서 표가 안 날 정도면 됩니다. 나중에요? 하하하, 나중에 잡아떼면 됩니다. 스티로폼으로 콘크리트로 둔감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됩니다.
관련 서류는 모조로 패스였다.
쭉쭉 진행되어가는 내용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이들이 있었지만 감히 나서는 이들은 없었다. 이미 이런 일은 한두 번 진행된 것이 아닌 탓이다.
물론 이건 부서 내부의 돌아가는 일이다.
위로 올라가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인석아, 이번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 잘못하다가 공문서 위조죄로 걸려.
-차관 외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이 일은 어디 한 두 번 합니까?
-좋아.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마.
***
김찬수는 돈이 많다. 아니 단순히 많은 정도가 아니었다.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그가 가진 자신이 대략 100억 정도였으니, 어떻게 보면 큰 손이다.
그의 나이가 불과 사십대 후반.
이토록 젊은 나이에 돈을 이렇게 많이 번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바로 자신의 김씨 가족 인맥 때문이었다.
특히 그 자신의 가문은 공공기관 직원 중에 국토부를 비롯해서 없는 곳이 없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다소 떨어진 사돈 팔촌인 경우도 있지만 그게 또한 그렇지가 않았다.
간간히 잔치를 가서 인사를 드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처형, 앞으로 잘 좀 부탁합니다.
-하하하, 어르신 무슨 말입니까? 그건 제가 부탁 드려야 할 일입니다. 어려운 일. 어떤 일이라도 좋습니다. 저에게 연락만 하세요. 제가 알아서 다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청탁을 진행하는 일은 어렵지가 않았다.
그는 이제까지 투자를 진행하면서 외부 회사나, 투자 회사를 통해서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바로 자신의 혈족이 있는 공공기관의 내부 정보를 통해서 진행했다.
일테면 A 위치에 아파트 10동이 선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사실을 미리 알면, 그 아파트가 들어설 자리에 있는 건물을 사전에 매입한다.
물론 자신의 이름이 아니다.
정확히는 다른 친족 애들 명의를 빌리다.
그 명의를 통해서 전부 집을 매입한 후에 아파트 공사와 더불어서 땅값이 오르면 그것을 다시 비싼 값에 매각한다.
그렇게 해서 들어온 수익은 명의를 빌려준 친족과, 자신에게 정보를 준 이들에게 나누어준다.
이런 식으로 몇 번 하다보면 1억이 10억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육 개월이면 충분하다. 즉 정보가 외부에 뜨기 전에 구입한 후에 다시 되파는 수법이다.
다만 노골적으로 팔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요즘은 그 주변의 땅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의 재산 증식.
100억을 버는데, 불과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가문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최고였다.
그는 이런 평가를 등에 업은 채 혈족과의 유대 관계에 대해서 더욱 집중했다. 요즘은 주로 미는 쪽이 바로 국회의원, 검찰 쪽이었다.
특히 자신과 3, 4촌 관계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 아예 따로 자금을 할당해서 밀어주고 있었다.
마침 최근에 한 사람이 국회에 당선했고, 다른 한 사람은 경기도 지역의 검찰서장이 되었다.
-와우, 형님, 정말 축하합니다. 이제야 비로써 국회 입성하시는 군요.
-여어, 동생, 고생 정말 많았어. 이제야 좀 서장 티가 나는 것 같아. 아, 그거? 자네도 서장이 되었으니, 기본적인 앞가림 정도는 해야지.
두 사람에 대한 것은 면밀히 감시하고 있었다.
그가 그런 중에 김철중을 통해서 나온 정보를 그냥 소홀하게 대할 이유는 없었다.
-호오, 외삼촌, 그렇게 괜찮습니까?
-말도 마라. 이건 완전히 돈 먹고, 돈 먹기야. 내가 철중이를 믿을 수가 없어서 그곳에 직접 가봤는데, 이건 완전히 대궐이야.
-알겠습니다.
그는 흡족한 미소를 한 채 곧 바로 자신이 기존에 투자해놓은 돈을 전부 회수했다. 그렇게 해서 다 모은 돈은 무려 140억이나 되었다.
그 사이에 40억이 불어 있었다.
세금?
그건 아주 간단했다.
자신이 아는 삼촌의 처가 중에서 국세청에 근무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통해서 적당하게 자금 세탁을 하면서 돈을 몇 바퀴 돌리면 바로 게임 셋이었다.
그는 이 돈을 가지고 곧 바로 지금 올라가고 있는 DS 광역시에 있는 A 블록 아파트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그만 해당되지 않았다.
김철중이 처음에는 열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 전달 받은 이들이 다시 새끼를 쳐서 밑으로 정보를 흘렸다. 이런 식으로 쭉쭉 늘어나자 불과 한 달 만에 무려 수 만 명이 돈을 들고는 DS 광역시로 우르르 몰려갔다.
기존에 DS 광역시에 대해서 걸던 태클?
언제라는 듯 조용히 사라졌다.
***
흔히 하는 말로 부동산 광풍이라고 한다.
바로 돈이 되는 요지에 뭉치 돈이 어마어마하게 몰리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사뭇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외부에 잘 흘리지 않는다.
만약 국가에서 하는 사업이라면 그건 비밀 중에 비밀이다.
따라서 일반인은 알기가 어렵다.
그런데 알고 있다는 것은 정보가 샜다는 이야기였다.
조민우도 이런 사실을 잘 몰랐다. 하지만 그는 곧 몰려온 수천 명의 외지인이 때거지로 몰려온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헐, 저게 다 뭐야?’
그 자신이 생각한 것은 몇몇 공공기관의 부패 직원이었다.
저렇게 많은 이들이 아니었다.
실로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더욱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 저들이 어떻게 자신이 흘린 소식을 다 알았으냐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국 정성일 부장을 통해서 확인해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는 DS 광역시청을 비롯해서 들어와 있는 외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그들의 신원 파악을 할 수가 있었다.
물론 그들이 여기에 온 것에 대해서 DS 광역시에 있는 단란주점을 통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할 수가 있었다.
“결국 지금 일어난 사태는........”
그는 다 듣고 나서는 허탈했다.
“서, 설마 제가 흘린 일 때문에 저렇게 많은 이들이 왔다는 말입니까?”
정성일 부장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일테면 대다수가 부패 공공기관과 관련이 있는 혈족입니다. 삼촌, 사촌, 외가 이런 식으로 쭉 이어지는 거죠. 이미 다들 몇 번 해본 터라 지금처럼 된 겁니다.”
“그건 정말 난감하군요.”
“네,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만약에 차후에라도 문제가 터지면 아마도........”
“절 걸고넘어지겠군요.”
“그렇지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지금 신축하기로 한 아파트를 전부 넘기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
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낮아졌다.
정성일 부장도 어지간해서는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 일어난 일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보했다.
***
이명훈은 한 때 부동산 투기로 꽤 돈을 많이 벌었다.
그는 그야말로 이제까지 다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다만 그 역시 쓴 맛을 제대로 본 경우가 있었다.
바로 DS 광역시였다.
초기 이곳에 땅을 보유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만 조민우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사기로 땅을 헐값에 넘기고 말았다.
지금도 그 일은 두고두고 가슴 아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지금은 기억할 이유가 없었다.
마침 그런 자신을 찾아온 이가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자신과 알고 지내는 부동산 중계인 김형명이었다.
“휴우, 자네가 날 찾아오다니, 요즘은 세상이 쉬워 보이나 봐.”
“하하하, 사장님, 죄송합니다. 지난 일은 정말 저도 잘 몰랐습니다. 솔직히 이곳 DS 지역이 DS 광역시가 발전하게 될지 누가 알았습니까? 당시만 해도 저곳은 전부 산자락이었습니다. 조민우 회장이나, 되니, 그 산자락을 깎아서 도시로 만든 거죠. 그런 일은 조민우 사장이기에 가능했을 것뿐입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DS 광역시는 초기에 그냥 허허벌판의 황무지였다.
농작물도 잘 자라지 않았다.
더욱이 지형이 산맥에 둘러싸여서 폐쇄된 지역이라서 교통의 요지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원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쓸데라고는 전혀 없는 그야말로 불모지 중에 불모지였다. 그나마 그 옆으로 고속도로가 뚫린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것 역시 현실성이 없었다.
그 역시 눈을 감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휴우, 좋아. 그렇다고 하지. 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온 건가?”
“사실은 명의를 좀 빌렸으면 합니다.”
“명의? 그건 또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황당한 일이었다.
자신이 다른 사람 명의를 빌린 적은 있어도 거꾸로 된 적은 없었다.
김형명은 조심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의 내용은 생각보다는 간단했다.
DS 광역시에 지금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고위 관료가 있었다.
그는 DS 아파트를 매입한 후에 곧 바로 그것을 다른 이들에 팔 생각이었다.
문제는 그 규모였다.
그것이 너무 커서 나중에 언론에 걸리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었다. 차라리 부동산 투기꾼이 중간에 끼어서 그 일을 한다면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없다.
그것은 국세청의 문제일 따름이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결국 내가 그 DS 광역시에서 새로 짓고 있는 아파트를 전부 매입한 것처럼 한 후에 다른 이들에게 매물을 넘겨주란 이 말인가?”
“그렇지요.”
“흐음.”
영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중간에 끼여서 경찰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아니 심하면 언론의 표적이 될 수도 있었다. 물론 자신과 같은 투기꾼이 언론에 뜨지야 않겠지만 주시를 받는 것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김형명은 그제야 눈빛을 반짝인 채 한 가지 제안을 해주었다.
“아마 그 일이 성사되고 나면 그 매매 대금에 1% 정도는 차익금으로 가질 겁니다. 지금 검토되고 있는 것은 총 아파트 30,000채 정도가 됩니다. 아무리 못 잡아도 30억은 족히 나올 겁니다. 더욱이 필요하다면 중간에 몇 채 정도는 사장님이 그냥 먹어도 될 일입니다. 설마 그런 것까지 터치를 하지는 않지요. 그 정도만 되어도 100억 수익이 족히 보장이 될 겁니다.”
딱 이 말이 무서웠다.
“하하하, 이 친구가 참, 좋아. 그 일 내가 하지. 하지만 나 혼자 그 많은 아파트를 다 관리할 수는 없어.”
“그거야 사장님이 아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좋네.”
복잡해 보여도 간단했다.
조민우가 중간에 유령인물 하나를 내세운다. 그를 통해서 이명훈을 비롯한 부동산 투기꾼에게 아파트 전량을 넘긴다.
이들은 곧 바로 지금 들어와 있는 이들에게 아파트를 블록으로 해서 매각한다. 그들은 아파트를 받아서 1년 후에 가격이 폭등하면 다른 서민에게 넘긴다.
딱 이런 계획이었다.
겉으로 봐서는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3장 부동산 사기(?)
일을 하다보면 생각처럼 안 풀리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많다.
즉 자신은 100규모로 잡아서 처음에 일을 진행했다.
그런데 나중에 결과만 놓고 보면 60 규모로 정도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다.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하다보면 이것저것 걸리는 일이 많아서 이렇게 된다.
조민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원한 것은 원래 3만 가구 정도를 목표로 했다.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대량 한 채 당 3억 정도 물량이다.
즉 단순 계산만 해도 무려 9조 가까운 부동산 물량이었다.
이 정도만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그런데 몰려온 부동산 투기꾼의 숫자가 문제였다.
가면 갈수록 그 숫자는 더욱 늘어만 갔다.
도저히 3만채 가지고는 어림도 없었다.
결국 7만채를 더 늘리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단순 계산으로 쳐도 무려 21조의 부동산 물량이었다.
그도 뒤늦게 이 사실을 알자 난감했다.
‘이건........좀 문제가 되겠는 걸.’
자신이 원한 것은 부패 직원 재산 털어서 그것을 사회 복지로 돌릴 생각이었다. 다만 그 규모가 21조라면 그건 좀 곤란했다.
자 여기서 좀 자신이 피해갈 구멍이 필요했다.
이대로 밀어붙였다가는 아주 자신이 뒤집어 쓸 상황이었다.
결국 고민을 한 끝에 나온 판단은 아주 간단했다.
좀 손해를 보고 지금 짓고 있는 계약이 남은 A 블록 6만채를 아예 다른 업자에게 지금 당장 넘기는 것이다. 그 다음 일은 자신이 관여할 바가 아니었다.
이 일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했다.
김형명에 다시 연락을 취했다.
-A 블록 전체를 넘길 생각이니, 혹시 부동산 업자를 통해서 계약 좀 진행 해주세요.
-A 블록 전체요? 하, 하지만 그건 너무 규모가 큽니다.
-필요한 부동산 업자는 다 불러 모으세요. 아 투기업자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실 구입자는 가능하면 빼세요.
-그건.......
좀 괴이한 요구였다.
하지만 조민우 역시 명확한 사실을 다 말해 줄 수는 없었다.
-일단 그렇게 좀 해주세요. 더욱이 어차피 A 블록에 대한 것은 소문이 났잖아요? 나머지 그 전체 A 블록을 그냥 넘기는 것이니, 그 쪽으로 붙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아 맞아요. 이왕이면 블록으로 해서 10채 이상씩 매입하면 가격을 10% 정도 깎아준다고 하세요.
-도대체 이해가 안 됩니다. 왜 그런 식으로 하는 지 말입니다. 그러면 회장님이 손해 아닙니까?
-그건 제가 알아서 합니다.
-휴우,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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