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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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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 서서 임정이 마지막으로 자기 모습을 점검하고 있는데 그 뒤에서 지우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임정은 지우를 돌아보고, 당신도 나가냐고 물었다.
“응.”
지우는 간단하게 대답을 하기만 할 뿐 임정을 바라보지도 않고 분주히 돌아다녔다.
양말을 한 쪽은 신고, 한쪽은 손에 들고.
시계를 손에 찼다가 셔츠 색이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면서 다른 걸로 바꿔차고 임정의 뒤로 와서 거울을 보았다.
그러면서 남았던 양말을 마저 신었다.
“앞에서 거울 보고 있는데 뒤에서 그러는 거 굉장히 모욕적으로 느껴지거든요? 거울, 다른 데도 있잖아요!”
임정이 얼굴을 찡그리고 말했다.
“그래? 모욕적으로 느껴져? 왜?”
지우가 아예 임정의 정수리에 턱을 꽂아놓고 거울을 보면서 말했다.
임정은 할 말을 잃은 채 지우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어버렸다.
“당신은 재주도 좋다. 어떻게 저렇게 잘 생긴 남자를 후렸어?”
지우가 말했다.
"누구요?"
"저 남자."
지우가 거울 속의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지우씨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엄청 능청스러워졌네요?”
임정이 웃음을 거두지 못한 채로 말했다.
“치안부장들을 전부 소집하러 가는 거야?”
“그렇게 될 것 같아요.”
“네메시스하고 영역 겹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인 거야?”
“거의 그런 셈인 거죠.”
“반발이 있을 수도 있겠네?”
“그럴 수도 있죠. 치안부장들도 익스트림 헌터 길드에는 거의들 가입이 돼 있어요. 네메시스가 커지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치안대가 유지될 필요가 없어질 거라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고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니까 쉽지 않겠죠.”
“잘 해결할 자신 있어?”
“잘 해결할 생각 없는데요? 나는 치안대장이고 치안대가 종이 호랑이가 되게 놔두지 않을 거라고 말할 거예요. 네메시스는 자기가 맡은 일을 할 거고 우리는 우리가 맡은 일을 하면 되는 거라고 말해야죠.”
“하긴. 당신이 치안대장이니까 사람들도 마냥 걱정만 할 일은 아니겠네.”
“그렇잖아요. 왜 괜한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초기에는 역할이 겹치는 부분도 생길 거고 잡음이 날 수도 있겠지만. 치안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헷갈려버리는 건 안 되잖아요. 치안대는 치안부장 턱에 힘 주라고 존재하는 조직이 아닌데.”
임정이 어느새 목소리를 높이자 지우가 슬그머니 임정의 머리에서 제 얼굴을 뗐다.
지우의 시선이 어느덧, 거울 위에 걸려있는 시현의 사진으로 옮겨졌다.
임정은 시현을 보고 미소짓는 지우를 보면서 자기도 저절로 웃게 되었다.
“그런데 당신은 어디 가요?”
임정이 지우에게 물었다.
“당신 데려다 주려고.”
“에에? 치안대에 간다고요?”
“응. 왜?”
“아뇨.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나 해서요.”
“치안대장 옆에서 철통 경호를 해 주려고.”
“왜요? 혹시 미키한테서 무슨 얘기를 듣기라도 했어요?”
“아니. 그냥 따라가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와이프 일하는 곳 구경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
“그런 거 아니잖아요.”
“맞을 수도 있는 거잖아.”
지우가 임정의 차림을 살피려는 듯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훑더니 하나씩 하나씩 트집을 잡았다.
“스커트는 그거 입게?”
“왜요? 이상해 보여요?”
“랩 스커트가 좋지 않아? 나는 당신이 그거 입은 게 좋던데.”
“그래요?”
“응.”
“갈아입어요?”
“응.”
임정은 별 일이다 싶으면서도 지우의 말을 들었다.
“스타킹도 그거 말고.”
“그럼요?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요?”
“아니. 색깔이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 뿌리는 스타킹 있지 않아? 그걸로.”
“신지 말고 뿌리라고요?”
“응.”
“당신은 그게 더 좋아보여요?”
“응.”
“당신 취향을 오늘 새롭게 많이 알게 되네?”
“더 알게 될 거야.”
“뭘요?”
“그런 게 있어.”
이상하기는 했지만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도 아니라서 임정은 스타킹을 벗고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제 괜찮아요?”
임정이 묻자 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근사하군.”
지우가 임정의 뒤에서 다가오면서 무끈하게 일어선 분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나갔다 와서 해요. 내가 치안부장들 소집을 해 놨는데 내가 늦으면 안 되잖아요. 지금 출발해도 살짝 늦을랑 말랑해요.”
“알았어. 나도 다른 뜻은 없었어.”
그러면서도 랩 스커트 안으로 손을 더듬어 넣고 임정의 드로즈를 벗겨 내렸다.
“이럴 시간 없다니까요?”
임정은 지우가 못 알아들은 건가 하면서 지우를 바라보았다.
“차에서는 어차피 아무 것도 안 해도 되잖아. 운전은 야나가 알아서 할 거고.”
“차에서 하자고요?”
“봐서. 기분 좋으면 해줄 수도 있고.”
“팬티를 입지 말고 가라고요?”
임정이 이건 절대로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지우는 화장대 위에 있던 임정의 가방을 챙기고 임정의 손을 잡아 끌고서 그때부터 냅다 달렸다.
임정은 안으로 솔솔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지우에게 화를 냈다.
지우는 엘리베이터에 타고도 시치미를 뚝 뗐고 임정은 연신 시간을 확인했다.
“들어가서 입고 와야 될 것 같아요.”
“늦었다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게 하기엔 치안부장들 시간이 아깝지 않아? 그 사람들도 할 일이 많을 텐데.”
“오늘 정말 이상하게 구네요.”
“우리한테도 활력소 같은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써전님을 보는데 부럽더라고.”
“미키랑요? 그건 그래요. 사람들 눈을 피해서 숨어서 키스하느라고 여념이 없던데. 하긴. 우리가 훨씬 더 젊은데 우리 열정은 왜 식어버린 걸까요?”
지우가 효과적으로 임정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한 덕에 임정은 어느덧 자기가 속옷도 입지 않은 채 치안부장 회의를 주관하러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야나에 올라타기는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우가 임정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기는 했지만 임정은 회의 준비가 아직 덜 됐다면서 지우의 손을 치웠다.
화를 낼 생각은 아니었지만 저도 모르게 감정이 상해서 지우는 한쪽 끝으로 옮겨 앉았다.
임정이 그러는 이유를 지우도 아주 모르지는 않았다.
강현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지우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정은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지우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얘기들을 강현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임정은 자기가 지우와 관계를 맺는 걸 자꾸 피하게 된다는 말을 하면서 아마도 시현이같은 아이를 또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시현과 떨어져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든데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그때는 두 배의 고통을 겪게 될까봐서 겁이 난다는 거였다.
그런 생각이 잠재의식 중에 있는지, 지우가 다가오면 자꾸 지우의 손길을 거부하게 되고 머리나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관계를 거절하게 된다고 강현에게 말했다. 강현은 지우 형이 그 일로 상심하게 될 거라고 말했고 임정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감당못할 슬픔을 다시 겪게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자꾸 지우를 밀어내고 있었다.
지우도 자기가 계속해서 임정에게 거부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고, 이제는 자신의 손길에 임정의 몸조차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현은, 누나가 스스로 억압하는 것 같다고 지우에게 조언했다. 시현이를 스스로 키우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지우하고 사랑을 나누고 즐거워하는 자신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지우는 임정이 그렇게 바보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웠다.
치안대 건물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었다.
임정은 지우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지우는 임정의 옆에서 나란히 보조를 맞출 뿐 기분 나쁜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임정이 지우에게 사과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지우는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
“엘리베이터 도착했다. 뛰자.”
문이 닫히려는 순간 안에서 문을 열어주어 두 사람은 늦지 않게 엘리베이터에 탈 수가 있었다.
안에는 치안부장들과 치안대원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임정이 문 앞에서 자리를 잡자 지우가 임정을 밀며 안 쪽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지우가 임정의 뒤로 가서 섰다.
이제 사람들은 모두 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치안대의 엘리베이터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임정은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듯 층수를 바라보지도 않고 기다렸다.
지우가 뒤에서 임정에게 조금 더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할 말이 있는 건가 해서 고개를 돌리려는데 지우가 임정의 팔을 붙잡았다.
가까이 붙은 채로, 자신의 오른 손으로 임정의 오른 팔을 붙잡고 있었다.
임정은 지우의 손이 임정의 둔부를 쓸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조금만 소리가 나면 사람들의 시선이 일순간 그리로 향할 것 같았다.
지우의 손이 더 대담하게 움직였다.
임정은 자기가 속옷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우가 임정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
설마, 하고 있는데 지우의 손이 임정의 랩 스커트 허리를 잡아 돌렸다.
한 장의 천을 감듯이 만들어진 랩 스커트의 겹쳐진 부분이 뒤로 돌아갔다.
임정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겹쳐진 부분이 벌려지면서 지우의 손길이 느껴졌다.
지우의 손이 임정의 맨 엉덩이를 감싸고 쥐며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침을 삼켰다가는 그 소리가 너무 요란해질 것 같아서 임정은 침도 삼키지 못하고 있었다.
임정의 손이 꽉 쥐어졌다.