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장 : 의식이 치루어지는 동안…] (14/15)

                       [13장 : 의식이 치루어지는 동안…]

 세나가 리프레이컨으로 오자마자 구입한 수정구는 그 첫날, 개통이 되었다.  그 개

통의 장소는 쥬크의 집무실로 모든 일행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여어, 오랜만이다! 이제야 수정구를 복구한거냐, 세나?"

 "헤헤, 예."

 "내가 그  동안 태고신께서 내리신 임무 수행을 하면서도 틈틈히 교신 신청을 했는

데 말이야. 없는 시간 짜서 연락을 했더니, 쳇."

 세나는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죄송해요.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예요?"

 "태고신께서 내린 명령이니까 중요하지. 그렇지만 그 분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냉

정하게 말하자면, 드래곤 일족의 왕가가 정통성을 되찾는 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장난기가 섞이지 않은 딱 끊는 말투에 세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라엘이 아무리

덤벙대는 자라고는 하지만, 장난을 치는 때와 그렇지 않은 때가 정확히 구분되는 인

물이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내가 연락한 이유는 대충 알꺼다."

 "용신계로 올라간 다음의 방법인가요?"

 "그렇지. 원래대로라면 특별한 방법이 없어. 하지만 좀 전에 누군가가 방법을 제시

해주었거든."

 "누군가…요?"

 "아아, 그 이야긴 좀 있다가 하지. 일단은 용왕들이 일러준대로 그 성의 지하에 있

는 문의 봉인을 풀고 용신계로 올라가라.  아마 도중에 방해물이 있을테니,  약간의

대비가 필요할게야.  그리고 용신계로 올라가면 왕가의 정통성을 중요시하는 드래곤

들이 너희들을 맞이할거다.  그 수는 전 드래곤의 약 40%.  거기에다가 너희 일행이

힘을 더하면 숫적 열세는 그다지 위험하진 않을거다.  주의해야할 것은 마룡공 정도

일까?  정보에 의하면 용왕들은 부작용에 의해 몇일간은 그 힘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한다. 그 다음 세나와 에르만, 아레트는 용신의 성으로 가서 의식을 치뤄야 해."

 라엘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세나는 그의 말에서 오류를 발견하였다.

 "하지만, 스승님. 무슨 방법으로 의식을 치루라는 말씀이시죠? 설마 의식의 방으로

들어가면 방이 저 혼자 의식을 치루게 해주기라도 하는가보죠?"

 "그럴리가. 방법을 제시해준 자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설마 케니안?"

 세나는 직감적으로 그가 누군지를 떠올렸다.  현재 의식을 알고 있는 자는 오직 풍

룡 군주였던 케니안 뿐이지 않은가? 수정구 속의 라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정답이다."

 "그를… 그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자세한 것은 그에게서 직접 듣도록 해라. 한가지 말해주자면, 그는 믿을만 하다

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너를 자신이 모시던 주군의 따님이라 칭하고 있었지.

자,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을 이로써 끝이다. 부디 무사히 일을 성공하

기를 빌겠어.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럼!"

 일행의 인사를 받지 않고, 라엘은 자신의 말을 끝내자마자 교신을 강제로 끊어버렸

다.

 리프레이컨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성의 깊숙한 지하.  본래 이 성의 주인이었던 아

나트의 역대 국왕들조차도 열어본 경험이 없는 육중한 철문만이 버티고 있는 이  곳

에는 설립된 이후, 최고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카인, 레이젤, 쥬크, 세나,

유스틴, 아레트, 에르만, 알테아.  여덟명의 일행과 레시트, 벨시온, 루벤을 비롯한

레인의 주요 간부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일행이 떠나게 되면, 벨시온이 쥬크의 뒤를

이어 기사 대장이 되고 루벤은 레인 나이츠의 단장이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 후, 

벨시온은 이제는 거의 행해지지 않고 있는 다섯  단계의 시험으로 나뉘어져 있는 순

례 여행에 도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그 대행은 루벤이 맡을 예정이었다. 예전의

냉정함은 사라졌지만, 한달 전에 비해서 훨씬 몸 상태가 좋아진 카인은 조용히 알테

아를 바라보았다. 알테아는 그가 말하려는 것을 가로막았다.

 "따라갈거예요."

 "…그것도 좋겠지."

 무심한 어조로 중얼거린 카인은 다시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원래대로라면 환한

창공이 그를 반겨야할 테지만, 지하인 이 곳에서는 무리였다. 간단하지만, 진심어린

환송이 끝나자 카인과 쥬크, 레이젤이 철문의 앞에 섰다. 혹시 문이 열림과 함께 기

습이 이어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스틴과 아레트, 에르만이 다른 사람

들의 주변에 바리어를 쳐주었고, 알테아가 검을 뽑아 그 옆을 지켰다.  상황이 정리

된 것을 직접 확인한 세나는 양 손을 가슴 쪽으로 모으고는 두 눈을 살며시 감았다.

이내, 그녀의 입에서는 보통의 인간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드래곤들의 언어가 흘러

나왔다.

 구구구구구구구구―.

 그녀의 입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주문과 그녀의 몸에서 뿜어지는 마나의  기운에 반

응한 그 철문은 육중한 소리를 울리며 옆으로 갈라졌다.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문 앞의 세 하이랜더는 자신들의  검 손잡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쥬크가 중앙에

서고, 카인이 오른쪽을, 레이젤이 왼쪽을 맡은 그들은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문 안으

로 들어섰다. 잠시 후, 레이젤이 손가락을 까닥이자 일행이 그들의 뒤를 따라 문 안

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들어서기가 무섭게 철문은 텅! 하고 닫혀버렸다.

 "떠난건가…."

 레시트가 중얼거렸다. 벨시온도 역시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수습하며 레시트에게 말했다.

 "폐하, 올라가시죠."

 레시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그가 계단을 걸어가자 벨시온,  루벤 순으

로 사람들이 따라 올라왔다. 이미 11월 15일. 초겨울의 바람이 그들을 반겼다. 그리

고 거대한 활엽수의 마지막 나뭇잎이 힘을 잃고 팔랑거리며 레시트의 바로  앞에 떨

어져 내렸다.

 "여름에는 그 푸르러 영원할 듯 하던 나뭇잎도 낙엽이 되는군요. 지금은 괜찮지만,

저희들은 유한자(有限者). 언젠가는 이렇게 되는 것이겠죠.  그 때가 되더라도 그들

은 살아서 저희의 후손들을 돕겠지요. 후후. 낙엽은 우리들이 유한자라는 사실을 알

게 하는군요."

 그의 말에 대꾸하는 이는 없었지만,  모두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바라보았다. 레시트의 이 말은 그 뒤, 역사에 기록되고 '낙엽은 우리들

이 유한자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라는 명언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허무한데요."

 철문에서부터 약 3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또 하나의 철문을 보며 유스틴이 중얼거

렸다. 확실히 허무했다.  뭔가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고는 바짝 긴장하고 들어왔더니,

바로 눈 앞에 출구가 있으니 말이다. 그 문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유스틴이 말했다.

 "이 안에 문 또 있는거 아냐?"

 "허튼 소리 그만하고,  일단 준비를 하자. 자아, 모두들 이걸 하나씩 받아줘요. 스

승님께서 주신 회복제예요. 상당히 고급이니까 함부로 쓰지는 말구요.  나머지는 유

스틴이 맡아줘."

 모두에게 하나씩을 나누어준 후, 세나는 남은 두개를 유스틴에게 주었다. 유스틴은

회복제를 받자마자 알테아에게 하나를 더 주었다.

 "어, 저는 하나 있는데요?"

 "알고 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중에서 용신계로 들어가면 가장 위험한 분

은 바로 당신이기 때문에…."

 유스틴의 말에 알테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리 유스틴이 하이랜더이고 그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중에

서 가장 약해빠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비가 끝나자, 쥬크가 말했

다.

 "자, 그럼… 안으로 들어갑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쥬크는 힘차게 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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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이제 뉴 이벤트는 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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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234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4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2 22:58    읽음: 7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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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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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 중에서 앞의 공간을 보고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인 것은 레이젤이었다.

 "엥?"

 그들을 반기고 있는  것은 용신계의 웅장한 모습이 아니라 지금 서 있는 곳과 똑같

은 공간이었다. 그것도 똑같은 모양의 문이 10여미터 밖에 있는 상태로 말이다.  아

레트는 레이젤을 바라보았다.

 "언제 언령 마법이라도 배운거야?"

 "엉? 에에…."

 "됐어, 그만 둬."

 그를 무시한 채로 아레트는 양손으로 문을 밀었다. 첫번째 문과는 달리 주문이  없

이 단순히 미는 것만으로도 쉽게 문이 열렸다.  문을 열자 또 하나의 문이  있었고,

그것을 열자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대체 문이 몇개야?"

 "글쎄, 저게 마지막인 것 같은데…. 뭔가가 써져있군."

 아레트가 다시 한번 투덜거릴 때, 에르만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문의 앞으로 다가

가 그 써져있다는 것을 쳐다보던 에르만은 곧 코웃음을 쳤다.

 "웃기는 내용이야. '무지한 자들이여,  이 문이 마지막 선택이다.  열고 죽을 것이

냐, 돌아가고 살아남을 것이냐.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마.' 라는군."

 에르만이 글을 읽자 레이젤은 그 경구에 대하여 단정적으로 평가를 내렸다.

 "나보다 더 웃긴 녀석이군. 이게 충격이야."

 레이젤은 자신의 가죽 장갑을 강하게 죄었다. 그의 입가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장난

기 어린 미소가 지어져 있었지만, 표정의 깊은 곳에는 아루나를 걱정하는 듯 어두운

면이 있었다. 그때였다.

 캬오오오오오!!

 "응?"

 듣기 싫은 비명과도 같은 소리에 레이젤은 반문하였다.  그에 대한 답변은  간단했

다. 벽으로 여기고 있던 곳에서 갑자기 불쑥 거대한  기둥과도 같은 것이  튀어나와

그대로 레이젤의 복부를 후려친 것이다.

 "으악?!"

 짧은 비명과 함께 레이젤의 몸이 뒤로 자빠졌다. 물론 넘어짐과 동시에 근육의  탄

력을 이용하여 곧장 일어서기는 했지만,  갑작스럽게 날아든 충격은 그에게는  그리

반가운 경험이 아니었다. 세나가 외쳤다.

 "뭐야?!"

 묻기는 했지만, 사실 대답은 필요 없었다. 벽에서부터 거대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며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 모습은 바로 드래곤.  보통 드래곤에 비하여 그 크기가

훨씬 작은… 그래봤자 인간보다 약 네배 가량의 덩치를 가진 드래곤이었다. 그 드래

곤을 보고 카인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드래곤…?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 작군."

 "그 이유는 간단해! 기형 드래곤이거든!!"

 버럭 소리를 지른 아레트는 이를 갈며 뛰어올랐다.  아레트의 몸이 회전을  하였고

그와 함께 쭉 뻗어진 다리가 드래곤의  얼굴을 후려쳤다.  기형 드래곤에 대해 남다

른 감정을 가진 아레트였기에 그의 공격은 그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곧장 공중 도약

을하여 뛰어오른 후 양손에  마나를 집중시켜 그대로 기형  드래곤의 머리를 쳐내린

것이었다. 기형 드래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능력이었지만,  이런 소형의 드래곤은

그 반대였다. 어쨌거나 아레트가 먼저 전투의 시작을 알리자, 세나가 뛰쳐나가며 외

쳤다.

 "에르만과 아레트, 저를 제외하고는 나서지 말아요! 이런 곳에서 쓸데없이 힘을 소

비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들이야 어차피 의식 때문에 싸울 일도 없으니까 괜찮으니

까 맡겨줘요!"

 세나의 말에 검을 뽑아들려던 쥬크와  검을 이미 뽑은 카인, 그리고 이미 달려가기

시작했던 레이젤은 즉시 동작을 멈추었다. 하이랜더의 본능 상, 가만히 있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알테아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그 본능이 덜하였고, 유스틴이야 원래 온

화한 종족이었기에 특별한 행동을 취하고 있지는 않았다.

 기형 드래곤들의 숫자는 10이었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작은

덩치답게 그 드래곤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이었다.  마지막 기형 드래곤에

게 일격을 가한 세나는 가볍게 착지를 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왜 기형  드래곤들을 이 곳에 배치해 둔걸까요? 이 정도로 우리들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리는 없고… 별다른 효과도 없을텐데."

 "용왕들의 부작용은 한동안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거라지."

 그녀의 말에 카인이 스쳐지나가듯이 말하였다.  카인의 말이 적지않은 실마리를 제

공하는 셈이 되었기에 세나는 곧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

다.

 "요컨데, 지금의 용왕들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거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약

간의 시간이라도 벌어버기 위해서 이렇게 기형 드래곤들을 배치한것이고…."

 "중요한건 그게 아냐! 어서 들어가자고, 들어가!"

 레이젤은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철문을 밀었다. 그러나 문은 꿈쩍하지도

않았다. 레이젤이 인상을 쓰고 있자,  아레트가 걸어와 가볍게 문 옆의 스위치를 눌

렀다. 육중한 철문은 소리를 울리며 양 옆으로 갈라졌고,  그 무거운 소리는 레이젤

에게 놀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용신계라는 곳에 처음 오게 된 쥬크는 공간에서 벗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의

질문에 대꾸한 것은 에르만이었다.

 "용신의 성입니다. 바깥의 마나가 엄청나게 불균형한걸 보니 이미 전투가 시작되어

버린 모양이군요."

 "확실히… 일단은 케니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세나는 그렇게 말하며 용신의 성의 현관으로 걸어가 그 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젖

힌 일행들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다름아닌 치열한 전투 장면. 이미 드래곤들간의 전

투는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세나는 그 수 많은 드래곤들의 틈에서 케니안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모두가 드래곤의 모습으로 싸우고 있는 중심에서 홀로 인간의 모

습으로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케니안…."

 나지막히 중얼거린 그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시선이라도 닿은 것인

지,  일행의 존재감을 눈치챈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케니안은 곧장 브레스로 한 무

리의 드래곤들을 날려보내고는 일행에게로 다가왔다.

 "골드 드래곤의 왕녀님을 뵙습니다.  그리고 레드 드래곤과 블루 드래곤의 두 왕자

님들을 뵙는 것 또한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굽혔던 무릎을 펴며 일어선 케니안은 급히 말을 이었다.

 "죄송하지만, 지금 그렇게 시간이 많지가 않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한시간  정

도? 의식을 치루어 세 분께서 힘을 되찾는데 걸린 시간과 같습니다.  무척 빠듯합니

다."

 "한 시간…?"

 쥬크의 반문에 케니안은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내었다.

 "예, 한 시간입니다.  한 시간이 지나면,  지금 용왕들의 부작용이 끝이 나게 됩니

다.  그 때까지 세 분들께서 의식을 통하여 완전히 힘을 되찾지 못하신다면, 그것으

로 끝장입니다.  자, 나머지 분들은 밖에서 아군을 도와주십시오.  양으로나 질로나

불리한 상황이니까요. 서두르죠."

 케니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쥬크를 선두로 하여 카인과 레이젤, 알테아,  유스

틴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자 케니안은 셋의 앞에 서 길을 안내하

기 시작했다.

 "케니안… 궁금한게 있어."

 "그럴 것입니다.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뭐든지."

 "어째서… 어째서 아바마마를 배신하고 반란에 참가한거지? 지금 이렇게 우리를 도

와주는 의도는 또 무엇이고…! 솔직히 지금 당신을 믿을 수는 없어."

 세나의 말에 케니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왕녀님께서 저를 불신한다는 것을.  그것은 당연한 일이죠.

제가 알고 있는 한… 군주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를 모두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제가 이번 일에 동참한 것은… 용제 님의 부탁이었습니다."

 "…!! 아바마마의?"

 "예.  그 분은 일찍이 반란이 일어날 것을 알고 계셨으며,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로 하여금 자신의 힘을 얻게 하여 반란에 일시적으로 동

참시키고는 훗날 왕녀님께 다시 힘을 되돌려주어 반란을 무마시키려고 하셨던  것입

니다. 그리고 그 분의 예상대로 지금 일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죠."

 케니안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던 세나는 이내 숙여진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

녀는 케니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바마마께서 반란을 알고도 막으실 수 없었다는 말은 믿기지가 않아."

 "마룡공이 이미 뒤에 있었습니다. 물론 그 사실을 신계에 알린다면,  괜찮았겠지만

… 그 분은 제3차 신계 대전을 원하시지 않았죠. 그 결과가 이렇게 된 것입니다. 왕

녀님, 그 분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세나의 아버지이자 제2대 용제였던 세레이트는 제2차 신계 대전에서 너무 많은  것

을 잃었던 것이다. 그 후, 케니안은 에르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뇌룡 군주이셨던 슈리 님께서 반란에 동참하신 이유는 아마도 협박 때문이라고 알

고 있습니다."

 "슈리 이모님께서 협박을…?"

 "예. 화룡군주, 안티스는 가장 먼저 슈리 님께 반란을 제의했던 모양입니다.  동참

하지 않으면 슈리 님과 에르만 님을 포함한 일가를 전멸시키겠다고 했다고 알고  있

습니다. 마룡공이 뒤에 있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었던 겁니다. 슈리 님을 원망하

시지는 마십시오. 슈리 님께서는 왕자님의 가족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물론… 소

멸하시는 것을 막지 못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케니안의 말이 끝남과 함께 넷은 이제 3층까지 올라와 있었다.  의식의 방이  있는

곳은 4층이었다. 그것을 아는 아레트는 약간 급한 어조로 말했다.

 "안티스가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죄송합니다, 저도 그것까지는 알 수 가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이번 반란

의 주동자이며 다크 다이아몬드도 그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  그것을 빌미로 하

여서 마룡들과 계약을 맺고 악마대공, 퀴어스까지 끌어들였다는 사실입니다."

 아레트는 쳇, 하며 주먹을 쥐었다.

 "…이런 곳에서 만나는군."

 가라앉은 여성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들려왔다.  지금 이 건물 안에 있는 여성은 지

하에 있는 용왕들 중 뇌룡 여왕인 슈리를 제외한다면 세나  뿐이었기 때문에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는 것은 상당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들이 4층으로 올라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아레트는 쓴웃음을 지었다.

 "옐란…."

 레드 드래곤 나이트, 옐란.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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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부터는 피서 갑니다, 외갓집으로. ^^; 그래서 월요일이나  화요일 즈음에 연재

가 재개될 것 같아요. 아, 내일은 올라갈 지도 모르겠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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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301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5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3 11:30    읽음: 8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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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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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고 있었다, 아레트. 케니안 님… 상관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케니안이 지금의 용왕들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옐란이 모를리가 없었다.  아

레트는 케니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일단 다른 이들의 의식을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에르만 님의 의식은 먼저 할 수가 있습니다. 세나 님은 아까 들으셨던 대로 제 힘

을 직접 전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해야 하지만요.  15분… 늦어도 20분

내로 의식의 방으로 와 주셔야 합니다."

 아레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케니안은 남은 둘과 함께 의식의 방으로 들어갔다.  물

론 옐란을 스쳐지나가기는 했지만, 케니안은 그녀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것

은 옐란도 마찬가지였다. 뭐,  에르만과 세나는 그녀를 지나가면서 약간 긴장을  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말이다.  모두가 의식의 방으로 들어가고 이제 남은 것은 아레트

와 옐란 뿐. 아레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옐란…."

 "듣고 싶지 않아! 또 어떤 거짓말을 해서 날 속이려는 거지!?"

 외침과 동시에 옐란의 몸이 위로 솟구쳐 올랐다.  천장에 발을 디디고는 다시 그것

을 찬 옐란은 그대로 아레트를 향해 쏘아지듯 날아갔고,  그와 함께 그녀의  세검이

뽑혀나왔다. 갑옷은 어디에 두고 왔는지 걸치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검이 아레트

에게 닿기 직전, 아레트는 몸을 옆으로 피하고는 그대로 뒷걸음을 쳤다.  여전히 그

녀와 싸우고 싶은 생각이 없는 그였다.

 "이번엔 누구의 방해도 없어! 방어만 하다가는 정말 죽음을 면하지 못할거야!!"

 "내가 죽는 것은 네가 바라는 일이 아냐, 옐란? 나를 걱정해주는 건 모순이라고 생

각해."

 "나는 단지 오라버니의 원수를 갚는 것에 내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야!"

 옐란은 소리를 지르며 빠른 속도로 아레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건 피할 수 없다.

아레트의 마나가 순간적으로 상승하였고, 그의 손이 빠르게 마법진을 이루었다.

 "난 옐스의 원수따위가 아냐, 바리어!"

 투웅―!

 가볍다고는 하지만, 옐란의 몸무게가 실린 공격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세검과 바리

어가 부딪히는 순간 둘은 거의 동시에 균형을 잃어야만 했다. 물론 옐란보다는 아레

트가 좀 더 균형을 잡을 수 있었지만 말이다. 옐란이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아레트

가 그녀보다 한 발 앞섰다.

 "대체 왜 내가 옐스의 원수가 되어야 하는거지?"

 "네가, 당신이 빈민가에 갔기 때문이잖아! 그것 때문에 모든 호위대가 죽은 것이고

, 오라버니도 돌아가신거야! 당신, 당신 때문이야! 모든 것이 당신 때문이란 말야!"

 거의 악을 쓰는 그녀의 외침은 계속되려 했지만,  아레트가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붙잡는 바람에 멈춰버렸다.

 "왜… 왜 그러는 거니. 어째서 내가 왜 옐스를 죽인 원수가 되어야 하니. 누가, 누

가 너에게 그렇게 말해 준거지? 누가 나를 원망하게끔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준거야!

누가!!"

 절규하는 아레트의 눈에는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순간, 마음이 약해지려는 것을

참고서 옐란은 눈을 질끈 감았다.

 "피하려 들지맛! 오라버니의 원수는 너야, 아레트 로랜트!"

 아레트가 그녀를 속였다. 믿어왔는데, 그래도 믿어왔는데. 그녀는 아레트에게 속았

다. 그것도 유일한 혈육에 관한 죽음을, 철저하게.

 "왜 내가 원수라는 거야!  물론 내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아…  내가

호기심을 가지고 빈민가에 갔으니까… 기형 드래곤이란 존재들이 궁금해서 찾아간…

내가 잘못이지만… 어째서… 어째서 네가 나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우리가 싸워

야 하니."

 옐란의 손이 거칠게 아레트의 손을 쳐냈다.  어느 새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맺혀있

다.

 "또 거짓말! 기형 드래곤의 강함이 궁금하여 당신이 호위대를 빈민가 깊숙한  곳에

몰아넣어서 이용했다는 진실, 이미 알고 있어! 왜 또 거짓말을 하는거야,  왜! 나는

… 나는…."

 나는, 이라는 단어만을 반복할 뿐, 옐란은 그 이상의 말을 이어가지 못하였다.  아

아레트도 충격을 받아 한동안은 말을 하지 못했다.

 "누구야?"

 겨우 꺼집어낸 목소리는 예상 외로 차분했다.

 "누구야?"

 아니, 오히려 냉정했다.  깜빡이지 않는 눈에서 또르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래

도 그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누가 그런 미친 소리를 해!! 강함… 그 따위 강함이 궁금해서 내가 호위대를 사지

(死地)로 몰아넣었다고?  내가?! 난 아직까지 그 일을 후회하고 있고,  당시의 나를

저주까지 하고 있어! 근데 내가 그 곳에 간 이유가 강함이 궁금해서라고? 나는 단지

! 그래, 이것도 좋은 이유는 아니지만!  나는 궁금함에 근처로 구경을 갔을 뿐이야!

그리고 빈민가의 깊숙한 곳…? 빈민가로부터 수백미터 떨어진 곳이 깊숙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거야?!!"

 "거짓말, 거짓말, 모두 거짓말이야! 당신은 나를 속였어! 믿었는데, 속였다고!"

 "속이려 한 것이 아니야! 바로 옐스의 부탁! 너를 부탁한다는! 그것 때문에 난  그

의 죽음을 왜곡하고 있는 힘껏,  그의 누명죄가 퍼지는 것을 막았어! 너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난 용왕이 될테다, 옐란.  그리고 가장 먼저 옐스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그의 누명죄를 벗길거야! 나는 그것을 위해 달려왔다!"

 "죽이고 누명을 벗겨? 혼자 다 하는군! 진실은 아버님으로부터 모든 걸 들었어, 이

미!"

 아버님? 옐란은 고아다. 그렇지만 양아버지라면 있다. 바로 안티스. 화룡 군주였지

만, 지금은 반란을 일으켜 화룡왕이 된 자.

 "이런 바보야! 네 아버님이란 자는 지금 반란의 주동자야! 군주인 나의 아버지마저

죽인 자의 말을 믿겠다는거야? 무인으로서의 자신을 버린 그의 말을! 그래, 그래서!

그는 지금은 화룡왕이야. 그가 옐스의 누명을 벗겨주었나! 아니잖앗!"

 옐란의 눈이 크게 떠진다.  눈물이 고여 있어서 그의 눈동자는 크게 출렁거리고 있

었다. 아레트는 자신이 흘리는 눈물은 닦지 않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녀

는… 옐란은 애초에 아레트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을 속였

다고 하니까, 그것도 오라버니의 죽음을 속였다고 하니까 일종의 배신감이 느껴져서

… 그래서 그를 미워했는데.  그 미워함을 부추긴 자는 누구? 그 증오심이 생기도록

알려준 것은 누구? 그 배신감을 느끼도록 처음으로 이야기를 해준 것은 누구?! 바로

안티스다!  그리고 옐란과 아레트의 사이가 틀어지자, 안티스는 곧장 반역을 도모했

다. 왜?  자신의 잘못을 돌리기 위해서일까? 우연일까? 아니, 우연치고는 너무 맞아

떨어지는걸. 그리고 왜 오라버니의 누명을 벗겨주지 않아? 그는 화룡왕인데? 아레트

가 오라버니를 죽인 것을 아는데? 그것을 밝힌다면 자신의 지지도가 오를 것임을 알

텐데, 왜?

 "…아…아…."

 옐란은 기어코 주저앉았다. 검은 이미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는 입을 막

고 한 손으로는 그 손이 떨리지 않도록 손목을 붙잡았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어깨

가 들썩였다. 풀어 헤쳐진 붉은 머리칼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아레트는 아무 말 없

이 자신의 눈물을 그제서야 닦아내었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어 그녀의 머리에 얼굴

을 기대고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옐란의 반응은 없었다.  계속해서 흐느낄

뿐.

 "미안… 속여와서. 그리고… 울려서."

 아레트는 자신의 눈물을 참았다. 여기서 자신까지 울어버리면 종잡을 수 없게 된다

. 문득 생각해보니 옐란의 앞에서 울어버린게 부끄러웠다.  얼굴이 달아오를 지경이

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옐란이 오해가 풀렸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옐란?"

 조금은 진정이 되었는지 어깨의 들썩임이 가라앉았다. 아레트는 예전에 그러했듯이

, 부드럽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어 아레트를 올려보았

다. 너무 울어서 눈은 부어있었지만, 아레트에게는 더없이 아름다운 그녀였다. 아레

트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나… 금방 나올테니까…."

 끄덕. 옐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아레트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서 의식의 방으

로 들어갔다. 그리고 옐란은 그제서야 조용히 미소지었다.

 '…잘 됐다.'

 용신의 성, 지하 1층.  이 곳은 세워지고부터 지금까지 용왕과 용제들이 모여서 담

소를 나누거나 그들의  일족의 일을 처리하기 위한 중대한 문제를 의논하는  용도로

이용되어왔으며,  그것은 반란을 일으킨 용왕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바로 위

인 지상과는 빛과 소리를 비롯한 마나와 기,  존재감까지 모두가 차단되어버리는 아

주 훌륭하면서도 영구적인 별개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 완벽하게 차단해

버리는  탓에 발생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그 훌륭한 예로 그들은 지금 아레트

와 옐란이 부딪힌 일도 모르고 있으며, 의식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

다.  그나마 그들에게 다행인 것은 지하로 들어오기 전에 드래곤들간의 전투가 일어

난 것을 알았다는 것이고, 케니안의 배반도 알았다는 사실이었다.

 콰아앙―!

 빙룡왕, 린트의 주먹이 있는 힘껏 원형의 테이블을 내리 찍었다. 하지만 마나나 기

를 싣지도 않았고,  워낙 견고한 물건이었기에 테이블에는 흠집 하나도 생기지 않았

다. 린트는 욱씬거리는 주먹의 고통을 무시하며 외쳤다.

 "케니안…! 이제와서 배반을 하다니?! 제기랄, 제기랄!!"

 빠득, 하는 소리가 린트의 입에서 나왔다.  그 뿐이 아니라, 이 곳에 있는  자들의

안색은 모두 좋지를 못하였다.  니안은 이들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도 안티스는 냉정함을 유지한 채로 말하였다.

 "흥분하지 마라,  린트. 우리들의 힘이 다시 돌아오면 케니안이 제  아무리 우리들

가운데에서 최강이라고 해도 이길 수 있어. 게다가 우리들의 뒤에는 마룡공, 루트네

씨오가 있지않은가? 후후후…."

 "하지만 지금 우리가 나서는 게 부하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지 않나요?"

 뇌룡 여왕, 슈리가 말하자 안티스는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건 위험해. 나갔다가 케니안이나 우뢰의 가디언과 마주치면 우리가  위험

하다. 1시간 뒤로 미루는 쪽이 좋아."

 아마 안티스가 케니안이 지금 세나와 아레트, 에르만을 데리고 의식을 치루러 갔다

는 사실을… 그리고 그 의식이 완성되면 자신들의 몸 속에 있는 용왕의 힘이 사라진

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지금처럼 여유를 부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과거 케니안이 전해준 잘못된 정보를 아직까지 믿고 있었다.  한편, 그들 중에서 지

룡왕, 레일런트만은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다. 1주일 전의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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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최악의 이벤트 중 하나를 가까스로 넘겼습니다. ㅠ_ㅠ

 그리고 아마도 이번 Ver.에서는 이 전 Ver.보다 두 명이 더 살 것 같습니다. ^_^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6302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6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3 11:30    읽음: 8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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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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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일주일 전.  레일런트는 케니안에게서 1:1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갑작스런 요

구에 의심을 품은  상태로 케니안이 머물고 있는 풍룡의 신전(風龍之神殿)으로 향한

다. 그리고 케니안은 레일런트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게, 레일런트."

 "아아…. 그런데 무슨 일로 이렇게 단 둘이 만나자고 한 건가, 케니안?"

 레일런트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옆에 있는 옷걸이에 걸치고는 푹신한 쇼파에  몸을

묻었다. 1:1이라는 말대로 케니안은 하인들조차 모두 물려둔 상태였다. 케니안은 레

일런트의 반대편 쇼파에 앉아 턱을 괴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약간의 여유는 남겨

두었던 평소와는 달리 진지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네에게 할 중요한 말이 있지."

 "…? 무엇인가? 새삼스럽게 무게 잡지 말고 그냥 말하지, 그래."

 "나는 자네가 왜 안티스를 따라서 반란에 동참하였는지를 알고 있어."

 단도진입적인 케니안의 말에 레일런트의 얼굴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이들에게 있어

서 왜 반란에 동참하였는지에 대한 이유를 묻는 일은 무언의 약속이나 다름없었는데

, 지금 케니안이 레일런트에게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하지만 레일런트가 표정

을 변화시킨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내게 원하는 것이 뭔가?"

 "자네… 그러니까  지.룡.군.주., 레일런트.  자네가 반란에 동참한 것은 지룡왕과

그의 일가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겠지."

 케니안의 말이 틀리지 않았는지,  레일런트는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단지 조심

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오른손을 뻗어 지금은 임시로 자신의 소유물이  되어있

는 지룡왕기를 소환할 뿐이었다. 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어서 나온 레일런

트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 베어 있었다.

 "뭘 바라고 있느냐고 물었다, 케니안."

 "나를 벨텐가?"

 "내 질문에 대한 대답에 따라서."

 단호한 레일런트의 말에 케니안은  진지한 표정을 지우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케니안은 천천히 쇼파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내 힘이 자네를 넘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것은 상관없다. 내 목숨은 이미 예전에 주군께 충성을 맹세함과  동시에  내

것이 아닌 그 분의 것이 되었고, 그 분께서는 지금 명계에 계시니까…  나에게는 망

설임이 없어."

 "그렇지만, 그 분의 마지막 자제분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는 것을 알텐데."

 "……!! 거기까지 어떻게…?!?"

 레일런트의 표정이 그야말로 극악,  그 자체로 바뀌었다. 케니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용제께서 일전에 나에게 말씀 해 주셨네. 내가 무슨 수로 용제님을 설득하여 힘을

정식으로 받아냈겠나.  나는… 그 분의 부탁이자 마지막 명령을 위하여 이렇게 안티

스를 따른 것 뿐. 어찌보면, 자네와 나의 입장은 같아."

 케니안의 침착한 말에 레일런트의 살기가 좀 전에 비하여 많이 누그러들었다. 레일

런트는 검의 끝을 살짝 내리면서 말했다.

 "정말…인가?"

 "물론이다. 뭐,  그러니까 용왕기는 다시 봉인해주시지.  내가 할 이야기라는 것을

들려주지."

 케니안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레일런트의 표정은 점차로 변해갔다. 차분한 표정

에서 감탄한 표정으로. 그리고 거기에서 놀라움으로… 마지막은 감동을 느낀듯한 표

정을 지었다. 레일런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게… 정말인가?"

 "그렇다. 그러니까 안티스의 반란 따위는 이제 곧 끝이지.  자네도…  자네도 내가

말한대로 행동하여 주겠나?"

 "물론이지,  케니안! 자네의 말대로 한다면… 조금이나마 주군께 사죄하는 길이 될

테지."

 그 날, 케니안과 레일런트는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즐겼다.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하고 있는건가, 레일런트?"

 안티스의 목소리가 사색에 잠겨 있는 레일런트를 끌어올려주었다. 레일런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모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레일런트는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갑자기 여러가지 사건이 겹치니까 머리가 좀 아프군. 이해해주게."

 그렇게 말하는 레일런트의 가슴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이제… 이제

잠시 뒤면, 결전의 시간이다.

 '부디….'

 레일런트는 다음 말을 이을 수 조차 없었다.

 세나와 아레트, 에르만이 의식을 위해 성으로 들어간 이후,  일행들은 고전을 면하

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전투의 초반은 일행의 합류로 엄청나게 유리하게 진행되었

다. 카인, 레이젤, 쥬크, 유스틴.  이 네명의 힘을 막기에는 적편  드래곤들의 힘은

너무나도 부족하였다.  그리고 알테아의 실력도 나이는 어리지만 혼자서  동시에 둘

이상의 드래곤 솔져를 상대할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런 상황

이 무너진 것은 일행이 전투에 참여하고 나서 약 반시간이 지난 후였다. 지금까지는

솔져들만이 있던 적편 드래곤들 사이에서 나이트 급의  드래곤들이 하나,  둘 씩 모

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게다가 잠시 후에는 마룡공, 루트네씨오와 함께 몇

몇의 마룡들까지 나타나버려 전세는 일행에게 보통 불리한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불

리하게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너인가? 내 아우를 죽였다는 하이랜더의 가디언 에이드가…!"

 보랏빛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탄탄한 근육을 지닌 마룡이 말하였다. 그의 말에

레이젤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며, 자신이 그런 짓을 했던가,  에 대하여 심각

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누굴 닮았는데… 그 마룡 백작이라는 아저씨의 형인가?"

 "마룡 백작 트리언의 형인 마룡 백작 트리시온이다!"

 트리시온이라고 스스로를 밝힌 마룡은 허리춤에 매여져 있는 자신의 검을 재빠르게

뽑아들고는 레이젤의 두상을 노리고 찔러넣었다. 가볍게 공격을 피해낸 레이젤의 얼

굴에는 장난기 어린 미소가 피어올랐다.  프로즌 소드를 왼손으로 옮겨 쥔 레이젤은

오른손에는 강하게 회전하고 있는 소규모의 소용돌이가 생성되었다. 그때 였다.

 "나는 트리언 형의 아우인 마룡 자작, 트리자드!"

 갑자기 뒤에서 굵직한 목소리와 함께 굵은 팔뚝이 레이젤의 목을 졸라댔다. 졸지에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레이젤의 복부에 그대로 트리시온의  무릎이 꽂혀들어갔다.

레이젤의 몸이 충격으로 움츠러 들었고,  그와 함께 그의 오른손에 생겨났던 소용돌

이는 공중에서 분해되어 사방으로 물을 뿌렸다.  레이젤은 힘겹게 시선을 뒤로 보냈

다.

 "제길, 이봐. 그거 알고 있나?"

 마법사인 트리언과 검사인 트리시온에 비하여 월등히 거대한 근육을 지닌 트리자드

는 현재 모습으로도 족히 3미터는 넘는 거대한 몸집이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한 것

인지 그의  몸은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근육질이었다.  트리자드는 레이젤의 말에

험악한 인상을 쓰며 대꾸했다.

 "뭘 말이냐."

 "목을 조르는 것은 생각보다 풀기가 쉬워! 절대적으로 자신의 힘을 믿는게  아니라

면, 차라리 팔을 잡으시지 그래?"

 어느새 역수로 취해진 프로즌 소드의 검날이 트리자드의 배를 뚫었다. 아무리 마룡

이 초인적인 존재라고는 하여도 갑자기 그런  공격을 받게 된 상황에서 꿈쩍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고, 덕분에 레이젤의 몸은 자유롭게 되었다.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면

서 검을 뽑아낸 레이젤은 뒤에서 접근해오고 있던 트리시온의 턱을 차올렸다.  가볍

게 착지에 성공한 레이젤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검을 고쳐잡았다.

 "백작과 자작의 협공이라… 재밌겠는걸?"

 "재미라는 단어를 쓸 때를 제대로 모르는 듯 하군!"

 보랏빛으로 둘러싸인 트리시온의 검이 대각선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사각에서

는 어느새 배의 상처를 완전하게 회복시킨 트리자드가 마기가 가득 실린  주먹을 쥐

고 달려들었다.

 "단순하군, 그에 대한 내 선물이다! 하압!"

 기합과 함께 힘차게 레이젤의 왼손이 위로 뻗어졌다. 그리고 그 위에서는 지름 1미

터의 서리가 어리기 시작하더니, 급속도로 얼음으로 변해나갔다.  그 덩어리는 레이

젤의 왼손이 쥐어짐과 함께, 수백 조각으로 나뉘어진 그 얼음 덩어리는 찰나의 순간

동안  공중에 멈춰있다가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마치 비처럼 트리시온과  트리자드,

양 쪽을 향해 퍼붓듯이 쏟아져내렸다.

 "크악!!"

 누가 먼저라 할 새도 없이 둘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터져나왔다. 당연히 그 조각

들에게 전혀 피해를 입을 염려가 없는 레이젤은 우선 동생, 트리자드를 향해 달려들

었다.

 '트리… 제길,  셋 다 트리트리트리니까 아무 것도 생각안나잖아.  어쨌거나 저 검

들고 쇼하는 마룡보다는 맨손으로 쇼하는 녀석 쪽이 더 강하다.  힘과 마기 모두…!

경험이 좀 더 떨어지긴 하지만… 잠깐, 경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레이젤의 몸이 우뚝 멈추었다.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트

리자드를 향해 몸을 던지듯이 날리긴 했지만, 이미 늦었었다. 판단 미스다!

 '힘과 마기는 떨어질지 몰라도… 이런 상황을 순간적으로 파헤치고 나와 적을 공격

할 수 있는 자는 이 녀석이 아니라….'

 카아아앙―!!

 곧장 돌아서면서 휘둘러진 프로즌 소드에 뭔가가 부딪혔다는 느낌이 레이젤에게 전

달될 무렵 날카로운 금속음이 그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이쪽… 경험이 많은 녀석이다!'

 레이젤은 빠득, 하고 이를 갈았다.  재밌겠다고는 말했지만, 사실 레이젤은 상당히

조급한 상태였다. 용신계 어딘가에 있을 아루나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

에서 한 명을 먼저 보내버릴 절호의  찬스를 잃었으니 스스로에게 화가 날 지경이었

다.

 "으으―아아앗!!"

 길게 기합을 터뜨린 레이젤의 양 팔의 근육이 꿈틀거렸고, 힘줄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순간적으로 올라간 팔의 힘으로 트리시온을 검과 함께 밀

어내는 일은 간단했다. 트리시온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자 레이젤은 그제야 트리자

드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그 사이 트리자드는 빗발같이 퍼붓던 얼음 조각

들의 틈을 헤치고 나온 상태였고, 이미 레이젤에게 강한 한방의 펀치를 먹이기 위하

여 예비 동작에 들어간 상태였다.

 "제길…!!"

 레이젤은 곧장 양 팔로 교차 방어를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트리자드의 허리를

이용한 원심력과 주먹 끝에 실려있을 무게. 그리고 팔의 회전이 더해진 공격을 방어

해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다. 그런 것을 모를리가 없는 레이젤이었지만,  지금

그는 자신이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상태였다.

 "그  분은 나중에 빙룡왕과의 싸움을 위하여 힘을 비축하셔야 하는 분이십니다. 그

러니까 두 분은 제가 상대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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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630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7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3 11:30    읽음: 8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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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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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고 가느다란… 그렇지만 분명히 남자의 것임이 분명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람의 정령들의  힘으로 구성된 화살이 음속을 넘어서는 속도로 날아들어 트리자드

의 팔을 날려버린 직후였다. 팔이 통째로 날아갔으니만큼 그의 팔에서부터 분출되어

나온 피는 용신계의 주변 대지를 물들였다.

 "끄아아아악?!!"

 트리자드는 놀라움이 섞인 비명을 내지르면서 이제는 자신의 신체를 구성하는 일부

가 아니게 된 채로 바닥을 뒹굴고 있는 오른팔을 바라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트리자

드의 오른팔은 아직까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바닥에 착지한 트리시온의 눈

은 크게 떠질 수 밖에 없었다.  첫째 동생의 복수를 방해하는 난입꾼이 등장과 동시

에 이제는 막내 동생의 팔을 앗아가버린 것이었다. 트리시온의 눈에 핏줄이 섰다.

 "네 놈은 또 뭐냐?! 나는 동생의 복수를 해야한다! 방해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방해자, 유스틴은 미소를 지었다.

 "복수라니 말도 안되는군요. 동생분께서는 정당한 대결에서 패하셨기 때문에  돌아

가신겁니다. 어쨌거나 당신의 상대는 저입니다. 레이젤 님. 빙룡왕과의 싸움을 생각

하셔서 제게 이 싸움을 물리십시오."

 "아아, 그 편이 나도 편하지만…."

 레이젤은 말끝을 흐리며 트리시온을 바라보았다.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그가  자신

을 뒤로한 채로 유스틴과 싸우려고 할 지가 의문이었던 것이다.  트리시온이 레이젤

과의 싸움을 계속해서 원한다면, 거기에 응해줄 생각을 가진 레이젤이었다.

 "시끄럽군!! 너부터 없애주겠다, 말라 비틀어진 하이 엘프 자식!!"

 다행히도 트리시온은 레이젤의 우려와는 달리 유스틴을 향해서 검의 끝을 돌렸다.

 "그러니까 아까부터 제가 상대해 드리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유스틴의 입가에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올랐고, 그와 함께 그의 몸이 빠르게

대지를 달렸다.  유스틴은 능숙한 손동작으로 자신의 소검을 뽑아들면서 엔리멘탈을

어깨에 둘렀다.

 "갑니다."

 짧은 말과 함께 유스틴의 소검이 공기를 가르며 휘둘러졌다. 트리시온은 그 단순한

공격을 속으로 비웃으며 검을 세로로 세워 공격을 막아내었다.  검을 비틀어 유스틴

을 떨쳐낸 트리시온은 검을 옆으로 눕혀 횡으로 크게 휘두를 자세를 취하였다.

 "별 것 아닌 것이 덤비는… 흡?!"

 트리시온의 사각으로 날아든 유스틴의 돌려차기가 그대로 그의 관자놀이에  가격되

었고, 순간적으로 평행 감각을 잃은 그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유스틴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결정타를 날리지 않는 대신에 몸을 숙이고는 뒤로 돌아서며 오른발을

쭉 뻗었다.  고통을 이겨내고 그의 뒤를 노리고 달려들고 있던 트리자드는 유스틴의

발에 걸려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유스틴은 몸을 일으키며 그 힘을 이용해 트

리자드의 턱을 쳐올리고는 곧장 발을 뻗어 트리시온의 명치를 걷어찼다.  자세를 바

로잡은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마룡의 형제들을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저를 너무 우습게 보지는 마십시오.  저의 힘은 하이랜더 가디언 에이드이신 레이

젤 님보다 강합니다."

 적색과 청색의 검광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주변에는 불꽃과 뇌전의 기운이 넘쳐

났다.  그 두 가지의 힘은 경이적이라고 할 만치 강력한 것이었지만, 두 힘이 노리고

있는 목표물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있었다.

 "핫!"

 짧은 기합과 함께 휘둘러지는 헬파이어의 주변으로 붉은 불기동이 소용돌이 치면서

피어올랐다. 불기둥은 카인의 손길에 따라 헬파이어가 떨림과 동시에 쏘아졌다.  그

불기둥이 노리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마룡공,  루트네씨오… 그는 카인이 쏘아낸 불

기둥을 왼손을 한번 옆으로 긋는 것으로 쉽게  소멸시켜버렸다.  오른손은 여유있게

바지의 주머니에 찔러넣은 상태였다.  그 사이 카인은 그의 위로 뛰어올라 후속타를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폭열참(暴熱斬). 이름 그대로 기술의 시전과 함께 헬파이

어의 주변에 존재하는 대기가 뜨겁게 달구어졌고,  카인과 루트네씨오의  눈에는 그

대기가 아지랑이로 변하는  지경을 넘어서 붉게 달구어진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이윽고 헬파이어가 루트네씨오를 향해 휘둘러지고 그가 그것을 막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투콰아아아아아아앙―!!!

 그러나 그 폭발에 루트네씨오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어느새 카인의 멱살을 움켜

잡은 그는 차가운 미소를 보였다.

 "터져."

 마법의 극에 이른 존재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지금은 드래곤  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존재가 손에 꼽을 정도인 용언 마법이 루트네씨오에 의해 시전되었다. 그와

함께 카인이 일으킨 폭발의 배는 될법한 폭발이 일어났고, 카인은 그와 함께 힘없이

퉁겨 나갔다. 원래의 용언 마법은 이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사용자가 사용자이니 만

큼 그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일단 카인을 날려보낸 루트네씨오는 천천히 주위를 둘

러 보았다.

 "플로시네는…."

 플로시네는 쥬크의 성이다.

 "거기였군. 막아, 퉁겨."

 순간적으로 쥬크의 위치를 파악한 루트네씨오는  위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퉁겼다.

또 다시 용언 마법을 사용하는 것만 보아도 루트네씨오의 힘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용언 마법이라는 것은 간단하게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그 한마디

의 말로 마나를 재구성하여 마법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정해진 수

인을 맺고 주문을 외워서 쉽게 마나가 모여들게 해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놀라운 것이었다.

 어쨋거나 그의 첫번째 말에 반응하여 생겨난 짙은 녹색의 바리어가 쥬크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그리고 두번째 말에 반응한 공기가 높은 밀도로 압

축되었다가 터지듯이 압축이 풀리면서 쥬크의 몸은 다시 위로 치솟아 올랐다가,  한

참 뒤에 바닥에 추락했다. 그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루트네씨오는 쥬크를 향해 손

을 뻗고는 손목을 아래로 젖혔다.

 "눌러."

 쿠구구구구궁―!!  먼 곳에서도 확연히 들릴 정도의 굵직한 진동음과 함께 쥬크 주

변의 중력이 루트네씨오의 마법에 의해 가중되어 버린 것이었다.

 "크윽…!"

 "좀 더 분발해 볼 의향은 없는가? 슬슬 재미가 없어지려고 하는데 말야.  너희들이

이 곳에서 나를 붙잡아 두지 않는다면…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너희들의 패배는

확정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까. 그건 인정하리라고 본다."

 "인정합니다."

 뒤에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끼기가 무섭게 카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루트

네씨오가 쥬크에게 신경을 쓰는 사이 그에게 접근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카인이 접

근에 성공했다고 해서 루트네씨오에게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을 루트

네씨오는 마기가 담긴 왼손을  휘둘러 카인의 명치를 쳐올리고 가로로 거칠게  팔을

휘돌려 그를 날려보내는 것으로 몸소 증명해보였다.

 "방금 것은 아주 좋았어.  공격을 시도조차 하지는 못하였지만, 접근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칭찬해주도록 하지."

 "영광이군요."

 그래도 폭발으로 날아갔을  때 보다는 충격이 덜하였는지 카인은 쉽게 몸을 일으켰

다.  물론 쉽게 몸을 일으킨다고 해서 입가로 흘러내리고 있는 피가 어떻게 되는 것

은 아니었다.  그와 비슷한 시간에 쥬크도 용언 마법으로 중력이 비정상적으로 강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앗!"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둘은 거의 동시에 루트네씨오를 노리고  뛰어들었다.

카인의 거리가 쥬크에 비하면 가까운 편이긴 했지만,  쥬크의 스피드는 카인의 그것

을 넘어서기 때문에 그들이 루트네씨오에게 공격을 하는 시간은 같다고 봐도 무방했

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루트네씨오는 빙그레 웃었다. 그의 왼팔이 원을 그린다.

 "방어."

 이번에도 용언 마법이었다.  루트네씨오의 용언 마법은 이번에는 '막아' 라는 말로

생겨나는 녹색의  방어막인 바리어보다 훨씬 고급의 주문,  무형의 방어막인 쉴드를

이루어내었다.  그 무형의 방어막은 시전자의 몸 주변에 둥글게 형성되어 카인과 쥬

크의 공격을 손쉽게 막아내었다.  둘의 검이 쉴드에 부딪히는 순간 루트네씨오는 또

하나의 용언 마법을 시전하였다.

 "반격."

 그의 말에 의해 재구성된 주변의 마나들은 카인과  쥬크가 쉴드에 내려친 공격력을

그대로 그들에게 되돌려 보내었다.  즉, 10의 힘으로 쳤다면 자신이 10의 피해를 입

는 것이었다. 이런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공격을 했던 둘은 자신들의 공격력을 고스

란히 되돌려 받으면서 바닥을 뒹굴었다.

 그야말로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아니, 이미 싸움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지

경이었다. 카인과 쥬크.  하이랜더 중에서도 10위내에 들어가는 강자들을 상대로 현

재 신들을 제외한 모든 존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자이자, 신들을 포함하여도 10번째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 힘을 지낸  존재인 루트네씨오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양손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뿐인가? 루트네씨오는 계속해서 그들이 공격을 해오면

그것을 막아내고 공격을 했을 뿐, 선공을 날린 일도 없었으며 더욱이 자리를 이동하

지도 않은 상태였다. 존투는 오직 용언 마법에 의존하고 있었다.

 "폭발."

 고급의 용언 마법을 시행하면서 그가 가리킨 대상은 쥬크였다. 강한 폭발이 일어나

면서 쥬크의 몸은 헌신짝처럼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그런 와중에도 그가 아끼는 로

브만은 안전했다. 쥬크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한 탓도 있었지만,  그의 과거

를 알고 있는 루트네씨오가 그런 점을 특별히 배려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루

트네씨오는 아직 쥬크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재미가 영 없군. 슬슬 드래곤 사냥을 가볼까?"

 "저를 잊으신 모양입니다."

 약간은 짜릿한 느낌.  루트네씨오는 그 느낌이 전해져 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는 또 다시 그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접근해온 카인이 보랏빛에 의해  휩싸

여있는 헬파이어를 휘두르려 하는 모습이었다. 바로…

 "파검인가."

 루트네씨오는 반사적으로 주머니에 찔러두었던 오른손까지 빼들고는 양  손에 마기

를 집중시켜 카인을 향해 휘둘렀고, 그 손은 헬파이어와 맞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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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662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5 17:20    읽음: 6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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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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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아아아아아앙―!!!!

 "크으윽…!"

 파검이라는 검술은 카인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검술 중의 한가지. 그

러니만큼 파괴력에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몸에 오는 부담도 컸다

. 하물며 지금과 같이 몸이 성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그에게는 더 큰 충격을 가져다주는 요소가 존재하였다.

 '빌어먹을….'

 카인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루트네씨오가 양 손으로 쳐냈다고는 하지만, 급

하게 모은 힘이 그렇게 강할리는 없었다. 그렇지만 루트네씨오의 마기가 담긴 양 손

은 카인이 사용한 파검의 힘을 완전히 중화시켜버리고는,  그보다 한 술 더 떠서 카

인을 날려버렸다. 과거, 미카엘에게 파검을 적중시켰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파검의 완성 단계가 제법이군. 하지만, 공격 자체는 별 것 아니었다. 내가 두 손

을 사용한 것은 파검이라는 검술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었다."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작게 말하였지만, 루트네씨오의 그 말은 유난히도 카인의 귀

에 잘 들려왔다.  아니,  잘 들려온 것이 아니라 그 사이 루트네씨오가 카인의 바로

앞 까지 접근해 온 상태였다. 위로 올려진 루트네씨오의 왼팔의 팔꿈치가 카인의 어

깨를 내리찍었고, 버티기 힘든 그 힘에 카인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레카드.  너는 분명히 검술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는 종족인 하이랜더 중

에서도 특히 검술에 재능이 뛰어난 그야말로 천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하이

랜더들은 복이 많군. 플로시네와 이지스(레이젤)이라는 두 천재가 더 있으니까 말야

. 하지만 너희 셋은 모두 다른 타입니다. 플로시네는 후천적인 천재이지. 서로 상반

되는 힘이 체내에서 융합되면서 그 힘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 드문 타입이다. 어쩌

면 다시는 없을지 모를 그런  녀석이지. 이지스는 자세히 지켜보지 못해서 확정짓기

는 어렵지만, 싸울때마다 성장해가는 그런 타입인 듯 하더군.  물론 배우는  속도도

남에 비하면 빠른 편이겠지만. 사실 난 이런 타입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이런 녀석

은 지켜보는 재미가 없거든. 계속해서 싸우자고 덤벼들게 뻔해."

 길게 말을 한 루트네씨오는 잠시 심호흡을 하였다.  카인은 몸을 일으킨  상태였지

만,  몸을 회복할 시간도 벌 겸 해서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최강의 존재라는 그의 시점에서 바라본 자신의 평가를 듣고 싶었다.  레

이젤에 관해 그가 내린 평가는 정확했다. 루트네씨오는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너의 경우에는 그 누구보다도 배우는 속도가 빠른 타입니다.  킬린이라는 좋은 스

승이 없었다면,  지금의 너는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너는 다행히도

좋은 스승을 만났고, 그 덕분에 이렇게 하이랜더 가디언 에이드라는 칭호를 얻게 된

것이지. 그렇지만, 말 그대로 배우는 것만이 빠를 뿐이야.  하이랜더들의 주 기술은

대부분이 속성에 의지하고 있으며,  다른 속성이 그런 기술을 배우기는 불가능하지.

다행히도 속성에 의지하지 않고도 강한 위력을 가진 두 검술… 광검과 파검이  있었

기에 너는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야. 너는 거기에

서 만족했을 뿐,  더 이상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더 배우려고 하지

도 않았지. 하다못해 킬린의 필살기 정도라도 배워뒀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그 분께서는 저에게 더 이상의 가르침은 주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가? 실례 했군. 제자에게 마지막 고비  쯤은 남겨두고 싶었나보지.  아니라면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뭐, 그 얘기는 별로 상관 없으니 제쳐두고 내 말을 마져하

도록 하지. 너는 그저 예전에 남이 만들어둔 것을 그대로 따라할 뿐이었다. 레카드.

모든 것은 진화해간다. 그것은 마법도 마찬가지이고, 검술에도 마찬가지이지.  그런

가운데서 너는 오직 과거의 것을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루트네씨오의 지적에 카인은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잠시

후 그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쥬크의 경우는 알 수 없지만, 레이젤의 경우에는 해

왕멸살참이라는 기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스스로 터득한 기술이지만,  자신의 경우

에는 모두 킬린의 아래에서 배운 것들 뿐이었던 것이다.

 "한 가지 충고를 해볼까? 너만의 기술을 만들어내라.  아니,  꼭 만들 필요는 없겠

지. 정 안되면 기술을 합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다. 그것도 안되면, 훔치거나."

 적의 말이었지만, 그 어느 하나도 틀리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카인은 그의 말을

속으로 깊게 새겨 들었다.

 "말씀 감사했습니다. 한가지 틀린 것이라면, 하이랜더 중에는 또 하나의 천재가 있

다는 사실이죠."

 "…그래? 흥미있군."

 "날때부터 보통 하이랜더보다 강한 능력을 타고나 그 능력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

는 녀석이 있습니다. 일단은 제가 가르치고 있긴 합니다만."

 "보통 천재라는 녀석들은 그런 타입이지. 재미있군.  모두 다른 타입의 천재들이라

니. 녀석이 강해지는 날도 기대해보겠다. 자아, 그럼 전투를 다시 시작해볼까? 플로

시네도 부활했고, 말야."

 루트네씨오는 그의 뒤에서 몸을 일으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쥬크를 가리키며  말했

다.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나는 나가봐야겠네."

 레일런트는 문득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안티스는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

다. 곧 그의 질문이 이어졌다.

 "어딜 가겠다는 건가, 레일런트? 지금 나갔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몰라."

 안티스의 질문에 대꾸하기 위해 레일런트의 머릿 속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되

기 시작했다. 어서 나가지 않으면,  케니안과의 약속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부작용의 시간이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라는 대답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것도 아니었

다. 일찍 끝났다고 해서 보내줄 것 같지도 않았던 것이다.  운이 없으면, 아무리 부

작용이 없어진 상태라고 해도 협공을 받아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얼

마 후면, 다른 자들의 부작용도 끝이 날테니까 먼저 나가겠다는 말은 그들에게 의아

할 뿐이었다. 결국 그는 최후의 선택을 했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나."

 ……. 그렇다, 화장실이야말로 지금 그가 댈 수 있는 최고의 핑계였다. 용신의 성,

지하 1층에 위치한 공간은 중대한 일을 처리할 때 용왕들과 용제가 모여서 긴밀하게

회의를 나누는 그야말로 비밀의 공간이었고,  그렇기에 이 곳에서 오간 대화나 이루

어진 일이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용족으로서는 상당히 문제가 될 법한 일이었다.  그

렇기 때문에 시공할 당시부터 첩자따위가 숨어들 장소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각이라

고는 전혀 없이 확 트인 공간.  그런 곳에 화장실이 따로 비치되어있을 이유는 없었

다. 그 또한, 혹시 있을지 모를 첩자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장소가 될 테니까 말이다

. 그런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는 레일런트였다. 그의 말에 유일한 여성인 슈리는 살

짝 얼굴을 붉혔고, 린트는 실소를 터뜨렸다. 안티스도 그를 따라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장실 생각이 난단 말인가? 거 참, 대단하다면 대단하군.  뭐, 금

방 다녀오게나."

 "그러지."

 레일런트는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면서 방과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통로의 문을 열고

방을 벗어났다.  방의 문이 열리는 그 짧은 순간, 방 안의 존재들이 밖의 기운을 눈

치챌 수도 있겠지만, 다행이게도 그가 화장실을 핑계로 댄 덕분에 모두 웃느라고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뭐, 레일런트는 그런 것 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었지만

….

 "후우…. 간신히 시간은 맞추겠군. 서두르지 않으면, 케니안이 위험하다."

 방을 벗어난 레일런트는 의식의 방이 있는 4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케니안과

의 약속을 위해서… 이제는 죽어버리고 없는 자신의 유일한 주군인 지룡왕과 주군의

유일한 혈통인 아직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왕자를 위해서…  그리고 반란을 일으

킨 군주들의 파멸과 정통 용왕족들의 승리를 위해서…!

 탕탕탕―!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지 않고는 날 수가 없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퍼졌다.

이제 막,  아레트와 에르만의 전승 의식을 마친 케니안은 오른소매로 이마에 흘러내

리는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순리에 어긋난  힘을 다시 순리에 맞도록 이끄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이제 세나의 의식만을 남겨두고 있는 케니

안은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지?"

 그의 한 마디는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지금 문을 두드린 자가 누구냐에 따라

서, 이 전쟁에서의 승패가 달려 있었던 것이다. 만약 용왕들이라도 쳐들어오게 된다

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레트와 에르만의 의식이 끝나기는 했지만, 그들이 의식의

방을 나서기 전에는 진정한 완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힘이 생기지는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다행히게도 문을 두들긴 존재는 케니안이 내심 기다리고

있던 자였다.

 "레일런트."

 케니안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렇지만, 레일런트라는 말에 세나와 아레트, 에르만은

전투 자세를 취했다. 그것을 본 케니안은 빙그레 웃으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후훗, 안심 하십시오. 레일런트, 그는 아군이니까요."

 "아군…?"

 누가 뭐랄것도 없이 넷은 거의  동시에 케니안에게 반문을 하였다. 케니안은 문 쪽

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문의 잠금장치를 풀기 위하여 그것을 조작

하기 시작한 그는 뒤를 바라보지 않고 말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저와 몇 일 전부터 함께 계획을 짜던 친구입니다."

 딸깍―.

 가벼운 소리를 내면서,  고급 잠금 주문이 걸린 정성스레 세공된 잠금장치가  열렸

다. 케니안은 문의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밖에는 현재,  지룡왕이라고 불리고

있는 존재인 레일런트가 서 있었다.  그는 방에 들어서서 안에 있는 세나,  아레트,

에르만을 향하여 무릎을 꿇었다.

 "지룡군주, 레일런트가 위대하신 존재들을 뵙사옵니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상 예를

더 이상 차리기가 곤란한 점, 사죄드립니다."

 말을 마친 레일런트는 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는 케니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표정에는 엄숙함. 그 자체가 서려 있었다. 짧게 심호흡을 한  그는 마음을 굳힌  듯

말하였다.

 "그럼, 케니안. 의식을… 나의 의식을 진행하여 주겠나?"

 "그러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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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휴가 갔다가 생각보다 일찍 왔습니다. 꽤나 즐겁게 보냈습니다. ^^;

 강가에 텐트 치고, 에어 침대나 고무 보트 타고 강에서 이종 사촌들이랑 놀기도 하

고, 매운탕도 해먹고 했습니다. -_-v (물론 낚시는 저희 아버지와 이모부께서, 쿨럭

;;;)

 내년이면 저는 그 곳에 없겠지요. 고3에게 휴일은 없으니까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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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663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0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5 17:21    읽음: 6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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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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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무슨 일인지 우리에게 설명을 해 줘야 할 것 아냐?  레일런트  경의 의식이

라니? 그 정도의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든 것은 다름아닌 세나였다.  케니안은 세나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그는 세나를 향해 고개를 꾸벅였다.

 "물론입니다, 왕녀님. 설명을 해드리지요. 지룡군주,  레일런트는 화룡군주인 안티

스의 반란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안티스를 따른 것에는 지

룡왕에 대한 충성이 밑바탕이 되고 있죠."

 "그 다음은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안티스의 반란이 일어났을 때,  주군을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제 힘도 따라주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군

과의 짧은 대화를 거쳐 주군의 아드님이라도 무사히 살리자는 쪽에 의견을 모아  그

분을 몰래 빼돌렸습니다."

 레일런트의 설명이 끝나자 곧바로 아레트가 이의를 제기하였다.  도저히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세나와 에르만도 궁금한 것이었다.

 "구해냈다고요? 지룡족의 왕자인 케론 형은 반란 당시, 죽었지 않습니까?"

 "…지룡족의 왕자 분은 한 명이 아닙니다.  표면적으로는 외아들로  처리되고 있지

만,  저의 주군께는 케론 왕자님과는 배다른 형제가 존재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그

분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주군께 그 분이 가지신 힘을 물려받았습니다. 숨기고는 있

었지만, 저는 케니안과 마찬가지로 힘에 대한 부작용 따위가 없습니다. …그리고 케

론 왕자님께서는 그 때 자결하셨습니다. 짐이 될 바에는 죽는게 좋다면서….  그 분

의 호탕하시던 성격이 그렇게 원망스러웠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날을 기다리며 수모를 참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힘을 마지막 남은 지룡왕족의

후계자 분께 돌려드리기 위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 분은 아마도 문명계  쪽에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청하옵건데,  군주들의 반란이 종결된다면, 그 분을 찾으셔

서 지룡왕의 자리를 주셨으면 합니다. 이제 그 분께서 지룡왕의 힘을 받으실테니 말

입니다."

 "물론입니다. 제가 맹세하죠."

 아레트는 빙그레 웃으며 말하였다. 아레트는…  어릴 때부터 3대 용제가 될 아이라

고 불리웠다.

 "감사합니다."

 아레트에게 인사를 한 레일런트는 케니안의 앞에 섰다. 마주한 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레일런트는 만족감이 케니안은 씁쓸함이 베어있는 미소였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케니안. 이것이 자네와 나의 맹세가 아니었던가?"

 "후우…. 그럼… 시작하지."

 말을 마친 케니안은 곧장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가 지금 외우는

주문은 아레트와 에르만의 의식을 행할때 외던 주문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아레트

와 에르만의 의식에 사용된 주문이 밝고 희망이 서려있으며, 강인한 느낌이 드는 것

이었다면 레일런트의  의식에 사용되고 있는 주문은 슬픈  듯한 느낌과 함께 비장함

이 느껴지는 주문이었다.  단순히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중얼거릴 뿐인데 이러한 느

낌이 든다는 것은 아마 그 주문이 이루어내는 결과의 차이때문일 것이다.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레일런트의 몸에서는 녹색의  광채가 은은하게 퍼져나오기

시작하였고,  그 성스럽기까지 한  광경에 케니안과 레일런트를 제외한 이들은 저도

모르게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이윽고, 케니안의 눈이 떠졌다. 그의 눈과 레일

런트의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레일런트는 그에게 손을 내밀며 다른 이에게 들리

지않을 정도로 작게 그에게 뭐라고 말을 건내었고,  케니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아 악수를 하였다.

 피이이이이이잉― 슈왕!!

 녹색의 빛이 번뜩여 모두의 눈을 멀게 하였고,  그 순간 레일런트의 육신은 사라졌

다.  그의 몸에 녹아들어있던 용왕의 힘이 본래의 주인을 찾는 순간, 자연의 순리에 

따라 그가 희생양이 된 것이었다. 에르만의 입이 떨어졌다.

 "레일런트는…?"

 케니안의 몸이 약간 움찔했지만, 다른 이들이 눈치챌 정도는 아 니었다.  케니안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소멸되었습니다. 다른 군주들이 강제적으로 용왕의 힘을 습득해냈다면,  레일런트

는 자연의 순리를 어겨 그 힘을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힘이 본래의

주인을 되찾는 것과 동시에 그가 희생양으로 선택되어버린 것입니다."

 "…! 그럼 케니안도…?!"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세나의 걱정어린 질문에 케니안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꾸하였다.  확답을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케니안의 미소에 안심이 되었는지 세나는 그를 따라 미소를 지었

다.  그렇지만 세나는 케니안과 레일런트가 같은 형태로 힘을 보관하고 있다는 점을

놓쳐버렸다. 그리고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와는 무슨 말을 한거지?"

 "그게 신경 쓰이나봅니다, 왕녀님?"

 "으응? 좀 그렇네."

 세나는 멋쩍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냥 고맙다, 정도 였습니다."

 "으음… 그래…?"

 "자아, 그럼 이제 왕녀님의 의식을 진행하도록 하지요. 제 앞에 서 주십시오."

 세나가 자신의 앞에 서자, 케니안은 레일런트가 소멸하기 직전 하였던 말을 자연스

럽게 떠올렸다.

 명계에서 만나자.

 그 말을 떠올리자 케니안은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서야 다시 만

난 이 어린 왕녀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그나마 다

행인 것은 그녀가 기댈 곳이 있다는 것… 카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케니안은 세나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럼,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레일런트, 명계에서 만나도록 하지. 왕녀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카인…

왕녀님을 부탁하네.'

 케니안의 주문이 시작되자, 세나는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말았다. 세

나에게 행하는 주문은 전통적인 의식…  그렇기 때문에 세나는 그  신성한 분위기에

압도된 것이었다. 한 편, 아레트와 에르만, 옐란은 케니안의 변화에 적지 않게 놀라

고 있었다. 지금까지 땀을 좀 흘린 것을 제외하면 전과 다를 바 없이 건강한 모습이

었던 그가  세나의 의식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초췌한 모습으로 변하여 간 것이었다.

아레트가 급히 나서서 그를 말리려 했지만,  케니안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오른

손을 뻗어 아레트의 행동을 저지하였다.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런 그의 변

화를 지켜보고 있어야만 했다.

 "…읍…!!"

 한 구절의 주문이 끝남과 함께 케니안은 짧막한 신음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와 함

께 그의 입에서 선혈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조금 컸는지 세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케니안…?!"

 "놀라실 것 없습니다. 제가 지닌 힘을 전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

이니까요. 저의 죽음이라는 것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 너도 모르겠다고 하지 않았어?"

 "후후. 그때까지는 저도 몰랐다고 쳐주시겠습니까?  만약 그 때 왕녀님께서 이러한

사실을 아셨다면, 과연 의식에 응했을지 의문입니다만."

 그 말에 세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만약 케니안의 죽음을 댓가로 하여 자신이 용

제의 힘을 얻게 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자신이 과연 이 의식에 응하여 이 자리

에 설 수 있었을까? 말도 안돼는 소리이다. 분명히 의식을 거부하고, 의식의 방에서

뛰쳐나갔을 것이 뻔하였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만, 그만…! 의식을 멈춰. 난… 난 용제의 힘을 받지 않겠어!"

 "이미 늦었습니다, 왕녀님. 도중에 의식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지

금 왕녀님이 전해받으시는 힘은 용제의 힘이 아닙니다. 용왕의 힘이죠. 선대 용제이

신 세레이트 폐하께서 돌아가신 지금, 용제의 힘이라는 것은 사라진 겁니다. 용제라

는 존재는 본래 용왕이란 존재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자에게 선택되어지는 힘이니까

요. 아마도… 아레트 전하께서 용제가 되실 듯 합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난 이렇게 까지 하고 싶진 않아.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를 잃고… 모든 가족과 친척을 잃고 이제 케니안까지  잃으라고?  그럼 나는 어쩌라

고!"

 "저는 원래부터 잃었던 존재가 아닙니까? 그리고 왕녀님께는 아직 카인이란 존재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 여식인 케이가 왕녀님을 도와드릴 겁니다."

 케니안의 딸, 케이라는 이름에 반응을 보인 것은 세나가 아니라 에르만이었다.

 "케이아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는건가?"

 "아… 그러고보니 에르만 왕자님께서 제 여식에게 관심이 좀 있으셨군요. 후훗. 예

, 그 아이는 무사합니다. 풍룡의 신전에서 자고 있을겁…!!"

 말을 중간에 끊은 케니안의 표정이 확연하게 굳었다.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

었고, 곧 케니안은 급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눌 때가 아닙니다. 용왕들의 부작용이 끝날  때가 되어가는군요.

서두르지 않으면 안됩니다. 왕녀님…!"

 "…알았어."

 에르만과 케니안의 대화가 오가는 짧은 사이에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본 세나는 결국

고개를 떨구며 의식을 해도 좋다는 표시를 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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