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391화 (391/397)

< -- 391 회: 새로운 마법 17권 -- >

건물 곳곳이 이미 반쯤 폐허가 되어 있었다.

온통 피투성이었다.

조민우는 뒷짐을 한 채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흰색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따라붙고 있었다.

다른 일행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카일 팀장과, 조시, 더클러스가 뒤에서 따라붙고 있었다.

그들은 계속 흰색 고양이에 시선이 갔다.

이미 알고 있는 고양이다.

다만 그 때와는 덩치가 많이 커졌다.

고양이 보다는 대략 1.5배 정도.

그들이 아는 저 고양이는 일반적인 고양이와는 많이 다르다.

기세와, 품격 자체가 달랐다.

조민우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주변을 고요히 살핀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새삼 놀랍기만 했다.

한 건물 안으로 조민우가 천천히 들어서고 있었다.

건물 입구에서 군인들이 막아섰다.

“이곳은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내가 조민우다!”

“?”

병사는 당황한 눈치였다.

건물 안에서 차갑게 생긴 장교 한 사람이 나왔다.

“이곳은 당분간 누구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조민우는 힐끗 옆을 돌아보았다.

“이봐요, 카일, 정말 이 따위로 할 겁니까?”

카일은 결국 먼저 나섰다. 그는 장교와 따로 옆으로 뭔가 계속 이야기했다. 하지만 장교 역시 계속 고개를 내저었다.

불가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결국 한 곳에 전화를 한 후에 수화기를 내밀었다.

잠깐 통화를 하고 나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좋습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봐야 별로 얻은 것이 없을 겁니다!”

***

엘리베이트가 열리자 밖으로 나섰다.

피 냄새가 진동했다.

입구 쪽에 있는 경비원 다섯 명이 팔다리가 찢겨서 죽어 있었다.

조민우도 잠깐 멈칫했지만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 연구실이 있었다.

전부 블록으로 차폐가 되어 있었다.

곳곳에 연구원이 있었다.

목이 비틀어져 죽어 있거나, 아니면 상체가 찢겨 나간 이들도 있었다.

잔인하게 죽어 있었다.

몇 몇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 공포에 떨다가 죽어 있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듯 보였다.

‘이상하군.’

***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

연구실 입구 쪽은 강력한 힘에 찌그러져 있었다.

그 사이로 뭔가 지나간 듯 보였다.

조민우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으음.”

나직한 신음 소리.

그곳에 있는 것은 수백 마리의 동물이다.

쥐를 포함해서 고양이, 개, 심지어 사자까지 있었다.

아니 침팬지까지 놓여 있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녀석은 없었다.

곳곳에 수술자국이 있었다.

심지어 등에 구멍이 나 있는 고양이도 있었다.

이미 죽어 있었다.

이마에 날카로운 것이 통과해 있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동물들은 전부 다 죽어 있었다.

누군가 이 안으로 들어와서 동물들을 전부 죽인 것이다.

다만 그 동물의 얼굴에는 오히려 평화가 있었다.

고통 받다가 오히려 죽은 것이 더 행복한 듯 보였다.

조민우는 두 마리 침팬지가 서로 손을 잡고 죽어 있는 곳에 가서 멈추었다.

그 앞에 놓인 몇 가지 물질이 있었다.

익숙한 물질이었다.

“DS SXD군.”

차가운 음성이었다.

카일이 뒤 늦게 도착했다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는 섬뜩한 음성으로 질문했다.

“이미 DS SXD는 UN에서 폐기한 것으로 압니다만?”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른다라.”

실소가 가득했다.

주변 환경이 의미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아직까지 DS SXD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봐서는 동물 실험만 진행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는 천천히 통로를 따라서 이동했다.

***

“D타입이군.”

한 실험실이었다.

안에는 A 타입 5마리, B 타입 3마리, C 타입 2마리, 그리고 D 타입이 1마리가 있었다.

죽은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아직도 피가 남아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죽은 괴물 X 얼굴에 떠올라 있는 것은 기쁨이었다.

상대에 대한 깊은 존경이었다.

조민우는 잠깐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

마치 도서관과 비슷한 장소였다.

다만 일반 도서관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얇은 유리 기구다.

그것이 일렬로 해서 꼽혀 있었다.

대부분은 다 있는 것 같았다.

정중앙에 통로가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치 은행 금고처럼 생긴 물체가 있었다.

그 문은 열려 있었다.

안에는 텅텅 비어 있었다.

조민우는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 안에 있던 것이 뭐죠? 설마 DS SXD 농축액은 아니겠죠?”

“그, 그것은........”

상대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이미 상대 태도에서 확신할 수가 있었다.

미국 정부는 DS X 농축액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심지어 동물 실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있던 것은 바로 부산물이었다.

그는 결국 탄식하고 말았다.

“어쩌려고 이걸 폐기하지 않은 겁니까?”

뒤에서는 대답은 없었다.

이미 상황의 심각성은 깨달은 것이다.

마이클은 기존의 괴물 X와는 전적으로 틀렸다.

그는 괴물 X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겉으로 봐서는 약해보이지만 그것은 앞으로 알기가 어렵다.

***

금융 혼란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탐욕이 나은 부산물이라고 봐야 한다.

끝도 없는 자본에 대한 욕심.

그것이 곧 거품을 만들었다.

빚이 빚을 만들어 냈다.

무분별한 자본 거품은 다시 거품을 만들어냈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은 거품.

그 결과가 바로 부동산 폭등이다.

모든 금융 상품이이 부동산과 관련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빚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거품을 아무리 만들어도 그 데드라인이 있다.

그곳에 이르자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금융 상품이 종이 쪼가리가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본, 정치, 금융, 기업가들이 서로 하나가 되어서 만들어 놓은 합법을 가장한 가상의 자본이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길바닥으로 쫓겨나는 이들이 부지부기다.

자살자도 속출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있는 이들이 아니다.

없는 이들이다.

이들에게는 애초에 자본이 없었다.

따라서 자본이 정상적으로 흘러갈 때 낙수 효과를 누린다.

그것이 사라지자 자본 흐름이 뚝 끊어진 것이다.

갑자기 돈을 벌수가 없었다.

극단적인 일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도와준 것은 이들이 아니다.

자본을 탐닉한 금융, 기업들이다.

오히려 국가 재정을 이용해서 이들을 먼저 구제한 것이었다.

그 돈은 전부 힘없는 이들의 세금이다.

시간이 갈수록 세금을 내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들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가혹했다.

바로 가압류를 해서 재산을 처분해서 자기 몫을 챙겨가 버린 것이다.

당한 이들의 증오는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런 중에 가족이 붕괴가 된 이들은 피 눈물을 흘렸다.

더모트는 지금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었다.

와이프가 스스로 목을 매서 죽었다.

바로 눈앞에서 말이다.

하지만 더 가혹한 시련이 있었다.

집에서 쫓겨난 것이다.

아이들은 복지 기관에서 데려갔다.

남은 것은 빈 몸뚱이 하나였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스스로 알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나타난 것은 이 때였다.

“힘을 원하는 가?”

“힘을 원합니다. 반드시 복수하고 싶습니다!”

처절한 음성.

상대 목소리에 담겨 있는 최면의 힘 때문이기는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더 컸다.

“너에게 힘을 주겠다!”

스산한 음성이었다.

***

더모트는 곧 기절했다.

그는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일어났을 때 자신의 몸에 변화가 있었다.

복부에 수술 자국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자살하려고 했다.

다만 궁금할 뿐이었다.

“나에게 힘을 준다고 하지 않았소?”

“네 자신이 힘이다. 가서 네가 죽이고 싶은 이들을 불태워라!”

바로 증오였다.

상대에 대한 증오를 할 때 자신의 몸에서 힘이 발현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상하게 상대 말대로 될 것 같았다.

곧 차량에 탑승해서 뉴욕 도심지로 들어갔다.

간 곳은 뉴욕 5번가다.

그곳에는 이미 관광객으로 바글바글했다.

축제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수백 명의 뉴욕 시민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그곳 정중앙 도착해서는 잠깐 주변을 돌아보았다.

길거리 한 쪽에서 걸어오는 군중이 있었다.

그 옆에는 수백 명, 아니 근 천여 명의 시민이 카메라를 찍고 있었다.

외국인 역시 많이 보였다.

그들을 보자 이상하게 증오심이 치밀어 올랐다.

자신이 지금과 같이 비참한 처지에 빠진 것.

그들 때문이라는 생각이었다.

순간 분노가 활활산처럼 치밀어 올랐다.

도저히 견디기가 어려웠다.

온 몸에 수증이가 피어올랐다.

치이익.

한창 축제 행사 때문에 정신이 없던 시민 한 사람이 뒤 늦게 그것을 발견했다.

“아아악!”

비명소리.

처절했다.

이미 뉴욕에서는 괴물 X 난리 때 수천 명이 죽었다.

곧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다들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더모트 몸 주위에 불이 치솟아 올랐다.

화르르르.

그 불길은 단순히 그냥 끝나지 않았다.

무려 50m 높이까지 타올랐다.

콰르르르르릉.

마치 용광로 같은 거대한 불길이었다.

곧 광대한 빛이 뉴욕 하늘을 향해서 솟구쳐 올랐다.

쿠오오오옹.

콰아아아앙.

무시무시한 진동 소리였다.

폭발이 일어나면서 주변에 있던 건물 다섯 채를 감싸다.

화르르르릉.

불길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건물을 파고 들어가서는 순식간에 외부 벽을 높이기 시작했다.

견디지 못한 60층 건물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기이이이이잉.

콰아아아아앙.

맞은편에 건물과 부딪치자 도미노처럼 부서져 내렸다.

겨우 이 아수라장을 피한 한 미국 시민은 입을 딱 벌린 채 경악했다.

“오, 하느님, 맙소사!”

괴물 X 이후에 최대 참사였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 숫자까지 포함하면 도대체 희생자가 얼마인지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축제분위기였던 이곳.

지옥으로 바뀌어 있었다.

***

난리였다.

요원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 쪽 벽면에는 참사가 일어난 현장을 계속 비추고 있었다.

조민우는 말없이 그 화면을 보기만 했다.

그도 지금 상황에서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마이클은 생각보다는 치밀했다.

그는 괴물 X와는 아예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 쪽 화면에는 바로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건물에서 찍은 CCTV 카메라가 있었다.

폭발이 일어나는 시작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장면이 다 나와 있었다.

아니 심지어 역으로 추적하고 있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용의자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가 타고 온 차량은 지하철 입구 쪽에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테러야.’

============================ 작품 후기 ============================

독자 여러분, 코멘트, 쿠폰 부탁해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