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장 : 용신계의 열쇠] (13/15)

                            [12장 : 용신계의 열쇠]

 카인과 세나는 리프레이컨을 떠나서 이틀을 이동해 도시에 들렀다.  원래대로라면,

최대한 마을을 들리지 않고 빠르게 이동하겠지만 그것은 무리였다.  카인의 몸 상태

는 가히 최악이었다. 한달이나 몸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도 크게 떨어졌고,

몸도 약해져 있었다.  게다가 트란과의 싸움에서 상처를 무시하고 싸웠기 때문에 오

른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하였고, 종종 배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리고

피아의 죽음 당시에 받은 충격으로 상당량의 힘을 잃은 상태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알테아보다는 강하겠지만, 세나보다는 약한 정도였다. 원래 카인의 힘을 상기해본다

면, 힘의 감소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거의 3/5에 가까운 힘이 줄어버린 것

이다. 물론 그것은 시간이 흘러 몸이 치유되면서 다시 회복될 것이다.

 도시의 이름은 포퉁. 리프레이컨의 바로 윗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규모는 상당

했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카인을 위해 '꿈의 초대'라는 간판을 내건 중형 여관에 침

대가 두개 있는 방을 잡은 세나는 우선  카인을 눕혀주었다.  카인은 눕기가 무섭게

잠에 빠져들었다. 엄청나게 허약해진 카인을 보며 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나는

창문을 열었다. 아직 쨍쨍한 햇볕이 지상을 쪼이고 있었다.

 "응?"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세나는 홀이 너무 시끄럽자 주의를 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문을 연 그녀의 눈에 레인의 병사들과 흉기를 든 사람들의 대립 장면이었다. 흉기를

든 사람들은 욕을 하면서 위협적인 손놀림을 보였고,  레인의 병사들은 그들을 설득

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하긴,  수도가 점령당한지 얼마 안되었으니까 아직은 레인에 대한 저항 세력이 만

만하지 않을테지. 레시트가 꽤나 고생하겠는걸.'

 세나는 얼마 전까지 자신의 주군이었던 레시트를 떠올리며 훗, 하고 웃었다.  그녀

가 리프레이컨을 나올 때도 그는 서류 더미에 파묻혀서 살고 있었다.

 "그만 해요! 자꾸 이러시면 무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끄러!  너희들 힘으로 리프레이컨을 무너뜨린 것도 아니면서 우리에게 간섭하지

말아! 우리는 아나트 사람이지,  망해버린 레인의 사람이 아냐! 꺼져, 다른 나라 병

사의 명령은 사양하겠어!"

 사람들 중에서 가장 덩치가 좋아보이는 자가 테이블을 걷어차며 외쳤다.  병사들은

그가 좀 더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자 창의 각도를 조저하며, 말했다.

 "뭐가 저희 힘이 아니라는 겁니까?"

 "쳇, 너희들은 이상한 힘을 쓰는 녀석들을 앞장세워서 리프레이컨을 무너뜨렸잖아!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고."

 "그건 당신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이.봐."

 탁상공론을 벌이기 위해 헛소리를 지껄이던 양 세력(?)과 구경꾼들은 아름다운  목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역시 세나가 있었다.  그들

은 모두들 침을 삼켰다. 하지만 세나는 그런 그들의 반응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

다.

 "내 일행이 아파. 당신들이 너무 떠들어서 휴식을 취할 수 없어, 부탁이니 좀 조용

히 해."

 세나는 거의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 보는 여인이 자신들을 향해  하대를

했지만, 그들은 세나의 미모에 혹하여 군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세나만을 바

라보다가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자 장소를 옮겨서 싸우기 시작했다.

 "도와주고는 싶지만, 이런 일까지 일일이 도와줘서는 곤란하지. 이 정도는 직접 처

리하지 않으면 곤란하다구."

 세나는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말싸움을 벌인 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홀

에서 떠드는 것보다 조금 좋았지만, 여전히 시끄러웠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창문을

닫아야만 했다.  세나는 곤히 잠들어있는 카인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옛 기억

에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가 보았다면,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카인과 세나는 예전에 몇번이나 검술계Ix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이 포퉁도 처음이

아니었다. 700여년 전, 처음 왔을 때는 지금과 상황이 반대였다. 용신계에서 처음으

로 외출한 세나는 계속해서 돌아다니다가 피로가 쌓였고 바로 이 곳, 포퉁에서 몸살

을 앓았다. 그 때는 카인이 지금처럼 그녀를 돌보아 주었다.  두 번째 왔을 때는 세

나의 미모에 혹한 건달 무리와 카인이 붙었고,  세 번째 왔을 때는 '꿈의 초대'에서

술을 마시다가 카인이 취해버려서 일대의 깡패들, 50여명을 두들긴 적이 있었다. 그

리고 지금이 바로 네 번째였다.

 "그러고보니 포퉁은 올때마다 사고를 치는구나."

 세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신경쓰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사실 세나

는 레시트로부터 부탁을 받은 바가 있었다. 그녀는 카인의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하

고, 회복 주문을 한 번 걸어주었다. 그리고 문을 나와 카운터로 향했다.

 "아저씨. 지금 방에 환자가 있으니까, 잘 좀 부탁드려요. 제가 돌아오기 전에는 깨

지 않을거예요. 부탁드릴게요."

 "…아, 예."

 잠시 멍해져 있던 주인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꿈의

초대를 나와서 이 관청으로 향했다.  세나가 관청으로 들어서려고 하자 레인의 병사

들이 그녀를 막았다.

 "이 곳은 관청입니다. 들어가시려면 용무를 말씀해 주십시오."

 세나는 빙긋,  웃으면서 품에서 레시트에게서 받은 증표를 꺼내 그들에게 보내주었

다.  그것이 진짜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일단 레시트라는 이름이 적힌 서류에 병사

들의 눈이 커졌다. 병사들은 세나를 가만히 바라보았고, 세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

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병사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하고는 세나의  서류를 들고서 관청  안으로 뛰어들어갔

다. 그리고 잠시 후, 병사는 중년의 사내와 함께 허둥지둥 달려왔다. 병사는 동료에

게 눈치를 주고는 고개를 깊이 숙였고, 중년의 사내는 사교적인 미소를 띄며 서류를

돌려주고 인사를 했다.

 "제가 포퉁을 임시로 맡고 있는 코루틴 파필스 자작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레이나 아소트 백작 님."

 세나는 일단  레인을 수복하고 아나트를 무너뜨리는 것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

중 한명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땅히 백작이라는 직위를 받은 것이었다. 쥬크도 백

작이었고,  레이젤과 카인의 경우에는 자작이었다. 세나는 역시 사교용 미소를 보이

며 말했다.

 "저야말로 이렇게 환대해주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파필스 자작 님."

 "천만에요. 들어오십시오, 백작 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세나는 파필스 자작의 안내를 따라 관청의 내부에 있는 그의 집무실로 갔다.  대부

분 집무실이라는 것이 손님을 접대하는 용도로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집무실

에 들어가자 이미 연락이 되었는지, 커피 두 잔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파필스

자작은 세나에게 자리를 권한 뒤, 자신도 그 맞은 편에 앉았다. 파필스 자작은 황송

하기 그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파필스 자작이라는 사람도 있었던가? 뭐, 나는 전장에만 있었으니 모를

수도 있지.'

 세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커피를 한모금 마신 뒤, 용건을 꺼냈다.

 "저는 레시트 전하의 부탁으로 리프레이컨 북부 지역을 순찰 중입니다."

 사실은 할 일이 있어서 리프레이컨 북부로 가는데 레시트가 간절히 부탁해서 이 곳

에 있답니다.

 "아직 레인에 대한 반란 세력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포퉁에도 불만을

품은 자들과 병사들 간에 마찰이 있더군요?"

 "아, 예. 무기를 소지하고 병사들에게 대항하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그

다지 걱정하지 말아 주십시오. 약 100명으로 구성되었는데, 포퉁의 병사만 해도 300

이 넘습니다."

 사뭇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로 파필스 자작이 말했다.

 '…어?'

 그 때, 세나는 조금씩 어지러움을 느꼈다. 몸이 급속도로 피곤해졌고, 자꾸만 졸음

이 쏟아졌다. 세나는 이를 악물며 파필스 자작을 노려보았다.

 "당신… 무슨 짓…을…,"

 "커피에 수면제를 탔었죠. 반응이 상당히 늦으시군요,  아소트 백작.  그리고 운이

없으셨습니다. 포퉁은 이미 아나트 부흥군의 손에 넘어왔단 거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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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회는 좀 늦었습니다.  그게 이번에 수정하면서 추가된 오리지날 이벤트라서 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  제가 비축분을 마련해놓지도 못해서;; 이해해주시리라 믿

습니다. :)

 어제 컵에 우유를 부어놓고, 오늘 마셨는데… 벌써 상했네요.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005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2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6/24 18:22    읽음:14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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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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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이 눈을 뜬 것은 세나가 나가고 3시간이 지난 후였다.  꽤나 오랫동안 잠을 잤

기 때문에 갈증을 느낀 그는 곧 옆에 놓여있는 물을 마셨다.  다소 갈증이 해소되는

듯 했다. 그리고 카인은 다음 문제에 직면했다. 세나가 보이지 않았다. 관청에 갔겠

지, 하며 그는 문을 열고 홀로 나왔다. 주인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아르바이트 생이

카운터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찾아오는 손님도 없고, 식사 시간도 아니라

서 무척이나 한가했던 것이다. 카인은 말 없이 담배를 빼들어 입에 물고, 불을 붙였

다.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오르더니 흐릿해지고는 사라졌다.

 "여기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카인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20명의 병사들이 꿈의 초대로 들어

오고 있었다. 졸고 있던 아르바이트 생은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어, 어떻게 찾아오셨습니까?"

 업소란 곳에 병사들이 찾아오면 원래 좀 당황하는 법이다. 업소에 병사가 떼거지로

몰려와서 좋을 일이 거의 없었다.  특히 지금과 같이 단단히 군기가 든 상태일 경우

에는 100%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건만 터지기 마련이다.

 "숙박부를 내놔라."

 "예? 아, 여기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생은 화들짝 놀라면서 검은 가죽이 입혀진 고급 노트를 두 손으로 병사

에게 갖다바쳤다. 병사는 빠르게 숙박부를 훑어나가더니, 곧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병사는 던지듯이 숙박부를 아르바이트 생에게 건내주고는 창을 고쳐들고,  동료들에

게 말했다.

 "108호 실이다! 가자!"

 흡사 이야기에 나오는 기사들이 비장한 각오를 하고 적군을 향해 돌격하는 듯한 태

도로 병사들이 달려갔다. 108호 실이라면… 카인과 세나의 방이었다. 카인은 세나에

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는 것을 알고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병사들은 곧 방에서

나왔다.

 "제길, 남자 녀석은 눈치 까고 튀었잖아."

 아마도 카인을 말하는 것일테다. 카인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병사들의 앞을 가로

막았다. 병사들은 인상을 썼고, 아르바이트 생은 '제발' 하면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

다.

 "네 놈은 뭐냐!"

 "너희들이 찾는 놈."

 담담한 카인의 말에 병사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하였다. 도망간 줄 알았던 녀석이

제 발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들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창을 세웠다.

 "포퉁은 아나트 부흥군이 장악했고,  아소트 백작은 우리 손에 잡혀 있다.  순순히

잡혀라, 카인 레카드."

 "무슨 말이냐."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한 말투로 카인이 말했다.  병사들은 카인의 말을 자

신들의 편의대로 해석하는 능력을 발휘하며 외쳤다.

 "자신만만하구나, 그렇게나 실력에 자신이 있는거냐? 하긴, 백작을 단신으로 호위

할 정도라면 보통 실력은 아니겠지! 하지만 과연 20명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그러니까 그들은 지금 카인을 아소트 백작을 호위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

다. 가장 앞에 선 병사가 기합을 지르며 창을 내찔렀다. 카인은 가볍게 공격을 피했

고, 창은 벽에 걸려있는 장식을 한 방에 부서뜨렸다.

 "으악!"

 비명을 지른 것은 아르바이트 생이다. 카인은 그대로 뒤돌려차기를 날려 병사의 등

을 내리찍었다. 병사는 비명도 못 지르고 고꾸라졌고,  카인은 그의 창을 낚아챘다.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20명은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이랜더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무기의 사용법은 다 알고 있었다. 헬파이어는 방에 있다.  카인은 창을 두

어번 돌리고는 허리춤에 끼웠다.

 "이 자식, 반항을 하다니!"

 병사들은 무차별로 창을 휘둘렀고,  카인은 창을 돌리면서 그것들을 모조리 쳐내었

다. 그리고 짧은 빈틈을 노리고 창으로 병사들의 복부, 턱, 옆구리를 두들겼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버버버벅!

 엄청난 타격음과 함께 병사들이 바닥을 뒹굴고, 허공을 날았다. 그 결과,  벽의 장

식품이 떨어지고, 테이블이 박살나며, 계단의 난간이 박살이 나버렸다. 덤으로 구경

을 하던 손님 한 명이 바닥을 굴렀다. 카인은 부러져버린 창을 내던지고, 짐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 뒤, 그들을 바라보았다. 사망자는 없었고, 모조리 기절이었다.  병사

한 명만 빼고. 

 "세… 아소트 백작이 잡혀있는 곳을 말해라."

 병사의 멱살을 붙잡은 카인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병사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세나는 관청의 지하 감옥에 잡혀 있다고 말해주고는 날아든 카인의 주먹을 얻어맞고

코피를 뿌리며 기절했다. 카인은 방에서 헬파이어를 가지고 나온 뒤, 아르바이트 생

에게 금화 두 개를 던져주고는 꿈의 초대를 나와서, 관청으로 향했다.  겉보기에 관

청은 멀쩡해 보였다. 카인이 다가서자, 그들은 그를 막으며 용건을 물었다.

 "아소트 백작."

 그 한 마디에 병사들은 공격을 퍼부었고, 얻어맞고, 쓰러졌다.

 '확실히 아나트 부흥군인지 뭔지 하는 녀석들이 포퉁, 자체를 장악하고 있군. 관청

이 이 지경이라니… 레시트가 완전하게 이 대륙을 통일시키려면 고생 좀 하겠군. 그

나저나 아나트도 마냥 썩은 나라만은 아니었군. 이렇게 부흥군도 있는 것을 보니.'

 카인은 대충 병사들을 때려눕히고는 관청의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침입자에 대한

정보가 퍼지고 퍼져서, 관청의 안에는 병사들이 무장을 하고 그를 맞이했다.

 "무슨 짓이냐! 여기는 관청이다!"

 "아나트 부흥군의 관청이지."

 흥분한 듯한 병사의 외침에 카인은 나지막히  대꾸했다.  그 말에 병사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최초에 외쳤던 병사가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었나? 그렇다면 죽어줘야겠군,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곤란해!"

 '포퉁은 꽤나 큰 도시니까 기사도 있겠군.'

 눈 앞에서 용감무쌍하게 창을 휘돌리며 달려오는 병사에게 미안하게도 카인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병사는 제 딴에는 속임수를 쓴다는 것인지 창을 여러 방향으로

휘돌리다가 순간적으로 강하게 찔렀다. 카인은 그 창의 막대 부분을 손으로 잡아 꺽

어버리고는 발로 병사를 걷어찼다.

 "무슨 기사라도 되는 줄 아나 보군."

 카인은 병사를 비웃은 다음 다른 병사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대략 50여명의 병사

들이 창을 쥐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레인에는 이상한 힘을 쓰는 녀석들이 있다지?"

 그 말과 함께 카인의 몸으로부터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아까 전에 병사로 위장한

부흥군과 평민을 위장한 부흥군들의 말 싸움을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었던 카인이

었다.

 "헉?!"

 "그 중 하나가 나다."

 플레임 랩소디의 불꽃이 병사들을 유린했고,  그 중앙에서 카인의 헬파이어가 휘둘

러졌다.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불에 타고, 검에 베여져 땅바닥을 뒹굴어야만 했다.

카인이 힘 조절을 적당히 해서, 건물까지 불이 붙는 일은 없었다. 어쩌면 힘 조절을

한 것이 아니라 카인의 힘 자체가 약해져서 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병사

들을 한번에 끝낸 카인은 검을 휘둘러 남은 병사들을 처리하고는 다시 관청의  안쪽

으로 들어갔다.

 "우웅…."

 한참을 자던 세나는 하품을 하면서 기지개를 폈다.  세나는 창살로 들어오는  옅은

햇살을 바라보며, 잠을 깨려고 노력했다. 그러다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헤에?"

 문 대신에 쇠창살이 있었고, 창문에도 쇠창살이 있었다.  바닥은 차갑고 딱딱한 돌

이었고, 벽도 두껍기 짝이 없었다. 감옥이었다.  그 사실을 인식한 세나는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분명 관청으로 들어와서 파필스 자작과 이야기를 하다

가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파필스 자작이  커피에

태워 놓은 수면제 때문이었고, 그는 아나트 부흥군이라고 했다.

 "이익!"

 "깨어나셨습니까?"

 막 화를 내려던 차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자 세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

다.  그녀는 지금 독방에 홀로 가두어져 있다. 그렇다면 감옥에 또 누군가가 있다는

건가? 하지만 레인이 아나트를 무너뜨리면서, 죄수들은 모조리 석방되었다.

 '아나트 부흥군에 의해 잡힌 사람인가?'

 "맞은 편입니다, 백작 님."

 세나는 그 말에 자신의 맞은 편 감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직 어둠에 익숙해지

지 않은 시야에는 그 누구도 보이질 않았다. 라이트 주문이라도 써볼까, 했지만  먹

히질 않았다. 꽤나 규모 있는 도시의 감옥에는 마력을 억제하는 주문이 걸려있기 마

련이었다. 물론 세나가 마음만 먹으면 그 억제를 풀고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반발력이 문제였다. 세나는 산다고 하여도 지금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은 죽을지도 모

르는 일이니까.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그녀의 시야가 어둠에 적응을 했고, 자신에게

말을 건 사람의 모습도 확연히 보였다. 분명히 그녀가 아는 사람이었다.

 "아… 도르킨 남작."

 바로 아나트와의 전쟁 당시,  마법사단의 상위 마법사로 활약하던 코스란 도르킨이

었다. 전쟁이 중반부에 접어들 무렵, 세나 휘하의 정보부로 옮겨왔기 때문에 세나와

는 약간의 친분이 있었다.  40세의 나이에 완전히 백발이었던 머리는  푸석푸석해져

있었다.

 "기억해주시는군요."

 "물론입니다…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게?"

 "아나트 부흥군이라는 녀석들에게 당했습니다. 포퉁에 배치되어있는 병사는 대부분

이 아나트 출신이거든요. 레인 출신은 저와 기사인 빌폰스 경. 그리고 병사가 몇 명

이 있을 뿐입니다. 빌폰스 경은 저를 보호하려다가 그만… 아마, 병사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저는 나중에 써먹기 위해 살려둔 것이겠죠. 백작 님에게도 이렇게 피해를

입히다니, 면목이 없습니다."

 도르킨 남작은 진심으로 미안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세나는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도르킨 남작 님이 그렇게 쉽게 당하실 분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아닙니다. 전 아나트 부흥군의 간부 중 한명인 코루틴 파필스와의 마법  대결에서

완패당했습니다. 코루틴 파필스는 아나트의 자작으로 포퉁을 다스리는 자였지요. 아

나트가 망하자, 도주했다가 얼마 전에 다시 포퉁에 찾아왔습니다. 포퉁과 같이 장악

당한 곳이 최소한 다섯 곳은 넘는 곳으로 추정됩니다."

 감옥에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르킨 남작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는 정보였다. 그 때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간수들이 바닥을 뒹굴었다. 카

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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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계속 리메이크만 하다가 보니까 이렇게 새로운  이벤트를 만드는 건  꽤나

어렵네요. 이래서야 나중에 새로 글 쓸때 엄청나게 힘들 것 같다는… 으음. 크오오!

 부스터 온―!! ………… 스파이럴!!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021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3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6/25 23:02    읽음:14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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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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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은 기절한 간수들로부터 열쇠를 찾아내어 도르킨  남작과 세나를  가두고 있는

철문을 열어주었다. 카인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부흥군은 대부분 처리했다."

 "코루틴 파필스라는 자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코루틴 파필스?"

 "예. 부흥군의 간부 녀석으로, 지금 포퉁에 있습니다만."

 도르킨 남작의 말에 카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사밖에 보지 못했다."

 "어쩌면 아직 관청 안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라 오십시오,  집무실로 가봐야겠습

니다."

 도르킨 남작은 그렇게 말하며, 앞장을 섰고, 카인과 세나가 그를 뒤따랐다. 카인은

많이 약해졌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상당히 지쳐보였다. 과연 카인이 부흥군을

대부분 처리했는지,  집무실로 가는 도중 그들은 단 한번도 병사들과 마주치지 않았

다. 단지 기절하거나 죽어버린 병사들은 무수히 볼 수 있었지만, 그것도 2층, 3층으

로 올라가자 보이질 않았다.

 "이 곳입니다."

 도르킨 남작은 문득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그 곳은 확실히 세나가 들어갔었던 집

무실이 맞았다. 세나는 자신이 문을 열려고 했지만, 카인이 그를 막았다. 세나가 마

신 커피의 수면제에는 뭔가 독특한 것이 있어서 아직  그녀가 제대로 힘을 쓸 수 없

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뭐, 카인도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문이 열렸다.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태양도 갈색 커텐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  한 마디로 방은

어두웠다. 그 가운데에 이상한 마법진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위에 파필스 자작…

아니, 파필스가 서 있었다. 세나는 그 마법진을 보고 인상을 썼다. 카인이 의아하다

는 듯이 말했따.

 "저것은 악마술… 아니, 그 비슷한 건가?"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이예요. 누군가가 그 파편이라도 주웠던 모양이죠."

 그 말에 파필스가 히죽 웃었다.

 "후후. 다크 다이아몬드, 그런 이름이었군.  대장이 가지고 있던 자그마한 여러 개

의 보석들은…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원래는 나중에 써먹으려고 살려뒀었는데

, 어쩔 수 없군. 죽어줘야겠다!"

 "부작용, 성격 파탄."

 카인은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헬파이어를 뽑아들었다. 지금의 파필스는 그리 방심할

수는 없는 상대였다. 다크 다이아몬드의 증폭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카인도 힘이

약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파필스의 손이 앞으로 강하게 휘둘러지면서,  수십개의

마력탄이 휘몰아쳤다.  현자의 탑에 있는 마법사들이 보았다면, 기절할 정도의 강한

위력! 실제로 도르킨  남작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카인은 그것을

무시하고 앞으로 돌진했고, 그 의도를 읽은 세나는 재빠르게 배리어를 펼쳤다. 배리

어는 마력탄을 막아냈고, 카인은 힘껏 헬파이어를 내리쳤다.

 쿠우우우웅!

 육중한 소리와 함께 헬파이어는 퉁겨졌고,  그를 따라 카인의 몸도 균형을 잃었다.

가까스로 바닥에 착지한 카인은 파필스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증폭진에다가 방어진도 하는 거군."

 카인의 말대로 마법진에서 갑자기 방어벽이 솟아올라 헬파이어를 막아낸 것이었다.

겉으로는 여유있게 말했지만, 카인은 사실 당황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진 방

어벽의 힘은 현재 카인의 그것을 능가하고 있었다. 기술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단,

하나. 파검(破劍)을 제외하고는.  하지만 카인에게는 파검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력이 남아있질 않았다. 카인의 표정에선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그와 오랜 시간

을 같이한 세나는 직감적으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프로미넌스를 준비해 줘.]

 [엣? 프로미넌스요?]

 [내가 신호를 보내면 바로 발동시키도록 해.  범위는 최대한 좁혀서 파필스를 겨냥

한다. 도르킨에게도 가능한한 고급 화염 마법을 준비토록 해.]

 세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도르킨 남작에게 고급 화염 마법을 준비해달라고 하

고는 자신은 프로미넌스의 시전에 들어갔다. 도르킨 남작은 알았다고 대꾸하고는 상

급 마법,  플라즈마를 준비했다.  그리고 카인은 검으로 ∞의 궤도를 그리기 시작했

다.

 "화염 무한진."

 그들이 결정타를 준비한다는 것을 눈치챈 파필스가 그를 제지하기 위하여 힘을  사

용했지만, 그것은 카인에 의해 가로막혔다.  어차피 카인이 사용하려는 것은 헬파이

어 자체의 에너지였기 때문에, 그리 정신을 집중할 필요는 없었다.

 "발동."

 불꽃이 빠르게 파필스를 둘러쌌고, 그것은 카인의 손이 주먹을 쥠과 함께 그의  몸

을 죄었다.  여기서 카인은 왼손에 쥬얼 포스를 끌어모았다.  화염 무한진의 불꽃의

회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졌고, 그것은 곧 임계점에 도달해 폭발을 일으키려고 했다.

 "지금! 쥬얼 포스!"

 카인의 왼손이 뻗어지면서 쥬얼 포스가 날아갔고, 오른손이 꽉 쥐어졌다.  그와 함

께 화염 무한진이 터졌고, 플라즈마의 강렬한 불꽃이 파필스를 덮쳤다. 그리고 곧장

프로미넌스의 업화가 용트림을 했다. 계속되는 고열에 의해 집무실의 벽이 녹아내릴

지경이었고, 세나는 급히 마법을 이용해 도르킨 남작과 자신의 몸을 지켰다. 카인은

화염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열기를 버티는 것은 가능했다.  카인은

헬파이어를 다시 치켜들고 아직 꺼지지 않은 불꽃의 안으로 뛰쳐들어서 세나로 하여

금 크게 놀라며 마법으로 자신의 몸을 지키게 만들었다.

 '역시.'

 카인의 예상대로 마법진은 무너졌지만, 파필스는 살아 있었다.  카인은 헬파이어를

휘둘러 파필스를 내리쳤고, 파필스는 그것을 막을 능력이 없었다. 파필스의 몸이 불

에 타는 것을 확인한 카인은 재빨리 화염의 범위에서 벗어나서 도르킨 남작과  세나

에게 파필스의 죽음을 알렸다.  그리고 세나의 워프를 이용하여 그들은 관청을 벗어

났다.  관청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활활 타고 있었다. 물론 그 원인은 카인, 세

나, 도르킨 남작이었다.  주민들은 모두 어리둥절해하며,  신나게 타고 있는 관청을

바라보았고, 이내 불은 사그라들었다. 자연적인 불이 아니라 마법과 기에 의한 불이

었기 때문이다.

 도르킨 남작이 한동안 머물게 될 꿈의 초대, 201호실에서 카인, 세나, 도르킨 남작

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떠나시겠습니까?"

 "예.  할 일이 있으니까요. 이번 일은 레시트 폐하께 이 편지를 보여주시면 해결될

겁니다."

 세나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적은 편지가 들어있는 봉투를 도르킨에게 주었다. 편

지에는 아나트 부흥군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다크 다이아몬드를 사용한다는  이야

기. 끝으로 자신들이 다크 다이아몬드는 처리해주겠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카

인과 세나는 마지막으로 관청을 태워먹은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는 포퉁을  떠났다.

일단 카인과 세나는 예정대로 카딩 산맥을 향해 이동했다. 아마 아나트 부흥군은 다

크 다이아몬드가 제거되면 80%이상은 분해될  것이었고,  다크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는 녀석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돌아다니다가 보면 느낄 수 있다.  세나는 아

나트 부흥군이 나타난 시기가 자신들이 떠나는 시기와 일치하다는  점에서 의문점을

느끼고 이 일이 용왕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일단은

그냥 예정대로 가자는 것이었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도중에 마주칠 것이고,  틀

렸다고 해도, 헛수고는 아닐테니까.

 도르킨 남작의 추측대로 완전히 장악당한 도시는 포퉁만이 아니었다.  세나와 카인

이 포퉁을 떠난 뒤, 들린 다섯 개의 도시 중에서 한 곳이 완전히 장악당한 상태였고

, 두 곳에는 부흥군들이 종종 눈에 보였으며, 두 곳은 아직 움직임이 없었다.  물론

세나와 카인에 의해 부흥군들은 초박살이 나버렸다.

 "으앗싸, 항구 도착!"

 레이젤은 옆에 있는 바위에 오른발을 얹으며, 시원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아레트

는 감상을 잊지 않았다.

 "바보 같아."

 "으하하하!"

 하도 많이 들어서 바보라는 말에는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 레이젤이었다. 사람 하나

앉혀놓고, 매일 바보라고 하면 자기 암시에 의해 스스로 바보인줄 안다고 하는데 그

런 경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레트였다. 뭐, 바보는 바보니까.

 항구  도시에 들어선 레이젤과 아레트는 우선 배 편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  매

표소로 향했다.

 "어제 출발했는데요?"

 배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항한다. 즉, 그들은 일주일은 이 곳에서 버티고 있어야 한

다는 말이었다. 부두와는 다른 쪽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간 둘은 근처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 철도 아닌데다가 전쟁이 끝난지도 얼마 안되었고,  그리고 원래 손

님이 적기 때문에, 해수욕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날아갈래?"

 아레트가 레이젤을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날아간다면, 정기선이 출발하기도 전에

서쪽 대륙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몰래 섬에 내려서 쉬어가야

겠지만. 하지만 레이젤은 냉정히 고개를 저었다.

 "싫다. 바다의 사나이는 배를 타야 해."

 "놀고 있네, 무슨 바다의 사나이야."

 "어쨌거나 싫어! 배 타고 싶단 말이다."

 아레트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내 해결책을 내놓았다.

 "일단 릴바 섬으로 날아간 다음에 배를 타면 되잖아.  릴바 섬이라면 분명 배가 대

기 중일테니까."

 "오오, 그렇군! 좋아, 당장 날아가자!"

 말을 끝내자마자 상공으로 솟아 오르는 레이젤을  바라보며 아레트는 한숨을  쉬었

다. 그리고 한마디.

 "단순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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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윽, 얼마 멀지 않았습니다. 공부는 하나도 안했는데. 게다가 기말에는 예

체능 과목을 친답시고 과목수가 12에서 15로 늘어버렸거든요. 훗-_- 실기 점수는 이

미 떡으로 받아뒀으니까;; 성적 하강의 예감이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1151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4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02 17:53    읽음:14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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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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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젤과 아레트는 적어도 10일은 항해를 해야지만, 도착할 수 있는 릴바 섬에 단,

하루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재 가장 빠른 쾌속선을 사용한다고 해도, 최고의 선

장과 뛰어난 선원들을 탑승시킨 상태라고 해도,  릴바 섬까지는 5일은 넘게 걸린다.

사실 아레트는 페이스를 좀 늦추어 다른 보급소에도 한번 쯤, 들려보고 싶었지만 레

이젤은 그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 비행에 내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 를 외치는 레

이서같은 태도를 갖추어 날아온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따라가던 아레트가 결국엔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상공으로 올라가 드래곤으로 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릴바

섬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양 대륙을 최초로 연결하였던, 해왕(海王)  '엘그

레인 비애튼'이 항해를 떠났을 때부터 보급을 했던 장소로도 유명하였고, 최초로 보

급 기지가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자유 무역이 허용되어 어느 상업  도시 못지 않은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게다가 역사가 역사이니 만큼,  토착민들도 대단히 많았

다. 그리고 섬의 치안이 양쪽 대륙의 모든 국가들의 협정. 소위 말하는 세계 정부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니, 전쟁의 공포를 겪을 일도 없었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오가

기 때문에 사건이 자주 터지긴 하지만, 그것도 대단한 것들은 아니었다.

 "곤란한데."

 아레트는 주변을 둘러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릴바 섬은 이미 축제 기간이었던

것이다. 아레트는 머리를 긁적였다.

 "으,  곧 수확제라서 그런건가? 확실히 양 대륙의 중앙에 있으니까 그런 것도 빠르

군."

 아레트가 곤란하다고 한 것은 축제 자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놀자는데 싫

을 이유는 없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레이젤은 상당히 축제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고

, 지금은 그 축제를 즐길만큼 시간이 풍족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아레트가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으려는데, 뒤에서 차가운 냉기가 느껴졌다.

 "으앗!"

 "잘 논다. 팔짱 끼고 고민하다가 머리 긁다가 한숨 쉬고, 다시 인상 쓰고 고민하냐

? 그것도 길거리 한 가운데에서. 이거나 마셔라."

 레이젤은 핀잔을 주고는 손에 들고 있는 캔을 건내주었다.  시원한 탄산 음료가 담

긴 캔으로 이번에 현자의 탑에서 새로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레이젤은 캔을 따면서

불만스런 어조로 투덜거렸다.

 "예전의 현자의 탑은 오직 마법에만 몰두했는데 말이야. 라엘 님 이후로 여러 분야

로 손을 뻗쳤거든. 거기까진 아주 좋아. 그런데… 요즘은 벤쳐 회사라도 된 것 같다

니까. 쩝,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건지."

 그것 또한 라엘을 괴롭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을 레이젤이 알리는 없다. 어쨌

거나 레이젤은 가볍게 음료를 들이켰고, 아레트도 그를 따라 음료를 마셨다. 음료를

마신 뒤, 레이젤은 아레트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

 "근데 무슨 고민을 그렇게나 열심히 하셨어?"

 "아, 아니. 아무 것도."

 "웃기는 녀석일세? 참, 다행이게도 배는 한 시간 뒤에 있어."

 그 말에 아레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고, 레이젤의 표정은 그를 따라서 일그러졌

다.

 "왜. 내가 못할 말이라도 했냐?"

 "…응."

 그리고 가차없이 허공을 가르는 주먹과 그를 뒤따르는 타격음! 딱.  레이젤은 손을

탁탁 털더니 곧 양 손을 아레트의 어깨 위에 올렸다.  갑자기 가볍던 그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이봐, 아레트. 내가 아무리 대책없이 노는 걸 좋아한다고 하지만,  지금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잘  알고 있다구.  게다가 아루나 누나도 관련이 있는 일이잖아.

뭐,  내가 놀려고 할까봐 네가 걱정하는 건 이해가 간다만, 지금 난 전혀 그럴 마음

이 없어. 나도 급하거든. 헤헷."

 레이젤은 마무리로 가벼운 웃음을 지어보임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레이젤은 진지함과 가벼움의 경계가 무척이나 허술한듯 하다.  아레트는

그의  말에 감동아닌 감동을 했는지 잠시 동안 멍한 표정을 지어 레이젤을 부끄럽게

했다. 하지만 이내 이성을 되찾고는 한 마디 했다.

 "잠깐. 그러면 왜 굳이 배를 타려고 하는거야. 급한 걸 알면 재빨리 이동해야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들으면 너도 생각이 바뀔거야."

 "헤에, 그 피치 못할 사정이란게 뭔데?"

 "뭐, 요즘 해적들이 늘어나고 있다는거지.  그런데! 그 해적들 중에서 이상한 술수

를 쓰는 녀석들이 있다는거지. 예를 들어 허공에 이상한 도형을 그리면,  그 도형이

보라색으로 번뜩인다지? 그러면 갑자기 모조리 죽어버린단거다. 그리고 그 해적들의

두목은 이상한 보석을 여럿 들고 있다는군."

 거기까지 듣자 아레트도 무슨 일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다크 다이아몬드!"

 "딩동! 정답이야.  뭐, 배를 타고 가다가 보면 해적들하고 마주칠 확률도 있다는거

아니겠냐. 어차피 다크 다이아몬드는 우리들이 처리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 이건 내

예상인데, 말야. 해적들이 그 보석을 주운 것도 어쩌면 군주들의 계획일지도 모른단

거야. 해적들이 나타난게 우리가 레인을 떠날 무렵이거든. 다른 팀도 다크 다이아몬

드를 쓰는 작자들과 부딪혔을 수 있어."

 "제길, 수정구가 있으면 세나 누나에게 물어볼 수 있는데! 에르만과 나는 수정구가

없거든. 형, 이 곳에 수정구를 팔만한 곳이 있어?"

 "아니, 없어. 하지만 이 곳에 있는 관리국에 가면 되지. 레인이 아나트를 무너뜨리

면서 세계 정부에 새로 가입되었고,  우리는 정식 사절이거든. 게다가 나 같은 경우

는 자작이라는 작위도 있으니까. 가자."

 아레트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앞서 걸어간 레이젤을 뒤따랐다. 레이젤은 걸음을

옮기면서 품에서 레시트로부터 받았던 정식 사절로서의 서류를 꺼내었다.  관리국은

섬의 중앙부에 있었다. 레인의 정식 사절임을 인정받고, 수정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둘은 곧장 안내를 받아 수정구가 있는 방으로 향하였다.  방에는 5개의

수정구가 있었고,  레이젤과 아레트 말고도 한 명의 마법사가 자신의 나라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정구가 있는 곳은 모두 방음 마법이 걸린 칸막이로 구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받아라, 받아라, 받아라, 받아야 해."

 수정구에 마나를 불어넣고,  세나의 수정구에 교신을 신청한 아레트는 마치 음침한

후드를 뒤집어쓴 고대의  주술사가 사악한 주술을 쓰는 것 같이 중얼거리기  시작했

다. 그 모습에 레이젤은 피식, 웃었지만 그의 심정도 같았기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

다. 그렇지만 세나로부터의 응답은 없었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세나는 이 때 파필

스 자작에게 속아서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니 수정구로 아무리 교신을 요청해

도 응답이 있을리가 없다.

 "이런! 왜 연락을 안받는거야."

 "저 쪽에도 나름대로 사정이란게 있는 법이지. 가자, 아레트."

 "뭐? 연락은 안하는거야?"

 "어차피 라페스 공국으로 가면 수정구는 있어. 괜히 시간 낭비하다가 배를 놓칠 필

요는 없지. 가자, 가자."

 레이젤에게 떠밀려서 몸을 돌려 수정구가 있는 방을 나서며 아레트는  웃으면서 한

마디 했다.

 "그러고보면 형은 꽤나 의지가 되네?"

 "헷. 이봐, 아레트. 나도 바보가 아냐.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런 꼴이 된거지. 800년 전에 상황이 조금만 변했어도, 지금 헤실헤실 웃으며 농담

하는게 카인이고, 표정 하나 안바꾸고 노는건 나일지도 몰라."

 레이젤의 앞에선 까닭에  스쳐지나가는 씁쓸한 표정을 아레트는 볼 수 없었다.  레

이젤은 관리국을 나서면서 현재 릴바 섬을 담당하고 있는 라프랜트 왕국의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항구로 향하였다. 관리국을 드나들면서, 약소하나마 관례를 밟은 덕분

에 배가 출발할 시간이 되어 있었다. 아레트와 레이젤은 뱃머리 근처의 방을 배정받

았지만, 방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바로 뱃머리로 향하였다.  어차피 특별히 짐이라고

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짐을 풀 필요도 없었다. 시원한 바닷 바람이 둘을 스치고 지

나가고, 새로운 바람이 둘을 스친다. 아직은 하늘에 갈매기가 떠 있다. 그리고 수평

선 너머로 보이는 여러 척의 배들. 그 때, 레이젤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아레트, 텔레포트!"

 "걱정마, 준비 완료!"

 레이젤의 외침에 아레트는 어느 새 만들어둔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하였고, 둘의 모

습은 순식간에 뱃머리에서 사라졌다. 마침 선원들은 그 곳에 없었고, 승객들은 짐을

풀기 위해 자신들의 방에 있었으므로 그들을 목격한 이는 없었다.  어차피 텔레포트

를 이용한 이동이었기 때문에 목격자가 있어도 전혀 문제는 없었다.  그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 배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배의 후미였다. 그 배는 해적들에 의해 습

격을 받은 상태였다.  여객선이기 때문에 대포를 싣지 않고,  전투를 할만한 인원도

없었기에 선원들과 승객들은 족족 죽어나갔다. 일반 상선이라면 거친 선원들이 빛을

발할 순간이겠지만, 이 배는 여객선이다. 여객선에 거친 선원들을 태우는 선주는 거

의 없다. 그나마 승객들 중에 싸울 수 있는 자들이 있었기에 상황은 좀 좋은 편이었

다. 만약, 원래대로라면 승객과 선원들이 전멸 직전에 가서야 해군이 나타나고,  소

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늘은 달라. 특별 게스트가 있어서 말야, 헤헷. 운이 없었다, 해적들!"

 레이젤은 장갑을 죄고는 빠르게 몸을 퉁겨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대로 주먹을 뻗어

먼저 해적 한 명의 코뼈를 가라앉힌 레이젤은 그대로 몸을 띄워 회전하면서 발을 휘

둘렀다.  발이 해적의 배에 꽂혔고, 레이젤은 곧장 위로 솟구쳐 오르면서 프로즌 소

드를 뽑았다. 태양빛에 반사된 프로즌 소드의 검날이 눈부시게 번뜩였다. 그리고 레

이젤의 입가에 언제나 그렇듯이 가벼운 웃음이 머금어졌다.

 "으이야아아!"

 괴상한 기합과 함께 해적들의 검이 여러개 레이젤을 향해 휘둘러졌다. 하지만 그런

공격에 당할 레이젤이 절대로 아니다. 공중에서 한바탕 몸을 돌려 검들을 모조리 퉁

겨낸 레이젤은 고속으로 이동하면서 파죽지세로 검을 휘둘렀다. 아레트도 해적의 검

을 하나 주워들고는 신나게 칼부림을 쳤다.

 "제, 제길! 모두 저 둘을 막아라!"

 그제서야 그들을 발견한 해적들의 두목이 당황하며 외쳤다. 그가 두목임을 안 레이

젤은 윙크를 하며 약간은 닭살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B.I.N.G.O. 딱 걸렸어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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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 기간이라서… 글을 쓸 여유가 없습니다. 연재가 늦는 것, 부디 이해해 주시길

^^; 그리고 요즘 끼고 다니는 곡은 이브4집! 정말 좋다는 >_<

 음, 지금까지의 시험 결과는 Good!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중간 고사

보다도 잘치고 있다는… 뭐, 앞으로가 문제겠죠.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1500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5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04 17:13    읽음:14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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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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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젤은 그  해적들의 두목을 향해 종횡무진으로 달려나갔고, 그가 한발자국을 내

딛을때마다 그  사이에 서 있던 해적들은 공중 비행의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뒤에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라는 유명한 누군가의 말에 대한 심

각한 고찰을 해야만 했다.

 "으, 으아아악?!"

 "약한 모습인걸."

 레이젤은 장난기 어린,  하지만 해적 두목에게 있어서는 사신의 그것보다도 끔찍한

미소를 지었다. 레이젤은 멱살을 잡아 그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아저씨가 이 놈들 두목이야?"

 "얘, 얘들아!"

 겁에 질린 두목은 주변을 돌아보며 부하들에게 도움을 호소하였다.  그렇지만 그의

부하들은 대부분 아레트를 비롯한 이들에게 두들겨 맞는 중. 아니면, 열심히 도망가

는 중이었다. 두목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고, 레이젤은 놀랐다는 듯이 입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오! 두목이 맞다는걸 그렇게 빙빙 돌려서 말하면 어떡해, 아저씨. 인기는 없는 것

같지만, 일단은 두목이군? 그 보석은 어딨지?"

 "무, 무슨 보석 말이냐! 나에게 보석 따위는 없어!"

 어디서 자신감이 솟아 오른  것인지 두목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용감히  맞섰다.

그 반응에 레이젤은 인상을 확 쓰면서 소리를 질렀다.

 "있잖아, 이 털보야! 내놔, 내놔, 내놔!"

 "히이이익?!"

 예상치 못한 상대의 반응에 질려버린 털보… 아니,  두목은 급히 자신의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주었다.  흡족한 미소와 함께 콧노래까지 부르며 그 보석을 받아든 레

이젤은 그 보석을 보는 순간 표정을 굳혔다.  그의 기대와는 달리 보석은 투명한 빛

을 예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금강석, 혹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우는 것으로서 보

석 중에서도 상등품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품질이 좋기 때문에 판다면,  많은 돈이

될 것이며 장식품으로 사용한다면 착용자의  품위를 살려주고 돋보이게 할  것이다.

허나, 레이젤이 찾는 것은 그런 보석이 아니었다, 절대로.

 "이상한 힘을 쓰게 만들어주는 보라색 보석을 내놓으란 말이다, 이 털복숭이야!!"

 콰작! 다이아몬드는 레이젤의 손 안에서 그야말로 아작이 나버렸다.  그와 함께 졸

지에 털보에서 털복숭이로 레벨업을 한 두목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해적 생활,  20

여년의 수확의 결정체가 1초도 되지 못하는 짧은 순간에 이 건방진 젊은  녀석에 의

해 삽질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분노하여 당장에 이 젊은 녀석의 목을 따버리고 싶었

지만… 그러기엔 자신이 너무 무력했으며, 상대가 너무 두려웠다.  뺨이 화끈거리면

서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반대편 뺨이 화끈거리더니 고개가 다시 돌아갔다. 또다

시 반대편 뺨이 화끔거리더니 고개가 돌아가고, 또 뺨이 화끈거린다. 이 쯤되자, 정

신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으아?"

 "으∼아? 놀고 있네, 보석을 내놓으란 말이다, 보석!"

 상황이 이  지경이 되자 주변의 시선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해적 잔당들도 모두

쫓아내고 이제 이렇게 상황을 뒤집어준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던 선원들

과 승객들은 레이젤과 해적 두목을 이상하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해적의 멱살을 붙

잡고 보석을 내놓으라고 하다니? 하지만 그러한 움직임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레이

젤은 계속해서 두목을 협박하고 있었고,  아레트는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었

다.

 '강제로 보내버려야겠군.'

 아레트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재빨리 마법을 완성시켰다. 급한 만큼,  고속으로 이

루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그것을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어려도 드래곤은 드래곤이

다.  어지간한 마법사라면 아레트가 마음만 먹으면 눈치채기도 전에 수십의  마법을

완성할 수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법사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가정하에 성

립이 가능하다. 마법사가 장님이라는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뻔히 쳐다보고 있는

마법사가 눈치 못채게 마법을 만드는게 가능이나 하겠는가. 어쨌거나 레이젤과 두목

은 점점 이상해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다가 빛을 번쩍이고는 모습을 감추었

다. 그게 텔레포트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지 못해 사람들이 당황하는 틈을 타서 아

레트도 텔레포트를 하였다.  일단 텔레포트를 한 곳은 살아남은 해적들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는 해적선의 갑판 위였다. 갑자기 빛과 함게 자신들을

궁지에 몰아넣은 두  녀석이 두목과 함께 나타나자 해적들은 한순간 패닉 상태에 빠

져들었고, 그 다음에는 죽음을 각오하고 무기를 들려고 했다.

 "신경쓰지말고, 배나 움직여. 안죽일게, 그럼."

 이 순간, 아레트는 그들에게 성자(聖者)였다.

 "저기…."

 "응?"

 아레트는 나이를 꽤나 먹은 듯한 해적이 자신에게 말을 걸자 슬쩍, 고개를 돌렸다.

해적은 두려운 시선으로 레이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마 레이젤은 공포,  아레트

는 구원…인가 보다.

 "저  분이 찾으시는 보석이 혹시 보라색에다가 이상한 기운을 띄고 있는…  가끔씩

빛이 나면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  불꽃이 일어난다던가,

사람이 죽어버린다던가…."

 "맞아. 혹시 알고 있는거야?"

 "예, 물론입니다! 저희 대장이 그 보석을 여럿 가지고 있습니다. 몇 번 보았지요."

 해적의 말에 아레트는 천천히 이젠 레이젤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그들의 두목을 바

라보았다. 그리고는 못미더운 얼굴로 다시 해적을 돌아보았다.

 "저렇게 맞으면서도 없다고 부인하는데?"

 "예? 아, 아닙니다.  저 사람은 그냥 이 배의 선장이지,  저희들의 대장이 아녜요.

물론 저에게는 상관입니다만…."

 "이 배의… 선장? 잠깐, 당신들이 속한 해적단의 규모가 대체 어느 정도야?"

 그렇다면 이들 외에도 해적들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아레트는 제발 적기만을 바라

며, 해적의 말을 기다렸다.

 "에… 글쎄요? 다 합하면 5천은 넘을 것 같은데요."

 "…5, 5천? 뭐가 그렇게나 많아!"

 놀람과 절규와 감탄이 뒤섞인 외침이 아레트로부터 터져나왔다.  확실히 5천이라면

장난이 아니었다.  우선 그 인원을 감당할 만큼의 자금이 필요하며,  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그들이 머물 수 있는 본거지가 필요했으며, 무엇

보다 그 정도 규모의 해적단이라면 세계 정부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 말

에 해적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며 말했다.

 "그게 다 저희 대장의 카리스마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양 대륙에 있는 해적이란 해

적은 거의 다 모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요즘 라프랜트에서 해적들을

본격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신나게 떠들던 해적이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 앞에 비죽 튀

어나온 날카로운 검날을 바라보았다. 아래로는 그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짧은 소리와 함께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오랫동안 함께 이 일을 해왔고, 얼마 전에는 함께 약탈을 했으며, 조금 전에는 살기

위해 함께 발버둥 쳐왔던 그의 오랜 동료가 있었다.  눈빛은 보랏빛, 입가에는 싸늘

한 미소가 걸려있다.

 "어리석은 녀석. 함부로 그런 걸 주절거리면 곤란하다. 크흐흣."

 "로, 로킨…?"

 그의 검이 뽑혀지자 해적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고,  갑판 위는 아수라 장으로 변해

버렸다.  매일같이 죽여왔고,  죽음의 위협을 느끼며, 죽음과 함께 생활하는 해적이

다.  그렇지만 갑자기 동료가 동료를 죽여버리는 상황에서는 해적들도 당황할 수 밖

에는 없었다. 레이젤도 두목을 두들겨 패는 것을 멈추고-사실 두목은 이미 기절했지

만- 급히 아레트에게로 달려왔다. 레이젤은 아레트의 옆에 서서 그를 바라보다가 눈

빛을 보고 흠칫, 놀랐다.

 "무슨 일이야?"

 그 보랏빛 눈동자에서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 레이젤은 옆의  아레트에게 나지막히

질문했다. 그에 아레트는 인상을 쓰며 전음으로 대꾸했다.

 [저 죽은 녀석이 나에게 정보를 주고 있었거든. 다크 다이아몬드의 행방과 이 해적

단에 관하여. 그런데 갑자기 저 보랏빛 눈동자가 이 녀석을 죽여버린거야.]

 "다크 다이아몬드 하나 정도 가진 녀석인가보군."

 레이젤은 씨익 웃으면서 프로즌 소드에 손을 가져갔다.  다크 다이아몬드라는 말에

그 로킨의 몸이 꿈틀했다. 보석의 이름을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레이젤이 아는 척

을 해서 놀라는 것이었다.

 "흐아!"

 로킨은 곧 검을 세차게 찌르며 레이젤에게로 달려들었다.  무척이나 빠르고 간결한

동작이었기에 동료 해적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지만 그 회심의 찌르기

는 레이젤의 의해 간단히 막혔고, 그와 함께 레이젤의 공격이 퍼부어졌다. 그렇지만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을 얻은 로킨도 그렇게 약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가지고 있

는 다크 다이아몬드는 비록 그  품질이 하급이라고는 해도 사념 에너지를 최대에 가

깝게 저장시켜둔 물건이었다.  그 즈음, 다른 해적들은 자신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망설이기 시작했다.

 "글쎄, 배나 움직이라니까. 그럼 안죽인다고 했잖아."

 …로킨이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레이젤이 더 두려운

모양이었다.  아레트의 한 마디에 그들은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 배를 움직이기 시

작했다. 물론 시선은 레이젤과 해적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레트는 겉보기에는 팽

팽한, 실제로는 레이젤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둘의 대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다크 다이아몬드 하나로도 저 정도가 된다는건가? 대단해,  만약 다크 다이아몬드

를 여러개 가지면 그만큼 힘이 증가하는걸까? 만약 그렇다면 곤란하다고. 인간의 한

계는 솔직히 끔찍할 정도니까. 라엘 님이 그 대표적 케이스라고나 할까.'

 아레트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기를 바라며 생각에서  깨어났다.  로킨과 레이젤의

대결은 종반부를 치닫고 있었다. 해적들의 눈에는 레이젤이 순간적인 찬스를 살려서

대결의 흐름을 바꾼 것 같았지만… 아레트가 보기에는 약간 힘을 더 주는 것 정도였

다.

 "잘도 논다니까, 하여간."

 여럿이 있을 때는 레이젤과 함께 사고뭉치인 아레트였지만, 레이젤과 둘이 있을 때

는 어른같은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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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음. 대충 평균 90가까이 나올 듯 합니다. 오늘 영어를 워낙에 환상적으로-_-++쳐

서 말입니다. 끄응; 남은 과목은 음악과 미술,  내일부터는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

되겠군요. 뭐, 그래도… 한 주의 반이 지나간건가.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213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6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07 16:35    읽음:130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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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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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스틴과 에르만은 리프레이컨을 떠나 몇일 동안 마을을 거치지  않고서 여행을 하

다가 이제서야 한 마을에 들어서게 되었다.  들어선 즉시 여관을 찾은 둘은 가장 먼

저 몸을 씻고서 홀로 내려와 간단한 식사를 주문하고는 곧장 체스 판을 벌렸다.

 "그러고보니 풀리큰 숲은 성지에서도 동쪽 지역에 있다고 하셨죠? 그럼, 신탑을 거

쳐야 합니까?"

 체스 판에서는 두 세력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유스틴은 에르만에게 질

문을 던지며 비숍을 움직여 폰을 물리쳤다. 미처 신경쓰지 않고 있던 곳에서 날아온

비숍이 자신의 폰을 먹어버리자 에르만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테이블에 턱을 괴

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대꾸했다.

 "뭐, 어쩔 수 없거든요. 풀리큰 숲으로 가는 길이 신탑을 거쳐서 가야하니까."

 그러면서 나이트를 전진시켰다.  유스틴은 에르만의 나이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이 잠시 고민하는 듯 하였지만, 이내 폰을 이동시켰다.  에르만은 또 다른 나이트도

이동시키면서 말했다.

 "아. 신탑에 들리면,  유스틴 님이 수고를 좀 해주십시오. 저같은 경우는 레인에서

따로 받은 작위가 없거든요. 그건 유스틴 님도 마찬가지시지만, 일단은 엘프시니까.

신탑에 들려서 한번 리프레이컨에 연락을 취해봐야겠습니다. 다른 팀의 상황이나 알

아볼 겸, 해서요."

 유스틴은 대답대신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폰을 움직였다.  그 때, 종업원이

유스틴과 에르만이 주문하였던 식사가 나왔다. 유스틴의 앞에는 신선한 샐러드와 물

이 놓였고, 에르만의 앞에는 살짝 굽혀진  식빵과 우유가 놓였다.  유스틴이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종업원의 접근때문이었다. 먼저 생수를 한모금 들이킨 후 유

스틴은 입을 열었다.

 "맡겨 주십시오."

 에르만은 빙긋 웃어보이면서 록을 움직였다.  유스틴이 전진하고 있던 폰이 단번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유스틴은 당황하여 비숍을 움직였지만, 에르만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비숍으로 퀸을 먹어버렸다.

 "이, 이런?"

 "걸리셨습니다, 유스틴 님."

 "이것은…  일전에 제가 에르만 님을 이겼을 때 사용한 수군요. 완벽하게 당해버렸

습니다."

 에르만의 비숍이 킹을 노리고 있었고,  킹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나이트와  퀸,

록에 의해 완벽하게 차단당한 상태였다. 발버둥을 치기도 거의 불가능하였다.  유스

틴은 아쉬운 듯이 입맛을 다시며,  판을 정리하고는 다시 생수를 들이키고는 샐러드

를 먹기 시작했다. 아레트도 식빵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 때, 여관의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병사 두 명이 난입을 해왔고, 홀에 나와있던 몇몇 손님들의 인상이 찌푸려

졌다.  종업원과 여관 주인이 달려나가 이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냈지만,  병사들은

그들의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손님들에게 외쳤다.

 "산적 떼가 마을에 쳐들어왔습니다!  마을의 대피소로 피하시던가,  외각 부분에서

병사들을 돕던가 하세요.  이 곳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아저씨, 아저씨도 종업원들

데리고 어서 대피소로 가세요!"

 "사,  산적이라니? 난 이 마을에서 태어난 토박이야! 아니지, 몇대째 이 곳에서 여

관을 해가며 살아가고 있는 집이라구! 그런데 산적이 나타났단 말은 들어본 적도 없

어!"

 "제길, 그럼 전에 전쟁 났을 때는 용케도 믿으셨군요! 확인하고 싶으시면 식칼이라

도 하나 들고, 외각 지역으로 가보시죠! 어쨌거나 저는 전했습니다. 다른 곳에도 이

일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그럼!"

 병사는 여관 주인에게 신경질을 부리고는 급히 뛰쳐나갔다. 같이 왔던 다른 병사는

손님들에게 대피소가 있는 장소와 정확히 외각 지역의 어느  곳인지를 설명해주고는

그를 뒤따라갔다. 유스틴과 에르만은 당연히 외각 지역으로 향하였다.  병사가 일러

준 대로 길을 따라가다 보니 두 무리가 서로 대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

미 전투는 시작된 상태였다. 산적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마을의 병사

들도 신속하게 출동하였고, 그 숫자도 엇비슷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 훈련을 받은

병사들이 차근차근 산적들을 압박해나가고 있었다.  에르만과 유스틴이 자신들은 할

일이 없는건가, 하고 있을 때였다.  둘과 함께 달려온 몇몇의 손님들도 달리던 발걸

음을 늦추고 있었다.

 "…이건?"

 에르만은 익숙하면서도 역겨운 기운에 놀라며 앞을 보았다. 그 기운은 보라색의 빛

과 함께 산적들의 무리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에르만은 재빨리 유스틴을 보자,

유스틴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엘리멘탈에 화살을 대었다. 화살은 일전에

정령계에서 가지고 온 것이었다.  빠른 속도로 화살을 매겨 한대 날리려던 유스틴은

동작을 멈춰야만 했다. 병사들이 유스틴의 시야를 완전히 막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비켜요!"

 에르만의 외침에 반응하는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  여관에서부터 따라온 사람들도

그들과 합류하여 산적들과 싸움을 벌였다.  그 중에는 능숙한 모험가들도 있어서 금

새 전세는 병사들 쪽으로 기울었다.  에르만과 유스틴이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기 전

에는 병사들의 승리로 전투가 끝날 듯 하였다. 보라색의 빛이 순간적으로 주변을 휩

쓸었고, 순식간에 수십의 병사들이 피를 토하면서 고꾸라졌다.  그와 함께 유스틴의

시야가 트였고, 유스틴은 지체할 것 없이 화살을 날렸다. 화살은 유스틴의 조준과는

달리 엉뚱한 산적을 맞추었고, 에르만과 유스틴은 크게 놀랐다. 유스틴 정도의 하이

엘프가 조준한 과녁이 빗나가 버린 것이었다.  보통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상

상도 할 수 없는 일. 에르만은 이를 바득, 갈며 중얼거렸다.

 "정말로 다크 다이아몬드라는 건가? 제길, 저 따위 물건이 왜 이런 곳에!"

 유스틴은 그 외침에 대답하는 것 대신 다시 한  발의 화살을 날렸고,  에르만은 재

빨리 굴러다니는 병사의 창을 하나 집어들었다.  이번에 유스틴이 날린 화살에는 적

게나마 정령력이 실려있었다. 화살은 새로이 튀어나온 보라색 빛과 부딪히면서 터져

버렸다.

 "확실하군요. 다크 다이아몬드의 파편입니다. 멀리도 날아왔네요."

 그 사이 병사들은 완전히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에르만은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돕기 위해 달려나갔다. 손으로 마법진을 그려 뇌전계 상급 마법, 라이트닝을

산적들에게 집어던진 에르만은 곧장 창을 길게 잡고 휘둘렀다. 산적 세 명이 일격에

날아갔고, 에르만은 창을 반대편으로 다시 휘둘렀다. 이번에는 네 명의 산적이 바닥

을 굴렀다.  단숨에 난입하여 마법을 쏘고, 창을 후둘러 열이 넘는 산적들을 날려버

리자, 병사들과 산적들의 이목은 순식간에 에르만에게로 쏠렸다.

 '저 자인가?'

 에르만은 창을 고쳐 쥐며,  산적들을 훑어보다가 문득 이상한 기운을 품고 있는 자

를 발견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유스틴도 그를 발견한 듯 하였다. 그렇다면 에르만

이 해야할 일은 하나.  유스틴의 저격을 방해할만한 산적들을 주변에서 걷어내는 것

이었다.

 "간다아아아!"

 산적 무리의 안으로 뛰어든 에르만은 그대로 창을 흔들었다.  강한 힘에 의해 창은

좌우로 크게 휘어지며, 산적들을 쳐냈다. 그리고는 곧장 창을 찔러 산적들을 쳐내었

다.  에르만의 등장으로 다시 승세는 병사들에게로 넘어오고 있었다.  에르만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험가들도 제각기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또

다시 터져나올지도 모를 보라색 빛을 두려워 하고 있었지만, 어린-외관상- 에르만이

이토록이나 활약하자 다시금 불이 붙은 것이었다.

 "이번엔 정말로 피해 줘요!"

 여러 명의 산적들을 창으로 후려친 에르만은 그렇게 외치며 재빨리 물러났다. 병사

들과 모험가들도 에르만의 말에 따라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에르만은 마지막으로

뇌전게 중급 마법 스파크 두 개를 산적들에게 날렸다.  그리고 곧장 상급 정령의 힘

이 담긴 유스틴의 영궁탄이 다크 다이아몬드를 지닌 산적을 향해 날았다. 보라색 빛

이 뻗어나오면서 영궁탄과 맞부딪혔고, 그것은 힘의 대결을 벌이다가 폭발했다.  유

스틴은 예상했다는 듯이 영궁탄을 세 차례에 걸쳐 연사했고,  그것들은 계속해서 보

라색 빛과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폭발을 거듭할수록 보라색 빛의 세기가 약해졌

다. 유스틴은 곧장 엘리멘탈을 다시 어깨에 걸치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의 오른

손에는 언제 뽑은 것인지 소검이 들려 있었다.  유스틴의  소검에 정령의 힘이 실렸

다. 영궁탄과 비슷한 하이 엘프들의 특기, 영검술(靈劍術)이었다.

 쩌어어어어어어엉!

 영검술이 발휘된 소검과 보라색 빛의 장막이 부딪히면서,  굉음이 울렸다.  보라색

빛의 장막은 얼마 버티질 못하고 박살이 나버렸고, 그와 함께 산적의 몸이 허공으로

튀어오르더니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즉사였다.  유스틴은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에르만과 유스틴의 활약으로 다크 다이아몬드를 가진 산적이 죽자,  병사들은 금방

산적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에르만과 유스틴의 실력에 산적들이 전

의를 잃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병사들은 항복한 산적들을 감옥에 가두고,  시체들을

처리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을 도운 모험가들을 영주의 저택으로 초대하는 것도 잊

지 않았다.  영주인 폴튼 자작은 병사들을 도와 산적들을 몰아낸 모험가들의 숙박을 

모두 자신의 저택에서 무료로 지원해주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만찬을 준비하여 그들

을 모두 초대하였다. 에르만과 유스틴이 레인과 리프레이컨의 연회에서 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지만, 보통 평민들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멋진 음식들이

거대한 테이블에 차려졌다.

 "저기, 두 분. 폴튼 자작님께서 따로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까? 어디 계십니까, 폴튼 자작님께서는?"

 "예. 자신의 집무실에 계십니다. 저를 따라 오십시오."

 스스로를 폴튼 자작의 집사라고 밝힌 노인은 그렇게 말하며 둘을 안내하였다. 폴튼

자작의 집무실은 저택의 2층에 있었다. 집무실에는 폴튼 자작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

었다.  폴튼 자작은 시녀로 하여금 그들이 마실 차를 준비하게 하고는 그들을  부른

용건을 말했다.

 "혹시 에르만 님과 유스틴 님이 아니십니까?"

 "! 어떻게 저희들을?"

 에르만이 단숨에 긴장을 하며 질문했다. 폴튼 자작은 멋쩍게 웃었다.

 "두 분은 레인에서 상당히 유명하십니다. 유스틴 님은 엘프시기 때문에, 그리고 에

르만 님은 아레트 님과 함께 젊은 나이에 발군의 마법 실력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무술도 출중하다고 말입니다.  저는 문관입니다. 전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존재이

지요. 때문에 이번 전쟁 영웅에 대해서는 빠삭하지요.  그래서 두 분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거의 확신했다고나 할까요. 자, 드십시오."

 마침 시녀가 커피 세 잔을 들고 집무실로 들어오자 폴튼은 그들에게 커피를 권하였

다.  유스틴과 에르만은 그의 호의에 고마워하며, 커피를 마셨다. 에르만이 문득 질

문을 던졌다.

 "그런데 평소에도 이렇게 산적들이 나타납니까?"

 "아닙니다. 지금까지 산적들이 이 마을에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지요."

 "그렇습니까… 그런데… 좀 졸린데…."

 에르만이 갑자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자, 폴튼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특제 수면제가 들어 있습니다. 코끼리도 한번에 잠재울 정도의 양인데,  이렇게나

반응이 느릴 줄이야."

 "무…어?"

 자신의 졸음이 폴튼의 수작임을 안 에르만은 이를 갈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금

새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면서 넘어졌다. 폴튼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나는 아나트 부흥군의 간부, 펜터스 폴튼이라고 한다. 함정에 빠진 것을 축하하네

, 에르만. 그리고… 헉?"

 펜터스는 말을 마저 이을 수 없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유스틴은 전혀 졸고 있지

않았다. 유스틴은 엷게 미소를 지었다.

 "축하드립니다. 계획이 실패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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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말주변이 없습니다. 그래서 뒷 잡담을 보면 거의 썰렁하지요.  대부분이 푸념

이거나 약간 있었던 일을 적는 것으로 끝납니다. 음… 말주변 없는 녀석이 소설이라

;; 뭔가 언밸런스한데.

 몇 번인가 언급했지만, 지금 하이랜더 시리즈가 아닌 다른 글을 하나 구상 중에 있

습니다.  하이랜더처럼 급조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써보고  싶습니다만…

문제는 전 천천히 구상하다가 보면 흐지부지해서 관둬버린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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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232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7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08 20:15    읽음:13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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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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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니… 어떻게 그 수면제를 마시고도? 설마 마시지 않은건가! …아닌데?"

 펜터스는 더더욱 혼란스러웠다.  차라리 유스틴이 커피의 이상함을 알아채고  커피

를 마시지 않았더라면 유스틴을 인정해주고 실력 행사로 들어가겠지만, 유스틴은 분

명히 커피를 마셨다. 유스틴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예. 분명히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왜 멀쩡한거지,  이건 특제 수면제야!  소량으로 코끼리도 단번에 재울 수

있는!"

 "저는 코끼리가 아니니까요."

 유스틴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에르만을 편하게 눕혀주었다. 그리고 소

검을 꺼내들며 말을 이었다.

 "그 수면제가 얼마나 대단한 지는 알겠습니다. 에르만 님이 당하실 정도면, 상당한

수준이겠지요."

 사실 유스틴에게 이 수면제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전부터 조금씩 졸

리고는 있었지만,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유스틴이 지금까지 해온 단련

은 수면제에 빠질 정도로 나약한 것이 아니었다. 펜터스는 이를 갈았다.

 "제길, 이렇게 된 거, 실력으로 재워주마! 각오해라."

 "제가 어느 정도 실력인지는 잘 아신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유스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펜터스는 싸늘하게 웃어보이며, 마나를 모았다.

 "그래봤자 나보다는 한 수 아래야! 나에게는 대장이 주신 보석이 있다.  이것만 있

으면 나는 무적이야!"

 신나게 떠들면서 펜터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다

크 다이아몬드가 그의 손에서 보라색의 음산한 빛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유스틴은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변에 결계를 걸어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펜터

스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결계를 걸어두어 다른 이들이 눈치챌 수 없게

하고자 함이었다.

 "아나트 부흥군이라는 것,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다크 다이아몬드의 부작용은 성격 파탄이고, 그로 인한 넘치는 자신감이다. 유스틴

은 그것을 기억해내고는 펜터스에게 질문을 한 것이었다. 유스틴의 예상대로 펜터스

는 넘치는 자신감 덕분에 모든 것을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크큭, 완전히 장악해 놓은 도시만 해도 이 곳을 포함하여 열 곳이 넘는다.  이 도

시는 레인의 남쪽 지방을 장악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얻은 곳이지."

 "그 말씀은…  이 곳을 제외한 아나트 부흥군의 기지는 모두 레인의 북쪽에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은 이 곳의 병사들이 모두 부흥군이란 말씀이십니까?"

 "잘도 아는군, 먹어라!"

 펜터스는 고함을 지르며 손을 뻗었고, 순수한 마나의 덩어리가 보라색 빛을 띄면서

유스틴에게로 날아들었다. 유스틴은 가볍게 몸을 띄워 그것을 피해내고는 곧장 천장

을 박차면서 펜터스를 향해 쏘아지듯이 나갔다. 유스틴의 소검이 휘둘러지자 다시금

마나 덩어리가 모여들더니 펜터스의 주변에 막을 형성했다. 유스틴은 그것을 스치듯

이 베면서 지나갔다.

 '북쪽 지방이라면… 카인 님과 세나 님께서 어떻게든 하시겠지. 나는 우선 이 자를

+

처리하고는 그 산적들의 일을 처리해야겠어. 그나저나 왜 이렇게 다크 다이아몬드의

파편이 많이 남은거지? 가만… 다크 다이아몬드는 모두 리프레이컨 전투에서 적들이

사용했을텐데!'

 무언가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유스틴은 그에 관해서 좀 더 생각해보고 싶었지만,

펜터스가 그를 가만히  놓아두지를 않았다.  펜터스는 보라색으로 빛나는 양 손으로

바닥을 내리쳤고, 곧 보라색의 빛이 유스틴이 서 있는 땅에서 분수처럼 터져올랐다.

물론 유스틴은 그 전에 마나의 흐름을 눈치채고 공중으로 도약을 한 뒤였다. 유스틴

은 엘리멘탈을 꺼내들려다가 말고 소검을 고쳐 잡았다.  요즘들어 자신이 너무 엘리

멘탈의 위력에만 의존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겠지요. 갑니다."

 슛! 유스틴의 몸이 펜터스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순간 바로 위의 천장에서

퉁! 하는 소리가 들렸고, 펜터스는 위를 바라보며 공격할 준비를 취했다. 하지만 유

스틴은 역시 그 곳에도 있지 않았다.  그 때 펜터스의 좌우에서 거의 동시에 발소리

가 들렸고 다음 순간, 발소리는 뒤에서 들려왔다.

 "뭐, 뭐야! 환청인가?"

 "환청따위가 아닙니다."

 "!! 거기냐!"

 펜터스는 마력 덩어리를 왼쪽으로 집어던지고는 곧장 마나를 끌어모았다. 그리고는

중급 악마술 중 하나인 사령포(死靈砲)를 쏘아냈다.  해골과 같은 형상을 띈 수십의

사령들이 흉몰스런  몰골로 입을 쩌억, 벌리며 날아가서 벽에 부딪히며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스틴은 그 곳에 있지 않았다.  유스틴은 좀 전부터 하이 엘프의

가벼운 몸과 빠른 발을 이용하여 고속으로 방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에 펜터스가 듣기에는 환청과 같이 동시에 들려온 것이다.

 "으음?"

 이렇게 주변에서 야단법석을 떨고 있으니 제 아무리 특제 수면제의 권능(?)을 빌어

달콤한 잠에 취해 있던 에르만도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에르만은 눈 앞에서 펼쳐

지는 펜터스의 악마술을 보고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아직 잠에 취한 에르만의 눈에

는 펜터스가 혼자서 발작을 일으키는 것 정도로 보였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에르만

은 자신이 왜 자고 있었는지 기억 해냈고, 펜터스가 혼자 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속으로 이동하고 있는 유스틴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도울 필요는 없겠군."

 눈에 마나를 돋구어 유스틴의 움직임을 관찰한 에르만은 피식 웃었다. 그냥 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펜터스의 주변을 지나가며, 그의 보라색 빛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유스틴의 검에도 이미 영검술이 발동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펜터스

의 힘은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약화되고 있었다. 종횡무진으로 뛰며, 펜터스

를 공격하던 유스틴은 에르만이 깨어난 것을 보고 그에게로 달려왔다.

 "일어나셨군요. 몸은 괜찮으십니까?"

 "예.  다행히 수면제 외의 다른 성분은 섞여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뭐, 아직까지

졸려서 싸움은 제대로 못하겠지만."

 "그런가요? 그럼 저 쪽에서 쉬고 계십시오. 되도록이면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습

니다."

 그렇게 말하고 유스틴은 영검술을 강화시키고 다시 펜터스를 향해 뛰어들었고,  에

르만은 유스틴의 충고대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둘의 싸움을  구경했다.  승부는

오래가지 않았다.  강화된 영검술의 힘은 단숨에 펜터스의 빛을 찢고 들어가 펜터스

의 가슴을 찔렀고, 펜터스는 비명을 지르며 즉사했다.  유스틴은 영검술이 풀려버린

소검을 뽑아내고 펜터스의 다크 다이아몬드를 부서뜨렸다.  그것을 지켜보던 에르만

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문제는 지금부터군요. 어떻게 하죠?"

 그들은 쉽게 말하면 남의 집에서 주인을 죽인  꼴이다.  그러니 일단은 빠져나가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유스틴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글쎄요. 이 도시 자체가 장악당했다고 하니, 일단 저희들로서는 무리입니다. 우선

이 곳을 벗어나고 다음 도시에서 레시트 폐하께 연락을 하죠. 이 자의 말에 의하면,

레인의 남부 지방에는 아직 이 곳 외에는 부흥군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 곳의 영주 저택에서 수정구를 사용하던가, 전서구를 날리던가, 하죠."

 "흠,  그럴까요. 우선 결계를 푸세요. 이 도시에 들어오기 전의 길로 워프하겠습니

다. 거기에서 산 넘어서 넘어가야겠네요."

 유스틴은  고개를 끄덕이며 결계를 풀 준비를 했고,  에르만은 워프 마법을 외우기

시작했다. 결계 안에서 워프 마법 따위를 썼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에르

만이 고개를 끄덕여 표시를 하자 유스틴은 곧장 결계를 풀었고, 둘의 모습은 번뜩이

는 마법진과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그들이 그렇게 급히 떠난 까닭은… 뭐, 찔린다.

라고 할 수 있겠다.

 한 편, 쥬크와 알테아는 리프레이컨 동쪽으로 무작정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다

른 일행들은 정확한 행선지가 있고,  때문에 여행로가 정해져 있었지만,  그들은 그

렇지 않았다. 몇 달 전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지역은 대부분이 인가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지만 네 번째 운석이 떨어진 곳은 달랐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운석이 떨어졌으며, 누구도 그 곳을 가기를 꺼렸다.  고

대의 엘더 휴먼들의 유적이 있는 곳.  엘더 휴먼들의 유적은 대부분이 사라졌고, 남

은 것은 사람들이 발굴하고 개발하여 관광 명소.  혹은 순례 여행의 테스트 장소 따

위로 활용하고 있었지만,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 대표적 케이스가 지금

쥬크와  알테아가 향하고 있는 곳으로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일단 쥬크는 별 이상한 곳을 다 모험해봤기 때문에 그 곳이 엘더 휴먼의 유적이라고

해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엘더 휴먼이라면 하이랜더의 또 다른

이름이지 않은가. 그런 이유로 하이랜더 중 가장 나이가 많고,  서열이 높은 쥬크가

그 운석을 찾아가게 되었고, 알테아가 그를 따르게 된 것이다.

 쥬크는 우선 가까운 마을에 들렀다.  자신 혼자만이라면 몇달이건간에 노숙을 해가

면서 최대한 빠르게 엘더 휴먼의 유적지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알테아가 따를 수나

있을지 걱정이었던 것이다.

 "저는 괜찮으니까 그냥 계속 가죠, 쥬크 님."

 그런 것을 모를 리 없는 알테아는 멋쩍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에 쥬크는 예

의 엷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

 "이 마을을 거치면, 앞으로 유적지 근처의 마을까지는 단 한번도 마을에 들리지 않

고 갈겁니다. 오늘은 그 여정을 위한 전야제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쥬크는 '단 한번' 이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하며, 계속 웃는 얼굴을 지어보였다. 그

순간만큼은 쥬크의 엷은 미소가 알테아에겐 공포스럽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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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의 연가, 라는 노래 아세요? 주영훈 노래… 연가 4번CD에 있는 곡이죠. 요즘들

어 괜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멜로디가 -_-; 자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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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427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0 13:33    읽음:12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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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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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욱, 후욱."

 거친 숨소리. 알테아는 쥬크가 10분간 휴식을 준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엎어져  버

렸다. 첫번째 만나는 마을에서 편안한 하룻밤을 보낸 것이 일주일 전. 그 일주일 동

안의 강행군은 알테아를 무척이나 지치게 만들었다. 하루 19시간의 강행군.  나머지

5시간에 식사와 휴식, 모든 것을 취해야만 했다.  사실 19시간이라는 행군은 하이랜

더인 알테아가 못견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쥬크가 그 19시간을 편안하게 걷는 것만

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1시간에 한번 꼴로 기습을 가하고, 3시간에 한번 꼴로

10여분을 전력 질주 했다.  덕분에 알테아는 1시간에 한번 죽도록 터지고,  3시간에

한번 바닥을 기었다.

 "시간 됐습니다. 가시죠."

 그렇게 말하며 쥬크는 회중 시계를 닫았다. 리프레이컨에서 거금을 치르고 산 시계

였다. 시계라면 다른 차원계에서 보다 싼 값에 구할 수 있는데 왜 굳이 거금을 치르

고 회중 시계를 사느냐는 알테아의 질문에 쥬크는 웃으며 이렇게 답하였다.

 "차원계에는 차원계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지요. 저는 그것을 즐기고 싶습니다."

 뭐, 중요한 말은 아니었다. 알테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다시  쥬크를 따라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길을 가던 도중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일주일 간 괜히 두들겨 맞은 것이 아니었다.  알테아는 이것이 쥬크가  공격을 하기

전의 신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

 "이익!"

 빠르게 쥬크의 발차기가 날아들자 알테아는 필사적으로 넘어져서 공격을 피해냈다.

덕분에 땅에 무릎을 찍어버렸지만, 쥬크의 발차기를 옆구리에 얻어맞는 것에 비하자

면, 차라리 행복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쥬크는 기습을 하면

꼭 세 번의 공격은 했다. 두번째 공격도 역시 발차기였다. 허공에 멈춰있던 발은 순

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대지를, 정확히는 알테아의 쇄골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으아아아!"

 알테아는 순간적으로 기를 터뜨려 주변에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바람은 쥬크의 움

직임을 방해하는 동시에 알테아의 행동을 도왔고,  알테아는 재빨리 옆으로 구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피한 것은 아니어서,  그만 오른쪽 팔이 찢어지고 말았

다. 오른팔의 상처에 알테아는 살짝 인상을 썼다.

 "아야야."

 "꽤나 피하는 것이 능숙해지셨군요? 그럼… 스피드를 올리겠습니다."

 "예?"

 "갑니다."

 "자, 잠깐만요! ……하아?"

 알테아는 지금 자신의 목에 와닿아있는 쥬크의 청룡검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갑니다

,  라고 말하자마자 그는 잠깐 기다려달라고 외쳤지만, 그 때는 이미 청룡검이 목에

닿은 상태였던 것이다. 쥬크는 천천히 검을 회수하며 웃어보였다.

 "아, 이거 죄송. 실수로 너무 빨리 해버렸네요."

 "…보이지 않았어요."

 "그럴 겁니다. 뇌전 속성의 순간 스피드는 폭풍 속성의 그것과 비교해도 훨씬 빠른

수준이니까요."

 차캉. 그렇게 말하면서 쥬크는 청룡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알테아는 그제서야 다

리가 풀리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아서 쥬크에게 질문했다.

 "방금 그 스피드가 최고는 아니었죠?"

 "예."

 쥬크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사실 알테아도 그 사실은 알고 있을테니까.  방금

쥬크가 발휘한 스피드는 그의 최고 스피드의 70%정도. 하지만 실수는 아니었다.  쥬

크는 일부러 그 정도의 스피드를 내어 알테아에게 기습을 가한 것이었다. 물론 알테

아가 피했으면,  하는 생각 따위를 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고 하여도 사실 어린 나이의 알테아가 그의 공격을 피하기는 불가능했다.  절대

로.

 "상처를 회복시켜드리겠습니다."

 쥬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알테아를 향해서 손을 뻗었다.  쥬크의 손에서는 푸르스름

한 빛이 어리기 시작했고,  그 빛은 점점 그 크기를 확대시켜서 알테아의 팔을 감싸

고 돌았다.  그러자 길게 찢어졌던 그의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멎었고, 서서히 상처

가 아물어갔다. 짧은 시간이 흐르자 알테아의 상처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몸을 일으

킬 수도 있게 되었다.

 "그런데… 대체 이 회복은 어떻게 하시는겁니까? 쥬얼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쥬크

님은 회복술을 사용하시지 못한다고 아는데요. 아니, 정확히 하이랜더는요."

 꽤나 날카로운 알테아의 질문이었다. 스승을 잘 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쥬크는

웃어보이면서 대답해주었다.

 "맞습니다. 하이랜더에게 회복술은 없지요.  회복술이라는 것은 신계의  무한자들.

즉, 천사와 악마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을 꺼낸 쥬크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나갔고,  알테아는 재빨리 그의 뒤를

따랐다. 빠른 걸음걸이였지만, 그 동안 익숙해졌다면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는 알테

아는 그의 걸음걸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제가 알테아 님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것에 사용한 힘은 회복술이 아닙니다.  그리

고 쥬얼은 더더욱 아니지요.  쥬얼을 통한 회복은 쥬얼이 있는 상태에서만 이루어지

는 것이며,  육체적 상처의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제 힘은… 저도 이름을

붙이기는 좀 그렇군요.  굳이 분류하자면,  일종의 권능이라고 보셔도 좋을 겁니다.

수장이신 킬린 님께서도 종종 그런 힘을 사용하곤 하시거든요.  하이랜더가 단지 생

명력이 질긴 검술의 달인만인 것은 아니란 것이죠.  장로들께서는 대부분이 사용 가

능한 능력입니다. 저는 뭐, 얼마전에 깨달은 것이지만."

 길게 늘어놓은 쥬크의 말은 알테아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에 설명했다.

 "그러니까 그냥 넘어가라는 거군요?"

 "말을 정리하시는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알테아의 말에 쥬크는 잘 하지도 않는 농담까지 해보여 알테아를 내심  놀라게까지

만들었다.

 그들이 마지막 마을에 도착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일 후의 일이었다.

 이름보다는 '블러드 골드' 라는 코드 네임으로 아나트 부흥군에 잘 알려진 존재들.

그들은 다름아닌 카인과 세나였다. 지금까지 부흥군과는 10여번 가까이나 마찰이 있

어왔다. 그리고 그 마찰의 주기는 카딩 산맥이 다가옴에 따라서 점점 짧아지기 시작

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마찰이 없어져 버렸다. 폭풍전야라고, 그것이 둘을 더욱 불

안하게 만들었다. 최근에 만난 이들은 그럭저럭 다크 다이아몬드를 제어하는 무척이

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물론 그들에겐 비극적이게도, 카인의 힘도 빠르

게 회복되고 있었다.  어쨌거나 첫 기습때는 세나를 성공적으로 마취시키는 등의 성

과를 올렸지만, 최근 들어서는 훌륭하게 깨지기만 하던 아나트 부흥군에서는 최후의

카드를 내놓고야 말았다.

 "저기, 카인 님과 세나 님이신가요?"

 "그런데?"

 얼굴에  여드름이 난 10대 소년 하나가 그들에게 쭈뼛거리며 찾아와 말을  걸었다.

세나는 무심하게 대꾸하며, 미리 시켜놓은 홍차를 마셨다. 이 지역에선 홍차가 유명

했으니까.  소년은 세나의 외모와 목소리에 상당히 놀랐는지, 한동안을 가만히 있었

고, 결국 카인이 딴청을 피우며 살기를 흘리자, 깜짝 놀라며 용건을 늘어놓았다.

 "밖에서 어떤  분들이 이 편지를 전해주라고 하셨습니다.  뭐하는 분들인지는 저도

몰라요. 어쨌거나 전 이걸로 일을 마쳤습니다, 그럼."

 말을 더듬지 않은 것은 훌륭했지만,  카인의 살기에 질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소년이 던지듯이 테이블에 두고 간 편지를 집어들며 세나는 말했다.

 "오빠, 장난치지 마세요."

 "어느정도나 힘이 회복된 건지 확인했을 뿐이야."

 그렇게 말하고 카인은 홍차를 호륵, 하고 한 모금 마셨다. 맛은 좋았지만,  카인은

꽤나 불만이 많았다.  사실은 위스키를 마시고 싶었지만,  워낙에 세나가 말려서 할

수 없이 홍차를 마시게 된 것이었다. 아마 맛이 없었다면, 카인은 당장에 세나를 구

박이라도 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맛은 좋았다. 그 동안 세나

는 편지의 봉합을 뜯어서 편지를 읽고 있었다.  편지를 다 읽은 세나는 살짝 웃으면

서 편지를 카인에게 건내주었다. 그녀는 편지를 전해주며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친히 쓰신건지, 대필을 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나트 부흥군 총 사령관 각하께

서 직접 보내신 초청장이네요."

 편지를 받아든 카인은 대충 그것을 읽어보고는 다시 접어서 봉투에다가 넣었다. 각

설하고 편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지금까지 우리 아나트 부흥군에 막대

한 피해를 안겨준 빌어먹을 너희들에 대해서 저주를 퍼붓는 바이다.  너희들이 가까

이 왔으니 한번  초대하여 거하게 복수를 하고 싶으니까, 와라. 어차피 올 생각이었

을테니 빼지는 말고. 장소는 알다시피 카딩 산맥의 하딩 산이다.' …물론 좀 과격화

시킨 내용이지만,  대충 내용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카인은 편지를 읽은 감상

을 이야기했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나보군. 초청장으로서 자격 미달이야. 시간이 빠졌어."

 "후후, 그것도 그렇네요? 뭐…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까 지금 출발할까요? 카딩 산

맥은 바로 앞인데요."

 "그러지."

 결정을 내린 이상, 머뭇거릴 필요는 없었다. 카인과 세나는 남은 홍차를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 값을 치루고 찻집을 나섰다.

 "어차피 이 도시 장악 당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마을의 수비병도 믿어서는 안되겠

고, 카딩 산맥에서 힘을 아낄 필요도 없겠죠. 그들이 알아서 수습해줄테니까."

 세나의 말에 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곧 마을을 벗어나서 카딩  산맥으로 향

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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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회를 쓰기까지 상당히 힘이 들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스토리 전개가 막혀버렸고,

그로 인해 연중까지 생각해봤었습니다. (그것도 꽤나 심각하게) 결국 하이랜더를 포

기하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쉽지만은 않더군요. 어쨌거나 펼쳐놓은 이야기는 수

습해야겠지요. (이미 두번이나 수습을 하고 또 펼쳐버렸지만) 예상이지만, 하이랜더

1부 The war of dragons 를 완결하면,  한동안은 하이랜더 시리즈의 연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준비중이던 외전, 라프랜트 왕국전기와 2부 다크  시드도 말입니다.  뭐,

저도 변덕이란게 꽤나 심한  녀석이라서 또 연재를 할런지도 모를 일이지만, 희박할

것 같네요. 솔직한 심정으로 누가 응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88회는 제가 봐도 엉망이군요. 분량도 적고. 하아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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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4349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8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0 23:34    읽음:13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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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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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인가?"

 세나가 중얼거리자 카인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카인의 시선을 느낀 세나는 빙그레

웃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카인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자 세

나는 화제 전환을 위해 고민했고,  어렵지 않게 그것을 성공시켰다.  표지판이 둘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적진, 카딩 산맥이군요."

 웃으면서 세나가 말하자 카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헬파이어를 한번 쓰다듬

었다. 아직 꺼낼 필요까지는 없었다.  카딩 산맥으로 들어왔지만, 적의 움직임은 없

었다.

 "여기서부터 나타나면, 마을까지 소란스러워 질테니까요.  자신들이 탈환하려고 하

는 나라이니까 민심에는 신경을 쓰는가보죠, 뭐."

 세나는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카인도 별 다른 이견은 없었기에, 그냥 고개

만을 끄덕였다. 카인과 세나가 목적지로 삼고 있는 하딩 산은 카딩 산맥에서도 조금

은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딩 산까지 가는 것만 해도 이 곳, 카딩 산맥의

입구에서부터는 몇 일은 걸릴 터였다. 그 때였다.

 "블러드 골드이십니까? 아니, 카인 님과 세나 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뒤에서 친근감있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둘은 고개를 돌렸다. 친근감있는 목소리리라

고는 했지만, 그 목소리는 둘을 긴장시켰다.  그가 말하기 전에 알아채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의 존재감을 알아채는 것이 너무나 늦어버린 것이었다.  절대 보통

이 아니었다.

 둘을 부른 이는 갈색의 머리에 실눈을 뜬 사내였다. 허리춤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장검을 차고 녹색 계통의 옷을 입고 있었다. 입가에는 언제나 웃음이 어려 있어, 그

의 실눈과 좋은 조합을 이루었다.

 "놀라게 했다면, 실례 했습니다.  제 소개부터 하지요. 아나트 저항군 소속의 볼펜

스라고 합니다. 성은 없어도 좋겠지요."

 나름대로는 정중하게 볼펜스가 자기 소개를 마치자 카인은 조용히 헬파이어를 뽑을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시작이라고 봐도 좋은 건가."

 "예? 아, 아뇨, 절대 아닙니다! 시작이라니,  무슨 그런 말씀을.  저는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안내 역할입니다.  뭐, 초행이 아니실 수 도 있지만, 저희 본진이 있는 장

소를 정확히  모르시니 제가 여러분을 그 곳까지 안내하기 위해서 이 곳까지 왔다는

겁니다. 뭐, 초대를 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거라고나 할까요? 그렇다지만  제비 뽑기

에서 걸린 것도 억울한데, 죽이려고까지 하시다니…, 슬픕니다."

 미리 준비해둔 각본을 읊는  연기자처럼 볼펜스는 그 긴 말을 끊임없이,  부드럽게

이어나갔다. 볼펜스는 세나에게 다가서며 감탄한 듯이 말했다.

 "세상에, 이런 미인께서 아나트 저항군을 꼼짝 못하게 만드신 블러드 골드 중의 한

분이실 줄이야! 비록 적이기는 하지만, 당신을 뵌 것을 일생의 영광으로 삼겠습니다

, 세나 님."

 아마도 볼펜스는 어느 상황에 처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각본따위를 여럿, 외워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그 말에 부끄러워하는 세나의 모습은 볼펜스에겐 미안하게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말은 사실 세아리기 귀찮을 정도로 들어왔고,  그런

말을 처음 듣는다고 해도 별 다른 감흥이 없을 세나였다. 그저 덤덤하게,

 "일생의 영광을 베풀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시지."

 라고 할 뿐.  예상과는 너무나도 어긋나는 세나의 대꾸에 볼펜스는 잠시 멍한 표정

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고치며 말했다.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름다우신 만큼, 그 가시가 날카로운 모양이

십니…다…."

 주절거리던 볼펜스는 순간 목에 느껴지는 싸늘한 느낌에 끝에 와서는 말을 조금 더

듬어 버렸다. 어느 새, 카인의 헬파이어가 그의 목에 닿아 있었다.

 "안내자라면 그 역할에 충실하도록."

 그렇게 말하며 카인의 팔에 약간의 힘이 들어갔고,  그와 함께 볼펜스의 목에서 약

간의 피가 베어져 나왔다.  볼펜스가 침을 삼키는 것이 검  끝을 통하여 카인에게도

느껴졌다.

 "기억해라."

 "여, 여부가 있겠습니까?"

 볼펜스가 힘겹게 대꾸를 하기가 무섭게 카인은 검을 회수하여 검집에  꽂아넣었다.

카인이 제대로 힘 조절을 한 탓에 피는 아주 조금만 흘러내렸다.  볼펜스는 그 피를

대충 옷 소매로 닦아내고는 우아한 동작으로 그들에게 길을 가리켰다.  아마 정신을

차리진 못한 모양이다.

 "가시죠."

 어지간한 일행이었다면, 이 행동에 웃음을 짓거나 다시금 화를 내야한다. 그리하여

여행의 지루함을 어떻게든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일행에서는 그야말로

전혀 쓸모없는 짓거리. 볼펜스는 약간은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꼈다. 결국 그는 혼자

라도 즐겁자는 심정으로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스텝을 가볍게 하기도 하고, 나뭇

가지를 꺽어 흔들고 다니기도 하다가 카인의 살기를 느끼고는 닥치고 조용히 걷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번에는 길다란 풀을 뜯어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깜빡하고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말을 한 볼펜스는 슬그머니 카인의 눈치를 보았다.  말을 해도 좋다, 는 무

언의 대답을 얻은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서 가신다면, 대충 3일 후에는 본진 근처에 갈 수 있습니

다. 그때부터가 '시작'인 것이겠지요."

 좀 전의 카인의 말을 비꼬는 것인지 인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볼펜스의 말

은 계속되었다.

 "제 안내자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그 후에도 이어질 것입니다."

 "무슨 말이지?"

 마음에 조금도  들지 않는 볼펜스의 태도에 지금까지 입을 꾸욱 닫고 있던  세나가

모처럼 입을 열자 볼펜스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맡은 안내자로서의 역할은 바로 총사령관님과 블러드 골드를 만나게 하는 것

…입니다. 즉, 두 분께서 저희 총사령관님을 만나실 때까지 저는 계속해서 안내자를

한다는 것이죠."

 "만약 그 전에 아나트 부흥군과 전투가 발생한다면?"

 "전혀 참견하지 않고,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도록 하죠.  부탁드릴 것은, 그렇다고

제 목을 댕겅! 하고 잘라버리지는 말아달라는 겁니다, 피의 기사시여."

 "피의 기사?"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좋은 뜻으로 붙인 것은 아닐테다. 카인이 그렇게 되묻자

볼펜스는 능청스레 말했다.

 "당신의 머리 색깔은 검붉은 핏빛. 그래서 저희들은 당신을 블러드라고 부르며, 세

나 님은 그 눈부신 금발을 보고서 골드라고 부릅니다.  그 중에서 카인 님께서는 피

의 기사, 화염의 기사, 차가운 기사로 불리시죠."

 "머리 색으로 보아 피의 기사, 사용하는 힘으로 보아 화염의 기사, 언제나  무표정

인 것을 보아 차가운 기사?"

 세나가 조심스럽게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꺼내보았다.

 "맞습니다. 덤으로 세나 님께서는 금빛의 레이디, 화사한 여인, 바람의 연인으로도

불리십니다."

 마지막으로 윙크를 하는 것을 잊지 않는 볼펜스였다. 그 분위기에 카인은 가차없이

찬 물을 들이부었다.

 "즉, 아나트 부흥군과  대규모의 전투가 발생하더라도 총사령관을 만나기 전까지는

나서지 않겠다는 건가."

 "안내자이니까요."

 "만난 다음에는?"

 "아나트의 부흥을 꿈꾸는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돌아가 총사령관님을 위하여 맹렬히

싸워야겠지요."

 카인의 말에 볼펜스는 가뜩이나 실눈인 것으로 눈웃음까지 지어보이며 대꾸했다.

 '확실히 보통은 아니다. 총사령관이란 녀석도 기대되는군.'

 그 후로 3일 동안은 별 일이 없었다. 중간중간 볼펜스가 헛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둘에게는 별로 먹히질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성격이 밝은 세나가 그의 상대라도 해

주겠지만, 세나는 볼펜스의 존재가 상당히 싫었다.  모처럼의 카인과의 시간을 멋지

게 방해한 장본인이 아닌가.  어쨌거나 볼펜스의 길 안내를 받으며,  카인과 세나는

하딩 산에 접근할 수 있었다.

 "앞에 아나트 부흥군이 있군. 숫자는 대충 100?"

 "그 중에 좀 특별한 갑옷을 입은 자는 없던가요?"

 정찰을 다녀온 카인은 벨폰스의 질문에 약간 의아하면서도 대꾸해주었다.

 "오른쪽 눈에서부터 뺨까지 두 개의 긴 상처가 있는 자가 있었다."

 "맹장이라고 불리우던 호로 장군입니다.  눈의 그 상처는 과거,  호랑이를 잡을 때

미처 피하지 못하고 생긴 상처라고 하지요. 검기도 다룰 수 있는 수준급의 검사이자

, 장수입니다."

 "잘도 알려주는군."

 "안내자이니까요. 총사령관님을 만나 뵙기 전에 당하시면 제가 곤란합니다."

 "그럴 바에 애초에 저들이 배치하는 것을 총사령관이 막으면 되지 않나?"

 "그것도 곤란합니다. 당신들은 적입니다."

 볼펜스의 말에 카인은 그들의 조직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이해하지 말자. 그가 그

런 결정을 내릴 때, 세나의 전음이 들려왔다.

 [오빠, 공격하실 건가요?]

 [저들이 비켜줄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하지만 되도록이면 죽이지는 말고, 돌파하

는게 좋겠지.  우리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다크 다이아몬드. 부흥군은 레인이 처리할

문제다.]

 전음으로 대충 이야기를 끝낸 둘은 천천히 싸울  준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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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했습니다. 금, 토, 일. 3일간의 휴일이 주어지고, 월요일부터는 다시 보충 수

업을 위해 등교를 하는 군요. 후훗 -_-;

 오늘 마크로스 플러스 -극장판- 을 봤습니다.  …끝이 좀 허술한 느낌이었지만, 멋

진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 으으… 마크로스가 그렇게 고철이 되어있을 줄은 몰랐

습니다. ㅠ_ㅠ 그래도 움직인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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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438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0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1 10:58    읽음:12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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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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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드는 붉은 색의 구체. 그리고 폭발이 일어났다.

 "으악!"

 언제 있을지 모를 적의 침입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던 진형의 한  구석에서 병

사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적이다. 그 소식은 빠르게 전해져 진형의 중앙에 있던 호

로 맥시먼에게도 전해졌다.

 "호로 님, 적입니다! 블러드 골드가!"

 호로는 즉시 말 위에 올라타고는 아나트가 건재하던 시절, 국왕에게 선사받은 기사

의 검을 뽑아들었다.  굳이 연락병에게 묻지 않더라도 호로는 블러드  골드를 볼 수

있었다.

 "블러드…!"

 레인의 기사로 아나트와의 전쟁에서 무수한 활약을 펼쳤던 카인 레카드.  레인에서

는 영웅 취급을 받았을런지 모르겠지만, 아나트에게 있어서는 두려움과 공포,  원망

의 대상 중 한명이었다.  검붉은 머리카락이 흔들릴때마다 검붉은 피가 공중으로 터

져올랐다.  그 악귀의 형상은 과거, 전쟁에서 호로가 보았던 모습과 전혀 변함이 없

었다.

 "기병들은 돌격 준비를! 보병들은 큰 원을 만들어 적들을 포위하고, 궁병들은 활을

쏴라!"

 보편적이고, 그만큼 확실한 공격 명령을 내린 호로는 20명의 기병들과 함께 돌격할

준비를 했다. 목표는 골드.

 먼저 쥬얼 포스로 선전포고를 한 카인은 빠르게 적들 속으로 이동했고, 그 뒤를 세

나가 바싹 붙어서 달려갔다.

 "저, 저는 어떻게 하라고요?"

 "안내자이니 다른 길을 알겠지. 이 앞으로 돌아와 있어."

 당황하는 볼펜스의 질문에 카인은 그렇게 대꾸해주었다. 볼펜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 카인의 말대로 다른 길로 돌아가기 위해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다른 길을 내가 아는 것을 알면서도 정면으로 붙겠다는건가? 으음. 뭐, 적은 적이

니까. 그나저나 확실히 재미있는 사고방식이라니까, 카인."

 피식, 웃은 볼펜스는 자신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애물단지,  장검을 바라보았다.

가볍게 장검을 두어번 두들겨준 볼펜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너무 그러지 마.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입가의 미소가 지워지고, 언제나 감긴듯한 실눈이 서서히 떠진다.

 "피의 축제가."

 카인은 적진으로 들어가 일단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베어냈다.

 "비킨다면 죽이지 않겠다."

 그 조용한 한마디가 일순간에 아나트 부흥군을 압도했다. 그들의 눈에 갑자기 카인

이라는 존재가 거대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공포가  몰려들었고,

그들은 지금 비켜서지 않는 것은 자신의  운명에 거역하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그들에게 주는 카인이라는 존재의 위압감.

 "기병들은 돌격 준비를! 보병들은 큰 원을 만들어 적들을 포위하고, 궁병들은 활을

쏴라!"

 지휘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로라고 했던가? 그 외침은 카인의 위압감에 짓눌려

버린 병사들조차 깨워버렸다. 상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병사들은 재빨리 카인에게서 물러서며 방패를 앞세워 원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뒤

로부터 화살이 빗발처럼 퍼부어졌다. 카인은 화살들이 날아오자 세나를 바라보았고,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양 팔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녀의  손으로부터 살랑거리는

바람이 일어났다.

 휘이이이이이잉!

 바람은 강풍으로 변하여 카인과 세나의 위에서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고,  화살들은

그 소용돌이에 힘없이 꺾어져버렸다. 다시금 호로의 외침이 들려왔다.

 "투창!"

 병사들은 어느새 뒤에 놓여진 창을 하나씩 집어들고서 조준을 마친 상태였다. 병사

들은 있는 힘껏 창을 카인과 세나를 향해 집어던졌다. 카인은 날아드는 창들을 보고

는 조용히 심호흡을 하더니 퉁기듯이 달려나갔다. 다행이랄까,  창이 날아드는 방향

은 정면 뿐이었다. 카인의 손이라는 무대 위에서 검이라는 훌륭한 댄서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창들은 사방으로 튕겨 날아갔다.

 "돌격!"

 호로의 외침과 함께 병사들이 길을 터주고 기병들이 바람같이 달려나갔다.  기병들

의 습격은 측면으로부터였다.  아차, 하며 카인이 재빨리 세나에게로 돌아가려 했으

나, 병사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읏…."

 자신을 노리고 달려드는 20여기의 기병들을 본 세나는 나지막히  신음을 내뱉었다.

가장 앞에서 달려드는 호로의 검이 휘둘러지자 세나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굴렸다.

덕분에 하얀 정장에 먼지가 묻었지만,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아직

도 20기의 기병들의 공격을 피해내야만 했다. 그렇지만… 무리였다.

 "꺄아아악!"

 몸을 숙이기는 했지만,  미처 피해내지 못한 기병의 창이 세나의 팔을 베고 지나갔

다. 여기서 쓰러져서는 안된다. 여기서 쓰러지면… 카인이!

 "스톰!"

 순간적으로 세나의 왼손 위로 금빛의 마법진이 떠올랐고, 폭풍계 상급 마법인 스톰

이 위력을 발휘했다.  방금 전 세나를 벤 기병은 스톰의 영향을 받아 낙마해 즉사해

버렸고, 그녀에게 달려들던 기병들은 재빨리 방향을 틀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호로

는 스톰의 강력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법 따위!"

 호로의 검이 검기를 머금었고, 그것이 휘둘러지자 휘몰아치던 바람이 갈라졌다. 본

래의 세나의 마법이라면 호로의  검기에 의해 파괴될 수준은 아니겠지만, 방금의 스

톰은 그야말로 급조된 것이었다.

 "끝이다, 골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호로는 그대로 세나를 향해 검을 내리찍었다.  그렇지만

그에게 느껴지는 감각은 사람을 베었을 때의 것이 아니라 어떤 강렬한  충격이었다.

카인의 헬파이어가 정확하게 호로의 검을 친 것이었다. 카인은 곧장 호로가 타고 있

는 말의 목을 베고 발로 걷어차서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곧장 세나에게로 다가갔다.

세나는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무리해서 마법을 쓰느라고 오른팔의  상처가

심해졌고, 방금 마법이 강제로 깨어진 충격도 우습게 볼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안."

 그렇게 말하며 카인은 세나에게 급히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붉은 빛이 뻗어나

와 그녀의 상처를 감쌌고, 상처는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어? 이건?'

 처음 보는 카인의 능력에 세나는 의아했지만, 정작 그 힘을 사용한 카인은 약간 정

신이 없는 상태여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녀의 상처를 회복시킨 카인은 그

녀에게 그냥 있으라고 말하고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호로를 바라보았다.

 "마, 말도 안돼. 그 순간에 50명이나 되는 보병들을!"

 아니, 보병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새, 100명이나 되던 숫자는 10명도 되지 않았다.

보병들을 모조리 베어내고,  막아서는 궁병들을 처리한 카인은 곧장 자신이  달리는

길에 우연히 서 있던 기병들도 모조리 베어내고서 호로의 검을 친 것이었다.

 "난… 더 이상 잃어서는 안돼."

 세나에게는 들리지 않을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카인은 호로에게 한 걸음씩

다가섰다. 호로는 낙마할 때 다친 다리를 힘겹게 끌면서, 뒷 걸음질을 했다.

 "더 잃게된다면, 난 무너져버려."

 "으아!"

 계속해서 커져가는 두려움에 호로는 수년동안이나 익혀온 검의 기초 따위는 모조리

날려버리고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그래봤자 뒤로 가면서 휘두르는  검은 적을

공격할 수 없다.

 "그녀는 그런 존재다. 알겠나."

 슈각. 카인의 검이 빠르게 휘둘러졌다. 호로의 목이 베어졌다.  그 다음 카인이 주

변을 둘러보았을 때, 살아남은 기병들은 어디론가 도망간 뒤였다.  카인은 헬파이어

를 회수하고서 다시 세나에게로 돌아갔다.

 "오빠. 아까 전에 절 회복시켜주신건 도대체 어떻게…?"

 "음?"

 그러고보니… 세나를 회복시킬 때 자신이 사용했던 힘은 자신도 생소한  것이었다.

카인은 세나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는 말했다.

 "글쎄."

 "후후. 나중에 쥬크 님께 물어봐야 겠네요."

 "…좋을대로."

 카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직 비틀거리는 세나를 부축하여 걸음을 옮겨나갔다.

 "하악, 하악. 젠장, 저런 괴물들을 적으로 삼다니, 아나트 부흥군은 이제 끝이야!"

 "누가 아니래, 혼자서 그 많은 인원을 죽이다니! 그를 적으로 돌리는 건 정신 나간

짓이다!"

 살아남은 기병들은 그렇게 욕을 지껄이며 숲을 벗어나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말을

탈만한 공간은 그들이 진형을 펼쳤던 공터 뿐이었으므로 그들은 말을 버리고 무거운

갑옷도 버리고 달리고 있었다. 문득 그들 중 한 명이 말했다.

 "젠장, 그런데 이 길이 맞아?"

 "아니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들의 위에서부터  들려왔다.  갈색 머리에 실눈을 한 사내,

볼펜스였다. 그를 본 기병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다, 당신은… 컥!"

 볼펜스는 순식간에 땅에 착지하여 기병의 목을 베어내고는 싸늘한  눈으로 다른 이

를 둘러보았다.

 "무단으로 전장을 이탈한 죄를 물어… 네 놈들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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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적군요. PC 통신과 글 쓰기. ㅠ_ㅠ;  인터

넷도 물론 되지만, 제가 주로 하는 것은 이제 저 두가지 뿐이군요.  윈도 게임은 컴

퓨터 사양 관계상 하지도 못하겠고…  그래서 고전 도스  게임이나 하려고 했는데…

으윽, 이것도 안되네요. 자꾸 에러가 발생한다는; 컴퓨터에 문제가 좀 많아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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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440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1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1 15:03    읽음:12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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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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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이 세나를 부축하여 공터를 벗어나자 볼펜스가 그들을 반겼다.

 "생각보다 늦으셨군요. 게다가 오! 세나 님께서는 다치신 겁니까?  카인 님께서 보

호를 하셨어야죠!"

 "피 냄새군."

 볼펜스의 질책을 깨끗이 무시하는 말이었다. 볼펜스는 카인의 말에 약간 당황한 듯

실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카인이 무표정하게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

보자 볼펜스는 항복을 하는 병사처럼 양 손을 슬쩍 들며 말했다.

 "예, 예. 도망자를 처단했습니다. 제가 안내자가 아니더라도 아나트 부흥군 쪽에서

는 꽤나 높은 녀석이라서 도망자를 함부로 방치하기는 곤란했거든요."

 "굳이 따라가서까지 처단해야 했나?"

 "그렇죠."

 그렇게 대꾸를 한 볼펜스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계속해서 가실까요?"

 그 이후로 일행은 하딩 산으로 가는 도중, 두 번의 전투를 더 치루어야 했다. 하지

만 그들은 대부분이 호로보다도 못한 지휘관의 아래에 있었기에 사실은 아무런 일도

없이 하딩 산에 도착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하딩 산에 도착

하자 볼펜스가 둘에게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긴장을 푸셔도 좋습니다.  아나트 부흥군과의 마찰은 없을테니까요.

아, 물론 총사령관님을 만나실 때는 다시 긴장하셔야겠죠. 전투 시작이니까요."

 "전투 시작과 함께 너부터 죽여주지."

 "설마요."

 카인의 싸늘한 말을 볼펜스는 능청스럽게 받아 넘기면서 산길로 올라섰다. 하딩 산

은 그 높이가 높긴 했지만, 그렇게 경사가 심한 편은 아니었다. 그 말은 즉, 정상까

지 올라가려면 엄청난 시간과 체력이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로 하딩 산의

정상까지는 대략 이틀이 걸린다고 하지만,  아나트 부흥군의 본진은 정상에 있는 것

이 아니었다.  꽤나 높은 곳이기는 했지만, 하딩 산에서 보자면 중턱도 안되는 위치

에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몇 시간이 되지 않아 그들은 어느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보고를 하고 올테니까요."

 볼펜스는 그렇게 말하고서 혼자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대략 5분 후에 다시  나와서

그들에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동굴에는 인위적인 흔적이 많았다.  그렇지 않고

서야 이렇게 많은 갈림길과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기 힘들었다. 동굴 안에서 20

여분을 이동한 그들은 총사령관이 있다는 방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동굴에 문까지

달아서 방을 구분하는 그들이었다.

 "20분이나 걸리는데 5분만에 보고를 한건 무슨 이치지?"

 "총사령관님께 직접 보고를 한 것은 아니니까요."

 세나의 질문에 그렇게 대꾸한 볼펜스는 총사령관의 방을 호위하는 이들을 물리고는

문을 열었다.  문의 안쪽은 엄청나게 넓었다.  이 정도의 공터이기 때문에 그만큼이

나 내려온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공터에도 무너지지 않는 하딩 산

이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거의 5백에 가까운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볼펜스는 곧

장 카인과 세나를 앞질러서 달려나갔고, 카인과 세나는 그를 뒤따랐다. 공터의 중앙

에는 다른 곳보다 높은 곳이 있었고, 호화스런  의자가 있었다.  아마도 총사령관의

자리이겠지만,

 "없네요?"

 세나의 말대로 그 의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허겁지겁 그  위로 올라간 볼펜스

가 옆에 놓인 망토를 두르고 그 의자에 앉을 뿐이었다.

 "아나트 부흥군의 총사령관, 볼펜스라고 합니다. 초대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리는 바입니다. 카인 레카드, 세레이나 아소트."

 총사령관과의 만남이 이루어지자 세나는 약간 당황했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고, 카

인은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기 때문에 그저 덤덤했다. 볼펜스는 의자의 등받이에 몸

을 기대며 말했다.

 "죽어주십시오."

 그 말이 신호가 되어 500여명의 사람들은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카인과 세나에게로

달려들었다.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에 의해 사로잡힌 자들로… 평범한 인간이라고 보

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다. 그 때, 굳게 닫겨 있던 문이 형편없이 나가떨어지며 일

단의 무리가 안으로 달려들었다.  푸른색의 갑주를 걸친 레인의 정예 기사단,  레인

나이츠 300여명이었다.

 "반란군을 쓸어버려라!"

 "예!"

 이제는 레인의 정예 기사단인 레인 나이츠의 단장이지만, 한 때는 라페스의 기사였

던 벨시온이었다. 세나는 그들을 보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이제야 왔네요."

 그녀의 말에 카인은 그녀가 카딩 산맥에 처음 들어올 무렵, 아직인가, 라고 중얼거

린 것을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레인으로부터의 원군이었던 것이다.

 "카인 님, 세나 님, 무사하십니까!"

 "예! 총사령관이라는 자는 저희가 상대할테니 나머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벨시온의 외침에 대답한 세나는 곧장 카인과 함께 볼펜스를 향해 달려갔다. 예상치

못한 원군의 등장에 당황한 볼펜스였지만, 침착하게 지시를 내렸다.

 "숫적으로는 아군이 우세하니 걱정할 것은 없다! 싸워라!"

 그리고는 자신도 검을 뽑아들고 세 명의 기사와 함께 카인과 세나를 향해 달려나갔

다. 볼펜스는 세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하지만 그의 실눈은 더 이상 웃음을 짓

지 않은 채로 떠져 있었다.

 "과연 레인의 군사답군요. 큭큭, 의외였습니다!"

 그의 검으로부터 보랏빛의 음산한 기운이 폭발하더니 물결처럼 세나와 카인을 덮쳤

다.  세나가 뒤로 물러서고,  카인이 앞으로 나서더니 기가 실린 헬파이어를 휘둘러

물결을 베어냈다. 카인이 물결을 베어내자 그 틈에 그의 양 옆으로 돌아선 기사들이

빠르게 검을 찔러넣었다. 이들의 검에도 다크 다이아몬드의 기운이 서려 있어, 보통

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카인은 곧장 기를 끌어올려 터뜨림으로 둘을 날

려버리고는 볼펜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헬파이어는 어느 새 불꽃을 머금고 있었

다. 볼펜스는 헬파이어의 다각도적인 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뒤, 손을 뻗어서 보라색

구체를 연사했고, 카인은 그에 대응하여 불꽃의 구체를 쏘아냈다. 그 때, 두 기사가

카인의 머리를 치기 위해 뛰어올랐다.

 "어리석긴."

 카인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아오름과 여러 가닥의 불줄기가 따라올랐다.  플레임 랩

소디의 불줄기가 기사들을 유린하고, 카인의 헬파이어가 그들을 유린하였다. 하지만

플레임 랩소디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두 기사는 죽지 않았다. 카인도 그들이 죽을 것

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동굴의 천장을 밟고 다시 아래로 급하강하면서,  플레

임 랩소디를 재시전하였다. 아직 사라지지 않았던 플레임 랩소디의 불꽃이 평소보다

1.5배가량 굵어지더니 다시 아래로 내려꽂혔고, 두 기사는 그대로 바닥을 구르는 구

이 신세가 되고야 말았다. 순식간에 둘이 당하자 볼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꽤나 강한 기사들이었는데… 할 수 없지."

 탕! 강하게 발을 구른 볼펜스의 몸이 고속으로 이동했다. 카인은 기를 끌어올려 그

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고, 둘은 곧 각각 보라색의 기운과 불꽃을 일으켰다.  보라색

과 붉은색의 흔적이 길게 남겨지며, 둘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고속으로 이동하

면서 중간중간 부딪히는 검의 잔영은 환상적이기까지 하였다. 볼펜스가 아래로 검을

휘두르자 카인이 빠르게 뛰어올랐고, 볼펜스는 그 틈을 타서 벽을 차고 역으로 달려

들었다. 볼펜스가 장검을 내리치자 공중에서 억지로 몸을 틀어버린 카인은 볼펜스의

등을 내리찍었다.

 "큭!"

 볼펜스는 꽤나 큰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지만 카인이  후속타를 날리기도 전에

다시 몸을 일으켰다. 카인도 무리하게 몸을 틀어버려서 허리에 통증이 남았다. 볼펜

스가 다시 검을 고쳐잡고 휘두르려 하자, 옆에서 날아든 마력탄이 그의 머리통을 후

려쳐버렸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기사를 처리한 세나가 날린 마력탄이었다. 볼펜스는

충격으로 옆으로 쓰러졌다가, 곧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면서 일어났다.

 "지, 질기군."

 마력탄을 머리에 정통으로 맞고도 가뿐히 일어나는 볼펜스를 보며 세나가  내린 결

론이었다. 볼펜스는 목이 뻐근한지 목을 좀 돌리더니 품 안에서 다크 다이아몬드 하

나를 꺼내더니 혀를 차며 바닥에 던져버렸다.

 "이용 시간이 끝나버렸네요. 아까워라. 뭐, 몇 개 더 있으니까."

 "…부작용이 없는건가, 사용했음에도?"

 카인이 놀랍다는 듯이 말하자 볼펜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작용? 아아, 성질이 더러워지는 것 말씀입니까? 뭐,  분명히 악마나 마룡? 다크

랜더? 그런 작자들이 안쓰면 그런 일이 있다고는 하지만… 키득. 인간은 선이 될 수

도, 악이 될 수도 있는 존재 아니겠습니까? 개인차에 따라 부작용의 유무가 있겠죠.

안그렇습니까?"

 "…꽤나 많이 알고 있군."

 "용왕들이 알려줬으니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볼펜스가 말했다.  그 말에 놀라며 세나가 무어라 말을 하려

했지만, 볼펜스는 그러한 여유를 주지 않았다.

 "이제부터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붓겠습니다!!"

 "세나, 결계를!"

 그 말과 함께 볼펜스와 카인의 몸이 거의 동시에 모습을 감추었다.  세나는 그것에

놀라기보다는 재빨리 결계를 만들어 둘의 싸움으로 인한 충격이 하딩 산을 무너뜨리

는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이미 레인 나이츠와 아나트 부흥군의 싸움은 끝이 난 상

태였다. 아무리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에 사로잡힌 자들이라고 해도 레인 나이츠에게

는 상대가 되질 않았던 것이다.

 '인간의 잠재력은 확실히 무섭군. 다크 다이아몬드로 인해 이토록이나 강해지니.'

 몇 번 검을 부딪혔을 뿐인데도 저려오는 양 손의 감각에 카인은 아랫  입술을 물었

다.  고작 보석의 힘을 빌렸을 뿐인데도 하이랜더 서열 10위 안에 들어가는  카인과

거의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게 그것

이 바로 경험과 기술.  차근차근히 실력을 쌓아온 카인에 비해 볼펜스는 순간적으로

이러한 힘을 얻은 것이며,  제대로 힘을 활용할 줄을 몰랐다. 지금과 같이 치고박고

싸우는 것은 카인과 대등할지 모르지만…

 "소용 없어."

 "……!"

 철컹. 카인은 말 없이 검을 회수했고, 세나는 결계를 풀었다.  그리고 볼펜스의 몸

은 서서히 허물어지더니 빛과 함께 금빛의 돌맹이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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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4915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2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4 21:41    읽음:12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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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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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나는 그 돌맹이를 주워들었다. 벨시온은 그녀에게 다가와 그  돌맹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찾으시던 물건이 이것입니까?"

 "예."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다섯 개의 열쇠 중에서 두 개가

확보된 것이었다. 남은 일은 리프레이컨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일행이 무사히 열쇠를

찾는 것만을 기다릴 뿐?

 "없애야겠군."

 갑작스러운 카인의  말을 세나는 순간적으로 돌맹이를 부수겠다는 말로 착각하고는

내심 크게 놀랐다. 그렇지만 다음에 이어진 카인의 동작을 보고 자신이 괜한 생각을

한 것이라고 깨달았다.  카인은 볼펜스가 지니고 있다가 미처 사용되지 못하였던 다

크 다이아몬드를 집어든 것이었다. 보랏빛의 매력적인 빛이 뿜어졌다.  하지만 카인

은 그 정도에 유혹되는 일은 없었다.

 "그 보석은 뭡니까? 위험한 것 같은데요."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될 물건."

 어디서 많이 들은 대사라고 벨시온은 생각했다. 그러한 대사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깨달았을 때, 카인은 자신의 기로 하여금 보석을 소멸시키고 있었다.

 '어릴 때 읽은 용사물 같은 거에서 수두룩하게 등장했던 대사군.'

 "특별히 하실 일이 있습니까?"

 벨시온의 질문에 카인은 고개를 저었다.

 "전군, 리프레이컨으로 돌아간다! 반란군의…,"

 "그들은 내버려두도록.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에 사로잡혔던 존재는 그 보석이 사라

지면 자신의 육체를 지탱할 수 없는 법이지. 게다가 살 의욕도 이미 없는 듯 하군."

 미처 벨시온이 나머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카인이 그에 대한 지시를 내려주었다.

이제는 레인의 기사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카인이라는 존재는 레인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지금까지 세운 업적만으로도 카인은 국왕인 레시트에 필적하

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 중 한명인 것이다.  그리고 벨시온이 카인의 말을

듣고 보니 보석이 소멸되는 순간부터 생존자들의 눈이 빛을 잃어버렸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데리고는 가야 할 것 같습니다만?"

 "가는 길에 집단 자살이나 집단 발작, 집단 폭주 따위를 구경하고 싶다면 좋을대로

해. 단, 그 때는 돕지 않겠어."

 "…그들이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까?"

 "여기서 하루만 더 머물러보면 체험도 가능하지."

 그렇게 말하면서 카인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현자의 탑에서 만들어낸 또

하나의 특제품, 라이타였다. 정말이지 본래의 목적과는 먼 연구만을 하는 현자의 탑

이었다. 벨시온은 멋쩍게 웃으면서 다시 명령을 내렸다.

 "전군, 리프레이컨으로 돌아간다."

 "네."

 레인 나이츠들은 간결하게 대답하고 그 곳을 벗어나면서 카인을  바라보았다.  1대

레인 나이츠의 부단장으로 레인 왕국의 절대적인 실력자이자 그 자체로 신화인 사람

중 한 명. 2대 레인 나이츠인 그들은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존재였다.  1대 레인 나

이츠는 저항군 당시, 중앙 기사단으로 명칭이 변하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야 2대 레

인 나이츠가 조직된 것이었다.

 "다른 일행에게서의 연락은?"

 "그러니까…  쥬크 님과 알테아는 4팀이죠? 4팀을 제외한 모든 일행에게서  연락이

있었습니다.  세나 님의 수정구와 연락이 안된다는 내용과 보라색의 보석에 관한 내

용이었습니다."

 세나의 수정구는 처음 아나트 부흥군과의 만남에서 깨져버렸다.

 "다른 일행들도… 다크 다이아몬드를 지닌 적들과 만난 것 같네요."

 "열쇠를 지닌 자이니까."

 세나의 말에 카인은 간단하게 대꾸했다. 그리고 그들은 리프레이컨으로 돌아갔다.

 "여기야?"

 해적선을 얻어타고(?) 한동안을 항해하여 도착한  곳을 바라보며 레이젤이 말했다.

거대한 함선이 그들의 앞에 버티고 있었다. 꽤나 거친 파도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함

선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적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네!"

 그래도 로킨이 예상 외의 실력을 발휘하여 모두는 일순간이나마 희망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레이젤은 그들의 희망을 순식간에 박살내버리고는 그  소감을 이렇게 표현

한 것이었다.

 "꽤나 재밌었다구."

 이 때부터 해적들은 그야말로 레이젤에게 알아서 기기 시작하였다. 그 함선을 바라

보던 레이젤은 다른 배들로 시선을 돌렸다.

 "근데 다른 배들은 별로 없네? 아, 너희들처럼 해적질 하러 나갔구나?

 "그럴 겁니다. 읍! 아니, 그렇습니다."

 해적 중 하나가 눈치 없게 그럴거라고 대꾸하자,  순식간에 다른 해적들이 그의 옆

구리를 찌르고 발을 밟았고, 그는 재빠르게 말을 정정했다.  사실 레이젤은 그런 것

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역시 알아서 기는 것이다.

 "아레트, 가자."

 "알았어."

 레이젤이 몸을 띄우며 말하자 아레트도 가볍게 몸을 띄우며 대꾸했다. 그들이 공중

에 떠오르자 해적들은 순식간에 기겁을 했지만, 레이젤은 그런 것에 하등 신경 쓰지

않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만 가도 좋아. 여기서부터는 우리끼리도 충분하니까. 그럼, 즐.거.웠.

다구! 하핫!"

 유쾌하게 웃으며 레이젤은 함선을 향해 날아갔고, 아레트는 별 말 없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함선은 조용했다.

 "…뭐야, 이게."

 기대가 처참히 무너진 레이젤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

도의 대규모의 해적단.  그 해적단의 선장이 타고 있는 모함이라고 할 수 있는 함선

이라면 적어도 어마어마한  인원이 타고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 상식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지금 함선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마치 조각배처럼… 아, 물론 함선이 흔들

리는 것은 없었지만.

 "말도 안돼, 모함이 이렇게 썰렁할 수 없잖아."

 "그러게 말야. 음?"

 역시 당혹해하며 주변을 살피던 아레트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물렀다.

 "레이젤 이지스. 아레트 로렌트. 당신들의 이름이 맞나요?"

 갈색 머리의 사내였다.  그가 입은 옷은 좀 전에 레이젤와 아레트가 만났던 해적들

의 그것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워보였다.

 '이 녀석이 대장인가?'

 레이젤은 그렇게 생각하며 언제든지 프로즌 소드를 뽑을 수 있도록 손의 긴장을 풀

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갈색 머리의 사내는 그들에게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었

다.

 '생각보다 강할지도? 저렇게 무턱대고 거리를 좁히다니….'

 그렇게 생각하며 아레트는 미간을 좁혔다. 순간, 레이젤의 몸이 앞으로 퉁겨나가더

니 곧장 사내의 배를 걷어찼다.  가속도로 인해 힘이 붙은 레이젤의  킥을 얻어맞은

사내는 숨이 멈추는 고통을 느끼며 날아갔다.

 "무슨 속셈인지는 몰라도 끝장을 내주마!"

 그를 따라 레이젤은 곧장 뛰어올라 프로즌 소드를 거꾸로 쥐었다. 프로즌 소드로부

터 새하얀 냉기가 강하게 뻗어져 나왔다.

 "으아아아악?!"

 "형, 잠깐, 잠깐!"

 프로즌 소드가 사내의 머리통에 박히기 직전, 아레트의 외침이 레이젤의  움직임을

변경시켰다. 갑작스런 아레트의 만류에 레이젤은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프로즌 소드

를 회수하면서도 반사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동작으로 사내의 가슴을 짓밟았

다.

 "크억!"

 "왜 그래?"

 "…내가 왜 불렀는지는 조금만 이성을 되찾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 힘들지도 모

르지만."

 이성을 찾는 것이 힘들다는 건지 알 수 있는게 힘들다는 건지는 레이젤로서는 모르

는 일이었지만, 어쨌거나 아레트의 말을 따라 레이젤은 잠시 생각에 잠겨보았다.

 "이 녀석,  왜 반격을 안하지?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을 얻은 존재라면 상당히 강할

텐데?"

 "내 말이 그거야."

 한숨을 내쉬며 아레트는 고개를 저었다. 레이젤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사

내의 멱살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어이. 방금 우리 말을 들었지? 내가 원하는 대답을 시원하게 해줘."

 "쿨럭, 쿨럭."

 "…아레트, 치료 좀 시켜주라."

 "…큐어."

 중급 회복 주문인 큐어로 치료를 받자 사내의 상태는  빠르게 호전되었다.  사내는

두려운 눈으로 레이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저는 이 배의 항해사인데요.  이 배의 선장님이시자 저희 해적단의 대장의 말

씀을 전하러 왔습니다."

 "이 빌어먹을 유령선의 해골 선장이시자 너희 해적단의 우두머리가 지껄인 말을 이

몸에게 말해 봐."

 "'장소 변경. 본래의 목적지로. 기다리겠다'."

 빙글. 레이젤은 반사적으로 아레트를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멍청하게 굴지만, 아레

트의 머리도 수준 급이었다. 머리를 굴리는 일보다 몸을 움직이는 쪽을 좋아하는 것

이 문제이긴 하지만.

 "해석해라. 알고 있을텐데?"

 아레트는 순간적으로 살기를 담아 질문했다.

 "예, 예! 라페스 공국의 수도인 라빈스티에서 약간 서쪽에 있는 동굴로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지금 이 장소에 괜히 왔다는 말이잖아? 크아아,  헛시간만 날

린거 아냐!"

 갑자기 레이젤은 양 손으로 머리를 쥐어붙잡더니 절규아닌 절규를 하기 시작했다.

 "폭주하기 전에 우리를 이동시켜주시지? 워프나 되는 마법의 진이 준비되어 있는걸

내가 모를 것 같아?"

 아레트는 레이젤을 잠시 바라보더니 사내를 보며 빠르게 말했다.  사내는 아레트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일어섰다.

 "생각보다 제법 강한 마법사이신가 보군요, 당신은.  후후후.  그럼 워프 마법진을

발동시켜 드리겠습니다. 장소는 라빈스티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일 겁니다."

 그렇게 말한 사내의 몸이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바닥에 스며들어버렸다.  그 놀라운

광경은 레이젤의 절규를 막을 정도였다. 바닥에서 갑자기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강렬

한 섬광과 함께 워프가 발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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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언젠가는 대작이라는 것을 쓸 날이… 올까요?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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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522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3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6 18:18    읽음:12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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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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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대륙. 기사의 나라, 라페스 공국의 수도인 라빈스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한 차례의 짧은 바람이 땅을 스치고 지나간다. 슛! 소리는 작았지만, 날카로운 파

공음이 울리자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낙엽들이 누군가가 빗자루로 청소라도  하듯이

한 곳으로부터 멀어져갔다. 그리고  대지에는 마법진이라고 불리우는 기이한  원과

도형, 문자들이 빛으로 그려져나갔다.  그 마법진은 무척이나 정교하여 라빈스키에

있는 많은 마법사들이 눈치채지도 못할 정도였다. 아무리 기사의 나라라고는  하지

만, 일단은 한 나라의 수도이다.  현자 급 이상의 마법사들도 여럿 거주한다는 말이

기도 했다. 그런 마법사들이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대단한 마법진의 기능은 워프

였다. 곧 워프의 빛이 번뜩이더니 마법진으로부터 두 사내가 나타났다.  그들 중 나

이가 약간 어리고 붉은 머리의  청년은 자신들을 이 곳으로 이동시킨 마법진의 오묘

함에 감탄을 했다. 다른 한 명, 푸른 머리의 청년은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더

니 갑작스럽게 말을 꺼냈다.

 "설명해줄래?"

 "뭘 말이야. 이 장소 말이야, 아니면 그 인간에 대해서 말이야?"

 "설명해줄래?"

 전혀 변화가 없는 목소리와 어조, 억양으로 레이젤은 마치 기계처럼 반복해서 말했

다.  아레트는 그런 레이젤의 상태는 익숙한 듯, 별 신경쓰지 않으며 주변을 둘러보

았다.

 "일단 여기는 라빈스키의 주변인 것 같아. 형은 라빈스키에 가본 적이 있다고 했지

?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

 "설명해줄래?"

 "……."

 아무래도 사내가 녹아서 마법진이 만들어진 장면이 꽤나 인상적인 모양이었다.  아

레트는 이러한 경험도 몇번은 해보았기에 이 때 가장 효율적인 대처법을 카인에게서

확실하게 배워두었었다.

 "이렇게."

 빠아악! 아레트는 주먹을 꾸욱 쥐더니 그대로  레이젤의 머리통을 후려갈겨버렸다.

워낙에 쎄게 후려쳤기 때문에 레이젤의 상반신이 크게 꺾였고, 아레트의 주먹조차도

아플 지경이었다.  레이젤이 그만큼 돌머리인 것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엄청나게 강

하게 친 것이었다.

 "…아?"

 효과는 만점.  레이젤은 곧 정신을 차리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아레트를 발견

하고는 그의 어깨를 붙잡고 외쳤다.

 "아레트, 아까 그 유령같은 마법 아저씨는 대체 어떻게 되먹은 분이야?"

 도대체가 어법에 맞지가 않는 말이었다.

 "생명체가 아니었어."

 "뭐?"

 "아까 그 아저씨는 생명체가 아니야. 즉,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 유령이라

는 것도 아냐. 그것은 다크 다이아몬드의 힘을 빌어 우리를 인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는 것이지. 아마 우리가 올라탔던 함선도 그 가상의 일종일거야. 물

론 해적들의 함선은 따로 어딘가에 정박해 있었던 거겠지."

 "그, 그런거야? 하지만 때리는 느낌도 묵직했고, 진짜 같았는데…."

 인정은 했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 듯, 레이젤은 아쉬운 소리를 했다.  그러다가 문

득 주위를 둘러보고는 대뜸 질문해왔다.

 "그러고보니 우리 어디로 워프된거냐?"

 "라빈스키라는 도시의 근처라고 했어. 알아?"

 "라빈스키? 라페스 공국의 수도이자 나이츠 시티Knight's City. 즉, 기사의 도시라

는 곳이지. 기사의 나라의 기사의 도시라… 아이디어가 부족하군. 어쨌거나 서쪽 대

륙은 도착이군. 본래의 우리 목적지도 여기서부터 그리 멀지는 않았어."

 의외로 레이젤이 해박한 지식의 보따리를 풀어보이자, 아레트는 상당히 감탄한 듯

한 표정을 지어 레이젤로 하여금 상당한 거북함을 느끼도록 하였다.

 "잘 알고 있잖아? 그럼 라빈스키까지 가는 길은 알고 있어?"

 "알아.  라빈스키는 나와 카인이 있을 곳을 잃은 뒤,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잡았던

곳이니까. 그 때도 나름대로는 즐거웠었는데… 헷."

 잠시나마 옛 추억을 떠올려본 레이젤은 웃으며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

리 한동안 살던 곳이라고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와본 것은 1백년도 전이었다.

 '…2백년도 넘었나?'

 확실치 않은 기억에 매달릴 성격의 소유자는 절대 아니었다.  레이젤은 곧 그 생각

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접고서는 위치 파악을 위해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기억은

희미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다. 처음 라빈스키에 왔을 때, 불길한 아이들이라면서

천시받을 때, 얼마나 이 곳을 뛰어다녔던가?  당시의 대공이었던 아카리트 라페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두 천재 하이랜더는 굶어죽었을지도 모른다.  레이젤은 몸의 기

억에 따라 되는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아레트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숲 길을 따라가기를 약 10여분. 곧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다분한 길이 나왔고,  잠

시 더 걸어가자 깨끗하게 닦여져 있는 도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은 분명히 라빈

스키가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이었고,  그것은 옆에 있는 표지판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일단은 대공의 저택으로 들어가서 두 기사의 소식을 전해야만 해."

 레이젤의 말에 아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레트는 세나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쉬

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아무래도 레이젤의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착한 사람이 화를 내면 무섭다고, 바보가 진지할때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법이

다. 물론 바보가 진지할때는 80%이상의 확률로 연기인 것이 문제이지만.

 카인과 레이젤은 당시의 아카리트 라페스와 우연히 숲에서 마주치게 된다. 둘은 당

시 서로를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따돌림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처지였기 때문

에 다짜고짜 아카리트를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혀 각성이 되지 않은 하이랜더 두 명을 상대에게 무릎을 꿇을 정도의 상대가 아니

었다. 아카리트는 당시, 상대할 존재가 없다고 평가받는 절대적인 검사.  승부는 순

식간에 끝나버렸지만, 카인과 레이젤은 포기하지 않고, 덤벼들었고, 그런 둘이 아카

리트의 마음에 들게되어 둘은 아카리트에게 검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되었다. 둘의 특

성에 맞추어 카인은  정교하고 세심하면서도 유려한 검을,  레이젤은 빠른 몸동작과

경쾌한 보법과 강약이 적절히 조합된 검을 배우게 되었다. 이 때, 둘은 검을 처음으

로 배우면서 확실하게 기초를 다졌으며, 아카리트는 카인에게는 첫번째, 레이젤에게

는 두번째 스승인 것이다. 비록 정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그들도 따지고보면

라페스의 기사였다. 기사는 안되더라도 라페스의 검사였다. 그렇기에 레이젤은 대공

의 저택으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은 것이었다.

 "여기다."

 라빈스키에 내려와서도 한참을 걸은 레이젤이 문득 입을 열었다. 둘은 백색의 거대

한 5층 저택의 앞에 도착해 있었다.  정원의 크기도 어마어마하여 수천명의  사람이

모여서 잔치를 벌여도 부족함이 없을  지경이었다.  정문 앞에도 50여명의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으며, 멀지 않은 곳에는 또 여러 명의 기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

다.

 "이 곳은 라페스 대공 전하의 저택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그들이 저택의 앞에 다가오자 병사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했다. 레이젤은 그를 보며

라페스 기사들 특유의 자세를 취했다. 검을 뽑아 검날이 하늘로 향하도록 하며,  검

의 손잡이를 턱까지 들어올린 것이었다.

 "대공 전하를 뵙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레이젤이 그 자세를 취하자 병사들은 빠르게 기사들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물론 마

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세이기는 하지만, 이 저택 앞에서 이런 자세를

취하면서 방문을 한다는 것은 쉽게 넘길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이트, 볼페리온이라고 합니다."

 스스로의 이름을 밝힌 기사는 좀 전 레이젤이 취한  것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인사를 했다. 레이젤은 아레트에게 눈짓을 하여 아레트로부터 서류를 받아들고는 그

기사에게 보여주었다.

 "동쪽 대륙의 레인 왕국의 사신입니다. 그리고 나이트, 칸테온과 나이트, 벨시온의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대공 전하를 뵙도록 해 주십시오. 아, 정식 사신으로 찾아

온 것은 아니니까 그냥 조용히 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전해 주십시오.  제 이름은…

레이젤 이지스입니다."

 "알겠습니다, 레이젤 이지스 님."

 나이트, 볼페리온은 곧 기사들의 처소에 들어가더니 얼마  있지 않아서  그는 다시

나와서 레이젤과 아레트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대공 전하께서 뵙기를 원하십니다. 안에 들어가셔서 시종에게 말씀하시면, 도서실

로 안내해 드릴 겁니다."

 정원을 가로질러 가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정구를  통하여 연락

을 취한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검을 꽂아넣으며 레이젤은 저택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택으로 가는 길에 펼쳐진

정원에는 아름답게 장미가 손질이 되있었는데,  질리지가 않았으므로 레이젤과 아레

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정원을 지날 수 있었다. 저택의 정문으로 가서 가볍게 문을

두들기자 이미 연락이 닿은 시종이 재빨리 문을 열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대공 전하의 저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럼 전하께서 계신 도서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시종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그들을 안내하였

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3층으로 4층까지 올라온 시종은 그제서야 다시 복도로 접

어들었다. 그리고는 또 한참을 빌빌 꼬아가며 돌아다녔기 때문에 길을 익혀두자, 라

는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어쩌면 일부러 돌아가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이 곳입니다. 문을 열려 있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다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시종은 가버렸다.

 "갈 때가 걱정이군."

 아레트는 투덜거렸고,  레이젤은 별 반응 없이 문을 열었다.  반응이 없는 것을 본

아레트는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별로 파고들지는 않았다. 아니, 파

고들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정답일지도 몰랐다.

 도서실의 규모는 방대했다.  보통 중상층 서민의 집 크기에 필적할 정도의  크기의

실내는 거의가 책이 빽빽한 책장으로 가득차 있었다. 책의 종류는 검술 지침서,  체

술 지침서, 창술 지침서, 봉술 지침서, 궁술 지침서  등의 다양한 무술  지첨서들과

여러 유파의 무술 서적이 있었으며 각종 전략서,  전술서.  그리고 이름난 기사들과

용병 등의 자서전과 갖가지 모험 서적들이 있었다. 물론 기본적인 예법이나 역사 등

의 교양 서적도 갖추어져 있었지만,  도저히 귀족의 도서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 곳이야말로 라페스  대공의 도서실로는 가장 적합하였다.  그 도서실의

중앙에 40대 중반 가량의 사내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짧게 쳐진 금발의 사내

는 결코 중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발달된 몸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온 몸에

서 느껴지는 기운은 그가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윽고 그는 책을

덮으며 일어서서 그들을, 정확히는 레이젤을 바라보며 인사했다.

 "제가 29대 라페스 대공입니다.  책에서만 접하던 분을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영광

입니다… 레이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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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영걸전… 하고 있습니다. 하하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33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4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7 16:01    읽음:128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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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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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트는 놀란 눈으로 레이젤과 라페스 대공을 번갈아 보았다. 레이젤은 미소지을

뿐이었다. 라페스 대공은 방금 전까지 자신이 읽던 책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초대 라페스 대공이신 아카리트 님의 자서전입니다. 혹시나 싶어서 확인해보았더

니 사실이군요."

 "예. 그 분께서 꿈을 꾸시고 자서전에 기록하실 분은 아니시니까요."

 갈 수록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가자 아레트는 레이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레이

젤이 그를 돌아보자 아레트는 설명을 요하는 간절한 눈빛으로 레이젤을 바라보고 있

었다.

 "나랑 카인은 초대 대공이신 아카리트 라페스 대공 전하의 수제자거든. 그 분 밑에

서 각성을 한 뒤, 다시금 여행을 시작했지."

 "그, 그래?"

 "옆에 계신 분은?"

 이제서야 관심을 가지며 라페스 대공은 아레트의 신분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레드 드래곤의 왕자, 아레트 로렌트입니다."

 자신의 신분을 쉽게 밝히는 레이젤이 못마땅했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다는 말이기

도 했다.  라페스 대공은 대단히 황송해하며, 아레트에게 절을 해서 아레트를 더 당

황스럽게 만들었다. 그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되자 다시 라페스 대

공과 레이젤의 대화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라빈스키에는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찾는 물건이 이 근처에 있어서 말입니다.  그런 도중에 두 기사에 대한 소식도 전

할 겸, 찾아뵈었습니다."

 "참, 그러고보니 칸테온과 벨시온의 소식을 가지고 오셨다구요? 그 둘은 또래의 아

이들 중에서는 제 아들 놈과 함께 가장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죠."

 둘의 이야기가 나오자 라페스 대공은 밝은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의 태도를 보

자 레이젤과 아레트의 기분은 더욱 착찹해졌다.

 "…먼저 나이트,  칸테온은 레인 왕국을 도와 아나트 왕국과의 전쟁 중… 전사하였

습니다."

 "흠!"

 생각지도 못했던 전사 소식에 라페스 대공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하지만 애써 마

음을 진정시키며 짐짓 괜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이미 떨리

고 있었다.

 "그, 그래서… 벨시온은?"

 "나이트, 벨시온은 레인 왕국의 정예 기사단인 레인 나이츠의 단장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까. 운이 좋은 아이군요,  동쪽 대륙의 패권을 단번에 휘어잡은 나라에

서 그 정도의 직위를 가지게 되다니."

 라페스의 정식  기사가 여행을 나서서 다른 나라로 전향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다. 여행을 떠난 기사가 10이라면 그 중에서 4, 5명은 전향을 하곤 하니 칸테

온의 죽음에 비하면 그건 충격도 아닌 셈이다. 갑자기 도서실 내부의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아레트는 더 이상 이 분위기 속에서 헤엄치기가 싫었다.

 "수정구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다른 일행들과 연락을 취하고 싶습니다만."

 "아… 예, 그러십시오. 시종에게 연락실로 안내해달라고 하시면 될겁니다.  저는…

죄송하지만, 좀 쉬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나갈 세 인재 중에서 한 명이 죽고, 한 명이 전향한  것이었다.

그들의 총책임자이자 나라의 주인인 라페스 대공에게 가벼운 일일리가 없잖은가. 레

이젤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저희들은 수정구로 연락을 취한 후, 곧장 라빈스키를 떠날 것입니다. 나중에 인연

이 닿으면 다시 뵙죠."

 "…예."

 라페스 대공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레이젤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아레트와 함께 도서실을 나왔다.  시종은 없었지만, 그들은 약간 걸음을 옮긴 결과,

시종 한 명을 찾을 수 있었다.

 "연락실로 안내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신들은? 아, 죄송합니다. 대공 전하의 손님 분이시군요. 따라오십시오."

 약간 의아해하던 시종은 곧  그들이 누군지 추리해내고는 급히 사과를 하고서 안내

를 해주었다. 연락실은 2층에 있었다.

 "자, 이번엔 받아주면 좋겠는데 말야."

 아레트는 수정구에 마력을 주입하면서 한탄하듯이, 레이젤에게 말하였다. 레이젤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수정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 된거냐!"

 레이젤은 웃으면서 아레트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레트도 빙그레 웃엇

다. 그리고 수정구에 떠오른 말은 그들로 하여금 수정구를 부수고 싶은 충동을 잠시

느끼게 해주었다.

 '없는 좌표이거나, 수정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외면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혹시 못 볼 사람을 대비하여 수정구에는 친절하게도 마

법으로 만들어진 음성이 그 문구를 또박또박 읽어주었다. 아레트는 신경질적으로 교

신을 끊어버렸다.

 "그 쪽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 아냐? 좌표는 정확했는데."

 "…그러고보니 전에 한번 프로즌 소드가 공명은 했다만."

 "말을 했어야지!"

 갑자기 아레트가 벌컥 소리를 치자 레이젤은 곧장 받아쳤다.

 "네가 내 돌아가신 어머니의 환생이냐, 그런거 일일이 보고하게!"

 "뭐, 뭐야?"

 "아니잖아! 그럼 아버지냐? 그래도 할 수 없어,  난 아버지와는 별로 사이가 안 좋

았거든! 형이나 누나도 없었으니까 그것도 불가능하지?  그것 보라고, 난 너에게 그

런걸 일일이 보고할 필요가 없어! 좋아, 이제부터 라빈스키를 나가서 열쇠를 찾아보

자, 아레트."

 모순적인  외침을 연발하던 레이젤은 갑자기 자애롭기까지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

게 말했다.

 "……하아."

 알 수 없는 존재.  아레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미 연락실을 벗어나고 있는 레이젤

을 뒤따랐다. 둘은 다시 시종에게 안내를 받아 저택의 출구로 나와서 정원을 가로질

러 완전히 대공의 저택으로부터 벗어났다.

 "서쪽 출구면… 이 길이야."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레이젤은 곧 단정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꽤 오랫동안 안왔는데 변한게 거의 없군.'

 그렇게 생각하며 레이젤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예전에 카인과 함께

도둑질을 했던 그 가게도 남아 있을까? 연장을 부러뜨려서 혼이 났던 대장간은?  평

소 앙심을 품고 있다가 기어코 불을 질러버렸던 곳의 흔적은 이젠 없겠지.

 "나중에 카인이랑 다시 와야지."

 "응? 뭐라고?"

 "아니, 아무 것도."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레트가 반문하자, 레이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웃어보였다. 곧 라빈스키를 벗어나게 되자 레이젤은 말했다.

 "라빈스키 주변의 동굴이라면 딱 한 곳 뿐이야."

 '예전에 집이 없어서 카인과 함께 지내던 그 동굴말야. 그렇지.  대공의 총애를 받

는다고 다른 녀석들의 미움을 받아 2:50으로 붙어서 이기고는 기념이랍시고 돌로 만

든 기념비도 그 동굴에 있어.'

 뒤에는 꽤나 긴 말이 생략이 된 상태였지만,  굳이 이런 것을 아레트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둘이 과거에 겪은 사건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알고 있지만, 정

확한 과거를 아는 이는 본인들을 제외하고는 세나와 아루나 뿐이었다.  심지어 카인

과 레이젤의 스승들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 투성이였으니까.

 "그래? 그럼 빨리 가자. 아무래도 세나 누나와 카인 형 쪽에 무슨 일이 있는 것 같

아."

 아레트의 재촉에 레이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걷는 속도를 약간 올렸다. 보통 사람

의 기준으로는 경보에 가까운 걸음걸이였지만,  레이젤이나 아레트에게는 그리 빠른

속도가 아니었다. 레이젤은 라빈스키를 벗어나서 한동안은 도로를 걷다가 갑자기 숲

쪽으로 코스를 돌렸다. 하긴, 동굴이 도로 한가운데에 버티고 있을 까닭은 없었다.

 "동굴이 산에 있는거야?"

 "아니. 단지 길이 이 쪽일 뿐이야. 도로는 거기까지는 안생겨 있거든. 아마도."

 마지막에는 목소리를 조금 줄인 레이젤이었다.

 동굴에 도착하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동굴을 잠시 바라보던

아레트는 레이젤을 돌아보며 말했다.

 "동굴이 작네? 여기서 한 판 붙자는 건 아닐텐데 말야."

 "저 쪽에 공터가 있으니까 그리로 가겠지. 아니면 우리가 끌고가는 수 밖에."

 레이젤은 그렇게 말하며 동굴로 들어섰다. 하지만 둘이 동굴로 들어가기 전에 안으

로부터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예상보다 조금 늦으셨군요? 라빈스키에서 다른 일을 좀 하고 오셨나봅니다."

 "그렇지."

 둘 중 한명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공손하게 말하자, 비교되게도 레이젤은 고개만 까

딱여 대답하고는 살기가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 이 동굴에 무슨 수작을 부린거냐."

 "뭐, 별로."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이 중 한 명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까 전과는 목소리

가 다른 것으로 보아 그 공손했던 사람은 그 옆의 사람인 모양이었다.

 "제가 해적단의 대장인 폴 네츠코입니다."

 "난 부함장, 코덴 할트인."

 "네 놈들의 이름 따위 궁금하지도 않아."

 자기 소개를 하는 둘에게 쌀쌀맞게 대꾸한 레이젤은 곧장 등을 돌려서 공터로 걸어

가며 말했다.

 "따라와. 좋은 장소로 안내하지."

 그의 말에 폴은 머리를 긁적였고, 코덴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레트는 그들을 한 번

흘끗, 바라보고는 레이젤을 따라갔고, 폴과 코덴도 곧 레이젤을 따라서 공터로 향했

다. 공터가 나오자 폴은 입을 동그랗게 모으며 말했다.

 "호오,  꽤나 넓은 공터가 있었군요. 여차하면 동굴에서 결계를 치고 싸울까, 했었

는데 말입니다."

 "공터가 있다고 내가 몇번이나 말했잖아, 폴. 거기 있는 묘한 장난감가지고 놀다가

부수기나 하더니."

 코덴은 폴에게 투덜거리며 말하다가 갑자기 오싹함을 느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그렇게 춥지는 않은데, 몸이 저절로 떨려왔다. 폴도 그 오싹함에 놀라며, 그것

이 뿜어지는 장소로 시선을 돌렸다.  아군인 아레트조차도 질린 표정으로  레이젤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놈들. 그 동굴 안에 무슨 짓을 했구나?"

 레이젤은 미소를 지었다. 아레트조차 한번도 보지 못한 의미 모를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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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 포뮤라 사가를 보고 있습니다. 음∼ 알자드, 엄청나게 빠르네요. 가만히 있

어도 600을 넘기다니;;  갑자기 그냥 사포가 생각나네요. 부스터를 써야 300, 400을

넘기던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480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5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8 21:04    읽음:13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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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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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 번 오싹함이 폴과 코덴을 휩쓸고 지나갔다.  레이젤은 조용히  그들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사사사삭. 레이젤이 발을 디디자 그 곳의 낙엽들이 바람에 휘날리듯

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버렸다.  점점 더 거대해지는 공포심에 코덴은 정면으로 맞섰

다.

 "그, 그래. 그 안에 오래 된 장난감들이 있길래 부서버렸지."

 "그 장난감들은 말이야."

 코덴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삼켰다.  무모하지만 용기를 짜내어 대꾸를 한  것이

오히려 더욱 거대한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800여년  전에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던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웃기 위해 가

지고 놀던 물건들이야. 기사가 된 아이들은 그 추억을 간직하고자 자신들의 기를 불

어넣어 그 장난감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거야. 알겠어?"

 쩌어어어억. 이번에 레이젤이 발을 디딘 곳은 아예 하얗게 얼어버렸다.  그 광경에

폴과 코덴 저도 모르게 입을 쩍 벌렸다.  레이젤은 고개를 들어 폴을 정면으로 노려

보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단숨에 얼릴 듯한 차가운 시선은 폴의 심장을 도려낼 듯

한 기세였다.

 "폴… 이랬지?"

 "그…렇습니다만."

 "남의 추억을, 소중한,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그러한 추억을."

 스르릉―, 프로즌 소드가 뽑혀졌다. 영하의 냉기가 주변에까지 퍼져나갔다.

 "부서뜨린 죄로 네 놈의 머리통을 부서뜨려주겠다."

 스팍! 레이젤이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갔다.  폴은 거의 반사적으로 자신의 검을 꺼

내들어 레이젤을 향해 휘둘러 가까스로 프로즌 소드를 막아냈다.  과연 다크 다이아

몬드의 힘을 빌린 존재 다웠다.

 "쳇."

 아레트는 나머지 코덴을 막으려 했지만, 그 때 레이젤이 그를 저지했다.

 "이 놈들은 내 몫이다! 넌 결계나 쳐!"

 날카로운 그 외침에 아레트는 잠시 움찔, 했으나 곧 그의 말대로 결계를 쳐주었다.

잘은 몰라도 그  장난감이라는 것은 분명히 카인과 레이젤의 소중한 추억 중 하나일

것이다.

 "제길, 나도 간다!"

 코덴은 자신의 혁대에 꽂힌 30여개의 단검 중 5개를 동시에 레이젤을 향해 뿌렸다.

레이젤은 그것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기합을 질러서 단숨에 얼려버리고는 계속해

서 폴을 공격했다. 그 광경에 코덴은 물론 아레트도 적지않게 놀랐다.

 레이젤은 폴을 향해 연속적으로 검을 휘두르다가 옆에서 다가오는 코덴을 느끼고는

곧장 몸을 숙였다. 또 하나의 단검이 그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레이젤은 곧

장 땅을 프로즌 소드로 내리찍었고, 그와 함께 발생한 얼음벽이 폴을 덮쳤다.  폴은

급히 검기를 전개하여 얼음벽을 깨버렸다.  그 때,  레이젤은 코덴에게 킥을 날리고

있었다.

 "읏!"

 허리를 무리하게 틀어서 피한 것은 좋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충격이 왔다.  코덴

의 무릎이 한 차례 꺾였고, 레이젤은 결정타를 날리려 했지만, 곧 생각을 수정.  공

중으로 뛰어올라 폴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버렸다.  폴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공중

으로 보라색의 검기를 방출했다.

 "우습군."

 냉소를 지으며 레이젤은 그 검기를 노려보았고, 순간 검기는 폭발을 일으켰다.

 "…신기한 걸 많이 보여주네?"

 결계를 유지하고 있던 아레트는 레이젤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기합 한 번으로 물체를 얼리고, 노려보는 것 만으로 검기를 폭발시키는 것은 레이젤

의 전투 방식이 아니었다.

 "아냐.  전투 방식의 문제이기 전에… 저건 레이젤 형 수준의 실력으로는 할 수 있

는 짓이 아닌데?"

 확실히 그랬다.  갑자기 적의 뒤에서 하얀 기가 생겨나는가 하면, 검을 한 번 휘둘

러서 전방위 공격이 퍼부어졌다.  하이랜더 중에서도 이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

는 자는 킬린과 쥬크를 포함한 몇몇 장로들 뿐이었다.

 "제길, 이걸 보시죠!"

 갑자기 폴은 그렇게 외치며 무언가를 들고 레이젤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을 본 레이

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덕분에 코덴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 그건…."

 "마.지.막 장난감입니다."

 폴은  그렇게 말하며 웃으려고 했지만, 상당히 지친 상태여서 그것도 쉽지는  않았

다. 폴의 손 안에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 법한 자그마한 목검이 들려져 있었다. 그리

고 거기에는 엉성하게 'Rayjel'… 레이젤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마지막… 이라고? 꽤나 많았을 텐데, 마지막이야?"

 믿기 싫다는 듯이 레이젤은 반복해서 물었고, 폴의 고개는 잔인하게도 끄덕여졌다.

 "그리고 이 장난감도 이제는 사라지겠지요."

 그렇게 말하며 폴은 손아귀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보라색의 기운이 몰려들기 시작

하자 목검은 언제라도 부러질 것만 같았다.

 "미친 새끼, 그만 둬!!"

 쿠우우우웅!  레이젤이 분노하며 외치자 갑자기 대지에서 하얀 기둥이 위로 치솟아

오르며 강한 폭발을 일으켰고, 폴의 위에서 얼음의 화살들이 만들어지더니 소나기처

럼 퍼부어졌다. 그리고 그 목검은 처음의 폭발과 함께 아레트 쪽으로 날아가서 아레

트가 안전하게 보관하였다.

 폴은 갑자기 쏟아지는  얼음의 화살에 당황하면서 급히 보라색의 장막을 펼쳐서 그

것을을 퉁겨냈다. 레이젤은 프로즌 소드에 기를 폭발적으로 주입시키고는 폴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 앞을 코덴이 막아섰다.

 "비켜, 비켜!!"

 레이젤은 정직하게 검을 위로 치켜올렸다가 힘껏 내리찍었다.  너무나도 정직한 패

턴이었기에 간단히 수를 읽은 코덴은 검에 기를 주입하면서 레이젤의 프로즌 소드를

막으려고 했다.  레이젤은 곧장 워터 크래시를 발동시켜 주변의 수분을 끌어모아 물

을 형상화시키고는 고속으로 회전을 시켰다.  그렇게 파괴력이 높아진 검은 단숨에

코덴의 검을 분쇄하고는 곧장 코덴의 몸까지 쪼개어버렸다.

 "코덴!"

 "너도 보내주마!"

 화살의 얼음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자 급히 달려왔지만,  폴은 코덴의 죽음을 막지

는 못하였다. 폴은 이를 갈며 기를 끌어올려 레이젤을 향해 냅다 후려쳤지만,  레이

젤은 슬쩍 공격을 피하고는 프로즌 소드의 힘을 발동시켰고, 곧 검의 주위로 떠오른

수십개의 빙구(氷球)와 함께 레이젤은 폴을 향해 달려들었다.  예전에 카인이 보고,

'플레임 랩소디를 빙계열 검술로 바꾼 표절 기술' 이라고 칭했던 프리즈 레인. 물론

레이젤은 그것을 극구 부인하였었다.

 "으아아아악?!"

 빙구가 쉴 틈을 주지 않고 연속적으로 폴을 향해 날아들었다.  폴은 그것들을 막기

위해 재빠르게 검을 휘둘렀지만,  중간중간 날아드는 프로즌 소드를 막을 때마다 손

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 이윽고 프로즌 소드가 폴의 배를 깊숙히 관통해버렸다.

 "헉."

 폴은 눈을 크게 뜨며 피를 토해냈다. 레이젤은 그 상태에서 하이드로릭 블래스트를

시전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수분과 폴의 피가 프로즌  소드를 중심으로 몰려들더니,

이내 바위도 쉽게 가루로 만들 정도의 수압을 냈다.

 "인생을 살기 위한 레이젤 이지스 님의 충고 한가지!"

 갑자기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간 레이젤은 순식간에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더니

말을 이었다. 

 "남의 추억을 함부로 하지 마."

 기이이이잉!  기이한 소리와 함께 프로즌 소드가 위로 올려쳐졌고, 폴의 몸은 그대

로 갈라졌다. 폴은 그대로 고꾸라졌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피가 흘러서 땅을 적시지

는 않았다. 단지 폴의 몸이 사리지더니 붉은 색의 돌맹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레이

젤은 그것을 바라보다가 아레트에게로 갔고, 아레트는 레이젤에게 그 목검을 주고는

자신이 그 돌맹이를 주웠다. 돌맹이를 집어들고서 한참을 바라보던 아레트는 레이젤

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열쇠일까?"

 레이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굴의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레트는 돌맹이

를 챙기고는 그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동굴의 안에 들어온 레이젤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바닥에는 장난감 무기들과 어릴 때 차고 놀던 공이 펑크가 난 채로 퍼질러

져 있었다.  그리고 카인과 함께 웃으면서 동굴 벽에 낙서를 했던 쪽은 무너져 있었

고, 그들만의 또 다른 낙서장은 찢겨져 있었다.  레이젤과 마찬가지로 동굴을 말 없

이 지켜보던 아레트는 레이젤이 미처 보지 못한 구석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어라… 이건?"

 그 무언가를 집어든 아레트의 얼굴에 놀람과 웃음이 교차하였다. 아레트는 곧 레이

젤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레이젤은 다소 힘 없는 표정으로 아레트를

돌아보았다가 그가 건내는 무언가를 보고서는 눈을 크게 떴다.  지금 레이젤이 들고

있는 목검과 다를 것이 없는 목검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그 목검에는 'Cain'.  카인

이라고, 레이젤의 것보다는 조금 더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헤헷… 녀석들 이건 못찾았었구나.  그래, 내가 부순다고 매일같이 노래를 불러서

카인 녀석이 잘 숨겨뒀었지. 헷, 남았구나."

 레이젤은 다소 밝은 얼굴로 그 목검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곧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여 아레트로 하

여금 궁금함을 가지게 만들었다.

 "추억은 추억으로… 인가?"

 그의 혼잣말이 아레트가 반응했다.

 "뭐라고?"

 "…이런거야."

 레이젤은 빙그레 웃으면서 두 목검에 기를 불어넣었다.  당연히 그 기를 이기지 못

한 검기들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터져버렸다. 아레트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레이젤

을 바라보았지만, 레이젤은 여전히 웃을 뿐이었다.

 "뭐, 뭐한거야!?"

 "자아, 자아. 돌아가자, 돌아가, 리프레이컨으로!"

 설명을 하라는 아레트의 외침을 무시하며 레이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동굴을 나왔

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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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파티의 이야기도 이것으로 끝입니다.

 남은 것은 유스틴&에르만과 쥬크&알테아의 이야기군요.  두 파티의 이야기가  끝이

나면, 하이랜더는 다시금 본궤도로 올라서 용신계로 향하게 되겠지요. 클라이막스가

다가온다―고 하고 싶지만, 그래봤자 바뀔게 뭐가 있겠습니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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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5571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6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9 16:59    읽음:13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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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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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 고명하신 학자들께선 인생을 사는 것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아래의 주옥

같은 말씀들을 남기셨다.

 엎친데 덮친격, 산넘어 산, 설상가상, 갈수록 가관,  성난 해츨링을 피했더니 열받

은 드래곤 만난 꼴, 불난 집에 물이라고 부었더니 알고보니 기름, 그리고 불 구경이

라는 것은 자고로 사람 싸움만큼이나 재밌어서 당하는 사람만 애가 타고, 주변 사람

들은 신이 나는… 이건 아니지. 어쨌거나 이러한 말씀들이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스틴과 에르만은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이다. 펜터스와의

싸움 이후, 유스틴과 에르만은 워프 마법을 이용하여 간단히 도시에서 탈출했다. 그

리고는 유스틴이 산길을 찾아내어 산을 넘어 다음 도시에 들려서 영주의  저택에 비

치한 수정구를 통해서 레시트에게 아나트 부흥군에 관한 사실을 전달했다. 그리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도시를 벗어나려 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펜터스 휘하의 아나트

부흥군들이 달려와서 말하길,

 "사실 그 놈들은 짜가인데, 우리 도시도 당했어!"

 라고 해버린 것이다. 이 무능한건지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등신인건지 저능아인지

알 길이 없는 도시의  영주는 그들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는 유스틴과 에르만에게 추

적대를 붙인 것이었다.  레시트로부터 받은 인장을 보여주고,  못믿겠으면 수정구로

교신을 해보이겠다며 무죄를 증명해보이려 노력했지만, 이 영주는 위에 나열한 다섯

가지 중 하나임이 틀림없기에 그것을 필사적으로 믿지 않았다.  덕분에 유스틴과 에

르만은 몇날 몇일을 지겹도록 산만 넘어다녔다. 지방의 영주들이 반란  분자가 나타

났다는 소식에 또 다시 추적대를 붙여버린 것이었다.

 "후우, 여기까지 왔으면 안전할까요?"

 유스틴은 나무 그늘에 들어서며 에르만에게 질문을 던졌다. 에르만은 이미 나무 그

늘에서 퍼져 있었다.

 "그렇겠죠. 그나저나 꽤나 멀리까지 와버렸네요. 추적대가 끊긴 것을 보니까  어쩌

면 산으로 국경을 넘어버렸을지도 몰라요.  모르긴 몰라도 유스틴  님께서 엄청나게

험한 산길만 골라서 다녔잖아요."

 약간은 가시가 돋힌 그 말에 유스틴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하이 엘프인 유스틴

이야 험한 산길이라도 가볍게 다닐 수 있었지만, 에르만은 달랐다. 센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드래곤들 중에서도 알아줄만한 창술을 지니고는 있다지만, 에르만은 무술 쪽

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창을 잡은 일이 거의 없었고,

결과적으로 조예는 더 깊음에도 불구하고,  체력과 기타의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아

레트보다는 약한 것이었다.  그러니 험하디 험하여 아직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산길을 다니려면 엄청나게 지칠 수 밖에.

 "음, 산에서 자는 게 저는 편하지만, 에르만 님은 지겨우실테죠? 슬슬 일어나서 산

을 내려가도록 하지요. 힘이 드시겠지만 말입니다."

 "휴우… 알겠습니다."

 에르만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유스틴은 그를 보며 훗,  하고

웃었다.

 "좀 더 쉬운 길을 고를게요. 추적도 없는 것 같으니까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무성의한 감사의 말을 반복해서 한 에르만은 걸어가기 시작했고,  유스틴은 그보다

약간 앞서서 걸었다. 유스틴은 확실히 에르만을 고려하여 쉬운 길을 골라서 다녔고,

덕분에 에르만은 조금은 더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걸어나가자 드디어 대

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로에서 주변을 순찰하는 듯한 병사들의 복장을 보

니 확실히 성지, 야니키어로 들어온 것은 맞는 듯 했다.

 "조금 있다가 내려가야겠군요."

 에르만의 말에 유스틴은 그를 돌아보았다.

 "어째서죠?"

 "유스틴 님. 저희들은 지금 통상적인 길이 아니라 불법으로 산을 넘어온 거라구요.

국경을 무단으로 침입한거죠. 그러니까 여기서 나가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어요."

 "아…."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는 정령계이지만,  나름대로 경계선이라는 것은 있었다. 하이

엘프들의 땅, 정령들의 땅, 정령왕들의 땅으로  말이다.  그래서 유스틴은 나름대로

지금 에르만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용신계도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에르만의 경우에는 인간계로 나온 적도 몇번 있었기에 더욱 이해가 쉬웠다.

 "어라?"

 갑자기  병사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더니 패를 나누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

다. 문제는 그 중 세명이 유스틴과 에르만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것

이었다.

 "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니 수색을 하자… 라는군요. 무언가를 찾는 걸까요?"

 뛰어난  청각과 정령들의 도움으로 그들이 나눈 대화의 핵심을 알아낸 유스틴이 말

했다. 순간, 에르만은 상당히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만약에서도 만약에 말입니다만."

 "예?"

 "레인과 야니키어는 동맹 관계에 있습니다."

 "그렇죠."

 너무나도 당연한 말에  쉽게 고개를 끄덕인 유스틴은 곧 에르만이 왜 그  이야기를

꺼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연락이 되었다?"

 "어디까지나 만약입니다만, 그렇다면… 지금 우리를 찾는 것이겠군요?"

 "으음, 어떡할까요?"

 유스틴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세 병사를 바라보며 에르만의 의견을 물었다. 에르

만은 산을 되올라가는 행동을 취함으로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 때, 유스틴이 그

를 붙잡았다.

 "이 병사들 외에도 많은 병력이 이 주변을 수색할지도 모릅니다. 괜히 산으로 들어

가서 그들을 피하다가 길을 잃을 바에야 빨리 이 곳을 벗어나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럴 듯 하네요."

 에르만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행 주문인 레비테이션을 준비했다. 유스틴도 정령들

의 힘을 빌렸다.

 "저기다!"

 "어디야, 어디?"

 "날아가고 있어."

 에르만과 유스틴이 각자 마법과 정령술로 하늘을 날아오르자 우연히 한  명이 그들

을 발견하고 소리를 쳤다.  그 뒤를 따라 여러 병사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하더니 그

중에서 한 명이 활을 꺼내 화살을 날렸다. 하지만 활을 지니고 있는 병사는 한 명뿐

인지 차후의 공격은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에 신속하게 조명탄을 꺼내어 하늘로 발

사했다. 연금술사들에 의해 새로이 발명된 이 조명탄은 낮 전용으로 곧 어두운 빛이

하늘에 펼쳐졌다.

 "역시 주변에 수색대가 더 있었던 모양입니다."

 유스틴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이동 속도를 올렸다.  에르만은 그를 뒤따르며 말했

다.

 "좀 피해있다가 날걸 그랬군요."

 유스틴이나 에르만이나 추적에나 질려버려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나 할

까? 날고보니까 조금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뭐, 이미 늦어버렸지만.

둘은 산을 가로질러서 수색대들이 절대로 따라오지 못할 속도로 첫  마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성지, 야니키어는 신탑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어지

간히 큰 소국보다도 거대한 영토와 국민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많은

숫자의 마을과 도시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마을도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유스틴과

에르만은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수 많은 병사들과 신전  기사들에게 압류당하여 곧장

성기사가 있는 저택으로 끌려갔다. 야니키어의 마을에는 보통 성기사나 높은 사제가

파견되어 통치하도록 되어있는 것이었다.

 "아, 아니?"

 보고를 받고 나온 성기사는 유스틴과 에르만을 보고는 적지않게 놀라버렸다.

 "동맹국인  레인에서 잡아달라고 부탁한 수배자들입니다.  그리고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온 죄도 있습니다."

 신전 기사는 당당하게 그렇게 말했고, 성기사의 안색은 사색이 되더니 빠르게 달려

와서 그들을 붙잡고 있는  이들을 밀쳐내고 밧줄을 풀어주었다.  유스틴과 에르만의

표정은 '뭔지는 몰라도 잘됐네.' 였고,  다른 이들의 표정은 '어, 이게 아닌데?' 였

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은 성기사가 무릎을 꿇는 예를 취함으로써 더욱 더 심각해져

버렸다.

 "유스틴 님과 에르만 님께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이것은 모두 상관

인 제가 부덕한 탓! 부디 이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에엣?"

 갑작스러운 말에 유스틴과 에르만은 동시에 당황해버렸다.

 "예전에 아나트와의 전쟁  때 버닐 님을 따라 파견되었기 때문에 두 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레인의 지방 영주들이 착각을 해도 단단히 착각을 해버

린 모양이군요."

 "아… 그러시군요."

 성기사의 말에 유스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고, 에르만은 호오, 하면서 고개

를 끄덕였다.

 "아, 저기요. 여기에서 신탑 쪽으로 가려면 방향이 어떻게 됩니까?"

 에르만의 말에 성기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탑으로 가시는겁니까?"

 "예."

 "신탑이라면 제가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만…."

 성기사의 말에 에르만과 유스틴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잠시 후, 에르만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귀환 마법이로군요, 성기사의?"

 성기사들과 같은 신성 계열에 종사하는 이들은 일반 마법 체계와는 약간 다른 마법

을 배우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보조 계열의 귀환 마법이었는데, 워프 마법이 난이도

가 높지만, 가본 곳으로 순식간에 이동이 가능하다면, 귀환 마법은 포인트를 지정하

여 장소는 제한되지만, 쉽게 익힐 수 있고, 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

고 귀환 마법을 익힌 자들은 파문을 당하지 않은 이상은 기본적으로 그 포인트 하나

를 신탑에 찍어놓기 마련이다.

 에르만과 유스틴의 얼굴이 환해졌다.  목적지로 한층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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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12시. 자정이 넘었네요. =_= 동호회 정팅방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틈틈히 글

적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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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5572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7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29 17:00    읽음:13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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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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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사가 만들어낸 귀환 마법진은 빠르게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 마법진이 빛을 번

뜩이는 순간, 유스틴과 에르만은 신탑의 근처로로 이동되었다.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공기가 고요하게 가라앉고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

게 만들어주며 절로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숭배를 하게 만드는 것. 주변에는 마을과

도시도 없었으며, 하루에도 천에 달하는 관광객과 신도들이 찾아옴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장사꾼이나 상점도 있지 않았다.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신탑으로부터 느껴

지는 신성한 기운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덕분에  마을과 상점들은 모두 

신탑에서 수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이 신탑에서 사는 존재들은 서열이

높은 성기사들과 신관들 뿐이었다.

 "신탑, 야니키어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야니키어라는 것은 성지의 이름이기도 했지만,  신탑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

다. 유스틴과 에르만이 신탑의 근처로 다가가자 신탑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명의

사제들이 동시에 그렇게 말했다. 경비병 쯤 되는 사람들인데 다른 지역과는 달리 무

기를 들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균형있게 발달한 근육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

들은 대단히 실력이 뛰어난 무술가이기도 했다.  유스틴과 에르만은 고개를 숙여 인

사에 답을 하고는 신탑으로 들어섰다.

 신탑의 높이는 총 10층. 현대의 건축 기술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고층의 탑이

었다. 드워프들이 만들어낸 최고로 높은 탑이 현자의 탑으로 총 7층이니 말 다한 것

이다.  그 7층을 만드는 것에도 고명한 현자들의 마법의 힘이 필요했다고 하니 신탑

이 왜 신탑인지 알만했다.  그 신탑 중에서 3층까지는 관광객들에게 개방이 되어 있

기 때문에 둘은 쉽게 신탑 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입장료따위가 없다

는 점이었다.  아주 좋은 돈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입장료가 없는 이유는 주변에 장사

꾼과 상점이 없는 이유와 같았다. 신탑에서 느껴지는 신성함. 아무리 타락하기 쉬운

장소 중 하나가 신전이라고는 하지만, 도저히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 분위기가 신탑

전체를 감싸돌고 있었다. 그래도 기부함은 있었기에 신탑의 사람들이 먹고사는가 보

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니 기부함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올테니

말이다.

 신탑의 1, 2층은 다른 신전들과 마찬가지로 미사를 지내고, 기도를 하는 장소였다.

지금도 수 많은 신도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거나, 찬송가를 부르고, 고명한 신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3층은 여러가지 신앙 서적들과 가즈엘과 천사들의 다

양한 그림,  그리고 유명한 신관들과  성기사들의 초상화와 업적들이 나열되어 있었

다.

 "여기부터는 외부인이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돌아가 주십시오."

 4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입구와 마찬가지로 무기를 들지 않은 사제들이 고개를 숙

이며 그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에르만이 말했다.

 "성기사단장이신 버닐 님을 만나뵈러 왔습니다만…."

 버닐을 만날 의리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볼까,  하는 생각

이었다.

 "버닐 님은 현재 부재중이십니다. 죄송합니다."

 사제는 다시금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를 했다.  레시트의 인장이 있기 때문에  그것

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겠지만,  유스틴과 에르만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없

었다. 애초에 그들은 외교적인 목적을 가지고 성지를 찾아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어쩔 수 없군요.  그럼 그냥 동쪽의 마을 쪽으로 가도록 하죠.  풀리큰 숲은 분명

히 신탑의 동쪽이니까요."

 유스틴은 그렇게 말하며 표지판을 보고는 동쪽 방향을 가리켰다.  그들의 목적지인

풀리큰 숲은 신탑에서 동쪽에 있다.  에르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 곳에서 하루 쉰 다음에 귀환 마법으로 신탑을 찾아올 걸 그랬

어요."

 에르만의 투덜거림에 유스틴은 말 없이 웃어보였다.

 "후후. 걸음 속도를 좀 올려서 빨리 도착하도록 하죠, 마을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다행히 에르만의 소망(?)은 이루어져 둘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해는 지

고, 달이 한창 빛을 발할 시간에 말이다.

 "……."

 "……."

 '신성함이 어리는 저녁에는 은은한 달빛을.' 이라는 유행가 가사와 기도문, 고대의

시조를 마구잡이로 섞어놓은 듯한 간판을 내건 여관에  와서 체스를 시작한 것을 유

스틴과 에르만은 후회했다. 오랜만에 가볍게 한 게임을 하려는 생각이었지만,  그들

은 장소를 잘못 골랐다.  방에서 조용히 뒀더라면, 괜찮았을 것을 괜히 홀에 나와서

둔 것이었다.  이 볼림프라는 마을은 얼마 전 부터 체스 열풍이 불어서 지금은 체스

동호회의  회장이 마을의 장로와 파견 나온 성기사와 필적할 권력을 쥐고 있을 정도

였다.  그런 곳에서 두 체스의 달인이 대결을 시작하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어

그들의 대결을 구경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람들의 무언의 압박으로 그들은 내리

다섯 판을 더 둬야만 했다.  그리고 이 쯤 하면 됐겠지, 하고 판을 접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기와 둬달라며 붙잡고 늘어진 것이었다.  에르만과

유스틴은 각각 마을 사람들과 37전 37승, 39전 39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자정이 넘

어서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홀에서는 두지 말죠."

 "예…."

 힘 없이 그런 대화를 나눈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쓰러져버렸다.

 다음 날 아침. 둘은 재빨리 일어나서는 창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했다. 여관비는 여

관 주인이 어제 무료로 해주겠다고 말 한 터였다. 둘 덕분에 상당히 돈을 벌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둘은 곧 풀리큰 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풀리큰 숲은 성지의 동쪽에 위치하는 거대한 숲. 유스틴과 에르만은 성기사의 도움

으로 바로 신탑에 도착할 수 있었기에 풀리큰 숲에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

지만 그것은  풀리큰 숲이 얼마나  규모가 방대한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막막한데요. 풀리큰 숲이 좀 넓어야 말입니다."

 "그것보다 저 쪽에 누가 있네요."

 유스틴이 에르만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유스틴의 말에 에

르만은 마력을 모아 청각을 약간 올려보았다. 과연 유스틴이 가리킨 방향에서 이 쪽

으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는 듯 했다.

 "꽤나 많은 것 같은데요?"

 "예. 3, 400은 될 것 같습니다. 대단한 숫자군요."

 "일단 다가가보죠."

 조금 더 걸어가자 곧 그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스틴이 그들을 바라보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성기사단이군요. 부재중이라더니 이런 곳에 있었네요."

 곧 성기사단  측에서도 유스틴과 에르만을 발견하더니 행군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가장 앞에 선 성기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원래대로라면 말을 타야겠지만

, 이 곳은 꽤나 울창한 숲이라서 함부로 말을 탈 곳은 아니었다.

 "유스틴 님과 에르만 님 아니십니까? 이런 곳에서 뵙게 되다니 우연이군요."

 역시 그 성기사는 버닐이었다. 유스틴과 에르만도 그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 다음,

에르만이 버닐에게 질문을 했다.

 "신탑에서 뵈려고 했는데 부재 중이라고 하더군요. 성기사단장이신 버닐 님께서 이

토록이나 많은 성기사단을 이끌고 풀리큰 숲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으음. 그게… 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단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단자요?"

 에르만은 그렇게 되물었다.  설마 루아엘 님을 모신다고 이단자는 아니겠지?  그렇

게 생각한 에르만은 곧 또 하나의 의문점을 가졌다.

 '그러고보니 왜 여기는 가즈엘 님만 모시는거지? 루아엘 님은 왜… 뭐, 그럴 수 도

있겠지.'

 사실 자기가 거기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으니까, 대충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예. 가즈엘 님을 비난하고 그… 파괴신이라는 존재를 섬긴다고 하더군요. 800여년

전, 카라트라 제국에서 부활시키려 했다는 그 파괴신과 동일한 듯 합니다."

 파괴신이라는 말에 유스틴과  에르만의 안색이 변했다.  파괴신은 마룡과 다크랜더

등이 따르는 주신에 반(反)하는 신이 아니던가?

 "그들의 교주라는 자는 실제로 대단한 권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출병했

던 신전 기사단은 200명 중 30여명이 겨우 살아 돌아왔지요.  보고에 의하면,  손을

휘두르자 보라색의 기운이 물결쳤다는군요."

 "……!"

 에르만은 황급히 유스틴을 흘끗, 바라보았다. 보라색의 기운.  분명히 다크 다이아

몬드이다. 그렇다면 다크 다이아몬드를 지닌 존재가 파괴신을 따르는 집단의 교주가

되어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두 분은 여기에는 무슨 일로?"

 "…아나트의 기사 대장이었던 퀴언을 기억하십니까?"

 퀴언의 이름이 나오자 버닐의 표정은 굳어졌다. 아나트의 기사 대장,  퀴언이 사실

은 악마였다는 것을 버닐은 직접 눈으로 목격한 자이다. 에르만은 계속해서 말을 했

다.

 "그의 힘이 실린 조각들이 사실 여러 곳으로 튕겨 날아갔습니다.  그것을 회수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적입니다만… 아무래도 여러분과 같은 것 같군요."

 자신들의 목적의 본질은 그것과는 달랐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통해 유추해본다면

,  아무래도 '열쇠'는 다크 다이아몬드가 있는 곳과 일치하는 듯 했다. 버닐의 표정

이 다소 밝아졌다.

 "그럼 저희들과 함께 동행을 하시죠.  여러분이 저희들과 함께 하신다면, 저희들도

훨씬 든든할 겁니다. 길은 저희들이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그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유스틴과 에르만은 당장에 동행을 허락했다.

 "그럼 다시 출발하죠."

 "예. 목적지는 이 곳에서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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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이버 포뮬러에 빠져 있습니다. >_< 4년만 지나면 사이버 포뮬러가 시작되는

데-_-; 뭐…  그렇게 따지면 패트레이버는 이미 등장했으며, 내년 쯤에는 아톰이 나

와야겠지만요. (웃음)

 나른합니다.  글빨도 안받아서 100라인에서 버벅거리고 있구요,  게임도 별로 하고

싶지가 않고, 왠지 사이버 포뮬러 마지막 씨디를 보기도 뭔가가 걸리는군요. 원피스

를 다시 읽으며,  시간 때우려니 이것도 좀 그렇고 -_-; 그래서 필사적으로 글을 써

서 겨우 완성했습니다. 이제야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75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30 22:44    읽음:12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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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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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군요."

 "그렇습니다."

 버닐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스틴은 정확히 목적지에서 3분

거리도 되지 않는 장소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유스틴은 알 수 없는 의미로 고

개를 끄덕이고는 일단은 엔리멘탈을 꺼내들었다. 적은 혼자가 아니다.  단번에 교주

라는 자에게 달려들어 영검술을 발휘할 수 없는 이상,  영궁탄으로 저격을 시도하는

것이 확률이 높았다.

 "음. 버닐 님?"

 "왜 그러십니까, 에르만 님."

 "보급 물품 중에… 혹시 창이 있습니까?"

 "창이오? 창은 무슨 일로 찾으십니까?"

 당신은 마법사이지 않습니까, 라는 말이 빠져 있었지만,  의미 전달에는 지장이 없

었다. 에르만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전 창을 사용하면 가끔씩 아레트도 이기곤 합니다만?"

 "아…."

 아레트의 실력이라면 여기 있는 성기사들  중 누구보다도 버닐이  잘 알고 있었다.

오러 캐논의 도움까지 받아서  겨우겨우 그에게서 이기지 않았던가?  하지만 아무리

버닐이 성기사단장이라고는 하지만 세세한 보급  물품을 외우고 있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창은 더욱 애매했다.  어차피 성기사단의 무기는 오러 블레이드이기 때문에,

보급품은 대부분이 식량인 것이었다. 물론 치료 도구도 있었지만, 간단한 것 뿐이었

다. 대단한 상처를 입을 경우에는 어차피 신성 마법으로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그

렇지만 어쩌면 창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버닐은 곧 옆의 성기사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그가 보급 물자를 관리하는 성기사인듯 했다.

 "우리 보급 물품 중에 창이 있는가?"

 "예, 단장님. 여분의 창이 100여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성기사단은 전투 때 언제

나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지만, 작전상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까요.  사실 성기사단

은 그런 작전보다는 적의 돌파에 주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단지 형식상으로 전락해버

린 것이 5백년도 전입니다."

 있긴 있지만, 그것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투의 말이었다. 자신을 과시하고, 버

닐을 깎아내리기 위함이 아니라,  손님들 앞에서 자신의 상관의 체면을 최대한 높여

주려는 배려가 깃들어 있었다. 물론 그의 말은 사실이다.  버닐이 고개를 끄덕이자,

성기사는 고개를 숙이더니 후방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잠시 후,  창 하나를 들고서

다시 전방으로 다가왔다.

 "단장님, 창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게 말한 성기사는 에르만에게 창을 내밀었다.  에르만은 창을 받아들고서 두어

바퀴 돌려보고는 살짝 던졌다가도 받아보았다. 그리고 옆구리에 끼워보고,  곧장 퉁

기듯이 다시 세바퀴를 돌리면서 창을 고쳐잡았다.

 "좋은 창이군요."

 이내 에르만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버닐은 에르만이 순간적으로 창을 퉁길 때의

능숙한 손놀림과 속도에 내심 놀라면서 작게 박수를 쳐주었다.

 [창술은 그다지 녹슬지 않으셨군요.]

 [녹슬 것도 없으니까요.]

 유스틴의 전음에 에르만은 그렇게 대답해주었다.  그 때, 버닐이 손을 들어서 정지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둘에게도 양해를 구하였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다보며 나지막

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이단자들을 처단하러 간다. 그대들의 검에 신의 은총이 서리기

를."

 그렇게 말하며,  버닐은 허리춤에 있는 막대기를 양 손으로 붙잡고는 눈을 감고 기

도문을 읊조렸다.  다른 성기사들도 그를 따라 막대기를 꺼내들어 잡고서 그를 따라

기도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그 막대기는 아닌게 아니라, 성기사들의 무기인 오러

블레이드였다.

 "아마 저 쪽에서도 이 분들의 신성력 때문에 접근을 눈치챘겠지요."

 "그렇겠죠. 어쨌거나 일도 끝이 보이는군요, 돌아가면 바둑이나 두죠? 바둑판을 챙

기기는 했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줄곧 체스만 뒀으니까요."

 에르만의 제의에 유스틴은 밝은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버닐은 기도문의

암송을 끝내고서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두  분의 말씀대로 적들은 저희들의 존재를 눈치챘을 것입니다.  저희들도 적들이

저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다른 작전 없이 돌격을 감행할 것입

니다. 아무쪼록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에르만 님도 일단은 마법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만…."

 "걱정 마세요. 확실하게 기선 제압을 해 드리겠습니다."

 확답을 들은 버닐은 다시금 감사의 표시를 하고는 성기사들의 앞에 섰다. 성기사들

이 일제히 주문을 외우자 신성한 빛이 그들을 감싸돌기 시작했다.  적들의 주문으로

부터 몸을 지키고, 공격력과 방어력을 향상시키는 축복 주문이었다.

 "돌격!"

 짧은 외침과 함께 성기사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유스틴과 에르만도 그들에

게 뒤섞이지 않도록 하여 그들을 뒤따랐다. 멀지 않은 곳에는 성기사단보다 약간 더

많은 4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중 절반 가량은 보라색의 갑옷을 걸치고 보

라색의 검을 든 채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도 어디서 갑옷을

구해입고 창을 들고 있었다.

 "저건 신전 기사단의 갑옷! 이 녀석들!"

 앞서 달리던 버닐은 그들이 걸치고 있는 보라색  갑옷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분개했

다.  그 신성한 갑옷을 보라색으로 바꾸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창을 든 이들의 갑

옷도 모두 야니키어 병사들의 것이었다. 버닐은 신전 기사단의 이야기만 했지만, 그

전에도 몇 차례나 이단 심판을 위해 출병한 모양이었다. 그것이 계속하여 실패하자,

결국 최정예인 성기사단을 출병하기에 이르른 것이고.

 "지금!"

 "썬더메어!"

 유스틴의 외침에 이어 곧장 에르만의 마법이 발동되었다.  갑자기 몰려든 먹구름에

서 쏟아진 벼락들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사방으로 튀기며 적들에게 지속적인 피해

를 입혔다. 유스틴이 물의 정령들에게 부탁하여 그들의 주변에 머물게 하고, 그것을

이용해 에르만이 곧장 뇌전계의 마법으로 배 이상의 타격을 노린 것이었다.  단순하

지만 확실한 그들의 작전 성공으로 기세는 성기사들의  쪽으로 기울었다.  에르만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익숙치 못한 대지 계열의 마법을 적편 들의 중앙에 난사하여

혼란을 일으키고 화염계 마법과 빙계 마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사기를 확실하게 낮추

었다. 그리고 버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적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서 승리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안됩니다, 이 분을 공격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유스틴은 그 곳을 향해 영궁탄을 연사하

고는 엔리멘탈을 다시 어깨에 두름과 동시에 소검을 뽑아들어 영궁술을 시전하였다.

놀랍게도 유스틴의 영궁탄을 모조리 피해낸 그는 이 집단에 어울리지 않게도 채찍을

들고 달려나왔다.

 '…불리한데?'

 보일듯 말듯하게 미간을 좁힌 유스틴은 자세를 낮추었다.  무기의 간격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채찍과 소검이라면. 하지만 유스틴에게는 그 간격을 충분히 좁

혀줄 수 있는 빠른 두 다리가 있었다.

 "재미있군. 하이 엘프인가?"

 "…! 다크 엘프Dark Elf?"

 놀랍게도 채찍을 든 이는 다크 엘프였다.  하지만 놀라움은 곧 차분함으로, 다시금

분노로 변하였다.

 "어디에 숨었나 싶었더니, 이런 곳에서 사도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던 건가, 다크 엘

프들은?"

 "웃기고 있군. 이것은 모두가 용왕들의 요청에 의해서다.  다.른.지.역에는 사용할

만한 미끼가 있었지만, 유독 이 지역 열쇠의 세력을 모으는 건 힘들었거든.  그래서

내가 용왕들의 부탁을 받고 이 곳으로 왔던 거지."

 유스틴은 대답 대신 빠르게 다크 엘프를 향해 달려갔다.  다크 엘프는 여유있게 채

찍의 끝을 움직임으로서 유스틴의 움직임을 봉쇄하려고 했으나,  하이랜더 가디언에

도 필적하는 실력을 지닌 유스틴에게 그 정도의 공격은 실례에 가까웠다.  유스틴이

휘두르는 소검을 채찍을 두겹으로 하여 필사적으로 막아낸 다크 엘프는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제, 제법이군? 나는 다크 엘프의 일족, 유켄스 롤트라고 한다. 너는?"

 "…하이 엘프 전사, 유스틴. 유스틴 라틴."

 "!! 후, 생각보다 거물과 만나게 되어버렸군.  라틴이라면 분명 수장…  어린 것을

보니 차기 수장 쯤 되는가 보군? 여기서 너를 잡는다면 우리  일족에 크나큰 도움이

되겠지!"

 쿠쿠쿠쿠쿠쿠! 채찍이 요동을 치며 대지를 달렸다. 유스틴은 순식간에 뛰어올라 나

뭇가지의 위에 올라서서 말했다.

 "어리석은. 차기 수장쯤 되는 존재의 실력을 너무 우습게 보지 마라."

 "너야말로 나를 우습게  보지 말아라.  나는 파괴신 님의 20신관 중 한명이란 말이

다."

 파괴신을 따르는 존재는 마룡, 다크랜더, 다크 엘프. 그들 중 가장 실력이 높은 이

20명을 20신관이라 칭하는 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유켄스는 최소한 다크  엘프 중 10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는 실력자라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하이 엘프 전사들 중에서

도 5위 안에 들 자신이 있는 유스틴이었다. 그것을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촤촤촤촤좌! 채찍이 뱀처럼 나무를 타고 올라와 빠르게 유스틴이 올라서 있는 나뭇

가지를 후려쳤다. 유스틴은 나뭇가지가 부러지기 전에 뛰어올랐지만, 유켄스는 어느

새 채찍을 회수한 뒤 유스틴에게 휘두르고 있었다.

 "흠."

 하이 엘프로서는 보기  드문 무표정을 유지하면서 유스틴은 공중에서 재주른  넘어

바로 땅에 착지함과 동시에 정령의 기운을 일으켰다. 콰쾅!  거대한 진동과 함께 유

켄스 주변의 땅에서 수많은  돌맹이들이 퉁겨올랐다.  유켄스는 그것을 보더니 이를

악물고서 빠르게 채찍을 휘둘러 돌맹이들을 모조리 쳐내고는 마지막  일격을 유스틴

에게 날렸다. 유스틴은 뒤로 물러서더니 아예 그 채찍을 잡아버렸다.

 "…뭣!"

 유켄스는 유스틴이 자신의  채찍을 잡아버리자 적지않게 당황했다.  유켄스는 이를

갈더니 왼손을 들어 둘째 손가락을 펴보였다.

 "이 곳에서의 우리 교주의 실력을 맛보시지!"

 유스틴은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과연 보라색의 기운을 지닌 존재가 유스틴을

향해서 달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유켄스는 채찍을 회수하

여 유스틴에게 휘둘렀고, 교주라는 자도 보라색의 기운을 날려보냈다.  이미 유켄스

의 채찍은 다각도로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흐아!"

 기합과 함께 한 명이 보라색의 기운과 유스틴의 사이로 난입하면서 자신의 무기-창

을 길게 휘둘렀다.  창이 지나간 자리에는 뇌격이 빠지직,  하고 번뜩였고 보라색의

기운은 그대로 와해되었다.  에르만의 등장과 함께 유스틴은 머리를 굴려 곧장 유스

켄의 채찍을 소검으로 쳐내었다. 뒤에서 에르만의 말이 들려왔다.

 "저 사람은 제가 맡겠습니다. 유스틴 님은 다크 엘프를."

 체스라도 서로 오랫동안 두다가 보면 호흡이라는 것이 일치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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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98회쯤이면 12장, 용신계의 열쇠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 100회는 가야지 끝이 날 것 같군요. -_-;

 100회 기념 외전 쓰고 있습니다. 흠;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88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31 22:22    읽음:14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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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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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주의 손이 가로로 그어졌다. 공간을 가르고 나오는 듯,  보라색의 기운이 쏟아진

다. 에르만은 마력을 끌어올려 창에 실었다. 한순간이지만 그의 창에서 푸른색의 방

전이 한 차례 일어났다.  창을 고쳐잡은 에르만은 그것을 크게 휘둘렀고, 그러자 보

라색의 기운은 담배 연기처럼 흩어졌다.

 "후우… 흐아!"

 심호흡에서 이어진 기합! 새로이 마력을 머금은 에르만의 창이 교주를 향해 날아들

었다.  순식간에 세 번의 찌르기가 시도되었고 창으로부터 세 줄기의 뇌전이 뿜어졌

다. 그러자 교주는 뒷춤에서 자신의 무기를 꺼내들고는 휘둘렀다. 뇌전은 단숨에 분

해되었고, 교주는 무기를 고쳐잡으며 미소지었다.

 "훗."

 "부, 부채!?"

 당황스러우면서도 미간이 좁혀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교주는 부채를 꺼내들어 멋

들어지게 펼치더니 뇌전을 향해 부친 것이다.  그리고나서 다시금 부채를 접으며 입

가에 떠오르는 모습이란 완벽한 사이비 교주의 이상향이었다.  복장이라도 달랐으면

괜찮았겠지만 교주의 복장은 마치 다른 차원계에서 신선이라고 불리우는 인간들과도

매우 흡사하여 더욱 그러했다.  그 신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신비로울지  몰라도

신선을 알고 있는 에르만의 눈에는 그야말로 사이비 교주였다.  에르만이 그러한 생

각을 하고 있으려니 교주가 부채를 좍 펼치더니 에르만을 향해 부치기 시작했다. 그

러자 보라색의 기운이 물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라이트닝."

 공격을 피한 에르만은 바닥을 한바퀴 구르고는 곧장 뇌전계 중급 마법을 시도했다.

교주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라이트닝을 바라보더니 정확한  타이밍으로 부채를 펼

침과 함께 뇌전을 날려버렸다.

 "이 정도 공격으로는 파괴신의 가호를 받는 나를 어쩔 수 없다네!"

 아아,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고전적인 말투… 라고는 하지만, 왕성같은 곳에 가면,

아직은 종종 들을 수 있는 말투였다. 에르만은 창 자루로 땅을 짚고 몸을 퉁겨서 가

볍게 일어났다.

 "그럼 이번 공격은 어떤지 감상해보시지!"

 그렇게 외친 에르만은 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우고는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왼손

과 왼발을 앞 쪽으로 내딛고는 심호흡을 했다.  짧은 기합과 함께 에르만이  앞으로

퉁겨나갔다. 다시 한 번의 기합과 함께 창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친 듯, 활발하게 움

직이기 시작했고, 에르만의 손에서 한바퀴가 돌려질 때 마다 창의 공격 각도는 거짓

말처럼 변해 있었다. 그 변화하는 공격의 각도도 무척이나 세밀하여 마치 교주가 피

할 방향을 훤히 꿰뚫는 듯 했다. 교주가 오른쪽으로 피하면,  어느새 창은 오른쪽에

서 그를 위협했고, 놀라며 뒤로 달아나면 빠르게 찔러들어오는 식이었다. 교주는 옷

자락을 펄럭이며 뒤로 공중 제비를 넘어서더니 부채를 펼쳤다.  보라색의 장막이 엷

게 펼쳐져 교주를 보호하였다. 그것을 본 에르만은 다시금 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

웠다. 아까와는 달리 창 끝 부분을 옆구리에 끼운 상태였다.

 "음?"

 승부수를 띄운다. 교주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에르만은 지금 승부수를 띄울 준

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교주는 파괴신의 힘을 얻은 이래 처음으로 긴장하면서 부

채에 힘을 집중시켰다.  보통 부채라면 이미 찢어져버렸겠지만, 그의 부채는 파괴신

의 제단에서 100여명의 피를 머금은것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지독한 무기였다.

 '이 기술로 승부를 걸어보는 건 얼마만이지?'

 에르만은 기억을 조금 더듬어 보았다. 어릴 때 익힌 살기(殺技).  그렇지만 에르만

은 누군가를 죽일 목적으로 창을 배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술을 극히 자제하

고 있었다.  어릴 때 멋모르고 아레트와의 연습에서 이  기술로 에르만은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간 이후로 이 기술을 완전히 금해버렸다. 그 이후로는 그가 연습을 하

지도 않았고, 실전을 경험할 기회도 없었으니 몇백년은 된 셈이다.

 '아니군. 용신계에서 탈출할 때 드래곤 나이트들에게 몇 번 사용했구나.'

 하지만 그것은 승부를 걸었다기보다는 탈출을 위해 쓴  것이니까 에르만은 다시 생

각을 고쳤다. 사실 에르만은 이 기술이 아니더라도 눈 앞의 교주를 이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의외로 이  자가 강할지도 모르고 그럴 경우 에르만 최고의 약점인 체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기술은 슬슬 한번쯤 제대로 써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에르만이었다. 용신계로 갔을 때, 필요할 테니까.

 '정 기회가 없으면 부탁하려고 했는데. 카인 형이나 레이젤 형이나 쥬크 님이아 유

스틴 님에게. 못 막진 않을테고, 설사 맞아도 죽지도 않을테니까.'

 "간다."

 조용히 말한 에르만은 교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교주도 충분히 힘을 모은 상태였

다. 그것을 알 수 있었지만, 에르만은 꽤나 자신이 있었다.

 "하!"

 동시에 질러진 둘의 기합. 교주의 부채가 한번 접히더니 곧장 펼쳐진다. 부채가 펼

쳐짐과 함께 보라색의 기둥이 앞쪽으로 죽죽 뻗어져나간다. 이어서 부채가 부쳐지고

, 가로로 눕혀진 보라색의 파도가 넘실거린다.

 에르만은 그 기운들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잠시나마 일직선상

에서는 순간 에르만이 움직인다. 왼발이 땅을 밟으며, 허리가 최대한 왼쪽으로 틀어

진다. 팔에도 힘을 주어 창을 휘두른다. 여전히 창은 옆구리에 끼워진 상태다. 창의

끝자루를 잡은 손에는 더더욱 힘이 들어갔고, 순간 일어나는 푸른 뇌전의 폭발.  보

라색의 기운이 흩어진다.  교주는 이에 놀라지만 곧 정신을 수습하고 에르만에게 달

려든다.

 "으아아아아!"

 갑자기 에르만이 거성을 터뜨린다. 워낙에 힘을 준 상태였기 때문에 기운을 쳐냄과

함께 그의 몸은 균형을 잃은 상태이다. 에르만은 오른발을 내딛으며 그를 축으로 하

여 몸을 한바퀴 회전한다.  그러면서 왼손으로 창자루의 하단을 붙잡고, 오른손으로

재빨리 중간을 붙잡았다. 오른손이 멀어지자 자연스럽게 창은 옆구리에서 풀려난다.

다시 왼발이 앞으로 나간다. 창을 든 양손은 높이 올려져있다.  손목에 힘이 들어감

과 함께 창은 그대로 내리친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좀 전의 폭발은 예고편이었다는 듯이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대지는 길쭉한 타원

의 모양으로 파헤쳐졌고, 주변에는 아직도 강력한 뇌전이 번뜩이고 있었다.  교주는

사라지고 대신, 푸른색의 돌맹이가 있었다.

 유켄스는 기대와는 달리 저 부실해보이는 에르만이 교주를 깨끗하게 이겨내자 눈을

찌푸렸다.

 "제길, 다크 다이아몬드가 있으면서 저 정도 밖에 못하는건가?"

 "너야말로 눈은 왜 달았지? 저 분이 평범해 보이는가?"

 촤아앙! 영검술이 발동된 소검과 채찍이 부딪혔다.  유켄스도 이미 영편술(靈鞭術)

로 유스틴에 맞서고 있었다. 다크 엘프도 엘프니까.

 "그럼 뭐라도 된다는 말이냐?"

 "다크 엘프의 미래가 눈에 훤하군.  저 분은 블루 드래곤의 정통 왕위  후계자이신

에르만 루라인 님이시다!"

 "뭣?!"

 깜짝 놀라면서 유켄스는 재빨리 뒤로 물러서서 에르만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렇지

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위를 빼앗긴 주제에 뭐가 정통 왕위 후계자라는거냐!"

 또 다시 채찍이 춤을 췄다. 채찍의 변칙적인 공격에 유스틴은 아랫 입술을 깨물며,

뛰어올라 나뭇가지를 붙잡고는 그 위로 올라섰다.  다크 엘프도 엘프는  엘프인지라

유켄스도 '최대한은' 자연 훼손을 삼가하고 있었다.  유스틴이 사정 거리 밖으로 나

가자 유켄스는 갑자기 채찍을 회수하더니 감아서 허리춤에 묶었다.

 "무슨 속셈이지?"

 "여기서 우리가 결판을 제대로 낸다면,  주변이 초토화 될거야.  이 아름다운 숲이

말이다. 그리고 난 저 정통 왕위 후계자 덕에 이길 확률도 없어 보이고 말이야."

 그의 말을 이해한 유스틴은 자신도 순순히 소검을 거두었다. 이길 확률이야 그렇다

치고, 풀리큰 숲이 초토화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잘 있으라구."

 유켄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재빨리 나무를 타고 올라가더니 다른 곳으로 사라져버렸

다. 둘의 대화를 어느 정도 들은 에르만은 그에게 별 다른 것을 묻지 않고  돌맹이.

즉 열쇠를 보여주었다. 유스틴은 웃으며 말했다.

 "목적 달성이군요."

 그 즈음, 성기사단도 승리를 거두었다.  버닐이 유스틴과 에르만에게로  다가왔다.

그런 혼전 속에서도 버닐의 갑옷은 멀쩡했다. 그가 얼마나 실력이 대단한지를 알 수

있었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더욱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저희야말로."

 그렇게 겸손을 표시하며 에르만은 인사를 했다. 버닐은 웃어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 두 명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성기사단도 희생자가 있었을 것

입니다. 덕분에 희생자는 전혀 없거든요. 부상자라면 있지만, 신성 마법으로 회복된

상태입니다."

 과연 성기사단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희생자

없이 그들을 압도해버린 것이었다.

 "그럼 저희들은 돌아가려고 합니다만, 함께 하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저의 귀환

마법으로 두 분도 함께 신탑까지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 귀

환 마법을 이용하여 레인 성의 근처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레인 성에는 자체 방어 주문이 걸려있어서 함부로 귀환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어떤

꼴이 날지 모른다.  그렇기에 버닐은 그 주변에다가 포인트를 지정해 둔  것이었다.

이것만 봐도 버닐의 실력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귀환 마법의 또 다른 단점이 거리

였는데, 버닐이 아니면 그 누구도 그 먼 곳에 포인트를 찍어둘 수 없다. 아니, 찍을

수는 있어도 한번에 귀환 마법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 두, 세번 사용한다면 모를까

. 어쨌거나 그것을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예. 그럼, 모두 신탑으로 귀환하라! 이 곳의 뒷처리는 보고가 이루어진 뒤,  신전

기사단이나 병사들이 해줄 것이다."

 그렇게 명령을 내린 버닐이 먼저 귀환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를 따라서 성

기사들이 귀환 마법진을 그려나갔다.  세 명이나 되는 인원이 사용할 귀환 마법진임

에도 불구하고 버닐의 속도는 대단히 빨랐고,  그들은 금새 신탑으로 갈 수 있었다.

신탑에서 버닐은 그들이 잠시 머물고 가기를 원했지만,  유스틴과 에르만은 급한 일

이어서 돌아가야 한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버닐은 어쩔 수 없이 약속대로 둘을 레인

성에서 1주일도 되지 않는 곳으로 귀환 마법을 이용해 보내주었다.

------------------------------------------------------------------------------

 남은건 쥬크&알테아 뿐. 이 둘의 이야기는 상당히 짧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알

테아가 약하다고는 하지만, 쥬크가 너무 강해서 이야기가 제대로 안되거든요.  게다

둘이 찾아간 엘더 휴먼의 유적에는 그다지 적으로 설정할만한 존재들도 없습니다.;;

 오늘 사이버 포뮤라 신Sin의 DVD 버젼을  봤습니다.  대단히 깨끗한 화질^^과 함께

진(眞) 엔딩을 볼 수 있었답니다! >_< 카가의 아들같은 꼬마도 잠시 나오더군요. 함

께 나온 여인은 누군지 모르겠지만요; ―학교에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죽은 카가 친

구의 부인과 아들이라고 합니다. 설정집에 나왔다네요, 14000원짜리.― 하야토와 아

스카도 결혼을… 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배경이 다시 서킷으로 바뀌더군요. 복장도

정장과 웨딩 드레스에서 유니폼으로 바뀌구요. =_=;;  으음… 신Sin 다음  씨리즈가

나온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진짜일까요? 나오면 좋겠다.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88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09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31 22:22    읽음:14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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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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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주의 손이 가로로 그어졌다. 공간을 가르고 나오는 듯,  보라색의 기운이 쏟아진

다. 에르만은 마력을 끌어올려 창에 실었다. 한순간이지만 그의 창에서 푸른색의 방

전이 한 차례 일어났다.  창을 고쳐잡은 에르만은 그것을 크게 휘둘렀고, 그러자 보

라색의 기운은 담배 연기처럼 흩어졌다.

 "후우… 흐아!"

 심호흡에서 이어진 기합! 새로이 마력을 머금은 에르만의 창이 교주를 향해 날아들

었다.  순식간에 세 번의 찌르기가 시도되었고 창으로부터 세 줄기의 뇌전이 뿜어졌

다. 그러자 교주는 뒷춤에서 자신의 무기를 꺼내들고는 휘둘렀다. 뇌전은 단숨에 분

해되었고, 교주는 무기를 고쳐잡으며 미소지었다.

 "훗."

 "부, 부채!?"

 당황스러우면서도 미간이 좁혀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교주는 부채를 꺼내들어 멋

들어지게 펼치더니 뇌전을 향해 부친 것이다.  그리고나서 다시금 부채를 접으며 입

가에 떠오르는 모습이란 완벽한 사이비 교주의 이상향이었다.  복장이라도 달랐으면

괜찮았겠지만 교주의 복장은 마치 다른 차원계에서 신선이라고 불리우는 인간들과도

매우 흡사하여 더욱 그러했다.  그 신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신비로울지  몰라도

신선을 알고 있는 에르만의 눈에는 그야말로 사이비 교주였다.  에르만이 그러한 생

각을 하고 있으려니 교주가 부채를 좍 펼치더니 에르만을 향해 부치기 시작했다. 그

러자 보라색의 기운이 물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라이트닝."

 공격을 피한 에르만은 바닥을 한바퀴 구르고는 곧장 뇌전계 중급 마법을 시도했다.

교주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라이트닝을 바라보더니 정확한  타이밍으로 부채를 펼

침과 함께 뇌전을 날려버렸다.

 "이 정도 공격으로는 파괴신의 가호를 받는 나를 어쩔 수 없다네!"

 아아,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고전적인 말투… 라고는 하지만, 왕성같은 곳에 가면,

아직은 종종 들을 수 있는 말투였다. 에르만은 창 자루로 땅을 짚고 몸을 퉁겨서 가

볍게 일어났다.

 "그럼 이번 공격은 어떤지 감상해보시지!"

 그렇게 외친 에르만은 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우고는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왼손

과 왼발을 앞 쪽으로 내딛고는 심호흡을 했다.  짧은 기합과 함께 에르만이  앞으로

퉁겨나갔다. 다시 한 번의 기합과 함께 창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친 듯, 활발하게 움

직이기 시작했고, 에르만의 손에서 한바퀴가 돌려질 때 마다 창의 공격 각도는 거짓

말처럼 변해 있었다. 그 변화하는 공격의 각도도 무척이나 세밀하여 마치 교주가 피

할 방향을 훤히 꿰뚫는 듯 했다. 교주가 오른쪽으로 피하면,  어느새 창은 오른쪽에

서 그를 위협했고, 놀라며 뒤로 달아나면 빠르게 찔러들어오는 식이었다. 교주는 옷

자락을 펄럭이며 뒤로 공중 제비를 넘어서더니 부채를 펼쳤다.  보라색의 장막이 엷

게 펼쳐져 교주를 보호하였다. 그것을 본 에르만은 다시금 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

웠다. 아까와는 달리 창 끝 부분을 옆구리에 끼운 상태였다.

 "음?"

 승부수를 띄운다. 교주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에르만은 지금 승부수를 띄울 준

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교주는 파괴신의 힘을 얻은 이래 처음으로 긴장하면서 부

채에 힘을 집중시켰다.  보통 부채라면 이미 찢어져버렸겠지만, 그의 부채는 파괴신

의 제단에서 100여명의 피를 머금은것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지독한 무기였다.

 '이 기술로 승부를 걸어보는 건 얼마만이지?'

 에르만은 기억을 조금 더듬어 보았다. 어릴 때 익힌 살기(殺技).  그렇지만 에르만

은 누군가를 죽일 목적으로 창을 배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술을 극히 자제하

고 있었다.  어릴 때 멋모르고 아레트와의 연습에서 이  기술로 에르만은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간 이후로 이 기술을 완전히 금해버렸다. 그 이후로는 그가 연습을 하

지도 않았고, 실전을 경험할 기회도 없었으니 몇백년은 된 셈이다.

 '아니군. 용신계에서 탈출할 때 드래곤 나이트들에게 몇 번 사용했구나.'

 하지만 그것은 승부를 걸었다기보다는 탈출을 위해 쓴  것이니까 에르만은 다시 생

각을 고쳤다. 사실 에르만은 이 기술이 아니더라도 눈 앞의 교주를 이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의외로 이  자가 강할지도 모르고 그럴 경우 에르만 최고의 약점인 체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기술은 슬슬 한번쯤 제대로 써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에르만이었다. 용신계로 갔을 때, 필요할 테니까.

 '정 기회가 없으면 부탁하려고 했는데. 카인 형이나 레이젤 형이나 쥬크 님이아 유

스틴 님에게. 못 막진 않을테고, 설사 맞아도 죽지도 않을테니까.'

 "간다."

 조용히 말한 에르만은 교주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교주도 충분히 힘을 모은 상태였

다. 그것을 알 수 있었지만, 에르만은 꽤나 자신이 있었다.

 "하!"

 동시에 질러진 둘의 기합. 교주의 부채가 한번 접히더니 곧장 펼쳐진다. 부채가 펼

쳐짐과 함께 보라색의 기둥이 앞쪽으로 죽죽 뻗어져나간다. 이어서 부채가 부쳐지고

, 가로로 눕혀진 보라색의 파도가 넘실거린다.

 에르만은 그 기운들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잠시나마 일직선상

에서는 순간 에르만이 움직인다. 왼발이 땅을 밟으며, 허리가 최대한 왼쪽으로 틀어

진다. 팔에도 힘을 주어 창을 휘두른다. 여전히 창은 옆구리에 끼워진 상태다. 창의

끝자루를 잡은 손에는 더더욱 힘이 들어갔고, 순간 일어나는 푸른 뇌전의 폭발.  보

라색의 기운이 흩어진다.  교주는 이에 놀라지만 곧 정신을 수습하고 에르만에게 달

려든다.

 "으아아아아!"

 갑자기 에르만이 거성을 터뜨린다. 워낙에 힘을 준 상태였기 때문에 기운을 쳐냄과

함께 그의 몸은 균형을 잃은 상태이다. 에르만은 오른발을 내딛으며 그를 축으로 하

여 몸을 한바퀴 회전한다.  그러면서 왼손으로 창자루의 하단을 붙잡고, 오른손으로

재빨리 중간을 붙잡았다. 오른손이 멀어지자 자연스럽게 창은 옆구리에서 풀려난다.

다시 왼발이 앞으로 나간다. 창을 든 양손은 높이 올려져있다.  손목에 힘이 들어감

과 함께 창은 그대로 내리친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좀 전의 폭발은 예고편이었다는 듯이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대지는 길쭉한 타원

의 모양으로 파헤쳐졌고, 주변에는 아직도 강력한 뇌전이 번뜩이고 있었다.  교주는

사라지고 대신, 푸른색의 돌맹이가 있었다.

 유켄스는 기대와는 달리 저 부실해보이는 에르만이 교주를 깨끗하게 이겨내자 눈을

찌푸렸다.

 "제길, 다크 다이아몬드가 있으면서 저 정도 밖에 못하는건가?"

 "너야말로 눈은 왜 달았지? 저 분이 평범해 보이는가?"

 촤아앙! 영검술이 발동된 소검과 채찍이 부딪혔다.  유켄스도 이미 영편술(靈鞭術)

로 유스틴에 맞서고 있었다. 다크 엘프도 엘프니까.

 "그럼 뭐라도 된다는 말이냐?"

 "다크 엘프의 미래가 눈에 훤하군.  저 분은 블루 드래곤의 정통 왕위  후계자이신

에르만 루라인 님이시다!"

 "뭣?!"

 깜짝 놀라면서 유켄스는 재빨리 뒤로 물러서서 에르만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렇지

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위를 빼앗긴 주제에 뭐가 정통 왕위 후계자라는거냐!"

 또 다시 채찍이 춤을 췄다. 채찍의 변칙적인 공격에 유스틴은 아랫 입술을 깨물며,

뛰어올라 나뭇가지를 붙잡고는 그 위로 올라섰다.  다크 엘프도 엘프는  엘프인지라

유켄스도 '최대한은' 자연 훼손을 삼가하고 있었다.  유스틴이 사정 거리 밖으로 나

가자 유켄스는 갑자기 채찍을 회수하더니 감아서 허리춤에 묶었다.

 "무슨 속셈이지?"

 "여기서 우리가 결판을 제대로 낸다면,  주변이 초토화 될거야.  이 아름다운 숲이

말이다. 그리고 난 저 정통 왕위 후계자 덕에 이길 확률도 없어 보이고 말이야."

 그의 말을 이해한 유스틴은 자신도 순순히 소검을 거두었다. 이길 확률이야 그렇다

치고, 풀리큰 숲이 초토화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잘 있으라구."

 유켄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재빨리 나무를 타고 올라가더니 다른 곳으로 사라져버렸

다. 둘의 대화를 어느 정도 들은 에르만은 그에게 별 다른 것을 묻지 않고  돌맹이.

즉 열쇠를 보여주었다. 유스틴은 웃으며 말했다.

 "목적 달성이군요."

 그 즈음, 성기사단도 승리를 거두었다.  버닐이 유스틴과 에르만에게로  다가왔다.

그런 혼전 속에서도 버닐의 갑옷은 멀쩡했다. 그가 얼마나 실력이 대단한지를 알 수

있었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더욱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저희야말로."

 그렇게 겸손을 표시하며 에르만은 인사를 했다. 버닐은 웃어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 두 명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성기사단도 희생자가 있었을 것

입니다. 덕분에 희생자는 전혀 없거든요. 부상자라면 있지만, 신성 마법으로 회복된

상태입니다."

 과연 성기사단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희생자

없이 그들을 압도해버린 것이었다.

 "그럼 저희들은 돌아가려고 합니다만, 함께 하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저의 귀환

마법으로 두 분도 함께 신탑까지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 귀

환 마법을 이용하여 레인 성의 근처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레인 성에는 자체 방어 주문이 걸려있어서 함부로 귀환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어떤

꼴이 날지 모른다.  그렇기에 버닐은 그 주변에다가 포인트를 지정해 둔  것이었다.

이것만 봐도 버닐의 실력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귀환 마법의 또 다른 단점이 거리

였는데, 버닐이 아니면 그 누구도 그 먼 곳에 포인트를 찍어둘 수 없다. 아니, 찍을

수는 있어도 한번에 귀환 마법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 두, 세번 사용한다면 모를까

. 어쨌거나 그것을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부탁드립니다."

 "예. 그럼, 모두 신탑으로 귀환하라! 이 곳의 뒷처리는 보고가 이루어진 뒤,  신전

기사단이나 병사들이 해줄 것이다."

 그렇게 명령을 내린 버닐이 먼저 귀환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를 따라서 성

기사들이 귀환 마법진을 그려나갔다.  세 명이나 되는 인원이 사용할 귀환 마법진임

에도 불구하고 버닐의 속도는 대단히 빨랐고,  그들은 금새 신탑으로 갈 수 있었다.

신탑에서 버닐은 그들이 잠시 머물고 가기를 원했지만,  유스틴과 에르만은 급한 일

이어서 돌아가야 한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버닐은 어쩔 수 없이 약속대로 둘을 레인

성에서 1주일도 되지 않는 곳으로 귀환 마법을 이용해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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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건 쥬크&알테아 뿐. 이 둘의 이야기는 상당히 짧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알

테아가 약하다고는 하지만, 쥬크가 너무 강해서 이야기가 제대로 안되거든요.  게다

둘이 찾아간 엘더 휴먼의 유적에는 그다지 적으로 설정할만한 존재들도 없습니다.;;

 오늘 사이버 포뮤라 신Sin의 DVD 버젼을  봤습니다.  대단히 깨끗한 화질^^과 함께

진(眞) 엔딩을 볼 수 있었답니다! >_< 카가의 아들같은 꼬마도 잠시 나오더군요. 함

께 나온 여인은 누군지 모르겠지만요; ―학교에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죽은 카가 친

구의 부인과 아들이라고 합니다. 설정집에 나왔다네요, 14000원짜리.― 하야토와 아

스카도 결혼을… 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배경이 다시 서킷으로 바뀌더군요. 복장도

정장과 웨딩 드레스에서 유니폼으로 바뀌구요. =_=;;  으음… 신Sin 다음  씨리즈가

나온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진짜일까요? 나오면 좋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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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5884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0!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31 22:22    읽음:14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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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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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여관에 방을 잡은 쥬크는 알테아를 데리고 시장 쪽으로 나갔다.

 쥬크의 생각보다 마을은 컸다.  일단 수도로 가는 길의 중간 쯤에 위치하였으며 엘

더 휴먼의 유적지는 비록 안을 구경할 수는 없더라도 꽤나 소중한 관광 자원이 된다

. 덕분에 제대로 된 여관이 구비되어 있었다. 물론 그 여관의 주인도 농사를 짓거나

할테지만.

 먼저 쥬크가 찾아간 곳은 도구점이었다.  도구점은 어느 마을에나 있을 법 한 점포

였다.  쥬크가 알테아와 함께 도구점의 안으로 들어가자 10대 후반의 소년이 그들을

반겼다. 점원이라기보다는 아마도 도구점 주인의 아들인 듯 했다.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쥬크는 대답대신 빙긋 웃어보이고는 도구점  내를 둘러보았다.  무기점이나 대장간

이 따로 없는 마을이었기 때문에 농기구나 요리도구,  단검 따위도 모두 도구점에서

취급하고 있었다.

 "단검 20개, 오일 10개. 혹시 은단검도 있나요?"

 "죄송합니다만,  은단검은 없어요. 그렇게 비싼 물건을 갔다놔봤자 누가 사다 쓰지

도 않는다구요. 대신에 오일을 두 개 더 드리죠."

 꽤나 장사 수완이 뛰어난 소년이었다.  소년은 단검 20개와  오일을 12개 들고와서

쥬크에게 건내주었고, 쥬크는 값을 지불하고는 잠시 더 도구점을 둘러보았다.

 "깜빡할 뻔 했네. 등불 있습니까?"

 "예에, 있고말고요. 몇 개 드릴까요?"

 "등불 셋, 그리고 등불용 기름을 다섯 개."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 쥬크가 주문한 것을 가지고 나왔다.  쥬크는 값을 치루

고 도구점을 나서면서 알테아에게 단검 10개와 오일 6개를 주었다. 알테아는 얼떨결

에 그것을 받아들고서 쥬크를 바라보았다.

 "오일 병은 깨뜨리지 마세요. 깨지면 즉시 불이 나니까요."

 "이걸 왜 주시는거예요?"

 "유적 안에 들어가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자, 다음은 먹을 걸 사야죠."

 미소를 지으며 대꾸한 쥬크는 곧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서 식료품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육포와 같은 말린 음식들을 꽤나  많이 구입한 쥬크는 만족한 듯,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 주인에게 내일 점심에 먹을 도시락 두 개와 수통 두 개에 시원한 물

을 담아줄 것을 부탁한 쥬크는 자신들의 방으로 올라와서 짐을 정리했다.  대충적인

짐 정리를 끝낸 쥬크는 다시 알테아와 함께 홀로 내려왔다.

 "손님들, 수도로 가시는겁니까?"

 이 마을에서 머무는 여행자라면 십중 팔구는 수도로 가는 사람들이다. 여관 주인은

따뜻한 스프와 함께 부드러운 빵을 내오며 말했다. 식당을 겸하지 않아서 식사는 주

는대로 먹어야 했다.

 "아니오, 유적이나 탐사해볼까 합니다."

 빵을 찢어 스프에 찍으며 쥬크가 대답했다. 그 말에 여관 주인은 크게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소, 손님.  유적이라면… 마을에서 보이는 그 엘더 휴먼인가, 하는 자들의 유적을

말씀하시는겁니까? 관두세요, 그런 곳의 탐사는! 가는 사람들은 절반이 돌아오지 않

았고,  돌아와도 다시는 가기 싫다며 몸서리를 칩띠다. 이건 이 마을 토박이로서 하

는 충고입니다요."

 여관 주인의 진심어린 충고에도 불구하고 쥬크는 덤덤히 미소지을 뿐이었다.  엘더

휴먼의 유적 탐사는 처음하는 것도 아니었다. 1천살 이상의 하이랜더들은  대부분이

인간들에 의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적의 탐사를 한번쯤은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디언 정도가 되는 하이랜더들은 더이상 그 유적이 인간들에게 발굴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함정을 수리하거나 설치하기 위해서라도 종종 유적으로 향한다. 그렇기에 유

적이 위험하다는 것은 쥬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튿날, 간단한 빵과 음료로 아침을 떼운 쥬크는 아직까지 비몽사몽하고 있는 알테

아를 끌고 마을을 벗어났다.  물론 여관 주인으로부터 도시락을 받아들고 수통을 받

아 하나씩 알테아에게 넘긴 상태였다. 마을은 언덕에 있어서 유적의 뒷 모습을 감상

할 수 있었지만, 사실 입구로 가려면 아침에 출발해서 정오가 넘어서야 도착하는 거

리였다.

 "이 건물은 무슨 용도였나요?"

 "엘더 휴먼의 유적. 지금은 이렇게 불리지만,  유적들도 원래는 도시의 일부였습니

다.  그렇지만 도시는 모습을 감추고 지금은 이렇게 유적이라 불리우며 몇몇 건물들

만이 남아있죠. 이 건물은 과거에 검사들이 수련을 쌓던 곳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쥬크는 입구 위의 알 수 없는 문자를 가리켰다.

 "사람들은 아무리 연구해도 알 길이 없겠지만, 저것이 바로 간판… 같은 것이죠."

 "그런데… 왜 유적들에는 그렇게 갖가지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겁니까?  제가 들은

바로는 본래부터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던데요?"

 "그만큼 필사적인 각오였다는 겁니다. 드래곤과 동맹을 맺어 처음에는 순조롭게 신

들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갈수록 불리해졌죠.  그러자 그들은 자신들의 보

금 자리를 스스로 봉하고 최후의 최후까지 저항한 것입니다."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쥬크는 도시락을 풀었다. 그리고 우선 수통을 열어 물을 마

시고는 말했다.

 "어차피 물은 유적 안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물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 말에 지금까지 물을 아껴두고 있었던 알테아는 냉큼 수통을 열어 물을 들이켰다

.  쥬크는 빙그레 웃으며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은 생각보다 아담한 것이 꽤나 잘

만들어져 있었다.  알테아보다 앞서 식사를 끝낸 쥬크는 입구 쪽으로 다가가더니 손

으로 벽을 몇 번 문질러보았다. 그리고는 알테아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위험 등급은 C 정도군요. 함정에 당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건 어떻게 압니까?"

 "가디언 이상의 하이랜더들이 체크한다는 것은 말씀드렸지요?  그런 겁니다.  이제

슬슬 출발하죠."

 쥬크는 문을 향해 손을 뻗더니 뭐라고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거

대한 유적의 입구가 부드럽게 열려버렸다.  이것 역시 쥬크가 가디언이기 때문에 가

능한 것이었다.  유적의 입구는 꽤나 어두웠다. 알테아는 으음, 하더니 짐에서 등불

을 꺼내 불을 붙이려 했다. 그 때, 쥬크가 다시 몇 마디를 읊조렸고, 그러자 황당하

게도 유적 내부가 환해졌다.

 "전등이라는 겁니다."

 "…대체 등불은 왜 사신겁니까?"

 "고장났을지도 모르잖아요."

 알테아의 질문을 가볍게 받아넘긴 쥬크는 마치 제 집 거실을 돌아다니는 듯한 편안

한 걸음걸이로 복도를 걸어나갔다. 그러다가 별안간 갑자기 쥬크가 폴짝, 뛰는 것이

아닌가? 알테아는 그런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때 별안간 쥬크가 말했다.

 "아, 거기 함정입니다."

 "으아아아악!"

 갑자기 바닥이 뒤집혔다. 알테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겨우 떨어지지는 않았다.

겨우겨우 기어올라와 아래를 바라보니…  그야말로 끔찍했다.  아직까지 날카로움을

잃지 않은 송곳들이 번뜩이고 있었다.

 "쥬, 쥬크 님! 미리 말씀해 주셨어야죠!"

 "살았는 걸요, 뭘."

 정말이지 평소의 쥬크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유들유들한 말이었다.

 쥬크는 알테아를 보고 있자면, 즐거웠다. 4천여년 전의 추억이 하나, 둘 씩 떠오르

게 만들어주고 있다. 자신과 같았다.  하이랜더로서의 각성  이전의 자신과 닮았다.

거기다가 싸울 때의 스스로를 자제하는 모습은 자신이 따르던 형과 닮았다.  그리고

지금처럼 투덜대는 모습이란 자신의 친구와 닮았다. 즐거울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알테아가 모르게 자신만 함정을 피하고 알테아만 함정에 걸리게 하는  식

으로 걸어가던 쥬크는 알테아의 거친 항의에 결국 그도 함정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

해주었다.

 "…근데 대체 함정 위치는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이것도 체크인가요?"

 "예, 체크입니다. 뭐, 체크가 아니더라도 워낙에 돌아다녀봐서 대충 구조는 파악하

고 있죠. 그리고… 감? 뭐,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굳이 체크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

만요."

 그렇게 말하면서 쥬크는 허리를 숙여 지나갔다. 알테아는 따라서 허리를 숙여 걸음

을 옮기다가 쥬크가 허리를 펴자 따라서 허리를 폈다.

 "이제 함정은 끝입니다. 앞으로는 수호자들이 나오겠지요."

 "수, 수호자요?"

 "예.  강력하답니다, 그들은. 아마 알테아 님 혼자서는 상대하기 힘든 수준이지 않

을까요?"

 쥬크가 그렇게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알테아의 시야에 누군가가 포착되었다.  붉은

갑옷을 입은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장검으로 바닥을 짚고 있었다.  쥬크는 그

가 그 곳에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붉은 갑옷

이 움직였다.

 "블러드 나이트Blood Knight군요. 대단히 강합니다."

 쥬크의  말에 알테아는 잔뜩 긴장한 듯, 자신의 검인 류나엘을 뽑아들 자세를 취했

다. 블러드 나이트가 몸을 일으켰다. 투구의 구멍으로 살기, 투기가 폭사되었다. 알

테아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오랜만입니다? 장난이 느셨군요, 발린."

 "…오랜만입니다, 쥬크 님."

 블러드 나이트는 쥬크에게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보였다. 덕분에 알

테아는 순식간에 바보가 되어버렸다.  고작 장난으로 뿜은 살기와 투기로 자신이 그

렇게까지 눌렸다는 건가?

 "이 쪽은 알테아 페이셔트입니다. 킬린 님의 수제자의 제자군요."

 "킬린 님의 2대 제자인가? 나는 블러드 나이트, 발린이라고 한다."

 "아, 예, 예."

 알테아는 얼떨결에 대꾸를 했다. 쥬크는 다시 발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왜 당신이 이 곳에 나와 있는 겁니까? 당신의 위치는 분명히 이 곳의 코어

부분이잖습니까.  설마 그 동안 다른 수호자들의 능력이 강해져서 서열이 최하가 된

것은 아닐텐데요."

 그 말에 발린의 고개가 조금 숙여졌다.

 "…그 문제로 상의드릴 것이 있습니다, 쥬크 님. 따라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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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100회가 되겠습니다!

 이어서 기념 외전 한 편 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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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5885번

 제  목:[하이랜더] 외전 - 결  심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7/31 22:23    읽음:13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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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Side story

                                    결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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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태어난지 185년째 되는 해. 맞나? 카인에게 물어보자. 아, 맞구나. 어쨌거나,

5월 6일. 날씨는 맑음. 온도는 모르지. 바람은 시원해. 기분은 최고!

 일기라는 것을 쓰는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앞 장을 펼쳐볼까?  오, 30년만이로군.

용케도 이 일기장이 아직 내 짐에 속해있다는 생각을 한다.  후우,  감회가 새롭군.

내가 지금 있는 곳은 바로 용신계! 도착한지는 대충 1주일이 되었지. 사실 고대어로

도 멋지게 주석을 달아주고 싶지만 나는 龍神…까지 밖에 몰라서 말이야. 카인은 알

지도 모르지만, 별로 질문하고 싶지는 않고.

 내가 이 용신계에 오게 된 까닭은 간단해.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어떤 문명계의  속

담을 몸으로 실천했지. 카인이 골드 드래곤의 공주와 아는 사이라서 이 곳에 놀러오

게 되었는데… 음하핫! 역시나 내 하나뿐인 친구답게 카인은 나도 같이 데리고 와주

었지! 자식, 다른 사람에게 관심 없는 척 하더니만 뒤로 호박씨를 까다니…. 어쨌거

나 나는 이 용신계에 온 것이 엄청나게 행복하다. 왜냐… 바로 그.녀. 때문이지. 화

이트 드래곤이겠지? 그 새하얀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보건데. 멍한듯 하지만, 오히려

아름다워! 게다가 그 몸매는 그야말로 SS등급 아니겠냐고. 그야말로 천진무구, 순진

함과 청순함 100%의 미소녀! 이정도는 돼야 그녀를 표현할 수 있지 않겠어? 후후훗,

결심했어!!

                         [결심 : Rayjel Side Story]

 "아루나…라고?"

 짐짓 심각한 어투로 레이젤이 말했다. 카인은 엷게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 레이젤은 다시금 말했다. 

 "그리고 화이트 드래곤의 공주란 말이지…?"

 "그래. 일개 하이랜더인 네가 넘보기엔 무리야."

 왜 레이젤이 그런 것을 물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멍하니 카인을 바라

보던 레이젤은 곧 고개를 푸욱 숙였고, 다시 얼마 있지 않아 고개를 치켜들었다.

 "후후훗. 헤헤헷. 으하하핫!"

 "야, 야! 이런, 너무 충격적인 사실이었나, 이를 어쩌지?"

 "이봐, 친구! 나 결심해버렸다!"

 레이젤은 카인의 어깨를 양 손으로 붙잡으며 밝은  어조로 말했다.  당황한 카인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그래, 결심해라. 근데  뭘 결심해?"

 "난 그녀만을 사랑하겠어!"

 당당한 외침에 카인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도대체 지금까지 한 말을 이 절친한 친

구는 무엇으로 알아들은 것이란 말인가. 게다가 오늘 처음 보았으며, 제대로 얼굴도

못 본 주제에 무슨….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뭘로 들은거야?!"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흔하디 흔한 장애물 중 하나!"

 그 순간, 카인은 자신의 허리춤에 매어져 있는 검을-헬파이어는 아니었다.- 끌러서

는 검집 째로 레이젤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레이젤은 비명을 지르면서 의자에서 떨

어져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녔고, 카인은 자신의 응징에 만족하는 듯, 천천히 검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이 자식, 아프잖아!"

 "미친 놈은 매가 약이라고 했다! 헛된 상상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해주지!"

 "죽마고우가 일생 최대의 결심을 내렸으면 축복을 해주거나 용기를 불어넣어줘야지

, 왜 자꾸 태클을 거는거냐!  자꾸 그러면 안돼! 아, 죽마고우가 아니라 형님으로서

의 부탁이라고 해줄까?"

 열혈적으로 외치던 레이젤은 마지막  순간에 싱글 웃으며 헛소리를 하고는 그 댓가

로 정수리를 또 검집째 얻어맞아야 했다. 다시 검을 테이블에 올려둔 카인은 자신의

침대 쪽으로 가며 말했다.

 "제길, 모르겠다. 벌써 10시가 넘었으니까 일단은 잠이나 자자고."

 "음. 그나저나 침대가 정말 좋군. 과연 용신계에서 손님을 위해 마련해둔 곳 다워.

내가 185년 평생을 이런 침대에서 잠을 잔 적이 없는데."

 "난 있으니까, 촌티 그만내고 잠이나 자."

 그렇게 말한 카인은 침대 위로 올라가서 이불을 뒤집어썼다. 레이젤은 좋지못한 표

정으로 한동안 카인을 쏘아본 다음, 자신도 침대 위로 올라갔다. 단, 이불은 덮지도

않았다.

 다음 날, 아침 10시 경이 되자 세나가 그들을, 정확히는 카인을 찾아왔다.  세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카인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안녕, 잘 잤어? 어라, 친구는?"

 "씻으러 들어갔습니다. 곧 나오겠죠."

 그 때, 마침 화장실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레이젤이 걸어나

왔다. 레이젤은 수건을 걸어두고 오다가 세나를 보고는 장난기어린 미소를 지어보였

다.

 "요! 공주님, 안녕."

 "응. 너도 안녕."

 세나는 그렇게 대꾸해주며 의자에 앉았고,  카인과 레이젤도 그녀를 따라서 의자에

앉았다. 

 "그럼, 오늘은 어디를 가볼래? 용왕들의 성은 이미 다 둘러봤고, 여기는 둘이서 이

미 돌아다녔을테지? 즉,  딱딱한 곳은 이제 구경 끝이라는 거야. 이제부터는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으로 다녀야지."

 "잠깐, 잠깐. 오늘은 다른 공주님이나 왕자님을 소개시켜주지 않을래?"

 "헤에. 다른 용족들 말이지?"

 "응, 응."

 세나가 자신의  의견을 받아줄 기색을 보이자 레이젤은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

였다. 세나는 다른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글쎄, 와줄지 모르겠는걸. 케론 오빠는… 분명히 안올거야.  드래곤 지상 제일 주

의라는 기가 막힌 주의자이니까. 게다가 너희들은 신분이 낮은 하이랜더잖아.  아레

트와 에르만이라면 올꺼야. 아레트가 워낙에 장난치기를 좋아하고, 에르만은 아마도

끌려올거고."

 케론은 지룡족, 아레트는 화룡족, 에르만은 뇌룡족이다.

 "아루나 공주님은?"

 레이젤 최대의 관심 거리. 아루나가 올 수 있을 것인가?

 "글쎄? 워낙에 조용한 걸 좋아하는 언니라서 올지 모르겠네. 왜?"

 "관심 있으니까.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아루나 공주님이 못올거면 그냥 다른 곳에

나 놀러가자."

 단순하다 싶을 정도로 간단히 자기 마음을 털어놓은 레이젤은 순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세나는 당황한 건지 한동안 말이 없었지만, 잠시 후 웃으며 말했다.

 "헤에, 그런거야? 그럼 내가 언니에게 부탁해볼게, 가보자고.  사실 아루나 언니는

주관이 별로 없는 편이라서 내가 가자고 조르면 올거야."

 "부탁해, 공주님! 아니, 공주마마!"

 갑자기 레이젤은 무릎을 꿇으며 세나에게 절까지 하였고,  덕분에 세나는 태어나서

가장 황당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186세, 이름은 아루나 에이션. 룰루∼."

 세나가 아루나를 데리러 나가고 레이젤은 수도 없이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모두 방

금과 같았다. 듣고있는 카인은 처음에는 웃어주다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거의 노이로

제에 걸리기 직전.

 찰칵. 구세주와도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레이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문이

열리자 세나와 함께 아루나가 들어온 것이었다. 아레트와 에르만이라는 왕자들은 세

나가 눈치좋게도 아예 초대 하지를 않았다.  세나는 방에 들어서서 아루나에게 둘을

소개시켰다.

 "이 쪽이 카인 레카드고, 우훗. 이 쪽이 그 레이젤 이지스라는 하이랜더야."

 반갑게 인사를 하려던 레이젤의 동작은 순간 멈칫.  세나의 말이 뭔가가 이상했다.

그의 이상을 눈치챈 세나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있잖아,"

 세나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자 아루나가 급히 세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세나가 의

아한 시선으로 아루나를 바라보자 아루나는 고개를 저었다.  세나는 가볍게 입맛을

다시더니 알았노라고 대꾸했다.

 '혹시 아까 내가 말한 걸 말해준거야? …그런거야? …이런.'

 혼자서 레이젤은 고민을 시작했지만, 세나는 그런 그에게 고민할 여유를 주지 않았

다. 세나는 카인, 레이젤, 아루나를 데리고 용신계의 놀이 공원으로 갔다.

 "카인. 우리 저거 타자, 저거. 응?"

 "에? 하지만 나 저런거는…."

 "괜찮아! 가자, 가자!"

 싫다는 카인을 데리고 세나는 억지로 청룡열차라는 고속으로 이동하는 놀이 기구를

타러 갔다. 세나는 가면서 잘 해보라는 의미의 윙크를 레이젤에게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둘이 가버리자 남은 것은 레이젤과 아루나 뿐이었다.  레이젤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공주님? 뭐, 타고 싶은거 있으세요? 같이 타 드릴게요."

 도리도리. 별로 타고 싶은 것은 없는지 아루나는 레이젤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세나의 말대로 주관이 좀 없는 타입인 듯 했다. 게다가 조용한 걸

좋아한다고 했으니, 놀이 공원이 마음에 안드는 것일 수도 있었다.

 [카인.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갈게. 세나 공주님한테는 잘 좀 말해줘.]

 [무, 무어? 으아아아아아악!]

 어지간히 무섭나보다.  전음으로까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니까.  레이젤은 피식,

웃으면서 아루나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머리카락 색과 어울리는 하늘색의 드레스를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채로 조용히 서 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레이젤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저기… 이 곳이 싫으면 다른 곳으로 가요. 괜찮아요?"

 끄덕. 아루나는 예상대로 쉽게 승낙했다.  레이젤은 아루나를 데리고 아까 전에 들

어오면서 보아둔 놀이 공원의 한쪽에 있는 조용한 산책로로 갔다.  입장료까지 내면

서 놀이 공원에 들어와 산책을 즐기는 사람은 없었기에 산책로는 무척 조용했다. 처

음 산책로로 들어섰을 때는 레이젤도 뭐라고 계속해서 말을 걸었지만,  아루나의 반

응이 무조건 끄덕. 아니면 도리도리. 였기 때문에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그 때, 아

루나가 레이젤의 팔 소매를 붙잡았다.  레이젤이 그녀를 바라보자 아루나는 다른 곳

을 보고 있었다. 레이젤도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라."

 그 곳에는 아루나의 모자가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레이젤은 재빨리 날아올라서

그 모자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 눈치없는 공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레이젤의 팔 소매

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렇다고 뿌리치기에도 뭣 하고.  아루나가 그의 팔 소매

를 놓았을 때, 모자는 산책로 한 쪽의 절벽으로 날아간 뒤였다.  레이젤은 아루나와

함께 그 근처로 다가갔다.  다행히 모자는 절벽에 튀어나온 나뭇가지에 걸려서 떨어

지지는 않았다.

 "기다리고 있어요. 가서 모자를 가지고 올테니까."

 그렇게  말한 레이젤은 당장에 목책을 뛰어넘으려 했지만,  또 다시 아루나가 그의

팔 소매를 붙잡았다.

 "왜… 그래요?"

 레이젤의 질문에 아루나는 손으로 표지판을 가리켰다.

 ☞위험하니 넘어가지 말 것! 적발시 엄벌에 처함.  또한 떨어졌다가는 살아남기 힘

   듬. 그렇다고 자살하려고도 하지 말 것.

 뭔가 엄중한 듯 하면서도 썰렁한 표지판이었다.  레이젤은 대담하게도 아루나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말했다.

 "걱정마요. 간단한 일이니까."

 그렇게 안심시키기를 다섯번 째, 겨우 아루나는 손을 놓아주었다. 레이젤은 가볍게

목책을 뛰어넘어 절벽을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모자에 가까워지자 손에 기를 불어

넣어 주변에 튀어나온 곳을 붙잡고는 가볍게 모자를 낚아챘다.

 "봐요, 쉽잖아요. 헤헤헤."

 위에서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루나에게  모자를 흔들어보이며 레이젤

은 아이같이 웃었다. 그것을 본 아루나도… 놀랍게도 살짝 미소를 띄웠다. 지금까지

일체의 표정 변화가 없던 아루나의 미소를 본 레이젤은  순간적으로 손에서 힘을 빼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멋지게 해내고야 말았다. 위에 있으므로 당연히 그 모

습이 잘 보이는 아루나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원래부터 하얀 피부가 더 하얗게 되버렸네. 내가 떨어져서 그런… 내가 떨어져!?'

 그제서야 레이젤은 자신이 지금 손에 힘을 빼고 멍한 표정으로 아루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콰르르르르르릉. 레이젤은 재빨리 손에 다시 기를 넣어 절벽에 손을 박아넣어지만,

재수 없게도 절벽의 그 부분은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아루나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채로 레이젤이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

었다. 자신의 모자를 주워주겠다며,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보인 그였다. 아루나는 바

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이고, 큰일 날 뻔 했네요. 공주님 말씀 듣고 그냥 있을걸. 죄송해요. 모자는 놓

쳐버렸어요."

 레이젤이었다. 아루나는 급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모자를 놓

쳐서 미안하다고 하는 레이젤이 서 있었다.  그가 입은 옷은 방금 전의 사고로 곳곳

이 헤져있었다. 갑자기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그 이유를 레이젤이 알려주었다.

 "공주님, 우, 우시는거예요? 우, 울지 마세요. 죄송해요, 모자 놓쳐버려…서."

 당황해서 무턱대고 사과를 하던 레이젤의 말이 멈추었다.  갑작스럽게 아루나가 레

이젤의 품에 안겨든 것이었다.  레이젤은 당장에라도 머리가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예요."

 "…예?"

 "무사하셔서… 흑, 다행이예요."

 고개를 숙인 아루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였다. 그 말에 레이젤은 자신

도 모르게 아루나를 끌어안았다.

 청룡 열차에서 내린 카인은 어지러움을 참으며 세나에게 물었다.

 "아까 전에 하시려던 말씀이 뭐예요? 아루나 공주님께서 말하지 말라고 하신거." 

 "아아, 그거. 너희들이 어제 빙룡성에 갔었잖아. 아마 레이젤도 그 때 언니를 봤을

테고. 내가 아까 전에 언니한테 하이랜더를 만나지 않겠냐고 하니까. 후훗,  하늘색

머리카락의 하이랜더도 있냐고 묻는거 있지."

 "…누나. 아루나 누나."

 갑작스럽게 호칭을 바꾸어본다. 아루나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저… 누나를 좋아해요. 어제 처음 봐서 못 믿으실지도 모르지만… 진짜예요. 누나

를 좋아해. 사랑해요."

 "그럼 아루나 공주님께서도 레이젤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건가요?"

 "그런 거겠지?"

 아루나는 고개를 들어 레이젤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눈물이 어려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 있지만, 아루나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이렇게나 환하

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긴 웃는 것 자체를 조금 전에 봤으니까.

 "저도예요."

 그 말과 함께 레이젤과 아루나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포개어졌다.

 "근데 어디간거지?"

 "글쎄요."

 레이젤과 아루나를 찾기 위해 '산책로를 제외한' 모든 놀이 공원을 뒤진 카인과 세

나의 한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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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에 나오는 카인은 본편에 나오는 카인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점, 충분히 이

해해주시길 -_-; 그리고 카인과 세나의 관계도 본편과는 많이 다릅니다.  카인은 세

나에게 경어를 쓰고, 세나는 카인에게 하대를 하죠. 본편과는 정반대. -_-;

 카인의 성격이 본편과 같이 된 것은 그의 스승인 킬린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이 때

만해도 카인은 킬린의 가르침을 받고 있지 않는, 그야말로 하찮은 하이랜더였죠. 그

것은 레이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602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1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1 20:00    읽음:12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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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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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린이 쥬크와 알테아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복도의 중앙에 위치한 비밀 문으로 들

어갈 수 있는 방이었다.  쥬크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 수호자들은 이  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했다. 그냥 방이라고 표현하기에는 확실히 부족했다.  대 광장이 그 문의 안

으로 펼쳐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안에는 또 다른  문들이 있었기에 알테아는 이

곳을 방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생각을 고쳐먹었다.

 "발린 님, 돌아오였습니까. 아… 쥬크 님?"

 귀족 집에 찾아가서 집사라는 사람을 보면 이와 같은 복장일 것이다.  집사의 복장

에 보라색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빗어넘긴 20대 중반의 청년이었다.  쥬크는 그를 보

며 미소지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콜디 님."

 "예. 오랜만입니다."

 콜디라고 불리운 자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문득 쥬크는

이상하다는 듯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른 분들은 어디 갔습니까? 아이텐도 보이질 않네요."

 "…현재 수호자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발린 님을 중심으로 하는 원래

의 수호자들과, 아이텐을 중심으로 하는 수호자들입니다. 발린 님은 그냥 이대로 유

적을 지켜나가자는 입장이지만 아이텐은 이 유적을 벗어나자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코어 부분에 몰려 있고, 발린 님과 제가 입구 쪽을 지키기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있

지만."

 그의 설명을 묵묵히 듣기만 하던 쥬크의 안색이 흐려졌다. 아이텐이라면 이 유적의

발린, 콜디와 함께 3대 강자였다. 특히 발린의 경우에는 엘더 휴먼의 유적지들의 수

호자들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텐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강한 자였다.  이 유적의 위험도가 C인것은 함정의 이야기였지,  절대로 수호자들의

등급이 아니었던 것이다. 발린의 콜디의 말을 이었다.

 "아이텐은… 더 이상 제가 알던 아이텐이 아닙니다. 이 유적에 있는 수호자들의 숫

자는 100. 그리고 두 세력의 세력비는 5:5 정도였습니다만… 이제는 1:5입니다.  아

이텐의 공격 한 번에 40여명의 수호자가  쓰러져버렸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죽지는

않았지만. 저도 그의 공격을 막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단 한번에… 말입니까? 게다가 발린 님이 방어에만 신경을 쓰실 정도라니…."

 쥬크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발린의 실력이면 물론  쥬크에게는 상대가 안되지만

카인, 레이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 운석이 대체 뭐였길래."

 분노 어린 콜디의 말에 쥬크는 갑자기 고개를 쳐들었다. 알테아도 콜디를 바라보고

있었다. 발린은 둘이 갑자기 콜디를 바라보자 역시 그를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그들

의 시선을 받은 콜디는 얼굴을 붉혔다.

 "운석과 아이텐의 관계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아, 예. 일전에 운석이 떨어졌는데 말입니다. 그 다음날,  아이텐이 변해버린겁니

다. 갑자기 기의 색도 보라색으로 변하고, 검기도 보라색으로 물들더니…."

 "아마 다크 다이아몬드일겁니다, 쥬크 님."

 발린의 투구로 다시금 새빨간 안광이 번뜩였다. 쥬크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

덕였다. 마룡이나 다크랜더, 다크 엘프가 아닌 엘더 휴먼의 유적의 수호자가 갑자기

보라색의 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다크 다이아몬드에 물든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저희들이 찾아온 이유를 조금 설명드러야 겠군요."

 쥬크는 곧 그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자신이 악마왕,  아스타로트를 쫓던

도중 그의 수하인 악마 대공, 퀴어스가 검술계Ix에 있다는 것을 알고 오게 되었다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골드 드래곤, 레드 드래곤, 블루 드래곤의 왕위 후계자를

만나 용신계에서 군주들에 의한 반란이 일어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콜디

가 반응했다.

 "반란이라고요?"

 "예. 화룡군주인 안티스가 축이 되어 반란이 일어났고, 지금 반란은 대 성공이지요

. 용제 폐하와 용왕 전하들은 모두 돌아가신 듯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어졌다. 불의 가디언 에이드, 물의 가디언 에이드. 거기다가 하

이 엘프의 차기 수장이자 전사와도 합류하게 된 그는 결국 퀴어스를 비롯한 마룡 후

작과 드래곤 나이트를 처단하기에 이른다.

 "여행의 목적이 조금 더 완성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발린의 인사에 쥬크는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쥬크는 그 후,  용신계로 향하

는 문과 그 열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 열쇠가 아마 이 곳에 있으리라고 말해주

었다.

 "그러고보니 마룡공과도 잠시 만나보았습니다.  현재는 군주들을 돕는 듯 하지만…

확실치는 않군요."

 마룡공이라는 이름에 발린과 콜디는 크게 놀라며, 그에게 몸 조심을 하라고 충고해

주었다. 알테아가 그 때 입을 열었다.

 "열쇠와 다크 다이아몬드에 무슨 관련이 있는 듯 한데요?  대충 시기가 맞아떨어지

잖습니까, 우연이라고 보기에도 그렇고. 아마 군주들의 계산인 듯 합니다."

 "가능성은 있군요."

 쥬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해주었다. 그리고는 콜디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수호자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의료 기구가 완비된 방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만…  아이텐이 코어를 제어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힘 없이 콜디가 대답하자 쥬크는 결단을 내린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발

린, 콜디, 알테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아이텐과의 승부를 봐야겠군요. 코어가 제어되고 있다면,  더 이상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전력이 저희들이 가질 수 있는 최상

의 전력인 듯 하니까요."

 "예? 좀 쉬다가 가심이…."

 "쉬다가는 배가 고파질 수도 있겠죠?  물론 육포가 있긴 하지만 사실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뭐,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겠지만 아이텐이 제어하

고 있을 겁니다. 그는 제가 온 것을 아니까요."

 콜디의 말에 쥬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콜디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떻게요?"

 "훗, 유적에 침입자가 발생하면 그가  체커라고 할지라도 수호자들이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수호자로서는 기본 중에서도 기본적인 쥬크의 지적에 콜디는 아, 하며 고개를 숙였

다. 이 유적에 침입자가 온 것은 그야말로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그럼 출발하죠. 발린, 부탁할게요."

 수호자들은 자신들이 수호하는 유적  내에서는 이동이 자유로왔다.  하지만 발린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코어에는 아이텐이 둘러놓은 장벽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곳에도  제가

장벽을 둘러놓아 아이텐이 오지 못하는 것이죠. 코어로의 이동은 현재 불가능합니다

, 쥬크 님."

 "제가 부숴버릴테니 걱정 마시고 가죠."

 그 말에 발린은 잠시 당황하는 듯 했지만,  쥬크의 실력을 잘 아는지라 곧  고개를

끄덕였다. 발린은 쥬크를, 콜디는 알테아를 데리고 코어로 이동했다.

 꽈과어어어어어엉!!

 주변이 새하얀 무의 공간으로 변하더니 그들은 보이지 않는 벽에  강하게 충돌해버

렸다. 쥬크가 가장 앞에서 그 충격을 막아내어 다른 이에게의 피해는 없었다.  쥬크

는 호흡을 조절하더니 순간 눈에 힘을 주었다.

 "흡!"

 쩌쩌쩌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갑자기 주변이 순식간에 섬광을 발하더니  그들은 무

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났다.  대신 그들은 거대한 홀에 50여명에 의해 둘러쌓인 채였

다.  그들 중 은빛의 갑옷을 입은 이가 말했다. 얼굴은 역시 은빛 투구에 가려져 보

이질 않았다.

 "온 걸 환영하지."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이텐."

 능청스럽게 쥬크는 은빛의 기사, 아이텐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아이텐은 엄청

나게 놀라버렸다.  침입자가 원군이 되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가 쥬크인줄은 알

지 못했다. 알려고 들었으면,  알 수 있었겠지만 아이텐은 그럴 필요가 없으리라 생

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쥬크인 것을 알아챈 수호자들 사이에서도 술렁임이 생

겨났다.

 "에잇, 쥬크는 내가 상대하겠다! 너희들은 저 셋을 잡아!"

 아이텐은 은빛의 장검을 뽑으며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은빛의 선이 공중에 그어지

며, 그대로 쥬크를 향해 휘둘러졌다.  쥬크는 그것을 노려보았고, 순간 그의 앞에서

푸른 벽이 생겨나더니 아이텐의 검을 막아내었다.

 "이이이익!"

 푸확! 아이텐의 검에 흐르던 은은한 백색 검기가 갑자기 보라색으로 물들더니 폭발

적으로 치솟아 올랐다. 이 정도의 보라색 기를 이용한다면…

 '아이텐 님을 구할 수 없다.'

 그 생각에 쥬크는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떠냐, 이것이 다크 다이아몬드의 절대적인 위력!"

 "우스워 죽겠습니다. 유머 실력은 여전하시군요."

 쥬크는 대꾸하면서 손을 휘둘렀다. 쯔팟! 한 차례 강력한 뇌전이 방출되었고, 아이

텐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다음 순간, 아이텐은 아차,  했지만 이미 쥬크는

청룡검을 뽑아들었다.

 "간만에 기분이 좋아져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을 이따위 모습으로 만나다니 기

분이 나빠지네요."

 "이익, 네 기분 따위에 내가 장단을 맞출 필요는 없어!"

 아이텐은 땅을 박차며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카인이나 레이젤이었다면,  속수무

책으로 방어만 하다가 한, 두대 쯤은 얻어맞을 법한 속도와 힘이 실려 있었다. 그렇

지만 쥬크는 그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내고 있었다.

 "광뇌(光雷)."

 쥬크는 손가락을 뻗으며 짧게 말했다. 그러자 성스러운 기운이 깃든 뇌전이 빠르게

뿜어지더니 아이텐을 직격했다.  그 신성한 힘과 아이텐이 지닌 보라색의 기운이 역

작용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아이텐은 필요  이상의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아이텐은

가까스로 넘어지지 않고 버텨내고는 쥬크를 노려보았다.

 "이것은 광신계의 존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술법의 일종! 어째서 너 따위가?!"

 "…저는 광신계의  존재들에게 선택을 받았던 존재니까요.  어지간한 천사들보다는

신성력 면에서 월등히 뛰어나지 않을까요?"

 그리고는 미소를 띄운다.  그렇지만 상대방, 아이텐은 전혀 미소를 띄울 기분이 아

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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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전 띄워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ㅠㅠ 메모 보내주신 분들도,  메일 주신 분들도,

쪽지로 말씀, 혹은 대화방에서 말씀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

 아… 그리고, 1회에서 아레트가 나와서 아레트가 주인공이 아니냐. 라고 하신 분이

계셔서 말인데요; 1회에서 아레트가 나온 이유는 사건의 시작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

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화룡군주로부터니까요. 그래서 아레트가 등장한 것입니다.;;

『SF & FANTASY (go SF)』 36232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2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2 22:58    읽음: 9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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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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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자들은 숫적으로 월등히 앞서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쉽사리 나서지를 못

했다.  아이텐이나 되어야 발린이나 콜디를 상대할 수 있지 다른  이는 상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콜디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었지만, 발린은… 아이텐이 돌아오지 않

는한은 절대로 무리였다. 옆에 있는 알테아는 좀 만만해 보였지만, 콜디와 발린에게

서 그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위험했다. 그 때 한 수호자가 앞으로 나섰다.  붉은 머

리를 짧게 친 건장한 신체의 청년.  덩치는 거의 3미터나 되는 거구로 그에  걸맞은

구릿빛의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위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통이 넓은 바지만을

입은 그는 가장 서열이 낮았던 수호자, 블레임이었다.

 "이익, 우리도 그 동안 강해졌어, 아이텐처럼! 얕보지마라!"

 "블레임. 지금이라도 돌아온다면 아무 말 하지 않겠어.  그렇지만 끝까지 대적하려

한다면 고통이 추가될 것이다."

 발린은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블레임은 발린의 마지막 충고에 대해 몸으로

거절을 표시했다. 벨트의 단검을 뽑더니 집어던진 것이다. 발린은 고개를 젓더니 검

을 검집째로 휘둘렀다. 그러자 단검은 간단히 퉁겨졌다. 블레임은 놀라며 외쳤다.

 "아, 아니…."

 그래뵈도 꽤나 힘을 실어 던진 것이었다.  아이텐으로부터 받은 다크 다이아몬드의

기운으로 인해 힘이 조금이나마 강해져있었기 때문에 꽤나 자신만만하기도 했었는데

… 발린이 단순히 휘두른 것만으로 공격이 무효로 돌아간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공격은 다른 수호자들의 공격을 알리는 종이 되었다.

 "이잇, 그래! 우리들도 강해졌다! 아이텐만 하더라도 한 번에 40여명을 한 번에 처

리했어!"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수호자 중 한  명이 그렇게 외쳤다.  발린은 그 말에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그들을 비웃고야 말았다. 다크 다이아몬드를 자신이 '사용

'하는 자와 그에 '이용'되는 자의 차이는 엄청나다. 하물며 아이텐과 이들 사이에는

본래부터 실력의 차가 있었던 터, 때문에 힘의 상승폭도 다른 것이다.

 '아무래도 이번 일이 끝나면 교육 좀 시켜야겠군.'

 그렇게 생각을 매듭지은 발린은 기를 끌어올렸다. 그의 투구로부터 검붉은 색의 안

광이 뿜어져 나왔고, 그의 갑옷은 더더욱 붉게 달아올라 요기마저 느껴졌다. 신나게

달려들던 수호자들의 움직임도 그에 따라 멈칫했다. 하이랜더 가디언 에이드와 붙어

도 밀리지 않는 실력. 그런 실력자의 존재감이 그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덤벼라. 그렇지 않으면 항복해."

 라고는 말했지만, 발린은 그들이 항복하지 않으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

크 다이아몬드의 힘을 받은 이상 항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힘으로 제압하고

,  그 사이 쥬크가 아이텐을 이겨서 다크 다이아몬드를 파괴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으아아아아!"

 수호자 중 덩치가 가장 작아 재빨라 보이는 자가 앞으로 달려나왔다. 꼬맹이라고도

자주 불리우는 톰멜은 수호자들 중에서도 네번째로 빠른 스피드를 한껏 자랑하며 뛰

어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몸이 덜컥, 멈추더니 공중으로 날아가 천장에  부딪혔다.

그리고 추락해서 엎어졌다.  톰멜이 바닥을 구르자 그 근처에서 콜디가 모습을 드러

냈다. 수호자들 중에서 톱 스피드를 자랑하는 자가 바로 콜디이다.  그의 옆을 발린

이 스치듯이 지나가며 검을 뽑아 휘둘렀다. 콰콰쾅! 붉은색의 기가 뿌려져 수호자들

의 몸에 닿기가 무섭게 폭발했다.  단 한번의 공격으로 세 명의 수호자가 바닥을 구

르는 대열에 합류해버렸다. 발린과 콜디는 척척 호흡을 맞추면서 수호자들을 단숨에

박살내기 시작했다.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아이텐이 쥬크에게 막힌 이상, 그리 어려

운 일도 아니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수호자들 중에서 상급의 실력을 갖춘 이

들이 호흡을 맞추자 그들의 전투는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렇지만 발린이 있는

이상 지지는 않을 것이다.  유적들의 수호자들 중에서도 최상급이고 분류받는  것은

모두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한 편, 알테아는 졸지에 두 명의 수호자들과 싸우고 있었다. 다행히 그 수호자들은

모두 실력이 변변치 못한, 블레임의 바로 윗 서열이었다. 그래도 실력은 대단했기에

알테아는 그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쥬크가 들어오면서 말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알테아는 꽤나 잘  싸우고 있는 편이다.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으니

까 말이다.

 '쥬크 님의 공격을 피하려고 발악을 하다 보니, 몸이 좀 빨라진 것 같은데…?'

 상대를 두들겨패서 연습을 시키는  것은 두들겨 패는 사람의 실력이 좋고,  두들겨

맞을 사람이 기본기만 조금 쌓여 있다면, 대단히 좋은 훈련법이 된다. 누가 뭐래도,

그 방법은 실전의 감각을 익히게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이 방법은 두들겨

패는 사람이 엄청나게 실력이 좋아야만 성립이 된다.  그리고 쥬크는 실력이 엄청나

게 좋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만큼 뛰어나니 알테아의  실력은 상당히 늘어나  있는

것이다. 그도 일단은 천재라고 불릴만한 재능을 지니고 있으니까.

 "크윽, 스피드는 상당하구나!"

 수호자 중 한명은 자신이 휘두른 배틀 액스에 균형을 잃지 않도록 몸을 조정하면서

외쳤다.  수호자들은 상당히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그들 둘이 힘을 모으면 드래곤

나이트도 쉽게 이길 수 있는데 하물며 이런 꼬마 쯤이야!  (알테아도 드래곤 나이트

와의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그런 것을 수호자들이 알 리가 없다.)

 "차아아아!"

 배틀  액스를 힘겹게 피해낸 알테아는 순간적으로 드러난 적의 허점을 노리고 품을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재빨리 류나엘을 X자로 두 번 휘둘렀다. 류나엘은 장검이지만

대단히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지고 무게 자체도 가벼운 타입이었기 때문에 쾌속의 검

술이 가능했다.  하지만 수호자는 배틀 액스의 자루를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면서 류

나엘을 막음과 동시에 알테아를 후려쳤다.  알테아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지만,

알테아는 다시금 그 자루를 밟고 뛰어올라 안전하게 착지했다.

 "이핫!"

 그 때 뒤에서 다른 수호자 한 명이 부메랑을 날렸다. 아까부터 배틀 액스를 피하고

나면 날아드는 부메랑은 알테아를 성가시게 만들었다. 크게 궤적을 그리며 날아다니

는 부메랑은 그 크기도 대형이어서 피하기가 귀찮았다.

 '뒤!'

 직감적으로 느낀 알테아는 류나엘의 검집을 뒤로했다. 캉!!  부메랑과 검집이 부딪

히는 소리.  그 충격이 알테아의 몸을 엄습했다. 하지만 오히려 알테아는 그 반동을

이용했다.  그대로 전방의 수호자에게 검을 찌른 것이다. 전방의 수호자는 능숙하게

배틀 액스의 옆면으로 검을 막아내려 했으나….

 "하!"

 알테아의 짧은 기합과 함께 류나엘에서 불꽃이 터져올랐다.  어느새 알테아는 몇가

닥의 불줄기에 휩싸여 있었다.  카인의 주특기인 플레임 랩소디를 급발동 시킨 것이

었다. 물론 기술의 완성도나 위력  면에서는 비교할 것이 못되지만 순간적으로 발동

시키는 재치만큼은 높이 살만 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수호자가 플레임 랩소디를 얻

어맞고 피를 토하며 뒤로 나자빠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한 명을 처리하자 알테

아는 서서히 자신감이 생겨났다. 실제로 둘 중에서 부메랑을 사용하는 수호자보다는

배틀 액스를 사용하는 수호자가 더 강했던 것이다.

 "이, 이런…."

 알테아가 쳐낸 부메랑을 수습하는 사이에 한 명이 당해버리자 부메랑을 든 자는 당

황하는 기색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자신보다 강한 자를 처리해버린 것이다. 그렇지

만 그는  부메랑을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기며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고는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부메랑을 던진다. 고속의 부메랑이 알테아의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어느 새 앞에는 수호자가 있다.

 "크윽?!"

 반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후우우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  알테아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팔꿈치로 그의 복부를 쳤다. 표정이 일

그러지며 몸이 굽혀졌고,  알테아는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뒤돌려차기를 안면에다

가 먹였다. 그리고 몸을 굴려 회수되는 부메랑을 피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크, 크으윽…."

 흔들리는 머리를 붙잡고 수호자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놀랍게도 배틀

액스를 사용하는 수호자도 몸을 일으켰다. 상황은 처음과 똑같아졌지만…

 '이길 수 있어.'

 확신이 든다. 류나엘을 잡은 양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이텐은 보라색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쥬크는  광대의

재롱을 보는 듯한 여유로 그의 염장을 지르고 있었다.

 "오, 꽤나 날카로운 공격이었습니다."

 "어라? 생각보다 파괴력이 강하군요. 막아보니."

 "제법 많이 뿜어내시는데요?"

 하는 식으로 서서히 아이텐을 긁던 쥬크의 결정타가 날아왔다.

 "이제 재미 없는데요?"

 아이텐은 폭발함과 동시에 쥬크의  성격이 왜 저렇게 변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

다. 쥬크의 예전 성격이 이와 같다는 사실을 아는 존재는 이제 아무도 없다.  단 마

룡공, 루트네씨오와 악마왕, 아스타로트를 제외하고서는 말이다.

 "제길, 받아봐라!"

 그렇게 외치며 아이텐은 최대한 기를 끌어모아 검에다가 싣고는 그대로  후려쳤다.

그리고 쥬크는 그의 부탁대로 공격을 가볍게 막아내었다. 그리고는 싱긋 웃는다.

 "그럼 저도 한 번."

 순간적으로 주변에 한 차례의 전류가 빠지직, 하더니 청룡검에 서렸고,  그것은 뇌

력으로 변하였다.  속도를 올리는 속뇌와 공격력을 올리는 뇌력을 동시에 사용한 속

뇌격(速雷擊)이었다.  쥬크의 팔이 한 번 움직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수십개의 검

광이 잔상을 남겼고, 아이텐은 곧장 벽으로 날아가 부딪히고는 바닥을  굴러버렸다.

그러자 아이텐의 몸이 곧 증기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유적의 코어가 있는 한 불멸의 존재인 수호자가 소멸해버렸다. 다크 다이아몬드…

이 정도로 위험한 물건이었던가? 이 문제가 끝나면, 킬린 님께 말씀드려야겠군. 음,

저건?'

 청룡검을 검집에 꽂아넣은 쥬크는 문득,  녹색의 돌맹이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것이 레이젤에게 있던 하얀 돌맹이의 성질과 일치하다는 것을 알아낸 쥬

크는 그것을 품에 갈무리했다. 그 때는 알테아도 자신이 맡은 두 수호자를 쓰러뜨린

상태였고, 발린과 콜디도 간단히 수호자들을 제압한  상태였다.  아직 싸울 수 있는

수호자들도 다크 다이아몬드와 아이텐이 사라짐과 함께 항복의 의사를 밝혔다.

 발린과 콜디만이 유적의 입구까지 그들을 배웅하러 나왔다.  나머지 수호자들은 의

료 기구를 통해 회복을 받고 있었고,  멀쩡한 수호자들은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유적 내의 분위기는 상당히 가라 앉아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그렇게나 대립을 하

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발린은 그것이 다크  다이아몬드의 마성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별로 마음에 담지는 않았다.

 "쥬크 님, 도움 감사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알테아 님도 고마웠구요."

 "아, 아니… 전 아무것도 못한걸요."

 "아뇨, 그 정도 나이에 수호자 둘을 상대하신 건 대단한 겁니다."

 콜디의 말에 알테아는 더더욱 어쩔 줄을 몰랐다. 쥬크는 빙그레 웃으면서 알테아와

함께 유적에서 발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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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킥 아카데미라는 만화.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설정도 좋은데… 캐릭터 간의 관계를 너무 끄는 것 같은 느

낌. 아이 녀석, 엄청나게 우유부단하군요. 아아, 싫은 성격…이지만,  그 외에는 성

격도 좋은 녀석이라서; 개인적으로 오리나와 맺어졌으면, 합니다.

 또 다시 사이버 포뮤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님이 카가는 하야토에게 안된다.  제로에서도 졌고,  신에서도 오거가 돌아서

부스트가 더 써져서 이긴거다. 라고 하셨는데… 그건 하야토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로에서는 머신이 부딪혔을때 운이 좋아 먼저 들어온 거고,  신에서는 부스트 때문에

진거니까요.

 전 특별히 하야토와 카가 중 누가 더 좋아! 라는 것은 없지만, 둘은 라이벌이기 때

문에 누군가가 이겼다, 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승부를 가리지 못

했기 때문에 제가 사이버 포뮤라에 이토록 빠져들 수 있었죠. ^^; 만약 하야토가 제

로에서, 혹은 카가가 신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오버 테이크해버렸다면… 글쎄요,  제

가 이 뒷 잡담을 이렇게나 많이 사포의 이야기로 물들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확신하

겠습니다.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623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3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2 22:58    읽음: 7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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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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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계의 중립 지역의 어느 들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게 진심이냐."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잠시 휴식을 겸해서 신계의 중립 지역으로 들어온 라엘은 전

혀 생각치도 못했던 자와 교신을 하고 있었다. 슈엘은 옆에서 둘이 나누는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수정구에 떠오른 그는 미소를 지었다.

 "어느 안전이라고 제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 믿어보겠다. 하지만 너의 그 말이 거짓일 경우…!!"

 터져나오는 어마어마한 마나. 한가로이 노닐던 모든 존재들이 놀라고 견제하고, 두

려워할 정도의 힘이 중립 지역을 감싸돌았다.  그것은 슈엘도 마찬가지였고, 간접적

이지만 수정구에 떠오른 그도 마찬가지였다. 라엘의 마나를 다루는 숙련도를 나타내

내주듯이 마나 폭풍이 터져나왔음에도 주변에 물리적인  충격은 일체 가해지지 않았

다. 그는 살기 묻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가… 내가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명심해."

 "제가 거짓말을 한다면, 뜻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도 진심입니다."

 "좋다, 믿어보겠어. 그들에게는 내가 직접 연락하도록 하겠다."

 라엘의 말에 그는 의외라는 듯이 말하였다.

 "지금 당신께서는 태고신께서 내려주신 임무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그 일이 이 일보다는 중요하지만, 그 정도의 여유는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감사합니다, 위대한 분이시여."

 "…위대한 분? 그딴 소리는 집어치워, 입에 발린 소리 따위."

 라엘은 흥, 하며 냉소지었다. 그는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후훗,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닙니다. 마법의 종족인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인간의 몸

으로 태어나 모든 원소 마법과 더불어 용언 마법까지 터득하시고, 당시에 이미 어지

간한 존재들을 뛰어넘으셨던…  마법이라는 능력 하나만으로 신이 되어 그 중에서도

최강이 되신 당신은 이미 전설에 가깝습니다. 주군의 따님께 들으셨으리라고 생각합

니다만."

 "그거야 그렇지만… 별로 안믿겨. 그리고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아. 나는 태고신 님

의 제의에 결국 생사를 넘으며 함께 여행했던 동료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이 곳

으로 와버린 몹쓸 인간이니까."

 어두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둘은 서로 하던 이야기를 곧 수습하였다.  둘의

교신이 끝이나자, 슈엘이 라엘을 향해 말하였다.

 "스승님,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뭘 어떻게 해. 한번 믿어봐야지… 수정구를 세나에게 연결 시켜주지 않겠니? 수정

구를 복구해놓았을지도 모르겠다."

 "알겠습니다."

 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전에 라엘에게 배운 좌표  탐색법을 떠올리며  세나에게

교신을 신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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