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387화 (387/397)

< -- 387 회: 새로운 마법 17권 -- >

8장 신약 개발

하나의 신약을 상품화하는 데는 대략 10년 이상이 걸린다.

이들이 다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만 개 중에 하나다.

이 하나가 세상에 빛을 본다.

이 신약은 천연물에서 물질을 뽑거나, 합성하는 것에 시작한다.

그 다음에 하는 것은 약효 확인.

생쥐와 같은 동물 임상 실험이다.

보통 3-5년 정도 진행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독성이다.

혹시라도 인체에 해가 될만한 것을 사전에 걸러낸다.

대부분이 여기에서 탈락한다.

최종적으로 합격하는 것은 불과 30개 내외다.

그 다음 본선에 오르고 나면 마지막 관문이 남는다.

바로 임상실험이다.

DS ACWJ16 간암 치료제가 바로 이 과정에 있다.

보통 3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그 기간이 무지막지하게 단축된 것이다.

이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장관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원래 규정이 있는데, 그걸 장관 직인으로 다 패스해버렸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모든 신약이 그렇게 예외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점을 알게 되면 사실 좀 답답하게 마련이다.

조민우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DS ACWJ16 개발에 성공한 후에 나름 자신감을 가졌다.

다른 신약 역시 쉽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노보노디스키 제약을 인수한 것 역시 이런 연장선의 하나다.

다만 신약 개발과, 실제로 매출이 일어나는 그 과정을 보고 나서는 난감했다.

“노바티스와 계약을 체결한 게 재수였군요.”

정성일 부장 역시 혀를 내둘렀다.

“그런 셈입니다. 노보노디스키 제약에서 신약 개발 진행시켜서 판매하는 것은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어쩌죠?”

“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안하는 것만 못합니다.”

“하지만 이미 노보노디스키 지분 인수는 마무리 단계입니다. 구두 협상까지 끝난 상황이고, 최종 서명만 하면 끝납니다. 설마 여기까지 진행시켜 놓고, 없던 일로 하자는 말입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하, 하지만 그러면 손해가 엄청납니다.”

“그건 다른 대안을 강구해야죠.”

“어쩌시려고요?”

“소문 좀 내죠.”

“........”

정성일 부장 표정은 가관이었다.

정말 이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조민우 역시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아, 좋아요. 다만 적당한 근거를 낸 후에 소문내는 것으로 합시다. 그 다음에 매입한 주식을 다 매각하는 것으로 해요.”

“하, 하지만........”

그는 불쑥 입을 열었다.

“그러면 노보노디스키 그냥 인수할까요?”

“그, 그건 아닙니다.”

“그러면서 왜 그런 식으로 자꾸 따집니까, 아 물론 저도 실수 인정합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이 이렇게 복잡한지는 몰랐어요!”

“알겠습니다.”

***

허위 소문이라고 해도 좀 그럴 듯해야 한다.

무조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조민우는 때문에 이 안건 가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별 다른 것이 아니다.

기존에 자신이 가장 먼저 시작한 DS SXD다.

이게 UN에서 금지 약물로 적용된 것은 맞다.

다만 어디까지나 DS SXD가 그렇다.

그 중간 단계에 있는 물질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물 대신에 소금을 좀 넣었다.

바로 소금을 가지고 DS SXD를 만들었다.

따라서 소금물이니, 기존의 금지 약물은 아니었다.

물론 외부에 들통 나면 구설수에 오르겠지만 그것만 아니면 상관이 없었다.

‘오랜 만이구나.’

DS SXDNaCl 가지고 장난치는 기분은 새삼 지난 일이 떠올리게 했다.

사실 자신이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이 이유 때문이었으니까.

대상으로 삼은 것은 바로 페니실린이다.

노보노디스키 제약에서 실험용으로 좀 받았다.

가격이 무지 비싸지만 인수자가 조민우 회장이라는 사실은 파다하다.

무료로 받았다.

이것을 가지고 DS SXDNaCl을 혼합해보았다.

물론 변화는 없었다.

그 다음에 한 것은 이것저것 그냥 소발에 쥐잡기식으로 한 번 진행해보았다.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다.

다만 변화는 없었다.

‘로또는 또 안 걸리는 건가?’

***

화이트는 심신했다.

주인라는 놈은 뭘 하는 지 감히 자신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때문에 애들이나 괴롭히고 놀았다.

빠악, 쿠엑, 크악.

애초에 놈들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다.

한 방씩 먹이면 뼈가 부서져서 낑낑거린다.

다만 훈련이 혹독한만큼 놈들은 하나 둘씩 강해졌다.

시간이 흐르자 이 녀석들도 나름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DS 내부에 스며드는 첩자들.

그들은 자신의 놀라운 후각을 이용해서 보는 족족 죽도로 팼다.

퍼억. 빠악.

“쿠엑!”

네이비씰? CIA? 국정원?

소용이 없다.

애초에 스피드와, 힘에서 너무 월등하게 차이가 났다.

더욱이 화이트에게 강한 훈련을 받은 강아지들은 무시무시했다.

가장 큰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성체가 되어갔다.

막강한 발톱은 마음만 먹으면 10cm 철판도 종이짝처럼 꿰뚫어버린다.

총 따위는 어림도 없었다.

스각.

“으악, 사람 살려!”

다들 도주하기에 급급하다.

물론 총에 맞는 경우도 있다.

땅.

하지만 놈들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두꺼운 가죽과, 털이 총알을 막아낸 것이다.

그 다음은 지옥이다.

놈들은 뼈와, 근육을 잘근잘근 추려서 박살내버렸다.

어느 순간이 지나자 더 이상 정보 요원은 없었다.

화이트도 할 일이 없었다.

그는 절대 개답게 보스로 군림했는데, 심심하기만 했다.

그런 중에 본 것은 주인이 뭔가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 가서 구경해보았다.

뒤에 강아지들도 졸졸 따라왔다.

(우리 주인님이 또 사고치려는 건가?)

(뻔하지. 그 습관, 어디 가겠어?)

(이번에는 무슨 일을 하려고 그러는 걸까?)

(저번에 언덕 하나를 통재로 날려 버린 것이 압권이었지!)

화이트가 놈들을 째려보자, 다들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덩치는 1/3도 채 안 되는 놈에게 다들 꼬리를 만 것이다.

다만 이들이 노닥 거리는 장소는 건물 지붕 환기구였다.

거기에 발톱으로 고정시킨 후에 스파이더맨처럼 착 달라붙어 있었다.

화이트는 문득 조민우가 하는 실험이 꽤 궁금했다.

그는 혹시난 하는 마음에 밑으로 휘익하고 뛰어 내렸다.

밞은 곳은 바로 실험 장치의 압력 밸브였다.

갑자기 압력이 올라갔다.

조민우는 한창 실험 결과 데이터 분석에 여념이 없었다.

화이트는 다급했다.

뭔가 심상치가 않았다.

그는 곧 바로 위로 튀어올랐다.

벽에 나 있는 못을 이용해서 올라가는 장면은 사뭇 유령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평소라면 느꼈을 터.

불행히도 지금은 아니었다.

데이터 분석에 너무 여념이 없었다.

삐익!

바로 경고 소리였다.

그는 화들짝 놀랐다.

마침 실험실 장비 쪽에는 압력 밸브가 계속해서 쭉쭉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다급하게 후다닥 다가가서는 밸브를 눌렀다.

아니 비상 배브를 잠구었다.

다행히 압력은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크, 큰일날 뻔했다!”

뭔가 히끗한 물체가 실험체 테이블 한 쪽에 나타났다.

화이트였다.

조민우는 힐끗 놈을 한 번 쳐다보고는 관심을 끊었다.

지금 실험이 우선이었다.

곧 압력이 가라앉자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런데 실험관 안에는 괴이한 색깔의 물질이 있었다.

옅은 파란색이었다.

다만 그 빛깔이 너무 투명해서 마치 푸른색처럼 보였다.

그것은 신비한 광채를 뿌리고 있었다.

‘어라? 이게 뭐야?’

***

사실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온도와, 압력이 주어질 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촉매를 이용해서 상온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흔치는 않다.

조민우가 지금까지 한 실험을 그런 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을 빼 먹은 셈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너무 오랜 동안 DS SXD에 대해서 관심을 끓은 것이다.

감을 잃어버린 셈이다.

우연한 사고였지만 온도와, 압력의 변화는 페니실린의 성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것은 마치 페니실린의 발견과 비슷했다.

바로 DS SXDNaCl과 페니실린의 새로운 화합물이었다.

정확히는 DS SXDP라는 물질이다. Na+, Cl-는 중간의 매개 역할만 하지 결합 후에는 다시 소금으로 결정화된 것이다.

이 DS SXDP는 실로 놀라웠다.

일종의 변종 페니실린과 비슷하다.

정확히는 X 물질 때문에 페니실린에 환골탈태 작용이 일어난 것이다.

기존의 페니실린에 비해서는 월등히 강력한 약효를 가지고 있었다.

‘허 참.’

그는 떨떠름하기만 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화이트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자신 때문에 이 발견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아는 듯 자부심이 대단했다.

옆으로 와서는 아예 테이블 위에 펜으로 글자까지 써 놓았다.

DS SXDP-W(화이트)였다.

“........”

조민우는 순간 이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는 짓이 정말 가관이었다.

놈은 의외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이번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우겼다.

결국 놈은 테이블 위에 다시 글귀를 남겼다.

-그 사고는 제가 압력 버턴을 눌러서 일어난 겁니다!

“응? 무슨 소리야? 그러면 네 녀석이 압력 밸브를 눌렀어?!”

“끼잉?”

화이트는 주춤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조민우도 터무니 없는 놈은 아니었다.

“뭐 결과가 좋으니, 이번 일은 넘어가지. 으음, 좋아, 기분이다. W 첩자 달아주마.”

“까릉.”

화이트는 의외로 좋아했다.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에 꽤 만족하는 눈치였다.

***

정성일 부장이 조민우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직급이다.

이놈의 부장.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결제 한도는 무려 10억 달러.

부장이 10억 달러 회사 사업에 직권 결제를 한다.

도저히 부장이라고 하기 어렵다.

어지간한 대기업 사장보다 더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장이었다.

오늘도 만찬가지다.

몇 번 말을 해도 아예 먹히지 않자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만큼은 아니었다.

“기가 막히는 군요.”

조민우 역시 수긍했다.

“제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다른 임원들 역시 보고서를 몇 번이나 살피고는 놀라워했다.

“그, 그러면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신 거 아닙니까?”

“물론이죠. 이 약의 특성은 어디까지나 페리실린 효력 강화입니다. 따라서 다른 실험 역시 어렵지 않을 겁니다. 아마 빠르면 3년 안에 판매가 가능할 겁니다.”

“!”

다들 제대로 놀란 표정이었다.

정성일 부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냥 흉내만 낸다고 짝퉁 신약 하나 만든다고 하더니, 정말 신약을 만들어낸 것이다.

============================ 작품 후기 ============================

Coupon 소박이라도 받아 봤으면.....ㅠ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