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장 : 혁명? 반란?] (15/15)

                            [13장 : 혁명? 반란?]

 "지루한 시간은 끝이군."

 안티스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어렸다. 드디어 지겨운 시간이 끝이 났다. 이 갑갑

한 지하에 숨어서 있을 이유도 이제는 없어진 것이다.  용왕의 힘이 다시 돌아왔다.

안티스는 단숨에 몸을 일으켰다.  그를 따라 방 안에 있던 린트와 슈리도 몸을 일으

켰다. 린트는 문 쪽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 레일런트가 너무 늦는데?"

 어딘가에 있을 지룡왕의 마지막 후손에게 자신의 모든 힘을 물려주고서 레일런트가

소멸되었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다른  공간과 구분되는 별개의 공간인 이 지하실에서

느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린티는 대답을 요하는 듯이 시선을 안티스에게로 돌렸다

. 안티스는 턱을 괴고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잠시 후, 그의 대답이 들려왔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레일런트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소비할 수 는 없다. 자칫 잘못

하면 잠깐의 시간 때문에 우리가 패배할지도 모르는 일. 나가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안티스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린트와 슈리도 말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슈리는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밖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글쎄…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거다. 우리들이 합세하면,  역전이 가능할거

야. 누가 뭐래도, 마룡공이 우리들 편에 서서 손수 싸워주고 있지 않은가."

 린트는 느릿느릿 말을 이어가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마룡공이 자신들의 편을 들

어주는 한, 패할 일은 없었다. 누가 뭐라 하여도 마룡공, 루트네씨오는 전 차원계에

서 최강의 존재이다.  그 차원계 안에 신계가 포함되어도 그를 꺾을 수 있는 존재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여유는 용신

의 성의 문을 열어젖침과 함께 사라졌다. 생각과는 달리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기

대하였던 루트네씨오는 겨우 두 하이랜더(카인과 쥬크)와 놀고 있을 뿐이었으며, 그

가 이끌고 온 마룡도 하이 엘프(유스틴)와 또 다른 하이랜더(레이젤)의 손에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자신의  힘이 급격히 하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린트는 눈을 크게 뜨며 안티스와 슈리를 바라보았다.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안티스와 슈리도 마찬가지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자신들의 힘에

적지 않게 놀라고 있었다. 슈리는 말을 더듬었다.

 "설마… 그들이 용왕의 의식을 치룬 것일까요?"

 "아냐. 용왕 의식을 치루던 말던 그것은 상관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린트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티스

가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제길… 우리가 어리석었다!  어째서 그 배신자의 말을 아직까지도 믿고 있었던 것

이지?!"

 그의 말은 신경질적이었다. 그럴 수 밖에… 백여년에 걸쳐서 진행해왔던 자신의 계

획이 어쩌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군요."

 막 1층으로 내려온 아레트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의 목소리에

셋은 흠칫, 하며 뒤를 바라보았다. 아레트와 세나, 에르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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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695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0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5 21:35    읽음: 6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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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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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티스는 아레트의 옆에 서 있는 옐란의 모습을 보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옐란아. 네가 어째서 그의 옆에 있는 거지?"

 "진실을 알았습니다. 당신과 저의 인연은 끝이예요."

 옐란의 단호한 말에 안티스는 인상을 구겼다. 정말 되는 것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

서도 린트는 그렇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케니안은? 보이지 않는데."

 "케니안은… 레일런트와 함께 용왕의 정통 후계자들에게 힘을 물려주고 소멸했다."

 아레트는 그 말을 하면서 잠시 눈을 감았다. 그의 말을 들은 안티스는 저도 모르게

반문하였다.

 "레일런트 마저도?"

 "그렇다, 안티스. 너의 반란은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군,  그래? 이제 끝을 낼 시

간이다."

 "제길!"

 안티스의 손이 가로로 휘둘러짐과 함께, 붉은 브레스가 일직선으로 날아들었다. 비

록 용왕의 힘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안티스의 힘은 그 상황에서도 충분히 아레트

와 견줄만 하였다.  만약 아레트가 새로이 선택된 용제(龍帝)가 아니었다면, 패할지

도 모를 일이었다.  한 편, 에르만은 슈리와 함께 말 없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그 침묵 사이에는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내용들이 서로에게 오가고 있었다. (전음이

라는 뜻은 아니다.)  슈리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취하는 것과 동시에 둘은

전투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세나는 자연히 린트와 싸우려고 했으나,  그것은

그녀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의해서 저지되었다.

 "헷. 미안하지만, 세나. 이 게임은 나에게 넘겨주지 않겠어?  아니,  원래 내꺼야.

난 이 게임을 위해 놀지도 않고 있었단 말야. 너는 카인이나 도와주고 있어."

 레이젤은 특유의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린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언제나 고개를 숙여 바닥만을 응시하고 있던 아루나는 창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죽은 자의 그것과 같이 생기가 없던 그녀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았다. 마법과 문명

이 극도로 발달한 용신계가 탄생시킨 완벽에 가까운 결계에 갖혀있는 탓에 나가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 결계를 뛰쳐나가, 빙룡의 신전을 벗어나고

만 싶었다. 그녀는 군주들의 반란이 있은 후,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레이젤……."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공허하게 빈 공간을 울렸다.

 가디언 에이드인 레이젤보다도 강하다는 말은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다.  유스틴은

엘프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이며, 신들과 드래곤보다도 고귀하며 정령과 자연에 친숙

한 종족, 하이 엘프이니 말이다.

 하이 엘프라는 존재들은 보통의 상태로는 전혀 강하지  못하다.  오래 살기 때문에

지식만큼은 수준급에 달할 수 있겠지만, 전투력으로 따지자면 어지간히 훈련받은 인

간 전사와 비슷할 정도일 것이다.  그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정령술과 궁술이 있

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 힘을 개발하게 되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들은 강인해진

다. 제대로 훈련을 받은 경우에는 하이랜더나 드래곤을 넘어설 정도의 실력자로  급

성장할 정도이다. 특히나 유스틴의 경우는 그러한 하이  엘프의 전사들 중에서도 최

상급에 속할 정도의 전사. 게다가 아버지가 하이 엘프의 수장이자 신들을 제외한 존

재 중 네번째로 강한 시하. 덕분에 혈통도 좋은 편이라 그 힘은 더더욱 강한 것이었

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유스틴은 공중  제비를 돌았다.  그의 몸이 정확히 두바퀴 반을

돌면서 아래로 떨어짐과 동시에 트리시온의 등짝에는 긴 검상이 남았고,  그를 따라

붉은 색의 피가 흘러내려 대지를 적셨다. 이미 여러 차례 이렇게 공격을  받은 트리

시온은 거칠게 검을 뒤로 돌렸다.

 "언제까지 당할 것 같은가!"

 "아마 당신이 죽을때까지가 될 것 같습니다만?"

 하이 엘프이니 만큼 도발을 의도로 일부러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트리

시온을 상당히 자극받게 하는 말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자극을 받는다고 해서 어깨

죽지를 노리고 날아든 유스틴의 발이 멈출 수는 없었다.

 "커억…!"

 유스틴은 거기에서 장딴지의  근육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곧 다리의 모든 근육에

힘을 주더니 용수철처럼  뒤로 퉁겨올랐다. 어느새 잘려나갔던 팔을  기를 이용하여

재생시킨 트리자드가 자신의 근육을 꿈틀거리며 유스틴에게 접근해 있었다.  다시금

공중에서 반 회전을 해낸 유스틴은 자신의 소검을 가볍게 입에다가 물렸다.  그리고

는 여자의 팔과 같은, 가느다란 나뭇가지와도 같은,  연약해 보이는 자신의 양 팔을

쭈욱 뻗었다. 그의 양 손이 트리자드의 뒷덜미를 움켜잡았다. 물리적인 힘이 강하지

는 않다. 그리고 몸이 가벼워서 무게를 사용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유스틴은  원

심력이라는 힘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발을 땅에 디디

기가 무섭게 몸을 틀고는 그대로 트리자드를 집어던져버렸다. 그리고는 곧장 소검을

왼손에 잡은 유스틴은 가볍게  통통 뛰면서 트리자드를 따라잡았다. 그가 타고난 고

무와도 같은 놀라운 탄력성과 몸을 거꾸로 말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대단하다기보

다는 웃길 정도의 유연함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히앗!!"

 멋진 기합성과 함께 유스틴은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오른팔을 뒤쪽

으로 당겼다. 가느다란 그의 팔에 힘줄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의 팔

이 환상처럼 여러 개로 분리되었다.

 "타앗!"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여러 개로 분리된 팔은 트리자드의 복부를 가격하기 직전, 또 다시 여러 개로 갈라

졌다.  트리자드는 동시에 서른 대 이상의 주먹을 얻어맞은 충격을 실감하며 바닥을

뒹굴어야만 했다. 바람의 정령의 기운이 깃든 유스틴의 주먹은 그야말로 초고속이라

는 말이 어울릴 지경이었다.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지 말아라, 하이 엘프!"

 충격을 회복해낸 트리시온의 검이 무어라 색을 표현할 수 없는 빛을 내기 시작하였

다. 그들이 뿜어내는 것과 같은 성질의 레이저였다.

 쥬우우우우웅.

 묘한 소리가 길게 울려퍼진다.  빛은 여러 갈래로 잔상을 남기며 유스틴을  향해서

달렸다.  그 빛들이 알아서 움직일리는 없었지만, 트리시온의 손길에 의해서 움직이

는 그 빛들은 실제로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만 같이, 모두가 제각각이며 또

한 생동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트리시온의 검식(劍式)은 그 독특한 리듬과 움직임으

로 비록 짧은 시간에 불과하였지만 유스틴이 뒷걸음을 치게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두 형제에게 반격의 기회를 안겨주었다.

 "탓!"

 트리시온의 검이 가로로 그어지는가 싶더니 곧장 궤도를 변경하고는 세로로 휘둘러

졌다. 유스틴은 소검을 세워 그 공격을 막아냈지만, 곧장 뒤에서 달려든 트리자드의

모듬 발차기를 피하느라고 균형을 잃어 그만 쓰러질뻔 하고 말았다.  쓰러지는 것은

가까스로 면하였지만,  그렇다고 무너진 균형이 오뚝이처럼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었

기에 트리시온이 검을 밀어내자 유스틴은 결국 넘어져 버렸다.

 "건방진 녀석, 죽어!"

 트리시온은 검을 고쳐잡고는 아래로 내리찍었다. 절묘한 타이밍으로 유스틴은 손을

휘저었다.

 "대지에 깃든 정령이여, 나를 보호하라."

 어쨌거나 유스틴의 의지에 의해서 솟아오른 돌덩이는 거뜬히 방패의 역할을 해내었

다.  트리시온의 검은 애꿎은 돌덩이만을 박살냈을뿐,  유스틴에게는 일체의 피해를

가하지 못하였다.

 "따스함을 관장하는 정령이여, 내 앞의 적을 불태우라."

 마법이나 기로 불꽃을 일으키는 것과는  달리 불이 먼저였고, 뜨거움이 그 후였다.

불길이 트리시온의 주변을 두르는 띠를 완성함과 함께 열기가 그의  몸을 조이기 시

작하였고, 이내 몸을 태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아앗!"

 트리시온의 마기가 사방으로 내뿜어지더니, 불길은 쉽게 사라졌다.  그런 트리시온

을 향해 유스틴이 다음 공격을 시도하려는 순간, 뒤 쪽에서 트리자드의 강권이 등을

가격했다.

 "큭…!"

 짧은 비명과 함께 공중으로 떠 오른 유스틴을 놓치지 않고,  트리시온이 검을 휘둘

렀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스틴은 트리시온의 검을 정확하게 막아냈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발차기까지 먹이는 것에 성공하였다.

 '더 이상 끌어봤자, 남는 건 아무 것도 없겠구나. 이제 결정타를 준비하는 편이 좋

을 것 같은데. 그래야, 숫적으로 불리한 지금의 형세를 이겨낼 수 있을테니까.'

 애초에 유스틴은 1:2 대결이 아니라, 드래곤들의 틈에서 적편의 드래곤들을 저격하

는 역할을 하기로 했었다. 유스틴은 땅에 착지함과 동시에, 회복약을 들이켰다.  라

엘이 직접 만들어낸 최고급의 약품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전투에서 소모되었던 모든

힘이 회복되었음은 물론이었고, 더욱 힘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트리시온과 트리자

는 유스틴의 힘이 갑자기 상승하게 되자, 적지않게 놀란 눈치였다. 유스틴은 소검을

검집에 꽂아넣고는 양 손을 가슴 주변으로 모았다.  그의 양 손 사이에서 다양한 색

의 구체.  즉, 하급 정령들이 떠올랐고, 그것들은 유스틴이 양 손을 앞으로 뻗는 것

과 함께 수십개에 달하는 곡선을 이루며 두 형제를 덮쳤다.

 쿠쿠쿠구구구구구궁!!

 하급 정령에 불과하였지만, 그 수가 수이니 만큼 위력은 무시할 것이 못되었다. 시

간을 번 유스틴은 어깨에 둘러놓은 엔리멘탈을 잡았다. 활을 잡은 채로 천천히 그는

두 눈을 감은 후, 차분한 심정으로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가 소환하려

하는 정령왕의 힘은 가장 강력한 물리적인 힘을 지녔으나,  속도가 떨어지는  존재.

상대를 확실하게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대지의 정령왕, 베이모스였다.

 "그대의 자격을 얻은 나, 하이 엘프, 유스틴이 청하노라. 지금 여기에 그대의 힘을

… 베이모스!!"

 두 눈을 뜨고 엔리멘탈의 시위를 당겼다. 청명한 녹색의 오오라 막대가 엔리멘탈에

걸려졌다.  그 청명한 빛은 주변에 은은하지만,  강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유스틴은 트리시온과 트리자드가 있는 방향으로 활을 겨누었다. 특별한 조준은 필요

없었다. 본래 정령왕의 힘을 소환했다면, 조준은 필요 없는 것이었다.  일전에 유스

틴이 진의 힘을 소환했을 때, 조준을 한 이유는 주변에 피해가 없게 하기 위하여 관

통력을 요구 했기 때문이었지, 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팅―!

 활 시위를 잡은 유스틴의 손이 놓아짐과 동시에 오오라 막대가 빠른  속도로  앞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것은 희미해지더니 대지에 진동을 일으키기 시작

하였다.  최상급 마법인 어스퀘이크는 우스울  정도의 강력한 위력을 지닌 진동파가

일대를 휩쓸기 시작했지만, 유스틴의 의지에 따라 그 진동은 확산되지는 않았다.

 꽈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귀가 있다는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의 무시무시한 굉음이 터져나왔고, 그 굉음에 의

하여 트리시온과 트리자드의 비명은  밖으로 새어나올 수도 없었다.  정령왕의 힘을

소환한다는 것은 유스틴에게 있어서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곧장  드

래곤들을 돕는 것보다는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쪽을 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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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풍기를 옮기려다가 실수로 왼손의 중지 손가락을 넣어버렸습니다.  터터텅! 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질렀죠-_-;; 10여분은 손가락이 마비되었더라구요; 그리고 살점

이 조금 날아가서 약을 발랐습니다. 그러자 또 다시 손가락이 마비…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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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69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1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5 21:35    읽음: 67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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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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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레이젤 오빠. 오빠의 힘은 스스로가 더 잘 알잖아?"

 "물론이지, 물론이지. 그러니까 내가 상대하겠다는거 아니냐."

 레이젤은 윙크를 하며 씨익 웃어 보였다. 그런 그의 여유아닌 여유에 세나는  고개

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는 돌연 레이젤을 향해 외쳤다.

 "뭘 그러니까 상대하겠다는거야?! 상대가 안된다는 걸 잘 알잖아!!"

 "하하, 걱정 안해도 돼. 안질거야."

 "그게 맘대로 되기라도 한단거야, 뭐야!"

 "응? 어떻게 알았냐? 나는 맘대로 할 수 있거든. 특별한 상황에서만… 헤헷,  어쨌

거나 내 상대야. 저쪽도 그걸 원하고 있을걸. 그렇지 않나요, 스승님?"

 스승님이라고 칭하는 말에는 묘한 뉘앙스가 베어들어 있었다. 비꼬는 듯한. 그렇지

만 린트는 그 의도를 알고 있음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 정도에 흥분하는 것

은 막 태어난 드래곤 퍼피도 하지 않을 짓이었다.  (말을 못알아들어서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글쎄, 나는 별 상관 없는데. 너의 형편없는 실력은 일전에 잘 감상해뒀기  때문에

말이다."

 "헤헷, 그 때와는 다를걸요.  지금은 그 잘나신 용왕의 힘을 빼앗긴 상태 아니던가

요? 오, 주군을 배신하면서까지 힘을 추구한 것은 병신같은 짓밖에 안되네요."

 둘의 신경전이 펼쳐지기 시작하자 세나는 레이젤의 결심을 되돌릴 길이 없다는  것

을 인정하고는 그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었다. 레이젤은 그녀에게 윙크를 하고는 린트

를 바라보며 장갑을 죄었다.  장갑이 좀 풀어져서라기 보다는 버릇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레이젤은 양 손을 깍지를 끼고는 앞으로 쭈욱 뻗었다. 보통 때라면, '우두두

둑' 하는 소리가 시원스럽게 나야 하겠지만,  지금은 한바탕 싸우고 오는  길이었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자, 그럼 가벼운 질문 하나. 아루나 누나는 무사하겠지?"

 "물론이다. 행동의 자유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빙룡의 신전에서 잘 지내

고 있지. 네가 원한다면 보여줄 의향도 있다만?"

 "원한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곧바로 레이젤의  대꾸가 튀어나왔다. 린트는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웃어보였다.

 아루나를 가두고 있는 결계가 하얀 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태어난 후,  처음

으로 보는 광경이었지만, 무엇인지 느낄 수는 있었다.  지금 그녀는 결계와 함께 린

트의 의지에 따라 소환되는 것이다. 기뻤다.  소환된다면,  꿈에도 그리던 레이젤을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곧 그녀의 생각은 변하였다.  그녀는 무릎을 모으

고는 고개를 파묻었다.

 "싫어."

 그렇다고 해도 별 수 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흰 빛이 빙룡의 신전을 뒤덮은 후,

그녀는 그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누나!"

 "……."

 레이젤의 반가운 외침에 돌아온 것은 아루나의 침묵이었다. 말이 없는 아루나지만,

이 상황에서 레이젤을 바라보지도 않는 것은 이상했다. 레이젤은 두 눈에 살기를 띄

며 린트를 노려보았다.  두 눈이 사납게 빛났다. 레이젤은 으르렁, 거리는 목소리로

린트에게 말했다.

 "무슨 짓을 한거냐."

 "글쎄. 순결을 빼앗긴 채로 약혼자를 만나는 것이 창피하신 모양이군."

 "…뭐?"

 "어려웠나? 쉽게 말해주지. 아루나는 지금은 내 여자라는 거다."

 린트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신경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에 대한 승자의  여유도

약간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그 말을 들은 레이젤은 곧 시선을 아래로 내

렸다.  그의 표정은 썩 좋지 못하였다. 레이젤의 그런 반응에 아루나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 고개를 푸욱 숙인 레이젤의 어깨가 잠시 후에 조금씩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후훗. 헤헤헷. 그게 어쨌다는 거야?"

 예상 외의 대답에 린트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그가 알고 있는 레이젤은 이런 상

황에서라면 앞, 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어야 했다. 오랜 세월동안 레이젤을 만나지

못한 린트가 현재의 레이젤을 잘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레이젤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쾌활한 미소를 얼굴에 띄고 있었다.

 "누나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남자는 나고,  첫 데이트 상대도 나고, 외부의 남자

와 처음으로 손을 잡은 것도 나와 함께였고, 포옹을 한 것도 나와 함께 였고, 첫 키

스도 나와 함께 였다.  그리고 누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생각해주는 건 나고,  가장

사랑해주는 것도 나고, 가장 먼저 누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도 나야!! 누

나는 소유물이 아니다, 그 따위 표현은 쓰지 마!  그리고 만약 그 표현을 써야만 하

는 상황이라면 그 주체는 네 놈이 아니라 나야! 아루나 누나는 내 여자고,  나는 아

루나 누나의 남자다!!"

 레이젤의 기가 그야말로 폭발했다. 린트의 시야에 비치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움

직인 레이젤은 린트의 아래에서 그대로 그의 배를 쳐올렸다. 그리고 바로 프로즌 소

드를 휘둘러 린트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갔다.

 "크윽…, 뭐야!"

 "뭐긴 뭐야, 너와 나의 사제 관계를 끊기 위한 첫 걸음이다!!"

 '한동안은 강격 위주로 밀고 나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라엘 님이 주신 회복제는 사

용하지 않고 있으니까, 힘이 고갈되면 그걸 이용하면 된다.'

 속으로 나름대로의 작전이라는 것을 세워 본 레이젤은 자신의 작전이  마음에 든다

는 듯 씨익 웃어보였다.  프로즌 소드가 번쩍, 하고 흰색의 빛을 발하며 휘둘러지자

검의 끝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빗발처럼 퍼부어졌다.  린트는 그 공격이 우습다는 듯

이 이를 드러내며 웃어보이고는 양 손을 앞으로 뻗었다.

 "우습구나!"

 투우우우우웅!! 린트에 의해 생성된 연한 백색의 원형의 벽이 그의 앞에 생겨나고,

그 후에 레이젤이 날린 얼음 덩어리들과 충돌하였다.  그 벽은 고무 방패라도  되는

것 처럼 그 얼음 덩어리들을 사방으로 퉁겨보냈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들어 레이젤

은 린트에게 접근해 있었다.

 "헤헷, 이것도 우스워?"

 크로스 플래쉬.  거대한 십(十)자 형태의 하얀 검기가 레이젤의 앞에서 말  그대로

터져나갔다. 크로스 플래쉬는 곧장 린트를 밀어내면서 그에게 타격을 입혔고,  레이

젤은 재빨리 후속타를 준비하였다.

 '…좋아,  하이드로릭 블래스트다.'

 레이젤이 사용하는 기술 중에서도 고도의 파괴력과 살상력을 수압을 응용한  기술.

프로즌 소드에 물방울들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물방울들은 곧 작은 소용돌이를 형성

하여 프로즌 소드를 맴돌기 시작했다.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검의 크

기보다 더 큰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흐아아앗!"

 검을 잡은 손을 머리 위까지 들어올린 후, 체중을 실어 검을 휘둘렀다. 그렇지만…

그 일격은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프로즌 소드를 가볍게 한  손으로 잡은 존재,

린트는 그대로 레이젤의 배를 발로 걷어차올렸다.

 "윽…."

 고통스럽다는듯, 레이젤은 왼손으로 배를 감싸고 몸을  굽혔다.  충격이 심한 듯이

그의 다리는 미세한 떨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린트는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후후,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군. 속전속결이라도 하려는건가? 어쨌거나 이제부터

가 진정한…."

 "쇼 타임이지, 헤헷!"

 굽혀진 허리를 약간 편 레이젤은 씨익 웃으며 린트의  말을 이어받았다.  그리고는

몸을 바닥에 밀착시키고는 그대로 오른발로 린트의 발을 걸었다.  다리 걸기가 정확

하게 먹혀들었지만, 린트는 침착하게 균형을 잡아 넘어지지는 않았다.  균형을 잃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레이젤에게는 성과가 있었다. 린트가 균형을 바로 잡기 위

해 허둥대었던 그 짧은 순간… 그것이야말로 레이젤에게 있어서는  기회였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앗―!!"

 그리고 길고 큰 기합을 내질렀다. 레이젤의 난격은 그것이 그 출발점이 되었다. 땅

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오른 레이젤은  몸을 회전시키며 그대로 오른발꿈치로 린트

의 쇄골을 내리찍었다.  그리고 그것을 발판으로 다시 몸을 반회전!  반대편의 어깨

를 내리찍고 다시 반회전 하면서 모둠발로 린트의 명치를 걷어찼다. 린트의 몸은 뒤

로 밀려나면서 바닥을 뒹굴렀지만,  레이젤은 가볍게 착지해보였다.  그대로 린트를

쫓아갔다. 양 손으로 검을 역수를 취하고는 그대로 내리찍었다.

 콰직!

 하지만 간발의 차로 린트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공격을 피해냈기 때문에, 프로

즌 소드는 애꿎은 땅에 흠집을 내버렸다.

 "타아!"

 양 손으로 바닥을 짚고, 팔의 힘만으로 몸을 바닥에서 띄운 린트는 그대로 몸을 비

틀면서 돌려차기로 레이젤의 옆구리를 찼다. 회전력이 더해진 킥이었기 때문에 체중

이 무겁지 않은 레이젤을 멀찍이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한 힘이 실려 있었다.

 "으아악!"

 그리고 역시나 레이젤은 그대로 공중을 날았다. 린트는 가볍게 몸을 일으켜 백색의

구체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야말로 광소했다.

 "크하하하! 네 놈은 아직까지 영하의 벽을 제대로 넘지 못했느냐? 멍청하긴!"

 "너야말로! 그 따위 영하의 벽이 강함을 측정한다고 생각하냐!"

 콰아아앙! 레이젤이 바닥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외쳤다. 그러자 갑자기  대지로부터

폭발이 일어났다. 린트는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폭발이 일어난 부위는 하얗게 얼어

있었다.

 "이, 이건…, 대체?"

 그리고 다음 순간, 또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대지와 공중의 연쇄적인 폭발을 완전

히 피할 능력이 린트에게는 없었다.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여 그 폭발의 범위를 벗어

나자 그의 앞에는 새하얀 얼음의 창이 있었다. 그것은 조용히 그의 가슴을 뚫었다.

 "크아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피가 터져올랐다. 린트는 그대로 고꾸라져버렸고, 레이젤은 천천히 다

가왔다.

 "크아아아!"

 기합이라기보다는 괴음에 가까운 레이젤의 외침이 크게 울렸다. 푸슉! 그의 프로즌

소드가 린트의 왼쪽 가슴을 꿰뚫고 지나갔고, 검에 찔린 것에는 그의 심장도 포함되

어 있었다. 털썩…. 린트가 바닥에 쓰러지자 레이젤의 몸도 크게 꺽였다. 프로즌 소

드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린트는 씁쓸한 눈빛으로 자신의 심장을 파

고 든 검을 바라보고는 자신을 넘어선 레이젤을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

다.

 "이것이… 내가 얻은… 큭! 해답인가…?"

 "……?"

 "강함만을 추구하여… 주군을 배신하고… 쿨럭! 허억, 허억….  그렇게 해서  얻은

힘의… 해답인가…? 그런건가…. 제, 제길…."

 "한 마디만 해주지. 너는 바보다."

 "킥… 그런가…? 젠장… 무, 무형…의… 네 놈… 무형…."

 린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레이젤은 잠시를 기다려보았지만,  더 이상 말이 없자

프로즌 소드를 뽑았다. 다음 순간, 린트의 몸은 새하얀 가루로 변해버렸다.

 "……."

 레이젤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린트가 소멸했기 때문에 결계가 사라져 행동이  자

유로워진 아루나에게 다가갔다. 힘겹게 재회를 한 두 연인은 말 없이 바라보고만 있

었다. 그리고 그 침묵을 먼저 깨뜨린 것은 아루나였다.

 "다녀오세요."

 "응, 누나."

 아루나를 크게 걱정할 것은 없었다.  천천히 그녀에게 용왕의 힘이 돌아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곳에 그녀를 혼자 둔다고 해도 위험하진 않을 것이다.  레이젤은 라

엘이 주었던 회복제를 들이키고는 몸을 띄워 전장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아루나

에게 엄지 손가락을 펴보이는 것을 잊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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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사랑이라 불리는 작고 끔찍한 것★

『SF & FANTASY (go SF)』 3675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2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6 13:01    읽음: 2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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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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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를 탓하지는 않겠어요. 케니안에게서 이미 자세한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러

니… 항복하세요, 이모."

 에르만은 그렇게 충고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슈리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항복 따위를 해보았자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생각은 슈리에게 없었다.

 "무인으로… 죽게 해주렴."

 "…예."

 슈리가 가지고 있는 창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뇌룡왕기(雷龍王器)가 속사포처럼 수

십차례에 걸쳐서 그녀의 전방을 찔러들었다. 그녀의 찌르기가 날카롭게 대기를 가를

때 마다 에르만이 견제용으로 날려보낸 수많은 마력탄들이 몇 개씩,  많게는 십수개

씩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소멸하여나갔다. 현재 에르만의 힘과 슈리의 힘을 객

관적으로 비유하자면, 에르만이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슈리가 군주라는 직위에 오

른 것은 그의 언니가 에르만의 어머니.  즉, 뇌룡왕의 비(妃)였기 때문이 아니라 순

전히 그녀의 실력이었다. 게다가 에르만에게는 없는 수 많은 실전 경험과 응용할 수

있는 지식들이 있었기 때문에, 둘의 대결은 솔직히 승부를 점치기 어려웠다. 게다가

에르만에게는 현재 무기가 없었다. 그 반면에 슈리에게는 전 차원계에서도 최고급에

속하는 무기인 용왕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따라서 에르만은 장기인 창술을 전혀 사

용할 수 없었지만, 슈리는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야니키어에서 받은걸 들고 올 걸 그랬군. 이대로는 힘들어.'

 무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에르만은 그 무기를 구할 수 있었다. 전장으로 가보면 필

시 창 하나쯤은 굴러다닐게 뻔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슈리가 그를 가만히 놔둘리는

없었다.  에르만이 어릴 때 부터(드래곤의 관점에선 지금도 어리다.) 슈리는 뇌룡족

최고의 무사로 그의 무술 부분을 단독으로 가르쳐 왔고,  그런만큼이나 그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것이 내린 결론이었다. 에르만은 양 손을 땅에 얹고서 예전에 라엘에게서 배웠다

며 세나가 자신에게 자랑했던 마력탄의 응용기를 이용했다.

 "마력탄-대지형!"

 투확! 그의 마력탄이 대지에 깃들기가 무섭게 일직선으로 거칠게 달려나갔다. 중간

에 걸거치는 돌맹이따위는 모두 가루로 만들어버리며 저돌적으로 돌진하였다.  슈리

는 가볍게 몸을 띄워 공격을 피해냈고, 에르만은 다음 공격을 시행했다.  이것 역시

마력탄의 응용기였다. 새삼, 라엘이 존경스러워지는 그였다.

 "마력탄-탄산형!"

 어린 아이의 머리통만한 거대한  마력탄이 퉁겨나갔다. 그 거대함 만큼이나 속도는

떨어졌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상당한 스피드였지만 말이다. 그 다음 순간, 슈리는

상당히 당황스러워 했다.  갑자기 마력탄이 폭발하듯이 터지더니 마치 크레모아처럼

앞으로 쏟아진 것이었다. 물론 그 공격에 당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상당히 신

선한 충격이었다. 그 사이, 에르만은 빠르게 몸을 날려 주인을 잃은 채로 바닥을 뒹

굴고 있는 누군가의 창을 집어들었다.  그가 창을 습득한 것을 잠시 뒤에 알아챈 슈

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많이 성장해 있었다. 그녀가 그를 가르칠 때 보다도.

 "그것을 얻기 위한 것이었니? 그런 창을 얻을 바에야 차라리 밀어붙였으면  좋았을

텐데…."

 에르만은 슬쩍 자신이 들고 있는 창을 바라보았다.  물론 용왕기에 버금가는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 정도의 무기가 이 곳에 뒹굴리도 없지만.) 그렇다 하더

라도, 최소한 드라군 웨폰 정도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한데…. 나는 바보 아레트나 레이젤 형과는 달라서 이런  상황

에서는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군.'

 도대체 누가 이런 전장에 이 창을 들고나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철이 아닌

나무 작대기를 곱게 다듬어서 거기에 창날을 끼운 것이었다.  게다가 창날은 부러져

나간 상태였고, 나무 작대기도 튼튼하지 않았다. 에르만이 붙잡는 순간, 파슥, 소리

가 나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 어떤 드래곤이 이 무기에 목숨을 의지한 채로 자신의  이상을 위해

싸우다가 죽어나갔겠지.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무기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거기까지 생각해낸 에르만은 연상되는 기억을 하나 떠올릴 수 있었다. 과거,  슈리

에게서 창술을 배우던 때에 그녀에게 들은 말이었다. 에르만은 빙그레 웃어보였다.

 "대결에 있어서 무기는 분명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렇지만, 비록 그 무기가 종

이 뭉치더라도 상관은 없다. 그것에 자신의  신념을 걸고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준비

가 되어있다면."

 "……!!"

 "제가 예.전.에 무척이나 존경했던 어.느.창.술.가에게서 들은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그 창술가는 바로 당신입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이 말이 입 밖으로  나

오는 것을 참기 위한 노력은 상당히 괴로웠다.

 "…어리석은 스승이구나. 제자에게 위험한 것을 가르치다니….  그리고 그 나무 작

대기에 너는 너의 신념을 걸 준비가 되어 있는것이냐?"

 "되어 있습니다. 이 나무 작대기의 본 주인도 자신의 신념을 걸고 싸우다가 죽어갔

을 테지요. 저는 저의 신념을 지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념을 지킴으로써, 부모님

의 명예와 제 스승님의 명예도 함께 지킬 수 있는 것이겠죠."

 "…고맙다."

 고개를 살짝 아래로 숙인 슈리의 뺨에 눈에서 나온 이슬이  흘러내렸다.  에르만은

그것을 애써 보지 못한채 하였다.  잠시 뒤에 고개를 든 슈리의 눈빛에 에르만은 저

도 모르게 흠칫하였다.  죽음을 각오하고… 모든 잡념을 떨쳐버린 자의 눈빛이었다.

에르만은 공포 아닌 공포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하앗!"

 창의 중앙을 왼손으로 잡은 슈리는 창을 두어바퀴 돌리고는 곧장 창의 아랫 부분을

오른손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오른손이 창을 잡는 순간,  왼발로 땅을 차며 허리를

왼쪽으로 틀며 오른팔을 힘껏 뻗었다. 일(一)자를 이룬 그녀의 팔과 창은 강한 풍압

을 일으켰고, 에르만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그 공격을 피해냈다.

 "타아아―!"

 나무 작대기… 아니,  창을 팔과 옆구리 사이에 끼운 에르만은 그대로 몸을 틀면서

창을 휘두른다.  린치가 짧아진 대신에 공격력이 증가된 공격은 슈리의 배에 직격했

다.  슈리의 동공이 크게 떠졌다. 밀려오는 고통을 이를 악물며 참아낸 슈리는 오른

손목을 틀어 에르만의 허리를 후려쳤다. 아니, 치려고 했다. 자세를 최대한 낮춘 에

르만은 그대로 몸의 탄력을 이용하여 스프링처럼 뛰어올랐다.  빠악! 위로 올라가는

동작과 함께 위로 올려진 창은 이번엔 슈리의 옆구리를 치고 지나갔다.

 "이아아아아아아아아―앗!!"

 길다란 기합성. 그 기합이 끝나는 시점에서 에르만의 창은 슈리의 머리, 바로 위까

지 접근해 있었다.  그러나 닿기 직전에 원을 그린 슈리의 창이 에르만의 창을 쳐냈

고, 슈리는 그대로 위로 솟아오른 창의 뒷부분으로 에르만의 명치를 쳐올렸다.

 "흡!"

 그 충격에 에르만은 숨을 헛삼키며, 순간적으로 호흡을 정지시켰다. 공중에서 무방

비 상태에 급소에 얻어맞은 충격은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쉽게 견딜만한 충격은

아니었다.

 "푸하. 후욱, 후욱…."

 충격에서 벗어난  에르만은 땅에 착지하자마자 바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양 다리를 벌리며 그대로 자세를 낮추면서 바닥을 기듯이 창을 가로로 휘둘렀다. 가

볍게 점프한 슈리는 그대로 창으로 에르만을 찌르려 했다.

 "썬더Thunder!"

 위로 치켜올려진 에르만의 왼손에서 마법진이 형성되었고, 그 안에서 한가닥의  뇌

전이 번뜩이더니 위로 쏘아졌다. 견제였다. 그리고 그 효과는 성공적이었으니, 슈리

는 어쩔 수 없이 창으로 땅을 찍고 몸을 비틀어 마법을 피했다.  그래도 돌려차기를

하여 공격은 성공시킬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을 얻어맞은  에르만은 바닥을 굴렀다.

넘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몸을 일으킨 에르만은 빠르게 거리를 벌였다.

 '이 이상 대결을 하게 되면,  내가 불리해. 계속되면 나는 이모의 노련함에 눌리게

된다. …….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불리한 건 마찬가지군.'

 에르만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중앙에 금이 가 버린 자신의 창을 바라보았다. 처

음 잡았을때, 부스러질뻔한 것 치고는 충격에도 썩 잘 버티고 있는 편이었다.  어쩌

면 그것이 바로 신념을 건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에르만은 생각했다. 정작, 그 신

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도 하지 못한 주제에 말이다.

 '마지막… 일격!!'

 에르만은 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웠다.  그리고 창 끝 부분을 오른손으로 잡았다.

그 자세를 본 슈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같은 자세를 취하였다. 에르만에게 있

어서나  그녀에게 있어서나 지금 하려는 것이 최고의 일격필살의 방법이었다.  둘은

동시에 왼발이 땅을 밟는다. 허리는 왼쪽으로 틀어진다. 그리고 옆구리에 창을 끼운

채로 휘둘렀다.

 파아아아아앙!

 푸른 뇌전이 사방을 밝혔다.  그리고 에르만의 창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산산조각이

났고, 슈리의 뇌룡왕기는 멀쩡했다. 슈리는 승리를 확신하고서 동작을 멈추었다. 하

지만… 에르만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으아아아아!"

 에르만은 오른발을 다시금 내딛어 축으로 삼고서 몸을 회전했다.  그리고는 손바닥

으로 이제는 창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나무 작대기를 쳤다.

 "으윽!"

 떵그렁―! 뇌룡왕기는 주인의 손에서 떨어지면서 바닥을 굴렀다. 기가 실린 에르만

의 나무 작대기가 슈리의 어깨 죽지를 친 것이었다. 둘은 그리고 잠시 동안 말이 없

었다.

 "…내가 졌구나."

 슈리가 말했다. 에르만은 그녀를 바라보았고,  슈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에르만은

천천히 몸을 곧게 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는… 끝을 내야만 한다.'

 오른손을 뻗어 허공에서 일정한 도형을 그려나갔다.  정해진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

도형은 곧 에르만의 의지에 따라 푸른 빛을 강하게 뿜어냈다.  일반의 마법진들과는

사뭇 달랐다. 게다가 놀랍게도 도형은 입체적으로 변하여 크게 부풀어갔다.  그것이

커짐에 따라 뿜어지는 마력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해나갔다. 최상급 마법인 썬

더메어의 마력 따위는 뛰어넘은지  옛날이었다.  에르만은 오른손에 왼손을 겹쳤다.

이 마법을 쏠때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받게 되는 반탄력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

 마법의 한계를 넘어선 마법. 즉, 초마법으로 분류되는 기가 계열의 전격계 주문 중

에서 3단계에 해당되는 기가 라이트닝의 마법이 시전되었다. 보통 드래곤들은 1단계

를 완성하기도 어렵다는 기가 계열의 주문은 그만큼이나 많은 마나가 필요하였으며,

그만큼이나 위력적인 마법이었다.  실제로 기가 계열의 주문을 4단계까지 이룬 드래

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정도의 주문이니 만큼, 아직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는 용왕들만의 능력인 '실버 브레스Silver Breath'보다는 이 쪽이 믿을 수 있었다

. 그리고 여담이지만,  라엘은 기가 주문을 인간일때에 모두 습득했지만, 주문의 반

탄력을 몸이 버티지 못하여서 1단계 이상으로는 쓰지 못하였다. 신이 된 지금에서야

사정이 다르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것임에는 틀림없는 기가

라이트닝은 시작부터가 달랐다. 마법진의 사방에서 강력한 스파크가 일렁거렸고, 마

법진의 앞에는 흡사 공간  왜곡이라도 일어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전기력에

의해 대기가 울렁거렸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대폭발에 버금가는 소리와 함께 그것은 쏘아졌다. 거대한 뢰전이라는 말 보다는 거

대한 푸른 빛의 기둥이라는 말이 오히려 적절하였다.  그만큼 빛나고 거대한 것이었

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슈리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을 본 에르만은 이를 악물었지

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하진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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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75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3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6 13:01    읽음: 3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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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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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뻗어진 안티스의 오른손 아래의 대기가 왜곡을 일으켰다.  그 왜곡은  그의

손에 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용왕기가 잡히도록 해주었다.  그것을 지켜본 아레트는

잠시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곧 왼손을 뻗어 옐란

을 뒤로 물러나도록 하고는 자신의 가슴 앞에 양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그의 행동

을 지켜보던 안티스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척 봐도, 무언가를 소환하려는 자세였

다.

 '대체 뭘 소환하려는거지?'

 속으로 질문해보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를 않았다. 하지만, 곧 해답을 얻을 수 있

었다. 아레트의 양 손에 잡힌 '그것'을 바라본 안티스는 이를 갈았다. 빠득, 소리가

꽤나 크게 퍼졌다.

 "용신주(龍神珠)…."

 "듣기 싫은 소리겠지만, 용왕의 힘을 이어받음과 함께 용신주의 의지에 따라서 제3

대 용제로 채택되었다."

 "훗, 제3대 용제는 훗날에 가장 일찍 죽은 용제로 기록될 것이니라!"

 안티스의 팔이 흔들리면서, 그가 지닌 용왕검이 여러 가닥의 곡선을 이루며 아레트

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용왕의 힘이 없더라도 전 용족 중에서 두  번째의 실력자로

알려진 그였다.

 "막아라."

 용신주는 용제의 권력과 힘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그렇지만, 용신주는 단순한 상징

적인 물건의  의미보다는 그것이 지닌 자체적인  능력이 더 높이 평가 받고 있었다.

예를 들면, 지금과 같이 나이가 적은 드래곤의 용언 사용과 같이 말이다.  아레트의

마나를 받아들여 용신주가 형성해낸 무형의 방어막이 아레트를 보호하며  펼쳐졌다.

터더덩! 둔탁한 소리가 동시에 수 차례 울려퍼졌다.

 "역시 용신주의 힘은 얕볼 것이 아니군. 대단해."

 "칭찬을 하기엔 이르지 않은가? 헙!"

 아레트는 기합을  넣으며 용신주를 얼굴 부근까지 올렸다.  손으로 잡진 않았지만,

양 손을 움직이면 용신주는 그것에 반응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었다. 그 상

태에서 아레트는 용신주에 자신의 마나를 주입시켰다.  그러자 그의  속성답게 붉은

빛이 찬란하게 뿜어졌다.

 "홍염의 춤."

 큐규규규규규규규딾!!

 기이한 소리와 함께 길다란 용신주로부터 길다란 빔이 수십, 수백 갈래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이름 그대로 그것은 춤을 추듯 하였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그것

들이 모조리 안티스로부터 빗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홍염의 춤' 이라는 것에 대

하여 잘 알지 못하는 자가 이 광경을 본다면 필히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지금까지

의 상황으로 보자면, 수백개의 빔이 뿜어졌지만, 목표물을 제대로 가격한 것은 하나

도 없는 꼴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홍염의 춤을 잘 알고 있는 안티스의 표정은 흐려

졌다.

 '홍염의 춤?  이건 상급 레드 드래곤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고급 기술! 제길, 용신

주라는 것…. 여러모로 나를 귀찮게 만드는군."

 안티스의 생각이 끝날 무렵,  끝없이 뻗어질 것만 같던 빔들의 부드럽게 방향을 틀

었다. 방향이 꺽여 그것들이 노리게 된 것은 안티스였다.  안티스는 이 기술의 특징

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방비책을 마련한 뒤였다. 용왕검이 안티스의 머리 위에서 커

다란 원을 그렸다.

 "끌어들여라!"

 순수, 자신의 힘으로 용언 주문을 사용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안티스였다.  안티

스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아공간이 펼쳐졌다. 홍염의 춤은 안티스의 몸에 닿기 직전

에 급격히 방향이 뒤틀리더니 아공간의 속으로 떨어졌다.  안티스의 의지에 따라 그

것만을 흡입하였기 때문이었다.  아레트는 그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안티

스가 아공간의 문을 열자 그를 향해 대쉬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염의 춤의  특징은

한번에 집중 포화를 퍼붓는 것이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서 연속적인 충격을 노린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공간을 연  상태에서는 제 아무리 안티스라고 하여도 자유로운

이동과 행동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빈틈이 많으시군!"

 안티스에게 다가선 아레트의 양 손이 연주회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손짓처럼 화려하

게 움직여졌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용신주가 허공을 오가며 안티스의 몸에 충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강도 면에서도 무척이나 우수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으으읏…!"

 계속되는 충격을 버티지 못한 안티스의  자세가 허물어졌다. 그것과 함께 아공간의

문이 닫기었다. 아직 흡수되지 않고 허공에 떠 있던 홍염의 춤들이 사납게 달려들어

안티스와 부딪히며 폭발을 일으켰고, 그 와중에도 아레트의 공격은 그치질 않았다.

 '…! 뭔가 이상하다?'

 아레트는 그 사실을 느끼고는 공격을 약간 느슨하게 해보았다. 그러자, 기다리기라

도 했다는 듯이 곧장 그는 뒤에서 강한  충격을 받고 앞으로 굴러버렸다.  아레트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안티스는 그의  맹공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레트의 공격이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그의 몸 곳곳에서는 상처가 수두룩 했

다.

 "리커버리."

 가볍게 발동시킨 리커버리의 빛은 그의 몸을 감싸돌면서, 그의 상처를 깨끗하게 회

복시켜주었다. 안티스는 입 안에 고인 핏물을 퇘, 하고 뱉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크게 당해버렸군. 아직까지 나는 너를 과소평가 하고 있었나 보다. 지금부터는 제

대로 상대해주겠어."

 아레트는 힘겨웠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몸을 가볍게 일으켰다. 그리고는 목

의 근육을 풀며 여유있게 웃어보였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다면 아직까지 나를  과소평과 하고 있는 거야. '제대로' 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상대하라구."

 "물론 그렇다면 과소평가는 아니겠지. 대신에 과대평가를 하는 꼴이지."

 "글쎄, 그럴까!! 이동하라!"

 슈슛! 대기가 흔들리며 아레트의 모습이 안티스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그가 텔레포

트를 하자 안티스는 빠르게 앞으로 달렸다. 바로 그 다음 순간, 안티스가 섰던 장소

의 옆에 모습을 드러낸 아레트는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레트의 양 발이 땅에

닿자 이번에는 안티스가 텔레포트를 하였다. 아레트는 반사적으로 위와 양 옆, 그리

고 뒷 쪽을 견제하였다. 그렇지만 안티스는 아레트의 예상을 넘어섰다.

 "정면!?"

 "쓸데없는 고정관념에 얽매여 있는건가, 어리석은 왕자여!!"

 푸슉―!  짧은 소리와 함께 안티스의 용왕검이 아레트의 배를 꿰뚫었다.  아레트의

동공이 크게 떠졌고, 벌어진 그의 입가에서는 피가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오, 미안하군. 생각해보니까 용제 폐하였군. 크하하!"

 파악!! 안티스는 광소를 터뜨리며 발로 아레트의 몸을 걷어찼다. 그 발길질에 뒤로

나가떨어지면서 아레트의 몸에서 용왕검은 뽑혀졌다.  안티스가 검을 거칠게 휘두르

자 검을 뒤덮은 핏방울들이 떨궈졌다.

 "폐하?!"

 어느 새 다가온 옐란이 아레트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누였다.  그녀는 다급히 회

복 마법을 시전하여 아레트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했다.

 "아니… 됐어, 옐란…."

 힘 없는 아레트의 목소리가 그녀의 동작을  제지하였다.  옐란은 몸을 흠칫 떨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녀는 눈물이 고인 두 눈으로 아레트의 눈동자를 직시하

며 말했다.

 "안돼요, 어서 치료를 해야 한단 말예요."

 "괜찮아,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

 "하지만 그 몸으로는……!!"

 "지금 너에게…큭, 도움을 받는 것은… 내가 안티스에게 패함을 인정하는 거야. 그

렇다고 해도… 안티스가 반란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큭! 나는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안티스에게 이기는 것은 그에게서 너를 되찾아오는 것과 같아."

 결국 옐란을 떨쳐낸 아레트는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는 안티스를 노려보았다. 물론

그 사이에 자신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일을 잊지는 않았다. 안티스는 웃어보였다.

 "멋진 말씀이시군, 용제 폐하."

 "후우, 과찬이다. 그럼 계속해볼까? 바라던 바겠지."

 대답은 필요 없었다.  레드 드래곤의 현 생존자 중, 최강인 둘은 다시금 서로의 목

숨을 내건 사투를 시작하였다. 자신의 신념과 이상.  그리고 각자의 뒤에 선 자들을

위하여.

 쥬크는  루트네씨오를 향해 다가갔다.  그의 몸놀림은 가벼우면서 무척이나 경쾌했

고, 그 만큼 스피디하였다. 루트네씨오에게 접근한 쥬크의  자세가 순간적으로 낮아

지면서 그의 검이 재빠르게 휘둘러졌다.  빠른 공격이었지만,  루트네씨오는 별다른

동작없이 몸을 땅으로부터 약간 띄움으로 그 공격을 피하였다.  그 때, 쥬크의 손목

과 허리가 크게 각도를 꺽었다.  쥬크의 왼발이 힘차게 땅을 차면서 청룡검을 쥔 그

의 오른손이 위를 향해 크게 휘둘러졌다.  루트네씨오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

다. 성장해가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흐뭇한 표정이 이와도 같을까?  루트네씨오

는 몸을 뒤로 젖혀 공격을 피하였다.

 후우우우우우우웅!!

 적지 않게 힘을 실었던 탓에 청룡검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서 한 줄기의  푸른 뇌전

이 번뜩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서 강한 검풍(劍風)이 일었다. 그 검풍에  루트네

씨오의 고풍적인 짙은 갈색의 망토가 펄럭였다.

 "검술이 많이 좋아졌군, 플로시네. 예전에는 완벽하게 틀에 짜여진 교과서 같은 검

술만을 고집했고, 그것밖에 사용할 줄을 모르더니….  이제는 제법 변칙적인 공격도

하게 되었구나."

 "그다지 칭찬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딱 잘라 루트네씨오의 칭찬을 거부한 쥬크는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아마 이 근처

에서 마룡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안타까워 죽겠다는 심정일 것이다. 혹자는 쥬

크를 쳐죽이겠답시고 덤벼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연했다.  루트네씨오는 마룡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이끌어주는 절대자이며 마음 속의 긍지였다. 또 하나의 어버이

요, 자신들의 운명을 짊어진 그들의 수장인 것이었다.  그들은 루트네씨오가 관대하

고 친절하지만, 칭찬은  무척이나 아낀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쥬크도

거만이나 그런 이유로 칭찬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쥬크는 진심으로 이 정도로는

멀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때, 루트네씨오는 합장을 하였다.

 부우우우우우우우우… 촤앗!!

 양 손에 강한 기운을 모으던 루트네씨오는 그 힘들을 분출해내었다. 하나는 쥬크를

향해서였고, 하나는 그 반대편에서 자신을 노리고 달려들고 있던 카인이었다.  쥬크

는 몸을 틀어 그 공격을 피해내고 역으로 검기를 쏘아내 반격을 시도하였다. 그러한

반면에 카인은 그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굳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루트네씨

오가 방출해낸 그 힘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강렬한 풍력의 작용으로 인하여 카인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공중 분해 되어버렸던 것이었다. 덕분에 카인은 걸거칠 것 없이 루

트네씨오를 향해 헬파이어를 휘두를 수 있었다.  하지만 헬파이어는 곧 보이지 않는

루트네씨오의 방어막에 가로 막혀 도로 튕겨나와야만 했다. 루트네씨오는 빙그레 미

소지었다.

"이런, 풍룡족의 여왕님께서 나서실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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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786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4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6 17:16    읽음: 3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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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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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나는 루트네씨오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하지만 그 눈매만큼은  도전

적이었다. 드래곤과 마룡. 본래는 하나의 종족이었던 두 종족.  그들이 애초에 서로

갈라진 것은 제2차 신계  대전이 종료되면서,  주신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주신이라는 절대자의 등장에서 그를 따르려는 무리가 생겨났고,  그보다는 적었지만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무리가 생겨났다.  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들

은 서로에게 결별을 고하였다. 때문에 몇몇 드래곤들은 마룡족에 가족이나 친구, 애

인이 있기도 하였다. 이렇게 본래는 하나의 종족이었고,  나뉘어진 다음에도 서로가

어느정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그들이 급격히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마룡족들이

파괴신을 모시기 시작한 이후였다. 이와 비슷한 관계로는 하이랜더와 다크랜더의 관

계가 존재하는데, 이 쪽보다는 그래도 드래곤과 마룡의 관계가 좋은 편이었다. 그들

에게는 적어도 용신, 로디네트라는 공통된 우상이 있었다.

 "마룡족의 대공(大公)을 뵙게 되어 심히 영광이군요."

 "진심이라면 나 역시 더 없이 기쁠 말이겠지만, 예의상일 뿐, 그 외의 어떤 의미도

담기지 않은 풍룡여왕님의 말씀은 그리 듣기 좋지는 않군."

 "다행이군요, 듣기 좋지가 않다고 하시니."

 "세레이트도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루트네씨오의 갑작스러운 말에 세나는 잠시 당황해버렸다. 루트네씨오는 빙긋,  미

소를 지었다.

 "우리, 마룡은 드래곤과는 동족이네. 즉,  한 때는 나도 드래곤이었다는 이야기지.

아마 너희들의 역사에는 소거되었을테지만, 나는 풍룡족이다. 동생,  세레이트가 죽

어버린 건 나도 별로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동…생?"

 그의 말은 세나 뿐만이 아니라, 카인과 쥬크마저도 경악으로 몰고갔다.

 "뭐, 내가 세레이트와 아는 사이라는 건 별로 신기하지 않을텐데? 마룡공이라는 위

치에 서는 자가 드래곤이었을 당시에는 초라한 솔져라고 생각지는 않았을테지? 덤으

로 말하자면, 킬린 녀석과도 좀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지."

 세나는 한순간에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으나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다.  분명히…

세레이트에게는 형님이 있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신계 대전때에 죽었다고…?"

 "일족의 수치, 정도니까 그렇게 처리해버린 모양이지. 하하, 조카인가? 한 번 덤벼

봐라. 과거야 어찌되었든 지금의 나는 마룡들을 이끄는 수장, 마룡공이다."

 그 말과 함께 주변의 가벼워졌던 공기가 다시금 가라앉았다.  루트네씨오의 힘이었

다. 카인과 쥬크는 다시금 긴장했고, 세나는 손을 뻗어 용왕기를 소환해내었다.  용

왕기의 모습은 기본형인 검이었다.  하지만 세나는 전혀 검술을 배운 경력이 없었기

 그것을 들고 싸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녀가 용왕기를 소환해낸 이유는 다른 것

이었다. 용신주와 비교하면 뒤쳐질테지만, 용왕기에 깃들어있는 보조 효과였다.  세

나는 검의 끝으로 루트네씨오를 가리켰다.

 "광풍의 흔적!"

 쉬카아아아아아아앙―!!

 곧 루트네씨오가 위치한 자리의 땅으로부터 흙먼지가 폭발하듯이 퉁겨오르더니  거

친 강풍이 그의 몸을 감싸돌았다. 그 바람의 기류를 타고 펄럭이는 루트네씨오의 망

토가 위태롭게 보였다.  그 외의 복장은 거의 그의 몸에 맞는 크기였기 때문에 특별

히펄럭이지는 않았다.

 "돌아가라. 너의 고향으로."

 생각보다 거친 바람이었다. 그렇지만 루트네씨오는 그렇기에 오히려 상쾌하다는 듯

이 밝게 웃어보였다.  그가 손을 부드럽게 휘젓자, 그 강풍은 목표를 세나로 바꾸어

그녀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루트네씨오는 곧장 몸을 띄워 자신의 위로 날

아오른 쥬크의 복부에 왼손을 가져갔다.

 "터져라, 그리고 내리쳐라."

 꽈아아아아아아앙!! 쿠우웅―!!

 작지만,  쥬크의 온 몸을 뒤덮을 크기의 폭발이 일어남과 함께 쥬크의 주변의 중력

이 급격하게 강해졌다. 그 중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쥬크는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

다.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충격을 견디지 못한 그는 힘겹게 기침을 해댔고, 그때마다

계속해서 피가 튀겼다. 그렇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의 로브만은 멀쩡했다.  그 짧은

시간에 루트네씨오가 로브에만 방어 주문을 걸어준 것이었다. 쥬크는 이러한 상황에

서도 자신에게 그런  배려를 해주는 루트네씨오에게 어이 없게도 고마움을  느꼈다.

사실 쥬크는 알고 있었다.  루트네씨오가 여기에서 자신들과 결판을 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오히려 지금의 전투를 계기 삼아 한층  더 자신들이 성장하기를 바라

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카인과 쥬크에게만 한하는 내용이었지만

루트네씨오는 세나도 제거할 생각이 없는 듯 하였다.  아무리 봐도 마룡족의 수장같

지 않은 태도였다. 엄연히 그들 셋은 마룡족의 적이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고, 걸

림돌이 되는….

 '나는 아마 절대 저 분의 속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쥬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가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

느라고 바닥에 계속해서 누워있는 동안 카인은 또 다시 공중을 날고 있었다. 자신의

힘이 아니라 루트네씨오의 힘에 의해서 말이다. 비록 용왕의 힘을 얻은 세나가 돕기

시작했지만, 루트네씨오를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적어도 그녀가 무술을 익혀 용왕

기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상황이었다면,  조금은 더 좋았을 테지만, 아쉽게도 그

녀는 용왕기를 거의 활용할 줄을 몰랐다. 그 즈음, 루트네씨오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 상황에 재미를 붙여버린 나머지, 너무 주위의 진행에 대해서 신경을 쓰

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간단

했다. 계약 파기.

 '안티스를 돕게 된다면, 아마 다크 다이아몬드를 받을 수는 있겠지.  아마 그 보석

을 가공해낸 것이 녀석일테니까.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도움을 주는 입장이지, 직

접 그의 싸움에 끼어들기 싫다.  그도 그것을 바라고는 있지 않을 테지.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정해진 것인가?'

 루트네씨오는 쥬크와 카인, 세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는 천천히 말하였다.

 "더 이상 끌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전력을 다하도록."

 그 말을 들은 셋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전력을 다하라고 해봤자, 지금 그들은 전력

을 다하고 있었다. 아니, 세나와 쥬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인은 달

랐다. 루트네씨오가 전력을 다하라는 말을 하자, 카인은 거침없이 라엘이 주었던 물

병을 꺼내어 뚜껑을 땄다. 그 병을 본 루트네씨오는 흥미롭다는 시선을 보내었다.

 "그것은 신계에서 만들어진 최고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회복제군. 그

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신성력이 아닌 마나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지. ….

그렇군. 라타니엘 님이시군. 틀린가?"

 "정확합니다."

 카인은 간단히 대답을 하고는 그것을 단숨에 들이켰다. 자신의 몸이 급속도로 회복

되는 것을 느낀 카인은 병을 집어던지고 다시금 자세를 취하였다. 그를 따라 쥬크도

역시 회복제를 들이켰다. 하지만 세나는 그러지 않았다. 이 정도의 소모로 회복제를

사용하기에는 그것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후에 회복제를 사용하기로

하고는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후,  잠시간은 그야말로 대 격전이라고 불릴만한 장면이 용신계에서  펼쳐졌다.

불꽃과 뇌전, 바람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 루트네씨오는 표정하나 변화하지 않고 침

착하게 모든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해내었다.

 "쳇…!"

 틈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어째서 전 차원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라고

불리우는지 그야말로 실감할 수가 있었다.

 "타아!!"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는지 카인은 거칠게 기합을 내지르면서 헬파이어를 크게 휘

둘렀다.  큰 동작은 반드시 빈틈이 생기는 법이었고,  루트네씨오 정도의 고수가 그

순간을 놓칠리는 없었다.

 꽈아아아아아앙!!

 한껏 마기가 실려있는 그의 주먹이 카인의 복부에 꽂혀들었다. 카인의 양  볼이 크

게 부풀어 올랐다. 입안에 고여든 피 때문이었다.  땡그랑, 소리와 함께 헬파이어가

바닥에 떨어졌고 머지않아 카인도 그대로 기절상태에 빠져들어버렸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카인 님이 비록 어리다고는 하지만, 하이랜더 중에서

열 손가락안에 드는 강자인 것은 분명한데… 그런 그 분을 단 한번에?'

 …사실 카인을 한번에 기절 시키는 일은 쥬크도 충분한 일이었다.  물론 지금과 같

이 맹공을 퍼붓는 상황이 아니라 편안하게 있는 상태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

다.

 "오빠?!"

 날카롭게 외치며, 세나는 카인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그의 상태를 살펴보고는

회복 마법을 쓰기 위해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갑자기 몸을 엄습해오는

충격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세나의 체내에 마기를 불어넣어 그녀를 기절시킨

것이었다. 루트네씨오는 쥬크를 바라보았다.  쥬크는 피하지도, 공격하지도 않았다.

다만 검을 붙잡고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럼, 이쯤하지. 레카드와 풍룡여왕이라면 모르겠지만, 너라면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플로시네. 내 기대가 틀린건가?"

 여기에서 대결을 끝내고 자신은 돌아가고 싶다는 뜻이었다. 카인이었다면 계속해서

싸우려 했을 것이고, 세나도 상대가 마룡이니만큼 그러할 것이었다.  하지만 쥬크는

그렇지 않았다.  쥬크에게는 현재 반드시 살아 남아서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가 존재

하였으며,  눈 앞의 루트네씨오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는 편이

었다.  루트네씨오는 빙그레 웃어보이며 차원문을 열어 용신계를 벗어났다.  그리고

벗어 나기 직전에 쥬크에게 한 마디를 남겨두었다.

 "레카드에게 전해다오. 내 충고는 잊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야."

 쥬크가 그에 대해 뭐라고 대꾸도 하기 전에, 루트네씨오의 존재는 용신계에서 사라

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강하고 비슷한 힘을 지니고 있는 두 존재가 허공에서 힘을 겨루었다. 그 결과로 인

해 주변의 대기가 크게 파동을 일으켰고, 거대한 불똥이 사방으로 튀겼다. 두 존재,

아레트와 안티스는 그와 거의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서로 퉁겨 나갔다. 안전하게 땅

에 착지한 둘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곁눈질로 주

변의 정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둘이 서로 마주보게 되었을 때,  안티스의 표

정에는 일말의 변화도 없었고, 아레트는 만족한 듯한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자신

을 돕는 자들이 대부분 패하거나, 밀리고 있는 안티스와는 반대로 아레트를 돕는 자

들은 대부분이 이미 승리를 거머쥐었거나,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었다.

 '결국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최후의 수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인가?  그다지 내키지

않는 일이건만…. 그래도 어쩔 수 는 없겠지. 이 승부가 판가름 난 후, 승패를 떠나

서 최후의 수를 가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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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78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5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6 17:17    읽음: 1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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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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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으로 중얼거린 안티스는 그로써는 모처럼 선공을 가하였다. 역수를 취한 양 손으

로 용왕검을 붙잡은 안티스는 그것을 땅에 박아넣었다.  그리고는 오른발로 땅과 검

을 동시에 찼고, 그 힘에 의하여 용왕검은 총의 피탄처럼 퉁겨올랐다. 그를 따라 땅

에 작은 흠집이 생겼다.  그리고 그 흠집을 출발점으로 삼아 세 줄기의 불꽃이 아레

트를 노리는 맹수처럼 달렸다. 비록 세 줄기라고는 하였지만, 모두가 직선적인 공격

이었기에 아레트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 옆으로 피하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레트

의 큰 오산이었다.  세 줄기의 불꽃들은 아레트가 몸을 옆으로 돌리자 그를 따라 수

직으로 방향을 틀었다.

 "으응?"

 당황한 아레트는 무릎을 굽혀 도약을 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불꽃들이 위로 뛰어

오르더니 아레트를 덮치려 하였다.  결국 아레트는 약간의 인상을 쓰며 허리를 이용

하여 발차기를 날렸다.  기가 실린 발차기가 불꽃들에 맞닿는 순간, 그것들은 힘 없

이 소멸하였다.  몸을 옆으로 반바퀴 회전하여 멋지게 착지에 성공한 아레트는 용신

주를 오른 손으로 옮기며 안티스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을 돌린 아레

트가 처음으로 목격한 안티스의  모습은 어느새 바로 앞 까지 다가와서 용왕검을 휘

두르고 있는 것이었다.

 "크으읏!!"

 부우우우우우우우웅!!!

 반사적으로 아레트는 크게 허리를 뒤로 젖혔다. 그리고 곧장 검이 휘둘러짐에 따라

일어난 강한 바람에 의해 그의 붉은색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검이 지나간 자리에는

불의 장막이 너울거리며 지나갔다. 아레트는 용신주를 잠시 허공에 던져두었다.  땅

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대로 뒤로 쓰러지듯 넘어가서 양 손으로 바닥을 짚은 아레

트는 땅으로부터 발을 띄웠다.  그리고는 오른팔의 힘으로 얼굴이 땅을  바라보도록

몸을 뒤집었다. 그와 동시에 뻗어진 그의 왼발이 안티스의 턱을 걷어찼다. 용왕검을

휘두른 후,  아직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한 안티스였기에 주춤거리며 뒤로 두, 세걸

음을 물러나야만 했다. 그 동안 자세를 바로한 아레트는 오른손을 움직여 자신의 의

지대로 용신주를 움직여 빈틈이 보이는 안티스의 복부에 그대로 일격을 가하였다.

 빠아아악!

 "후웃…!!"

 경쾌하게 들릴 정도의 깨끗한  타격음과 함께 안티스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그의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려나갔다. 아레트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고, 멋지게 그의 몸이

공중에서 반회전을 하였다. 그의 공중 돌려차기가 안티스의 쇄골을 노리고 날아들었

으나,  안티스는 재빠르게 용왕검을 바닥에 꽂아두고는 몸을 틀어 양 손으로 아레트

의 발을 붙잡았다.

 "하아앗!!"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합성을 내지르며 안티스는 어깨를 받침대 삼아 아레트의  몸

을 반대편으로 넘겨 땅바닥에 내리 꽂았다. 쿵!! 육중한 소리가 울리며 아레트는 바

닥을 몇 차례 뒹굴고는 곧장 몸을 일으켰다.

 '제길, 무리해서 공격을 피했더니 허리가 다 뻐근하네.'

 속으로 투덜거린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위로 올렸다.

 "떨어져라, 낙뢰!"

 순간, 하늘이 번뜩이며 한  줄기의 번개가 떨어져 내렸고, 안티스는 급히 배리어를

둘러 그  공격으로부터 벗어났다.  아레트는 용신주를 띄워 자체 능력으로 안티스를

공격하도록 하고는 양 손을 모으고서 브레스를 모으기 시작했다. 안티스는 갑작스레

다가와 적색 빔을 뿜으며 현란하게 움직이는 용신주에 의해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실버 드래곤Silver Dragon!"

 공중에서 원을 한바퀴 그린 아레트의 손이 안티스를 향해 휘둘러졌고,  그 손을 따

라 공중을 날던 50Cm의 작은 드래곤은 짧은 포효를 터뜨리면서 날개를 퍼덕여  안티

스를 향해 날았다. 그와 동시에 용신주는 아레트에게로 돌아왔다.

 "……! 이것이 실버 드래곤?!"

 용왕의 힘을 얻었었지만, 그것을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었던 안티스였다. 그렇기에

실버 드래곤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는 처음 접하는 마법을 보는 마법사와도 같았다

. 잠시간 넋을 잃어버린 안티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실버 드래곤의 기운이 자신을

덮친 직후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우으으으아아아아아!!!"

 실버 드래곤의 규모는 비록 50Cm였지만, 그래도 그 파괴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아

레트가 아직 완벽하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기가급  마법에 달하는 수준이었

던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스였기 때문에,  아레트가 크게 지치는 일은 없었

다.

 "끝이다! 화.룡.군.주, 안티스…!!"

 "폐하, 그만…!!"

 그 때, 안티스와 아레트의 사이에 난입하는 자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존재의 등장

에 아레트는 급히 동작을 멈추었다. 그 존재를 확인한 아레트는 적지않게 놀랐다.

 "옐란! 어째서?"

 양 팔을 벌려 아레트를 막아선 옐란은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릿결이 찰랑였다.

 "그만하세요, 폐하. 그를 죽이지 말아줘요."

 "…어째서!  그는 이번 반란의 주동자야. 그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존재가 희생이

되었는지 모르는거야? 그리고… 그리고 그는 바로 옐스의 원수란 말야!"

 "알아요,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쯤 어떻게 되

었을지… 제발……."

 아레트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확실히 옐스가 죽었을 당시,  안티스가 옐란을 양

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옐란은 주변 사람들에게 심하게 따돌림을 당했을  것이

분명했다.  거기에 생각이 미친 아레트는 천천히 용신주를 움직이는 양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의 처분은 후에 용왕들의 회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어."

 "감사합니다, 폐…하…?!"

 양 손을 가슴 주변으로 다소곳이  모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레트에게 인사를

건내던 옐란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였다. 갑자기 자신의 뒷 쪽에서 날아든 흑색의

브레스가 아레트를 덮쳤기 때문이었다.

 꽈우우우우우우우우웅!!!!

 아레트를 덮친  채로 계속해서 날아가던 흑색의 브레스는 멈추지 않고 나아가 용신

의 성에 둘러져 있는 자체 결계와 충돌하며 사라졌다.  그 사이에 있었던  아레트의

몸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폐하!!?"

 옐란은 곧장 안티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기서 싸움을 접을 수 있었는데… 어째서!!"

 원망이 가득한 옐란의 외침에 안티스는 몸을 일으키며 대꾸했다.

 "반란죄는 어차피 사형이다. 내게 이것 말고는 방법이라는 게 없어."

 안티스는 옐란을 지나쳐가며 말을 마저 이었다.

 "지난 과거를 생각해서 너에게는 손을 대지 않았다. …나의 딸아."

 그 말을 들은 옐란은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녀를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안티

스는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 때, 어느정도 충격에서 회복한 아레트는 자신의 몸

을 회복마법으로 치유하며 거칠게 외쳤다.

 "안티스―!! 너는 마지막 기회를 발로 걷어찬 거다! 간다!!!"

 무색의 신룡주가 아레트의 힘에 의해 붉게 물들어갔다. 그리고는 시뻘건 불꽃을 머

금은 1M 정도의 덩치를 지닌 실버 드래곤이 쏘아져 나갔다. 신룡주에 의해 아레트의

실버 드래곤의  힘이 증폭된 것이었다.  그 힘을 확실하게 막아낼  방법은 안티스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여유만만이었다. 안티스에게 그 실버 드래곤이 닿기 직전이

었다.

 슈슈슈슈슈슛― 퍼퍼퍼퍼퍼펑!!!

 어디선가 날아든 정체 불명의 브레스.  세자리 수에 달하는 그 브레스들은 전 용족

들 가운데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신룡주에 의해 증폭된 용제의 실버 드래곤을 무참

하게 소멸시켰다.  반사적으로 브레스가 날아온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린 아레트는 믿

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안티스의 낮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내 최후의 방어책이다. 용제여."

 거대한  드래곤들의 사이를 교묘하게 돌아다니며 검을 휘두르고 있는 소년이  있었

다. 이러한 대규모 전쟁에 휩쓸리기에는 아직 어려보이는 모습을 한  소년은 다름아

닌 알테아였다. 알테아는 막 드래곤 솔져 한명의 팔뚝을 베는 바람에 녹색 머리카락

을 적시는 피를 털어내고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쿠오오오오오오!!!]

 붉은 비늘로 뒤덮인 드래곤 솔져가 길게 포효를 터뜨렸다. 갑작스럽게 잘려나간 팔

뚝의 고통은 너무도 심했다.  레드 드래곤 솔져는 알테아를 노려보며 자신의 파이어

브레스를 힘껏 토해내었다. 폭염의 상징,  모든 것을 녹일 것만 같은 기세로 파이어

브레스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알테아는 그 중심을 향해 오히려 뛰어들었다.

 "흥!"

 광검을 익히기 위한 과정 중에서 그것을  나름대로 개량하여 만들어낸  알테아만의

검술인 소나기가 시전되었다. 전방을 향해 자신의 검, 류나엘이 수십번 휘둘러지자, 

류나엘이 지난 흔적을 따라서 적색의 검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검기들은 기술

의 명칭과 같이 소나기처럼 퍼부어져,  레드 드래곤 솔져의 파이어 브레스를 분산시

키는데에 성공했다. …역시 명칭과 같이 그 공격의 시간은 짧았다. 방해물이 없어진

알테아는 거침없이 레드 드래곤 솔져의 머리 위 까지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검을 거

꾸로 잡고는 그대로 내리찍었다.

 "하아아아!!"

 퍼어어어억!!! 알테아의 기로 인해 붉게 달아오른 류나엘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

대로 레드 드래곤 솔져의 머리를 뚫고 들어갔다.

 "가버려…!!"

 콰아아아앙!! 외침과 함께 폭발하듯이 쏟아져 나온 알테아의 기가 레드 드래곤  솔

져의 머리 속으로 침투했고, 그 압력은 머리를 그대로 터뜨려 버리기에 부족함이 없

었다. 레드 드래곤 솔져의 육체가 땅으로 추락하려고 하자 알테아는 가볍게 그 위에

서 뛰어내렸다. 레드 드래곤 솔져의 시체는 땅에 떨어지기 바로 직전에 불꽃으로 화

하여 그 모습을 감추었다.  알테아가 검을 고쳐잡는 순간,  뒤에서 수십발의 마력탄

이 쏟아졌고, 알테아는 급히 몸을 날려 그것들을 피해내었다. 이번에는 그린 드래곤

솔져였다.  그 드래곤이 지룡족이라는 사실을 파악하는 순간,  알테아는 반사적으로

뛰어올랐다.  역시나 그의 생각대로 잠시 후, 땅으로부터 삐죽한 돌부리들이 알테아

가 서 있던 장소에 솟구쳐올랐다.

 [건방진 꼬마 하이랜더.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자니 눈에 유난히 거슬리더구나! 이

제 그 건방을 다시는 못 떨도록 해주겠다!!]

 "겁이 나서 아까부터 떨면서 바라만 보다가 이제 환장해서 왔다는 거냐?"

 [건방진!!]

 그린 드래곤 솔져의 외침에 끝남과 동시에 그의 뒤로부터 바람이 휘감긴  브레스가

날아들었다. 골드 드래곤 솔져의 브레스였다. 알테아는 급히 검막을 생성하여 그 브

레스를 막아내었지만,  공중에 뜬 상태여서 뒤로 거의 20여미터를 밀려나버렸다. 알

테아는 브레스를 막아낸 덕분에 일시적으로 마비가 오는 팔을 주무르며 말하였다.

 "말은 멋지게 해놓고 협동 공격을 하겠다는거야, 아저씨?"

 어느 정도 팔을 주무른 알테아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눈이 순간적으

로 살기를 뿜었다.

 "어쨌거나 열심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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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827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6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3    읽음: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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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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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쳐라!!]

 알테아가 그들을 향해 고속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하자,  녹색의 오오라 브레스와 강

한 풍압이 실린 브레스가 교차되듯 쏘아졌다.  알테아는 류나엘을 양손으로  붙잡고

위로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플레임 랩소디-미완을 사용했다.  여러 줄기의 불줄기가

춤을 추듯 회전을 하면서 브레스들을 향해 돌진했고, 그 중심에 알테아가 날고 있었

다.

 꽈과과과과과과광!!!

 브레스들과 불줄기들이 충돌을 하여 힘겨루기를 시작하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알

테아는 두 드래곤 솔져들에게 접근하였다.

 "폭열참(爆熱斬)이란 거야."

 류나엘이 불꽃에 휩싸이는 순간, 그것이 먼저 그린 드래곤 솔져를 향해서 휘둘러졌

다.  류나엘이 그린 드래곤 솔져를 가격하자 한 차례의 폭발과 함께 그린 드래곤 솔

져가 추락했다.  카인에게 정식으로 배워 터득한 기술인 폭열참은 현재 그가 사용할

수 있는 검술 중에서 가장 파괴력이 높은 기술이었다.  그린 드래곤 솔져는 역시 땅

에 부딪히기 직전에 은은한 오오라를 남기며 모습을 감추었다.

 […어, 언제 여기까…?!]

 브레스를 쏘아대느라 알테아의 접근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골드

드래곤  솔져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외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테아의 공격이 쏟

아졌다.  순식간에 머리 부근에 다섯 차례의 참격을 찔러넣은 알테아는 기를 응축한

왼손을 뻗었다.

 "잘가라고!!"

 투우우웅!! 알테아의 손에서 뿜어진 보이지 않는 기의 충격으로 인하여 골드  드래

곤 솔져의 몸이 뒤로 주욱 밀려났고,  그에서 빈틈을 발견한 알테아는 그대로  몸을

날려 골드 드래곤 솔져의 목을 베어내었다. 알테아는 거의 처음으로 강한 기술을 연

속으로 시전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알테아는  땅에 착지하여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회복제의 뚜껑을 열어 한번에 들이켰다.  힘이 회복되는 것이 느껴지자 알테아는 놀

랍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남은 하나는 귀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

는 자신이 끼어들만한 상대가 없었기에 다른 상대를 찾아 그는 걷기 시작했다.

 "후우… 힘들군. 이거 장난이 아닌데, 괜히 왔나? 그런데…."

 무심코 하늘을 쳐다본 알테아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시켰다.

알테아는 지금 자신의 눈에 비치는 것이 상당히 특이한 광경이었기에 왼손으로 눈가

를 비비고는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변하는 것은 없었다. 알테아는 미간을 좁혔다.

 "뭐야, 저것들은…?"

 "…기형 드래곤이군요."

 알테아를 발견하고 그에게 접근해온 유스틴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순간, 놀랐기 때

문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던 알테아는 유스틴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다시 그 기형

드래곤들을 향하여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만 기형 드래곤은… 용신계로 들어오기 전에 만난 그 소형……."

 "그것은 기형 드래곤들의 여러 종류 중 한가지일 뿐입니다. 그것도 아주 희귀한 케

이스지요. 보통 기형 드래곤들은… 저런 모습이겠지요."

 유스틴이 저런 모습이라고 칭하는 기형 드래곤들의 모습은 실로 여러가지였다.  팔

이 하나밖에 없는 드래곤을 비롯하여 머리가 두 개인 드래곤,  날개가 아예  없거나

혹은 다섯장이나 되는 드래곤. 그 덩치가 다른 드래곤의 두배에 달하는 거대 드래곤

과 꼬리가 세 개로 갈라진 드래곤 등등….  적게 잡아도 세  자리수는 넘을 법한 그

기형 드래곤들은 안티스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었다. 날개가 없는

드래곤은 무슨 방법으로 날고 있는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그  대열에 합류하여 원을

그리고 있었다. 갑작스런 기형 드래곤들의 등장은 전쟁의  상황에도 큰 영향을 미쳤

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발톱과 꼬리를 휘두르고, 이를 번뜩이면서 브레스를 토해내

고 마법을 남발하던 드래곤들이 교전을 멈추었던 것이다. 드래곤들은 기형 드래곤들

을 견제하며 뒤로 물러섰다. 안티스의 반란에 동참했던 드래곤들도 그 기형  드래곤

들이 다름 아닌 안티스의 편을 돕는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고 뒤로  물러서고 있

었다.

 안티스는 언제부터인가 고개를 숙이고 고요함을 지키며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결국 아레트는 일단은 모두와 상의를 하기로 하고, 그 곳에서 물러났다.

 카인이 눈을 뜬 것은 다른 일행들이 작전 회의를 완료한 뒤였다. 카인은 눈을 뜨자

마자 회복 마법으로 하여금 자신의 상처를 회복시켜 준 세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주

위를 둘러보았다.

 "마룡공은…?"

 그의 질문에 약간 떨어진 곳에서 눈을  감고 정좌를 하고 있던 쥬크가 천천히 눈을

떴다. 쥬크는 쓴웃음을 지었다.

 "떠나갔습니다, 당당히. 카인 님께 자신의 충고를 잊지 않는 것이 좋을거라는 말을

전하라는 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습니다."

 "충고……."

 조용히 한 단어를 중얼거리며 카인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내 그는 대상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상황은 어떻게?"

 "일단 저걸 봐."

 레이젤은 오른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어깨 너머를 가리켰다. 그의 말에 카인

은 몸을 일으켜 그 곳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말없이 그것을 주시하던 카인은  잠시

후 명료하고도 정확한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강하군."

 카인이 본 것은 다름아닌 안티스였다.

 "그래. 한창 일이 잘 풀리고 있는데 갑자기 저 녀석들이 나타나서 말이지."

 이번에 레이젤이 가리킨 곳은 카인이 더없이 좋아하는 창공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지금 그 창공이 세자리 수가 넘어가는 존재들로 인해 뒤덮여 있다는 점이었지만.

 "기형 드래곤이군."

 "그렇지. 그리고 저 기형 드래곤의 힘은 짐작컨데,"

 "하나,  하나가 나이트 급이야.  장난이 아니지.  드래곤 나이트가 백 명이라니 말

야."

 시작한  것은 레이젤이었지만, 끝을 맺은 것은 아레트였다. 그 다음은 세나가 설명

하였다.

 "현재  추정되는 안티스의 힘은… 차원계 최강이라는 마룡공보다는 못하지만, 그야

말로 엄청나. 게다가 그 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 일단은 이것부터 받아."

 길게 말을 한 세나는 라엘이 주었던 회복제를 카인에게 건내었다. 얼떨결에 카인이

그것을 받아들자, 세나는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용왕은 본래 용신의 성의 능력을 이용하여 완벽하게 회복을 하는 것이 가능해. 그

러니, 효율성을 위해서 나와 아레트,  에르만은 회복제를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

법이지."

 가볍게 윙크를 하며 세나가 말하자, 아레트와 에르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각 레이

젤과 쥬크에게 회복제를 건내었다. 세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회복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형 드래곤들의 처리가 끝난 후야.  우리들이 안티스를

공격하려고 한다면, 기형 드래곤들은 필사적으로 우리들의 움직임을 막을테니까."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카인과 레이젤, 쥬크는 각자 품에 회복제를 갈무리 하

였다. 마지막 전투를 위한 시작이 지금 막을 올린다.

 생각보다 기형 드래곤을 제압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비록 개개인의 능력이

월등한 기형 드래곤이라고는 했지만,  그 정도의 능력으로는 드래곤들의 머리  숫자

를 압도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드래곤들의 사이에는 카인, 레이젤, 쥬크, 세나, 아

레트, 에르만, 유스틴, 아루나가 있었다. (알테아와 옐란의 실력은 크게 눈에 띌 정

도는 아니었다. 드래곤들 중에도 나이트 급은 존재했다.)

 [크아아아아앙!!]

 갈라지는 듯한 포효와 함께 외팔이 드래곤의  팔이 휘둘러졌다. 하나뿐인 팔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그 팔은 일반 드래곤의 그것보다 최소 세배 이상은 굵었다. 그러니

만큼 실려있는 파괴력도 엄청났지만, 그것은 맞출 수 있을때나 쓸모 있는 것이었다.

비록 루트네씨오와 싸우느라 힘의 소모가 있기는 했으나 눈에 훤히 보이는 느릿느릿

한 공격을 얻어맞을 카인은 아니었다. 살짝 몸을 아래로 하강하여 공격을 간발의 차

로 피한 카인은 잠시 뒤에 머리 위를 쓸고 지나가는 강렬한 풍압을 느꼈다.  하지만

전 차원계 최강이라는 루트네씨오와  격전을 벌인지 얼마  되지도 않은 카인에게 그

정도는 별 다른 감흥을 안겨주지 못하였다. 빈틈을 노리고 고속으로 돌진했다.

 "…핫."

 짧고 낮은 기합과 함께 카인의 헬파이어가  가로로 크게 반원을 그렸고, 다시 위로

올려져 그대로 직선을 그었다.  검을 따라 수놓아진 붉은 빛은  십자형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 형태를 본따 기형 드래곤의 몸에 새겨진 상처에서 곧 피가 흘렀다.  카인

은 몸을 약간 뒤로 물리며 곁눈질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 시전할 기술에 혹시

휩쓸릴 아군이 있을까, 해서였다. 카인이 뭔가를 하려하는 것을 거의 직감으로 깨달

은 드래곤들은 재빨리 그의 주변에서 벗어났고,  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양 주먹을

움켜쥐었다. 카인의 주위에 따스한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그 따스함을 느낄 시간

도 없이 순식간에 대기는 달아올랐고, 그 열기는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카

인은 양  팔을 천천히 상체 쪽으로 끌어올렸다.  그 움직임이 진행됨에 따라 열기는

더더욱 심해져갔다. 이윽고 그의 양팔이 다시 아래로 힘차게 내리쳐졌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펑!!!

 갑작스럽게 카인의 주변에서 연쇄적인 폭발이 발생하였다. 연옥화염진(燃獄火炎陣)

이라는 기술로, 주변은 그야말로 연옥이었다. 그 폭발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멈출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레이젤은 특유의 경쾌한 몸놀림으로 머리가 둘 달린, 쌍두 드래곤의 주변을 뛰어다

녔다. 물론 허공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뛴 것은 아니다. 그 정도로 그의 움직임이 경

쾌하단 것이다.  이런 그의 기동력 덕분에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자들은 레이젤을 종

종 바람의 속성으로 오해하곤 한다.

 [크롸아아아아!]

 안그래도 덩치가 큰 종족이 드래곤이다. 그런데 적이 지금처럼 통통 튀기며 이리저

리 뛰어다니면 상당히 골치가 아픈 것이다. 하물며 이렇게 덩치도 작을 경우에는….

쌍두  드래곤의 오른쪽 머리에서 시뻘건 파이어 브레스가 주욱 뻗어나오자 레이젤은

위로 솟구쳐 오르며 가볍게 두어바퀴 공중 제비를 돌았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어

려 있었다.

 "헤헷. 열 받았나보군, 친구? 걱정마. 나,  레이젤 이지스 님께서 시원하게 해드리

지!"

 그러자 필요 없다는 듯이 다시 한번 오른쪽 머리에서 파이어 브레스가 날아들었다.

레이젤은 그런 쌍두 드래곤의 행동을 제 멋대로 재치있게 해석해냈다.

 "오, 걱정하지마. 무료야. 좀 아프겠지만…!"

 양  손으로 움켜쥔 프로즌 소드에서 하얀 기가 서려나오기 시작했다. 그 강한 한기

로 인하여 주변의 온도가 순식간에 영하권으로 진입하였다.  레이젤은 몸을 곧게 펴

고는 빠르게 쌍두 드래곤을 향해 탄환처럼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왼쪽 머리에서 브

레스가 뿜어졌다. 아이스 브레스였다.

 "응? 헤헷, 너도 재주가 있단거냐! 하지만 내가 해주는게 더 좋을텐데!"

 기합을 대신한  외침이었다. 레이젤은 곧장 오른손만으로 검을 쥐고는 그대로 허리

를 틀었다. 그리고는 비스듬하게 원을 그리듯 크게 프로즌 소드를 휘둘렀다. 프로즌

소드가 가볍게 한바퀴 원을 그리면서 발생한 풍압은 쌍두 드래곤의 아이스 브레스의

각도를 교묘하게 살짝 틀어냈다.  원을 그린 레이젤의 오른팔은 왼쪽 옆구리 근처에

가 있었다. 쌍두 드래곤의 두 머리가 모이는 목의 바로 앞에 선 레이젤은 팔을 회전

시키며 프로즌 소드를 찔러넣었다.  영하로 내려간 프로즌 소드의 한기가 쌍두 드래

곤의 핏줄을 차갑게 얼렸다.  그리고 프로즌 소드가 뽑혀나오자 그는 힘없이 바닥으

로 추락했다.  그러나, 쌍두 드래곤은 떨어지기도 전에 어디선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불꽃의 폭발에 휩쓸려 형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레이젤은 피식 웃었다.

 "카인 녀석, 화려하게 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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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828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7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4    읽음: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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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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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크의 시선이 안티스에게로 향해졌다. 이제 단 두가지만 마치면 본래 자신의 목적

을 위하여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기형 드래곤들을 물리치고, 화룡군주 안티

스를 쓰러뜨려 그의  반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  이 두가지가 끝난다면 쥬크는 다시

악마왕, 아스타로트의 흔적을 찾아 차원계를 여행할 것이다.

 "때문에 원한은 없지만, 사라져줘야겠습니다."

 아무말도 하지 않은  주제에 갑자기 '때문에' 라는 말 따위를 꺼내자 쥬크와  대치

중이던 기형 드래곤은 표정이 기묘하게 변하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불만을 토했

다.

 [쿠오오오오!!]

 기형 드래곤이 벌린 입 앞에 거대한 구체가 모여들었고, 그것은 한줄기의 굵은  빛

이 되었다. 쥬크는 자신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날아드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촤

앙. 맑은 소리를 내며 검집으로부터 쥬크의 청룡검이 해방되었다. 그것은 대기를 가

르며 날아들어 빛의  줄기를 반쪽으로 나누어 버렸다. 아무리 기형 드래곤이 선천적

으로 무력 면에서는 뛰어나다고 하지만, 쥬크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쥬크는 왼손을

펴고는 앞으로 뻗었다.  그의 손 주변에서 번뜩인 스파크들이 자석에 달라붙는 철가

루처럼 몰려들어 구체를 이루었다. 구체는 쥬크의 손이 위로 향한 것과 동시에 공중

으로 치솟았고,  아래로 그어진 쥬크의 손 동작과 동시에 수백으로 갈라져 폭우처럼

퍼부어졌다.

 쿠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기형 드래곤이 거대했기 때문에 특별한  조준은 필요 없었다. 수백갈래의 조각들은

기형 드래곤의 전신을 가격했다. 그 하나, 하나가 적중될때마다 기형 드래곤의 비늘

이 날아가고 피부가 찢기어 피가 허공을 물들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기형 드래곤들의 필사적인 방어는 크게 시간을 끌지 못하였다. 카인, 레이젤, 쥬크

들의 대검술(大劍術)과 세나,  아레트,  아루나, 에르만들의 대마법(大魔法)과 실버

드래곤. 유스틴의 정령술(精靈術)은 승패를 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자 일행은 회복제와 용신의 성을 이용하여 각자 힘을 회복하고는

다시 모였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안티스의 몸 주변에서 거대한 불꽃이 일어

섰다. 안티스가 깨어난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세나는 품에서 하나의 스크롤을 꺼내

들어, 속삭이듯이 말했다.

 "스승님이 주신 이  스크롤을 쓸 기회를 만들어야 해요. 지금의 안티스에게는 어지

간한 공격은 먹히지도 않을 겁니다."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은 에르만과 아레트, 아루나, 세나였다. 세 명의 용왕과 용제가 동시에 쏘아낸

은빛의 기둥은 한 지점에서 모여들어 거대한 실버 드래곤을 이루었다.  협공 시에는

그 위력이 배가 되는 것이 드래곤들의 특징이었다. 안티스는 자신을 노리고 입을 벌

리는 실버 드래곤의 모습에 웃었다.

 "크크큭! 크하하하!"

 뭐가 그리도  웃긴지 크게 웃음을 터뜨린 안티스는 순식간에 미소를 지워버리고 땅

을 박차고 실버 드래곤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안티스의 오른손이 내질러졌다.

그렇지만 그의 손은 실버 드래곤의 입 안으로 사라졌다.

 "타아!"

 퍼어어엉!!

 폭발하는듯한 안티스의 기. 그것은 내부부터 분열을 일으켜 실버  드래곤을 붕괴시

켜 버렸다.  세 명의 용왕과 용제가 쏘아낸 가공할 위력의 실버  드래곤은 허무하게

사라져갔다.  그에 대한 충격에 빠져들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안티스의 주변에 떠오

른 무수한 불꽃의 구체가 일행을 향해 난사되었다. 모두가 빠르게 몸을 움직이며 그

것을 피했지만, 쥬크는 몸을 놀려 역으로 안티스를 향해 파고들었다. 안티스의 불꽃

들이 일부러 빗나가기라도 한듯, 쥬크의 로브 자락조차 스치질 못했다.

 파아아아아아―앙!!

 크게 휘둘러진 쥬크의 청룡검은 안티스의 몸에 닿지 못한 채 울림음을 남기며 튕겨

나왔다. 그리고 카운터 격으로 날아든 안티스의 발차기에 바닥을 굴렀다.

 "크으으… 크아아아!!"

 안티스의 양 손이 하늘로 올려져   쳐졌다. 그의 손이 움직인 자리에 남은 것은 검

은 파이어 브레스였다. 검은 파이어 브레스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타올랐다.

 "어서 이쪽으로!! 방어막을 구축해야 합니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세나가 외쳤다.  쥬크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지만,  정통으로

발차기에 가격당한 딜레이는 가시질 않았다.

 "탓!"

 그런 그를 데려오기 위하여 세나의 뒤 쪽에서 한 명이 몸을 날렸다. 레이젤은 자신

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달려 쥬크의 손목을 잡고는 숨 고를 시간도 없이 다시

달렸다.  가까스로 레이젤과 쥬크가 세나의 뒤 쪽으로 오자마자 무형의 쉴드가 그들

을 감쌌다.  주변의 드래곤들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멀찍이 떨어진지 오

래였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세나를 비롯한 네  명의 드래곤이 힘껏 둘러놓은 쉴드를 깍아먹는듯 안티스의 파이

어 브레스가 쉴드를 두들겼다.  그 열기도 열기였지만, 압력 또한 대단했다. 결국에

는 일행 전체가 각자의 힘을 이용하여 겹겹이 방어막을 쌓았고, 멀리 떨어져 있었지

만 가능한 드래곤들이 방어막을 쌓아주었다.  그랬기에 가까스로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어떻게 이 정도의 브레스를…?"

 벌겋게 달아올라 허연 김이 나는 자신의 양 손바닥을 바라보며 에르만이  중얼거렸

다. 방금 그 브레스는 도저히 납득이 안될 만큼의 위력이었던 것이다.  물론 과거의

용제 로디네트나 세레이트, 그리고 마룡공 루트네씨오가 최대 위력을 발휘한다면 가

능하겠지만 그로써는 경험한 적이 없는 강함이었다. 아루나는 자신의 속성을 이용하

여 주변의 모두의 열을 식혀주며 말했다… 라고는 하지만,  레이젤에게 중얼거릴 뿐

이었다.

 "아마도 저것이 안티스의 최고능력, 이라고? 그렇겠지. 아니라면 슬퍼. 응? 아, 알

았어. 슬퍼하지 않을게."

 레이젤은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레이젤은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안티스에게 그 스크롤을 사용하는 것은 쉽지는 않을것 같아. 좀 전에 다가서서 본

결과, 녀석에게는 확실히 강력한 쉴드가 있다. 그렇죠, 쥬크 님?"

 "예, 맞습니다. 제 공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두 보셨을겁니다.  그리고 저 쉴드

는 특이하게도 자체 회복 능력이 있더군요. 공격을 가하고 찰나의 순간에 다시 쉴드

가 복구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부셔뜨려도 시간이 적을 것 같군요."

 레이젤과 쥬크의 말에 카인이 결론을 이끌어냈다.

 "결국 승부는 쉴드를 깨뜨린 이후의 시간 활용에 달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세나가 입을 열었다.

 "그럼, 다른 분들께서 저 쉴드에 집중 공격을 퍼부어 주세요.  그리고 쉴드가 부숴

지면 제게 신호를 보내 주십시오. 그 즉시 제가 여러분들을 텔레포트 시키고서 스승

님께서 주신 이 공간 결계의 스크롤을 발동시키겠습니다.  제가 마법을 다루는 쪽으

로는 가장 뛰어나니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녀의 질문에 대답은 없었다. 다만 각자 말 없이 공격할 자세를 취할 뿐이었다.

 안티스가 방금 사용한 브레스가 그의 최대 힘인지는 몰라도 그에 가까운 것만은 틀

림없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 안티스는 일종의 딜레이 상태에 빠져 숨을

헐떡이고 서 있었다. 일행이 노리는 것은 이 딜레이의 시간이었다. 안티스가 딜레이

에 빠진 동안 쉴드가 사라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일행이 쉴드를 깨

기 위해 공격하는 것을 방해 받지 않을 수는 있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안티스에게

퍼부어진 공격은 실버 드래곤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일행 중에서 가장 빠르게 시전

되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좀전과 같이 일직선으로 그어지던 세 개의 은빛의 기둥

은 한 지점에서 합하여 드래곤을 이루었다. 하지만 하나의 은빛의 기둥. 즉, 세나의

힘이 빠진 덕분에 처음과 비교하면 드래곤의 크기가 작았다. 수치적으로 환산하자면

1/5에 해당하는 힘이 빠진 것이기에 이정도면 양호한 상태였다. (참고로 아레트가 2

/5이며 에르만이 1/5,  아루나가 1/5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버 드래곤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만은 기정 사실이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앙!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듯 하던 허공에서 잔잔한 물결과도 같은  파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파동의 시작점에는  실버 드래곤이 존재하였다.  실버 드래곤이 안티스의

쉴드에 부딪혀 돌진을 멈춘 것이었다.  실버 드래곤은 곧장 폭발을 일으키는 대신에

자아가 있는 생명체마냥 이빨을 번뜩이며 쉴드의 기운을 갉아먹기 시작하였다. 그리

고 실버 드래곤의 모습이 희미해지려는 때에 유스틴이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던 엔

리멘탈의 활 시위를 놓았다.  패앵!! 연녹빛의 막대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람을

갈라 안티스에게 날아들었다. 외관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 막대에는 다름아

닌 유스틴이 빌린 대지의 정령왕, 베이모스의 기운이 실려 있었다. 쉴드가 물리적인

방어도 해낸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물리적  공격력이 가장 뛰어난 대지의  정령왕을

고른 것이었다. 베이모스의 기운은 실버 드래곤이 모습을 감추자 바로 그 곳에 적중

하였다. 그리고 오로지 그 곳만을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베이모스의 기운과 안티스

의 쉴드가 서로 뚫고 막기를 위해 힘겨루기를 시작하자,  그 곳을 축으로 대지가 뒤

흔들렸다.  대지의 정령왕인 베이모스의 기운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베이모스의 기운은 안티스의 쉴드를 뚫지 못한채로 사라졌다

. 비록 다시 회복이 되고는 있었지만, 덕분에 그 부위의 쉴드는 대단히 약화된 상태

였다.

 "내 차례냐!"

 외침과 함께 레이젤의 양 손에 굳게 쥐어져 있는 프로즌 소드가 순백색의 빛에  휩

싸였다. 그리고 프로즌 소드 주변의 대기에서는 마치 보이지 않는 분수가 여러개 있

듯이 다량의 물이 치솟아올라 검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 물살은 검날과 같이 날카롭

게 일어서 프로즌 소드의 절삭성을 최대치로 높여주었다. 해왕멸살참(海王滅殺斬)이

발동되고 있었다.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레이젤은 곧장 유스틴의 공격에 의해 엷

어진 쉴드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 가까스로 아직 회복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그 틈에 프로즌 소드를 거칠게 꽂아넣었다. 그 뛰어난 절삭성은 일정 부분에 불과했

지만, 안티스의 쉴드를 완벽하게 뚫는것에 성공했다. 레이젤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다음 공격수의 이름을 간절히 외쳤다.

 "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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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은 주인공이라서, 레이젤도 주인공 급이라서, 쥬크는 제 또 다른 글의 주인공

이어서… 기형 드래곤들과의 개별 전투를 적어보았습니다.

 …안티스는 프로토스? -_-;

『SF & FANTASY (go SF)』 36829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8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4    읽음: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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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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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년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낸 둘이었기에 애초에 그런 외침은 불필요하였다. 카

인은 이미 레이젤의 옆에 발을 디디고 있었다.

 "…흐앗!!"

 카인이 택한 것은 역시나 파검이었다. 루트네씨오가 아무리 과거의 것을 고집한다,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어라,  라고 충고했다고는 하지만 당장은 무리였다.  결정적인

순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파검에 의존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파검이 그렇

게 약한 것도 아니었다. 검술 중에서도 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것이었다.)  섬뜩하기

그지없는 독특한 특유의 보랏빛이 헬파이어를 감쌌다. 그를 따라 헬파이어를 휘감고

돌던 불꽃도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특히 헬파이어에 장식된 붉은색의 루비는 그

빛을 더해 한층 더 아름다운 빛을 뿜었다.  그 루비를 잠시 바라보며 한 여인, 피아

의 이름을 속으로 중얼거린 카인은 있는 힘껏 파검의  힘이 실린 헬파이어를 휘둘렀

다. 헬파이어가 쉴드를 치기 바로 직전에 레이젤은 자신의 프로즌 소드를 뽑아냈다.

프로즌 소드가 뽑혀져 나온 자리를 곧장 헬파이어가 매웠다. 단순히 자리를 매운 것

만이 아니었다.  그 균열을 중심으로 하여 헬파이어가 머금고 있는 보랏빛의 음산한

불꽃이 안티스의 쉴드를 뒤덮기 시작한 것이었다.

 "핫!!"

 끼이이이이이!! 짧은 기합성과 함께 헬파이어가 안티스의 쉴드를 긁으며 뽑혀졌다.

그 직후 카인은 곧장 몸을 뒤로 날렸다. 뒤이어 일어날 폭발에 대비한 것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주변의 대기를 뒤흔들 정도의 강렬한 폭발이 안티스와 그의 쉴드를 뒤덮었다. 레이

젤의 옆으로 몸을 날린 카인은 레이젤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쥬크가 청

룡검을 들고서 안티스를 향해 대쉬해 오고 있었다.

 "갑니다!"

 짙푸른 빛이 쥬크의 주변에서 번뜩였다.  그리고 쥬크의 범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전기력이 푸른 빛으로 변화해 그에게 빨려들어왔고,  쥬크는 다시 그 힘을 청룡검으

로돌려 증폭시켰다. 대뇌룡참·진(大雷龍斬·震)이었다.  일전에 퀴어스와의 대결에

서 사용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번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래봤자, 아

직은 불안했지만 말이다.

 갑자기 달려오던 쥬크의 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다름아닌 속뢰의 힘이 발동

된 것이었다.  쥬크가 달려간 자리에는 연하게나마 푸른 빛이 남아 아름답게 주변을

물들여나갔다. 그리고 깨끗한 폼으로 쥬크는 침착하게 청룡검을 가로로 크게 휘둘렀

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파검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거대한 푸른 폭발이 터졌다. 주변이 온통 푸른 빛으로

물든… 아니, 용신계가 본래 푸른 색이었다는 착각이 일어날 만큼 폭발의 여파는 대

단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지막 공격을 구경하던 드래곤들도 거대한 소리와 폭

발, 빛, 그리고 그 기운에 몸을 떨며 뒤로 물러섰다.

 세나는 쉴드가 깨어졌다는 신호를 해달라는 자신의 말이 너무도 멍청하게 생각되었

다.  신호를 받고 할 것도 없이 안티스를 보호하던 그 강력한 쉴드가 사라졌다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세나는 일격을 날리고 지쳐있는 일행들을 발견하고는 양 손을 허

공에 휘저어 빠르게 자신의 옆으로 텔레포트 시켰다.

 캬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리고 그 때,  대뇌룡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트레이드  마크인 신룡의 모습을 한

청룡이 천공을 향해 솟아오르며 길게 포효를 터뜨렸다. 그 모습에 놀란 몇몇 드래곤

들이 그것을 공격하려고까지  하였으나,  다행히 주변 드래곤들의 만류에 의해 그런

불상사는 생겨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신룡의 승천이 바로 세나에게 신호 역할을 해

주었다. 세나는 라엘이 준 스크롤을 찢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공간 결계!"

 자신만만하게 외쳤지만 주위에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공간 결계라는

궁극의  마법을 이미 슈엘을 통하여 본 경험이 있는 일행의 표정에는 여유가 머물렀

다.  하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아루나와 옐란은 그렇지 않았다.  아루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레이젤을 향해 말했다.

 "어째서 아무일도?"

 옐란은 같은 질문을 아레트에게 하기가 뭣했는지 아루나를 따라 레이젤을 바라보았

다. 레이젤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루나를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아직 아루나와의 재회가 실감이 나지 않는 그였다. 그렇기에 그녀의 감촉을

느끼기 위해 레이젤은 손을 뻗어 아루나의 뺨을 쓰다듬었다.

 "라엘 님이 만드신 마법이거든."

 라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설명이었다. 하지만 아루나는 라

엘이라는 괴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레이젤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고개를

까딱였다. 하지만 옐란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  아쉽게도 옐란은 라엘이라는 자

를 직접  대면한 일이 없고,  단지 소문과 전해내려오는 말을 통해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옐란에게 새겨져 있는 라엘의  이미지는 모든 차원계에서 마법을

추구하는 존재들의 이상형이자 완성체인 고귀한 자의 그것이었다. 라엘이 들었다면,

기뻐하며 당연하다고 외치겠지만,  아마 그를 아는 다른 자들은 인상을 쓸  것이다.

어쨌거나 옐란은 대답을 구하는 눈초리로 아레트를 바라보았다.  아레트는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공간 결계는 말 그대로 공간에 결계를 치는거야. 결계와 내부와 외부는 어떠한 차

이도 없어. 그렇지만 그 사이에는 아공간의 힘으로 인해 장막이 쳐져 완벽하게 차단

이 되어 있지. 그것은 무엇으로도 뚫을 수가 없어.  기도, 마나도, 브레스도… 그리

고 육체 마저도. 게다가 그 범위를 좁힐 수가 있다는 점에서 경이적이지."

 옐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안티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실 누구보다도 마

음이 심란한 것은 옐란이었다. 비록 마음의 정리를 하고서 아레트에게로 돌아왔다고

는 하지만, 지금 그녀의 대적 상대는 안티스였다.  옐스가 죽은 뒤,  그녀를 양녀로

거두어 지금껏 보살펴온 수백년 동안 마음의 지주가 되었던 아버지인 것이다.  그러

한 사실을 알고 있는 세나는 공간 결계의 정식 발동을 일으키기 전에 아레트에게 눈

짓을 했다. 그녀의 의도를 알아챈 아레트는 조용히 옐란을 끌어안았다. 공간 결계가

발동되어 펼쳐질 장면을 보는 것은 그녀에게 너무 힘든 일일 것이기에.

 "괜찮아요, 폐하. 두 눈으로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보겠습니다."

 아버지라는 단어를 힘겹게 꺼낸 옐란은 애써 웃어보이며 아레트의  품을 벗어났다.

그녀의  말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선 세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공간  결계의

정식 발동을 일으켰다. 안티스 주변의 공간이 서서히 일그러져갔다.

 안티스는 직감적으로 자신이 위기에 처했음을 알았다. 본래의 힘. 즉, 기형 드래곤

힘을 되찾은 그는 그 힘의 댓가로 그와 동시에 상당한 자아 붕괴를 일으켰다.  그렇

지만, 직감은 생생했다.  자신과 떨어진 곳에서 세나가 찢어버린 스크롤.  그것에는

애초에 엄청난 마력이 실려 있었고 , 그것이 찢어지는 순간… 안티스는 전율을 느꼈

다. 온 몸의 털이 솟구치는 듯한 짜릿하면서도 싸늘한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크아아아아아아!!"

 이 재수없는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오직 그 생각만으로 안티스는 검은 파이어

브레스를 모았다.  이 브레스의 위력에 관해서는 상당한 신뢰감이 있었기에 차츰 그

가 느끼던 전율은 가라앉아 갔다.

 "카악!"

 거친 기합을 지르며 안티스는 브레스를 쏘아냈다. 목표는 저 쪽에 옹기종기 모여있

는 용제, 아레트의 일행이었다.

 츠아아아아아아앗―!!

 기세 좋게  날아가던 브레스가 갑자기 원자 단위로 분해가 되며 사라지기 시작하였

다. 그것은 일정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적지 않게 놀란 안티스는 이번에는

수백의 마력탄을 일시에 공중으로 띄워  사방으로 날렸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

일정 범위를 넘지 못한채로 분해되어 버렸다. 안티스는 어리둥절해하며 사방을 둘러

보았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무형의 막이 쳐져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

만,  자신이 있는 곳과 저들이 있는 곳은 마치 별개의 공간과도 같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추리해낸 안티스는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사라져가는 기억의

저편에서 루트네씨오에게서 들었던 새로운 마법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었다.

바로 마법의 신, 라타니엘이 새로이 만들어낸 궁극의 마법인 공간 결계였다. 그러나

안티스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었다.

 '무적은 아니었다.  나 이상의 힘을 지닌 존재라면 그깟 결계는 쉽게 뚫고 나올 수

가있을거다. 내가 직접 뚫었으니. 아마 그대도 가능할듯 싶군.'

 루트네씨오의 말을 떠올린 안티스는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그리고는 온 몸의 마나

를 최대치로 올리고는 돌진해나갔다.

 브레스를 쏘고  마력탄을 날리는 등의 발악을 하는 안티스를 일행은 조용히 바라보

았다. 원해서가 아니라, 스크롤이라고 해도 이 공간 결계는 시전자의 마나를 필요로

할 정도의 마법이었던 것이다.  (공간 결계를 스크롤에 그대로 옮기려 하면, 스크롤

이 버티지 못한다.)  그 때문에 시전이 지연되어 어쩔 수 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안티스가 온 몸의 기를 끌어올리며 돌진을 시작했다.  카인은 그 모습

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자살이라도 하려는건가."

 하지만 쥬크의 생각은 달랐다. 쥬크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오. 어쩌면… 공간 결계를 뚫을 생각일런지도 모릅니다. 마룡공께서도 해내었

던 일입니다. 지금의 화룡군주라면 그 일을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만."

 "하지만 지금의 공간 결계는 완성형입니다만."

 "그렇긴 하지만,  라엘 님께서는 마룡공께는 완성형의 공간 결계도 별 효용이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일단 화룡군주가 나올 것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

겠군요."

 쥬크는 검집에 꽂힌 청룡검의 손잡이를 조심스레 잡았다.

 츠팟!

 작은 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안티스는 자신의 오른손목이 자취를 감추었다는 사실

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그의 오른손목 부위가 원자화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의 오

른손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크아아아?!!"

 슈엘이 사용하였던 미완성의 공간 결계는 단지  결계만을 두를 뿐, 그 외의 움직임

은 일어나질 않았다.  그렇지만, 라엘이 완벽하게 이루어낸 공간 결계라면 이야기가

틀렸다.  일단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결계가 시전된 후에도 범위의 지정이 가능하였

다. 그리고 아공간의 힘이 결계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라 랜덤으로 결계 내에서 곳곳

에 직선 형태로 아공간의 힘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방금 안티스의 손목이 있는 자리

에 그  직선 형태의 아공간이 펼쳐졌기 때문에 그 손목이 원자화 되어버린  것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손목이 사라졌는데 놀라지 않을 자가 어디있겠는가?

그렇지만 안티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카아아아아아앗!!!"

 안티스의 몸 주변이 이윽고 흑염(黑炎)의 기운으로 뒤덮였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

기 위해 안티스가 택한 방법이었다.

 츠파아아아아!!

 안티스의 힘과 공간 결계의 힘이 맞부딪히며,  기이한 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뿜어지는 흑염의 불길이 거칠어짐에 따라 공간 결계의 내부가 더  이상 바깥

에 있는 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세나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결계가 깨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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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830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19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4    읽음:  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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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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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티스는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의 상태는 전혀

좋지 않았다.  온 몸이 상처 투성이에 피를 뒤집어쓴듯한 몰골….  자아가 붕괴되지

만 않았더라도  루트네씨오와 마찬가지로 온전하게 결계를 뚫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안티스에게는 무리였다.

 "크으아…!! 혁명, 혁명이다!! 우리, 우리 일족을 위해! 경멸당하는 일족의 구원을

위해! 혁명이란 말이다!!"

 "아뇨,  이건 반란입니다. 더 이상 다른 이에게 괴로움을 주지 말아요. 지난날, 제

게 보여주셨던 모습처럼… 무인답게 이대로 떠나주세요. 아버지!"

 퍼어어어어어엉!!

 미리 대비를 하고 있던 쥬크보다도 옐란의 브레스가 빨랐다. 그렇지만 안티스는 그

브레스를 손으로 붙잡아서 터뜨려버렸다.  거의 죽어가기 직전의 상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힘이었다. 그리고 그 반탄력으로 옐란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하!"

 그 다음은 쥬크였다. 쥬크는 청룡검에 기를 주입하여 안티스를 향해 휘둘렀다.  안

티스는 그것을 흘끗 바라보더니 손을 휘저었다. 그의 앞에서 생겨난 흑염들이  춤을

추면서 쥬크를 향해 다가갔다. 쥬크는 그것들을 베어내려고 했지만, 되려 검은 퉁겨

졌고, 역습을 받아버렸다.  다행히 대단한 피해는 아니었다지만 안티스의 저력을 느

끼게 해주었다.

 "카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괴성을 내지른 안티스가 달려들었다. 그 행동에 가장 먼저 유스틴이 반응을

하여 그를 막아서려 했지만,  반격조차 하지 못한 채 나가 떨어졌고, 그것은 다음으

로 반응을 한 레이젤도 마찬가지였다.  카인은 반격을 하기보다는 다른 일행들을 보

호하려고 했으나 보이지 않는 충격으로 쓰러져 버렸다.  알테아도 그 여파에 휩쓸려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순식간에 일행들이 나가떨어지자 남은 자들도 긴장해야만 했

다. 그 다음, 안티스의 목표는 새로운 용제와 용왕들이었다.

 "쳇."

 아레트는 급히 방어를 위해 바리어를 전개했지만,  안티스는 그 바리어조차 찢어버

렸다. 이어서 펼쳐진 쉴드조차 안티스의 저돌적인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하였다.  그

때 갑자기 안티스가 서 있는 대지가 뒤흔들리더니 무수한 돌맹이들이 솟아올라 안티

스를 후려쳤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날카로운 바람이 일어나 그를 쓸고 지나갔다.

 "키이이잇!"

 갑작스러운 공격에 안티스는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드래곤들

은 아니었다. 그들은 안티스의 존재에 압도되어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그

렇다면 누가? 안티스는 곧 직감적으로 자신의 위 쪽에 누군가가 있다는 걸 느끼고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 곳에는… 바로 케니안과 레일런트가 있었다.

 "추하군, 안티스. 그냥 패배를 인정하는게 어떠냐."

 "음."

 케니안의 말에 레일런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티스는 군주들을 보자 순간

적으로 자신의 아군이라고 생각했었다. 상당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기억에도 혼

란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렇지만 케니안의 말로 곧 그들이 배신자라는 기억을 해내

고는 살기를 일으켰다.

 "크아!"

 외침과 함께 안티스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한 도약이었

음에도 불구하고 그 높이는 대단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손을  휘두르려는 순간,

아레트와 에르만의 공격이 안티스에게 직격했다.  덕분에 안티스는 균형을 잃으면서

추락해버렸다.  그 틈을 이용해 케니안과 레일런트는 그들의 옆에 안전하게  착지를

했다. 세나가 급히 질문했다.

 "케, 케니안! 죽지 않았던거야?"'

 "예. 용왕의 힘은 사라져버렸지만, 저와 레일런트는 둘 다 살아 있습니다."

 웃으며 그렇게 말한 케니안은 다시금 안티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말을  계속해

나갔다.

 "생각해보니 제가 틀렸더군요. 용왕, 용왕기, 용왕의 핏줄… 이런 것들은 모두 제2

차 신계 대전 이후 생겨난 것들입니다. 그 전에는 단지 용들의 지도자이신 로디네트

님께서 용제라고 불리웠을 뿐입니다.  즉, 용왕의 힘은 용왕의 핏줄이 아닌 자가 받

더라도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그 증거로 다른 군주들은 의식이 끝난 후에도 살아 있

지 않았습니까? 저희들은 의식의 충격으로 잠시 사라졌던건가 봅니다. 얼마 전에 다

시 의식의 방에서 눈을 떴으니까요."

 "그럼 그 부작용은?"

 "정당하게 힘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니까요."

 아레트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레일런트였다.  그리고 레일런트는 또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용왕의 힘을 가지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역시 용왕의 핏줄입니다.  그것

은 주신께서 내리신 축복이니까요.  그리고 의식 역시 그 조건에 속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번 사건이 종결되면, 주신께서 이에 대한 것을 조정해 주실 겁니다.  이미

케니안과 함께 주천사들과 이야기를 했었으니까요, 일전에."

 어느 새, 유스틴과 쥬크, 레이젤, 카인, 알테아도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다가와 있

었다. 그런데… 안티스의 움직임은 멈추었다.

 "…죽었나?"

 아레트는 조용히 말을 했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레트도 그가 죽지 않았

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육체가 저렇게나 멀쩡히 남아있는데 어떻게 죽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티스는 죽었다고 믿길만큼 조용했다.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치켜들더니 광소를 터뜨렸다.

 "키키키키키키키키킥, 크카카카카카카카!!"

 그리고 안티스는 곧장 허공에 차원문을 열었다.  다음 순간, 안티스의 몸이 흑염에

휩싸여 타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말 그대로 스스로

를 태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안티스의  행동에 일행은 눈을 크게 뜬

채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질 못했다.  그 때,  카인의 두 눈에 차원문 너머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리프레이컨!!"

 그의  외침대로 차원문 너머에 보이는 것은 바로 구(久) 아나트 왕국의  수도였던,

리프레이컨의 정경이었다. 카인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되었다. 지금 안티스는 자신

의 생명의 힘을 불태우며 리프레이컨으로의 차원문을 열었다.  어째서? 일행을 친절

히 그곳으로 보내기 위함일 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관광을 갈 처지도 아니지 않은가

? 결론은 단 한가지. 리프레이컨의 파멸. 리프레이컨… 그 곳에는 일행들이 검술계I

x에서 만나 함께 싸우고 신념을 같이하였던 대부분의 존재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

곳을 파멸시킨다는 것은 곧 일행들의 추억을,  그리고 신념을 함께 파괴한다는 의미

와도 같았다.

 "안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는 거의  동시에 외쳤지만, 미처 안티스를 막지는

못했다. 갑작스런 일이 연속으로 들이닥친 탓이었다.  안티스가 목숨을 바쳐 생성된

불꽃의 구는 일행의 외침을 외면하고, 차원문을 넘어섰다.

 흰색의 와이셔츠에 겹쳐 입어진 검은색의 조끼는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넥타이도

조끼와 마찬가지로 검은색이었으며, 바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무리로 고풍적

디자인의 갈색 망토가 그의 건장한 육체를 휘감고 있었다. 보랏빛 머리칼이 눈에 띄

는 중년의 사내, 루트네씨오는 리프레이컨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루트네씨오는 자신

의 앞에서 열린 차원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내 생각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했구나, 안티스."

 루트네씨오는 검게 불타오르는 구체를 지긋이 노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루

트네씨오가 서 있는 장소는 차원문을 열고 나온 흑염의  구체와 리프레이컨의  성벽

사이. 그를 본 흑염의 구체는 공포에 질린 듯 움직이질 않았다. 그는 천천히 오른손

을 앞으로 뻗으며 말했다.

 "오너라.  나를 뚫지 않고서는 네 생각대로 하기 힘들거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

는게 좋아."

 그의 말에 잠시 가만히 있던 흑염의 구체는 결심을 한 듯, 무시무시한 속도로 루트

네씨오를 향해서 돌격해왔다. 루트네씨오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멍청하긴. 네 녀석이 모든 힘을 지니고 있어도 내게는 상대가 되질 않아. 고작 생

명을 담보로 한 힘 정도로 나를 상대해보겠단거냐?!"

 갈색 망토가 펄럭거리며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루트네씨오의 일갈과 함께 터져나온

풍압에 의해서였다.

 쩌어어어어억!!

 마기로 둘러싸인 루트네씨오의 오른손과 구체가 부딪히며 괴음이 터져나왔다. 리프

레이컨의 사람들에게는 루트네씨오가 미리 손을 써둔 덕택에 그 괴음이 들리지는 않

았다. 루트네씨오의 오른손이 파르르 떨렸다.

 "생각보단 제법이지만… 내겐 안돼!!"

 팟! 루트네씨오의 오른손으로부터 다시금 강렬한 마기가 뻗어졌다. 그리고 그 마기

에 의해 구체는 힘없이  소멸되었다.  반면 루트네씨오는 약간 피곤하다는 기색만이

얼굴에 떠올랐을 뿐, 그 외에는 멀쩡했다. 루트네씨오는 아직은 열려 있는 차원문을

바라보았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닫혀야겠지만 루트네씨오의  힘이라면 그것을 막을

수 있었다.

 "진짜로 안녕이다. 언제 만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과 함께 루트네씨오의 신형이 사라졌고, 차원문은 닫혀졌다. 그리고…

 안티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란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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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반란은 막을 내렸습니다. (쿨럭)

『SF & FANTASY (go SF)』 36831번

 제  목:[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 120:完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5    읽음:  5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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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1st story

                       The war of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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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안티스의 반란이 제압된지도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동안 새로

운 용제(龍帝)와 용왕(龍王)의 탄생을 알리는 축제가 일어났고, 그 축제의 주인공들

은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지금 내가 잘못들은 것은 아니겠지?"

 빙룡의  신전 입구에 선 레이젤은 귀를 후비며 눈 앞에 선 친구를 향해  질문했다.

그 친구, 카인은 입에 물린 담배를 한모금 빨아들이고는 연기를 뱉으며 고개를 끄덕

였다.

 "네가 뭐라고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럼, 지금 가시겠다는 말씀이냐?"

 "물론."

 "…빌어먹을!"

 순간,  레이젤의 두 눈이 부릅 떠졌고, 그의 스트레이트 펀치가 허공을 갈랐다. 그

것은 그대로 카인의 얼굴에 직격했다.  예상외로 강한 일격이어서 카인의 몸이 크게

비틀거렸다. 카인은 중심을 바로하고는 터진 입술로부터 흘러내리는 피를 닦았다.

 "끝이냐?"

 "응?"

 카인은 레이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이트 펀치를 그의 얼굴에다가 먹여버렸다. 레이

젤도 가까스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은 상당했다.  레이젤은 얻어맞은

턱을 오른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자식아. 이럴 때는 한 대 맞고 조용히 있어야 돼. 그게 정석이란 말야."

 "예외는 존재해."

 그렇게 말한 카인은 엉망이 된 담배를 버리고 새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

리고는 불을 붙여 한모금 빨아들였다.  그를 바라본 레이젤은 투덜거리면서 담배 꽁

초를 주워다가 근처의 쓰레기 통에다가 집어 던졌다.

 "불법 쓰레기 투기는 벌금형이야. 쳇. 174년 뒤의 1월 1일. 반드시 찾아와라. 아루

나 누나와 내 결혼식 예정일이다. … 설마 그 때도 안오는 것은 아니겠지. 쳇."

 말을 마친 레이젤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곧장 빙룡의 신전으로 들어가

버렸다.  레이젤이 사라지자 카인은 쓰레기 통에 꺼뜨린 담배를 버리고서는  용신의

신전을 향해 몸을 돌렸다. 현재 용신계는 반란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

기 때문에 결계가 쳐져 있었다. 그 때문에 용신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계를 부수

지 않는 한,  용신의 신전으로 향해서 그 곳의 차 원이동기를 써야만 했다.  카인은

문득 씁쓸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999살… 때 인가?"

 그가 두번째로 만난 것은 알테아였다. 알테아는 스승을 만나자 반갑게 인사를 하려

다가 그의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을 알아채고는 멈추었다.

 "스승님…?"

 "내가 없는 동안 강해지도록."

 갑작스런 말에 알테아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알

테아는 빙그레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에게 고개를 꾸벅이곤

그를 지나쳐갔다. 그 뒤로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편이 카인에게는 편

했기 때문에 그는 내심 안도했다. 그러나 용신의 신전 입구에서 카인은 세번째로 아

는 자와 마주쳤다. 세나였다.

 '…가능한한 마주치고 싶지 않았는데.'

 "아, 오빠? 용신의 신전에는 무슨 일이예요?"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세나는 쾌활하게  카인을 향해 인사를 건냈다. 카인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슬픔이 깃들어 있는, 그러한 미소였다. 카인이 미

소를 지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세나는 그보다도 그의 슬픔이 이상했다.  예전부터

카인을 알아온 세나에게 그가 웃는다는 것은 그리 신기한 것은 아니었기에.

 "오빠…?"

 세나의 부름에 카인은 답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았다. 카인의 행동에 적지

않게 놀란 세나였지만 일단은 그대로 두었다.

 "…미안하다."

 "…?"

 알 수 없는 불안감. 세나는 카인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한동안은 만날 수 없겠지. 잘 지내, 세나."

 세나는 더욱 팔에 힘을 주었다. 그렇지만… 카인을 붙잡지는 못하였다.  짧은 인사

를 마친 카인은 그녀에게서 한 발 물러서서는 그대로 지나쳐갔다. 세나는 머리 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되어서 그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카인이 신전에 들어섰

을 때야, 제정신을 차린 세나는 급히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오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단지 카인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금 그  미소를

보여주고는 등을 돌렸다. 세나의 양 뺨을 적시며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눈물? 그래,

눈물이었다. 이제… 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카인은 그녀를 외면한채로 신전 안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174년이라는 그들에

게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세월동안 모두를 잊기로, 이별을 결심한 채로.  무너

져가는 자신을 되찾기 위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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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FANTASY (go SF)』 36832번

 제  목:[하이랜더] 1부를 끝내며,                                    

 올린이:스카이엘(박지훈  )    01/08/07 00:05    읽음: 1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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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The War Of Dragons 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스카이입니다.

 나우누리  SF란에 하이랜더 1부를 올리는 것이 벌써 세번째군요.  세번째라는 적지

않은 횟수의 재연재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리넘버링으로 재업로드 한다… 라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대로 올리기에는 저 스스

로가 용납할 수 없어서 이번에도 약간의 수정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

운 이벤트를 도입하기도 했고,  덕분에 슬럼프에 빠져서 이대로 포기해야겠어, 하는

생각까지 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지금 보니, 어떻게든 완결은 되었네요. 엄청

나게 어설프지만요. (웃음)

 저는 다른 작가분들처럼 완결 후기를 멋지게 적을 실력이  없습니다.  그냥 단순히

끝냈다, 정도의 의사만 전달이 가능할뿐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의 인사를 전하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이후에는 2부나 외전 한 편을 적을 듯… 싶

습니다. 조금이나마 성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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