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장 : 용신계를 향하여] (10/15)

                          [9장 : 용신계를 향하여]

 쥬크의 새로인 집무실로 집합한 일행은 다시 한번 술잔을 돌렸다. 명목은 알테아의

각성 축하. 그렇게 이름 붙여진 소규모 파티에 레이젤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놀자고 하면 되잖아. 쳇."

 레이젤의 말은 가볍게 무시되고, 술 자리가 마련되었다. 막 포도주를 한잔 마신 세

나는 술기운을 깨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라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 맞다. 스승님. 한가지 물을게 있는데요."

 "앙? 뭔데."

 레이젤과 함께 경쟁하듯이 술을 퍼마신 라엘은 혀가 꼬부라지는 목소리를 내며  세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신계 최고의 마법사라는 자의 술 취한 모습에 세나는 저

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키득…. 다른게 아니고요. 용왕의 힘에 관해서인데요."

 세나의 질문이 시시껄렁한 것이 아니라 용왕의 힘에 관한 것. 즉 아주 진지한 것이

란 것을 알아먹은 순간 라엘의 정신 상태는 순식간에 맑아졌고, 그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피아는 애초에 술도 안마셨지만….  라엘은 눈을 빛내며 진지한 어조

로 말했다.

 "말해봐라."

 "예. 그러니까 제 생각으로는 군주들에게 빼앗긴 용왕의  힘을 의식을 통해서 되찾

을 수 있을거 같은데요. 물려준 것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강탈한거잖아요?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물려주는 의식을 거행하면  그 힘이 다시 저희들에게로 돌아오리라고 보

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의 말에 라엘은 잠시간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다는 자

신이 지니고 있는 무한에 가까운 지식들을 새로이 떠올려보면서 세나가 밝힌 그녀의

생각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것을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답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곧 라엘의 입가로 미소가 피어오른 것이다.

 "이론적으로 네 말대로라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론적이긴 하지만… 불가

능보다는 좋다는거 아니겠냐?"

 "그럼 문제는 그 의식을 치루는 동안의 방어이군요  그 동안 용왕들의 공격을 버틸

수가 있을런지. 특히나 그 마룡공의 공격을."

 잠시지만,  기쁨에 들떴던 집무실의 분위기는 쥬크의 말로 인해 금새 가라앉아버렸

고, 이윽고 카인의 결정타가 날아왔다.

 "의식은 어떻게 하지? 라엘 님이라고 하여도 한 종족의… 그것도 드래곤 일족의 왕

가 비밀에 대해서는 아시지 못할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면서 카인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할 셈으로 라엘을 바라보았고,  역시나

라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걸 알지 못해. 직위가 낮으니까. 아니, 직위가 높은 신이라도 그런 것은

알지 못할걸? 주신께선 아시겠지, 그 분은 모든 걸 아시니까. 하지만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으실거다. 드래곤이 하나라도 남아 멸종하지 않는 이상은."

 그 때, 세나가 말했다.

 "하지만 풍룡군주, 케니안이라면. 그는 아바마마의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였어.  그

분이라면 아실지도 몰라."

 "오, 그렇군. 그런데 그 잘나신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께서는 적이야.  어떻게 할거

야?"

 비꼬는듯한 아레트의 질문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는 듯이,  세나의 반응은

즉각 튀어나왔다.

 "몰라."

 …. 결국 문제는 원점에서 빙글빙글 도는 꼴만 가져오게 되었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라엘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내가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 이만 신계로 가봐야겠다."

 "엇, 스승님. 도와주지 않을거예요?"

 갑작스런 라엘의 말에 당황한듯이 세나가 말했고, 라엘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천

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손을 한번 휘젓자 그의 로브와 지팡이, 마법서가 그

에게로 다가왔고, 라엘은 그것들을 장비하며 말했다.

 "나는 중립적인 신이다.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해도 직접적인 도움은 곤란해. 게다

가 나는 빨리 올라가지 않으면 인간계에 오래 머문 죄로 중죄인 취급을 받아서 신계

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단 말이다."

 "하, 하지만… 그럼 간접적인 도움이라도 줘요!"

 "……. 너 정말 황당한 말솜씨는 그대로다? 처음 만날때도 나보다 약해빠진 주제에

마법 안가르쳐주면 죽이겠다니.  아, 그때도 황당했었지만, 신계 마법 몇개 배운 다

음에 나한테 와서 한판 붙자고 제안할때도 놀라웠지."

 "말돌리지 마요. 이젠 안 통해."

 얼렁뚱땅 넘어가기 위해 과거의 일을 주절거리기 시작한 라엘을 세나는  눈을 가늘

게 뜨며 노려보았고, 라엘은 한숨을 내쉬며 품을 뒤적거려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가 꺼내든 것은 한 장의 스크롤이었다. 세나는 라엘이 내미는 그 스크롤을 양손으

로 받아들며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게 뭐예요?"

 "스크롤. 처음 보냐? 헛살았네."

 "스승님!"

 "아까 슈엘이 사용했던 공간 결계라는 마법의 완성형이옵니다."

 세나의 앙칼진  목소리에 라엘은 즉각 대꾸했다.  그의 모습은 마치 상관을 대하는

군기 잡힌 군인처럼 딱딱했다. 물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공간 결계?"

 "그래,  그래. 슈엘이 사용한건 미완성이지만,  그 스크롤에 담겨있는 건 완성품이

다. 화룡군주에게 써라."

 "…? 루트네씨오가 아니구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세나가 말하자 라엘은 웃었다.

 "루트네씨오에게 공간 결계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아까 봤지? 슈엘의 결계를 무시

하는 거. 물론 그 결계가 더 강하긴 하겠지만, 별반 소용없을거다."

 "그런데 왜 하필 화룡군주이죠?"

 "으음, 나도 나름대로는 조사한  바가 있지.  그 녀석이 이번 일에서 가장 수상해.

아무튼 내 말대로 해라. 이 몸의 말씀을 따라서 안좋을건 없잖아. 그렇지 않니,  슈

엘?"

 자상한 미소를 띄우며, 라엘은 지원군인 슈엘을 바라보았지만, 지원군은 그를 배반

하였다.

 "갑자기 마나 역회전으로 인해 죽음의 문턱을 다녀온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마 제

가 그 때,  스승님의 말씀에 정확히 따랐지요? 옆에서 깔깔대던 스승님의 모습도 아

직 생생합니다."

 "…. 빌어먹을, 그러고도 네 놈이 천사냐."

 "예. 날개가 있고, 천사의 씨앗에서 태어난 순수한 천사입니다."

 방글방글 웃으며 말하는 슈엘이 이렇게 얄미워 보인 적이 없는  라엘이었다.  잠시

후, 라엘은 투덜거리면서 슈엘과 함게 신계로 돌아갔고,  일행은 다시금 시끌벅적하

게 떠들어대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니트슨이 감금되어있는 지하 감옥의 분위기는 싸

늘하기 그지없었다.  평소에는 그 곳을 지켜야할 병사들도 그 날만은 파티라는 명목

아래에 파격적이게도 전원 휴가를 받고 없었다.  게다가 현재 죄수는 니트슨 뿐이었

고, 그는 지금 입을 다물고 있었기에 지하 감옥은 침묵, 그 자체였다.

 뚜벅, 뚜벅, 뚜벅, 뚜벅….

 그런 그 곳에 구두 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아나트의 기사 대장이자 악마대공인

퀴어스였다. 그는 니트슨이 쭈그려 앉아 있는 그의 독방-어차피 지하 감옥에는 니트

슨 밖에 없다-에 접근하며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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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뿌리 님, arael15 님, 아이센트 님, noel 님, 이리아1 님, fhd123 님, a2118 님,

net81 님, feel4u 님, 666angel 님, 준싱이 님, 전설남자 님, 용사 님, 

 이상 13분들, 50회 축하글 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웃. 그 중에서도 전설남자(이경영) 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분이십니다. 가즈

나이트, 이노센트, 리콜렉션의 작가시죠. >_<

 요 몇일 간,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51회도 겨우 틈 내서 쓴거예요. ㅠ_ㅠ;; 52회

는 언제 올라올런지? 하핫!;;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572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2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6 18:16    읽음:18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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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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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흐흐, 꼴 좋구나, 니트슨. 승진은 따놓았다고 기뻐하던 너의 모습은 어디로가고

내 미학에 어긋나는 추한 모습을 하고 있는거지?"

 놀리는 듯한 퀴어스의 말에 니트슨은 지금까지 그에게 보여주었던 여유스러운 모습

이 아니라 두려움에 가득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 악마…!"

 "호오? 내가 악마인건 아는 사실이잖아?  그걸 알면서도 너는 나와 계약을 하고 나

의 힘을 받았지. 틀린가?"

 "악마, 악마, 악마…!"

 "흐음, 아무래도 네 놈이 당해도 안나온게 원망스럽나 보구나?"

 사실이었다. 니트슨의 위기를 퀴어스가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퀴어스로서는 순

전히 한 명의 인간 때문에 목숨을 거는 일-그러니까 쥬크를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퀴어스는 낮은 웃음소리를 다시금 흘리며 자신의 보랏빛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후후, 좋아. 악마가 주는 선물을 한가지 더 받아보겠나?  널 이 차가운 구석에 쳐

넣어버린 녀석들을 죽여버릴수 있는 힘인데 말야."

 그 말에 악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넋이 나간듯이 행동하던 니트슨의  몸이 벌떡,

일으켜졌다.  그의 행동에 퀴어스는 자신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됨에 다시금 낮은 웃

음 소리를 흘렸다.  그 힘을 갈구하는듯한 니트슨의 눈빛에 퀴어스는 고개를 끄덕이

며, 마법진을 전개하였다. 그의 손등 위로 떠오른 거대 마법진은 음산하고 기분나쁜

보랏빛을 발하였고, 곧 그 마법진에서는 꿈틀거리는 보라색 연기가 새어나오기 시작

했다. 연기는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는 듯한 기세로 니트슨의 몸에 빨려들어갔고, 연

기가 모조리 그의 몸에 흡수되자 니트슨은 한차례 경련을 일으키고는 그대로 바닥에

풀썩, 쓰러져버렸다. 다시 손을 주머니에 쑤셔넣은 니트슨은 씨익 웃었다.

 "고위 악마술, 버서커 오브 버서커. 이 녀석에게 상처를 입으면 그  녀석도 버서커

로 만들어버리는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마법이지. 흐흐, 쥬크. 내 선물로 네가 즐거

워진다면 좋겠는데 말야. 크크크…."

 흐릿해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지하 감옥에서 퀴어스의 모습은 사라졌다.  다시금 침

묵이 찾아든 지하 감옥에 다시 울려퍼진 소리는 탁하기 그지없는 니트슨의 괴성이었

다.

 쾅쾅쾅, 쾅쾅, 쾅쾅쾅.

 거친 노크 소리가 쥬크의 집무실에 울려퍼졌다. 피아를 제외한 모두가 술에 취해서

뻗어버렸기에 어쩔수 없이 피아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예, 누구세요?"

 "전령입니다! 기사 대장님은, 쥬크 님께서는 안계십니까?!!"

 무척이나 급한 어조였기에 피아는 어리둥절해하며 집무실의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기사 대장님을 비롯한 분들께서는 약주를 하시고 보시다시피."

 전령으로 달려온 병사는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과 같이 급한 상황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조리 뻗어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의 슬픔은 오래가지 못했다. 쥬크

와 카인,  레이젤이 일어난 것이다. 직위 상으로 쥬크보다 낮은 카인이 그에게 말했

다.

 "무슨 일이냐."

 "파, 파티장에 죄수인 니트슨이 나타나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흐음? 잘도 지하 감옥에서 빠져나왔군. 하지만 니트슨이라면 파티장에 있는 기사

들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터. 왜 우리들을 찾는거지?"

 그때 즈음, 세나와 아레트, 에르만도 일어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그게. 니트슨의 검을 맞은 기사들이 갑자기  눈을 뒤집고 아군을 공격하기 시

작했고, 그 공격을 맞으면 모두 눈이 뒤집히더니…!!"

 "설마… 고위 악마술, 버서커 오브 버서커?"

 쥬크는 살며시 미간을 좁히며 그렇게 말했고, 곧이어 에르만의 대꾸가 튀어나왔다.

"맞아요.  그런 현상이라면 분명히 그 마법일겁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고위 악마술

을 대체 누가…!? 그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악마의 침입이라면 충분히 알아

챌 수 있을텐데."

 "죄송하지만, 그게 급한게 아닙니다! 모두 죽어가고 있다구요! 신생, 레인 국의 주

요 인물들께서 말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자, 병사는 실례를 무릅쓰고 버럭 소리를 질렀고, 그의 외침

에 다시금 현재 상황에 대해서 자각하게 된 일행은 빠르게 파티장을  향하여 이동했

다. 그들이 도착한 파티장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시

트를 비롯한 레인의 간부들은 거의 제정신이라는 점이었다.  그들을 가장 먼저 발견

한 루벤은 반갑게 외쳤다.

 "아, 기사 대장님!"

 그의 외침에 응할새도 없이 빠르게  대쉬한 쥬크는 버서커들을 향해 강력한 검기를

뿌렸다. 살상보다는 접근을 막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다른 분들은 물러서십시오. 악마의 마법입니다, 이건!"

 그들의 실력을 지금까지의 전투와 레인 성을 두고 다툴때의 위력으로 익히 잘 알고

있는 레시트와 간부들이었기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쥬크의 말대로 파티장의 구석으

로 여자들과 아이들을 먼저 피하게 하고는 자신들도 급히 그 쪽으로 향했다. 뒤이어

달려온 세나와 아레트, 에르만이 동시에 주문을 외워 대부분의 버서커들을 기절시키

는 것에 성공했다.  기절한 버서커들이 눈을 뜨면,  그들은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니트슨을 비롯한 몇몇의 버서커들은 세나들의 주문이 씨알도 먹히

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버서커 오브 버서커의 마

법을 건 존재는 다름아닌 악마 대공,  퀴어스. 그가 걸어둔 마법을 깨뜨리기에는 세

나들의 마법이 미약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하였다. 아무리 버서커

오브 버서커의 주문으로 인하여 초인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상대는 애초에 인간이 아니었다.

 상황은 우습게 종료되었다.  그렇지만 버서커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사망한 이들 중

에는 니트슨이나 포로들만이 아니라, 레인의 사람들도 다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특

히 중앙 기사단의 기사도 몇이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었다. 레시트는 그들의

신원을 손수 조사한 뒤에 그들의 집에 일일이 방문을 하여 사과를 하며 다녔다.  그

들의 가족에게는 상당한 금액이 지불되었다. 물론 가족의 죽음을 슬퍼하며 레시트를

욕하고, 원망한 집도 없지는 않았다. 레시트는 그들의 원망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가슴 속 깊이 아나트에 대한 분노를 심었다.

 6월 10일, 성지 야니키어와 아나트의 국경 지대의 언덕에 위치한 허름한  판자집을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모두 로브를 둘러쓴 사내들이었는데 한명을 나머지 다섯 명

이 호위한 채였다. 판자집의 근처에 도달하자 호위병 한 명이 대열을 이탈하여 조심

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잠시 간의 시간이 흐르자, 안에서의 대답이 왔다.

 "누구십니까?"

 "우리의 만남은 빛을."

 그야말로 동문서답이나 다름없었지만, 안에서는 그에 걸맞는 수준의 대답이 튀어나

왔다. 끼리끼리 논다고나 할까?

 "빛은 광명을."

 "광명은 영광을."

 "영광은 승리를."

 "승리는 우리의 기쁨을. 하지만…."

 "또한 그들의 슬픔. 어서 오십시오, 성스러운 곳의 손님이시여."

 암호로 이루어진 대화가 끝나자,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판자집의 문이 열리며 집

사가 걸어나왔다.  가장 먼저 집의 안으로 들어선 자는 호위를 받고 있는 30대 중반

의 사내였다. 그가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집의 내부를 둘러보자 집사는 고개를 숙이

며 말했다.

 "힘들게 먼 길을 달려오셨는데, 이런 허름한 장소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곳이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하에 이런 곳으로 초빙하게 되었

습니다."

 "아아, 괜찮다. 그보다 아나트의 기사 대장께서는 어디에 계시나?"

 사내는 빙그레 웃으며 집사를 향해 말했고, 집사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을  지

하 계단으로 안내하였다. 집사는 그들에게 기다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곧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성지의 손님들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모시도록."

 "예. 들어가시지요. 기사 대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가 문을 열자 먼저 다섯 명의 호위병들이 당장이라도 검을 뽑을 자세를 취하며

먼저 문 안으로 들어섰다.  문 안에 어떠한 위엄도 도사리지 않음을 확인한  그들은

곧 자세를 풀며 사내가 들어오도록 길을 터주었고, 사내는 당당하게 문에 들어섰다.

아나트의 기사 대장, 퀴언.  즉, 퀴어스는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보랏빛의 포도주가

담긴 유리잔을 손에 든 채로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어서오십시요, 성스러운 신의 의지를 행하시는  분들이시여.  저는 아나트의 기사

대장인 퀴언 글레시스라고 합니다. 당신은…?"

 "성스러운 신의 무력을 행하는 성기사단의 단장인 저의 이름은,  버닐 로렌입니다.

대국, 아나트의 기사 대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내의 입에서 나온 그의 신분은 퀴어스를 내심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자신이

직접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니, 신전기사의 단장정도의 사람이 올거라 예상했던 그

였다.  특히나, 지금까지 아나트와의 전쟁에서도 성지는 단 한차례도 성기사단의 전

력을 공개하지 않았기에 그가 느끼는 놀라움의 정도는 더더욱 커졌다.

 '뭐, 그래봤자지. 성기사 할애비가 몰려와도 상관할 바가 아니지 않아? 키득….'

 확실히 퀴어스의 생각대로였다. 버닐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몰라도 악마 대공이

라는 어마어마한  직위에 걸맞는 실력을 지닌 퀴어스에게는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

 한편, 버닐은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일단 장로 신관들이 자신을 지목하여 이렇

게 오기는 했지만, 뭔가가 불안했던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불러놓고 무슨 짓을 하

려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버닐은 곧 자신의 생각이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의 허

리에 채워져있는 오러 블레이드의 위력은 어지간한 수준의  검기를 뛰어넘는 놀라운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자신을 호위하는 다섯 명도 역시 정식으로 오러 블레

이드를 하사받은 뛰어난 성기사였다.  버닐은 그런 생각에 빙그레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그래요, 귀국에서 저희 성지에 휴전을 제의하셨는데 그 조건을 들어볼까요?"

 "흠, 얘기는 빠를수록 좋겠죠. 먼저 지금까지 본국에서 빼앗은 성지의 모든 영토를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성지를 더럽힌 보상액으로 50억 젤Jel(화폐단위)를 지

급해드릴 용의도 있습니다."

 대단히 좋은 조건이었다. 그렇지만 버닐이 어릴 적, 불운의 사고를 당하여 머리 구

조가 어떻게 되지 않은 이상은 그들이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버닐

은 상당히 놀라워하며 말했다.

 "오호, 파격적이군요. 그 정도의 조건이라면 귀국에서 성지에 원하는 것도  있겠지

요? 들을수 있겠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본국에서 원하는 것은 위대한 성지의 무력을 빌리는 것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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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 연재, 느릿느릿. =_=;;;

 합창부 소속인데, 6월 8일에 공연이 있다더라구요. 연습한다고 많이 지칩니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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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2572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3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6 18:17    읽음:187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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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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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 말씀 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본국에서는 이제 곧 레인이 모든 병력을 이끌고 본국을 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본국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죠. 거의 모

든 병력을 성지와의 전쟁에 투입하고 있는 지금은 그야말로 레인으로서는 절호의 기

회가 될테니, 분명 그들은 쳐들어 올 것입니다. 그 때, 성지에서 레이니즈를 공격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 말에 버닐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들이 제시한 조건은 성지 역사상 전례를 찾

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조건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비어있

는 레이니즈를 공격하라는 것. 쉽게 말하면 빈집 털이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전술적

으로 뛰어난 수법이지만, 성지가 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버닐은 제시한 조

건이 마음에 걸렸다. 이 정도 조건을 거부한다고 해봤자, 장로 신관들이 곧 재 조약

을 채결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이교도로 몰려 죽을 것이 뻔했다.  버닐은 변해버

린 성지를 잠시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중대한 사항은 제가 함부로 결정 내릴만한 사항이 아니군요. 일단 장로 신관

들께는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대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귀국이 너무 손해를 보는 듯 하군요."

 "아닙니다. 성스러운 힘을 이러한 일에 사용하려면 이 정도로는 모자랍니다."

 '… 라고는 하지만, 사실 망하든 말든, 내가 알 바가 아니거든.'

 퀴어스와 버닐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악수를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버닐 일행은

판자집을 벗어나 성지로 귀환했고,  몇일 후에 퀴어스에게 온 성지의 편지는 조약을

체결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는 곧 성지의 영토에서 군대를 물리고는 선금으로  20억

젤을 성지에 지급하였다.  그렇게까지 일이 진행 되었음에도 레인 국에서는 전혀 그

러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라엘과 슈엘은 다시 신계의 중립 지역으로 돌아왔다. 스승에게 뭔가 생각이 있어서

겠지, 하며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던 슈엘은 중립 지역에 발을 디디는 순간, 라

엘을 바라보았다. 마침 라엘도 슈엘을 바라보던 참이었다. 라엘은 제자의 얼굴을 보

더니 빙그레 웃어보였다.

 "뭐가 궁금하지?"

 라엘이 자신의 표정을 보고 그 의도를 알아맞춘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때문에

슈엘은 그에 놀라지 않고 질문을 했다.

 "스승님, 왜 그렇게 서둘러서 돌아오신겁니까? 물론 오래 머무는 것은 금기이지만,

적어도 한달은 머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직접 일에 개입할 수 는 없겠지만, 조언

정도는 하실 수 있을텐데요?"

 "…나는 내 고향에 있어서는 안될 존재거든."

 잠시 고민을 한 끝에 나온 라엘의 말은 슈엘이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슈엘이 알기

로는 라엘은 그의 고향인 검술계Ix가 창조된 이후,  가장 위대하며 존경받는 인물이

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있어서는 안될 존재라니요. 스승님이야말로 검술계Ix에 없

어서는 안될 분이시잖습니까?"

 "아니, 틀려! 나는 애초에 태어나서는 안될 존재야! 검술계Ix…? 그래, 그 곳은 분

명히 검술계야! 하지만, 하지만. 검술보다도 마법이 오히려 발달해 있다! 왜지?  바

로 나라는 녀석이 태어나면서 차원계의 균형을 뿌리 채로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슈엘은 라엘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꽤나 충격적인 면도 있었고,  라엘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듣는 것도 처

음이었고, 끼어들 틈도 없었다.

 "종이를 만들고, 화약을 만들고, 시계를 만들고, 수정구를 만들고, 철기 문화를 탄

생시켰고, 미술 양식을 발전시켰고, 문자 체계를 확립하고, 달력을 만들고,  천문학

을 탄생시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법의 수준을 근 1천년은 발전시켜 버렸다.  무

리도 아니지,  드래곤을 마법으로 이길 정도의 경지에 이르른 녀석이,  나였으니까.

내가 인간일 적에 한 일은 그야말로 엄청났지.  하지만, 그것이 차원계를 흔드는 짓

이야, 그 곳은 어디까지나 검술계! 차원계의 균형이 흔들렸다는 증거는 간단해. 800

년 전을 시점으로 검술계Ix의 검술의 발전이 정지되었다. 그리고 과학은 800년 동안

하나도 발전하지 않았어.  아니, 증기  기관이 발명되었군. 다른 차원계에서는 증기

기관이 발명되면 산업 혁명을 일으켜, 엄청난 과학의 발달을 이루지! 하지만, 그 곳

은 그것조차 제대로 응용하지 못한다고, 기껏해야 배 속도를 올리고 있지.  그게 바

로 나 때문이야!  다행히… 800년이나 지나서 다시금 검술이 발전하고 있고, 마법이

쇠퇴하고 있지만. 나는… 그 곳에 별로 있고 싶지가 않아."

 힘 없는 목소리로 라엘은 말을 끝맺었다.  흥분한 탓인지 숨까지 헐떡이고 있었다.

그 때, 라엘의 옆에 두 명이 텔레포트하며 나타났다.  한 명은 짧게 친 검은색 머리

에 등에는 중검을,  허리에는 장검과 도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손목의 장갑에는

단검이 몇개 꽂혀 있었다. 그의 뒤에 서 있는 자는 천사였는데, 슈엘과 같은 연녹색

머리카락을 역시 짧게 친 상태였다. 그리고 그는 성스러운 기운이 스며들어 있는 장

검을 들고 있었다. 검은 머리의 사내가 말했다.

 "큭큭, 라타니엘? 이번에 오랜만에 고향을 다녀왔다면서?"

 "…시니오스."

 라엘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시니오스를 바라보았다.  검술의 신. 서열은 그리 높지

못했지만, 실력만은 최강에 속하였다.  그런 그의 나이는 라엘과 비슷했고,  때문에

둘은 라이벌 비슷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최고에 속하는 시니오스와 최강

이 분명한 라엘의 사이에는 확실한 힘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래, 고향은 어떻던가? 네가 붕괴 직전까지 몰고간 차원계의 흔들린 균형은 많이

회복되었나? 후후."

 시니오스는 라엘의 가장 아픈 점을 건드렸다.  인간일 당시, 세계의 발전을 위해서

라엘이 했던 일들이 실은 세계를  붕괴시켜가고 있었다.  신이라는 종족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주신께 들었던 그 사실은 라엘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라엘 정도의 마법

적 재능을 가진 존재는 마법계-상에도 없었고, 드래곤 일족에도 없었고, 신들에게도

없었다. 그야말로 전무 후무한 대천재. 그런 존재가 검술계에서 태어난 자체가 차원

의 불안정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검술계Ix에 잠든 파괴신이  깨어날 뻔 한  적도

있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짓을 해서 붕괴를 부추기고 왔는지 모르겠…!"

 라엘의 가느다란 양 손이 시니오스의 머리를 붙잡았다. 라엘은 엄청난 살기로 시니

오스를 질리게 만들었다.

 "내가 오늘 기분이 안좋다. 곱게 닥치고 있는게 좋을거다, 시니오스."

 "크윽…!"

 "신계의 서열은 네 놈이 나보다 높다. 하지만 알아둬라, 너 따위는 내 상대가 아니

야. 지금까지 귀엽게 잘 논다 싶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분위기 파악 잘못했다가 이

렇게 당하는 수가 있어.  나를 힘으로 누르고 싶나? 주신 정도의 힘을 기르고 와라.

그 전엔 어림도 없어."

 차갑게 말을 뱉은 라엘은 마력으로 시니오스를 공중에  띄우고는 그대로 뺨을 후려

쳤다.  시니오스도 막강한 기(氣)로서 라엘의 마력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무진 애를 썼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스승님!"

 시니오스의 제자, 바비엘이 그에게 달려들려 했다. 그 때,  슈엘이 그를 막아섰다.

시니오스는 슈엘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인간이었던 신따위나 따르는 녀석이 누굴 가로막는 거냐!"

 "그 신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깨지는 신의 똘마니가 어디서 떠들어."

 라엘의 제자인 슈엘을 말로 이길 천사는 아마 없을 거다.  바비엘이 발검을 하면서

그대로 검을 휘두르자, 슈엘은 가볍게 손을 뻗어서 방어막을 형성했다. 바비엘의 검

과 슈엘의 방어막이 부딪히는 순간,  슈엘은 텔레포트로 바비엘의 뒤로 이동하여 곧

장 바비엘의 등을 찼다.  체술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불시에 등을 얻어맞자 바

비엘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균형 감각이 좋아서 넘어지지는 않았다.

 "으아아아아!"

 그 때, 시니오스가 거성을 내질렀다. 그와 함께 주변의 초목들이 낫에 베인 듯, 일

시에 잘려져 나갔다. 그 반경은 무려 50미터. 그리고 상공에 떠 있는 구름들이 한번

에 자취를 감추었고,  라엘의 속박이 깨어졌다. 힘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애초에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시니오스도 검술계 신들 중에서 서열 5위 안에 들어

가는 대단한 자였다. 시니오스는 거칠게 숨을 쉬며 등의 대검과 허리의 도를 뽑아들

었다.  허리의 도가 곡선을 그리며 음속을 넘어선 스피드로 움직였다.  라엘은 속도

향상 주문인 헤이스트로 그 공격을 피했다.

 "하아!"

 후속타로 대검이 바닥을 내리찍었다. 높이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검기

가 대지를 찢으며 라엘에게 날아들었다. 라엘은 발에 마력을 실어 그 검기를 짓밟아

서 소멸시켜버렸다.

 이렇게 되자 중립 지역의 존재들이 하나, 둘 씩 그들의 싸움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

다. 말리는 이는 없었다. 중립 지역에서는 분쟁이 잘 일어나지 않지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말리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었다. 주신이 있는 곳에서 어찌 함부

로 나서는가, 하는 의미였다. 전세는 알 수 없게 되어갔다. 시니오스가 라엘에게 밀

리고는 있었지만, 시니오스도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슈엘과 바비엘의 싸움

은 그야말로 호각이었다. 처음에 슈엘이 우위를 점했던 것은 바비엘이 그를 너무 우

습게 봤던 탓이었지, 슈엘이 너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들의 싸움이 절정에 달해

갈 무렵, 갑자기 모든 존재들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엄청난 위압감이 그들을 짓눌렀

고,  그 위압감에 라엘마저도 몸을 떨었다. 그를 떨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

나. 바로 주신이었다 . 지금 중립 지역의 하늘에 주신의 거처인 주신궁과의  통로가

열린 것이었다. 그 사이로 주신의 천사. 즉, 주천사(主天使)가 내려왔다.  주천사는

사뿐히 땅에 내려와 말했다.

 "주신께서 당신들의 분쟁을 말리기 위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마법의 신, 라

타니엘 님과 검술의 신, 시니오스 님께서는 저를 따라와 주세요."

 조용했지만, 모든 이들의 귀에 확실히 주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천사가 나타나

자 상황이 종료되었고, 몰려든 이들은 대부분이 돌아갔다.  라엘과 시니오스가 주천

사를 따라 주신궁으로 올라가자, 남은 것은 슈엘과 바비엘 뿐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치고박고 싸우던 둘이었지만, 막상 스승들이 같이 사라지자 걱정이 되었다.

 "야. 괜찮…겠지?"

 "그렇겠지? 별 일 없을거야."

 슈엘과 바비엘은 서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동시에 입을 열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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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42회에 나왔던 강한 인물,  베스트 10 말입니다. 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새로

순위는 안만들겠습니다-_-;  바비엘이 슈엘과 비슷한 순위가 되겠구요, 그들이 아니

더라도 각 계열 최강의 신들이 키우는 일등  제자들의 실력은 엇비슷한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자를 기르는 신들이 적죠.  중립 지역에는 꽤나 있지만, 광암 계열의 신들

은 거의 제자가 없습니다. :)

 요즘은 퇴마록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초치검의 비밀을 읽다가

이렇게 두드리고 있는 거죠. ^^ 초치검의 비밀이 퇴마록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밌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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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5815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4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7 11:25    읽음:18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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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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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엘과 시니오스는 서로 말 없이 주신궁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을 이곳으로 데려온

주천사는 어디론가 무책임하게 사라져 버렸다.  뭐, 라엘과 시니오스의 경우에는 아

직 구경조차 못해본 주신궁을 여러번 들락날락했던 자들인지라 안내따위가 필요하지

도 않았지만. 라엘과 시니오스는 어느 문 앞에 멈춰서더니, 곧 무릎을 꿇었다. 문의

건너편에 주신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 문을 연 이는 없었다. 어째서

? 라는 질문에 주신은 유머 감각을 십분 발휘하여, 신비성을 위해, 라고 했다. 과거

에 일어난 제2차 신계 대전 때, 모습 다 드러났는데 뭐가 신비성이냐고 해도,  신비

성이라고 우겨댔다.

 "왔구나."

 그윽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들에게 들려왔다.  하지만 숨겨져 있는 힘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또 싸웠더구나.  예전보다 빈도가 줄었으니, 문책을 하지는 않겠다. 다만, 너희들

을 부른 이유는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이다.  이 일은 너희들의 제자인 슈엘과

바비엘이 돕는 것은 가능하되, 알려서는 안된다."

 "예."

 이구동성으로 라엘과 시니오스가 말했다.  주신에게 임무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들

은 라엘과  시니오스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지만, 이내 머리를 조아려 인사를 올리

고는 주신궁을 벗어났다.

 "앗, 스승님."

 "스승님!"

 라엘과 시니오스가 주신궁에서 나오자 슈엘과 바비엘이 그들을 반겼다.  둘은 제자

의 인사에 대충 대답하고는 주신이 내려준 임무를 위해 각자 신계를 벗어났다.

 레시트의 즉위식에는 카인  일행을 포함한 레인의 모든  귀족이 참여한 가운데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한채로 진행되었다.  모든 기사들을 대표하여 쥬크  대신에 기

사 단장인 레오트가 레시트에게 주군에게 행하는  맹세를 하였고,  모든 마법사들을

대표하여 저항군의 마법사단장였던…  지금은 궁정 마법사단장인 레퍼슨이 주군에게

행하는 맹세를 하였다. 그리고 취임 인사의 발표. 레시트는 폭탄 선언을 해버렸다.

 "아나트에 전쟁을 선포한다.  아나트의 무능한 왕에게 전하라. 조만간 무왕(武王),

레시트가 직접 아나트를 토벌하기 위해 가겠다고."

 레시트는 훗날, 호언장담한대로 아나트를 토벌하여 서쪽  대륙의 대국, 라프랜트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영토를 거머쥐어 자신의 나라를 성장시켰고,  그 업적에

의해 그가 스스로 칭한 바와 같이 훗날,  라프랜트의 성왕(聖王)이라는 리리아와 함

께 가장 위대한 왕이라는 무왕으로 칭송받게 된다.

 레시트의 즉위식이 끝나고 사흘이라는 시일이 흘렀다. 레시트는 즉위하자마자 전쟁

을 선포하기는 했지만,  안으로는 나라의 안정을 꾀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

고, 덕분에 사람들이 예상한 것과는 정반대로 나라 안은 상당히 평화로웠다. 컨디션

이 좋지 않다,  라는 핑계로 세나가 마법 수련을 하자는 것을 거부하고 거리를 산보

중인 피아는 그런 평화로운 거리의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겉

과는 달리 그녀의 맘 속은 상당히 복잡하였다. 라엘이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만 넌지

시 건낸 전음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하이랜더는 800년 전만 하여도 그 운명의 악순환으로 인하여 절대로 사랑이란  것

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 하지만 지금은 태고신의 은총으로 인하여 하이랜더도 사

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할 수가 있게 되었지.  하지만 명심해라, 인간의 아

이여. 너희 운명은 가혹하다는 것을 말이다.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좋을거다.>

 라엘이 한 말이 축복인지, 저주인지에 대한 생각이 그녀의 머릿 속에서는 끊임없이

엇갈리고 있었다. 그냥 말 한것도 아니고 일부러 전음을 통하여 한 말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다른 이에게는 말 하지 않고 혼자 속으로 끙끙대고 있었던 것이다.

 "여어, 아가씨. 이런 곳에서 혼자 뭐하는거야?"

 건달처럼 보이는 사내가 다가오며 말을 건내자 피아는 핫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도 모르게 계속 발걸음을 옮기다보니까 술집들이 즐비한 주점가로 오게 되었던 것

이다.  게다가 피아의 미모는 세나 덕에 그다지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의 시

점에서는 뛰어난 미인에 속하는 축이었다. 아무튼 그녀를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정도

로 생각한 건달들은 그녀의 의사도 묻지 않고 거칠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러

자 피아는 힘을 주어 그의 손으로부터 손목을 빼어내며 외쳤다.

 "왜 이러는거예요!"

 "이런, 이런 튕기는건가? 돈은 충분히 줄테니까… 응?"

 느글느글한 건달의 미소에 피아는 순간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뻔 하였으나,  가까스

로 자제하였다.  그녀가 세나로부터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지도 상당한 시일이 지났

고, 덕분에 피아의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거의 마법을 

사용 한 일이 없었으며, 특히 공격 계열의 마법은 시전도 해보지 않았다. 하물며 상

대가 사람이라면…. 피아가 뭔가를 할듯하다가 갑자기 자세를 풀자,  건달의 미소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느끼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용감해졌다. 그녀의 행동을 자기 

맘대로 해석해버린 것이었다.

 "꺼져라."

 "그래, 그래. 저 애는 임자 있는 아이란 말씀. 헤헷."

 건달은 순간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싸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와 바로 이어서  들려

온 쾌활하고 밝은,  하지만 살기가 느껴지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

다.

 "아… 카인 오빠, 레이젤 오빠."

 피아의 표정은 한없이 밝아졌지만, 건달의 표정은 한없이 구겨졌다. 카인과 레이젤

이라면 술집에서 그도 어느정도 주워들은 정보가 있었던 것이다. 단독으로 드래곤이

나 마룡, 악마 수십마리를 상대한다는 초절의 강자…. 건달은 덜덜, 떨면서 뒤를 바

라보며 용서를 구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카인의 발길질이 빨랐다.

 퍼억―!

 "…우웁!"

 술에 취한 건달이었지만, 카인이 적절히 힘을 가한  탓에 오바이트를 하는  추태는

보이지 않았다.  배려라기 보다는 스스로가 보기 싫어서 조절한 힘이었지만, 건달이

느끼는 고통은 극심했다. 곧이어 날아온 레이젤의 왼손 스트레이트는 가볍게 건달을

멀리 날려버렸다. 카인은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꺼지라니까 말을 안듣는군."

 "오빠, 여긴 어떻게…?"

 카인은 대답 대신에 손가락으로 근처에 있는 한 술집을 가리켰다. 카인과 레이젤의

성격답게 여자들이 시중을 들고 하는 그런 술집이 아닌 소박한 술집이었다. (덕분에

장사는 시원찮아 보였지만, 오늘 카인과 레이젤 덕분에 대박 터뜨린…) 피아는 빙그

레 미소를 지으며 카인에게 팔짱을 끼었다.  레이젤의 눈치도 라엘이 그녀에게 남긴

수수께끼 같은 전음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이 카인을

좋아한다는 사실과 지금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현실이었다.

 짧은 기간동안 이었지만,  필요한 훈련을 마친 레인의 총  병력 4만은 그 중 5천을

만일을 대비한 수도 방위군으로 남겨둔 채 선두 부대 5천,  본 부대 2만, 후발 부대

1만으로 나뉘어 아나트 정벌을 위한 진군을 개시하였다.  아나트와의 전력을 비교하

자면, 숫적으로 레인이 절대적으로 불리하였지만, 아나트는 상당수의 병력을 성지와

의 전쟁에  소모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들이 맞서 싸워야 할 아나트의 병

력은 레인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물론 그들은 성지와 아나트의 비밀 조

약을 모르고 있다.

 "무왕 폐하!"

 "무슨 일인가."

 레시트는 급히 자신을 부르는 후발 부대의 연락병을 바라보며 말했다. 연락병은 헐

떡이는 자신의 말을 진정시키며 레시트를 바라보았다.  침울한 그의  표정은 안좋은

소식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었다.

 "레이니즈에서 연락병이 왔습니다."

 "레이니즈에 무슨 일이라도 생겨난건가?"

 "예. 성지가… 성지,  야니키어가 3만의 군사를 이끌고 본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합

니다!"

 연락병의 보고에 본진 전체에 그야말로 초 비상이 걸렸다. 곧 선두 부대에 더 이상

이동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고,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긴급 회의

가 시작되었다. 먼저 레시트가 입을 열었다. 인사 같은 예의는 생략한지 오래였다.

 "성지가 본국을 공격한 시기는 언제입니까, 정보부 부장?"

 "성에서 온 연락병이 워프를 통하여 온 만큼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고 사료됩니다."

 "일단은 회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만의 군사를 5천으로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나 그 3만 가운데에 성지의 숨겨진 전력이었던 성기사단이 포함되

었다면 말이지요."

 군사인 세나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세나는 성을 되찾으면서 자신의 휘하

에 배치된 작전부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본군이 회군하여 성으로 돌아간다면 성지의 공격은 어느정도 진행되었을거라고 추

측하지?"

 "예. 성기사단의 능력을 본국의 중앙 기사단정도라고 가정할 경우에는 이미 공성전

이 벌어지고 있으리라고 예상합니다."

 "정보부에서 수집한 자료로는 성기사단의 능력은 그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재빨리 정보부 부장이 말을 덧붙였고, 회의실 내의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레시트는

레퍼슨을 돌아보며 말했다.

 "모든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대규모 워프  게이트를 형성시킨다면, 몇명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뢰기 송구스럽지만, 워프 게이트가 아무리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대규모적인 이

동은 불가능합니다. 여기 계신 세나 님께서도 아시겠지만, 공간을 왜곡시켜 범위 내

의 존재를 이동시킨다, 라는 것은 한계가 있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잘해봤자 천명 이하라고 봅니다만."

 레퍼슨의 말에 세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 단장인 리오트는 국왕의 영전임에도

불구하고 세차게 테이블을 내리쳤다.  단단한 건틀릿 덕분인지 그의 힘 덕분인지 내

려쳐진 테이블의 부근은 크게 파손되었고 곧 이어 그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대체 왜 성지가 본국을  공격하는겁니까?  지금껏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도대체 성지라는 곳에서 이렇게 기사도에 어긋나고 비도덕적인 짓을 행하

다니!"

 "아나트와의 비밀 협상으로 상당한 댓가를 받고 움직이는 걸겁니다.  빛의 신을 모

시기 이전에 인간이니까."

 카인은 시니컬한 말을 내뱉었다. 리오트는 그의 말에 더 이상 흥분하지는  않았다.

카인의 말에 감동했다기 보다는 좀 감정이 가라앉은 것이었다. 하긴 전혀 감동을 받

을 성질의 말은 아니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레시트는 결국  전군에 회군을 명하였

다. 이튿날, 새벽이 밝아왔을때에 그 장소에 남은 것은 어지러운 발자국과 말발굽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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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엘과 시니오스가 맡은 임무는…  1부에서는 언급이 안됩니다. ^^; 3, 4부는 되어

야 나올 이야기이죠. 꽤나 중요한 임무랍니다. :)

 53회에 보면, 주천사의 한문이 틀렸더군요. 헛--

 어제 가족끼리 외식을 갔습니다. 갈비찜도 먹고 물만두도 먹고, 배터지게 먹었습니

다-_-; 근데… 가는 길에 기중기 한대가 지나가는데… '구미 하이랜더' 라고 붙어있

더라구요;; 순간 입을 쩌억 벌리고 굳어버렸습니다. 으음; 구미 하이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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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2581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5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7 11:25    읽음:18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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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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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의 수도, 레이니즈에 위치한 1류 여관 '비 내리는 초원'의 304호실.

 "이런, 성을 찾았다기에 전쟁이 끝난줄 알고 좋다고 레인으로 왔더니만.  그래, 왕

의 즉위식에서 발표한 내용이 또 전쟁이야?"

 이제 막 샤워를 끝내고 허리에 수건을 감고  욕실에서 나온 벨시온은 입에 사탕 막

대기를 물고 침대를 뒤굴거리며 내뱉는 칸테온의 불평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투덜댈 건 없잖아? 레인으로서는 전쟁을 일으킬 명분이 충분해. 연합이 완전이 멸

망하면서 죽은 왕족들이 얼만데, 뭐, 여기서 전쟁 하는건 아니니까 우리랑은 관계없

겠지? 들어가서 씻기나 하시지요, 귀족 나리."

 "뭐냐. 명령이냐."

 "명령이라기보다는 부탁이라고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보다 귀족 나으리… 사탕 막

대기는 언제까지 물고 있을야?"

 벨시온의 날카로운 지적에 칸테온은 이제 그 불평의 대상을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녀

석 제1순위인 벨시온으로 바꾸어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의 말대로 사탕 막대

기는 쓰레기통으로 골인시켜버렸지만 말이다.  막, 벨시온이 옷을 벗으려던 순간 밖

에서 들려온 누군가의 처절한 외침이 그의 손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서, 성지…! 성지, 야니키어의 습격이다, 주민들은 어서 대피를…!!!"

 성왕력, 834년, 6월 25일.  동쪽 대륙이 이제 막 여름이라는 무더위의 계절로 접어

들려는 때에 발생한 일이었다.

 성지가 레인을 습격하기 시작한 이후로 5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동안 성기사단을 내세운 성지의 노도와도 같은 공격은 순식간에 국

경을 점령하고 레이니즈까지 접근해왔다.  그 동안 성지가 입은 피해는 거의 없다시

피 하였기에 전력은 3만,  그대로라고 보아도 무방하였으며,  그 반면에 레이니즈의 

수도 방위군의 숫자는  불과 5천.  아무리 성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였지만,  절대로 불리한 싸움이 아닐수 없었고 그 사실은 몇  차례의 전투를 통해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어째서 성지가 이따위 비열한 짓을…."

 기사라는 신분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자진하여 수도 방위군을

돕고 있는 두 라페스의 기사 중 한명,  벨시온은 분한듯이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둘은 남쪽의 성벽 위에 있었기에 약간 떨어진 곳에 주둔 중인 성지의 군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 군대들을 바라보며 칸테온은 입을 비죽 내밀었다.

 "나 말이다. 성지에 가기가 싫어져 버렸어.  그런 곳에 순례를 다녀와봤자 이 몸의

명성과 가문의 명예에 흠집만 생긴다."

 "아아, 나도 가기가 싫어졌어. 빌어먹을. 그렇지만,  가지 않으면 라페스로 돌아가

지 못한다는거 너도 알잖냐, 젠장."

 "그게 지금 이 몸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글쎄요. 일단은 이 곳의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게 우선 아닐까요?"

 둘만의 대화에 끼어든 자.  미녀라 불리우는 여성들보다도  빼어난 미모와 고운 미

성. 그리고 부드럽기 그지없는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

락의 소유자인 그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아… 유스틴 님."

 둘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하이엘프의 전사, 유스틴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사실, 첫번째 성지의 공격에 거의 침공당해버렸던 레이니즈가 당시에 그  공격들을 

버텨낸 이유는 다름아닌 유스틴의 활약 때문이었다. 정령계에서 정신없이 자아를 잃

은 정령들을  상대하고 어느정도 사태가 진정되자 유스틴은 아레트와의 약속대로 검

술계Ix로 돌아온다. 그들의 일정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유스틴은 레이니즈를 찾는데

, 그 때 마침 성지가 레이니즈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레트들이 돕는 나라

가 레인이었기 때문에, 유스틴은 주저없이 레인의 편에 서서 싸웠었다. 엘프인 그가

쥬크를 비롯한 간부들에 대해서 줄줄이 늘어놓자,  레인의 사람들은 그를 쉽게 받아

들였다.

 "이제 머지않아 레인의 왕께서 회군을 하여 돌아오실 겁니다. 장담은 할 수가 없지

만, 회군을 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군요.  아무튼 돌아오시기만 하면, 한숨

돌릴 수가 있겠지요. 그때까지만 버티도록 합시다. 고민은 그때가서 해도 늦지는 않

을거 같은데요? 정 안되면, 이 곳에서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후후, 유스틴 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칸테온은 유스틴의 말에 저도 모르게 그를 따라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벨시온은

친구의 웃는 모습에 어느정도 안심을 하며 성지의  군대가 주둔중인 장소를 향해 시

선을 돌렸고, 곧 그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는 손을 뻗어 칸테온의 어깨를 두드리

며 말했다.

 "칸테온… 저기 봐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벨시온의 말대로 시선을 옮긴 칸테온의 표정도 역시 이내  딱딱

하게 굳어버렸다. 그들은 성의 안쪽에 있는 병사들을 향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

에 외쳤다.

 "성지가…! 야니키어의 군대가 움직인다!"

 둘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성 안의 병사들은 신속하게 장비를 갖추고 지휘관의 명

령에 따라서 진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어느새 성벽의 위에는 벨시온와 칸테온을 제

외하고도 많은 숫자의 궁수들과 병사들이 올라와 성벽을 타고 올라올지도 모르는 성

지의 군사에 대비하고 있었으며,  역시 성벽에 장착되어 있는 장거리 무기를 제어하

고 있었다. 벨시온과 칸테온도 활을 하나씩 들었고, 유스틴은 엘리멘탈을 들었다.

 "대장님?"

 성벽 위에 설치된 망루에서 아래를 살피던 정찰병은 무언가를 발견하였는지 지휘관

을 불렀다.

 "뭔가?"

 "성지 군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갑자기 병력을 회수하여 본진으로 돌아가네요."

 "하아? 주변에 그들을 위협할만한 것이 존재하는지 한번 둘러봐 주겠나!"

 지휘관의 명령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정찰병은 곧 떨리는 목소리로 아래를  향하

여 다시 외쳤다.

 "대장님. 무왕 폐하께서…! 무왕 폐하께서 군대를 이끌고 도착하셨습니다! 지금 성

지 군의 오른편에 도착해 계십니다!"

 "폐하께서! 그런데 어째서 남쪽 성문에…?  원래대로라면 북쪽 성문을 통해 입성하

셔야 하는건데."

 "아마도 있을지 모를 전투를 돕기 위하여 일부러 우회하여 오셨을 것입니다. 자아,

이럴게 아니라 어서 성문을 열어 무왕 폐하를 맞이함이 어떨까요?  폐하께서 도착하

신걸 보고 일단 성지에서 군대를 물렸으니까, 습격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새 그의 곁에 다가온 벨시온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고,  지휘관은 그의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아, 성문을 열어라! 무왕 폐하께서 입성하신다!!"

 "폐하, 성지의 군대가 다시 물러나고 있습니다."

 레시트는 자신의 옆에서 말을 몰고 있는 기사 대장, 쥬크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

덕였다.

 "그런데 왜 물러나고 있는거지? 숫적으로 본국이 약간 우세하다고는 하지만 이해가

잘 가지 않는군."

 "제 생각에는 일부러 물러난 것 같습니다. 일단은 저희가 이제 막 레인에 도착하였

고, 그런 만큼 피로가 쌓여 있으니까요."

 "그런걸 지키는 자들이 선전 포고도 없이 본국을 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쥬크의 의견에 레시트는 저도 모르게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기습을 당한 사실이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의 표정에 쥬크는 엷게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그 일에 대한 사과일지도 모르지요.  폐하, 입성하십시오.  저는 기사단과

함께 혹시 있을지 모를 기습에 대비하겠습니다. 만약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아아,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폐하."

 쥬크는 간단한 예를 올리고는 자신의  옆에서 말을 몰고 있는 부관, 레이젤과 함께

기사단과 카인과 기사 단장인 리오트가 있는 장소로 말을 몰아갔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더 이상 성지의 움직임은 없었고,  그렇게 레시트는 무사히  입성을 마칠 수가

있었다.

 레인의 국왕인 레시트가 귀환하여 모처럼 감행하려고 했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자, 버닐은 자신의 막사에서 일단은 휴식을 취하기로 마음을 먹고 막사의 한쪽 구

석에 설치된 간이 침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단장님."

 버닐은 자신을 부르는 말에 슬쩍 고개를 들어 막사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를 단

장이라고 부를 사람은 당연하거니와 성기사 밖에 없었고, 입구에 서 있는 그도 역시

나 성기사였다.  연녹색의 은은한 광택을 빛내는 갑옷은 어지간한 중급  마법까지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방어 주문이 걸려  있었으며,  축복을 받은 터라

상당히 가볍고도 내구력도 뛰어났다. 그리고 다른 기사들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그

들이 지니고 다니는 무기였다.  기사들은 본래 기본적으로 검을 익히며, 그 외에 자

신의 취향에 따라 창술을 익힌다던가 궁술을 익힌다던가 하게 된다.  즉, 무조건 검

은 지니고 다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기사들은 그러한 날이 서 있는 무기를 지니지

않고, 단지 검의 손잡이 크기와 비슷한 어지로운 도형이 외관상 미를 더해주는 정도

로만 그려져 있는 철 막대를 지니고 다닐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성기사임

을 나타내는 것.  성기사의 신성한 에너지, 오러를 받아들여 검과 같은 무기로 바꾸

어주는 오러 블레이드였다.

 "무슨 일인가?"

 "예. 동맹국인 아나트에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만."

 "편지가? 흐음, 이리 주게나."

 "여기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간단한 예를 표한 성기사는 깔끔한 태도로 뒤 돌아서서 막사를 빠져나갔고, 버닐은

그가 나간 후,  조심스럽게 편지 봉투의 봉합을 뜯어내었다.  편지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던 그는 곧 낮은 실소를 터뜨렸다.

 "한달만 버텨달라고? 너무 어려운 부탁을 하는군, 그래. 갈수록 가관이군.  부탁을

들어주면 개인적으로 선물?  퀴언이라는작자,  나를 너무 타락한 성기사로 취급하는

것 같은데. 이런 자가 기사 대장이라니,  원…. 하긴,  실력만큼은 발군인듯하지만.

훗.  상부의 명령이라지만 그래도 이런 자와 손을 잡은 나도 한심한건 마찬가지인건

가…."

 상당히 긴 혼잣말을 끝낸 버닐은 고개를 저으며,  편지지를 봉투 안에 다시 넣고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 넣고는  예정대로 갑옷을 벗고는 침대 위로 쓰러졌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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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6010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6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8 00:04    읽음:18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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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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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아직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햇살은 따가웠다.  그리고 이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드는 것은,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맞부딪힌 양측의 기사

단이었다.

 카아아아앙!

 영롱한 연녹색의  빛을 발하는 오러 블레이드와 사용자의 불꽃과도 같은 강력한 마

나가 실린 검이 허공에서 서로 맞부딪혔다.

 "이익…!"

 마나가 실린 검을 회수한 아레트는 말을 약간 뒤로 물리며 이를 갈았다.  아레트의

검이 성기사에게 수 차례나 제지당하고 때때로는 반격도 당해버린 것이다. 아레트의

검술도 보통이 아니었지만,  성기사의 그것도 역시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신경을 자극하는 결과만을 가지고 오게 되었다.  지고한 존재임에 동시

에 성격이 급하기로 소문난 드래곤. 아레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성질이 급하다는 레

드 드래곤이었던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참은 것만해도 아레트는 레드 드래곤 역사

상 가장 참을성이 좋았던 왕족, 베스트 5안에 당당히 이름이 오를 정도로 대단한 일

이다.

 "꺼져!!"

 그의 외침과 함께 검은 붉게 달아오르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력을 발휘하

기 시작했다.

 "까불지― 마라앗, 플라즈마!"

 힘껏 오러 블레이드를 쳐올려 순간적인 빈틈을 만들어낸 아레트는 거침없이 화염계

,  상급 주문인 플레임을 시전시켰다.  그는 전투 전에 성기사들의 갑옷에 어지간한

중급 마법은 안쓰는것만 못하다,  라는 말을 들었기에 상급 주문을 택한  것이었다.

물론 그의 중급 마법이 '어지간한' 수준을 간단히 뛰어넘는 것은 당연지사였지만 말

이다.  아무튼 빈틈에 강력한 주문을 얻어맞은 성기사의 몸이 말에서 떨어져 일순간 

공중에 살짝 떠올랐고,  아레트는 그 찰나에 가까운 빈틈을 놓치지 않고 힘껏  검을

휘둘렀다.

 꽈과과과과광―!!

 담겨있던 마나가 폭발했다.  성기사의 몸뚱아리는 힘없이 멀리 나가떨어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겨우 한 명의 성기사를 제압한 아레트는 그 덕분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겠다는 듯이 전장을 누비며 성기사들을 향해 거칠게 검을 휘두르며 마법을 날렸다.

 "상당한 실력이군요."

 한동안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그에게로 다가와 말을 건냈다. 아레트

는 일반  성기사와의 복장보다 화려한 복장을 차려입은 성기사를 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은?"

 "성스러운 신의 무력을 행하는 성기사단 단장인 버닐  로렌이라고 합니다.  당신의

이름을 들을수 있겠습니까, 레인의 기사여."

 세나로부터 성기사단 단장, 버닐이라는 자의 실력에 대해 다른 자들과 함께 들었던

아레트였기에 그는 저도 모르게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긴장을 했다.

 "레인의 기사이자 무왕 폐하의 기사. 아레트 로렌트."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과 함께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

다.  먼저 움직인 것은 버닐이었다. 선제 공격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자신의 오러 블

레이드를 뽑아들어 오러를 불어넣기 시작한 것이다. 이내, 다른 성기사들의 오러 블

레이드와는 다르게 뚜렷하게 검의 형상을 갖춘 연녹색의 빛을 발하는 오러 블레이드

가 완성되었고, 그것은 곧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하아아아―앗!"

 "허어업!"

 둘은 마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것과 같이 서로의 검이 날아올 장소를  직

감적으로 알아채고는 검을 휘둘렀고,  그 결과 둘의 검은 허공에서 수차례나 불꽃을

튀기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개시했다. 접전은 한동안 계속되었고,  아레트는

이번에도 좀  전에 사용한 법과 같이 마법진을 전개하여 버닐의 헛점을 노리고 날릴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생각, 생각만 한다고 마법이 실현될리는 없는 것이

다. 버닐은 그가 마법을 사용하려고 마법진을 전개하려는 순간,  왼손에 부착되어있

는 원형의 철갑 방패를 휘둘러 마법진을 전개한, 왼손을 후려침과 동시에 자신의 어

깨를 아레트의 몸 안쪽으로 밀어넣어 강하게 밀쳐냈다.

 "후욱…!!"

 갑작스런 충격에 지금까지 모아두었던 마나가 흩어진데다가 정신을 회복하기도  전

에 버닐의 몸무게가  실린 강력한 타격을 입은 아레트는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기

우뚱거려 말에서 떨어질뻔한 위험을 겪어야만 했다.

 "헤, 헤헷…. 아저씨, 강하네요."

 아레트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말대로 버닐의 실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하긴 성기

사단의 단장이라는 자리는 기도문을 잘  읊는다고 받는 작위가 아니니까. 솔직히 아

레트는 그의 실력에 놀라고 있었다.

 한편 버닐도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대륙 5강중 한명으로 칭송받는 성

지, 야니키어의 정예 기사단인 성기사단의 단장. 그것이 그, 버닐이었다. 하지만 버

닐은 지금 그리 크지 않은 나라인 레인의 젊은  기사와 거의 호각을 이루고 있는 것

이었다.

 "허엇!"

 휴식을 위하여 서로의 검을 거두고 지속된 잠시간의 지속 상태는 버닐의 선제 공격

으로 깨어졌다. 연녹색의 강력한 오러와 아레트의 마나는 상반되는 힘이었기 때문에

부딪힐때마다 주위에는 강렬한 바람이 불어닥쳤고, 그로 인하여 주변의 풀들은 힘없

이 땅에서 뽑혀져 허공을 떠돌았다.  둘의 전투는 상당히 치열하면서도 오랫동안 지

속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것은 결국 버닐이었다. 서로의 실력이 비

슷한 상황에서 승부의 포인트는 오랜 싸움에도 지치지 않는 정신력.  초월적인 존재

인 아레트에게는 그 정도의 정신력이 충분하였으며,  버닐의 오러가 가진 한계와 아

레트의 마나가 가진 한계는 비교 자체가 아레트에 대한 모욕인 정도로 수준  차이가

현격했다.  그나마 아레트의 검술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서 지금까지 전투가 가

능했다고나 할까?

 "야아아아앗!!"

 까아아아앙―!!!

 아레트의 마나로 인해 절삭성이 높아진 검은 방어 주문에다가 오러의 힘으로  더더

욱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는 버닐의 방패를 베고 들어갔다. 다행히도 부숴지거나 하

진 않았지만,  버닐이 지금껏 이 방패로 많은 공격을 커버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승패가 갈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버닐에게는 지금 이 순간을 기다리면

서 숨겨두었던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오러 캐논포."

 방패와 건틀릿의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공간. 버닐의  외침에 반응하듯 순간 그 공

간에서 지름 5Cm, 길이 10Cm의 강철로 이루어진 원통이 비죽 튀어나왔다.  바로, 성

지에 두개 밖에 없다는 사용자의 오러를 흡수하여 증폭,  그것을 탄환으로 발사한다

는… 성지가 형성될때부터 존재하였다던 오러 캐논포였다.  순식간에 생겨난 수십개

의 연녹색의 구체는  버닐이 노리는대로 아레트의 왼쪽 가슴을 향하여  날아들었고,

갑작스런 오러  캐논포의 등장에 방어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아레트는 고스란히 그

공격들을 얻어맞고는 피를 한웅큼 토해내며 허공으로 떠올라 곧 바닥으로 떨어졌다.

성기사단의 단장이 되면서 받았던 무기이지만, 여태껏 쓸 기회가 없어서 내버려두었

던 오러 캐논포의 놀라운 위력에 버닐은 등 뒤로 흐르는 식은 땀을 느껴야만 했지만

, 그런 와중에도 온 몸에 충만하는 기쁨을 어찌 하지는 못하였다.

 "쿨럭, 쿨럭…! 크으… 그, 그거… 정말, 쿨럭! 대단한 물건이군…."

 "…! 이 정도의 타격에도 버틴다는 것인가?"

 버닐의 입에서 신음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물론 현재 아레트의 상태는

돌팔이 의사라도 한눈에 중상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오러 캐논포

를 얻어맞은 왼쪽 가슴의 흉갑은 형체도 없이 날아가버렸으며,  안의 티셔츠도 모조

리 찢겨버렸다. 그리고 왼쪽 가슴도 역시 패여들어갔으며,  살점이 뜯어진 부분까지

있었다. 게다가 입으로는 끊임없이 피를 토해내며,  말에는 올라탈 기운조차 없는듯

고삐만을 쥔채 비틀거리고 있으니 몸 상태가 최악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그를 잠시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버닐은 곧 표정을 굳히며 오러  블레이드를

고쳐잡았다.

 "그럼, 편히 쉬시기를."

 "누구 마음대로."

 버닐이 휘두른 오러 블레이드는 중앙에 난입한 검은 그 공격을 가볍게 막아내었다.

가볍게 휘두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검이 이리도 쉽게 막혀버리자 버닐은 당

혹스러움 반과 분노 반으로 검의 주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무리 같은 편이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이라지만 기사간의 결투에 끼어들다니  이

게 무슨 몰상식한 짓인가? 레인의 기사도라는 것은 겨우 이정도 뿐인가?!"

 "대결 신청도 없이 그냥 검을 맞댄것에 개입한 것으로 기사도를 들먹이는건 좀  우

습군. 그리고 선전 포고도 없이 성지가 레인에 쳐들어온 것은 기사도에 어긋나지 않

는건가? 웃기는 소리 집어치워."

 검, 헬파이어를 회수한 카인은 그를 슬쩍 노려보며 청산유수처럼 말을 꺼내기 시작

했다. 아무래도 좀 쌓인게 많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오러 캐논포. 그것도 별로 기사도에 어울리지는 않는군."

 할 말을 모두 마친 카인은 곧장 오른팔에 힘을 주어 버닐의 오러 블레이드를  밀어

냈고,  일부러 힘을 빼서 오러 블레이드가 밀리게 내버려둔 버닐은 순간적으로 검을

급히 회수하고는 빠르게  검을 찔러넣었다.  카인의 힘을 역이용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초적인 페인트에 휘말려 당황할 카인이 아니었다.

 "소용 없어."

 미리 체내에 쌓아둔 기를 폭발시키듯 분출해내자 버닐은 그 어마어마한 압력을  이

기지 못하고 그의 애마와 함께 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갑자

기 발생한 푸른 빛과 함께 버닐은 애마와 함께 그 장소에서 몸을 감추었고,  헬파이

어를 거둔 카인은 아레트에게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텔레포트 캡슐. 하긴, 그 정도 직위라면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군."

 아레트는 카인이 나타난 직후에 안심하고 기절한 뒤였고, 카인은 어쩔수 없다는 듯

이 살짝 고개를 저으며 그의  뒷덜미를 잡고는 말에다가 올려주고는 가볍게  고삐를

당겨주었다. 고도의 훈련을 쌓은 아레트의 말은 카인이 한 행동의 의미를 잘 알았기

에 주인을 등에 태운채로 빠르게 전장을 벗어났다. 아레트를 태운 말이 안전하게 전

장을 벗어나는 모습을 지켜본 카인은 곧 안심하고 다시 전투에 개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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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 그러니까 새벽 1시군요. 피곤해=_=;;

 뭐, 올리는 지금은 새벽 0시지만.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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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2615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7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8 22:40    읽음:18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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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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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양 대륙에서는 인간 중에서 가장 강한 다섯  명에게 대륙  5강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따라붙었고,  그들은 명실공히 최강의 인간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수백년… 아니,  어쩌면 천년이 넘었을지도 모르는 이  칭호는 언제인가부터 하나의

징크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징크스라 함은 거의 같은 직위에 사람들이 그 칭호를

얻는다는 것이었다.

서쪽 대륙에 있는 기사의 나라, 라페스. 이 곳을 다스리는 라페스 대공.

서쪽 대륙 북부에 위치한 현자의 탑. 이 곳에서 칭송받는 대현자.

동쪽 대륙 남부에 위치한 성지, 야니키어. 이 곳을 수호하는 성기사단의 단장.

양 대륙에 그 지부가 수십개나 퍼져있는 용병단 디스트럭션의 단장.

마지막으로 남은 대륙 5강의 자리는 징크스가 없이 자주 뒤바뀌긴 했지만, 이 네 직

위에 머무른 인물들은 몇 차례를 제외하고는 수백년간 징크스를 지켜왔다.

 "어쩌면 우리는 그 징크스라는 것에 자신들도 모르게 휩쓸려 그들의 실력도 확인하

지 않고 대륙 5강이라 칭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대륙 5강은 이름만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디의 누구에게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지만, 한때 대륙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대

사였다.  물론, 그 말이 나돌고 얼마 후, 대륙 5강들이 모여 그 실력을 몸소 발휘함

으로서 그  소문은 간단히 제압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버닐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후,  자신의 간이 침대에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며 다시금 그 말에 대해 곱씹어

보고 있었다.  들었던 당시에는 코웃음을 쳤던 말. 하지만 지금은 그로 하여금 고민

을 하게 만드는 어구였다.  7월 1일에 그가 상대한 레인의 두 기사의 실력은 그야말

로 일당백이라는 말을 우습게 만들 정도였다.  게다가 정보원들에 의하면 그런 실력

자들이 레인에는 아직도 더 있다고 하니 더더욱 놀랄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정식으로 레인의 신하가 아니라, 임시라는 점이었다.

 "후후후후… 후후."

 자신에 대한 책망과 함께 어두운 웃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그 주변을  지나

는 자가 없었기에 '버닐이 미쳤다.' 라는 소문이 퍼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혹시 인간이 아닌 존재인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몰랐다. 실제로 레인을 돕고 있는 자들 중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한

엘프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상식적으로 그들은 인간이라 보기에는 너

무 강했던 것이다.

 "그럴 리는 없지. 내가 약했던 것 뿐이다."

 그는 곧 고개를 저으며 중얼 거렸다. 상식적으로 드래곤이나 하이랜더가  인간들의

일에 개입할 이유가 일체 없었으며,  천사나 악마라면 성지에 신탁 정도는 내려왔을

것이란 판단 아래에서였다.  물론 드래곤과 하이랜더가 이 일에 깊숙히 개입하였고,

천사가 신과 함께 내려왔다가 갔으며, 악마가 돌아다니는게 현실이지만 버닐이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지.

 "후우."

 괜히 머리만 아파지자, 버닐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상처는 대

단하지도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침대에 누워 있었던 것은 어지러운 정신을 가라앉

히고 차분하게 생각을 해보기 위함이었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뭣이라! 아레트 녀석이 죽었다고…!!"

 카인이 아레트와 함께 레인 성에 돌아와 그를 의무실에 눕혔을때, 갑작스레 뛰어들

어온 레이젤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듯한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그렇기에 카인

은 미친 녀석, 이라는 의도를 담은 시선을 레이젤에게 건내주었다. 그렇지만 레이젤

이 그 의도를 알아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카인은 조용히 말했다.

 "기절이다. 멋대로 죽이지 마라."

 "엥? 하지만 죽었다고 하던데…."

 "누가."

 "……. 그래, 얼마나 다쳤어?"

 밝히기 곤란한 것인지 레이젤은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화재를 돌렸다.  아마

도 스스로 떠들어댄 소문이 아닐까, 싶었다. 어쨌거나 친구의  성격을 상당히 잘 파

악하고 있는 카인은 그의  의도대로 더이상 캐묻지 않고 묵묵히 아레트를 향해 손가

락을 뻗었다.

 "상당히 강력한 신성력에 무차별로 타격을 받은 듯 하군요."

 어느새 에르만과 함께 들어온 쥬크는 아레트의 상처를 보며 말했다.  이제 막 아레

트의 회복에 대한 응급처치를 끝낸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도  아레트에게 타격을 입힌 자의 신성력은 검술계에서도 최상위  클래스일게

분명해."

 "아레트가 이 꼴이라니, 원. 난 그 사람을 보면 피해야 겠는걸?  카인 형, 그 사람

이 누구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에르만은 질문을 던졌다. 아레트보다는 에르만이 무력으로는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성지의 성기사단 단장인 버닐이다. 그리고 아레트에게 이 정도의 상처를 준  것은

오러 캐논포라고 하는 무기이지.  오러 에너지를 응축시켜서 문명계―상(上)에서 사

용하는 사이킥 건Psychic Gun이나 에너지 건energy Gun과 같이 그 힘을 수배로 증폭

시켜서 쏘아내는 것이다."

 "잉? 그럼 이 차원계가 그 곳이랑 연결이 되어 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이 차원계는 예전에 붕괴되었어야지. 오러 캐논포는 과거,  성지가 형성

될 무렵에 천사들이 내려준 성스러운 무기. 오러 블레이드 따위보다는 훨씬 좋지."

 "그건 그렇고, 성지가 계속해서 버틴다면 저희에게는 불리한데요."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쥬크가  말했다.  그에 대한 의견이 있었던 세나는 곧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한가지… 한가지 방법이 있어. 레인의 군대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 성지를 조용히

물러나게 하는… 어쩌면, 동맹을 맺을수도 있는 방법이 말야. 우리들이 조금 피곤해

지겠지만."

 말을 끝낸 세나는 잠시간 침묵을 지켰고, 결국 카인은 그녀를 재촉하였다.

 "방법은?"

 7월 2일의 날이 밝자마자 아레트와 알테아, 피아를 제외한 일행은 떼거지로 레시트

를 만나기 위해 알현실로 찾아왔다.

 "성지를 물러나게 할 방법? 그것도 피해도 하나 없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폐하. 저희들이 그 방법을 시행하는 동안의 피해는 책임질 수 없지만

말입니다."

 "흐음. 그대들의 능력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군사와 쥬크  경과 카인 경, 에르만

경. 그리고 유스틴 님. 이 다섯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죄송합니다만,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성공 확률은 어느정도 있습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만약 성공한다면?"

 "조건 없는 성지의 철수와 원조 가능."

 세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야말로 결정타였고,  레시트는 결심을 한 듯이

주위의 간부들을 한차례 바라보았다. 반대하는 자는 없었다. 그들이 내건 조건이 너

무 대단한 것도 있었고, 이미 일행에 대한 경외심과 신뢰감이 그들에겐 깊숙히 박혀

있었다.

 "좋아, 허락한다. 필요한 시일은 어느정도이지?"

 "1주일이면 가능합니다, 폐하.  그 기간 동안 저희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작전이 실

패한 것으로 받아들이십시오."

 "그 동안의 기사 대장의 직위는 레이젤  경에게 위임하겠으며,  그의 보좌는 라페스

에서 오신 두 기사분 들께서 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세나의 말이 끝나자, 쥬크가 말을 덧붙였고 그들의 그러한 말에 레시트는 약간이나

마 불안한 기색을 엿보였다.

 "그대들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란 말인가? …. 믿겠다.  부디 성공하기

를."

 레시트의 허락을 받아낸 일행. 즉, 카인, 레이젤, 쥬크, 알테아, 세나, 아레트, 에

르만, 유스틴, 피아는 안전하게 그 방법이라는 것을 실행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장소를 쥬크의 집무실로 선택하여 그의 집무실로 향했다. 집무실의 문을 굳

게 걸어잠궈버린 레이젤은 작전을 세운 세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섯 명이서 충분하겠냐, 세나? 그래도 명색이 신계(神界)인데…."

 통신용  수정구를 바라보고 있던 세나는 레이젤의 말에 고개를 돌리며 빙그레 웃었

다. 아무래도 레이젤은 자신을 남겨두는 것이 찝찝했던 모양이다.

 "걱정마, 레이젤 오빠. 우리가 무슨 전쟁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고 군

주들이 혹시 기습을 해올지도 모르니까 오빠는 남아있는게 좋아."

 "……. 군주들이 기습해오면 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설마 잊은거냐?"

 질렸다는 듯한 레이젤의 말에 세나는 씨익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캡슐

처럼 생긴 수정을 그의 흑색 쟈켓에 달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냥, 만약에 대비한 거잖아.  그리고 이 1회용 호출 캡슐을 줄테니까 위험할때는

부르면 돼는거야. 사용법은 그냥 누르면 돼.  헤헤, 덤으로 아레트의 간호도 부탁할

게."

 '아레트의 간호' 라는 말에 레이젤의 표정은 다시금 굳어졌다. 쟈켓의 주머니에 세

나가 넣어준 호출 캡슐을 꺼내들어 한번 이리저리 살펴본 레이젤은 캡슐을 살짝  던

졌다가, 받았다가 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왜 하필 내가 남아야 하는 건지 납득할 수 없어.  애시당초,  이런 역할을 사다리

타기로 결정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거 아냐!?"

 "미안하네요."

 사다리 타기를 나름대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여 그 방법을 제안하였던 장본인인 쥬크

는 예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약간의 살기는 레이젤로 하

여금 식은땀을 흐르게 만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요소였다.  그는 곧 특유의 쾌활

한 미소를 지으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센스를 발휘했다.

 "아, 아니. 생각해보니까 상당히 공평한  방법이예요.  다수결 처럼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래, 이 사다리 타기를 그린 녀석이… 그건 나잖

아, 이런."

 저주의 대상이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자 레이젤은 혼자서 웅얼거리며,  캡슐을 다

시 쟈켓에 집어넣고는 집무실 한쪽에 마련되어있는 접대용  소파에 몸을 파묻으면서 

세나에게 말했다.

 "공주 마마 좋을대로 마구마구 하시지요, 뭐."

 "응, 지금 좋을대로 마구마구 하고 있잖아. 그런데… 스승님은 왜 교신을 안받아주

는 거야?"

 레이젤의 납득아닌 납득을 받아낸 세나는 다시금  수정구로 시선을 돌리며  자신의

불만을 터뜨렸다. 이미 수십 번이 넘도록 신계의 중립 지역에 할 일 없이 놀고 있을

게 뻔한 스승인 라엘을 향해 통신용 수정구로 교신을 요청했지만,  대체 뭘 하고 있

는지 라엘에게서는 단 한번도 응답이 오질 않았다. 그녀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

리며 고민에 빠져본 유스틴은 곧 생각을 정리하고는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꼭 라타니엘 님께 연락을 해야만 합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아니예요. 스승님께 알려야 신계에 쳐져있는 결계를 부분적이나마 해제시켜  우리

가 신계에 들어갈 수 있는 거라구요. 서열이 낮아도 스승님의 권한은 대단하니까."

 "결계라니요? 신계에도 결계가 쳐져있는겁니까?"

 "당연하죠.  용신계에서 100% 결계를 다 발휘하는 것을 모를 정도로 신계는 어리석

지 않습니다. 확인해본 바로는 대략 5%가량의 결계를 둘러놓은 것 같은데…."

 결계의 수치를 들은 쥬크는 자신의 의자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그럼, 제가 결계를 베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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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킥 건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어느 차원계에서는 인간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초능력.  즉

사이킥 파워를 지닌 자들이 출현했다.  이들의 힘에 흥미를 가진 과학자들이 이들의 

사이킥 파워를 무기를 통해 좀더 강한 위력을 낼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로 만든 것이

사이킥 소드와 사이킥 건이다.

 에너지 건

 문명계에서 검술이 발달하거나 검술계에서 문명이 발달하여 생겨난 것. 과학자들은

에너지 건과 에너지 소드를 개발하였다. 하지만 에너지 소드의 경우, 일반적인 검에

기를 불어넣는 것보다도 모든 면에서 뒤쳐졌기 때문에 사용자는 없는 실정이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2630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5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5/29 22:31    읽음:19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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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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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크 님, 하실 수 있나요?"

 "세나  님께서 확인하신 것이 사실이라면…  신계에서 작동시킨 결계가 5%정도라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집무실 내에다가 방어 마법진을 좀 강하게

걸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라엘 님께서 여시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강제적으로 결계를

열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계의 힘과 제  힘이 부딪히는 순간의 파괴력은 자칫 잘

못하면, 레인 성을 날려버릴지도 모릅니다."

 쥬크의 말에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에르만과 유스틴의 도움을 받아 삼중으로 강

력한 방어 마법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마법진을 완성한 세나는 쥬크에게

신호를 보냈고, 쥬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검. 즉, 청룡검(靑龍劍)을 뽑아들었

다.

 한편, 신계의 중립 지역의 어느 평원. 그 곳은 어느 때나 같이 중립적인 신들과 천

사, 악마들이 한가로이 떠돌고 있었으며, 하이랜더 장로회들이 모여서 체스와 장기,

바둑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라엘과 제자인 슈엘이 점심을 먹고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주신이 직접 내려준 임무는 어떻하고? 라고 한다지만,  라엘이 막무가내로

노는 것은 아니었다. 라엘은 이미 한 차원계의 조사는 마친 뒤였다. 지금 이 곳에서

노는 이유는 휴가라고나 할까? 라엘보다 일찍 식사를 마친 슈엘은 라엘이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코코아를 끓이려고 자신들의 짐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어라? 스승님."

 짐에서 통신용 수정구를 빼어든 슈엘은 라엘을 부르며, 그에게로 그것을 가지고 발

걸음을 옮겼다. 한창 밥을 먹고 있는 중이었기에 라엘은 전음으로 대꾸를 했다.

 [무슨 일이냐?]

 "식사 중에 수십번이나 통신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의 말과 함께 입안에 들어있던 마지막 음식물을  목 구멍으로 밀어넣기에 성공한

라엘은 옆에 놓여있는 물수건으로 가볍게 입과 손을 닦으면서 슈엘을 향해 물었다.

 "그래? 좌표는 어디냐?"

 "죄송합니다만, 모르겠는데요.  제가 아는 좌표는 스승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신계의

좌표 뿐이라서 말입니다."

 "응? 신계가 아닌 다른 차원계에서 통신 요청이 있었단 말이냐?"

 흔히 있는 일이 아니기에 한차례 몸을 움찔한 라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을 뻗었

고, 슈엘은 공손하게 양손으로 그에게 수정구를 내밀었다.  슈엘에게서 수정구를 받

아들고 천재적인 두뇌로 좌표를 분석하기 시작한 그는 곧 분석을 끝냈는지,  다시금

슈엘에게로 수정구를 건내었다. 그 시간이 무척이나 짧았기에 그 의미를 오해해버린

슈엘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십시오."

 "후우, 그래. 별 일이야 있겠니."

 "그렇습니다. 라엘 님께서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시다고 해도, 모든 일을 아는건 아

니잖습니까.  좀 있다가 저와 함께 도서관으로 가셔서 좌표에 위치된 차원계를 찾아

보도록 해요."

 그제야 라엘은 슈엘이 자신이 한 행동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에

대하여 분노했다.  수정구를 다시 짐꾸러미에 집어넣고 있었던 슈엘은 잠시 뒤에 자

신의 뒤통수가 호소하는 강한 고통에 신음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르며, 원망어린 눈

으로 라엘을 바라보았다. 라엘은 인상을 한껏 구기며 말했다.

 "이 녀석이 스승을 무시하고 있구만. 이 녀석아,  좌표 분석은 끝냈다.  네 선배인

세나가 있는 장소에서 날아온 통신 요청이야. 그러니까 네 머리 속에서 그 불경스러

운 생각을 당장에 지워버리고, 냉큼 코코아나 끓여와."

 "예에…. 근데 선배님께서 무슨 일로 통신 요청을…."

 "그걸 내가 어찌 알겠냐? 코코아나 마시고 생각하자, 뭐…."

 어처구니 없는 대사를 마친 라엘은 씨익 웃었고,  슈엘은 그가 모르게 짧은 한숨을

쉬면서도 그의 말대로 코코아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지러운 수인이 교차함에 따라 세나의 양 손 사이의 네모난 빛은 점차 거대해져갔

다. 보통의 차원문이라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지만, 지금 그녀가 소환하려는 차

원문은 다름아닌 신계의 차원문이었던 것이다.  신계의 차원문만큼이나 소환이 어렵

다는 용신계의 차원문이라면 그녀가 드래곤 중에서도 왕족이기에 상당히 간단하였지

만, 신계의 차원문은 그녀가 드래곤의 왕족이든, 드래곤 퍼피이든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물론 용제나 용왕… 아니, 군주 정도의 드래곤이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계의 차원문을 소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힘이 강한 것 뿐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공기를 울리며 퍼져나오는 공명음과 함께, 그 네모난 빛은 어느새 보통의  문과 비

슷한 크기로 변해있었고, 다시 한번 그것을 점검한 세나는 옷의 팔소매로 얼굴에 흐

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것이 신계로 통하는 차원문입니다.  좌표는 물론 중립  지역으로 잡아두었구요.

그리고 예상대로 결계의 백분율은 5%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두 계산대로예요.  그럼,

쥬크 님? 부탁드릴게요."

 그녀가 한걸음 뒤로 물러서자, 미리 청룡검에 상당량의 기를 응축시켜둔 쥬크는 고

개를 끄덕이며 신계의 차원문으로 다가왔다. 결계의 강도를 시험하려는 속셈으로 쥬

크가 차원문에 손을 가져대는 순간에 세나가 멈추라고 급히 외쳤지만,  쥬크는 그녀

의 말을 듣지 않고서 기어이 차원문을 손으로 만져버렸다.

 터어어어엉!

 손이 차원문에 닿기가 무섭게 발생한 엄청난 힘의 압력은 선풍기가 얇은 종이 한장

을 날리는 것과 같이 가볍게 손을 퉁겨내었다. 쥬크는 자신의 손의 상태를 점검해보

고는 차원문을 부르느라, 많은 힘을 소모한 세나 대신에 에르만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뼈가 으스러졌습니다. 회복을 부탁합니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 에르만은 쥬크의 손에다가 회복 주문을 걸어주었고,  그의

뼈가 재생되는 동안, 쥬크는 자신을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쏘아보는 세나에게 변명을

해야만 했다.

 "쥬크 님, 제가 멈추라고 했잖아요?"

 "미안합니다. 하지만 강도를 시험해 볼 필요가 있었거든요. 아, 고맙습니다,  에르

만 님. 말을 계속하죠. 강도를 시험해 봐야 적당한 파괴력의 기술을 쓰죠.  괜히 강

력한 것을 써봤자니까요.  그럼, 세나 님과 에르만 님,  유스틴 님은 죄송합니다만,

방어 마법진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나를 주입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좌르륵, 변명을 늘어놓은 쥬크는 세나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들에게 부탁을 하고

는 다시 차원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살냈다가는 잡혀버리겠지. 지나갈만한 틈을 만들자면… 청룡참(靑龍斬)."

 순간, 쥬크가 청룡검에 주입시켜둔 기가 청룡검이 가진 능력에 의해 고압의 전류로

변하여 엄청난  양의 뢰전을 방전하기 시작했다.  거칠게 번뜩이며 쥬크의 주위에서

몸부림을 치던 그 뢰전들은 곧,  질이 좋은 스폰지에 닿은 물과 같이 청룡검에 빠른

속도로 흡수되어가기 시작했다. 흡수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빛이 짧게 뻗어져

나오자 쥬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부드럽지만,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공격과 방어라는 상반되는 속성을 가진 강력한 두 힘이 부딪히자 강력한  폭발음이

울려퍼졌으나, 그 폭발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리 쳐놓은 삼중 방어 마

법진의 위력이 발휘된 것이다.  물론 그 마법진을 쳐놓은 세나와 에르만,  유스틴은

그 마법진을 유지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만 했고,  많은 마나를 소모한 세나는 다른

이들의 도움까지 받고 있었다.

 쯔까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콱!!

 기어이 결계를 갈라놓는 데에 성공한 청룡검은 그 기세를 멈추지 못하고, 집무실의

바닥에 꽂혀들어갔다.  양손으로 검을 뽑아내 다시 검집에 넣은 쥬크는 세나를 돌아

보았다.

 "충분해요. 하지만 신계의 결계는 용신계의 결계와 성질이 비슷하여 베어지면 빠르

게 복구해 들어갑니다.  이 정도 충격으로는 신계에서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신계

로 들어가는 도중에 베어진 부위가 회복되어버리면,  일이 완전히 틀어질 수도 있습

니다. 서둘러요…!"

 빠르게 말을 마친 세나는 쥬크가 베어놓은 틈으로 먼저  뛰어들었고,  그녀의 뒤를

따라서 쥬크와 에르만, 유스틴이 뛰어들었다.  카인이 그 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피아가 무언가를 그에게 건내었고,  미처 그것을 확인할 여유도 없이 카인은 복구되

기 직전의 문으로 뛰어들었다.

 "걱정 돼냐, 피아?"

 "예…."

 고개를 푹 숙이며 자그마하게 대꾸하는 피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은  레이젤은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  녀석은 돌아온다. 너는 녀석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며,  지키고 싶은

사람이거든…. 맹세했으니까, 소중한 사람을 지키겠다고. 그러니까 녀석은 돌아올테

야.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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