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장 : 붉은머리 소년의 슬픈 추억] (9/15)

                    [8장 : 붉은머리 소년의 슬픈 추억]

 이것은 아레트의 기억.  군주들의 반란이 일어나기 전… 아니, 그보다도 훨씬 전부

터 이어져온 아레트의 추억. 그리고 옐란이 바로 알지 못하는 진실의 이야기.

 "왕자님, 이곳은 위험하단 말입니다. 저희들 고생은 그만 시키고 그만 성으로 돌아

가시지요. 점심 시간도 지나서 배가 고프다구요."

 드라군 웨폰을 어깨에 걸친 레드 드래곤 나이트는 레드 드래곤의 왕자인  아레트를

향하여 투덜거렸다.  왕자에게 이런 말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그와 왕자와의 관

계는 상당히 친한듯 하였다.  아니,  비단 그 뿐만이 아니라 그 장소에 있는 10명의

레드 드래곤 나이트 모두가 말이다.  아레트는 레드 드래곤 나이트를 바라보며 자애

스럽기 그지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그가 가진 이미지 다운 말을 해주었다.

 "시끄러."

 "여긴 빈민가라구요.  변이된 기형 드래곤들이 살고 있는 곳!  전 드래곤 일족에게

있어서 수치스러운 장소입니다. 왕자님이 오실만한 곳이 아니라구요. 게다가 이런데

는 와도 멋도 안나고."

 결국 마지막 말이 이유인가? 어쨌거나 레드 드래곤 나이트가 계속해서 투덜거리자,

차기 화룡군주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존재이자,  아레트의 친위 대장을 맡고 있는 레

드 드래곤 나이트, 옐스가 점잖게 그를 나무랐다.

 "필트데인.  왕자님께 너무 무례하게 굴지 마라. 아무리 왕자님께서 우리들을 아껴

주신다고는 하지만, 이 분은 엄연히 차기 화룡왕이시다."

 그의 말을 들은 레드 드래곤 나이트는 입을 비죽 내밀며, 먼산으로 시선을 돌렸다.

투덜거림이 없어지자 아레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가

서 있는 곳에서 한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빈민가였다. 그것은 옆에 꽂혀 있는 너덜

너덜한 표지판이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껏 그의 행동을 묵인해 주고 있던 옐스가 나

섰다.

 "왕자님. 이곳까지 오시는 것은 괜찮지만, 들어가시는 것은 안됩니다.  왕자님께서

이런 곳에 들어가시게 되면, 앞으로 저희들의 호위는 받기 힘드실걸요?"

 "엥? 뭐야, 그건. 협박이야?"

 "그런건 아닙니다만, 왕자님이 이런 곳에 들어가셨다가는 저희들, 전원이 친위대의

자격을 상실한 다음에 드라군 웨폰을 빼앗기고는 처형의 절벽의 끝자락에 과연 무엇

이 있는지 구경할 수 있는 거부할 수 없는 기회를 얻게 되겠죠."

 친절한 옐스의 설명을 들은 아레트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돌

아가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기에 친위대들의 표정이 한껏 밝아졌지만, 그와는 달

리 아레트의 표정은 상당히 떫었다.  아레트는 마지막으로 빈민가를 한번 흘끗 바라

보았다.

 "화룡군주의 이야기를 듣고 궁금했는데… 치잇."

 아레트의 눈에 날개가 없는 드래곤, 외팔이 드래곤, 머리가 세개인 드래곤 등… 여

러가지 기형 드래곤이 보였다. 다시 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쿠우우우오오오오!!]

 그 중 머리가 세개인 드래곤이 자신의 날개를 힘껏 펼치며  그들을 향해  급하강을

하며 강력한 브레스를 모으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이었지만, 친위대들은 침착

하게 각자의 드라군 웨폰을 장착했다.  이윽고 쏘아진 브레스는 그들이 드라군 웨폰

을 휘둘러 소멸시켰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위험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기형

드래곤들도 아레트와 친위대를 향해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트데인은 자신의 할

버드를 움켜쥐며 바싹 마른 입술을 핥았다. 죽을지도 몰라. 필트데인은 옐스에게 시

선을 주지 않은 채로 말했다.

 "대장, 부탁해. 반드시 왕자님을 지켜줘."

 "반드시 돌아올테니, 뒤를 부탁하마! 왕자님은 내가 반드시 모셔드릴테니… 제발…

, 미안한다!"

 둘의 대화에 다른 친위대들도 모두 동조했다.

 "왕자님, 살아남아요. 반드시!"

 "내가 죽으면 연금 정도는 지급해주라구요. 헤헤."

 "대장, 어서어서 가요. 시덥잖은 농담할 시간 있으면!"

 그들의 말에 아레트는 자신의 머릿 속이 텅 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도대체가

무슨 말들인지 알 수 없었다. 죽는거야? 아레트는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저런 기형 드래곤 따위가 뭐가 겁난다고 그런  약해

빠진 소리만 하냔 말야!!  그런 표정 짓지마, 상대도 안되잖아? 간단히 살아남아 다

시 나에게 까불댈거잖아!"

 "어린 주군이시여…, 무사하시길."

 그 말을 마친 친위대들은 일제히 기형  드래곤을 향하여 몸을 날렸다. 하지만 순식

간에 두 명의 드래곤 나이트들이 무기를 한차례 휘두르지도 못하고 그대로 소멸해버

렸고, 그 광경에 아레트는 힘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실례하겠습니다!"

 상황이 급해짐을 안 옐스는 아레트를 안아들고는 빠른 속도로 화룡성을  향하여 날

아가기 시작했다.  대략 10분에 걸친 고속  비행을 끝낸 옐스는 재빨리 땅에 착지를 

하였다. 이 정도면 아레트는 무사할 것이다.

 "후우, 제 말을 잘 들으십시오,  왕자님.  기형 드래곤들은 대부분이 비정상적으로 

힘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형 드래곤은 용제 폐하께서 직접 나셔야 하실

정도로 강하기도 하지요."

 아레트의 눈물을 자신의 손으로 닦아낸 옐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왕자님은 반드시 무사하셔야 합니다. 저희들을 위해서라도."

 "내, 내 탓이야. 미안해… 미안해…."

 "아니닙다. 왕자님께선 지금까지 저희들에게 과분할만큼 잘해주셨지 않습니까?  그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은혜를 갚을 생각이라면 가지마! 너까지 죽어버리면 나는, 나는!"

 옐스가 그의  눈물을 닦아준 보람도 없이 다시 아레트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옐스는 다시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윤기

가 넘치는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잠시 그를 끌어안았다. 그는 알고 있었

다. 어차피 지금 돌아가봤자, 도움도 안되리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돌아가야만 했

다. 그것이 그의 의무.  옐스는 예의바르게 무릎을 꿇고는 아레트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

 "…제가 누구지요?"

 "레드 드래곤 나이트, 옐스! 내 친위대의 대장!"

 "잘 아시네요.  예, 전 왕자님을 두고 죽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니 걱정 하지 말아

요. 정말 저희들을 위하신다면 어서 성으로 돌아가셔서,  기형 드래곤들이 날뛴다고

알리십시오. 이런 일이 여러번 있었지요?  왕자님이 사고를 치면 저희들이 수습하는 

동안 왕자님은 성으로 먼저 가시는 일 말입니다. 그것과 같아요.  좀 더 급한 것 뿐

이니까요. 자, 어서…."

 그의 설득이 먹혀든  것인지 아레트는 아이처럼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룡성을 

향하여 몸을 날렸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옐스는 입을 열었다.

 "거짓말 하는 저를 원망하셔도 좋습니다,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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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징가Z 발라드 버젼을 들어봤습니다. 웃음만 나오더랍니다. 하하하….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474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4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19 19:06    읽음:177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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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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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기도를 끝낸 옐스는 아직까지 버티고 있을지도 의문인 자신의  부하들이 있는

장소를 향해 빠르게 이동 했다.

 [대, 대장….]

 "제길, 클룬…!"

 옐스는 평소에는 입에 담지 않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온 몸에 중상을 입은  채 바

닥에 널부러져 있는 레드 드래곤을 향해 몸을 날렸다. 다름아닌 기형 드래곤의 공격

으로부터 아레트가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남은 레드 드래곤 나이트 중의 한명이

었다. 옐스는 다급한 심정으로 그를 향해 외쳤다.

 "다, 다른 자들은?!"

 일단 질문은 했지만,  옐스는 그에게서 되돌아올 답변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

다. 그리고 되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옐스가 예상한 대로였다.

 [죄송합니다. 이제 왕자님의 호위대는 대장뿐이군요…. 필트데인 녀석이 다른 곳으

로 갔지만, 아마도…  쿨럭, 쿨럭! 크으… 조심하십시오.  다섯 명이 폴리모프를 하

여 싸웠는데도 얻은 결과가 겨우 이따위란 말입니다. 쿨럭… 그, 그 분은…?]

 "그 분은 무사하시다…. 5분이면 화룡성에 도착할 수 있는 곳까지 모셔드리고 왔으

니까 걱정할 거 없어."

 [제… 제길, 안돼요, 대장…! 기형 드래곤을 뒤에서 움직이는 자가 있었습니다, 쿨

럭, 쿨럭! 어, 어서 왕자님께로 돌아가요. 그렇지 않으면, 왕자님께 무슨 일이 생겨

날지 모른단 말입니…]

 쿠우우아아앙!

 레드 드래곤 나이트가 자신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어디선가 날아든 무속성의  파괴

형 브레스가 날아들어 그 육체를 갈갈이 찢어버렸다.  옐스는 멍한 표정으로 드래곤

나이트의 몸에서 뿜어진 피로 몸을 적실 뿐이었고,  그 육체가 소멸되어서 사라질때

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끄으으으우우우우오오오오!!!]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기형 드래곤의 듣기 싫은 괴성이 터져나온  직후였다. 

그 괴성에 순간 옐스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살기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기형 드

래곤의 입에 물려있는 필트데인의 머리에 그 살기는 더욱 강해졌다.

 "…제길."

 그의 눈빛이 붉게 충혈되었다. 옐스는 거친 몸동작으로 화룡왕에게 직접 하사 받은

보검을 뽑아 양손으로 굳게 쥐었다. 기형 드래곤의 몸 곳곳에 나있는 상처와 잘려나

간 두개의 머리를 바라보며 옐스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것이 드래곤 나이트 9명이 바친 목숨의 댓가인가? 그래, 좋아.  나도 그들의 명

예로운 죽음에 보답하겠다. 그 길은 바로 널 이 자리에서 죽이는 것.  그리고 그 전

에 필트데인을 놓아라, 그는 위대한 기사다!"

 옐스는 마음 속으로 화룡왕에게 용서를 구하며 보검에 강렬한  마나를 불어 넣고서

마치 투창이라도 하듯이 검을 집어던졌다.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그의 검은

정확하게 기형 드래곤의 눈을 찌르고 들어갔고, 그 지독한 고통에 기형 드래곤은 양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감쌌다.  기형 드래곤이 비명을 지르면서 필트데인의 머리가 굴

러떨어졌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옐스는 필트데인의 머리를 챙길 겨를도 없이 폴

리모프의 주문을 외웠다.  곧 그의 몸이 붉은 빛을 찬란히 발하더니 곧 엄청난 크기

로 성장을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길게 고함을 지른 옐스는 곧장 강력한 파이어 브레스를 쏘아 기형  드래곤의  턱을

가격하고는 그대로 날아오르며 발로 기형 드래곤의 명치  부위를 걷어차버렸다.  이

미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상태의 기형  드래곤이었기에 그는 괴로워하며 바닥을 굴

렀다. 하지만 옐스는 그에게 동정을 느낄 이유따위는 없었다.

 [꺼져!]

 그와 함께 그의 입에서 뿜어져나온 브레스는 가차없이 기형 드래곤의  몸을 태우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기형 드래곤은 온 몸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다시 듣기 싫

은 괴성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지만,  옐스는 브레스에 이어 상급 주문인 플라즈마를

날려 확실하게 기형 드래곤의 숨통을 끊어버렸다.

 [시, 실패…. 대장, 실패….]

 [……?!]

 옐스는 그 알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기형 드래곤이 한 말이 분명한

데? 순간, 옐스의 머리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이상해. 어째서 하나뿐이지? 그 많은 기형 드래곤이 모두 죽어버렸을리는 없는데?

가만… 기형 드래곤을 뒤에서 움직이는 자… 대장, 실패…. 설마… 설마?!'

 [안돼… 안돼!!]

 절규와도 같은 외침을 내뱉은 옐스는 전력으로 날개를 저으며 화룡성이 있는 방향,

아레트가 있을 방향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주변에 존재하는 정령의 기운들 가운데에서 유난히 불의  정령이 강해짐을 느낀 아

레트는 거칠게 욕을 줄줄이 읊어댔다.

 "이런, 빌어먹을, 제기랄, 망할, 엿같은! 녀석들이 죽어가기 때문이잖아! 젠장할!"

 "잘아는구나, 아레트."

 고속 비행을 하던 아레트는 갑자기 들려온 차가운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비행을

멈추고는 눈물을 닦으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곧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줄기의

파이어 브레스였고, 아레트는 급히 몸을 아래로 숙여 그 공격을 피해내었다.

 "레드 드래곤이 나에게 공격을 하다니… 누구냐?!"

 "현재의 용왕들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자이다. 지금의 용왕은 맘에 안들어. 이기적

이며, 자기 중심적이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왕자.  따라서 내가 용왕이 되는 것

이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이 용왕이 되는 것이야. 신이라는 개체로부터 독립하고 마

룡들과의 연합을 꾀하여 과거,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드래곤의 전성기를 넘어

서 더욱 강력한 힘을 손에 넣는거다.  그리고 3차 신계 대전을 일으켜, 신계의 패권

도 우리들이 가지는 것이지."

 "개소리 하지마!"

 "닥쳐, 아비나 아들이나 똑같구나!!"

 아레트보다도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후드를 눌러쓴 그는 거칠게 손을 휘둘렀고, 그

의 손 끝에서는 다시금 한줄기의 파이어 브레스가 쏘아졌다.  아레트는 미리 응축시

켜둔 파이어 브레스를 뿜어내 맞대응하려고 했지만,  그렇기에는 둘 사이의 힘의 차

이가 너무나도 컸다.  아레트가 뿜어낸 파이어 브레스는 그의 브레스 앞에서 간단하

게 형상을 잃고는 그 브레스에 휩쓸려 역으로 아레트를 향해 날아들었다.

 "배리어!"

 "사라져라."

 임시방편으로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아레트의 바리어는 그가 한 한마디

에 의해 색을 잃어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깨어져버렸다.

 "요, 용언?! 으아!"

 그가 용언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놀랄만한 틈도 없이, 아레트는 그 브레스의 범위에

휩쓸려 공중에서 균형을 잃고는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떨어지기 직전에 마

나를 돌려 그대로 추락사하는 것만은 면할수가 있었지만,  땅에 착지하는 순간과 브

레스를 통해 느껴지는 고통은 당장이라도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가 있을듯 하였

다.

 "후후, 우습군. 너의 친위대라는 녀석들은 이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도 네  놈만을

생각하며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무기를 잡아들고 한번이라도 반격을 하

기 위하여 발버둥 쳤지.  상당히 웃겼지만 말야. 하지만 너의 그 나약해빠진 모습은

그보다도 더 웃기다. 너의 친위대라는 녀석들이 목숨을 버린 이유를 모르겠군."

 그의 비아냥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곧 아레트의  비명

소리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곧 그의 브레스가 멈추었고, 온 몸이 시꺼멓게 그을러진

아레트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그럼 마무리는 내 최고의 힘으로 선사해주지. 크크…."

 그렇게 중얼거리고 양 손을 앞으로 모은 그의 몸 주위로 검은색의 불꽃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광경에 아레트는 힘겹게 중얼거렸다.

 "거, 검은 브레스? 뭐, 이딴 일이 다 있…어…."

 "후후.  왜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궁금해도 걱정할거 없다.  곧 명계에 도착할 네

녀석의 아비에게 물어보면 오줌을 지리면서 덜덜 떨면서 설명 해줄테니 말이야.  아

니지, 그 전에 겁 먹고 말을 안할지도 몰라. 크하하!"

 "…! 아바마마… 크윽, 아바마마를…!!"

 [화룡왕 전하를 욕하지 마라, 반역자!]

 순간, 날아든 파이어 브레스는 후드를 눌러쓴 자를 덮쳤고, 그 바람에 그가 모으고

있던 검은 파이어 브레스는 힘없이 흩어져 버렸다. 파이어 브레스를 쏘아낸 드래곤

의 정체를 확인한 아레트의 표정이 밝아졌다.

 "예, 옐스…."

 [괜찮으십니까, 왕자님?]

 옐스는 거대한 날개를 펴, 아레트의 바로 위의 상공으로 이동하며 물었다. 말은 아

레트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의 시선과 온 몸의 신경은 후드를 눌러쓰고 있는 정체불

명의 자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멍청한 질문이었군. 저토록 심한 화상을 입으셨는데 이따위 한심한 질문이라니.'

 "으, 응! 옐스가 와서 이제 괜찮아…."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아레트의 대꾸에 옐스는 마음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

다.  자신의 힘으로는 눈 앞에 있는 자를 절대로 이길수 없음을 잘  아는 옐스였고,

아레트를 남긴채로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옐스였다.

 "감동의 재회는 끝이다…, 크큭."

 그 말과 함께 후드를 눌러쓴 자의 손 끝에서 생성된 마력탄이 옐스를  노리고 빠르

게 날아들었지만, 옐스는 가볍게 날개를 휘저어 그것들을 튕겨내고는 역으로 마력탄

을 쏘아내었다. 하지만 그 역시 가벼운 몸놀림으로 옐스의 마력탄을 피해냈다. 옐스

는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며 그에게 말을 건내었다.

 [빈민가의 기형 드래곤이 말하던 대장이라는 존재와 내 부하가 말한 기형 드래곤을

움직이는 자. 바로 당신인가.]

 옐스의 물음에 그는 후드를 가볍게 누르며, 대꾸했다.

 "이런, 이런. 그 병신 드래곤들이 그렇게 떠벌이던가. 역시 안되겠군. 크큭. 그래,

맞다. 나야. 반역에서 성공하면 그들을 빈민가에서 구제해주겠다고 약속을 했지. 후

후훗. 지킬 생각도 없지만 말야.  그런데 그 말을 믿고 그 병신들은 열심히 내 말을

따라주고 있다, 이거지."

 그의 말에서 분노를 느낀 것인지 옐스의 거대한 몸이 약간이나마 떨리기 시작했다.

옐스는 분노를 실은 브레스를 뿜어냈지만,  브레스는 얼마 날아가지 못하고는 그 자

리에서 소멸해버렸다.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 쯤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옐스

는 곧장 아레트를 향해 전음을 보냈다.

 <왕자님, 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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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 짜장면… 이라는 것 드셔보셨습니까?  맛있더군요. ^_^ 친구 녀석들은 별로니

까 기대하지 말라던데… 맛만 좋더만;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4885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4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0 17:21    읽음:18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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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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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러울 수 있는 옐스의 전음에 아레트는 움찔했다.  역시 전음으

로 옐스에게 외친다.

 <하지만!>

 <저희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주세요.>

 <죽지 않겠다고 내게 맹세했잖아! 맹세했잖아, 옐스!!>

 어린 주군의 투정에 옐스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눈 앞에 서 있는 그 자의 힘이라

면, 전음을 엿듣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전

음을 나눈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한듯 하지만, 언제 들켜도 이상하지 않았다.

 <부탁입니다, 왕자님…. 제발 이 자리를 떠나 주십시오. 제 동생을 부탁합니다.>

 <……. 알았어.>

 아레트는 그렇게 전음을 건내며 고개를 떨구었다.  옐스는 그에게 미안함을 느끼면

서 안심할 수 있었다. 일단은 아레트만 구하면 된다.

 "왕자를 도망치게 하는 것은 좋은 판단이었다, 옐스. 무엇보다 내 계획대로 움직여

주는 것이니까 말야."

 아레트가 달아나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옐스의 코 앞까지 접근한 후드를 눌러쓴  자

는 마나를 실은 주먹을 수차례 옐스의 몸에 꽂아넣었고,  아레트와의 전음으로 인해

방어가 허술해진 옐스는 그 공격들을 고이 얻어맞아야만 했다.

 [커헉!]

 어지간한 강도를 가진 무기로는 피해도 주지 못하는 단단한 드래곤의  육체는 힘없

이 패여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옐스는 자신의 꼬리를 휘둘러 반격을 꾀하였으나, 간

단히 실패로 돌아갔다. 그의 한마디로 말이다.

 "튕겨라. 그리고 꺼져."

 튕겨라, 라는 말과 함께 생성된 보이지 않는 장막은 옐스의  꼬리를 강하게 튕겨내

었고, 꺼져, 라는 말은 옐스의 몸에 이상 중력이 발생하여, 그가 땅바닥에 쳐박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옐스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요, 용언! 그것도 이 정도 수준의 용언을 구사하는 레드  드래곤은 극소수에 불과

한데? 화룡왕 전하와 화룡군주님. 그 외에 장로님들 뿐이다! 그 분들이 이렇게 왕자

님을 노릴 리도 없고!?'

 "호오, 생각보다 타격을 입지 않았군. 역시 드래곤 나이트인건가… 음?!"

 순간, 구체로 변하여 옐스의 몸 주변을 떠돌고 있던 드라군 웨폰에서부터 한줄기의

불줄기가 쏘아졌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격이었기에 단순한 방어조차  하지 못한

그는 그 불줄기를 그대로 복부에 얻어맞고는 허공에서 뒤로 주루룩, 밀려나갔다.

 '기회다…!'

 속으로 외친 옐스는 빠르게 날아오르며 미리 비축해둔 브레스를 뿜었다.  양손으로

화염계 상급 주문인 플라즈마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법이 빛을  발하기도

전에 불꽃을 뚫고 날아오른 그 자의 공격이 옐스의 몸을 엄습했다.  다시금 피를 토

해낸 옐스는 체력을 회복할 생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해 말을 꺼냈다.

 [계획이라고 했던가? 애초에 왕자님을 목표로 두지 않았다는 건가…?]

 옐스의 의도대로 그는 팔짱을 끼는 여유를 보이며 대꾸를 해주었다.

 "후훗.  네 말대로다. 이번 계획에는 왕자따위는 포함되지 않았어. 이번 계획을 짜

게 된 이유는 바로 너.  레드 드래곤 나이트이자 왕자의 친위대장인 옐스라는 자 때

문인 것이지."

 씨익 웃으며, 그는 말을 마쳤다. 옐스는 자신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말에

머리 속이 하얗게 물드는 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곧 이어 들려온 그의 말 덕

분에 제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화룡왕이 되기 위한 그 첫걸음이기도 하다."

 [웃기는군. 나 하나를 꺽는 것만으로 첫걸음이라고? 레드 드래곤들 중에는 나와 비

슷하거나 나보다 강한 드래곤들이 숫자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화룡군

주님과 네가 오르려는 위치에 계시는 화룡왕 전하께서는 더더욱 강하시지.]

 "너야말로 웃기는군. 네 놈보다 강한 레드 드래곤따위는 세자리 숫자도 안돼. 특히

그들 중에서 왕위에 관심있는 작자들은 두자리 숫자겠지?  누가 뭐라해도 너는 차기

화룡군주 후보 1순위니까. 그래, 이제는 죽어야할 시간이군."

 지금까지의 공격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살기를 머금은 파이어 브레스가 그

자의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것은 아까 전의 것과 마찬가지로 검은 색을 띄고

있었다. 검은 파이어 브레스가 뿜어지기 직전, 그 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말한 그 두명의 강자는 내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천천히 그의 후드가 벗겨졌고, 그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옐스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익히 옐스가 잘 알던 자였던 것이다.

 [다, 당신이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네가 알 필요는 없다. 어리석은 녀석, 왕가따위에 충성하다니."

 차가운 어조와 함께 그의 손이 휘둘러지자 검은 파이어 브레스가 느릿느릿한  동작

으로… 하지만 빠르게 꿈틀대며 옐스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옐스는 이를 악물며 자

신의 모든 힘을 토해낸 브레스를 쏘아냈지만, 쓸모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지독한 고

통 속에서 옐스는 웃고 있었다.  자신은 이렇게 죽어가지만… 애초에 그가 아레트를

노리지는 않았지만, 그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말이다.

 <왕자님… 이 자의 정체는…>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는 아레트를 향해 전음을 보냈지만, 죽어가는

상황이었기에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그의 정신과 그와는 다른 이유로 제정신이 아

닌 아레트의 정신 상태로 인하여 정작 중요한 부분은 희미한채로 아레트에게 제대로

들리지가 않았다.

 화룡성에 도착하여 옐스의 위험을 알리고 곧장 의식을 잃어버린 아레트가 제정신을

차리게 된 것은 그로부터 사흘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바마마, 말도 안됩니다. 옐스 경은 저를 지키기 위하여 죽어간 충신이온데!  어

찌하여 그를 죄인으로 치부하십니까!"

 붉은 머리칼의 중년, 화룡왕은 자신의 어린 아들을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

신을 차리자마자 자신에게 달려와서 하는 말이 인사가 아니라 저런 것이라니….  어

쨌거나 하나뿐인 아들의 질문이었기에 화룡왕은 자애롭게 대꾸했다.

 "당연한 일이다. 옐스… 그의 실력과 충성심은 나도 익히 아는 바이기는하나, 그는

왕자를 위험하기 그지없는 빈민가로 데리고 갔다."

 "아닙니다! 제가 가기를 자청하였습니다. 제가 그 곳이 궁금하여 가자고 한 것이었

습니다. 옐스 경을 비롯한 저의 친위대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눈을 질끈 감으며 아레트가  소리를 빽,  지르자 화룡왕은 자신이 앉아있는 왕좌의

팔걸이대를 거칠게 내리쳤다.  둔탁한 소리를 울리며 팔걸이대는 힘없이 박살 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레트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너를 말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죄인이나 다름없다! 특별히 다른 친위대원들은

죄인으로 칭하지 않고, 단지 옐스만을 죄인으로 한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라!"

 화룡왕의 호통에 기가 죽은 아레트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그럼, 옐란은… 옐스의 하나뿐인 혈육인 여동생, 옐란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좀 전에 말했듯이 죄는 옐스에게만 한해졌으므로, 혈육인 옐란에게는 아무런 폐가

돌아가지 않는다.  옐스 외에는 가족이 없었던 그녀를 위해 화룡군주가 직접 자청하

여 그녀를 양녀(養女)로 받아들였으니, 왕자가 특별히 걱정할 것은 아니다."

 그 말에 그나마 아레트는 안도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옐스가 죽기 직전에 부탁하

였던 두 가지 사항 중 하나였던,  무사히 탈출하는 것은 이미 이루었고, 또 다른 부

탁이었던 옐란을 부탁한다는 사항도 어느정도 이루어준 셈이니말이다. 아레트의 나이

, 500세 때에 발생한 일이었다.

 그 후로 약 10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아레트는 그 기간동안  화룡군주와 함께

유일하게 옐란과 어울리는 사이로 지내왔고,  그 기간 동안 아레트가 옐란에게 느낀

감정은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 날은 용신계에서 반란이 일어난 날임과 함께, 아레

트가 옐란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간 날이었다.

 "아, 군주. 어디 가는 길이지요?"

 아레트에게서 경어를 듣는 자는 그의 아버지인 화룡왕과 어머니인 화룡왕비.  그리

고 드래곤  로드인 골드 드래곤 족의 세레이트 다음으로 강력하다는  화룡군주였다.

그 말은 즉, 용왕들보다도 강하다는 의미. 그의 강함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화룡

군주, 안티스는 아레트를 보자마자 도로 한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는 예를

차리며 그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왕자님. 소인은 지금 전하의 부름을 받고 성으로 향하는 길

입니다. 왕자님께서는 제 여식을 만나기 위해 행차하시는 길입니까?"

 "이런, 일어나세요, 군주. 예, 그래야 제 맘이 편합니다. 군주의 말대로 지금 옐란

을 만나러 가는 길이죠. 집에 있겠죠?"

 아레트의 말에 따라 몸을 일으킨 안티스는 그의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야 집에서 나서는 일이 없으니까요. 오늘따라 기분도 안 좋은듯 하니,  왕

자님께서도 조심하십시오. 그 아이는 원체 버릇이 없어서 말입니다.  제가 타이르기

도하고 화도 내보았지만, 말짱 꽝이더군요.  이런, 죄송합니다만, 소인의 시간이 부

족한 관계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 아니예요. 바쁜 사람의 발목을 붙잡았군요. 갈 길을 가도록 해요."

 안티스는 인사를 하고는 화룡왕을 죽이기 위하여 가던 길을 재촉하였다. 물론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아레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옐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안티스

가 머무는 저택의  앞에 도착한 아레트는 병사들의 제지 없이 저택의 안으로 들어와

능숙한 발걸음으로 옐란의  방을 찾아서 헤매기 시작했다.  문에다가 가볍게 노크를

한 아레트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옐란, 들어가도 되겠니? 아레트야."

 "……예."

 한참을 머뭇거린 끝에 들려온 대답은 Yes, 였다. 하지만 대답이 돌아오기까지 시간

이 너무 걸린 것을 잘 아는 아레트는 정말 기분이 안좋나 보다, 하며 조심스레 그녀

의 방문을 열었다.

 "기분이 안좋아보여. 무슨 일이라도 있어?"

 "왕자님께서 신경쓰실 정도로 큰 일은 아닙니다."

 평소에도 좀 차갑게 굴지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레트는 의심을 가지기

도 했지만, 안티스에게 들은 말을 떠올리며 쉽게 수긍하며 테이블의 앞에 있는 의자

에 털썩, 주저 앉으면서 뒷 쪽에 숨겨둔 꽃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받아. 오랜만에 찾아오는거라서 한 번 사봤는데, 맘에 들어?"

 "저 같은 것은 왕자님께서 주시는 물건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어찌되었든 중죄

인의 혈육이니까 말예요."

 "…! 무슨 소리야, 그게?!"

 "제가 모를줄 아셨습니까?  왕자님의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제 오라버니가 돌아가셨

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오라버니가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믿을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생각치도 못했던 옐란의 말에 아레트는 적지않게 당황하였고,  그가 당황하는 것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옐란은 더더욱 분노하기 시작했다.

 "훗, 역시 당황하시는군요. 회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인가요?"

 잠시 둘 사이에 정적이 맴돌았다. 옐란에게 무슨 말을 해도 먹히지 않을거라고  판

단한 아레트가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레트는 곧 옐란이 받지 않은 꽃다발

을 그녀의 테이블 위에 얹어두고 조용히  저택을 빠져나왔고,  그가 빠져나가자 옐란

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양아버님의 말씀이 사실이었어… 믿었는데! 그를… 왕자님을 믿었었는데!"

 구슬픈 울음소리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게,  하지만 오랫동안 지

속 되었다.

 한편, 아레트는 옐란의 말로 인해 떠오른 과거의 일 때문에 옐스가 죽었던  장소에

와서 홀로 궁상을 떨고 있었다.

 "아레트 왕자."

 "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아레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를 반긴 것은 한

자루의 검이었다.  급히 몸을 낮추어 그 공격을 피해낸 아레트는 검을 날린  괴한에

게 일격을 날리고는 재빨리 뒤로 몸을 날렸다.  괴한은 검을 잡고 자세를 취하며 말

했다.

 "새로운 화룡왕, 안티스 님의 명에 따라 죽어줘야겠다."

 아레트에게 있어서는 그 날이 지지리도 운이 없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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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트의 회상편은 이걸로 끝입니다. 다음회부터는 다시 본궤도로 오르겠지요^^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488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0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0 17:21    읽음:20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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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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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

 옐란과 아레트의 사이에 끼어들어 옐란의 공격을 한 손가락으로 가볍게 막아낸  중

년의 사내는 옐란을 바라보았다. 옐란은 그의 정체가 마룡임을 알아냈고, 곧 상관에

게서 들은 한 마룡에 대한 정보를 떠올리고는 체념한 듯이 검을 회수하였다. 아레트

도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검을 거두자 자신도 힘을 누그러뜨렸다. 마룡은 

옐란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잘 생각했구나, 어린 드래곤 나이트여. 어차피 상황은 끝이다. 이만 돌아가도록."

 "당신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아레트. 훗날, 만날때는 무사하지 못할줄 알아라."

 싸늘한 한마디를 남긴 옐란은 곧 워프 게이트를 통하여 그 장소를 벗어났다.  아레

트는 곧 눈 앞의 사내에게 말을 붙이기 위해 입을 열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라는 다섯 자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 사내는 그의 눈 앞에서 모습

을 감추었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로 아레트는 에르만과 라엘, 알테아가 있는

장소로 이동하였다.

 슈엘은 강대한 마나를 맹렬하게 뿜어내며 기세좋게 마법진은  완성시켰고,  이윽고

찬란한 빛이 그로부터 뿜어져나왔다. 그러나 이게 왠 일인가?  마법진은 곧장 그 빛

을 잃어버리고는 괴이한  형태로 비틀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소멸해 버렸다. 그 모습

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마룡은 강대한 마나에 질린 표정을 지우며 크게 웃기 시작했

다.

 "아하하하하! 실패했다, 실패했어! 멍청하긴!"

 마룡이 손을 휘두르자 강력한 레이저 브레스가 쏘아졌고, 그의 짐작이 틀린게 아니

었는지 슈엘은 당황스러워 하더니 그 공격을 맞고는 바닥을 굴렀다.  강력한 마나에

비해 슈엘이 너무 형편없이 얻어맞자 알테아는 연민보다는 한심함을 느꼈다. 자신의

심정을 표출하기 위해 라엘을 돌아본 알테아는 잠시 할말을 잃었다.  라엘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는 알테아를 향해 말했다.

 "걱정할 거 없다. 슈엘 녀석, 지금 나에게 배운 마법을 시험하려고 연기를 하고 있

는 것이니까 말이다.  마법을 배우는 녀석으로써, 좋은 정신이지. 암, 그렇고 말고.

그나저나 연기가 제법인걸? 신계, 신인 탈랜트 모집할때 몰래 응모시켜봐야겠네."

 라엘의 말에도 불구하고 알테아는 그다지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았다.  마룡의 몸에

서는 이윽고 강대한 기운이 뿜어지며, 점차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힘을 100%

모두 발휘하기 위하여, 본래의 육체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비단 그 마룡만이 아니

라 다른 마룡들과 드래곤들도 폴리모프를 시도하였고, 악마들도 자신들의 진정한 힘

을 내기 위해 정신 집중을 시작하였다.

 츠피비이이이이잇―!!

 점차 거대해지기 시작한 마룡들과 드래곤들의 육체는 놀랍게도 어떠한 지점에서 원

자 단위로 분해되며 기이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라고 해서 이

미 시작된 폴리모프가 멈춰지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마룡들과 드래곤들의 육체는

완전히 원자 단위로 분해되어 버리고 말았다  살아남은 자들은 악마들과 운 좋게 폴

리모프에 성공한 소수의 마룡과 드래곤들.  그리고 아직 폴리모프를 하지 않은 자들

뿐이었다. 그린 드래곤 중의 하나가 나서며 슈엘을 향해 외쳐다.

 [무슨 술수를 부린것이냐?!]

 "술수라니, 슬픈데요?. 이건 엄연한 마법이란 말입니다. 드래곤이시면서 그런 말씀

을 하시면 섭섭합니다. 공간 결계라는 마법이지요."

 "고, 공간 결계?"

 마법을 익히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 듣는 마법의  이름에 드래곤들은 하나같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자신들이 어떤 위험에 처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마법

에 대한 호기심이 그들의 마음 속을 강하게 사로잡은 것이다. 그들이 어서 설명해달

라는 간절한 눈빛을 내보이자 악마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슈엘

은 친절히 설명을 시작하였다.

 "말 그대로 결계를 공간에 걸쳐서 시전하는 거지요. 언뜻 보면 바깥과 같아 보이지

만, 아공간의 힘으로 인해 결계 내부와 외부는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습니다. 내부에

서는 어떤 마법과 검기, 기탄도 외부로 빠져나갈수 없으며, 그것은 당신들의 육체도

마찬가지이지요.  참고로 이 마법은 제가 완벽히 사용할 수가 없는 관계로  저 또한

결계와 접촉하게 되면 그대로 분해되어버린답니다."

 치명적인 약점까지도 친절히 나불대는 슈엘이었다. 어쨌든 약점을 알게된 드래곤들

과 악마들은 각자 브레스와 암흑탄을 날려대며 그를 결계의 접촉면으로 밀어내기 위

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런 뻔한 진행이 되리란 것조차 예상못한 슈엘이 아니

었다. 날아드는 그들의 공격을 바라보며 슈엘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극(極), 배리어."

 신계 마법 중의 하나인 극. 초급 마법조차도 어지간한 상급  마법을 넘어서는 위력

을 발휘할수 있도록 마법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일종의 보조  주문이었다. 극의 효과

가 발휘된 탓인지,  슈엘의 마법력이 강력한 탓인지 그의 배리어는 일반 배리어처럼

투명한 연녹색의 빛이 아니라  배리어의 내부가 투영되지 않을 정도의 짙은  녹색을

뿜어냈다.  그 두꺼운 녹색의 벽을 뚫지 못하고 브레스들과 암흑탄들은 목표물을 잃

고는 이리저리  튕겨나 버렸다.  다행히 결계와의 접촉으로 인해 저항군이나 아나트

군이 그 공격에 피해를 입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말도 안돼…?!"

 믿을수 없을만큼 놀라운 방어 능력에 한 악마가 반사적으로 외쳐댔지만, 슈엘은 담

담히 브레스들과 암흑탄들에 대한 보답을 위해 마법을 전개하려할 뿐이었다. 놀라운

속도로 마법을 완성시키자 그의 쌍검 위로 대형 입체 마법진이 웅장하게 떠올랐다.

 "어스퀘이크."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땅이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며,  대지계의 최상급 마법인 어스퀘이크가 위력을 발휘

하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돌맹이들은 그 힘에 의해 공중으로 치솟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높이 2, 3미터에 달하는 돌기둥들도 땅의 아래에서 누군가 망치로 힘껏 쳐올린

듯이 맹렬한 기세로 튀어나왔다.  그 바람에 폴리모프에 성공한 드래곤들이 그 돌기

둥에 찔려 그대로 소멸해버렸고,  몇몇의 악마들도 그 돌기둥에 의해 상당한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스퀘이크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한 준비운동에 불과

했다. 곧이어 발휘된 초진동은 슈엘이 서 있는 장소를 제외한 모든 결계 내부의  땅

을 완전히 흙으로 뒤엎어버렸고,  그 진동을 견디지 못한 돌기둥들은 힘없이 부스러

졌다. 드래곤과 악마들 중에서 땅에 발을 맞닿고 서 있었던 자들은  그 초진동의 위

력에 힘없이 휘말려들어 흙과 같이 부스러져버렸다.

 "……."

 결계 내부를 한바퀴 둘러본 슈엘은 빙그레 웃으며 몇 남지 않은 허공에 떠있는  자

들을 바라보았다. 세 명의 존재를 확인한 슈엘은 입을 열었다.

 "이거, 마룡 분들만 남았네요. 우연치곤 대단한걸요?"

 "자만치곤 어리석었다, 천사여."

 슈엘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뒤에 접근한 중년의 모습을 한 마룡이 중얼거

렸다. 좀 전, 아레트와 옐란의 사이에 끼어들어 옐란을 돌려보냈던 그 사내였다. 그

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마룡의 존재를 알아챈 슈엘은 급히 뒷 쪽으로 검을 넘기며 바

리어를 시전하려 했지만,  그보다는 마룡의 몸에서 뿜어진 공격이 빨랐다.  다른 마

룡들이 사용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지닌 레이저 브레스가 슈엘

의 등을 후려쳤고,  슈엘은 피를 토해내며 힘없이 바닥을 뒹굴었다.  자신의 보랏빛

머리카락을 품위있게 넘겨보인 마룡은 슬쩍 몸을 띄워 셋 밖에 남지 않은  마룡들에

로 다가갔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미안하다, 아이들이여. 내가 너무 늦게 도착한 탓에 고생이 심했구나."

 그의 사과에 마룡들은 감격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들 중 한 마

룡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루트네씨오 님…!"

 "미안하다…. 너희들은 쉬거라."

 루트네씨오라고 불린 중년의 마룡은 가볍게 워프 게이트를 생성시켜 거의 반강제적

으로 마룡들을 어딘가로 날려보냈다.  슈엘이 펼쳐놓은 공간  결계는 그가 나타날때

이미 무너져내린 후였다. 어느새 슈엘의 옆에 다가와 그의 몸 상태를 진찰한 라엘은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며, 루트네씨오를 노려보았다.

 "마룡공, 루트네씨오. 어째서 네가 여기있는 건가?"

 루트네씨오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신의 직위를 가진 라엘 님께서 여기 계시는데 저라고 못올것 같습니까?"

 "농담할 기분은 아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상못한 라엘 님의 훼방으로 제 소중한 아이들이 죽었으니

까요."

 그런 말을 하며 루트네씨오는 지지않겠다는 듯이 살기를 노출시켰다. 루트네씨오의

힘은 어지간한 중급  신따위는 상대도 되지 않을만큼 강력했기에 그런  태도를 취한

것이었다.  한참 서로를 노려보던 둘의 대치는 라엘이 살기를 거두고 그에게서 몸을

돌림과 함께 끝났다. 루트네씨오는 쳐다보지도 않는 라엘에게 간단한 예를 취하고는

근처의 상공에 있는 카인과 레이젤, 쥬크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라엘은 그를

막지 않았다.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다, 플로시네."

 쥬크의 풀 네임은 쥬벤다이크 벤 플로시네.  쥬크의 앞에 선 루트네씨오는 엷은 미

소를 지었다. 그에 반해 쥬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직 그 녀석을 쫓고 있는다지? 오래도 걸리는군."

 "마룡들이 드래곤들을 돕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후훗. 건방지구나. 설명해주는 것도 나쁠건 없지, 특히 너라면 말이다. 간단하지.

용왕들을 돕는 댓가로 다크 다이아몬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 그런 보석을?"

 쥬크의 몸이 움찔했다. 그도 그렇듯이, 다크 다이아몬드는 생명체들의 축복과 탄생

의 기운을 이용해 자라나는 빛의 보석인 라이트  다이아몬드와는 정반대로 생명체들

의 절망과 죽음의 기운을 이용해 자라나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어둠의  보석이었기

때문이다. 루트네씨오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미 받았으니 어쩔수 없겠지. 후후. 더이상 머무르다가는 라엘 님께서 화를 내시

겠군. 먼저 가보겠다.  아니지, 잊을뻔 했군. 용왕계로 오려면 아나트 성의 지하 통

로를 이용하라. 용왕들이 전해달라던 말이었다. 용왕계에서 다시 만나지."

 말이 끝남과 함께 루트네씨오의 모습이 휙, 하니 사라져버렸다.  고도의 용언을 응

용하여 생각만으로 마법을 실행한 것이었다.  루트네씨오가 사라지고 난 뒤, 쥬크는

뒤의 두명을 향해 말했다.

 "지상도 정리가 끝났군요. 내려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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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50회입니다! 아자잣>_<―!!  이 다음에는 카인의 외전이 한 편 올라갑니다.

여전히 약간의 수정만 거쳐서… 하핫-_-;

 원래 최상급 마법의 위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이번회에서는 어스퀘이크의 위력을 좀

더 상세 설명한 거죠.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4887번

 제  목:[하이랜더] 외전 - 은빛에서 핏빛으로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0 17:21    읽음:17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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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Side story

                             은빛에서 핏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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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왕력 16년, 서쪽 대륙 남부의 이름없는 산.

 은은한 월광이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추고 있다.  그것은 곡선을 그리며 날아드는 슈

미터도 마찬가지였다. 월광을 반사시키는 슈미터는 아름답기까지했다.  슈미터가 그

리는 곡선의 중앙에 서 있던 남자는 힘없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아름다

운 월광은 그마저도 아름답게 비추었다. 그의 뒤에 선 여인과 소년의 외침.

 "칸!"

 "아빠?"

 이미 죽어버린 칸의 여섯살 박이 아들, 카인은 자신의 아빠가 쓰러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죽음.  유한자들에게 있어 최고의 공포이자 선물이라는 것을 이해하기에 카

인은 너무 어렸다. 칸을 베어버린 다섯 명의 산적은 이제 카인과 칸의  부인인 에리

나를 향해 돌려졌다.  산적들의  눈빛에서 에리나는 이제 그들이 금욕보다도 성욕을

알았다. 에리나는 카인의 은발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카인? 엄마가 신호하면 그대로 마을로 뛰어가렴. 알겠지?"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포 속에서 엄마의 부드러운 말이 아이

에게 있어서는 가장 믿음이 가는 것이다. 카인은 헤헤,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

다. 에리나는 산적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산적들이 자신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

할 때!

 "뛰어!"

 에리나의 앙칼진 외침과 함께 카인이 퉁기듯이 달려나갔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

나만큼은 누구에게 지지않는 아이였다.

 "당신들이 원하는데로 뭐든지 해드리겠어요. 그러니 아이는 쫓지 말아요."

 산적들은 그녀의 제의에 자신들끼리 뭔가를 수근거리더니 의외로 쉽게 고개를 끄덕

이며 승낙해주었다.

 "좋아, 꼬마는 살려주지. 흐흐."

 칸 레카드와 에리나 레카드의 시신이 수습된 것은 그로부터 3일 후. 성왕 리리아가

파견한 군대에 의해 산적들이 소탕당하고 난 뒤의 일이었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외장 : Cain Side Story]

 올해로 16살이 된 카인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자신의 부드러운 은발을 휘날리며 열

심히 골목길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지난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이 주는 식량이나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생계를

이어온 카인이 가고 있는 장소는 역시나 자신들의 아지트였다.

 "어머, 카인. 기분이 좋아 보이네? 크게 한 건 했나봐?"

 "헤헷! 이걸 보라구!"

 카인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품에서 가죽 주머니를 하나 꺼내들고는 주머니를  열

어보였다.  주머니 안에는 금화가 가득히 들어 있었는데, 그 양이면 네 식구가 한달

동안 풍족히 놀고 먹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었기에,  그 곳에 모여있는 아이들은 입

을 쩌억 벌릴 뿐이었다. 처음 카인에게 말을 건 소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단해, 카인! 어떻게 구한 거야?"

 "으응. 지나가던 여행자의 주머니를 슬쩍했단 이 말씀! 헤헷."

 자랑스럽게 카인이 말하자 모든 아이들이 감탄사를 내뱉았지만,  소녀는 그렇지 않

았다. 소녀는 앙칼진 목소리로 카인을 향해 외쳤다.

 "카인!  여행자들은 건드리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겠니?  잘못하면 죽게 된단

말야!!"

 "으응. 알았어… 하지만 수입이 좋단 말야. 아, 알았다니까!"

 "그런데 말야. 이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다면 혹시 귀족이 아닐까?"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꽤나 좋은 옷을 입고 있는 푸른 머리카락의 소년이 사뭇  진

지하게 그렇게 말해왔다. 푸른 머리카락의 소년, 레이젤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고아

는 아니었다. 부모가 모두 마을에 살고 있었고, 집안도 풍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또

래의 아이들이 적어 이들과 어울리고 있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레이젤의 말은 아이

들로 하여감 긴장감을 고조시키게 만들었다.  그 긴장감을 깨기 위해 카인은 레이젤

의 머리를 한 대 후려치는 것을 택했다.

 "진지하게 나오지마, 레이젤. 겁나."

 "크윽… 뭐라고!"

 "미안, 레이젤."

카인은 레이젤에게 대충 손짓을 해보이며 대충 사과를 했고, 레이젤도 그를 대충 받

아들였다. 카인은 소녀를 보며 말했다.

 "그래, 디나. 눈을 감고 오른손 좀 내밀어 보지 않을래?"

 "응? 어째서?"

 소녀, 디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뒤로 걸음을 빼며 그렇게 말했다.  카인은 서운

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재촉했다.

 "눈 감고 손 내밀어 보래도…?"

 "아, 알았어."

 어쩔수 없다는 듯, 디나는 눈을 감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카인은 살짝 얼굴을 붉히

더니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가늘고 흰 디나의 손목에 그것을 채워주었다. 눈

을 감고 있던 디나는 흠칫하며,  감고 있던 눈을 떠서 카인이 채워준 팔찌를 바라보

았다.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는 고급 팔찌….  팔찌를 본 디나는 얼굴에 살며시 홍조

를 띄웠고, 그것을 그냥 지나칠 레이젤이 아니었다.

 "휘이익∼! 멋지다! 휘이이익∼!!"

 "오오, 카인이 디나에게 고백했다앗!"

 "드디어 한 거냐, 카인! 축하한다!"

 "어머, 디나. 좋겠다."

 "축하해."

 "그렇군, 오늘의 수입은 결혼식비였군?"

 레이젤이 먼저 그런 말을 꺼내자 아이들은 제각각 카인과  디나를 향해 그런  말을

건냈다. 둘의 관계는 이미 마을 사람들도 인정한 연인이었다. 아이들의 축하 속에서

카인과 디나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아직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 행복했던 일은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게 될 

것이란 것을.

 그 날의 아지트를 지키는 담당이 된 레이젤과 고아,  옐루트는 서로 시시한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지푸라미 더미 속을 뒹굴고 있었다.  문득 옐루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그래. 오랜만이다. 일은 잘되어 가냐?"

 마을 경비병은 빙긋 웃으며 그렇게 말했고, 레이젤은 재주를 넘어 가볍게  몸을 일

으키고는 마치 자신이 해낸 일인양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물론이죠! 카인 녀석이 어제 엄청난 일을 해냈다니까요? 엄청난 양의 금화를 가져

왔지 뭐예요? 음. 그러고보니 팔찌도 하나 가져와서 디나에게 줬어요."

 레이젤은 그야말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런 말을 줄줄 늘어놓았다.  이미 10년간

있어왔던 일이었기에 그럴수 있었던 것이다. 경비병은 피식, 웃으며 몸을 돌리며 말

했다.

 "그럼 나는 간다. 심한 장난은 치지 말도록 해. 아 참, 레이젤.  이지스  부인께서

찾으시더라."

 그렇게 말을 마친 경비병은 그대로 골목을 빠져나갔고,  레이젤은 옐루트에게 보초

를 맡기고는 자신의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레이젤이 아무런 생각없이 내뱉은 이 말들은 불행을 가져오는 씨앗이 된다.

 철썩.

 "꺄아아악!"

 살이 찐 마을 영주의 거대한 손이 약하기 그지 없는 디나의 뺨을 후려쳤다. 감당할

수 없는 그 위력에 디나는 힘없이 날아가 벽에 틀어박혀버렸다. 영주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거칠게 숨을 쉬었다.

 "이런 건방지기 짝이 없는 계집을 보았나!! 감히 후작 각하의 주머니를 털어?!! 이

익, 죽어버려!!!"

 퍼어어억!!

 이번에는 발이 날아들어, 디나의 배를 걷어찼고 괴로운듯 그녀는 인상을 한껏 찌푸

리며 헛구역질을 해댔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광경을 외면할 뿐, 누구도 나서서

말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영주의 구타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의 행각을

말린 것은 다름아닌 후작이었다.

 "팔찌에 흠이 가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만하고 팔찌나 빼오게."

 "죄, 죄송합니다. 후작 각하!! 이런 모습이나 보여드리고…."

 영주는 즉각 그에게 사죄를 하고 경비병에게 말했다.

 "어서 저 계집의 팔에서 팔찌를 빼오거라. 흠이 나면 무사하지 못할거야!"

 "예!"

 아침에 레이젤에게서 정보를 알아냈던 그 경비병이었다.  절제된 동작으로  경례를

붙인 경비병은  디나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팔목에 채워져 있는 팔찌를 풀려고 했다.

그 때였다.

 슈우우욱, 따아아악!!

 "아악!!"

 어디선가 날아온 돌맹이가 경비병의 이마를 정통으로 가격했고,  경비병은 급히 이

마를 감싸며,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경비병과 영주, 후작은 거의 동시에 돌맹이

가 날아온 방향을 노려보았다. 그 곳에서는 카인이 울상을 지은채 달려오고 있었다. 

카인은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이제 막  일어선 경비병을 다시 밀치며,  디나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그만둬요!! 이 팔찌는 제가 훔쳤다구요, 제가! 저 돼지의 돈과 팔찌는 내가 훔쳤

어, 이 멍청한 영주! 바보들! 왜 내 친구들을 모조리 죽였어! 디나도 죽이려고? 너

희들이 하는 일이 대체 뭐가 있다고! 어차피 깨끗한 돈도 아닐거면서!"

 어디서 주워들은 것인지 카인의 입에서 거침없는 독설이 터져나왔다. 모조리 죽였

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갈 곳 없이 자기들끼리 의지하며 힘

겹게 살아오던 가여운 아이들.  그들이 모두 죽었단 것이었다. 하지만 영주의 표정

은 다른 이유로 창박해져 있었다. 후작이 돼지라고 불려 표정이 굳은 것을 본 영주

는 덕분에 거품물고 졸도할 것만 같았다. 작위 상승의 꿈이 멀어진다. 영주는 빠르

게 발을 휘둘러 카인을 걷어찼다.

 "아니, 이 천한 것이? 감히 누구 앞이라고 함부로 떠벌이느냐!"

 "으윽…!!!"

 배를 강하게 걷어차였음에도 불구하고,  카인의 양  팔은 디나를 꼬옥 붙잡고 있었

다. 카인은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애써 펴 보이며 말했다.

 "디, 디나… 내가 지켜줄테니…우욱!!"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영주의  발이 날아들었다. 그 사이 경비병은 치료를 위해

영주의 성으로 돌아갔다. 후작은 기분이 상했는지 마차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크윽…! 팔찌는 반드시 챙기도록!!"

 "예, 알겠습니다!"

 건성으로 대충 대꾸한 영주는 다시 카인을 향해 발을 휘둘렀다. 계속되는 구타  속

에서도 카인은 끝까지 팔을 풀지 않았다. 결국 지쳐버린 영주는 숨을 헐떡이며 구타

를 멈추었다.

 "카…인…. 괜찮…니? 나 때문에…."

 디나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카인은 조금씩 피를 토하면서도 힘겹게 말했다.

 "괘, 괜찮아…쿨럭. 디, 디나야말로 내가… 큭, 쓸데없는 짓을 해서…!!"

 디나는 미소를 저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디나는 힘겹게 손을 들어 카인의  머

리카락을 매만졌다.

 "빨갛게… 변했네…? 하아, 하아…. 카인… 나 사실… 아주 좋아했어, 카인을…."

 "주, 죽을거처럼 말하지마!!"

 카인은 눈을 질끈 감으며 그렇게 외쳤다. 디나는 흐르는 눈물때문에 젖은 눈동자로

카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카인은 구타 속에서도 참았단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꼬옥 잡고 있는 디나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디나의 숨소리가 거칠

어지며, 힘겨워하기 시작했다. 숨소리가 희미해진다. 호흡이 희미해진다. 맥박이 희

미해진다. 그리고, 그리고… 멈춘다.

 14살때 자신의 엄마인 에리나가 죽은  이유를 제대로 알게 된 카인은 마음  속으로

몰래 하나의 맹세를 하였다. 다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 때문에 죽게 만들

지 않겠노라고. 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디나는 자신이 훔친 팔찌 때문

에 죽지 않았는가? 카인이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 그녀가  죽었다. 그녀가. 디나가.

카인의 맹세따위는 완전히 깨졌다.

 그 동안 체력을 회복한 영주는 카인의 목덜미를 붙잡으며 말했다.

 "신파극은 끝났나?! 이만 떨어져…!!!"

 "개자식…."

 "…뭐, 뭐라고?"

 카인은 고개를 들어 정면으로 영주의 시선을 되받아쳤다. 어느새 카인의 눈빛은 붉

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의 색도 붉은 색.  카인은 자신의 목덜미

를 잡은 영주의 손목을 강하게 후려쳤고 그 한방에 영주의 손목은 그대로 분질러져버

렸다. 16세의 소년이라고 볼 수 없는 힘이었다.

 "으, 으으으아아악!!!!"

 영주는 자신의 손목을 붙잡으며,  비명을 질렀지만 카인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

다. 어느새 영주의 검을 뽑아든 카인은 싸늘한 눈초리로 영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때마침 후작은 영주의 비명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마차를 뛰쳐나왔다.

 슈아아아아악―.

 바람을 가르며, 검은 휘둘러졌다. 그리고 베어냈다. 무엇을?  디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빌어먹을 영주의 목을. 검은 다시 휘둘러졌고, 다른 것을 또 베어냈다. 이번엔

무엇을? 영주에게 이따위 명령을 내렸을게 분명한 후작의 목을.

 카인의 모습은 인간이 아니었다.  피와 살육에 쾌락을 느끼는 듯한 그의 모습은 차

라리 악마에 가까웠다. 이제 카인의 검이 노리고 있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었다.

 "크크큭… 말리지 않은 너희들도 똑같아! 언제나 우리들을 위하는 척 하면서  경멸

어린 시선! 빌어먹을 새끼들!  그렇게 동정으로 위장하여 우리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통쾌했니! 너희들은 버러지다! 그 따위 말을 얼굴에 써갈기고 우리를 바라보며 위하

는 척! 그 순간 쾌감이라도 느꼈지? 마치 성인군자라도 된 듯한 착각에 젖어서 잘도

지껄이더라, 그래!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모두! 크하하!"

 광기에 사로잡힌 카인의 웃음소리가 마을을 울렸다.  그리고 카인의 머리카락은 마

을 사람들이 흘리는 피로 인해 점차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마을의 모든 사람이 카인에게 살육당하는 가운데, 목숨을 구한 자가 있었다.  바로

골목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는 레이젤이었다.  디나가 영주에게 구타를 당하는 순간

부터 그는 몸이 얼어붙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디나가 죽고, 영주가 죽고

, 후작이 죽고, 마을 사람이 죽고. 결국 그의 부모마저 죽고. 레이젤은 마을의 모든

사람이 죽고 자신과 카인만이 남았을 때. 카인이 디나의 옆에 엎어져서 흐느끼고 있

을 때,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레이젤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카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같이 울었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

 비가 내린다. 거침없이 쫙쫙 잘도 내린다. 내리는 비는 대량의 피를 시원하게 쓸고

내려간다. 카인의 머리카락의 핏빛은 씻겨가지 않았다.

 서로를 원망할 틈 따위는 없었다. 이제는 정말 세상에 둘이서만 버려진 것. 오히려

서로를 위하고, 믿고, 의지했다.

 카인의 그 힘이 하이랜더의 폭주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수십년이 흐른 뒤의 일이었

다.

 이것은 810년전, 성왕 리리아가 다스린 평화스러운 시절에 발생하였던 하나의 참혹

한 이야기. 하지만 단순한 살인극으로만 알려져, 곧 세상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잊혀

져버린 이야기. 그리고 지금에는 카인과 레이젤, 둘만이 공유하고 있는 비밀 이야기

이자 카인의 머리카락과 눈빛이 은빛에서 핏빛으로 변하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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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의 외전입니다. 좀 어둡고, 시리니컬한… 아닌가요?;;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535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1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3 22:24    읽음:19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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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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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대한 축제가 벌어졌다. 몇년 만에 제 주인을 찾은 옛, 레인의 수도 레이니즈. 왕

족, 귀족, 평민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처음에는 성  내의 연회장에서만의 축제는 이

제 도시 전체의 축제였다.

 레시트가 연회장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회는  소박하긴 했지만,  현재

동쪽 대륙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단히 화려했다.  웅장하면서도 밝은

분위기의 음악이 울려퍼지면서, 샹들리에로부터 은은한 조명빛이 내리쬐었다.

 파티의 주인공은 역시 된 레시트였다. 레시트는 연회장에서 한 번, 그리고 성을 나

와서 한 번.  총 두 번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가 나오자마자 모든 이들이 그에

게로 몰려들어 충성을 맹세했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루벤이었다.  전(前) 중앙 기사단에서 몇 안되는 생존자 중의

한 명인 그는 현재 중앙 기사단의 제1사단 단장을 겸하고 있었다.  레이니즈를 공포

로 통치하던 니트슨을 생포한 것이 바로 그의 공훈이었다. 그 덕분에 몇일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집무실에서 느긋하게 집무를 보며, 곧 승진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설

레며 잠을 설치던 니트슨은 현재 차디찬 지하 감옥의 바닥을 비비적대고 있다.

 두 주인공과는 달리 카인 일행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적었다. 카인과 레이젤,  쥬크

의 경우에는 너무나도 강한 힘에 압도되어서 저항군 사람들이 아니면,  제대로 말도

붙이지 못하였다.  물론 레이젤은 타고난 밝은 성격으로 아레트와  에르만을 끌고서

사람들과 어울렸다. 슈엘도 부드러운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렸고,  라엘도 쉽게 그

들과 어울렸다. 끝까지 스승님 곁에 있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던 알테아는 좀 전에 수

십명의 소녀 패거리가 그들을 지나친 이후, 보이질 않았다.  납치라고 할까? 세나도 

카인의 곁에 있으려고 했지만,  타고난 미모가 워낙 뛰어난 탓에 함께 있지 못했다.

쥬크마저도 기사도라면 넘어가는 숙녀들의 무리에 휩쓸려 결국 남은 것은 카인과 피

아. 사실 카인도 대단한 미남이었고, 피아도 미녀였지만… 카인의 차가운 성격 덕분

에 사람들이 제대로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자 카인과 피아는 처음

에 성을 나왔을 때의 약속대로 광장을 향했지만, 분산된 일행은 올 줄을 몰랐다. 결

국 그들은 도시를 뒤져서 일행을 찾아내야만 했다.

 음유 시인의 행진에 가장 앞장서 있던 레이젤을 빼돌리고, 옆에서 환호하던 아레트

와 에르만도 빼돌렸다. 목사 패거리와 함께 종교 토론을 하던 슈엘을 데리고,  마법

사들과 놀고 있는 라엘을 데려갔다. 소녀들과 숙녀들과 남성들의 장벽에 포위된  알

테아, 쥬크, 세나는 텔레포트 마법으로 강제로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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